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활 속에서 건강을 관리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 Medication)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은 2014년 1조6310억 원에서 2020년 4조9000억 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또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률은 78.9%로, 100가구 중 79가구가 1년에 한 번 이상 건기식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50대 영양제 뭘 먹어야 할까요?”, “요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영양제 알려주세요” 등 영양제 종류를 묻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에 지친 나머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거나 유명 연예인이 추천했다는 이유로 같은 영양제를 구입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함유된 영양소가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성분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일회성 구매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리’
케어위드 ‘필리’는 이런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개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하고 정기배송해주는 영양제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건강 설문을 통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필요한 영양 성분을 파악하고, 이를 보강할 수 있는 영양제를 추천 및 판매한다. 건강 설문은 연령, 나이 등 기본 정보뿐 아니라 가장 걱정되는 신체 부위, 평소 생활습관, 알레르기 여부, 가족성 질환 등 세부적인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2021년 1월 기준 41만7000여 명이 건강 설문을 진행해 영양제를 추천받았다.
이용자는 설문이 끝나면 건강 설문 결과표를 통해 보충이 필요한 영양소를 확인하고, 원하는 영양제를 구매할 수 있다. 정기구독 시 매달 30일 치 분량의 영양제가 배송되며, 구독 중 특정 제품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현재 필리에서 판매 중인 영양제는 국내 약학 박사들과 함께 자체 제작한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인증을 받았다. 종류는 홍삼 옥타코사놀, 프로바이오틱스, 루테인, 밀크씨슬 등 총 9가지이며, 가격은 제품별로 다르지만 보통 1만~2만 원이다. 정기구독을 원하지 않는 경우 일회성 구매도 가능하다.
필리는 영양제를 구매해놓고도 섭취를 깜박하고 건너뛰는 이용자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 모바일 앱 ‘필리케어’를 통해 사후 관리도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영양제 섭취시간을 설정하면 매일 그 시간에 맞춰 알림을 보낸다. 앱에 접속하면 먹어야 하는 약의 종류 및 개수와 함께 ‘모두 먹었어요’, ‘오늘은 패스’ 버튼이 나타나는데, ‘모두 먹었어요’ 버튼을 누를 경우 포인트가 적립된다. 모은 포인트는 각종 기프티콘 및 소분통·마스크팩 등 필리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일종의 보상제도를 통해 영양제 섭취를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앱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필리케어’를 검색하면 다운받을 수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만 사용 가능하며, 올 상반기 중 iOS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Mini Interview] 고성훈 케어위드 대표
‘필리’를 창업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원래 다른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큰 병을 얻어 투병 생활을 하시게 됐어요. 회사를 내려놓고 간호에 집중하다 보니 평소에 건강관리를 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나니 자연스럽게 건강 관련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고,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중장년층 이용자의 구매 패턴은 어떤가요?
전체 이용자 중 30% 정도가 중장년층인데요. 대부분 혈행 개선, 근육·뼈 강화 쪽에 관심을 많이 가지시다 보니 오메가3나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등을 주로 섭취하십니다. 자녀분들로부터 선물 받는 경우도 많지만, 역으로 가족 것까지 챙기시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군 생활 중인 아들 영양제를 챙기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향후 서비스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
현재 제품 종류가 9가지라서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올해 말까지 영양제 6종 이상을 새로 출시해 웬만한 건강 분야를 다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동시에 필리의 영양제를 드시지 않는 분들도 ‘필리케어’는 꼭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게 앱을 통해 정보나 소식 등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에요.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50~64세 퇴직자 10명 중 6명이 퇴직 후 인생 3모작을 위해 재취업보다는 '창직'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직은 기존 노동시장으로의 재취업이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면서 경제적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의미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6일 이같은 내용의 50+세대의 실태 조사·분석 심층보고서를 발표했다.
재단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50+세대 일·활동 지원 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들의 특성을 명확히 규명할 필요성을 느껴 2019년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만50세부터 64세까지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서울 거주자 806명을 대상으로 △일과 활동 이력 △생애 주된 일자리 퇴직 후 일과 활동 실태 △소득 △소비 △자산 △부채 △삶의 질 △노후준비 등 8개 영역을 질문했다.
재단은 결과에 따라 주된 일자리부터 퇴직 후 일자리까지 생애경력 경로를 유형화했다.
분석 결과, 조사 대상자의 생애경력 경로 유형은 △중소기업 정규직 유지형(38.3%) △중소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14.8%) △대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20.8%) △자영업 유지형(10.0%) △직업혼재형(16.7%) 등 크게 5개 집단으로 구성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정규직 유지형은 대부분 중소기업 정규직 재직 연수가 길고 이후 공공기관 또는 개인 사업체로 경력을 변경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대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은 대기업 정규직 재직 분포가 가장 많으며, 이후 개인사업체의 자영업으로 경력을 변경했다.
중소기업 재직후 자영업 이동형의 경우 약 28세의 이른 나이에 일을 시작해 약 40세에 주된 일자리를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유지형의 경우 주된 일자리부터 개인사업체·자영업 형태로 일생의 경력을 형성했다.
직업혼재형의 경우 중소기업, 개인사업체, 정규직 및 자영업의 고용형태가 균형적으로 분포했다.
재단은 이를 바탕으로 퇴직 후 인생재설계를 위해 노력하는 진로준비행동도 유형화했다. 그 결과 창직추구형(64.27%), 생계형(24.69%), 활동추구형(11.04%) 등 크게 세 집단으로 조사됐다.
50+세대의 진로준비 유형별 그룹 중 가장 규모가 큰 창직추구형은 적극적인 구직 행동을 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창업·창직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이들은 장기 근속한 도시의 사무직 직종으로 남성의 비중이 특히 높았으며,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통해 구직준비행동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퇴자에게 창직은 자신의 경험, 기술, 능력, 흥미, 적성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생계형은 비자발적 퇴직 비중이 39.2%로 집단 중 가장 높았다. 생애주기에 걸친 일자리 개수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활동추구형의 경우 자아존중감이 가장 높게 나타난 집단으로, 퇴직 후 재취업이 아닌 노동시장 은퇴와 사회공헌 활동을 원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이번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시 50+정책 수립과 사업 추진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김영대 대표이사는 “50+세대에 꼭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 대상자인 50+세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서울시 50+정책 및 사업 수립 과정에서 50+세대 실태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 보다 체감도 높은 정책 수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은퇴 후 개인 사업이나 창업 등을 계획하는 중장년들이 있다. 전문 기술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해 그 규모를 점차 늘려야 하는데, 사무실을 따로 두려면 초기 자금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부담을 덜어줄 방법의 하나로 ‘공유사무실(오피스)’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도 50+세대의 인생 재설계를 위한 창업 및 단체 활동 지원을 위해 공유사무실을 지원한다. 아직 법인설립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입주 기간 내 창업 예정이라면 신청 가능하다. 그밖에 신정 자격 및 지원 내용 등에 대해 정리해봤다.
◇ 2021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 '공유사무실' 지원
ㆍ선발 인원 △중부캠퍼스 개인석 8명 단체석 4석(2팀) △서부캠퍼스 자유석 20명 △남부캠퍼스 개인석 5명 단체석 8석(2~4팀) *자유석, 개인석은 비지정석, 단체석은 지정석으로 운영
ㆍ자격 요건 △[공통] 만 40~69세의 서울시 거주자 또는 사업자등록지가 서울인 자 *최종 선발 단체 대표 기준 만 50~64세 비중 70% 이상 운영 △[단체] (예비창업팀) 모집공고일 기준 단체(법인)설립등록을 아니한 자로, 입주 기간 내에 창업이 가능한 자, (초기 창업단체 및 법인) 모집 공고일 기준 창업 3년 미만인 자 우대 △[개인] (예비/초기) 창업자, 프리랜서, 공익활동가 등 *우대사항: 재단 및 입주자 간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한 개인 및 단체
ㆍ신청 제외 대상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운여하는 공유사무실 만기(3년) 입주자(50+센터 제외) △지원불가 업종으로 창업(예정)인 경우 △외국인 등
ㆍ제출 서류 입주신청서, 사업(활동)계획서, 서약서, 개읹어보수집·이용 및 제공 동의서 등
ㆍ입주 기간 계약일로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재평가에 의해 최초 계약일로부터 최장 3년 이내 연장 가능
ㆍ접수 방법 2021년 2월 11일 오후 6시까지 캠퍼스별 공유사무실 담당자 이메일로 서류 제출 *서류 접수 후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심사를 거쳐 협약 체결 후 3월부터 입주
ㆍ지원 사항 △사무집기(책상, 의자, 사물함, 서랍장, 캐비넷, 복합기) △공용시설(회의실, 탕비실, 휴게공간, 라운지 등) △교육(사업계획, 경영실무 등 전문가 특강) △네트워크(입주자 월례회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
ㆍ이용료 △[공통] 좌석 당 3만 원 △[중부 단체석] 2인석 10만 원 *지정석 이용 시 보증금 100만 원 별도 △이용료 내역: 사용료(5000원/㎡)+관리비(4477원/㎡, 전기요금 등 포함) *이용료는 분기별 지정일 선납(연 4회)
신청 제외 대상에는 ‘지원 불가 업종으로 창업(예정)인 경우’가 있다. 지원 불가 업종은 제조업(불건전 영상게임기 및 도박 게임장비, 용품 제조업), 건설업, 도매 및 소매업(자동차 판매 및 부품 소매업, 주류 및 담배 중개업 등), 운수업, 숙박 및 음식점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임대업, 보건업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및 각 지역 캠퍼스(서부·중부·남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무작정 귀농을 했다가 농업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이 부족해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각 지자체 기관과 농업창업지원센터 등에서는 예비 귀농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통해 성공적인 정착을 돕고 있다. 그중에서도 장기간 해당 지역에 체류하며 농업을 익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요즘. 1월에 신청 가능한 체류형 귀농귀촌 교육을 알아봤다.
◇ 영주시 소백산 귀농드림타운(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교육생 모집
영주시로 이주할 계획이 있는 도시민을 위한 체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교육생은 양봉, 양계, 드론 및 농기계사용법, 목공예, 용접, 비닐하우스 만들기 등의 교육을 받아볼 수 있다.
△ 모집 기간: 2021년 1월 31일까지
△ 모집 대상: 현재 농어촌 이외의 다른 도시지역 1년 이상 거주한 1956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주민등록 기준)
△ 선발 세대: 36세대
△ 제출 서류: 입교신청서, 농업창업계획서, 개인정보 제공 및 이용 동의서 등
△ 서류 제출방법: 영주시농업기술센터 농정과수과 귀농귀촌팀으로 우편접수
◇ 완주군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입교생 추가모집
완주군으로 이주하여 귀농을 희망하는 자를 대상으로 3월부터 12월까지 약 200시간 내외의 교육이 진행된다. 귀농귀촌 기초과정과 더불어 농산물 가공 교육, 농기계 교육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 모집 기간: 2021년 1월 22일까지
△ 모집 대상: 현재 타지역(도시지역)에서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자(주민등록 기준), 입소일 기준 상근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있지 않아야 함
△ 선발 세대: 5세대
△ 제출 서류: 입소(교)신청서, 농업창업계획서, 귀농교육관련 수료증(선택) 등
△ 서류 제출방법: 완주군청 농업축산과 귀농귀촌팀 방문 접수 또는 메일 접수(holstein213@korea.kr)
◇ 영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2기 교육생 모집
영천시로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체류 공간 및 교육을 제공해 예비 귀농 활동을 돕는 과정이다. 3월 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9개월간 농업 전반에 걸친 다채로운 교육을 실시한다.
△ 모집 기간: 1월 15일까지
△ 모집 대상: 현재 농어촌 이외의 다른 도시지역 1년 이상 거주한 1956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주민등록 기준),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기입주 경험자 신청 불가
△ 선발 세대: 24세대
△ 제출 서류: 입교신청서, 농업창업계획서, 귀농교육관련 수료증(선택) 등
△ 서류 제출방법: 영천시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과 귀농귀촌담당 방문 접수 또는 우편 접수
자세한 모집 내용 및 서류 양식 등은 각 지자체 농업창업지원센터 홈페이지 또는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2020년 정부는 대규모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된 국가 프로젝트로, 크게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고용안전망 강화’로 나뉘어 주요 과제들이 추진된다. 아울러 기획재정부는 2021년 중장년 일자리 지원과 관련해 360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지난해 대비 38.8% 증가). 이에 따라 지난 연말에는 ‘대전환 시대를 건너다’를 주제로 ‘50+일자리 특별포럼’(주최 서울특별시, 주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열렸다. 세 섹션으로 나눠 열린 이날 포럼의 내용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장년의 일자리 전망과 대응책 등을 3파트로 나눠 짚어봤다.
PART 1 포스트 코로나 시대, 50+의 역할과 방향
‘50+일자리 특별포럼’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대전환 시대, 한국사회 50+세대 역할과 방향’을 주제로 김영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와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대담이 이뤄졌다. 두 사람은 “한국판 뉴딜 정책 시행에 따라 청년층과 노년층을 잇는 50+세대의 가교역할이 절실해질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한국판 뉴딜, 50+가 선봉에 서야
김영대 대표는 “현재 5060세대는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를 거치며 변화에 빠른 적응력을 보여왔다. 최근 4차산업 시대에 ‘디지털 뉴딜’이나 ‘그린 뉴딜’ 정책에 관여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하다. 즉 사회적 짐이 되느냐, 기여자가 되느냐는 그들의 손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린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 구축이 이뤄질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분야의 경우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사업이 도입된다. 사업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면, 중장년 자산가 중에서 사업에 관심을 두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도 50+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배근 교수 역시 “1980~90년대 산업계의 지각변동을 겪었던 청년들이 지금의 50+세대다. 이제는 그들의 자녀가 청년기에 진입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고,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50+세대가 하드웨어 역할을 하는 등 두 세대의 연대와 융합이 주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더불어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세대를 살펴보면 30대 중반 이하의 청년층과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를 이룬다. 즉 퇴직연령은 갈수록 낮춰지는 상황에서 40대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타격을 입고 있다. 이들 세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이끌어줄 수 있는 건 역시 50+세대다. 한국판 뉴딜 정책의 시작 단계에 현재의 50+세대가 선봉에 서서 토대를 잘 마련해야만 다가올 50+세대(현재의 40대)가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며 후배 세대를 위해 새로운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당부했다.
확대와 지원 속 구심점 필요해
한국판 뉴딜정책 ‘고용안전망 강화’의 과제로 ‘청년·신중년의 고용시장 진입·전환 촉진’이 있다. 특히 신중년의 새 일자리로의 전환 지원을 위해 재취업지원서비스를 내실화하고, 디지털·그린 관련 직무로의 진입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월 최대 80만 원×12개월) 지원 대상에서 디지털·그린 관련 직무와 인원이 확대된다. 더불어 디지털·그린 뉴딜 등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력 향상을 위해 중장년을 대상으로 폴리텍 등 공공 훈련기관을 활용해 디지털 융합 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앙코르전직지원 프로그램’, ‘서울50+뉴딜인턴십’, ‘신중년 도시재생 창업지원 프로젝트-점프업 5060’ 등 50+를 위한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추진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서울50+뉴딜인턴십’의 경우 지난해 신기술,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활용해 도시문제(환경, 에너지, 디지털 소외 등)를 해결하는 ‘스마트시티 전문인력’을 지원한 바 있다. 이를 비롯한 도시재생이나 그린스마트 분야의 일자리도 한국판 뉴딜 정책에 기반해 확대·개선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2017년 정부에서 ‘신중년 인생3모작 기반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을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50+ 관련 다양한 조례가 만들어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세계보건기구(WHO) 등 해외에서도 집중하는 혁신 사례로 손꼽힌다. 물론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전국 지자체만 50여 곳인데, 기관마다 지원하는 연령대도 다르고, 기준도 다르다. 이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획일화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판 뉴딜 역시 이러한 점에 착안해 50+ 관련 과제들을 진행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출산·고령화 해결 위한 모두의 ‘쉼표’
지난 12월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 사회’를 구현한다는 비전하에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등을 추진 전략으로 내세웠다. 앞서 김 대표와 최 교수가 제시한 ‘세대 간 융합’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서도 ‘모든 세대가 함께’라는 취지하에 일맥상통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두 사람은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위한 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젊은 세대 중에는 결혼이나 출산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보다도 사회적 책임이 크다. 사회 혁신을 하려면 청년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좋은 아이디어를 쏟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 50+세대의 경험이 요구된다”며 “현대인은 아이디어를 내고 경험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하다. 경쟁사회 속 여유와 공백을 갖는 건 자칫 무모하게 여겨진다. 결국 이를 해결하려면 소득과 일자리 보존이 가능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 가령 퇴직 전 50대에게도 1년 정도 안식년을 갖게 하고, 그동안 정부와 기업이 분담해 월급의 80% 정도를 보장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는 한국판 뉴딜 정책의 추진 과제인 ‘사람 투자’처럼, 낭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러한 쉼을 통해 중장년은 경력을 재정비하고 성찰함으로써 자신의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일자리로의 도약을 안정적으로 이뤄낼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 역시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며 “개인을 위해 경쟁하던 사회를 지나 이제는 다른 세대와 공존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더불어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과거 바삐 살아온 50+세대가 이제는 더디 살아가며 천천히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인생을 꿈꿨으면 한다”며 “그 어렵던 시절 대한민국을 일으킨 분들이다. 마찬가지로 포스트 코로나, 고령화 시대의 문제를 해결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런 자신감으로 2021년은 함께 배우고, 일하며 상상력을 펼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50+세대를 격려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공동관장 체제로 돌아간다. 코리아나화장품 창업주이자 현직 회장인 유상옥(88) 관장, 그리고 그의 딸 유승희 관장, 이렇게 두 사람이다. 아버지는 미술관을 총괄하고, 딸은 실무를 전담한다.
유상옥 관장의 사무실은 미술작품 다수가 진열돼 훤하다. 살바도르 달리의 조각, 이우환의 대형 단색화가 눈길을 끈다. 그는 소문난 미술품 콜렉터다. 그렇다면 미술에 눈 밝아 조예와 견해도 많을 것이다. 그래 탁자 위에 미술 얘기가 비처럼 쏟아질 걸 예상했지만 정작 그는 지나온 인생 역정을 주로 털어놓는다.
“내가 재능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스스로 그릇 크기를 알아 과욕을 부리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을 뿐이다. 작은 기업이나마 이만큼 키워낸 것에 만족한다. 미술관과 화장박물관 설립으로 기업인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무에 부응했다는 점에도 보람을 느낀다.”
그는 동아제약 사원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거기에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해 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드링크제 ‘박카스’를 동아제약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데에 주도적인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다 쓰러져가는 라미화장품을 인수해 회생시켰으며, 1989년 코리아나화장품으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성장가도를 달렸다. 직업 활동 외에 미술품과 골동품 수집에도 열성을 다해 몰두했다.
미술품 수집은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중년에 접어들던 즈음, 지식보다 중요한 게 감성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업을 위해서도, 삶을 위해서도 민감한 감성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던 거다. 그래 인사동 화랑을 찾아다니며 미술을 만나기 시작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수집하는 취미활동을 통해 감성의 폭을 넓히고 싶어서였다. 그게 계기였다.”
처음 수집한 미술작품을 기억하시나?
“소정 변관식 화백의 산수화였다. 당시 동아제약 월급쟁이로 일했는데 연말 보너스를 봉투째 내주고 그 그림을 샀다. 어린 시절에 살았던 시골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는 산수화라서 깊은 정이 든 작품이다”
유 관장의 미술품 수집 취미는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면서부터 화장 관련 유물 수집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그가 모은 화장 유물은 자그마치 8000여 점. 이 막대한 물량은 화장박물관 설립의 재료로 충분했다. 수집 열정에 비례에 안목도 높아져 수집 유물 한 점이 국보로, 두 점이 보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마치 바보처럼 무작정 많이 모은 면이 있었다. 이제 이 많은 걸 어쩌나, 근심이 생기더라. 그때 미술관과 박물관을 착상했다. 수집가는 결국 뮤지엄을 꿈꾸게 마련이다.”
수필집을 많이 냈더라. 글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내 인생의 모토가 ‘소탈한 문기(文氣)를 추구하자’는 것이다. 글쓰기는 그 추구의 방편이며, 남들에게도 문기가 옮아가길 바라며 책을 냈다. 미술과 문예가 삶에 결부되면 인생은 더 소중해진다.”
지난 15일 정부는 향후 5년간 인구 정책의 근간이 될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다가오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라는 비전하에 시행한다. 특히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능동적 주체로서의 역할 지원 및 역량 강화 정책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에 계획안 속 중장년의 활기찬 사회 참여를 위한 일자리 관련 주요 전략들을 살펴보자.
이번 계획은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이라는 두 측면을 균형 있게 접근하기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모두의 역량이 고루 발휘되는 사회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 등의 추진 전략으로 진행한다. 시니어 일자리와 관련한 세부안과 함께 눈여겨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 조성
일을 전제로 생애를 기획하는 청년세대들에게 결혼·출산이 장애나 부담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원에 집중한 전략이다. 특히 발달 단계에 맞춰 아동 돌봄의 공공성 및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로 관련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간제 돌봄 일자리의 확충으로 경력단절여성이나 주부 등 중년여성의 참여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관심 있는 시니어라면 ‘아이돌보미’ 자격증 취득이나 양성 교육 이수 등을 해두는 것이 좋겠다.
[건강한 꽃중년이라면 아이돌보미 어떠세요?]
‘아이돌보미’는 활동에 연령 제한이 없고, 시간제와 종일제 등 시간 선택이 가능해 중년여성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경력단절이 됐거나, 전업주부로 지내온 이들도 그동안의 육아 경험을 살려 도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활동수당은 시간당 기본 시급 8600원으로, 야간, 휴일, 연장근로 시 기본 시급의 50%가 할증된다. 또, 동일한 장소에서 복수의 아동을 함께 돌볼 시에도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아동 2명 돌봄 시 4300원 추가, 3명 돌봄 시 8600원 추가, 2020년 기준). 그밖에 명절상여금, 교통비,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각종 수당을 제공받을 수 있다.
△아이돌보미 지원 자격: 연령에 상관없이 신체 건강한 활동 희망자
△지원 방법: 아이돌봄 서비스 홈페이지에서 모집공고 확인 후 활동 지원 신청서 작성(기관 별 모집 시기 및 방법 상이)
△양성교육 수강 및 이수: 합격자는 서비스 제공 기관의 안내에 따라 양성교육 수강. 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 수시 면접 통과자는 면제(당해 연도 보수교육 이수해야 함). 양성교육은 80시간의 이론 교육과 20시간의 현장실습으로 이뤄짐. 양성교육 이수 후 6개월 이내 최소 120시간의 의무 활동을 이행한 경우 교육비 15만 원 환급. 20시간의 현장실습을 마쳐야 최종적으로 아이돌보미 활동 자격 부여.
둘째, ‘건강하고 능동적인 고령사회 구축’
소득·돌봄·주거 등 기본적 삶의 영역에서 국가 책임은 지속 강화하고 능동적 고령자로서의 역할 기반을 마련하는 전략이다. 내년도 전체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5000억 원이다. 이중 3조2000억 원으로 정부의 직접일자리 104만2000개를 만드는데, 80만 개가 노인 일자리로 채워진다. 지난해 대비 노인 일자리 규모는 6만 개 늘었고, 예산은 1137억 원이 추가됐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11월 2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2021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 참여자 모집을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 동네 신중년 영웅, 5060 퇴직전문인력의 능력 펼치기]
고용노동부도 이달 10일 ‘2021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사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자치단체가 최대 50%의 예산을 부담해 공동 시행하는 사업으로, 5060 퇴직 전문인력이 지역 내 사회활동을 통해 더 오래 일하도록 지원한다. 내년도 경력형 일자리사업 규모는 올해 2500명보다 2배 늘어난 5000명으로, 예산은 277억 원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향후 고령화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 전문인력이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사회는 이들의 경력을 활용하여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받도록 이 사업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50~69세 미취업자 중 전문자격이나 소정의 경력을 갖춘 중장년이라면 참여 가능하다. 활동 기간은 최대 11개월이며,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가 지급된다(2020년 월 평균 124만 원). 참여를 원하는 5060 퇴직자는 자신의 경력이나 자격증에 해당하는 분야에 대해 거주지 자치단체에 신청하면 된다. 경영전략, 교육연구 등 13개 분야로 나뉘며, 최근엔 드론을 활용한 지역 환경·안전관리, 취약계층 건강관리, 중소기업 재무·노무 컨설팅 등이 인기다.
셋째, ‘모두의 역량이 고루 발휘되는 사회’
의욕과 능력이 있는 중장년의 인적 제고를 위한 미래형 교육, 평생교육, 직업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이에 퇴직 후 경력을 살려 일할 기회 확대 및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하고, 신중년의 계속고용 지원과 다양한 근로 형태를 창출할 계획이다. ‘계속고용장려금’, ‘워라밸일자리장려금’ 지원 등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힘쓴다. 또,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월 40만~80만 원), 전문인력 재취업 지원(기술 및 연구 인력) 등 퇴직 후 전문성 활용 기회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생애경력설계(정부지원 경력설계-훈련-취업지원 패키지), 재취업지원서비스(기업), 생애전환기 노후준비(국민연금공단) 등 신중년 경력설계 및 역량 개발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중점 프로젝트 40선 예산’에 따르면 ‘중장년의 재기를 돕는 일자리 지원 패키지’에 대한 내년도 예산은 총 3602억 원이다. 올해 2594억 원 대비 1008억 원이 추가 책정됐다(+38.8%). △조기재취업수당(3474억 원) △40대 훈련생계비 한시 지원(75억 원) △재취업서비스 지원(52.9억 원) 등 총 세 항목으로 나눠 집행한다. 이를 통해 중장년 이·실직자의 재취업 소요 기간을 단축하고, 양질의 일자리 이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판 뉴딜과 중장년 일자리]
내년에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한국판 뉴딜’ 정책 시행에 따른 디지털·그린 뉴딜 직무 확대다.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 지원 대상에서도 디지털·그린 뉴딜 직무와 인원이 확대되는 등 관련 분야에서 50+세대 일자리가 활성화할 전망이다. 이에 지난 1일 열린 '50+일자리 특별포럼'에서 박가열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부연구위원은 "저탄소 친환경 사회로의 요구가 커지고 있으므로 50+세대 역시 도시재생 사업, 스마트팜 구축, 신재생 관련 제품 서비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및 서비스도 활발히 이뤄질 계획이니,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니어라면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장은 "디지털, 그린 뉴딜은 한국판 뉴딜의 핵심으로 이 분야의 일자리 창출 전망은 긍정적이라 볼 수 있다"며 "컴퓨터 활용 능력,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시장성 등을 배우고 폴리텍대학, 중장년 창업기술센터 등 50+세대를 위한 다양한 기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민간·공공기관 퇴직자로 구성된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이하 NIPA 자문단)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운영하는 해외봉사단 사업으로, 개도국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전공 분야의 기술 및 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의 자문을 통해 파견국의 경제,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퇴직 후 자신의 경력을 나눈다는 보람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성장에 일조했다는 자긍심까지 느낀다는 그들. NIPA 자문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미래를 여는 사람 ‘퓨처 오프너’(future opener). NIPA 자문단원 유기열(73) 씨가 직접 지은 닉네임이다. 1970년 전북 순창북중고등학교 교사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6년 제12회 농림기술고시에 합격, 이후 30년 넘게 농림수산부 본부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다 국립종자원 서부지원장으로 정년을 맞았다. 자신의 닉네임에 걸맞게 퇴직 후에도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그의 도전은 계속됐다.
“현직을 겸하며 전북대학교 외 3개 대학에서 20년간 초빙강사로 활동했습니다. 정년 후에도 강의를 이어가면서 숲해설사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2009년부터 국립수목원에서 숲해설사로 활동하다가, 2012년 말 KOICA 자문관 겸 르완다대학교 농대 교수직을 맡게 돼 르완다로 떠났습니다. 좀 더 머물 수 있었는데 집에 일이 생겨 빨리 귀국했죠.”
그는 르완다에서의 경험을 담은 글을 SNS에 올렸고 모인 글들은 ‘아프리카의 심장 르완다’와 ‘눈에 밟혀 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라는 책으로 출간됐다. 그래도 못내 아쉬움이 남았던 것일까. 그는 NIPA 자문단의 이름으로 다시 개도국 쪽에 발길을 돌렸다. 이번엔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에서 마주한 과거의 ‘나’
그는 이미 르완다에서 NIPA 자문단에 대한 정보는 물론, 실제 활동하는 이들까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곳이 나타나길 기다리던 차, 베트남에서 농산업기술과 관련한 자문을 원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게 막힘없이 지원했고, NIPA 자문단이 되어 한국-베트남 인큐베이터 파크(KVIP)로 향했다.
“베트남을 비롯한 개도국들은 경제 및 과학기술 등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곳 역시 역사가 짧고 기술력이 좋지 않았죠. 젊은 인력이 대부분이었고요. 그래서일까요? 타임캡슐이라도 발견한 듯 젊은 시절이 떠오르더군요. 저와 한국이 발전했던 것처럼, 그들도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을 거치면 충분히 성장 가능하리라 판단했죠.”
시간을 거슬러 ‘청년 유기열’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그는 베트남 청년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 밖에도 그에겐 3가지의 목표가 주어졌다. 첫째, 벼 가공시설을 포함한 농수산식품 가공장비의 정상화. 둘째, KVIP 창업입주회사에 대한 자문. 셋째, 메콩 델타지역 농수산업, 특히 쌀 생산, 가공, 저장 및 유통에 대한 자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당초 요구했던 것들을 거의 100% 수행하고 돌아왔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수십 년간 전문 분야의 이론과 현장을 모두 경험한 덕분인 것 같아요. 개인적인 보람과 즐거움도 있지만, 제 성과로 두 나라가 더욱 가까워진 것 같아 자긍심이 생기더군요.”
겸손한 마음이 보람을 키운다
정책 자문 이외에도 기술이전, 교육, 세미나 발표, 학회 기고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으며 스스로 많은 일들을 찾아 하고자 했다. 덕분에 성취감과 만족감 또한 높았다고. 그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며 NIPA 자문단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몇 가지 조언을 들려줬다.
“파견 전 준비할 건 크게 3가지가 있어요. 우선 건강, 그리고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 마지막으로 그 나라의 언어입니다. 그렇게 잘 준비해서 갔다면, 이제 필요한 건 겸손한 마음이에요. 개도국이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대접받으려 하면 안 됩니다. 그 나라에도 유능한 전문가가 있는데 나만 잘났다고 위세를 부려서도 안 되고요. 겸손하고 경청하는 자세로 다가가야 그들도 마음을 열고 자문 내용을 잘 수용하려 노력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의견 충돌이 일어나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죠. 그만큼 보람도 적을 테고요.”
그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많은 것을 주고 오려 했지만, 정작 자신이 받은 게 더 많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NIPA 자문단으로 활동하며 얻은 보람과 자신감, 즐거움 등은 그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열쇠 꾸러미 역할을 했다.
“정년은 지났지만 퇴직은 아직 하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벌써 2021년이 다가오네요. 현재 활동 중인 GLG 그룹 컨설턴트 일을 계속하며, 조만간 르완다처럼 베트남에서의 이야기로 책을 내려고요. 또 최근 고경력과학기술인 자격을 얻었는데, 그에 관한 활동도 해나갈 예정입니다. 독서코칭에도 관심이 생겨 그쪽으로도 활동 범위를 넓혀보려 해요. 그걸 다 해내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니, 매일 ‘만 보 걷기’도 해나갈 계획입니다.”
△ 유기열 자문관
ㆍ파견 국가 베트남
ㆍ파견 기간 2017년 8월 14일~2019년 8월 13일
ㆍ파견 분야 산업기술
ㆍ파견 직종 농산업기술
ㆍ파견 기관 한-베 인큐베이터 파크
ㆍ자문 내용 농수산물 가공 산업 자문 및 시설 정상화
최근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우마 서먼이 출연한 코미디 영화 ‘워 위드 그랜파’의 개봉 소식이 전해지면서 로버트 드 니로의 필모그래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965년 영화 ‘맨해탄의 세 방’으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13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할리우드 최고참급 배우로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푸근한 미소가 일품인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 내공을 엿볼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인턴 (The Intern, 2015)
창업 1년 반 만에 큰 성공을 이루고 완벽한 삶을 사는 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어느 날 동료 직원으로부터 시니어 인턴십 공고를 올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회의에 올라온 안건 중 하나였지만, 고령의 노인을 직원으로 두고 싶지 않은 줄스는 내심 못마땅해한다. 한편 한 직장에서 40년 동안 근속한 뒤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는 70세 ‘벤’(로버트 드 니로)은 시니어 인턴십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내민다. 이후 당당히 재취업에 성공한 벤은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고, 줄스는 예상치 못한 위기의 순간마다 벤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영화 ‘인턴’은 30대 젊은 CEO 줄스가 70세 노인을 인턴으로 채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직원들이 고민에 빠질 때마다 지혜로운 조언으로 더 나은 길로 안내하는 길라잡이 인턴 ‘벤’을 연기한다.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앤 해서웨이와 연륜이 묻어나는 로버트 드 니로의 명품 연기가 나이 차를 초월한 ‘특급 캐미’를 선사한다. 소소한 즐거움과 감동, 위로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2. 오 마이 그랜파 (Dirty Grandpa, 2016)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딕 켈리’(로버트 드 니로)는 40년간 함께한 아내의 장례식을 마치고 손자 ‘제이슨’(잭 에프론)에게 자신을 플로리다로 데려다줄 것을 제안한다. 매년 아내와 플로리다 여행을 가곤 했는데, 면허가 정지되어 운전할 수 없다는 것. 제이슨은 결혼식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었지만, 딕의 막무가내 요구에 하는 수 없이 그와 동행한다. 열정 넘치는 할아버지와 앞뒤 꽉 막힌 손자의 여행은 처음부터 삐걱거리고, 제이슨은 계속해서 골치 아픈 상황에 휘말린다. 결국 딕의 거침없는 일탈에 동참하기 시작한 제이슨은 뜻밖의 추억을 하나둘 쌓아가고, 여행 속에 숨겨진 딕의 특별한 의도를 알아챈다.
영화 ‘오 마이 그랜파’는 할아버지 ‘딕’이 앞만 보고 살아가는 손자에게 인생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즉흥 여행을 제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나이 많은 시니어가 젊은 세대의 인생 멘토가 되어준다는 점은 영화 ‘인턴’과 유사하지만, 이 작품에서 로버트 드 니로는 ‘인턴’의 젠틀한 신사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유쾌하고 화끈한 할아버지로 변신한다.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았던 그간의 행보와는 달리, ‘19금 농담’을 마구 쏟아내며 거침없이 망가지는 로버트 드 니로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3. 아이리시맨 (The Irishman, 2019)
1950년대 트럭 운전사 ‘프랭크 시런’(로버트 드 니로)은 트럭으로 운반하던 고기를 빼돌리는 일을 하다 경찰에 적발되어 고소를 당한다. 하지만 운 좋게도 필라델피아 일대를 주름잡은 마피아 ‘러셀 버팔리노’(조 페시)의 도움을 받아 무죄 판결을 받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러셀의 오른팔로 일하기 시작한 프랭크는 뛰어난 일 처리 능력으로 조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되고, 러셀은 프랭크에게 트럭 운전사 노조 ‘지미 호파’(알 파치노)를 소개한다. 마피아 보스와 행동대장, 노조위원장까지 세 사람은 세력 확장을 위해 서로를 돕지만, 어느 날의 사건으로 인해 속고 속이는 암살극이 벌어진다.
영화 ‘아이리시맨’은 미국의 대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은 ‘지미 호파 실종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작품이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당시 화제를 모았다. 로버트 드 니로는 ‘비열한 거리’, ‘택시 드라이버’ 등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초창기 대표작에 출연했던 배우로, 아이리시맨이 두 사람의 9번째 협업작이다. 로버트 드 니로뿐 아니라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깊은 내공을 갖춘 노장 배우들 대거 등장해 마피아 영화의 진수를 선보인다.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전 세계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리라는 진단이 의료계에서 거듭 나오고 있는 지금,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려면 기존과는 다른 차원으로의 도약이 필요한 상황. 정부에서는 이를 위한 ‘한국형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지역에 안착해 주민들이 좋은 일자리를 체감하는 게 정부의 목표이자 지역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는 양천구를 책임지고 있는 김수영 양천구청장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에게 직접 일자리와 양천구 개발의 미래상을 들어봤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난해 7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에서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지역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를 대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각 지방정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우수한 일자리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중앙-지방정부 간, 지방-지방정부 간 협업을 강화하는 소통의 창구 역할이다. 양천구는 2019년 119개 사업에 7231개 일자리 창출 목표를 수립해 119개 사업, 6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일자리는 더 이상 단순한 생계유지 수단이 아닌,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핵심적인 복지 영역입니다. ‘일자리가 곧 복지’인 거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힘써 다양한 계층이 체감하는 내실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모두의 바람이자 희망입니다.”
중장년층 일자리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
김 구청장은 50대 이후의 중장년층을 위한 양천구만의 일자리 지원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양천구의 어르신복지과 ‘인생 이모작 팀’이 중장년층을 위한 여러 솔루션들을 기획 중이다. 그리고 50대 독거남들이 사회에 다시 진출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나비남 프로젝트’, 8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전담 팀이 직접 방문해 건강관리를 해주는 ‘백세건강 돌봄 사업’ 등 세대별 맞춤형 복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 양천시니어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장년층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게끔 다양한 정보 제공 및 취·창업 지원을 위한 양천50플러스센터를 2021년 7월 개관할 예정이다. 또한 ICT 기술을 독거노인 및 취약 계층에 도입해 디지털 취약 계층과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신중년 일자리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예를 들어 ‘ICT 기반 돌봄 서비스’는 신중년 ICT 케어 매니저들이 AI 스피커를 활용해 독거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 및 신속한 위기 대응 등의 돌봄 서비스를 수행하는 일이다. 더불어 조리사 자격을 갖춘 신중년들이 어린이집의 대체조리사로 활동해 급식 공백을 최소화하는 서비스인 ‘대체조리사 지원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 지정
양천구가 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양천구가 선정된 배경에는 먼저 ‘연의목공방’이 서울시 자치구 목공방 중 규모가 제일 크며, 목재 관련 박사학위가 있는 외부 강사를 인력풀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목공지도사를 직원으로 채용해 직접 운영하는 것도 높이 평가받았다.
“양천구는 주거 지역이 전체 면적의 약 72%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흔히 목동을 얘기하면 대입 전문학원이나 목동 아파트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입시학원 중심의 목동에서 평생학습 중심의 양천구를 만들기 위해 오목공원 내 창고로 방치돼 있던 공간을 목공예 체험장으로 조성한 것이 연의목공방의 시작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7월 산림청에서 전국적으로 공모한 ‘목재교육 전문가 양성기관’에 지원하였으며, 지정을 받았습니다. 전국 총 44개 기관에서 신청했는데 6개 기관만 선정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양천구죠. 앞으로 목재교육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국가자격증반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개강은 곧 할 예정입니다.”
12월부터 개강할 목재교육전문가는 산림청에서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지정한 기관만이 배출할 수 있다. 6개월 과정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목재교육 분야의 전문지식·기술습득 및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목재문화체험장, 강사 활동, 학교 방과후 교사 및 마을 학교 강사, 소창업 등이 가능해진다. 양천구에 목공방 마을 1호가 머지않아 탄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마음 치유는 공원에서
일자리를 못 구하는 일도 사람의 마음을 척박하게 만들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그 이전에 가혹한 생존의 문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코로나19다. 김 구청장은 자칫 몸과 마음이 삭막해질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삶의 질’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런 기준에 따라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여가를 보내는 대신, 쾌적하고 안전하게 ‘쉼’을 누릴 수 있는 공원을 추천했다. 양천구는 이러한 방향성에 맞춘 다수의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양천구 면적은 17.4k㎡로 이 중 주거 지역이 71.8%인 12.5㎢입니다. 녹지는 23%인 4㎢로 그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며 전역에 크고 작은 공원 104개소가 조성되어 있어 힐링하기에 좋은 환경이죠. 특히 연의목공방에서 700m 떨어진 곳에 양천도시농업공원을 작년 4월에 개장했는데, 7000평 규모에 농업체험학습장, 친환경텃밭,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삭막한 도시 환경을 개선함은 물론 마을공동체 사업과도 연계해 건강, 교육, 공동체 개선 등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고 있는 중입니다.”
양천도시농업공원에서 수확한 채소는 각 동의 취약 계층과 어르신 사랑방에 기부하거나 양천푸드마켓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작년 한 해 동안 기부된 채소들은 300kg이 넘는다. 공원을 가꾸는 재미가 정서적 위안과 함께 공동체 정신을 높이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2022년까지 연의목공방 맞은편에 제2의 도시농업공원을 하나 더 개장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균형 발전을 위한 대규모 사업들
“양천구는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말하는 서울시의 축소판처럼 목동과 비목동 간의 지역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균형 발전에 대한 밑그림을 구상했고 민선 7기를 열면서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이 균형 발전을 위해 구상한 ‘H-Plan’은, 양천구의 큰 개발 계획을 통해 동쪽(목동)과 서쪽(비목동)이 균형 발전을 이루고 상생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정책 사업이다. 미래 양천의 30년 발전을 위해 주민들과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우선 동쪽에는 중소기업 혁신 성장 밸리를 조성하고 서쪽에는 서부트럭터미널을 개발해 도시 첨단 물류단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남쪽은 신정차량기지를 이전 및 개발해 문화 상업 복합 시설을 유치하며 북쪽으로는 국회대로와 차도를 지하화해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정3동의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은 운영사인 서부T&D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해 그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경전철 목동선도 서울시와 정부에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발표한 이후, 국토교통부 국가교통위원회의 심의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끝나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다음 절차가 진행될 것입니다. 워낙 큰 사업들이라 임기 내에 모든 것을 마무리할 수는 없겠지만 미래의 먹거리 사업이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추진해나가려고 합니다.”
자발적인 착한 소비 운동에 감동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양천구민들에게 감동을 받은 경험이 있다. 구청에서는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어려워지자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응원하기 위해 ‘착한 소비’ 캠페인을 시작했다. 동네 단골집에 미리 ‘착한 선결제’를 한다거나 포장 주문을 하거나, 1+1 구매를 해서 주변 이웃과 나누자는 ‘착한 소비자’ 운동이 그 내용이다.
“현장에 나가 보면 손님이 너무 없어 힘들다는 사장님이 많은데 ‘주민들이 이렇게 착한 소비 운동을 해주시니 그래도 버틸 힘이 난다’고들 하셨습니다. 그중 한 식당 사장님은 주민들이 방문 포장도 하고 선결제도 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자신도 단골 미용실에서 선결제를 하는 착한 소비자 운동에 동참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새희망자금, 소상공인 신용보증 융자 지원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을 통해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일시적인 지원보다 단골손님들의 응원과 소비가 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사실 ‘착한 소비’ 캠페인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사업입니다. ‘나도 힘들지만 우리 이웃을 위해 함께 이겨내자, 힘내자’ 하면서 서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동참해주시는 주민들을 보면참 감사한 마음도 들고, 사회를 움직이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주민들에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니어 구민을 위한 행정
최근 김 구청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시니어 구민을 위한 디지털 격차 해소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국민 10명 중 8명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한 달 평균 30시간이나 시청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뉴스가 가장 많은 채널을 묻는 질문에 50대와 60대의 절반 이상이 유튜브를 지목할 만큼 가짜 뉴스에 노출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에서 진짜를 가려낼 수 있도록, 중장년 어르신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줄 ‘디지털 문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은 로봇과 시니어를 연결하는 일도 하고 있다. 관내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용 로봇 사업을 도입한 것이다.
“어르신 복지관 3개소에 얼굴과 음성 인식이 가능한 카카오톡 교육 로봇인 ‘리쿠’를 40대 보급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손님들이 비대면 주문을 선호하고,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도 적어 매장마다 늘어나고 있는 무인단말기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패스트푸드점 주문, 기차표 발매, 영화관 티켓 발매, 무인발급기 이용 방법 등을 알려주는 교육용 키오스크를 복지관에 설치하고 관련 강좌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김 구청장은 또한 ‘스마트폰 사용 기초 과정’을 시작으로 유튜버로 활동할 수 있는 ‘1인 크리에이터 교육’, ‘시니어를 위한 빅데이터 교육’ 등을 실시해 다가오는 스마트 미래 시대에 신중년들이 당당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진행형의 인생 2막
“보통 정년이라고 해서 퇴직하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직업에서는 은퇴 후를 ‘인생 2막’이라고 표현하지만 저는 계속 이어지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더 일해야 할 때라고 말하는 김 구청장은 양천의 미래 30년을 위한 굵직한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그런 사업들을 꼼꼼히 챙기면서 양천구민들을 위해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50대 중반의 신중년인 김 구청장이 생각하는 시니어로서의 삶은 뭘까. 그녀는 나무와 같다는 말로 비유했다.
“울창한 산길을 걷다 보면 주위에 나무가 참 많은데, 이 나무들의 나이를 겉만 보고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나무는 우리처럼 나이를, 이마나 눈가에 주름으로 새기는 것이 아니라 나무 속에 나이테로 새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봄이 되면 모든 나무가 푸른 잎을 꺼내는 것은 똑같죠.”
김 구청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성해지는 나무처럼 나이 들수록 더욱 울창하고 푸르른 나무가 되어, 누군가 와서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그런 포용력과 배려심을 키우는 게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큰 나무처럼 양천의 미래를 책임지며 자신의 나이테를 깊이 새기고자 하는 그녀의 소망이 어떤 봄을 맞이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