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면세점 매출액은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기반은 60%의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이다. 올해 국내 화장품기업은 중국의 규제로 고전한 가운데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 럭셔리 K뷰티만이 면세점 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홍콩 지역 리스크 확대와 일본향 관광객 감소, 엔화 강세, 달러 환율 상승 및 원·위안화 약세로 한국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면세 호조와 함께 화장품의 비중도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현재 이들 기업의 투자가치가 눈에 띄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저점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면 수익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저점 매수 관점에서의 접근 가능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브랜드가 여전히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고정비 부담으로 중국 현지의 이익률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내년에는 기대해 볼 만한 긍정적인 성과들이 확인돼 눈길을 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11일 중국의 광군절 행사에서 화장품 거래액 기준 톱10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이 행사에서 매출액은 전년 대비 81%를 시현했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인 설화수는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브랜드 유통망을 확장하고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 당장은 어려워도 이익 추정치의 상향 가능성이 엿보인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과 중국 및 글로벌 전략, 디지털 전략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부터 강행한 △핵심 취급품목 효율화 △신제품 강화 △디지털마케팅 투자를 바탕으로 일부 성과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국내는 백화점 방문판매와 아리따움 중심으로 질적 성장 전략을 위한 구조조정 중이다. 해외전략 역시 중국 이니스프리의 채널 제고에 따른 브랜드 개선에 주력할 전망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완벽하진 않아도 점차 기존 채널의 효율을 높임에 따른 마진 개선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주가는 지속해서 바닥을 확인하고 있어 저점 매수 관점에서의 접근이 가능한 시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설화수 중심의 럭셔리라인 개선과 국내 구조조정의 일부 가시화 확인됐다”며 “4분기 알리바바 및 JD닷컴과의 브랜드 제휴 강화에 근거할 때 내년 중국의 성장성 개선으로 밸류에이션 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DB금융투자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와 목표주가 23만 원을 유지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매수’와 22만 원을 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일 전 거래일 대비 1500원(0.75%) 오른 20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부터 4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메이저 화장품기업으로 도약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실적 모멘텀이 가장 탄력적인 브랜드업체다. 중장기적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방향은 자체 브랜드 사업 및 패션 외 사업 다각화다. 화장품, 생활용품에서 유통망을 활용한 브랜드 확장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화장품부문은 올해부터 유의미한 성장을 기록하며 화장품업체별 이익 규모 기준 국내 5~10위권으로 예상된다. 메이저 화장품업체로 도약하는 시점이다. 중장기적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그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사업 강화 기조를 들여다봐야 한다.
내년에는 고가 브랜드인 ‘연작’ 마케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 상반기 로이비와 하반기 럭셔리 스킨케어 출시로 브랜드 확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국내외 면세점, 중국 내수몰 등으로 판매 채널 다각화를 계획 중이라 이에 따른 시너지도 기대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내년 화장품부문 매출 전망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4400억 원대인데 연작에 대한 가정은 400억원”이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목표 달성 시 실적 상향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대표이사 변경이 있었지만 주가에 영향력이 큰 코스메틱부문에는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을 담당하던 차정호 대표이사는 신세계백화점의 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와 자리를 맞바꿨는데 코스메틱부문을 담당하던 이길한 대표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호조 등으로 주가 하락 가능성 높지 않은 현 상황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 신규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 만하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1만 원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매수’와 목표주가 27만 원을 유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 20일 주가는 종가 기준 22만 원이다.
평생 현역시대다. 이런 경향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0월 고용동향 발표를 살펴보면,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017년 같은 달에 비해 24만3000명이 늘었다. 중장년의 ‘일자리 찾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은퇴 후 새 일자리를 찾는 ‘베이비붐 세대’의 진입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장년은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노사발전재단 경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임선화 소장을 통해 그 방법을 알아봤다.
1 진짜 원하는 것이 뭘까? ‘나를 알아야’
일자리 지원 기관의 실무자들은 “상당수 구직자는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하고 싶은 일의 분야를 명확히 말하는 구직자를 만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 심지어는 “그냥 좋은 곳으로 하나 소개해 달라”며 떼를 쓰기도 한다.
이런 태도는 일자리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임선화 소장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 아무데나 괜찮은 자리로 취업시켜 달라”고 요구하기보다, 자신의 직무 경력을 상세히 설명하고 지원 가능한 일자리를 소개받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물론 원하는 일자리의 이상향을 구체화하는 것도 좋다. 업무 분야나 지역, 근무시간 등도 미리 생각해야 구직에 유리하고, 원하는 급여 수준도 어느 정도 정해놓아야 한다. 생계유지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면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 형태의 일자리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2 취업시장에 경로우대는 없다 ‘나를 가꿔라’
“면접 보는 날 등산화에 등산복 차림으로 나타나시는 분도 적지 않아요.” 일자리 지원 기관 실무자들이 꼽는 가장 난감한 경우 중 대표적 사례다. 애써 면접까지 성사시켜놨더니 최소한의 예의도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한다.
구직 행위는 기업에 나를 선보이는 일이다. 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좋은 인상을 보여줘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다. 중장년 구직자 중 상당수가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그러나 기업의 구직자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이 종이 몇 장에 의해 판가름난다.
내가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자신 없다면 관련 기관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전직지원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재취업 상담을 통해 작성을 도와주기도 하고, 구직서류클리닉에선 작성된 서류를 점검한 후 모의면접을 통해 면접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3 나를 위한 ‘꿀’직장은 없다 ‘눈높이를 낮춰라’
중장년 구직자 선호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재취업 시장에서는 잘나가는 대기업 출신 퇴직자가 ‘기피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의외로 크다는 것이다. 의외다. 가장 체계적이고 선진화한 시스템의 첨병에 있던 인재라면 사람을 취업시켜야 하는 입장에선 가장 좋은 상품 아닐까? 하지만 전 직장보다 주먹구구식인 시스템에 불만만 쌓일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출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중장년을 받아주는 일자리는 대부분 척박하다. ‘왕년에’ 근무했던 일자리와도 대부분 거리가 멀다. 통계청이 지난 10월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취업한 50세 이상 취업자 고용 분야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은 농축산 숙련직이 차지했다.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 노무직이 뒤를 이었다. 이와 비슷한 통계가 있다. 바로 교육 정도별 취업자 통계다. 중졸 이하 취업자의 분야별 규모 역시 1, 2위가 농축산, 청소 및 경비 관련 순이다. 50세 이상 취업자 통계와 같다. 이는 결국 50세 이상이 얻은 일자리가 흔히 말하는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다고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고 눈높이를 낮춰 내게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4 퇴직 후는 늦다 ‘경력 관리는 미리 준비하라’
정년퇴직 후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중장년 중 상당수는 자격증을 돌파구로 삼는다. 퇴직 후 자격증 획득, 그리고 취업의 순서를 꿈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퇴직 후 준비는 늦다”고 입을 모은다.
퇴직 후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구직 준비기간이 길어지면 이력서를 받아보는 기업 입장에선 경력 공백이 길어진 이유를 의심하기 쉽다는 것. 또 자격증 취득 후 해당 분야로 취직이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준비기간은 말 그대로 허송세월이 될 뿐이다. 자격증이 들이대면 구직 문제가 술술 풀리는 ‘마패’ 같은 존재는 아니기 때문. 현장 전문가들이 “자격증 장사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 소장은 “퇴직 전 본인의 평판이나 경력, 인맥 등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생애경력설계서비스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하면서 “내가 취득하고자 하는 자격증의 전망 등 정보가 궁금하다면 중장년 취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같은 기관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5 선입견은 금물 ‘공공기관의 구직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라’
정부부처 산하의 기관이나 지차체 등에서 다양한 구직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직 경험자들이 꼽는 공공기관 구직지원 서비스의 장점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대부분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 사설기관에선 교재나 경력설계, 자격증 취득 등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선별된 구직정보도 장점이다. 물론 공공기관이라고 모든 일자리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진 않지만, 문제가 될 만한 다단계 등 불량 기업은 어느 정도 선별된다.
마지막으로는 기관의 네트워킹에 있다. 중장년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형식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이용해보기를 권한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응원합니다”
2018 지방선거에서 초박빙의 승부를 보인 지역, 바로 강원도 평창군이다. 한왕기 평창군수는 선거에서 현직 군수였던 심재국 후보를 단 24표 차로 이기고 가까스로 승리를 거머쥐면서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평창에서 태어나 일생을 보낸 평창 토박이인 한왕기 군수는 요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로 인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가 그리고 있는 평창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왕기 평창군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요즘 바쁘게 움직이며 여론과 행정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올림픽 후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서울올림픽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란 재단을 설립해 유산사업을 현재까지 하고 있어요.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산사업에는 신경을 안 썼더군요. 그래서 평창올림픽법을 국회 문체위 상임위원장인 안민석 의원님께 요청했습니다. 이 법에 근거를 두고 평창올림픽에 대한 재단법인을 만들어서 일관성 있는 올림픽 유산관리와 발굴을 할 예정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유산인 평화를 지역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평화의 시대를 평창이 주도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평화특례시 추진과 평화 관련 기관 유치, 세계평화포럼 개최를 실현해간다는 방침이다.
해발고도 700m의 쾌적함
평창군은 평균 해발고도가 700m인 지역이다. 이는 인간의 생체리듬에 가장 좋은 고도라는 슬로건으로 ‘HAPPY700’ 브랜드를 론칭하는 계기가 됐다. 브랜드를 선포한 게 1998년이니 벌써 20년 전 일이다. 한 군수는 “이제 평창 하면 HAPPY700을 떠올릴 정도가 되었다”고 자평했다.
“매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불볕더위에 700고지의 쾌적한 공간을 찾아 평창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늘었습니다. 지난 8월 5일에 막을 내린 평창더위사냥축제는 지난해보다 1만2000여 명이 더 많은 8만70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렸어요. 지금도 대관령 고원지대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줄어드는 인구, 깊어지는 고민
이처럼 살기 쾌적한 도시로서의 평창의 명성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평창의 설질(雪質)이 좋다는 사실은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공인된 얘기다.
그러나 평창은 휴양도시로서의 딜레마 또한 분명히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 외 대부분의 지역들이 앓고 있는 문제, 바로 지역 정착민이 적고,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평창군 인구는 7월 말 현재 2만1071세대 4만2808명으로, 지난 1995년 5만 명 붕괴 이후 2005년 4만5033명, 2015년 4만3500명 등 점차 감소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구감소의 주요 원인은 2001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은 현상인 데드크로스와 타 지역 전출로 확인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평창군은 2016년 10월 기술지원과 귀농·귀촌 부서, 2017년 10월 기획감사실 지역인구정책부서 등 전담부서를 신설 후 체계적인 정책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귀농·귀촌은 평창으로
한 군수는 평창이 귀농·귀촌에 강점을 가진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평창은 기후변화에 가장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이상적인 온도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평창의 농산물은 특유의 기후 덕분에 식물 세포가 오밀조밀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져 시장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서 한 시간대 거리라는 점에서 교통의 강점도 있습니다.”
한 군수는 귀농·귀촌 현상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외지인과 평창인의 갈등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외지인이 평창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평창군 귀농·귀촌 페스티벌’을 시행하고 있다.
“무작정 외지인더러 들어오라고만 하면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높습니다. 그래서 귀농·귀촌 페스티벌을 통해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도시민에게 우리 군의 귀농·귀촌 정책을 소개하고, 귀농·귀촌 선배들을 만나 생생한 정착기를 듣게 해줍니다. 짧은 기간이라도 직접 농촌의 삶을 체험해보고 멘토 농가를 연결해 도움을 받게 합니다. 그래야 정착 성공률이 높아지니까요. 이외에도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 창업 및 정착 지원, 집수리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휴양도시로서의 강점 극대화
한 군수는 최근 국민적 트렌드인 귀농·귀촌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올림픽이라는 국제적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더욱 강화된 관광휴양도시로서의 강점도 더욱 극대화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올림픽 기간 중 시범운영을 거쳐 현재 본격 운영 중인 ‘HAPPY700 평창시티투어버스’다. 시티투어버스는 코스를 나누어, 올림픽 개최 현장과 시설을 보며 올림픽의 열기와 영광을 느껴보는 올림픽 로드, 평창 지역의 시골장을 돌며 ‘진짜 촌스러움’을 맛볼 수 있는 전통시장 로드, 문화와 축제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페스티벌 로드 등 시기와 테마별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인 평창효석문화제는 9월 1일부터 9일까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지이자, 가산 이효석의 고향 평창군 봉평면 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는 ‘인연, 사랑, 그리고 추억’이라는 주제로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을 전하는 추억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넓은 메밀밭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문학과 체험을 아우르는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한다. 평창백일홍축제는 평창읍 평창강 둔치에서 오는 9월 21일부터 30일까지 펼쳐진다. 시원한 평창강을 배경으로 백일홍 천만 송이가 장관을 이루는 낭만적인 축제다. 해마다 꽃밭 한가운데에 있는 포토존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평창의 감자, 옥수수, 메밀로 만든 토속 먹거리와 낮과 밤에 끊이지 않고 펼쳐지는 문화예술공연도 운치를 더한다고 자랑했다.
농림축산업 고도화의 발판 마련
최근 평창군에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에 선정돼 70억 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전국에서 10개 지자체만 선정된 이 사업에서 평창군은 ‘평창 프리미엄 농식품 플랫폼 사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는 서울대학교 허철성 교수를 단장으로 선임해 ‘평창 프리미엄 농식품 플랫폼 추진단’을 꾸리고, 서울대학교의 기술을 활용해 지역의 우수 특용·약용 작물을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농식품으로 개발한 후, 지역 내 가공업체로 기술 이전, 해외시장 개척 등 산업 고도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평창은 농림축산업이 경제의 근간입니다. 올해부터 4년 동안 체계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 평창의 우수한 특용·약용작물로 프리미엄급 농식품을 개발·생산하고, 이와 접목한 체험·관광을 통합 마케팅할 것입니다. 농업인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 농촌관광 활성화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를 시작으로 향후 서울대학교와 연계한 고령친화식품단지를 조성해, 평창군 농식품 산업 혁신을 앞당기고자 합니다.”
평창의 주산업인 농업·농촌의 소득 안정을 위해 청년농·여성농·고령농을 지원하고 농산물 판로 확보와 가공유통시설 기반 구축, 산림농업 육성 등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한다. 한 군수는 농업 예산을 전체 예산의 2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평창에 귀농·귀촌인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갖추고 부족한 농촌 인력을 해결하기 위한 농업인력 지원센터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 군 전체 면적의 83%를 차지하는 산림을 기반으로 산악관광, 산악스포츠, 산림 복합영농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갖춘 자립적인 농촌기반을 조성해나가는 데 힘써보겠습니다.”
아울러 평화올림픽 개최를 통해 남북 화해와 세계 평화의 출발점이 된 평창을 평화의 중심지로 부각시키기 위해 평창 평화특례시를 추진하고, 남북 교류협력과 평화의 산실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민생 현장을 돌면서 잘살게 해달라는 평창군민들의 희망을 듣고 1%의 가능성이 평창을 살릴 수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평화의 시작 평창과 함께, 사람이 행복한 문화관광, 더불어 잘사는 지역경제, 소득이 안정된 농촌, 모두가 행복한 복지 등을 군정 5대 목표로 정한 한왕기 군수는 농촌 가치 살리는 평창건설을 위해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평창의 변화와 도약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는 최근 불과 몇 년 동안 우후죽순처럼 중국음식점이 늘어났다. 중국어가 어우러진 간판들을 보면 마치 중국인 거리가 형성된 듯한 인상을 받는다. 동인천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짜장면, 짬뽕 등 한국인의 식성에 맞는 음식을 팔지만 이러한 중국음식점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음식을 판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서울근교지역만 하더라도 대림역 6, 7번 출구, 가리봉동, 안산, 성남 등 거리에 이러한 중국인 상점이 즐비하다.
한국인 음식점, 세탁소, 이발소, 슈퍼 등이 사라진 곳에 줄곧 중국인 가게가 들어서고 있다. 가장 높은 임료를 지불할 수 있는 업종이면서, 기업이 입지를 차지한다는 입지경쟁이론에 비추어 보면 중국인 상점이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교가 전 세계의 상권을 잡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중국인 상점이 번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중국인이 늘어난 것이다. 주위에 중국인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과 외양이 비슷하여 구분이 잘 안 되지만 말하는 어조나 휴대폰 통화를 중국어로 하는 것을 보면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두 번째는 중국인 사회에 형성된 신의와 단결이다. 동족에게 신의를 어기면 공동체 내에서 생존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신의를 생명처럼 지키고 작은 면에서부터 상부상조한다. 자본을 대주거나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도 한다.
다문화사회에 중국인의 유입은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한 편으론 지나치게 중국인이 많아지는 것을 바람직하게만 여기지는 않는다. 중국은 55개 자치구를 인정하고 있지만 주민 50% 이상을 한(漢)족으로 구성하여 소수민족의 독립을 막고 있다. 중국인이 우리나라 인구의 50%를 차지하여 중국 자치구처럼 될까 우려스럽다면 기우일까. 또, 다른 사람이 타국에 가서 정착하기는 쉽지 않다. 영주권, 시민권을 얻는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여행 비자는 3개월만 인정된다. 그렇다면 국내의 모든 중국인이 합법적으로 정착한 것인지도 검토해볼 만한 일이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기상청 기상레이더센터에 따르면 낙뢰 발생 횟수는 총 62만 9411건으로, 연평균 12만 5882건에 달했다. 주로 장마철인 7~8월에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낙뢰가 집중되는데, 매년 낙뢰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안전처 집계 결과, 해당 기간에 총 354건, 연평균 약 71건의 낙뢰 피해 사고가 발생했으며, 7~8월 낙뢰 피해 건수는 전체의 56%(197건)를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충남 동북부는 우리나라에서 낙뢰가 가장 많이 발생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현재까지 낙뢰와 관련된 화재는 모두 60건으로, 3억 6000여 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월별로는 8월이 27건, 7월이 19건 등으로 여름철에 전체의 82%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낙뢰와 예기치 못한 전기안전사고로 인해 재산과 인명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08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개정해 ‘낙뢰’ 피해를 국가재난계획에 포함했고, 2010년부터는 낙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서지보호기(SPD)를 적용하도록 전기설비기술기준에 제도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KS규격 SPD를 적용을 법제화하였지만 낙뢰 피해는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에 맞춰 낙뢰 피해를 방지하는 낙뢰 및 서지보호기를 전문적으로 개발, 제조하여 낙뢰 피해 예방에 근본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한국서지연구소(대표 김선호)는 KS표준을 뛰어넘는 고성능 제품으로 시장에서 획기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업체다.
한국서지연구소는 SPD 전문 제조사로 낙뢰보호전문기업이다. 2007년 자체개발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SPD보다 낙뢰에 따른 서지전압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낙뢰로 인한 전기안전사고로 재산과 인명피해의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을 연구하기 위하여 1997년 낙뢰서지연구소를 개소하고 연구활동을 시작하여, 2005년 11월에 한국서지연구소를 설립하여 낙뢰·서지 보호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고성능 서지보호기를 연구 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로서 수처리시스템, 상하수도시스템, 풍력·수력·화력 발전, 감시제어설비, 보안설비 등 환경, 에너지시스템 원격제어와 PLC를 사용하는 모든 설비를 보호하는 SPD 전문기업이기도 하다.
김선호 대표는 “1980년 KT에 입사한 후 24년간 전송, 교환기 및 선로분야에 근무하면서 입사 당시부터 낙뢰 피해로 인한 불편을 보면서 지냈다”면서 “그 당시 장거리 전송을 담당했던 나선반송장치가 낙뢰를 한 번 맞으면 망가져, 모든 통신이 마비돼 이를 복구하는 데 무척 힘들었고, 무엇보다 큰 문제는 피해가 계속 반복되고 늘어나고 있어 낙뢰 피해 방지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선호 대표는 이러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낙뢰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예방은 해보고자 1997년 ‘낙뢰서지연구소’라는 개인 연구실을 집 지하실에 자비를 털어 만들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한국서지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CCTV용 서지보호기를 전원부와 통신부 그리고 영상부 모두를 일체형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내부에 각 선로의 전위차를 해소하는 모듈을 내장하여 피보호체로 인입되는 모든 선로를 보호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초고성능 서지보호기 ‘Super SPD’와 EMP방호 장비 등을 개발 낙뢰보호기술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Super SPD는 전원이나 신호에 대한 감쇄를 전혀 주지 않으면서도 서지제거 능력이 40~80dB에 달하여, 낙뢰나 기타 서지에 의한 충격에도 전압 변동 폭을 획기적으로 낮춰 전자기기를 보호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서지보호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방호수준이며 이는 객관적인 공인시험성적서의 수치로도 잘 나타나 있다.
기존의 보호기에 6000V가 유입되면 1500V 정도의 전압이 남아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지만, Super SPD는 50V 이하의 보호성능과 미군 MIL규격의 50kV의 EMP에 대하여 불과 100mA 수준의 노이즈만을 남겨 적의 EMP 공격에도 완벽하게 보호하는 우수한 보호성능을 자랑한다.
한국서지연구소는 2009년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인증을 취득했고 70여 품목의 주력제품에 대해 UL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김선호 대표는 “2007년 9월 법인전환을 계기로 전원용과 통신용 주력제품에 대한 UL과 CE 등 국제규격 인증을 취득했다”며 “2008년 3월에는 벤처인증을 취득하고, 2008년 8월에는 NET인증을 취득했으며 이어 12월 NET인증기술을 활용한 56개 신제품에 대하여 중기청의 성능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2009년 3월, 56개 성능인증 제품에 대하여 우수조달 제품에 선정된 바 있고, 2009년 6월에는 IEEE 고위 임원이자 미국 SPGS사 조지 지글러 회장이 내방하여 8일간의 자세하고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125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 그해 12월에는 세계일류상품인증을 획득했다.
세계 최초로 서지보호소자(GCA)를 독자 개발해 지난 2008년 ‘GCA를 사용한 서지전압 억제기술’이 지식경제부 신기술(NET) 인증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UL인증 취득과 현재는 수출국가별로 미국, 일본, 역국,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멕시코는 물론 EU에 국제특허 등록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전기 품질 개선 및 전기안전 원천기술인 ‘누전차단기 Trip방지 기술’ 과 EMP방호를 위한 PCI Protector에 관련한 120여 건의 지적재산권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이 이뤄지면서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제2009-312호)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한국서지연구소 고성능 SPD는 주로 거듭되는 낙뢰 피해로 애로를 경험한 공사업체를 위주로 관공서 및 공공기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주로 수자원공사, 국방부, 한전, 도로공사, 경찰청, 산림청 등에서 많이 이용하고 있다. 고성능 서지보호기를 설치한 후에 피해가 거의 없어진 효과를 보았기에 한 번 설치했던 경험이 있는 곳은 한국서지연구소 보호기를 계속 찾고 있다.
2011년에는 낙뢰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대전 세동마을에 낙뢰보호기를 무상으로 설치한 사례가 있다. 2008년경부터 대전 유성구 세동마을에 대규모 낙뢰피해가 발생해 거의 모든 가정의 전기제품이 고장 나는 등 피해를 겪었고 이후에도 수시로 피해가 발생해 주민들이 낙뢰가 발생할 때마다 전기제품 플러그를 전부 뽑는 등 큰 불편을 겪어왔는데 이 같은 주민 불편사항을 듣고 한국서지연구소에서 무상 지원을 제의하여 지원하였다. 지원규모는 약 9800만 원 상당으로 세동2통 마을 모든 가정인 74가구에 약 2주일 동안 낙뢰방지기를 설치하며 심야보일러나 지하관정을 사용하는 가정엔 추가 장비를 설치하였고, 같은 해 대전 원앙초등학교에도 낙뢰 피해가 커 학생들의 학습에 지장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2300여만 원 상당의 서지보호기를 무상으로 설치함으로써 이후 낙뢰 피해를 근절한 사례도 있다.
지금껏 낙뢰 피해 예방을 위하여 많은 기여를 한 한국서지연구소 김선호 대표는 “향후 새로이 개발한 반도체 Chip을 활용한 ‘서지보호를 겸하는 EMP보호장치’ 신제품을 양산하여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적성국가의 핵EMP공격에 대한 방호뿐 아니라 불손세력의 EMP를 활용한 테러에 대한 방호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홍성열(洪性烈·63) 마리오아울렛 회장의 삶을 들여다보면 도전과 기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토종 브랜드 론칭, 초대형 패션 아울렛 도입 등등 돈도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그게 되겠어?”라는 주변의 비웃음까지 들어야 했던 그의 선택과 도전들은 모두 커다란 성공이 되어 보답으로 돌아왔다. 지난 40여 년 동안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요즘 마리오아울렛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과 함께 경기도 연천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리오허브빌리지 경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의 인생과 준비 중인 또 다른 선택에 대해 들어봤다.
“밖에 나오면 좋죠. 회사 안에 있으면 머리가 아파.(웃음)”
농담을 건네는 쾌활하고 시원시원한 목소리에는 자수성가하여 산업의 지형까지 바꾼 사람다운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가 경영하고 있는 가산디지털단지 마리오아울렛은 평일 10만 명 이상, 주말에는 20만 명 이상의 고객을 불러들이고 있으며 온라인 몰을 론칭하여 1년 만에 11만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할 정도로 꾸준한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이 모든 시작은 형제들의 돈을 긁어모아 마련한 사업자금 200만 원이었다.
“홍성열 회장은 슈퍼 마리오다”
홍 회장이 200만 원을 들고 패션 유통업에 뛰어든 것은 1980년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거의 40여 년 전 이야기다. 당시 우리나라의 의류 생산 산업은 호황기를 거쳐가고 있던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내 의류 업체들은 외국 바이어들의 지시에 따라 하청받은 제품을 공장처럼 찍어내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홍 회장은 단순한 노동력 제공과 지시 답습이 아닌 토종 브랜드가 필요함을 직감했고, 고민과 연구 끝에 1985년에 패션 브랜드 까르뜨니트를 출시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까르뜨니트는 한국 최초로 일본 게이오백화점에 입점하는 성과와 함께 한국 제품이라면 싸구려라고 홀대하던 일본 바이어들을 불러들였다. 당시 일본에서는 닌텐도에서 출시한 비디오 게임 ‘슈퍼 마리오’가 게임의 역사를 바꾸며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때였다. 일본 바이어들은 홍 회장에게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마리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바이어들 사이에서 “홍 회장은 슈퍼 마리오다. 마리오 제품을 수입하면 다 팔린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신뢰와 책임으로 꾸준히 사업을 성장시켰다.
한 사람의 도전이 거대 아울렛 타운을 만들다
1997년부터 시작된 IMF 체제는 국가의 산업구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1차, 2차산업을 주로 맡던 공장들이 문을 닫자 수많은 인력들이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구로공단의 공장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폐쇄된 공장들이 싼값에 무더기로 쏟아졌다. 그런 국가적 위기 앞에서 홍 회장의 과감한 기획은 결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주변의 비웃음을 무시하고 넓은 공장 부지를 싸게 매입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울렛이란 단어를 전혀 모르던 시절에 자신의 별명을 붙여 도심형 정통 패션 아울렛인 마리오아울렛을 세웠다. 2001년의 일이었다.
경제위기가 지속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렴한 상품을 주로 찾게 될 것이며, 그러한 소비 성향과 판매가 사이의 이격 현상 때문에 재고가 쌓이게 된 회사들은 재고 처리가 급박해질 수밖에 없는 게 산업의 순리다. IMF 같은 대형 외환위기를 겪어본 적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은 홍 회장을 비웃었지만, 그는 그러한 자연스러운 산업의 순리를 따라 마리오아울렛을 통해 그 판을 커다랗게 깔아준 셈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건물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손님이 몰렸고, 3년 만인 2004년에 2관을 열고 이어서 3관까지 개장했다. 이후 대기업들이 대형 아울렛을 주변에 개점함으로써 과거의 공단지대는 연매출 1조 원가량의 돈이 움직이는 거대 아울렛 타운으로 재편됐다. 한 사람의 의지가 지역 산업의 구조를 송두리째 바꾼 사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무분별한 확장 거절, 서비스와 가치를 높인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마리오아울렛은 신규 출점에 대한 많은 제안을 받고 있다. 지방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 쪽에서도 제안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회장은 모두 거절하고 가산의 마리오아울렛에만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가산의 구심점이 되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017년 8월부터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이름은 ‘가산디지털단지(마리오아울렛)역’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역명 병기 사업은 명칭의 인지도와 이용 편의 증진 가능성을 심의하여 엄격하게 선정되는데, 이 결과는 마리오아울렛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는 인정이기도 하다.
마리오아울렛은 또한 무분별한 확장을 배척하는 대신 서비스와 가치를 높여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는 중이다. 홍 회장은 일찌감치 대기업들이 무분별한 확장 전략으로 중소기업들이 이뤄놓은 터전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말한 바 있고, 마리오아울렛 또한 그러한 전략을 배제함으로써 그 말을 실천에 옮기는 중이기도 하다.
물론 마리오아울렛이 ‘한 우물만 판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울렛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와 앱을 제공하는 것부터가 새로운 도전을 증명한다. 그리고 상당수 아울렛이 이미 준테마파크적 성격을 갖게 된 것처럼 마리오아울렛 또한 다양한 즐기는 공간들을 통해 유통과 소비공간으로서의 성격만을 가지는 것에서 탈피한 지 오래다. 서비스적인 면에서 보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는 해외 고객들을 위해 다국어 쇼핑 가이드, 외국어 안내 서비스, 자국통화결제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한국경영학회 최우수 경영 대상, 올해의 브랜드 대상, 국무총리 표창, 한국유통대상 대통령상 등 경영 분야의 수많은 수상 실적들로 드러났다.
‘자연이 만든 천당’이 허브빌리지의 목표
“우리나라는 새로운 걸 하려고 하면 야단맞아요. 그래서 뭔가를 하기가 겁나죠.”
홍 회장의 말이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마리오아울렛만 하더라도 공장지대에 유통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정부 규제와 계속 줄다리기를 하면서 완성시켰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최근에 언론에 오르내리게 된 일들도 그렇다.
그는 201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 씨가 소유한 경기도 연천의 허브빌리지를 매입했다. 2017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 사흘 전에 매입했다. 사람들에게 화제와 함께 의혹을 불러일으킨 이 두 번의 거래에 대해 그는 소위 ‘로열패밀리’와의 관계를 의심하는 ‘음모론’을 강하게 부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는 오래전부터 강남의 주택으로 이사를 가려 했는데 박 전 대통령의 주택이 급매로 괜찮은 가격에 나와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20년 전부터 개인농장을 운영해오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허브빌리지는 도시농업과 정원 문화에 관심이 많았기에 사업 투자 목적으로 인수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경영 방식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디자인 불모지에서 과감하게 토종 디자인 브랜드를 론칭하고 문 닫은 공장들이 즐비했던 황무지에 아울렛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가져와 성공시킨 그다. “경영이란 남들이 건드리지 않는 열쇠를 통해 얻어내는 최선의 효과”라는 공식은 그의 삶이 증명하고 있다. 허브빌리지의 경우를 보면, 네 번의 유찰을 통해 최초 감정가 250억 원에서 지속적인 하락이 이뤄져 홍 회장은 118억 원이라는 저가에 인수할 수 있었다. 현재 허브빌리지는 홍 회장이 야심차게 진행하는 본격적인 사업 구상 아래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허브빌리지는 동산이다, 건축이다’를 넘어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운영하고 있어요. 돈을 보고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허브빌리지는 자연이 만든 천당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죠. 천당을 가보지 않았지만 마치 천당이라고 느낄 만큼 도랑 치고 가재 잡고 합니다.(웃음)”
경영인이 추구하는 예술가로서의 삶
이처럼 원칙과 정도를 걷는 홍 회장에게 어릴 적 꿈에 대해 묻자 비밀이라고 말하며 한참을 망설이더니 겨우 대답이 나왔다.
“아티스트였죠. 패션 디자이너.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패션 쪽이 제 적성에 맞았어요. 주변에 그런 일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면 제 직업이 달라졌을 거예요.”
그 말이 그렇게 어렵게 나와야 했단 말인가? 의아했다. 아무튼 그가 가졌던 크리에이터로서의 꿈은 아직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패션 전시관을 만들려고 기획하고 있다.
“선두에 있다는 건 힘들죠. 그래도 나이 들어서는 젊은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곡과 와전으로 피곤하게 만드는 최근의 논란들에 대해서 그는 어느 정도 해탈한 듯하다. 그는 과거 인터뷰들에서도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면서 겪어야 했던 불미스러운 일들을 헤쳐 나가게 해준 것은 정도(正道)를 지키는 것이라고 여러 번 말하기도 했다.
“저에 대한 오해도 많고 하지만 아무래도 이런저런 과정에서 많이 걸러져요. 저를 믿는 사람은 꾸준히 저를 지지해주죠.”
누구에게나 스스럼없이 솔직하고 담대한 그에게 미래 계획을 물었다.
“브랜드를 키워서 국격을 높이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듣자 그의 어린 시절 꿈이 아티스트였다는 것이 순식간에 이해가 됐다. 마리오아울렛을 타 지역에 확장하지 않은 채 가산의 독보적인 아이콘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그리고 허브빌리지를 단순한 휴식공간이 아닌 작품으로 생각하고 경영한다는 것, 모두 자신이 만든 창작품을 소중히 다루며 그 가치를 독보적으로 승화시키려는 예술가의 자세와 매우 흡사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 모든 시도는 브랜드 가치로 연결되고 있다. 또 길은 그 앞에 활짝 열렸다.
무모한 도전을 성공으로 연결시킨 남자. 홍성열 회장은 지금까지 그렇게 불리고 있다. 그러나 그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예술로서의 경영이 아닐까. 서두르는 것 같지만 하나의 뚝심을 갖고 경영을 펼쳐나가는 그의 미래가 계속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얼마 전 필자는 창신·숭인 지구 도시재생을 알아보기 위해 이 동네를 찾았다. 창신동은 필자에게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동네다. 선머슴처럼 천방지축이던 중학생 시절과 꿈 많던 여고 시절을 창신동에 있는 학교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돈암동에서 보문동 신설동을 지나 숭인동까지 버스를 타고 통학했는데 학교 앞에서 내리면 잘 다려 허리 잘록하게 맵시 있게 입었던 흰색 교복이 마구 구겨져서 한동안 돈암동 집에서 창신동 언덕을 걸어 통학하기도 했다.
이 동네는 그렇게 세월이 흘렀는데도 골목마다 아직 친근함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다니던 학교는 너무 많이 바뀌어 안타까웠다. 담쟁이가 멋졌던 유서 깊은 빨간 벽돌의 아름답던 교정도 없어지고 학교는 강남으로 이사를 했다고 한다. 학교가 있던 자리에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모두 사라져버린 듯 슬펐다.
이렇게 재개발로 큰 아파트 단지가 생겼지만, 근처 동네 분위기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50여 년 전에 있던 한의원 간판도 그 자리에 있었다. 꽤 높은 언덕 위에는 필자 친구 집이 있었는데 그 시절의 분위기가 여전히 느껴졌다. 무허가 집이 많았던 허름한 이 동네는 2000년대에 서울시 뉴타운으로 지정되었는데, 2013년 7개 구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 속에 뉴타운이 해제되는 역사적인 상황이 벌어졌다고 한다.
재개발되면 깨끗하고 비싼 집에서 살게 될 텐데 왜 반대를 한 것일까? 거기에는 이해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원주민 비율이 많은 이 동네에는 자기 집에서 세를 주어 경제적 효과를 보는 주민이 많았다. 그러나 재개발을 하게 되면 살던 집도 없어지고 새 집에 들어갈 부담금도 내야 하고 세를 받던 경제적 효과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몇십 년 동안 이웃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친하게 지내던 주민들과의 이별도 두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뉴타운을 반대했고 이후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되어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마을 공동체의 활성화와 지속적 관리를 통해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경쟁력을 확보해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이다. 창신·숭인 지역 도시재생 사업은 노후주택 개량과 기반시설 정비, 공동시설 확충을 진행하며 이 지역의 특징인 봉제산업 활성화와 지역 명소를 발굴해 관광자원을 조성하고 있다. 아울러 성곽과 같은 역사적 자원과 공공미술, 예술·문화활동 장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창신·숭인 지역에서 예술활동을 했던 분으로는 박수근 화백, 가수 김광석, 아티스트 백남준 외에도 훌륭한 예술가가 많다.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문화, 소통, 창작의 공간으로 예술가와 전문가, 지역 활동가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창신소통공작소도 있고 봉제박물관도 건립 중이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봉제사업을 해온 분들의 이름과 회사명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명판도 눈길을 끌었다.좁은 골목길을 바쁘게 오가는 오토바이를 보며 활발한 생명력을 느끼기도 했다. 이들의 노고로 우리나라 봉제산업이 한층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백남준 기념관은 그가 살았던 집터를 매입해 그의 삶을 소개하고 있는 곳이다. 옆에 작은 카페도 있어 들러보면 좋다. 기념관으로 가는 골목 바닥에는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라고 씌어 있다. 창신·숭인 지구 사람들의 내일도 더 행복하고 아름답기를 바란다.
아이디어 닥터, 트렌드 몬스터, 강연여행가, 브랜드 전문가…. 이장우 브랜드 마케팅 그룹 회장(62)의 여러 별칭이다.
이 별칭들엔 이장우 회장의 개인 브랜드 혁신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현재 전통제조업에서 IT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 7곳에서 고정·비고정의 급여를 받는다. 1년에 최소한 5~6회는 미래 유망 트렌드를 찾아보고자 해외 아이디어 탐방 여행을 가 브랜드의 촉과 감을 갈고 온다. 삶 자체가 ‘살아 있는 브랜드’로 부단한 자기 혁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을 햇빛이 투명한 어느 멋진 날,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화려한 컬러의 통 좁은 바지에 선글라스, 중절모는 물론 반지와 팔찌 등 액세서리 일습을 갖춘 그는 말 그대로 꽃중년 그 자체였다.
인터뷰 다음 날, 그는 인도로 3주간 홀로 명상연수를 떠날 예정이라며 한껏 부풀어 있었다.
보통 사람은 한 곳에서 월급을 받는 것도 좌불안석입니다. 무려 일곱 군데에서 급여를 받으신다니 부럽습니다(웃음). 퇴직 후 급여가 오히려 더 많아졌겠습니다.
“돈의 재미를 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이 날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니까요. 현재 다섯 군데가 고정급여이고 두 군데는 비고정급여인데 늘었다가 줄었다가 합니다(웃음). 솔직히 퇴직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최고경영자들이 퇴직 즈음해선 쪼잔한 상념이 많아지거든요. 부러진 날개 신세에서 영웅담을 생각한다는 것은 뻥이에요. 하다못해 국민연금, 4대보험 문제는 어떻게 하나, 별 게 다 걱정이 됐어요.”
퇴직 후 바로 이장우 브랜드 컨설팅 그룹을 만드셨지요. 직원 한 명을 둔 미니 지식기업을 창직(創職)하셨습니다. 퇴직 후, 현직 때 마지막 연봉의 두세 배를 번다고 들었습니다. 성공 비결이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실정과 저의 현실을 냉정하게 본 것입니다. 조직 브랜드와 개인 브랜드를 헷갈리지 않은 것이지요. 퇴직 후 회사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조직을 키우기보다 개인으로서 나, 이장우를 키우는 게 효과적이란 생각을 했어요. 규모의 경제에서 제가 대기업, 다국적 컨설팅 그룹과 경쟁하려 한다면 백전백패입니다. 그런 기업들의 CEO와 경쟁한다면 승부수를 던질 만하지요. 개인 브랜드로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퇴직 후 공황을 겪는 것은 조직 브랜드와 개인 브랜드를 헷갈려서입니다.”
퇴직 CEO들이 과거의 성공 스토리에 머물러 인생 2막 설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더군요.
“강의, 컨설팅 모두 부단한 콘텐츠 개발 싸움입니다. 대중의 열광, 과거의 영광 모두 거품이고 잠깐이에요. 길어야 1~2년 가기도 힘들고 곧 고갈되지요. 강의는 말이 아니라 콘텐츠로 하는 것입니다. 말 못해도 콘텐츠 있으면 오래 갈 수 있어요. 콘텐츠 없이 말만 잘하면 금방 바닥이 나게 돼 있지요. 멀리 보고 깊이 보려면 끊임없는 공부를 해야지요. 저는 책 공부보다 여행 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차원에선 스몰데이터, 감(感)이 브랜드 차별성이에요. ○○에서 들었다, 읽었다는 개인의 스몰데이터가 기업의 빅데이터를 이기기 힘들어요. ‘내가 직접 해봤다, 가봤다, 느껴봤다’를 이야기해야 먹히지요. 경쟁력은 기능이 아니라 나만의 느낌에서 옵니다.”
브랜드 전문가, 아이디어 닥터, 그리고 강연여행가로 별칭이 계속 진화하고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습니까.
“브랜드 연구는 제 평생의 업으로 한 일입니다. 여행은 콘텐츠 개발을 위해 하다 보니 어쩌다 본업이 돼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여행인문학 강의를 좋아하더라고요. 트렌드의 발상지, 원산지를 직접 방문해보자는 데서 출발했는데요. 요즘은 여행인문학으로 관심이 확장됐어요. 저는 관심의 촉, 미래의 촉이 느껴지면 배울 만한 곳이 어디에 있나 찾아봐 세계 어디든 직접 가보려고 합니다. 가령 2009년 도쿄 책방을 갔을 때의 일인데요. 트위터에 관한 책이 한 코너를 다 차지하고 있더군요. SNS가 뜨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미국 뉴저지 스테이트대학으로 공부하러 갔어요. 동양의 중년 남자가 그 먼 곳으로 한겨울에 SNS 공부를 하러 왔다니 학교에서 놀라더군요(웃음). 공부는 선(先)투자이자 선(善)투자예요. 공부하면서 계발하고, 계발하면서 공부해야지요.”
일반인이 ‘트위터’의 ‘트’란 말에도 익숙하지 않을 때 조기유학(?)을 한 덕분에 그는 SNS 브랜딩 홍보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 6만 명. 카카오스토리 5만 명, 인스타그램 1만 명의 팬을 확보하는 기틀이 되었다.
그의 ‘본산지, 원산지 찾아 아이디어 탐방 삼만리’는 SNS에서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 치즈학교, 미국 포틀랜드 커피 바리스타스쿨, 영국 수제맥주 학교, 이탈리아 전통 베네치아 파스타 학교 등 관심 분야도, 아이디어 탐방 지역도 무궁무진하다. 전국 방방곡곡, 아니 세계 도처를 누비며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손으로 익혔다. 말 그대로 ‘왔노라 보았노라 배웠노라’였다. 그곳에서 벌어지고 부딪치는 소소한 사고와 우연한 사건들. 그것이 경험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느낌이 되어 그만의 브랜드로 승화된다.
제가 소심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용이 먼저 걱정되는걸요. 항공비, 체재비, 게다가 연수비용까지 만만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버는 것의 20%는 자기계발에 투자한다는 주의입니다. 되도록 스폰서를 잡지 않고 제 돈으로 가는 게 원칙입니다. 후원을 받으면 여행 순서를 깨뜨리고 구속이 되거든요.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공부하는 데 2000만~3000만원 정도 들었어요. 결과적으로 강연, 컨설팅 요청이 들어와 투자한 것의 10배 정도는 뽑게 되더군요.”
그는 처음인 일을 나만의 것으로 차별화하면 브랜드가 된다고 말했다. 가령 커피 바리스타 강의를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커피와 맥주를 전문적으로 강의하는 브랜드 전문가는 흔치 않다.
흔히 “관광이 아닌 현지 체험, 풍경이 아닌 사람을 만나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 회장님처럼 여행을 즐기면서 아이디어 탐방 기회로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여행은 필연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연을 만나기 위해서 가는 것입니다. 일단 떠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보세요. 너무 목적, 목적 하며 따지지 마세요.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틀에 갇히기 쉽습니다. 기회는 인과관계 밖에서 터져 나옵니다. 많이 가야 합니다. 삶은 가고 싶은 목적지를 갖는 것입니다. 여행은 꿈입니다. 꿈을 가져야 여행을 가게 되고, 여행을 가야 자꾸 꿈을 키울 수 있지요.”
이장우 회장은 “여행은 꿈이고 도전”이라며 “목적을 갖고 가지만, 가서 새로운 목적과 도전을 얻는 우연, 세렌디피티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목적지를 정하면 온갖 정보를 검색, 6개월 전부터 치밀한 계획을 짜지만, 막상 가서는 널널하게 현지에서 자유여행을 즐긴다”고. 사전 계획 때는 채우고, 막상 가서는 비운다. 말하자면 서양식 사고의 과학적 플래닝과 동양적 사고의 인문학적 여백의 결합형이다. 이번에 가는 인도행은 이름하여 소울 트립(soul trip). 트렌드의 촉을 읽으면 정통 원산지를 찾아 도전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다듬어 전달하고 퍼뜨린다. 그것이 바로 브랜딩 아니겠는가.
외국어가 가능하다는 점도 세계 도처 어디든 도전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를 포함해 6개 국어를 하시지요. 최근에는 힌두어, 라틴어까지 공부하신다고요.
“새로운 언어를 하나 더 배운다는 것은 머리가 하나 더 생기는 일입니다. 언어를 한다는 것은 사고를 한다는 것이거든요. 여행한 곳을 더하면 새로운 마음의 눈이 하나 더 생기고요. 외국어 공부는 자기를 다른 세상으로 집어넣는 일종의 유체이탈 행위입니다. 리얼하지요. 비유하자면 번역이 사진 속 풍경이라면, 원어는 풍경 그 자체라고나 할까요. 아무리 인공지능 즉시 통번역 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외국어 공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리얼한 것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니까요. 그것은 단지 속도가 아니라 느낌의 문제예요. 앞으로 세상은 지식이 아니라 필(feel)의 경쟁시대가 될 거예요. 지식과 상식은 보편화돼 검색하면 나오니까요. 느낌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아요. 새로운 아이디어 탐방을 멈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요즘 문제되는 것은 세대 간 소통입니다. 기업 자문을 하실 때 신세대 직원들과 같이 일을 하셔야 할 텐데요. 그들이 어려워해 소통이 어렵진 않던가요.
“제가 얼마나 신세대랑 잘 노는데요(웃음). 저는 나이듦을 장점으로 활용해요. 바깥바람 막아주지, 아이디어 아낌없이 공유하지, 성과 올려주지, 이들의 입장에선 ‘성과와 실력은 향상시켜주면서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일은 쉽게 풀어가면서 어려운 책임은 상대가 가져가고’ 당연히 좋을 수밖에요. 신세대가 저처럼 나이 든 멘토와 일하는 장점이지요.”
그는 세대 간 불통은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매력 자원이라는 무기의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신세대가 기성세대와 소통을 안 하는 것은 어렵거나 겁먹어서가 아니다. 기성세대를 무시해서다. 기성세대에게 배울 게, 물어볼 게, 아쉬울 게, 부러울 게 없다고 생각해서다. 기성세대가 신세대와 소통하려면 호통이나 비위 맞추기는 불필요하다. 그보다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은 재미와 의미를 갖고 일하지 않으면서 ‘나처럼 돼보라, 해보라’고 하면 누가 따르겠냐는 반문이다.
평생 재미와 의미로 점철된 흥미진진한 삶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에서의 ‘그늘’이 궁금합니다.
“웬걸요. 제가 콤플렉스 투성이인걸요. 콤플렉스가 힘이 되니, 인생은 알 수 없어요. 단점이 강점이 되고, 엎치락뒤치락이에요. 집은 가난했고, 머리는 나빠 구구단도 못 외울 정도였어요. 다행인 것은 지식이 들어가기 힘든 대신 나가기도 힘들더군요. 외우는 데 오래 걸렸지만, 한 번 외우면 잘 안 잊어버렸어요. 그게 외국어 공부의 동력이 되었지요. 또 집이 가난해 구멍가게를 했고, 상고에 진학해야 했지요. 어렸을 때부터 물건 팔고 장사를 하다 보니 세일즈에 일찍 눈을 뜨게 됐어요. 머리 좋은 사람이 끝까지 하는 사람을 못 이겨요. 제 삶의 모토가 ‘긴 호흡으로 살자’입니다.”
이장우 회장과의 인터뷰를 떠올리며 원고를 한 자 한 자 치고 있었다. 마침 그의 블로그에 인도에서 쓴 따끈따끈한 새 포스트가 올라왔다. 아쉬탕가 요가의 요람인 인도 마이소르의 한 수도원에서 올린 사진과 글이었다. 검은색 뿔테 안경에 주황색 승려복을 걸친 모습이 얼핏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를 연상시켰다.
“요가와 명상을 배운다는 사실이
설레었고, 그 느낌은 참 편안하고 좋았다.
영혼이 춤추는 세상을 찾아가는 새로운
배움의 여정임에 틀림없다.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명상과 요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by 이장우
어느 날 문득 그가 명상과 요가 브랜드 전도사로 새롭게 나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여행가 뒤에 붙을 그의 새로운 브랜드 네임이 문득 궁금해진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한국인의 커피사랑은 어느 정도일까?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발간한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은 1년 동안 413잔의 커피를 마셨다. 매일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14년에 비해 30% 이상 성장한 6조441억원 규모다. 이렇게 시장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니어들도 커피를 기호식품이 아닌 사업수단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내심 걱정도 된다. 주변을 살펴보면 카페가 즐비한데 인생 후반전의 또 다른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이 커피는 신맛이 나면서 약간 과일 향도 느껴지네요. 먼저 마신 것과 완전히 달라요.”
서울시어르신취업훈련센터 내일행복학교의 바리스타교육 현장. 한 참가자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커피를 평가한다.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인데 로스팅(수확한 커피콩의 맛을 내기 위해 열을 가하는 과정)과 분쇄에 따라 달라진 맛을 보고 감탄한다. 이들은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막 첫발을 내딛은 사람들이다.
내일행복학교의 바리스타교육은 최초의 시니어 대상 커피교육 과정으로 꼽힌다. 2010년 6월에 문을 열었고, 지금은 이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시니어 바리스타들이 활동하는 카페가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다.
시니어 일자리의 첨병 역할
이 교육을 시작으로 현재는 다양한 기관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시니어 커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교육기관인 50플러스센터는 물론이고 사회복지관이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교육도 진행 중이다. 우리가 잘 아는 스타벅스도 시니어 대상의 커피교실을 개최한 적이 있다.
시니어들의 이 뜨거운 커피 열기를 어떻게 봐라봐야 할까? 관계자들은 청년들의 관심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바리스타 단기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서울남부기술교육원 관계자는 이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시니어 입장에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워낙 카페들이 많이 생기니까 자리가 나면 취업을 생각해볼 수도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직접 카페를 창업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또 반드시 직업이 아니더라도 모임이 많은 노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죠.”
시니어 대상 커피 교육이 활성화된 데에는 지자체나 정부기관이 커피를 유용한 노인 일자리 대책의 한 분야로 판단한 것도 영향을 줬다. 커피를 내리는 일이 육체적으로 강한 근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비교적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적합하다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부산시나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 공공기관에는 시니어 바리스타를 고용한 ‘실버 카페’의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공공기관에도 커피를 마시려는 수요가 존재하고 카페는 큰 예산 마련 없이도 어렵지 않게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 지역 내 사회복지관 등 교육기관과 연계해 시니어 바리스타를 수급하는 모델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건물뿐만 아니라 활용 가능한 문화재 시설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카페 창업 전망은 어떨까
시니어에게 카페 창업은 취미와 직업이 결합된 로망 중 하나로 꼽힌다. 매장이 클 필요도 없다. 가져가는 손님만 상대로 하면 그만이다. 꼭 대로변 임대료가 비싼 곳일 필요도 없다. 동네 단골이 생기면 그럭저럭 운영이 가능해보인다. 최근엔 장비 값도 내려가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식당이나 술집에 비해 노동 강도도 낮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경쟁력 있는 카페를 유지해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유럽의 바리스타 교육관이자 시험 감독관인 신림 마티스커피 심병준 대표는 두 번 세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많은 시니어에게 카페 컨설팅 의뢰를 받는데 대부분 쉽게 생각하고 찾아와요. 커피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시장입니다. 기계를 다루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죠. 처음에 익히는 것이 힘들지, 알고 나면 커피를 내리는 과정은 매우 쉬워요.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고, 이미 시장에서 커피 가격이 내려간 상태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게 되었어요.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창업 자본을 까먹기에 딱 좋죠.”
커피가 시니어들에게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고객층에 있다고 그는 분석한다. 카페는 요즘 유행하는 인형뽑기방이나 빨래방처럼 장비만 놓으면 그만인 분야와는 다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시니어들도 커피를 많이 즐기지만, 카페의 실질적인 고객층은 20~30대예요. 그런데 이들 입장에서 접객인이 나이가 많으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바리스타를 고용할 때 청년들을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고, 시니어가 운영하는 카페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에요. 따라서 ‘내가 어른인데’ 하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시니어가 가진 강점을 개발해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특히 커피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카페만의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공부가 필요해요.”
그렇다고 커피시장이 시니어에게 틈새 없는 레드오션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커피시장이 만들어낸 일자리가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퇴직 전 근무하던 분야가 무역과 관계되는 일이었다면 커피를 거래하는 일에 뛰어들어도 된다. 커피는 원유와 함께 선물시장에서 취급되는 주요 상품 중 하나다. 또 해외에서는 커피머신을 전문적으로 세척, 수리, 세팅하는 엔지니어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추세다. 커피머신의 조정 값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예 커피콩을 직접 키워볼 수도 있다. 온난화하는 기후 탓에 국내에서도 커피콩 생육을 시도해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커피, 어떻게 배워야 할까
커피를 배우는 과정은 워낙 다양해 꼭 집어 무엇이 옳다 말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커피시장을 이끌었던 유명 바리스타들의 학원식 교육과정도 있고, 대학 교육과정도 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나사렛대학교, 충북대학교 등의 평생교육원을 통해 커피를 배울 수도 있다. 단국대학교에는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가 운영 중이다. 학교가 부담스럽다면 앞서 설명한 각 지역 50플러스센터나 기술교육원, 사회복지관에서 하는 강의를 찾아 들어도 된다. 일부 문화센터도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있다.
커피 관련 자격증 중 국내 자격증은 모두 민간 자격증이기 때문에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취업을 하거나 카페를 창업하는 데 필수도 아닌 데다, 업계에서도 자격증에 따라 크게 대우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젊은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바리스타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추출 실력이나 자신만의 원두를 혼합한 블랜딩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이를 계기로 업계의 동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 인맥을 쌓을 수도 있다. 이런 대회는 시니어 바리스타 상대로도 열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노인고용 주간을 맞아 ‘시니어 바리스타 경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커피를 어디서 배우느냐보다는 커피를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기계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쉽고, 커피에 대한 공부뿐만 아니라 커피와 함께 고객을 유인할 상품이나 공간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열한 대한민국의 커피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누구나 노후에 작물을 기르며 텃밭을 가꾸고 싶은 작은 소망이 하나씩 있다. 밥상 위에 놓을 야채 몇 가지가 추가되는 것만으로도 좋고, 주변에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더 좋다. 여기에 약간의 용돈까지 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그렇다고 집을 등지고 시골로 내려가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잘만 하면 직업으로 삼을 수도 있다. 바로 도시농업이다.
도시농업은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다. 자연이 도시화되고 상당수의 인구가 도시에 몰려 살면서 농촌이 가지고 있던 일부 농업 기능을 도시로 옮기고자 하는 노력은 전 세계적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다. 그녀는 백악관 텃밭에서 작물을 가꾼 경험을 바탕으로 이라는 책을 2012년에 발간했다. 미국은 자생적 도시농업의 대표적 국가로 각 주정부마다 시민들이 마음껏 경작을 할 수 있도록 세세한 조례를 마련해놓고 있다. 뉴욕 시도 예외는 아니어서 도시 텃밭 조성을 위한 시민사회단체가 운영하는 그린 섬(Green Thumb) 프로그램을 시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또 식량위기를 도시농업으로 돌파한 쿠바의 이야기나 시민농원법을 통해 공동체 텃밭의 운영을 권장하는 일본 역시 도시농업의 주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도시농업의 세계적 우수사례 서울
이렇게 많은 도시가 도시농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환경 문제가 있다. 도심의 생태계를 도시농업을 통해 복원시키고 거주 환경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로도 도시농업이 꼽힌다. 각종 텃밭 관리나 농업 관련 교육 등은 은퇴자 일자리에 적합한 분야 중 하나다. 특히 ‘땅’을 기반으로 한 농업은 지역 공동체 결속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결국 지역에서 거주기간이 긴 중장년층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공동체 문화가 조성되고, 지역의 경제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금상첨화다.
국내에서 도시농업에 대해 정책 개발을 가장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곳은 서울시다. 서울시의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모범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도시농업 1.0 사업을 통해 도시농업이 정착될 수 있는 제반 준비와 함께 다양한 실험적 사업을 진행했다. 현재는 2018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도시농업 2.0’을 진행하고 있다. 1.0이 관 주도의 취미·여가형 도시농업이었다면, 2.0은 민관이 결합해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지역에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의 도시농업 사업이 잘 적용된 대표적인 곳이 바로 종로구 행촌권 성곽마을이다. 종로구 행촌동 일대 지역은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으로 그동안 돈의문 뉴타운 사업이나 재개발구역에서 소외되어왔다. 그러다 주거환경관리사업 정비계획안이 통과되면서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더불어 도시농업 시범마을로 특화돼 연중 자동화 재배가 가능한 IoT(사물인터넷) 스마트팜 조성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 지역민들은 지역공동체 거점인 ‘행촌共터’를 3호점까지 개설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도시농업을 위한 여러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해부터 육묘장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텃밭을 가꿔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소득도 올렸다. 양봉도 시작해 꿀 800ℓ를 얻기도 했다. 올해는 도시농업의 특성상 작은 면적에서 높은 효율의 수확을 얻어내기 위해서 부가가치가 높은 더덕, 감초, 어성초 등을 심은 약초밭도 만들었다.
농부 되기 위해선 교육이 우선
도시농부가 되는 과정은 무엇이 있을까. 도시농부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관련 교육과정을 통해 농업의 기초를 쌓는 것이다. 교육과정은 지역별 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정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을 통해 매년 100명 이상의 도시농부를 배출하고 있다.
도시농업 교육기관을 표방하는 민간단체들도 상당히 많다. 일부에선 “교육기관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 서울시에서 꼽은 도시농업 시민단체만 해도 협동조합을 포함해 44개나 된다. 관련 소규모 시민단체들은 지역에 따라 활성화된 곳도 있지만 조직적, 재정적 어려움도 상당하다.
이러한 교육 과정의 정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국가자격증 제도인 ‘도시농업관리사’ 제도가 실시된다. 지난 3월 관련 법령이 개정되면서
9월 22일부터 시행 예정인 도시농업관리사는 도시민의 도시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도시농업 관련 해설, 교육, 지도 및 기술보급을 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또 개정안에는 도시농업의 범위에 ‘수목과 화초를 재배하는 행위’와 ‘곤충을 사육(양봉 포함)하는 행위’를 추가해 도시농업의 범위가 넓어졌다.
해설과 교육, 기술 보급도 도시농업
도시농업이 단지 주변의 작은 유휴지에 작물을 심어 가꾸는 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텃밭학교나 스쿨팜 사업 등을 통해 작물에 대한 교육과 이를 통한 인성 교육을 추진하는 단체들도 많다. 도시농업포럼의 꿈틀텃밭학교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교장으로 부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5년부터 초등학생들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텃밭을 가꾸는 데 필요한 각종 교육, 채취한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단순한 농업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텃밭이라는 공간을 통해 가족 간의 잃어버린 대화를 회복하고, 아이들의 인성 발달 등 긍정적인 효과가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직업으로서 도시농부는 어떨까? 아직은 글쎄다. 일부에선 “농작물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강사로 활동하는 것이 벌이는 더 낫다”고 평가할 정도. 도시농업에서의 텃밭이라는 공간은 농촌의 대규모 농업과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운 구조적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일부 지자체나 주민단체가 고부가가치 농작물에 열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농작물을 가꾸고 수확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이를 가공해 서비스 사업으로 연계해야 도시농업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