지난 5월 고령농업인의 노후보장을 위한 농지연금이 가입 2만 건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2월부터는 가입 연령이 기존 65세에서 60세로 낮아지며 가입률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농지연금은 비슷한 구조의 다른 금융 상품에 비해서도 매력적인 노후 준비 수단”이며 “가입 연령과 담보 가치가 동일할 때 농지연금이 주택연금보다 더 많은 월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귀촌을 계획하는 중장년이라면 꼭 염두에 둘 농지연금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보자.
‘농지연금’은 만 60세 이상 고령농업인인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일정 생활자금을 매월 연금처럼 지급하는 제도다(농림축산식품부). 가입자가 사망 시 담보 농지를 처분해 연금으로 지급됐던 채무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농업인의 노후 생활안정 지원과 농촌사회안전망 확충 및 유지를 위해 2011년부터 시행돼,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제도의 이점을 살려 노후를 준비하려는 귀농 은퇴자가 증가하며 그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농지연금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9%가 해당 제도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2018). 그 이유로는 ‘노후생활이 여유로워져서’(30.5%), ‘연금을 받으면서 농지도 활용할 수 있어서’(25.6%) 등을 꼽았다. 실제 농지연금 2만 번째 가입자는 경기도 가평군에 사는 60대 김광식 씨로 ‘전후후박형 상품’에 가입해 향후 초기 10년간 월 234만 원을, 이후로는 월 164만 원을 받게 된다. 김 씨의 경우 연금 수령과 함께 해당 농지를 직접 경작할 수도 있지만 임대를 통해 추가 소득을 올리기로 했다. 이처럼 연금을 받으면서 담보 농지를 계속 경작하거나 임대하여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밖에 장점들도 쏠쏠하다. 정부예산을 재원으로 정부에서 직접 시행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농지연금지키미통장’에 가입하면 월 185만 원까지 압류위험으로부터 연금을 보호받는다. 만약 농지연금을 받던 농업인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가 승계하면, 배우자의 사망 시까지 계속해서 농지연금을 받을 수 있다(단, 신청 당시 배우자가 60세 이상이고 연금승계를 택한 경우에 한함). 또, 연금 채무 상환 시 담보 농지 처분으로 상환하고 남은 금액이 있다면 상속인에게 돌려주고, 부족하더라도 더 이상 청구하지 않는다. 아울러 6억 원 이하 농지는 재산세가 전액 감면, 6억 원 초과 농지는 6억 원까지 감면받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가입 조건 및 연금 지급 방법
농지연금에 가입하려면 농지은행 또는 농지연금 포털(인터넷)에서 접수 신청을 하고, 이후 공사 직원의 연락을 받아 절차를 따르면 된다. 가입 조건으로는 크게 가입자의 연령, 영농 경력, 농지 상태 등을 본다. 가입 연령은 신청연도 말일 기준으로 농지 소유자 본인이 만 60세 이상(2022년 기준 196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이라야 가능하다. 기간형 상품의 경우 지급방식에 따라 일정 연령 이상 시 신청할 수 있다. 영농 경력 조건은 신청인의 영농 경력이 5년 이상이며, 이는 신청일 직전 계속 연속적일 필요는 없으며 전체 기간 중 합산 경력이 5년 이상이라면 만족한다. 이는 국민연금보험료 경감대상농업인 확인 서류 등으로 알 수 있다.
끝으로 대상 농지의 경우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농지법 상의 농지 중 공부상 지목이 전·답·과수원으로써 사업대상자가 소유하고 있고 실제 영농에 이용되는 농지 △사업대상자가 2년 이상 보유한 농지 △사업대상자의 주소지를 담보농지가 소재하는 시·군·구 및 그와 인접한 시·군·구 내에 두거나 주소지와 담보농지까지의 직선 거리가 30km 이내의 지역에 위치하는 농지 △저당권 등 제한 물권이 설정되지 않은 농지(단, 선순위 채권 최고액이 담보농지 가격의 15% 미만인 농지는 가입 가능) △압류·가압류·가처분 등의 목적물이 아닌 농지.
연금 지급 방법은 크게 종신형과 기간형으로 나뉜다. 종신형은 사망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며, 기간형은 설정 기간 동안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종신정액형(가입자 또는 배우자 사망시까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 △전후후박형(가입초기 10년 동안은 정액형보다 더 많이, 11년째부터는 더 적게 받는 유형) △수시인출형(총 지급 가능액의 30%이내에서 필요한 금액을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유형) △기간정액형(가입자가 선택한 일정기간 동안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는 유형, 5년·10년·15년) △경영이양형(지급기간 종료 시 공사에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더 많은 연금을 받는 유형) 등이다.
김은혜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은 “농지연금 가입 초기 자금 수요가 많거나 보다 여유롭게 노후를 시작하고 싶다면 ‘전후후박형’을, 병원비나 자녀 결혼비용, 부채상환 등 긴급 자금 용도로 목돈이 필요하다면 ‘일시인출형’을, 농사를 접고 은퇴를 고려하는 농업인이라면 ‘경영이양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추천했다. 이어 “농지연금 가입 후 농지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가입 시 정해진 금액을 평생(또는 일정기간) 지급 받기 때문에, 농지 가격이 높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 혹여 담보 농지 처분 금액이 채무상환금액보다 부족하더라도 따로 청구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채무를 상환하면 농지연금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담보 농지 가격이 크게 올라도 문제없다”고 조언했다.
내가 받을 농지 연금은 얼마일까?
농지연금 월지급금은 가입 연령이 높을수록, 담보농지 평가 가격이 높을수록, 연금 지급 기간이 짧을수록 더 많이 받게 된다. 만약 가입자보다 배우자가 연령이 적다면, 배우자의 연령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담보농지 평가 가격은 개별공시지가 100% 또는 감정평가 90% 가운데 선택 가능하다. 단, 농지연금 월 지급금은 최대 300만 원까지며, 담보 농지 평가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전체가 아닌 일부 필지에 대해 담보를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앞으로 공적연금을 월 167만 원 이상 받으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를 더 내야 한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크게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지역가입자로 나뉜다. 이 중 피부양자는 직장에 다니는 가족이 내는 보험료로 함께 보험 혜택을 받는다. 피부양자라면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물론 피부양자가 되려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소득 기준, 재산 기준, 부양요건 기준에 맞아야 한다.
오는 9월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편되고 나면 당장 11월부터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강화된 피부양자 자격 조건
새로 개편되는 2단계 건보료 부과체계에서는 피부양자 자격 요건이 강화된다. 연소득 3400만 원 이하까지는 피부양자 자격이 됐지만, 이제는 20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더불어 사업소득이 있는 경우에도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사업자등록증이 있고, 기본공제금이나 필요 경비를 제외한 사업소득이 1원이라도 발생한다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상가를 구매해서 노후를 준비하는 시니어라면 이번 개편으로 건보료가 오를 수 있다. 상가를 구매한 뒤 임차를 통해 사업을 할 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었다면, 지역가입자 전환이 됐을 때 어느 정도의 건보료가 발생할지 알아보고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연간 500만 원 이상의 사업소득이 발생할 경우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재산세 기준도 강화된다. 재산세 과세표준이 5억 4000만 원 초과하고 소득이 1000만 원 초과하면 피부양자로 인정하지 않았던 조건은 재산세 과세표준 기준이 높아져 3억 60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에서 제외된다.
이 때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의 60%를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공시가격 9억 원의 아파트에 살면서 국민연금으로 매달 90만 원 이상을 받는다면, 지금은 피부양자이더라도 오는 11월부터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이 경우 매 월 예상 보험료는 20만 원이 넘는다.
지역가입자, 연금 소득반영율 올라
지역가입자는 합산소득에 따라 건보료가 부과된다. 합산소득은 금융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등을 포함한다. 그런데 이번 개편에서는 연금소득을 반영하는 비율도 높아진다. 공적연금 소득 반영률이 30%에서 50%로 올라가는 것.
그러니까 이전에는 연금을 100만 원 받았을 때 30만 원만 소득으로 인정이 됐다면, 이제는 50만 원까지 소득으로 본다는 뜻이다. 따라서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오를 수밖에 없다. 연간 수령하는 공적연금 액수는 변하지 않지만, 건보료는 1.5배 정도 오르게 된다.
연금소득에서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의 사적연금은 제외하고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금의 소득 반영률을 높인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피부양자 자격을 많은 이들이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가입자 중 피부양자는 1809만 명으로 35.2%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는 이번 2단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사람이 59만 명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1단계 개편 때는 36만 명이 자격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2단계 개편으로 피부양자 조건에서 탈락하는 사람의 보험료를 자동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신의 예상 건강보험료를 더욱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를 보거나 문의를 해보면 알 수 있다.
연말에 퇴직 예정인 권 씨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연내에 개편 예정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개편의 주요 골자는 국민건강보험료 결정에 적용되는 소득과 재산의 기준, 그리고 피부양자 자격 조건의 변동이다. 권 씨는 퇴직한 선배들로부터 가장 신경 쓰이는 지출이 국민건강보험료라는 말을 듣고, 본인 퇴직 후 재취업 여부에 따른 국민건강보험료 부과 기준 등이 궁금해 상담을 요청해왔다.
권 씨가 퇴직 후 재취업을 하면 현재처럼 직장가입자가 된다. 직장가입자는 고용 기간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와 현역병 등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의 근로자 및 사용자와 공무원 및 교직원이 대상이다. 직장가입자의 국민건강보험료(이하 보험료)는 당사자 개인별로 부과되며, 보험료의 부과 기준은 ‘소득’이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는 ‘보수월액보험료’와 ‘소득월액보험료’로 구성되며, 보험료율은 6.99%(2022년 기준)로 동일하다. 보수월액이란 직장가입자가 당해 연도에 받는 보수 총액을 근무 월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소득월액은 직장가입자의 보수외소득(이자, 배당, 사업, 근로, 연금, 기타소득)을 말한다. 소득월액이 연간 34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소득월액보험료를 부과한다. 소득월액보험료를 적용하는 소득 금액은 소득 종류에 따라 이자, 배당, 사업, 기타소득은 100%, 보수외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은 30%를 반영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첫째, 소득월액보험료에 적용되는 소득은 수입 금액에서 필요경비를 공제한 금액이다. 둘째, 금융소득(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은 연간 1000만 원이 넘을 경우 전액 반영하지만 연간 10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전액 미반영한다. 셋째, 연금소득은 현재 공적연금(국민연금 및 직역연금)만 반영하며,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등 사적연금은 반영하지 않는다. 올해 7월 국민건강보험제도 개편안이 시행되면 소득월액 부과 기준 보수외소득은 연간 2000만 원으로 하향되며, 보수외근로소득 및 공적 연금의 반영률은 30%에서 50%로 인상된다.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에는 장기요양보험료(12.27%, 2022년 기준)가 부과된다.
예를 들어 권 씨가 퇴직 후 재취업해 연간 보수 총액 6000만 원을 받고, 금융소득이 연간 1200만 원, 상가 임대소득이 연간 5000만 원, 연금저축의 연금 수령 금액이 연간 1000만 원일 때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국민건강보험료 예상은 위와 같다.
피부양자의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 포함), 직계비속(배우자의 직계비속 포함)과 그 배우자, 형제자매 중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며 소득 및 재산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만 해당되며 별도의 보험료 납부의무가 없다. 피부양자가 되기 위해서는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모두를 충족해야 한다. 소득 기준은 연간 합산소득이 34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다만,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거나 사업자등록이 없더라도 연간 사업소득이 5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재산 기준은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인 경우와 형제자매인 경우는 기준이 다르다.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인 경우를 알아보자. 재산세 과표가 9억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재산세 과표가 9억 원 이하이지만 5억 4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연간 합산소득이 1000만 원 미만이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만약 재산세 과표가 5억 4000만 원 이하이면서 소득 기준(연간 합산소득 3400만 원 이하)을 충족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인 경우에는 30세 미만이거나 65세 이상 혹은 해당 법률에 따른 장애인이거나 국가유공자 등이면서 재산세 과표가 1억 8000만 원 이하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피부양자 자격 여부를 판단할 때는 개인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부부라고 하더라도 소득이나 재산을 합산하여 계산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부가 모두 피부양자가 되려면 부부가 각각 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권 씨가 퇴직하고 재취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가입자인 아들의 피보험자가 되려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권 씨의 부인은 전업주부다. 피부양자가 되려는 사람이 기혼자인 경우에는 부부 모두 소득 기준을 우선 충족해야 한다. 즉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연간 합산소득이 3400만 원을 초과하거나 사업자등록증 보유 등의 이유로 소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부부 모두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소득 기준에 의한 기혼자의 피부양자 자격 판단은 상호 종속적이다.
이제 재산 기준에 대해 알아보자. 소득 기준과 달리 재산 기준에 의한 피부양자 자격은 상호 독립적으로 판단한다. 만약 권 씨가 연간 합산소득이 1000만 원 이하(소득 기준 충족)이면서 재산세 과표가 9억 원 이하면 권 씨 부부 모두 아들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권 씨의 재산세 과표가 6억 원이면서 연간 합산소득이 2000만 원이라면 소득은 3400만 원 이하(소득 기준 충족)라 하더라도 재산 기준인 ‘5억 4000만 원 초과 시 연간 합산소득 1000만 원 이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권 씨는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부인은 소득과 재산이 없기 때문에 직장가입자인 아들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피부양자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도 2022년 7월 개편된다. 소득 기준은 현행 34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인하되고, 재산 기준 ‘5억 4000만 원 초과 시 연간 합산소득 1000만 원 이하’는 ‘3억 6000만 원 초과 시 연간 합산소득 1000만 원 이하’로 변경될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 지역가입자와 보험료
지역가입자는 직장가입자와 그 피부양자를 제외한 가입자를 말한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산정에 소득만 반영하는 것에 비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소득, 재산(자동차 포함)별로 부과 점수를 정하고 부과 점수당 금액(2022년 205.3원)을 곱하여 보험료를 산정한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세대 단위로 산출하여 세대주에게 부과된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소득은 97등급으로 나누고, 연간 소득이 1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소득최저보험료(1만 4650원)를 납부한다. 지역가입자의 소득평가율은 직장가입자의 연간 합산소득에 대한 기준과 같다. 토지, 건축물, 주택, 선박, 항공기와 전월세가 대상인데, 전월세는 30%만 반영하고 재산 규모에 따라 1350만 원에서 3350만 원의 기본공제를 해주며 60등급으로 나눈다. 자동차는 배기량 등을 기준으로 11등급으로 나누는데, 올해 7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개편되면 배기량에 관계없이 차량가액 4000만 원 이상 차량만 보험료 부과 대상으로 한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에는 직장가입자와 마찬가지로 장기요양보험료(12.27%, 2022년 기준)가 부과된다.
국민건강보험제도는 2022년 7월 1일부터 개편될 예정인데, 직장가입자, 피부양자의 소득 기준과 재산 기준, 그리고 지역가입자와 관련된 주요 개편 내용을 요약하면 위의 표와 같다.
1년 이상 소재 확인이 안 되는 국민연금 수급권자의 유족연금 지급을 정부가 직권으로 정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14일 밝혔다. 오는 22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시행령은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시행령으로 위임한 사항을 규정하고, 국민연금 제도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하고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시행령으로 소재불명으로 인한 수급권자의 지급정지 기준 및 절차 규정이 이뤄졌다. 수급권자가 1년 이상 소재불명 시 연금 지급을 정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유족연금 수급권자의 직권 지급정지 사유를 구체화하도록 함에 따라, 유족연금 수급권자가 1년 이상 소재 불명이고,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다른 유족이 없거나 신청하지 않는 경우 유족연금의 지급을 직권으로 정지하도록 규정했다.
이전에는 수급권자 소재 불명 시 직권 지급정지 근거가 없어, 수급권 변동 미신고나 서류‧자료 제출 요구 불응으로 보아 급여 지급을 정지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1년 이상 불명 수급권자에 대한 직권 지급정지 및 소재 불명 해소 시 정지 기간 중 급여를 소급해 지급할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소재불명으로 인해 직권으로 급여 지급을 정지하려는 경우, 수급권자의 소재불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소재불명 사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급여 지급이 정지된다는 내용이 기재된 통지서를 그 수급권자의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마지막 주소 등으로 발송해야 한다.
소재불명 수급권자의 사망이 확인되어 지급정지가 취소된 경우에는 지급정지 기간 동안 지급되지 않은 급여를 법 제55조에 따라 미지급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미지급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 수급권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형제자매 순으로 해당한다.
또한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사업 관련 자료요청 근거가 추가됐다. 오는 7월 시행될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 사업과 관련해, 지원 여부 확인과 부적정 대상자 확인에 필요한 자료 요청 근거를 추가해 부적정 대상자 지원을 방지하도록 했다.
정호원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소재 불명 수급권자에 대한 지급정지 제반 규정을 정비하고, 지역가입자 연금보험료 지원사업을 7월부터 차질없이 시행해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연금보험료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복지관 인근에 거주하는 70대 홀몸 어르신 C씨는 수도관 고장으로 지난 겨울부터 찬물로 샤워를 해오고 있었다. 업체를 불러 수리해볼까 생각도 해봤으나 비싼 수리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의 ‘시간은행’ 활동을 통해 동네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B씨와 연결됐다. B씨는 진단과 수리에 필요한 시간만큼의 시간화폐를 지급받고 수리에 필요한 자재비는 복지관이 희망온돌기금을 통해 지급하기로 했다.
B씨가 참여한 시간은행 활동은 ‘서울시간은행’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이웃을 도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받아 적립했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신개념 품앗이다. 지난달 9일 개점한 국민대-정릉지점을 시작으로 서울 4개 지역에서 각 기관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17일에는 홍은동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을, 추후 시범사업 대상지 외에 (가칭)서울시민지점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서울시간은행 네이버 카페’에는 꾸준한 회원가입이 이뤄지고 있다. 7일 기준 280명이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카페를 통하지 않고 지점을 직접 방문해 활동 중인 회원도 다수인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하고 있다. 회원 평균 연령은 44세로 4‧50대가 135명(53.5%)으로 가장 많고, 2‧30대 101명(37.3%), 6‧70대 24명(9.2%) 순으로 이어졌다.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은 1980년대 미국에서 도입된 뒤 세계 40여 개국에서 운영되는 공동체 운동인 ‘타임뱅크’를 차용했다. ‘모든 사람의 시간은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누구든 다른 이에게 기여할 것이 있다’는 개념을 대도시 공동체 모델에 적용하는 시도다.
간단한 집수리부터 반찬 나눔, 반려동물 산책 등 일상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행동 모두 사업에 해당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드리고 시간화폐를 적립한 대학생이 나중에 자취방 이삿짐 나르기나 자전거 수리 같은 도움이 필요할 때 시간화폐를 사용하는 식이다. 회원들은 카페에 공지된 ‘서울시간은행 회원활동수칙’을 지키며 활동에 임해야 한다.
4개 지점에는 다른 운영모델이 적용돼 운영되고 있다. 국민대-정릉지점에는 대학연계모델,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에는 공간연계모델이,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지역거점모델과 노노(老老) 케어모델, 서울시청지점은 직장기반모델과 아이돌봄으로 2가지 모델이 함께 운영된다.
서울시 공무원이 주 회원인 서울시청지점은 코칭 및 멘토링 분야에서 기성세대와 MZ세대 회원간 활동 교환이 주로 이뤄졌다. 사회초년생인 90년대생 직원이 직장생활 및 진로 고민 상담을 요청하면 50대 직원이 멘토가 되어주거나, 태블릿 PC에 그림 그리는 애플리케이션(앱) 사용법을 배우고 싶다는 간부 직원의 요청에 30대 직원이 입문 강의를 해주는 식이다.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의 경우 다양한 세대의 구체적인 돌봄 수요가 개인간 관계망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다수가 참여하는 강좌로는 제대로 익힐 수 없었던 스마트폰 사용 실습이 일대일 매칭으로 연결됐고, 홀몸어르신의 고장난 수도관을 고치는 수리비를 시간화폐로만 받고 수리해 주겠다는 회원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시범사업으로 시간은행 회원들은 이웃에게 도움을 받기보다 주고 싶어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서울시청지점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움주기-도움받기 수요조사’ 결과, ‘줄 수 있는 도움’(132건)이 ‘받고 싶은 도움’(75건)보다 2배가량 많았다. 주고받을 수 있는 활동 분야가 배움, 코칭, 돌봄, 동행 등으로 겹치기 때문에 서울시는 향후 활동 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페 개설 후 가장 먼저 도움 제공 의사를 밝혔던 회원 K씨는 50대 후반 여성으로, “서울시간은행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느껴졌고, 시간을 활용해 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과 만나고 싶다”는 참여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시행하기 전 활동 사례들의 유형과 대상 등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고 본 사업을 설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많은 가입자 확보보다는 유의미한 활동사례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행 초기이기는 하나, 서울시는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에 대해 “고립, 분절된 관계를 연결하는 소통과 공감의 통로로서 이웃간 돌봄 관계망 조성의 첫발을 내디뎠다”라고 평가했다. 또 시민들이 아직 ‘시간은행’이라는 개념을 낯설어하고 전용 앱이 마련되지 않은 점, 상호간 신뢰의 부족 등으로 참여를 주저하고는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입한 회원들이 타인을 위해 시간과 경험,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며 활동 사례와 후기가 쌓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17일 개소하는 타임뱅크하우스지점은 사단법인 타임뱅크코리아의 전문성을 살려 지역 노인 및 장애인 등의 돌봄을 중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타시도, 공공기관 등 서울시간은행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과 요청을 반영해 현재 운영 중인 시범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원목 서울시 시민협력국장은 “서울시간은행 시범사업으로 한달간 이뤄진 활동을 통해 자기 시간을 나눠 이웃에게 기여하려는 시민의 자발적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특히 직장 내 기성세대와 MZ세대 간 세대 통합과 소통에 기여할 가능성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초기라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편의성, 안전성, 신뢰성에 대한 지속적 개선을 통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집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늘고 중도해지 건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주택연금 신규가입자는 5730명으로 상반기 대비 1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연금 중도해지 건수는 2023건으로 상반기 2098건보다 줄었다.
올해도 비슷한 추세다. 지난 1~2월 신규 가입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으며, 중도해지 건수는 지난해보다 34%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주택연금 가입이 집값이 높을 때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자산으로서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LTV 상향조정 지역은 서울지역 아파트의 자산가치를 높이지만, 지방 아파트 자산가치는 하락시킨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생애 최초 주택구입가구에는 LTV를 80%까지 완화하고, 나머지 가구는 지역과 관계없이 70%로 단일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유지한다.
한국은행은 이번 LTV 완화로 서울과 지방의 집값 불균형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 것.
한편 규제 완화 기대감이 반영됐던 집값 전망은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5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1로 지난달보다 3p 하락했다.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줄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 등으로 하락했다”며 “향후 정부 정책과 규제 수준 등이 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일본 정부가 편성한 연금과 의료보험 등의 사회보장비 예산은 36조 2735억 엔(약 353조 원).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일본의 사회보장비용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사회보장비용 부담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해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의 개호(돌봄 간호) 관련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 일본의 개호비용은 약 11조 엔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모나 배우자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중장년층이 매년 10만 명에 이르자,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경제 정책을 펼쳤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은 여전히 일본 정부의 숙제다.
매년 최대치 경신하는 '개호 수치'
일본의 개호(介護, 간병)와 관련된 데이터들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은 노인보건제도와 사회복지제도로 분산돼 있던 요양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2000년 개호보험을 도입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0년 보험급부와 자기부담금을 합한 개호 비용은 10조 7783억 엔(약 104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호서비스 이용자도 전년 대비 5만5700명 증가한 532만8000명에 달해 2001년 개호보험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숫자를 기록했다.
일본은 40세부터 개호보험에 의무 가입이 돼 건강보험료 일부로 납부가 시작되며, 65세가 되면 연금에서 자동으로 개호보험료를 제하고, 연간 연금액이 18만 엔 이하이면 지자체가 직접 징수한다.
2020년에는 65세 이상의 개호보험료가 사상 처음으로 평균 월 6000엔을 넘어섰다. 개호보험이 도입된 지 20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으로,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 약 680만 명)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월평균 6856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의 숙제 ‘2040년 문제’
개호 관련 부담이 높아지는 것은 고령자가 많아져 보험 수급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개호보험 수급자는 나이에 따라 65세 이상이면 제1호 피보험자, 40~64세의 현역세대는 제2호 피보험자로 구분된다. 개호서비스 주 대상자인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가 급증하면서 간병 비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7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으며, 90세 이상 인구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 인구는 최대이면서 취업자 세대는 급감하는 시점을 2040년이라 보고 ‘2040년 문제’라 정의하며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40년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주니어 세대’(1971~1974년)가 65세로 접어드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약 400만 명 증가하고 취업자는 약 90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자 1.5명당 1명의 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후생노동성에서는 고령자 활동을 포함해 취업자 수를 늘리고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의료 및 복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25년 단카이 세대의 후기고령자 편입에 대비해서 2024년에 있을 개호보험 개정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이번 개정에는 ‘2040년 문제’ 대책 마련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높아지는 간병 부담 ‘개호 이직’
2000년 개호보험 시작 당시 3.3조 엔이었던 개호 비용이 2025년에는 21조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본 정부는 보험료를 올리고, 급여비를 줄이고 있다. 2006년부터는 노인 요양시설 입주 시에 부담하는 주거비와 식비를 급여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령자 복지 용구 또한 한도를 정해 지원한다.
그렇다 보니 1인당 개호서비스 비용이 만만치 않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당 월 개호서비스 비용은 약 20만 엔(약 194만 원)이다. 하지만 가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재택에서 간병할 경우 평균 비용은 월 약 5만 엔(약 48만 원)이다. 만약 치매 가구라면 비용은 13만 엔으로 올라간다. 결국, 개호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간병을 하는 ‘개호이직(介護離職)’ 현상이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개호를 주로 담당하는 사람은 간호가 필요한 사람의 배우자가 54.9%, 자녀가 31.6%에 이른다. 85%는 가족이 간병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개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중장년층이라는 것이다. 개호를 하는 동안 경력의 공백이 발생하고 이후 재취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 것. 총무성에 따르면 개호이직을 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연령대는 40대에서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50대에 최고점을 찍는다. 게다가 60대 개호이직자도 있다. 즉, 고령자가 고령자를 개호하는 ‘노노개호(老老介護)’도 늘고 있다는 뜻이다.
중장년층이 개호 이후 정규직으로 다시 고용되는 비율은 20~30% 수준이다. 결국 이들이 사회 취약계층이 되면서 중산층 붕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총무성은 개호이직으로 인한 경제손실 규모가 연간 6500엔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개호이직을 한다는 통계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2015년 ‘개호이직 제로(0)’를 경제 정책 목표로 제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개호 이직자는 매년 증가하며 연간 1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년마다 고령자 부담 오르나?
일본의 개호보험은 현역세대인 제2호 피보험자와 주 개호서비스 수급 대상자인 제1호 피보험자의 인구 구성 비율을 고려해서 3년마다 보험료 분담률을 조정한다. 2024년 제9기 개호보험료 개정 방안에 관한 논의는 지난 3월부터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올해 10월부터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에서 일부 가입자에 한해 본인 의료비 부담 비중을 20%로 확대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4년 개호보험료 개정도 후기고령자 의료보험제도와 비슷한 기준에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개호보험료 본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2000년 개호보험이 시작된 이후 기본 본인 부담률은 10%이지만 2015년 8월부터는 일정 소득 이상 고령자의 부담률이 20%로 올랐고, 2018년에는 다시 30%로 확대됐다.
물론 90%의 피보험자는 여전히 10%를 부담하지만, 일정 소득 이상인 고령자의 개인 부담률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다. 또한 수입은 줄어들고 의료비는 높아지는 노년기에 10% 부담률 역시 부담스러울 수 있다.
더불어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개호보험의 지속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9년에는 개호보험료를 체납해 지자체로부터 재산 압류 처분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집계 이래 처음으로 2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자를 위한 개호 보험이지만 금액 부담과 더불어 재정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개호 관련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호 보험료 인상이나 피보험자 가입 나이 확대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근본적인 고령자 부양 부담을 낮추는 것이 아니므로 일과 개호의 양립 환경과 최소의 의료 인원으로 고령자를 돌볼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통합케어’를 추진해 재택 의료와 방문 케어를 강화하고 AI와 같은 로봇 등을 활용한 돌봄 영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4050의 개호이직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호 휴업, 개호 휴가와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간병을 하면서도 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호 휴업의 경우 해당 기간에 임금의 67%를 지급하지만 이용률은 1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사회보장제도에 관해서는 일본의 제도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닥칠 ‘2040년 문제’나 현재 겪고 있는 ‘개호 이직’ 등의 숙제를 일본 정부나 사회가 어떻게 풀어갈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개호 보험의 재원 확보 방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재테크에서 ‘절세’는 매우 중요하다. 배당소득세, 양도소득세, 금융소득종합세 등 투자 수익에 각종 세금이 붙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상품이 바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다.
오는 2023년부터는 국내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으로 금융투자소득세(22%)를 내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출시된 중개형ISA 계좌를 통해 주식 투자를 하면 그 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개정안이 나오면서 ISA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ISA 총 가입자 수는 342만 3082명으로 2020년 대비 76.5%가 증가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일임형ISA 모델 포트폴리오 누적수익률은 평균32.18%에 이른다.
절세하면서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 ISA 가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듯하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절세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살펴보자.
ISA는 만능 통장?
2016년, ISA는 ‘만능 통장’이라고 불리며 도입됐다. 전 금융사를 통틀어 1인당 하나의 계좌를 만들 수 있는데 이 계좌 하나로 예금, 적금, 펀드, 리츠, ETF(상장지수펀드), ELS(주가연계증권), 국내상장주식 등의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가 앞다퉈 고객 유치 경쟁을 벌였고 출시 보름 만에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가입 자격에 제한이 있었고 납입 금액에도 한도가 있었으며 의무보유기간이 5년 이상이라는 점 때문에 초반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했다.
처음 ISA가 출시되었을 때에는 투자자가 운용 지시를 하면 회사가 운영해주는 ‘신탁형’과 운용사가 제안하는 모델 중 하나를 투자자가 고르면 운용사가 관리하는 ‘일임형’ 두 가지가 있었다. 그런데 2021년 투자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중개형’이 출시됐다. 그러면서 19세 이상의 국내 거주자라면 소득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확대했다.
또한 납입 한도를 다음해로 넘길 수 있도록 조정했다. ISA에는 연간 2000만 원까지 납입이 가능한데 만약 2022년에 1000만 원을 넣었다면, 다음해인 2023년에는 이전년도에 납부하지 못한 금액이 이월되어 총 3000만 원을 납입할 수 있다. 이렇게 매년 이월이 가능해 만약 개설 이후 납입을 하나도 못했다면 5년 뒤에는 1억 원을 한 번에 넣을 수 있게 된다. ISA 계좌의 총 납입 한도는 1억 원이다.
ISA에는 의무보유기간도 정해져 있는데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조정되었다. 하지만 의무보유기간에도 본인이 납입한 금액에 한해 출금이 자유롭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넣고 300만 원의 수익이 발생한 경우 원금 1000만 원에 한해서 횟수 제한 없이 중도인출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원한다면 의무보유기간 이후 계약 연장을 할 수도 있다. 의무보유기간은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유지 조건이라고 보면 된다.
ISA는 운용 방식에 따라서 신탁형, 일임형, 중개형으로 나뉘는데 이 안에서 가입 자격에 따라서 일반형, 서민형, 농어민형으로 분류된다.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이면서 근로소득이 5000만 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이 3800만 원 이하라면 서민형으로 가입할 수 있고,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소득과 상관없이 일반형으로 가입할 수 있다. 농어민형은 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라면 가입할 수 있다. 15~19세 미만 국내 거주자도 가입이 가능한데 일반형의 경우에는 직전년도에 근로소득이 있어야 하고, 서민형의 경우 19세 이상 거주자와 마찬가지로 근로소득이 5000만 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이 3800만 원 이하여야 한다.
다만 가입일 또는 연장일이 속한 과세기간 직전 3개 과세기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자가 아니어야 한다. 이 말을 풀어서 보자면 과세기간은 통상 1년이므로 ISA를 가입할 때와 의무보유기간이 지나 보유기간을 연장할지 해지할지 결정하는 시점에서, 이전 3년 동안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니어야 가입이나 연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2022년 4월 1일에 가입을 신청한다면 2019년 4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연간 금융소득의 총합이 2000만 원을 초과한 적이 없었어야 ISA 신청 및 연장 신청을 할 수 있다.
가입 유형에 따라 비과세 한도가 달라지는데, 서민형과 농어민형은 비과세 한도가 400만 원이며 일반형은 200만 원이다. 한 계좌로 다양한 상품에 투자가 가능하고, 비과세 혜택이 있으며, 입출금도 자유롭기 때문에 5년에 걸쳐 1억 원의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 있는 투자자에게는 ‘만능’일 수도 있는 계좌이다.
‘손익통산’에 주목해야
2023년부터는 일반 증권계좌를 통한 주식이나 펀드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연 5000만 원을 넘으면 과세표준 3억 원 이하에 20%, 3억 원 초과에 25%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현재는 일반 증권계좌에서 국내 주식 투자를 했을 때 수익이 발생해도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니까 2023년부터는 증권계좌로 1억 원의 수익을 낸 투자자라면 공제금인 5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5000만 원에 대해 세금으로 20%인 1000만 원을 내야 한다.
그런데 2023년 1월 1일부터 ISA로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발생하는 수익 전액에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양도소득세 부과와 맞물려 ISA의 비과세 혜택 폭이 커지면서 ISA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중개형ISA 가입자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ISA로 국내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해서 1억 원의 수익이 날 경우 일반 증권계좌로 투자했을 때 내야했던 1000만 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당금, 예적금, 파생결합증권, 채권형 펀드 등은 여전히 과세 대상(비과세 한도까지는 면제)인데, 같은 날부터 ISA 계좌에서 발생하는 모든 손익은 다른 금융소득과 합쳐지지 않는다. 배당소득이 발생하더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는 않고,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9.9%의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세제혜택보다 더 큰 ISA의 장점이 있다. 바로 ‘손익통산’ 개념이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내가 투자한 주식이나 펀드의 손해율은 계산하지 않고 수익률에 대해서만 부과된다. 그런데 ISA는 수익과 손실을 합산해서 과세를 한다.
예를 들어, 일반 증권 계좌에서 1000만 원의 수익을 내고 6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면 실질적인 순수익은 400만 원이지만, 세금은 수익 1000만 원에 대해 부과된다. 중개형ISA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면 순수익 400만 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이 중 200만 원(일반형 기준)까지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순수익 400만 원에서 공제금 200만 원을 뺀 금액 200만 원에 최종적으로 세금이 부과된다. 이 200만 원에는 분리과세로 9.9%의 세금이 적용된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잘 생각할 필요가 있지만, 그럼에도 손익통산을 통해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은 다른 상품에 비해 무척 매력적인 부분이다.
연금과 합치면 더 큰 절세 효과
ISA 계좌의 장점은 ‘절세’다. 비과세 한도 안에서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해 배당금을 받을 경우 일반 계좌에서는 15.4%의 배당 소득세를 내지만 ISA에서는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만 9.9%를 낸다. 또한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 수익이 250만 원을 넘어갈 경우 22% 양도소득세를 내야하고 해외주식ETF로 수익이 날 경우 배당소득으로 분류 돼 15.4%의 세금을 내야한다. 그런데 이 역시 ISA로 투자할 경우 9.9%로 세금이 낮아진다. 물론 ISA에서는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는 할 수 없고 해외주식형 펀드나 국내 자산운용사에서 상장시킨 해외 주식 ETF를 통해 간접투자를 할 수 있다.
ISA의 절세 혜택은 연금저축계좌를 만나면 더욱 커진다. ISA는 5년마다 유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데, 만약 유지하고 싶지 않다면 만기 해지를 하면 된다. 이 때 해지 후 60일 이내에 IRP 계좌로 금액을 이전하면 납입액의 10%(300만 원 한도)를 추가로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 세액공제는 연 700만원까지 가능한데 ISA에서 이전할 때 발생하는 300만 원 공제는 700만 원과는 별개로 추가로 이뤄진다. 또 연금저축은 1년에 1800만 원까지만 넣을 수 있는데 ISA에서 금액을 이전할 때는 이 금액에도 합산되지 않는다. 만약 IRP 이전 후 연금으로 이를 받을 경우 IRP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따로 세금을 내지 않고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돼 또 한 번의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비과세 한도까지는 세금이 붙지 않는데다가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세금이 9.9%로 일반 계좌보다 낮은 편이고, 2023년부터는 수익이 금융소득으로 합쳐지지 않는 것. ISA가 ‘절세 통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물론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ISA도 운용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일단 운용 수수료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절세를 위해 가입하는 계좌인 만큼 수수료도 저렴하면 더 좋을 것이다. 은행, 증권사 등 운용사마다 수수료가 다양한데, ‘ISA 다모아’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한 번에 조회해 비교해 볼 수 있다.
또한 중도 인출 시 모바일로 출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급하게 인출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영업점 등에 확인해 인출 방식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또 중도에 계좌를 해지할 경우에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기억해두어야 한다.
최근에는 계좌 만기에 수익금을 찾을 때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당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020년 11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경우 연 1000만 원 초과부터 2000만 원 이하의 분리과세 금융소득을 건강보험료 산정에 반영하도록 정책이 개편되었다. ISA는 원금 중도인출은 가능하지만 수익은 중도인출이 불가능해 만기 시에 한 번에 수익금을 수령하게 되는데, 이 때 지역가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올해 7월부터 근로소득 외 소득이 2000만 원 이상이면 건강보험료가 오르는 것으로 적용되기 때문. 국세청에서 당분간 ISA 분리과세 부분을 보험공단에 통보하지 않겠다고 해 당장 건강보험료를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이후 정책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건보료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ISA의 절세 혜택보다는 적게 오르기 때문에 ISA 활용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절세 혜택으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1세대 1주택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납부 유예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제4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을 점검한 뒤 1세대 1주택자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통해 ‘2022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과 ‘1세대 1주택자 보유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소득이 없거나 적어서 보유세에 부담을 느끼는 고령층의 종부세 납부 시점을 양도·증여·상속까지 유예한다. 종부세 세액이 100만 원 이상인 60세 이상의 1세대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직장인이라면 연봉 7000만 원 이하, 자영업자라면 종합소득 6000만 원 이하의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고령자 종부세 유예는 종부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또한 한시적으로 1세대 1주택자 보유세의 전반적 부담은 지난해와 비슷하도록 유지하고, 건강보험료 혜택에도 영향이 없도록 한다.
올해 전국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7.2%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공시가격 급등으로 인한 세금 폭탄을 맞지 않도록 1주택자에 한해서 지난해 공시 가격을 적용한다.
1가구 1주택자(올해 6월 1일 기준)라면 재산세와 종부세 과표 산정 시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와 같거나 낮을 경우에는 올해 가격을 적용한다.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산정 시에 활용하는 과표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할 계획이다. 재산공제액도 재산 규모와 상관없이 5000만 원으로 일괄 적용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은 특성상 수급 상황뿐 아니라 유동성, 기대 심리요인 등 여러 요인이 얽힌 복합시장”이라며 “정부 교체기를 앞둔 지금 부동산 시장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기 정부가 확고한 시장안정 기반 하에 국민 주거안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청약, 공공재개발 등을 포함한 시장 안정 정책 역량에 집중해 마지막 순간까지 총력 경주하겠다”며 “확정안에 대해서는 법령 개정안 발의, 전산시스템 개편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활기찬 노후 정착을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환경 미화나 교통 지도를 하는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넘어 사회 서비스형, 시장형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등장했다. 음식 정기 배송, 농산물 재배, 취약계층 돌봄 등 보다 다양해진 일자리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삶의 활력을 찾은 두 번째 청춘들을 만났다.
하나금융그룹의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중장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만 60~64세의 60%는 70세가 넘어도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통계청이 공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000만 명이 넘는 장래 근로 희망자 중 70~74세는 79세까지, 75~79세는 평균 82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 은퇴 이후에도 근로 의욕을 드러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이 바로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령층에 제공되는 일자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역사회 공익 증진을 위한 ‘공익활동형’(공공형)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를 참여 대상으로 하며, 주로 노노케어(건강한 노인이 병이나 다른 사유로 도움을 받고자 하는 노인을 돌보는 일), 학교 급식 지원, 도서관 등 공공시설 봉사활동을 한다. 10~12개월간 하루 3시간, 월 30시간 이상 활동하면 한 달에 27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 서비스형’은 만 65세 이상 참여할 수 있고 복지시설, 보육시설, 금융기관 등에서 10개월간 월 60시간 이상 활동한다. 급여는 근로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월 71만 원 정도의 활동비를 받는다. 참여자 인건비를 일부 보충 지원하고 추가 사업소득으로 운영하는 ‘시장형’은 식품 제조·카페와 같은 소규모 매장, 아파트 및 지하철 택배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근로 수익금에 따라 활동비를 배분한다. 다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 급여 수급자나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자, 정부 부처나 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타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자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 서비스형’
2021년 우리나라는 2조 6000억 원의 예산으로 82만 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73.8% 정도가 공공형 사업이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참여자 평균 연령은 77세 수준으로, 참여에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주거환경 개선이나 스쿨존 안전 지킴이 등 단순한 활동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최근 변화하는 노인의 특성과 경력을 활용하는 사회 서비스형과 시장형 일자리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척시니어클럽은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를 운영 중이다. 장애인, 독거노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을 방문해 대형 빨래를 수거하고 세탁해 집으로 배송해준다. 이외에도 필요한 생필품이나 상비약을 주문받아 함께 전달하고, 가스·수도·전등 수리 및 가스 누출 점검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세탁이 불가한 낡거나 보온성이 떨어지는 이불은 무료로 교체해주기도 한다. 백창석 강원도 일자리국장은 “빨래방 서비스와 더불어 생필품 구매 대행과 우유 배달을 진행해 취약계층 어르신과 지역사회의 연결고리를 하나 더 만든 셈”이라며 “통합 생활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발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1월 16일 사회 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재택치료 원칙으로 전환되면서 재택치료자·자가격리자 증가에 따른 일선 방역 현장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사업단의 주요 업무는 재택치료 키트, 자가격리 물품 점검·배달 및 지역사회 방역 등 지자체와 보건소가 수행하는 포괄적인 방역 현장 지원이다. 방역수칙과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통해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고, 재택치료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예정이다. 주철 복지부 노인지원과 과장은 “재택치료 키트 배달 등 방역 현장 지원이 절실한 지금,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은 건강하고 경험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역량을 사회에 환원해 국민의 안전에 이바지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어르신과 함께 키워나가는 ‘시장형’
구로시니어클럽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장형 일자리 사업으로 주택가 한복판에 꽃송이버섯 재배 농장을 마련했다. 서울도시주택공사가 매입한 임대주택을 활용해 ‘시티팜’을 운영한다. 집 전체가 버섯 생육장이다.
여기서 자라는 꽃송이버섯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베타글루칸 성분을 다량 함유해 항암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습도와 온도에 민감해 생장 요건이 맞지 않으면 금방 죽어버리는 탓에 키우는 과정이 꽤 까다롭다. 이곳에 근무하는 어르신들은 비치된 기계에 배양액을 채우고, 방 안에 고루 퍼지도록 버섯의 위치를 바꿔주는 등 생육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일을 한다. 다 자란 버섯을 수확하고 무게별로 포장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수익은 어르신들의 급여와 관리 유지비, 재료비 등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양임순 구로시니어클럽 관장은 “신생 사업이라 판로 확보를 위해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대형마트 등 직접 발로 뛰며 납품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꽃송이버섯은 원래 1kg당 1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고가지만,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시중가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담아드림’ 역시 시장형 일자리 사업 중 하나다. 담아드림은 샐러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자재 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 신선한 재료로 매일 아침 샐러드를 만든다. 재료를 깨끗이 씻어 말리고, 껍질을 까거나 고기를 삶는 등 하나하나 어르신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포장과 배송도 다 이들의 몫이다. 샐러드 종류는 아보카도, 훈제오리, 닭가슴살, 새우, 게살, 버섯 등이 있다. 가격은 5000~6000원으로 시중의 다른 가게들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어르신들은 제작 및 포장팀과 배송팀으로 나뉘어 주 2~3회 근무한다.
현재 인근 관공서, 공공기관과 가산디지털단지를 판매 지역으로 정해두고 있다. 양 관장은 “시장형 일자리는 어르신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서 “앞으로도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현장 근무자들의 말말말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 유을자(65)
“원래 보험 설계사 일을 했어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본사에서 영업소를 축소하는 바람에 근무 지역이 멀어져 직장을 그만두게 됐죠. 구직 활동을 하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알게 돼 신청했고, 참여자로 선정됐을 땐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어요. 지금은 한 달에 총 12일, 하루 5시간을 일해요. 수거한 이불을 빨아서 생필품과 우유를 함께 배달하고, 도움이 필요한 집을 선정해 이불을 교체해요. 혼자 사는 어르신을 보면서 나중에 나도 더 나이 들었을 때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 일 같지 않죠. 그래서 진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려고 노력해요. 몸은 바쁘지만 사회에 도움 되는 좋은 일이니,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담아드림 조규숙(68)
“일자리 모집 공고를 지역 소식지에서 발견했어요. ‘아, 이거다!’ 싶었죠. 자식들도 다 커서 집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많으면 100인분가량의 샐러드를 만들 때도 있는데, 아침부터 재료를 손질하려면 전쟁터예요. 특히 훈제오리나 닭가슴살은 기름기를 일일이 다 빼고 알맞은 크기로 잘라야 해서 굉장히 손이 많이 가죠. 그래도 소스나 재료를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지 의논하면서 메뉴를 발전시키는 재미가 있어요. 출근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같이 일하는 언니들과 중간중간 이야기도 하고, 바쁘게 움직이니 운동도 되는 것 같아요. 삶의 활력소를 찾은 셈이죠.”
시티팜 최수자(80)
“꽃송이버섯에 대해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효능을 알고 나니 좋은 농산물을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출근하면 버섯 보며 잘 잤냐고 말도 걸어보고, 비닐이 구겨져 있으면 일일이 손으로 펴주기도 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손주 보듯 사랑으로 돌보게 된달까요. 판로 확보가 중요하다 보니 책임감을 갖고 어떤 요리에 넣어 먹으면 맛있을지 개발해보는 등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월급으로 가족들에게 선물을 한다거나 용돈을 줄 수 있어서 좋아요. 얼마 전에는 손주에게 시계를 선물로 사줬는데, 기뻐하는 아이를 보니 굉장히 뿌듯하더라고요.”
시티팜 송현순(65)
“집에 있으면 겉모습에 신경 쓰기보다 편하게만 있게 되는데, 여기 나오고부터는 얼굴에 화장품도 찍어 바르고, 눈썹도 그려보면서 관리를 하게 돼요. 아무래도 밖에서 사람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면 신경을 안 쓸 수 없더라고요. 불면증이 있었는데 열심히 활동하니 잠도 잘 오고, 좋은 배양액을 덩달아 맞아서 그런지 피부가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전체적으로 제 삶이 윤택해졌죠. 저도 얼마 전에 손주가 입학한다고 해서 책가방을 선물로 사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