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李相旭·53) 대표가 운영 중인 한양길라잡이는 말 그대로 한양(서울)을 소개하는 단체로, 도심권 50플러스센터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서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유적이나 유물, 지역을 소개하고 역사적 의의를 해설해주는 일을 한다. 쉽게 설명하면 문화재 해설사나 도슨트(박물관 해설사), 역사 교사, 역사 마니아들의 모임이라고 이상욱 대표는 말한다.
“제가 워낙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도심의 궁궐을 자주 찾아다녔는데 어느 날 자원봉사 해설사로 재능기부를 하는 ‘궁궐길라잡이’ 한 분을 만났어요. 취지가 너무 좋아 저도 참여했죠. 하지만 좀 하다 보니 궁궐에만 한정되는 것 같아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맘먹었죠. 그래서 이름도 서울 전체를 소개할 수 있는 ‘한양길라잡이’라고 지었어요.”
그 전까지는 혼자만의 기록 창고였던 인터넷 카페를 2014년 공개하고, 그해 회원을 모아 청계천에서 처음 문화해설 자원봉사를 했다. 결과는 완전 실패. 무료로 설명해주겠다고 해도 그들에게 관심을 갖는 시민은 없었다. 그래도 기죽지 않았다. 그는 이 참사(?)를 함께 겪었던 회원을 중심으로, 카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해설 행사를 진행했다. 그의 활동은 점차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고, 도심권50플러스센터 커뮤니티 활동을 거쳐 이제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양길라잡이 카페 회원은 2600명밖에 안 되지만, 역사 관련 카페 중 6위로 꼽힐 만큼 활동이 왕성해요. 회원관리를 엄격하게 하거든요(웃음). 현재 온라인을 바탕으로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제 목표는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먹고, 놀고, 용돈 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한양길라잡이의 프로그램은 크게 역사 스터디와 둘레길 투어, 도보 투어, 버스 투어로 구분된다. 그리고 매년 한 차례씩 바다 건너 역사의 현장을 찾는다.
기업 한양길라잡이로서의 수익 사업은 별개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백화점 문화센터나 여행 액티비티 서비스,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한 20~30대 대상 문화재 관광 프로그램 등이다. 고객 모집은 각 기업들이 하지만 현장에서의 해설은 한양길라잡이가 맡는 구조다. 한양길라잡이는 문화해설과 관련해 이름이 알려지면서 강의와 해설 의뢰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에는 7월부터 10월까지 도심권50플러스센터와 연계해 세종마을(서촌) 해설 활동을 해 사회적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양길라잡이를 비영리 민간단체로 만들어보려고 방법을 찾았는데, 자본금 같은 당장의 회사 외형이 작으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개인사업자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수익을 좇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보다는,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많은 문화해설사를 양성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길 기대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창업까지 하게 됐어요. 관심 있는 것을 찾아 재미있게 논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면 창업은 저절로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
매달 시니어의 제2인생과 직결된 새로운 직업을 소개해온 이 코너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이해 새해 각오와 어울릴 만한 주제를 준비했다. 바로 특정한 직업이 아닌 ‘창업’이다. 취미활동이나 공부를 통해 익숙해진 일 혹은 남에게 도움이 되는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세우는 것. 창업은 시니어에게는 거창한 일로 여겨지지만, 벤처나 스타트업이 뜨고 있는 요즘 사회에선 어렵지만도 않다. 또 시니어의 창업을 돕기 위한 관련 기관의 도움도 쏠쏠하다. 새해 계획을 이미 세워놨다면 ‘창업’이라는 꿈을 하나 더 집어넣어보면 어떨까?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올해 사업 활동 결과는 이상이며, 내년 사업 계획을 보고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스크린의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응시하는 사람은 말쑥한 정장 차림도, 대기업 임원도 아니다. 머리가 희끗한 중년 여성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니어의 모습.
지난해 12월 7일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진행하는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참여한 단체들이 지난 1년간 사업 결과를 평가하고 다음 해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 현장에선 센터에 의해 ‘보육’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 10개 업체의 대표자들이 모여 성과를 자축했다.
비록 프레젠테이션이 서툴러도, 아직 대표라는 직함이 쑥스러워도, 한 회사를 설립해 성장시키고 있다는 보람 때문인지 이들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이들은 어떻게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을까.
창업은 ‘소자본’ 1억원 내외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2017년 한국경제 7대 이슈’ 보고서에서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경제활동인구 증가가 취업자 증가보다 커 고용 여건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만큼 시니어들의 취업활동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취업활동이 어렵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창업’. 그러나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 해도 종목 선정이나 자금 마련, 동료나 직원 확보, 판로 개척 등 막막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시니어들은 어떻게 창업을 추진할 수 있을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최근 은퇴 후 창업 시 망하지 않는 5가지 원칙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소자본으로 창업하기 ▲365일 묶여 있는 창업 피하기 ▲가족의 지지 확보하기 ▲잘 알고, 좋아하는 일 선택하기 ▲사업가 마인드로 무장하기 등이다.
소자본 창업을 추천하는 이유는 상당수의 시니어들이 창업할 때 은퇴 자금을 한꺼번에 투자해놓고 사업이 안 되면 곤란을 겪기 때문이다. 또 잘 알지 못하거나 가족의 도움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면 그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창업 금액은 1억원 내외가 적당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창업진흥원의 시니어 창업기술센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자
창업을 원하는 시니어들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장치들이 정부기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관 중 하나는 창업진흥원. 만약 어떤 ‘아이템’을 갖고 사업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창업진흥원을 노크해보라. 창업진흥원에서는 각 지역 23개 시니어 창업기술센터를 운영하면서 시니어의 창업을 돕고 있다. 또 별도의 시니어 기술창업스쿨을 통해 창업에 필요한 기술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창업진흥원 지식서비스창업부 이경희 대리는 창업진흥원의 활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창업진흥원에서 기술창업, 즉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시니어의 창업에 가장 적합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시니어들은 창업에 올인할 경우 사회적 약자가 되기 쉽고,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은 창업은 폐업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창업에 필요한 지식과 준비 과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교육을 지원해 안정적인 창업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창업진흥원은 지난해까지 진행했던 시니어 기술창업스쿨을 올해부터는 각 지역의 시니어 창업기술센터로 이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니어 창업기술센터는 교육뿐만 아니라 설립된 회사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입주공간지원 사업, 창업자금지원, 마케팅활동지원 등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기업이 설립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 시니어에 국한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창업진흥원의 창업지원 교육이나 프로그램들은 연령 제한이 없기 때문에 창업 전 꼼꼼하게 살펴보고 도움을 받으면 좋다.
모임과 함께 사업 계획 다듬은 뒤 출발해도 늦지 않아
하고 싶은 사업은 있는데 누군가의 힘을 빌리고 싶다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바로 서울50플러스재단 산하 각 지역의 50플러스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커뮤니티와 인큐베이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도심권50플러스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정현주 대리는 현재 센터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회사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센터에서는 2016년 현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10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이 사업은 사업계획 심사와 인터뷰를 통해 10개 업체를 선정해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사업이 다듬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또 지자체나 다른 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면 저희가 다리 역할을 하고, 사업 내용에 따라 센터가 직접 돕기도 합니다.”
센터에서 지원 기업을 선정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은 일반 창업지원 기관과는 다소 다르다. 기업 활동을 통한 이윤이나 생존을 위한 기존 기업 혹은 청년창업 기업과의 경쟁에 그 초점이 맞게 되면 취지와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거나, 사회 참여적 조직, 협동조합, NPO(비영리 민간단체)를 지향하는 곳을 우선시한다. 물론 사업성이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업들은 전 단계로 센터 내 커뮤니티를 선택한다. 동호회 활동과 비슷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사업 계획을 보완하고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다. 또 센터 내 활동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기도 한다.
실제로 현재 인큐베이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중 일부는 이미 협동조합을 갖췄거나, 사단법인의 형태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참여 기업 중 한 곳인 주식회사 리스타트의 경우 창업투자회사를 통해 자금 투자를 약속받기도 했다. 준비하고 있는 기업의 일자리와 은퇴 후 구직자들을 맞춰주는 서비스가 좋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 전국 시니어 창업 기술센터 |
서울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테크노파크 1203호(02-944-6038),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 18 마포창업복지관 601호(070-7727-4101),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211 성북벤처창업지원센터 B104(02-941-7257) | 경기 경기 의정부시 경의로 114 영빈빌딩 4층(031-828-8877),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107 창업보육동 B2(031-259-6692),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로 205번길 26, 213호, 214호(031-707-5962) | 부산 부산광역시 남구 신선로 365 행정관 302호(051-629-7971) | 울산 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 곡천동문길 20-22(052-277-1996), 울산광역시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1138(HRC빌딩8층)(052-219-8632) | 대구 대구광역시 수성구 청수로 64, 1층(053-784-8261),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로 128, 1층(053-643-7994), 대구광역시 달서구 달서대로 675, 복지관 3층(053-589-7932) | 경북 경북 칠곡군 왜관읍 공단로 1길, 2층(054-973-9605) | 인천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06-1 서울외과 4층(032-567-5051) | 광주 광주시 동구 금남로 238 무등빌딩 10층(062-236-3262) | 경남 경남 양산시 주남로 288 영산 테크노폴리스 산학협력관 3314호(055-380-9577), 경남 진주시 동진로 33 경남과학기술대학교 8동 3층(055-751-3610) | 강원 강원 춘천시 동면 장학길 48 한림성심대학교 산학관 1층(033-240-9833) | 충북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377-3 서원대학교 글로벌관 B203호(043-217-1311), 충북 청주시 상당구 교서로 8-2, 3층(070-4814-6515) | 전북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945-6 소상공인희망센터 희망관 1층(063-717-1322), 전북 익산시 인북로 187, 1층(063-841-7480) | 전남 전남 목포시 석현로46 목포문화산업지원센터 1층(061-280-7492)
글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브라보’는 ‘잘한다’, ‘좋다’, ‘신난다’ 등의 갈채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다. ‘성공적으로 2막을 살고 있는’ 우리 사회 시니어들로부터 ‘인생 2막 설계의 지혜와 조언’을 들어보고자 한다. 리타이어(retire)는 타이어를 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타이어를 새로 바꿔 끼운다는 의미다. 단지 1막의 재현에 불과한 리플레이(replay)도 아니고, 1막을 완전히 지워버린 채 맨땅에서 헤딩하는 리셋(reset)도 아닌, 새로운 재생의 르네상스(renaissance)를 설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은퇴라는 용어를 은퇴시키고’ 멋진 2막의 르네상스를 설계하기 위해 ‘이어야 할 것과 끊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본지를 통해 살아온 길의 여정에 담긴 ‘온기’뿐 아니라 살아갈 길의 이정표를 세우는 데 필요한 ‘용기’를 얻길 기대한다.
윤만호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부회장(62)은 한국산업은행 부행장, 산은금융지주 사장 등을 역임하며 평생 ‘경제·금융 전문가’로 살아왔다. 이런 전문가로서의 이력을 넘어 주목되는 점은 열성적 은퇴교육 전도사라는 점. 그는 2011년 금융권 퇴직자들을 재교육, 창업자들에게 금융·입지권 조사 등 컨설팅을 해주는 사회공헌자 프로그램인 ‘시니어 브리지 센터’를 만드는 등 일찍이 퇴직자 재교육에 앞장서왔다. 최근까지도 서울시 50+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은퇴자들을 위한 제도적 교육과 일자리를 지원해왔다. 그가 설파하는 신(新)퇴직 또는 은퇴혁명 패러다임의 핵심은 ‘당하는 퇴직을 준비하는 퇴직으로 바꾸라’이다.
과거와 오늘날의 은퇴 의미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인간의 평균수명이 짧았던 과거에는 50이 넘도록 사회생활을 하면 웬만큼 살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요즘은, 생애주기가 바뀌면서 앞으로는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고령화 사회에서의 퇴직은 마지막 골라인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지요. 이제 일은 평생 하는 것입니다. 은퇴란 말을 은퇴시켜야 합니다. 평생 현역이 될 각오를 다져야지요.”
평생 현역은 오늘날 은퇴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인생의 반환점으로 보람찬 2막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미 고령화가 진행된 우리 사회에서는 80세부터를 본격적 노후 시작으로 볼 수 있습니다. 50~60대에 은퇴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적어도 80세까지 평생 현역으로 일하기 위한 키워드는 3가지입니다. 일, 배움, 나눔이지요. 책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사람도 더 만나고, 일을 통해 경험과 경륜을 더 나누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급변할수록 ‘과거의 경험, 인연, 경력’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일하면서 배우고 나누는 삶이 인생 2막의 패러다임입니다.”
영화 을 보면 대기업 부사장이 벤처기업의 인턴이 되어 젊은 여사장의 시중을 드는 내용이 나옵니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는 ‘갑에서 을로의 갑작스런 전락’이 2막 부적응의 이유가 될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퇴직 후 피부로 느끼는 것이 갑(甲)에서 을(乙)로의 입장 변화이지요. 이 변화를 약자라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도와준다, 기여한다는 적극적 의미로 재해석하는 시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퇴직 후 자신을 대하는 세태 변화에 위축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잘나갈 때는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고 일정이 빡빡했는데, 퇴직하거나 작은 데로 옮기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일정도 텅텅 빈다면서 우울해합니다. 이럴 때는 인심을 탓하기보다 ‘그동안은’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느라 선택당했는데 이제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선택해 만날 수 있으니 좋다’라고 시각 전환을 해야 합니다. 을(乙)적 사고야말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것이라고 전향적으로 해석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인생 2막은 성공 마인드보다는 성숙-섬김마인드로 임해야 합니다.”
윤 부회장의 말을 들으니 시니어가 멀리 해야 할 한자로 단단할 ‘고(固)’ 자가 떠올랐다. 고(古)의 울타리[口]에 갇혀 고착돼 있으면 고루해진다는 의미가 떠올라서다. 인생 2막이 힘든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꼰대적 사고를 그쳐야 퇴직을 종착역이 아닌 간이역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보통 사람들이 퇴직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재정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먼저 현역에서의 퇴직 준비부터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현역, 퇴직 통틀어 지켜야 할 것은 ‘버는 범위 내에서 써야 한다’는 재정 원칙입니다. 현역 활동 때 현재의 수입을 모두 가처분소득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평생 내가 쓸 돈이 얼마나 되는지, 60세 이후 100세까지는 무슨 돈으로 살 것인지 꼼꼼히 계산해보십시오. 버는 것의 30%는 무조건 개인연금을 부어야 합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외에 개인연금을 들어 노후에 ‘3층 연금’의 단단한 방어벽을 준비해놔야 합니다. 특히 요즘은 저금리시대 아닙니까. 10억원을 버는 것도 힘들지만, 이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매달 100만원씩 나오게 하는 현금흐름을 만들어놓는 것입니다. 자녀 교육비도 과잉투자해선 곤란합니다. 노후를 잘 대비해놔야 자식 앞에 부모가 바로 서고 자식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미 퇴직한 분들은 지금이라도 대비해야 할 것들이 있는지요?
“있는 범위 내에서 써야 한다는 원칙은 퇴직자도 같습니다. 막연히 불안해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나의 어셋’은 어떻게 되는지 점검하고 이에 따라 할 일을 리디자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퇴직 후 가능한 일자리 형태는 사회공헌형, 봉사형, 생계형, 전문가형 등이 있습니다. 어느 형태가 되든 평생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이때 연금을 들어놨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퇴직 후부터는 버는 것보다 나눔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요. 저는 flowing-흘려보내기란 말을 좋아합니다. 퇴직 후에는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지금까지 나에게 위탁된 것을 잘 이용하고 남에게도 흘려보낸다’는 나눔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인생 1막과 2막, 그 분수령을 전후해 삶의 정비사항, 중점사항도 달라져야 할 것 같은데요?
“삶이 변하면 사람도 바뀌어야지요. 1막에선 급한 것에 휘둘려 살았다면 2막에선 정말 중요한 것에 따라 여러 가지를 성찰하고 재조정해야 합니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사는 대로 생각’했다면 2막부터는 ‘생각하는 대로 살고 있는지’ 성찰해보고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인지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증진시킬 것은 증진시키고, 회복시킬 것은 회복시키는 등 삶의 우선순위를 재편, 재조정해야지요. 다시 말해 돈, 시간, 몸을 우선순위에 따라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윤 부회장은 구체적 성찰 및 재정비의 대상을 관계, 시간, 재무, 건강(정신-육체), 웰다잉의 순서로 꼽았다. 그리고 이 5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관계의 리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하버드대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하버드대학 학생 268명의 인생을 72년간 종단연구하면서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큰 조건이 무엇인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성이나 계급이 아니라 사회적 적성, 즉 인간관계였으며, 65세에 잘살고 있는 사람의 93%는 형제·자매와 원만하게 지낸 사람들이었다.
많은 가장들이 ‘처자식 먹여살리느라’ 바쁘게 일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막상 퇴직하고 나자 ‘찬밥 신세’라며 서러움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윤 부회장께선 가족관계 경영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도 월화수목금금 일해야 하는 산업화 시대에 공직자로 살았으니 집사람,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갖진 못했습니다.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나가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지요. 하지만 ‘온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갖고 대화를 나누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습니다. 명절 때면 온 가족이 모여 ‘가위바위보게임’을 하는 등 소소한 재미 디자인을 했지요. 매년 가족사진도 찍습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가족들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슴에 따뜻한 가족 램프를 걸어두며 사는 것, 그것 이상 삶의 성공,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의 선친은 고(故) 윤재건 전 제주체신청장이다. 윤 부회장은 “우편제도가 열악했던 시절, 지방이든 해외든 출장을 가면 ‘부인에 대한 사랑, 자녀에 대한 자상한 관심’을 담은 엽서부터 보내는 아버지를 보며 알게 모르게 가족사랑은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표현해야 함을 배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 재물도 그렇지만 가족관계 역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부친상을 당하셨는데요.
“(눈시울이 붉어지며) 아버님은 건강하게 사시다가 간암 선고를 받은 지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답니다. 소천 전 일주일간 오 남매를 불러 각각 독대 면담을 하며 당부의 말씀을 일일이 남기셨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다 지키고 계획한 대로 산 삶이었다는 점에서 웰리빙, 웰다잉의 표본이셨다고나 할까요. 선친께서는 늘 ‘요행을 기대하지 마라, 노력으로 거둔 보람만이 참된 것이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끝없이 사랑을 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는데 제 삶의 피가 되고 살이 된 말씀이랍니다.”
선친이 그에게 남겨준 가보 제1호는 17세 때부터 61세 노년기까지 44년간 고이 모아온 우표책 한 질이다. 체신부(지금의 정보통신부)에서 한길을 걸어온 소신과 자부심의 표상을 아들에게 담아 물려준 것이다. 그 역시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우표 수집을 이어가고 있다. 윤 부회장은 지난 1997년 부친의 고희 때 만든 가족 문집 를 가져와 필자에게 보여주었다. 문집에는 부부-부모자녀-손주 간 사랑이 듬뿍 담긴 편지글, 사진 등 3대 가족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이 팔순이 될 때 이 같은 가족 문집이 더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인터뷰를 진행한 회의실 8층 창문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여의도공원의 늦가을 경치가 아름다웠다. 같은 낙엽이지만 ‘추풍낙엽’의 조락의 의미로도, ‘만산홍엽’의 서정적 의미로도 묘사된다. 이는 퇴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당신은 지금 미래의 계획 아래 ‘추일서정’의 퇴직을 준비하는가, 계획 없는 미래에 손 놓고 ‘추풍낙엽’의 조락을 당하고 있는가.
>>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등이 있다.
우리나라 청·장년은 취·창업 ‘장벽’을 넘어 ‘절벽’에 갇혔다. 한 줄기 빛처럼 청·장년 창업을 지원하는 비영리 임의단체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 손문규 사무국장(60)을 만나 활동상과 장래의 계획을 살폈다.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는?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박주순 소장)는 2013년도 11월에 설립하여, 현재 회원 130여 명이 재능기부 활동을 한다. 회원들은 SBA 서울산업진흥원에서 교육을 수료한, 경영지도·마케팅·재무회계·IC 등 다양한 소양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 주요 활동실적은?
지난 4년 동안 많은 활동을 하였다. 서울시 청년창업기업역량강화 프로그램, 서울시 100인의 서울 창업포럼, 강남구청 청년사업지원센터 면접심사 등 많은 활동을 하였다. 프로보노 활동은 행정자치부와 MOU를 맺고, 한국자원봉사문화와 함께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4년도부터 현재까지 희망설계 재능기부 창업지원 멘토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 6월에 제주지부를 설립하여 활동영역을 확장하는 성과도 있었다.
삼성·장지동과 강남구 창업지원센터에서 매일 당직을 정하여 창업 상담을 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으나 경험과 자금이 부족하여 창업을 구체화하지 못하는 청년이 대부분이다. 창업에서 성공하려면 자금·마케팅과 기술력 3박자를 두루 갖추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장년 창업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한마디로 돈이 되는 창업을 하여야 한다. 계산으로는 남는 것 같지만 손에 남는 것이 없는 흑자도산이나 불황형 흑자로 지칭되는 껍데기 창업은 말짱 헛것이다. 외부·내부 환경평가는 기본이요, 자기역량평가를 냉정하게 하여야 한다. 창업은 이상이지만 사업은 현실이다. 궁극적으로 자기 사업은 자신의 책임이다. 꼼꼼히 살피는 주의가 필요하다.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는 회원들의 귀중한 체험을 후세대에 되돌리는 재능기부 자원봉사 단체다. 자원봉사 활동에는 즐거움과 보람이 있어야 한다. 매달 토요등산·당구모임으로 건강을 다지면서 친목을 도모한다.
회원들이 전문분야 매월 월요강좌를 한다. 정보교류 및 새로운 지식습득과 교류의 장을 더욱 넓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추진한 일과 내년 계획은?
가장 큰 과제는 올해 안으로 임의단체 등록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로보노 활동과 컨설팅 업무를 제주 지부와 함께 서울과 제주에서 재능기부 사업과 청·장년 스타트업 및 소상공인에 관한 컨설팅 업무를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회원들의 역량을 상향 평균화 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청·장년의 일거리창출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필자는 희망설계재능기부연구소 회원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 상담하면서 만났던 창업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메일과 SNS로 정보를 교환하는데 즐거움을 느낀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굽히지 말고 창업이 꼭 성공하기 바란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삶의 지혜를 말하고 있다. 필자는 어느 날 인생 1막에서 인생 2막으로의 변화에 대응해야 했다. 그리고 ‘용도변경’이라는 적극적인 자기 변신을 통해 활기찬 후반 인생을 맞이하게 되었다. ‘용도변경’은 필자의 이름 ‘변용도’를 원용해 만든 단어다. 한자의 의미는 다르지만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도(用途)와 한글 표기는 같다. 필자는 이 단어로 가족을 위한 그동안의 헌신적 삶에서 자신을 위한 삶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또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접어두었던 꿈에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47세의 조기퇴직, 금융위기 등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용도변경’된 삶을 통해 사진작가, 강사로 거듭나 현재는 인생이모작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손해보험사에서 일하다가 퇴직한 필자는 이후에도 보험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편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고 지금은 평생 일거리를 만들어냈다. 그 스토리를 오늘 들려드리려고 한다.
47세에 용도 폐기되다
필자는 대학교 졸업 직전 고려화재해상보험에 입사해 20년을 다녔고 촉망받는 직장인이었다. 20년 전에는 임원으로서 부산·경남 본부장을 맡았고, 1977년 12월 말에 해임되었다. 회사에서 쓸모가 없는, 즉 용도가 없어진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필자는 이름에 빗대어 ‘용도폐기’되었다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한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금융위기(IMF)까지 닥쳐 재취업의 희망은 보이지 않았고, 밥벌이를 위해 고육지책으로 창업을 해야 했다. 만화방으로 시작해 부대찌개 음식점까지 열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먹고살기 위해 또 다른 일을 찾지 않으면 안 되었다. 급여의 많고 적음을 신경 쓸 처지가 아니었다. 월 40만원을 받으며 작은 회사 조경관리사로 취업해 매일 아침 긴 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회사 마당을 쓰는 마당쇠 역할도 했다. 일당을 벌으려 MBC 드라마 의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다. 퇴직 후 10년간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엔 자존심이 많이 상하기도 했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보고 용도변경된 삶을 살기로 하다
필자의 나이 57세 때 두 친구를 갑자기 잃었다. 모두 심장에 이상이 생겨 어느 날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친구의 죽음을 보면서 진정한 삶이 무엇인가 곰곰 생각했다. 퇴직 후 잡다한 일을 하며 보낸 10년을 되돌아보았다. 분명 열심히 살았으나 세월만 쏜살같이 지나가고 내로라할 만한 성취는 없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두 친구처럼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게 될 것 같았다. 100세 장수시대에 어떻게 하면 보람 있는 후반 인생을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40, 50년이 될지도 모르는 노후의 긴 시간이었다. 필자와 같은 세대는 가족을 위해 하기 싫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것은 내 인생이면서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사는 삶이었고, 타인을 위한 용도, 즉 타(他) 용도로 사는 삶이었다. 뒤늦게나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제는 주인공으로 내 인생을 살아보자!” 필자는 먹고사느라 오래전에 접어둔 꿈을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들은 꿈을 실현하는 데 쓰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사진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은퇴하면 언덕배기에 캔버스를 세우고 그림을 그리는 꿈을 꾸곤 했는데, 그 꿈과 유사한 사진으로 바꾸었다. 붓 대신 카메라를 든 인생 2막의 길이었다.
60세에 늦깎이 사진작가가 되다
필자는 지리산 청학동에서 태어나 유·소년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자연과 함께하며 감성을 키웠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수채화를 자주 그렸던 기억이 있다. 사진은 직장에서 홍보 업무와 사보편찬 업무를 담당할 때 흥미를 키웠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60세라는 뒤늦은 나이에 사진을 배울 용기를 가졌던 것 같다. 2010년 7월, 필자는 고양시 무료사진 교실에 참여했다. 환경은 열악했다. 초보자 솜씨에 카메라 장비 또한 콤팩트 카메라가 전부였다. 함께 공부한 다른 수강생의 고가 카메라에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현실과 형편을 인정하고 사진 실력 향상에만 몰입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지 3개월 후부터 공인 사진작가 공모전에 도전했다. 공인 사진작가 인증을 받으려면 공모전에 출품해 입선이나 입상으로 일정 점수를 얻어야 했다. 이 목표를 이뤄내고 싶었다. 그러나 일 년에 스물여덟 번 응모해 절반을 낙선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지만 멈추지 않고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11년 9월에 드디어 인증을 받아 공인 사진작가가 되었다. 그 뒤에도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도전을 이어갔다. 그리고 사진을 배운 지 3년째 되던 해 국전에 입선했고 부산일보가 주최한 전국사진대전에 출품한 작품 ‘닭장’이 좋은 심사평으로 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또한 같은 해에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주관한 8만 시간 디자인 공모전 사진 부문에서 ‘몰입’이라는 작품이 우수상으로 뽑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러한 결과의 이면에는 사진을 통한 재능기부가 큰 역할을 했다. 좋은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스스로 더 많은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가르치는 게 배우는 것이라는 말은 옳은 말이었다.
40만장을 찍다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 2010년 7월부터 지금까지 6년 4개월을 매일같이 사진에 빠져 살았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의 숫자는 무려 40만장에 이른다. 역산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200여 장을 찍어야 나오는 숫자다. 어느 날은 파파라치로 오인되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뒤늦은 나이에 도전해 좌절과 고난의 순간도 있었지만 몰입하고 작업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11월 24일에는 KBS 1TV 에 사진작가로 출연함으로써 삶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사)은퇴연금협회와 머니투데이 방송이 주최한 ‘The Senior 2016’에 사진 전시 초대를 받아 ‘카메라로 그린 수채화 10선’을 주제로 사진을 전시했다. 판매 목적이 아니었는데 작품 모두가 팔려나가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사진을 바탕으로 명강사에 도전장을 내밀다
카메라를 들면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시간이 짧기만 하다. 이제 사진은 취미가 아닌 일상이 되었고 카메라는 필자의 또 다른 친구다. 100세 장수시대가 두렵지 않다. 은퇴 전의 직업과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뒤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참 잘 선택한 결과가 됐다. 이후 필자는 사진을 바탕으로 또 다른 영역 확대를 꾀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통한 여가관리의 모범적 사례가 되면서 그 경험을 배우려는 퇴직 예정자와 은퇴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62세에 또 다른 분야인 강사 활동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여가설계, 변화관리 강사로 활동을 넓혀나갔다. 이제는 사진작가로서의 활동보다 강사로서의 활동이 더 많아져 기업체와 국가 산하 인력개발원, 대학교의 평생교육원, 사회종합복지관 등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KBS 1TV , SBS라디오 러브에프엠의 프로그램에 3년간 고정 출연, 토마토TV와 머니투데이 방송에서 특강, 한국직업방송 로 출연도 했다.
열악한 환경을 기회로 전환하는 ‘용도변경’의 삶이 성공의 핵심
필자는 사진작가, 강사로서 삶의 보람을 만끽하면서 평생 현역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제2직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전에는 열악한 환경 속에 있었지만 과거를 내려놓고 현실을 인정하며 몸집 줄이기(다운사이징)로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한 ‘용도변경’의 생활 방식이 성공의 핵심 역할을 해줬다. 뱀이 고통을 참으면서 허물을 벗어야 살아갈 수 있듯 환경 변화에 대한 꾸준한 자기 변신, 즉 용도변경을 통한 2차 성장은 인생 2막의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라 생각하고 실천한 결과다.
베풀고 나누면서 다 쓰고 가리라
필자의 오늘은 많은 사람의 도움과 은혜로 이루어졌다. 이제 그 은혜에 보은할 할 때라 여긴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경험과 지혜를 베풀고 나누는 사회공헌을 위해 또 다른 용도변경, 즉 ‘공(公)용도’를 인생의 최종 목표로 삼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과정의 하나로 두 권의 책, 와 를 출간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가보지 않은 길도 많음을 느낀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또 다른 꿈을 꾸며 도전을 멈추지 않으리라. 필자의 소소한 경험담이 같은 길을 가려는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앙코르인생,액티브시니어, 인생이모작 요즘 시니어들에게 많이 갑자기 자주 다가오는
단어들이다.
과연 앞만 보고 달려오기에도 바쁜 인생을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살아가야하는
장수시대이기에 정리해가면서 가야할 필요가 있다. 막연하였던 60세인생속에 앞으로 무엇을
할까 너무 이것 저것 해온 상태라서 정리하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좁혀져 실행하기에
권해본다.
1번 마음속에 내가 뭘 원할까 앞으로 어떻게 무슨 일을 하고 살면 좋을까
적어본다.
막연한 이런 말을 써도 좋을까 하면서도 그냥 떠오르는 대로
내가 원하는 부분을 적어본다.
예: 우울증 생기지 않게 취미활동을 하면 좋겠다.
약간의 비용이라도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
봉사활동하면서 소일거리와 친구를 만들고 싶다
알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제공하고 싶다. 등등
2 나의 매력은 나의 능력은 어느 정도인가 나를 아끼기에 다 적어본다.
난 다른 사람들이 주로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는 가 한번 적어본다.
예: 난 말을 잘한다고 한다. 그것도 재밌게 말한다고 한다.
옷을 잘 입는다고 칭찬하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음식을 잘하여 간단한 요리만 해줘도 아주 맛있다고 한다 등등
3. 이제껏 살아온 경력을 일단 다 적어본다.
스쳐지나온 일이라도 다 적어보면 좋다.
예: 과거 교사를 한 적이 있다.
사업을 해서 잠깐이지만 돈을 많이 벌어본 경험이 있다.
말을 잘 정리할 수 있다.
사진을 잘 찍는다.
아이디어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영상편집등 나만의 특별한 재주가 있다. 등등
4, 난 무엇을 추구하는 성향인가 적어본다.
현재 상황과 나의 나아갈 방향등을 정리해본다.
사람마다 다르다.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예: 어떤 이는 기본적인 생활비는 해결되기에 명예가 더 중요하다.
경제적인 문제가 시급하다. 봉사하면서 친구가 있었으면 한다.
하루하루 외롭지 않게 몰두할 일이 필요하다.
5. 하고 싶은 것, 가능한 일을 농축하여 정리하면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적어보면서 보충하는 방법을 적어보고 실행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일거리: 창업,창직을 구체적으로 본다./취미활동/봉사활동
구체적으로 적는다.
예: 창업을 할 것이다. 아니 구직이나 창직 새로운 직업이라고 갖고 싶다.
봉사 활동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
취미활동만 하면서 친구를 갖고 싶다.등등
위의 내용을 도와줄 시니어 교육센터
http://50plus.seoul.go.kr
서울
www.50pluskorean.or.kr
50플러스코리안 은퇴자일자리
http://scsongpa.or.kr
서울송파
http://miraeseum.or.kr
www.sbdsenior.or.kr
성남
www.naewoncsc.org
부산
www.dgscc.net
대구
https://www.yourstage.com
전국
필자의 예
시니어는 이제 한꺼번에 어느 직장이나 창업으로 목돈이 하루혹은 한달에 들어오는
것을 기대하지 말고 꾸준히 개미같이 벌어서 좋은일도 하고 품위유지비도 쓰면서
사는 보람을 느끼는 것 해야한다고 본다.
1번 마음속에 내가 뭘 원할까 앞으로 어떻게 무슨 일을 하고 살면 좋을까
적어본 내용중의 하나
: 일을 하면서 비용도 창출하면서 남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다.
2번 나의 매력내지는 장점은 무엇인가? 적어본 내용중의 하나
: 만나면 기분 좋고 재밌다고 한다 남앞에 이야기를 잘 한다.
3번
: 과거 활동과 현재 활동을 다 적어본다.
블로그체험단관리와 레크리에이션강사,유치원교사등등 다 일단 적는다.
4번
: 말을 하면서 도움되는 일을 위해 파워포인트배우기,
커피를 좋아하기에 바리스타자격증,영상프로그램등 적용을 위해 배우다.
블로그활동은 이미 12년이상 진행해왔지만 SNS도 다양하게 조금씩 자주
활동하고 있어서 이웃이나 팔로워를 늘리고 있다.
5번
: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 교육지원센터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그 외 커피관련 블로그포스팅을 하도록 커피머신이나 원두가 제공되고 있다.
“오늘만 해도 태안군 안면도, 양평·가평을 갔다가 내일은 대구로 갑니다.”
여유가 없어 보인다는 질문을 건네자 덤인 정경자(鄭京子·50) 대표의 카랑카랑 애교 섞였던 목소리가 풀이 죽으며 답한다.
바빠서 달리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이다. 집안일로만 여겼던 ‘정리하고 수납하는 일’을 전문 분야로 끌어올린 주인공 정경자 대표.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스며들 듯 부드러운 방법으로 시장을 넓혀갔다. 쇄도하는 강의 요청과 방송 출연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 취재가 있던 날에는 한 아파트의 광고 모델로 발탁돼 촬영을 마쳤다. 그렇다 쳐도 여전히 생소한 정리수납 컨설팅. 우리 생활에 어떤 의미가 있고 또 왜 필요한지 들어봤다.
“저를 납득시켜 주세요, 정리수납에 왜 돈을 쓰죠?”
정경자 대표가 정리수납 컨설턴트를 알게 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캐나다 주재 한국 물류회사의 법인 대표로 일하고 있었다.
“저는 캐나다에서 정리수납 전문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미 캐나다나 유럽에는 20~30년 전부터 있던 직업이더라고요. 자기 물건을 자기가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정리해주기도 하는구나. 막연하게 나중에 한국에 가면 이걸 꼭 직업으로 만들어야지 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만 해보겠다는 것도 잠시. 회사에서 캐나다 법인의 철수 결정이 갑작스럽게 났고 2002년 한 달 만에 그곳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정경자 대표는 회사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물어보는 사람마다 직업으로는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어요. 어찌됐건 아무리 아이템이 좋아도 아직 우리나라에선 인식이 안 돼 있어 사업성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바로 정리수납으로 시작하지 않았어요. 베이비시터와 가정관리사를 교육하고 양성해서 파견하는 일을 했어요.”
당시 맞벌이 부부가 많아져 아이를 자기가 키우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던 때였다. 사업을 하면서도 정리수납에 관한 준비를 꾸준히 했다.
“5년 정도 준비 끝에 정리수납 교재와 매뉴얼을 만들고 베이비시터와 가정관리사 교육을 할 때 가르쳤어요. 1대 1서비스를 잘 하기 위해서 정리수납교육을 한 거죠. 그런데 베이비시터가 아이 옷을 잘 정리하니까 고객들 반응이 좋았습니다. 가정관리사도 옷을 세탁하고 개는 것을 달리해주니까 고객 만족도도 좋고 일 하는 사람들 또한 좋아했습니다.”
2010년부터 방송 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정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다 보니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저런 거 배웠으면’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났다. 드디어 2011년 11월, 한국정리수납협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정리수납 컨설팅 활동을 시작했다.
“협회를 만들고 3개월 정도 됐을 때 여성능력개발원에서 여성유망직종으로 정리수납 관리사를 선정했더라고요. 아이템 자체를 보고 한 것 같아요.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창출에서부터, 2015년에는 신직업지원 육성정책에도 정리수납이 들어갔습니다. 여성가족부, 노동부 등 정부기관이 육성한다고 하니 이와 관련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났어요. 사람들 관심도 높아졌고요. 저희만 봐도 정리수납 컨설팅을 교육받고 있는 회원이 전국에 3만9000명 정도입니다.”
정리수납, 한국 사람에게 절실하다
정리수납에 있어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심어지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베이비시터와 가정관리사 교육에 정리수납을 접목해 이용자들에게 미래 사업을 노출시켰다.
“저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외국에서 이것을 매우 당연하다고 봤고, 우리나라에서 더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사람은 어렵게 살아온 시절이 있기 때문에 돈만 생기면 집이랑 차 넓히고 물건 사고 그래요. 자신이 어렸을 때 옷을 잘 사 입지 못해서 아이한테만큼은 옷을 잘 입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과 장난감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제 한계가 왔고, 물건을 버릴 때도 돈을 지불하는 사회가 된 거죠.”
시니어, 정리습관을 기르자
정경자 대표의 말에 의하면 시니어들의 정리 습관은 참으로 심각하다.
“지금 제가 잘 버리는지 엄마가 잘 버리는지를 비교하면 우리 엄마가 더 잘 못 버려요. 나이가 들수록 더 못 버리게 돼요.”
시니어 세대가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정경자 대표는 ‘애정결핍’의 문제라고 했다. 젊었을 때는 관심 가질 것도, 행동할 것도 많아서 물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거는 어디서 산 거고, 누가 준 선물이며, 의미를 사람이나 관계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고 물건에서 찾으려 한다고.
“나이가 들면 자식이 분가하거나 배우자가 죽을 수도 있죠. 결국 자기 혼자 남기도 해요. 자식들과 자주 만나 생활한다면 선물해준 것들이 중요하지 않아요. 그런데 요즘은 혹시 온다 해도 아주 잠깐만 있다 가죠. 그러니 이거는 큰아이가 사준 거였고, 이건 누가 사준 거고 말입니다.”
버리는 습관과 정리하는 습관은 젊었을 때부터 길러야 한다.
“80세에 갑자기 잘 버릴 수 있느냐? 그렇지 않아요. 어머니가 85세신데 제가 뭘 버리라고 말하지 않아요. 어머니 집에 가서 저는 정리 안 해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있기 때문에 제가 하루아침에 바꿔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더 상처가 될 수 있어서 삶을 이해하려 하지 바꾸려고 들지는 않아요.”
시니어 고객에게 하는 조언은?
“제가 시니어를 만났을 때 하는 얘기가 딱 그거예요. 만약에 여러분이 죽었을 때 가지고 있던 물건들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죽는 순간 가지고 있던 물건들은 다 버려지게 된다. 돈 혹은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아니면 다 버려진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물건을 정리하는 자식들은 무슨 얘기를 할까?
“왜 엄마는 아직까지 이걸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냐고 합니다. 좋은 얘기 안 하죠. 물건을 보며 엄마를 추억하지 않아요. 내가 살아 있을 때 쓰레기들을 남에게 버리게 하는 수고로움은 덜어주고 가야죠. 그게 시니어가 돼가는 것이고 내 삶을 정리하는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정경자 대표는 시니어에게 정리수납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주방 싱크대 상부장 맨 위에 의자를 받치고 올라갔다가 떨어져 허리 다치고 병원에 입원하면 기력이 쇠하고 점점 더 빨리 늙는 것을 봐왔다는 것.
“왜 거길 올라가는 거죠? 10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하면서요. 본인이 그렇게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식시켜드려야 합니다.”
한국의 여성 CEO, 일하는 여성을 말하다
사업을 시작한 지 이제 5년째. 여성 CEO로서의 고충을 물어보자 고충보다는 이 분야 선구자로서 할 일이 태산이라고 했다. 벤치마킹할 곳도 없고, 슬로건 교재도 만들어야 해서 바쁘다는 말이 모자랄 정도라고.
“그리고 좋은 건 정리수납은 여자들의 섬세함이 필요하잖아요. 남자들이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나 할까요(웃음)?”
경력단절 여성들과 작업에 대해서도 흥미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전업주부들이 사회적응을 잘 못한다고들 하죠. 그런데 정리수납을 가르치고 기본 원칙을 알려줬더니 이만큼의 전문가가 없는 거예요. 생소한 분야가 아닌 거죠. 자기 삶의 가치가 바뀌었죠. 정리를 못하는 사람에서 정리 전문가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자신감이 생기니까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도 내고요.”
바쁘게 사는 그녀, 복지관 예쁜이 할머니 꿈꾸다
올해 딱 50세가 된 정경자 대표. 그런데 누가 봐도 50대로 볼 수 없는 그녀는 지금 일이 아니면 뭘 하고 싶은지 궁금했다.
“일이 우선 많아요. 결혼도 연애도 시간이 없어서 못 했거든요. 20대 때부터 세계여행도 하고 뭐든 다해봐서 혹시 시간이 좀 생긴다면 운동을 해야겠어요. 얼마 전에 면역력 저하로 세균이 번식을 해서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반성을 많이 했죠. 그런데 퇴원하는 날 방송사 가서 10시간 촬영했어요. 책 읽는 것도 좋아했는데 도무지 시간이 안 나요.”
그리고 그녀에게는 원대한 꿈이 하나 있다. 복지관에서 인기 있는 예쁜 할머니가 되는 것이라고.
“돈을 많이 벌어서 기회가 되면 지금 우리 직원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직원 전용 실버타운을 짓고 싶어요. 이분들이 나이 들어서 정리수납 강의도 하셔서 강사료도 받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100만원 정도의 수입만 있으면 시니어가 되어서도 잘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여기서 나이 먹었을 때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90세가 됐을 때 목표는 제가 다니는 복지관에서 가장 예쁜 할머니가 돼 있는 거예요. 그럼 거기서 내가 가장 인기 있는 할머니가 된다면 무척 바쁠 것 같아요. 밥 사준다는 할아버지들도 많을 거 같고요. 내가 아파 복지관 못 나가면 우리 가족이 나한테 전화해 주는 것이 아니라 복지관에 있는 분들이 어디 아프냐고 죽이라도 사가겠다고 하겠죠? 늘 만나고 있는 사람이 가족이라는 거죠.”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 꿈꾸는 정경자 대표의 멋진 미래가 궁금해진다. 무엇보다 복지관 퀸카 할머니가 꼭 되길 바란다.
생물학적 수명은 늘어나고 사회적 수명인 정년은 점점 짧아지면서, 제2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두 번째 인생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 즉 은퇴자금 준비가 중요한 문제이지만 제2 직업은 더 중요하다. 시니어들의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여러 민·관 기관에서 제2 직업에 관한 다양한 안내와 새로운 직업 소개를 하고 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기보다 교육과 준비과정을 통해 새 인생에 어울리는 새로운 직업을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최근 제2 직업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시니어들과 이들을 대상으로 구인 활동을 펼치는 업체나 기업을 살펴보면 현실과 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장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노사발전재단이나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은퇴자협회 등 여러 기관에서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전국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이 일자리 희망센터를 이용하면 구인구직 정보에서부터, 교육 프로그램, 관련 컨설팅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시니어 구인구직 단순직종에 집중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는 직업이나 일자리가 시니어들이 원하는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경비직이나 청소, 택배와 같은 단순 노무직이고 그나마 이런 일자리의 대부분은 40대를 우선적으로 선호한다. 연령이 높은 시니어들에겐 순서조차 돌아오기 힘들다.
도심권50플러스센터의 정현주 대리는 센터가 최근 사회공헌형 일자리로 사업 방향을 옮긴 것도 이런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적으로 자유롭거나 노후 자금이 해결된 시니어들은 단순직 일자리를 원치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그간의 경력을 살릴 수 있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경제적 소득보다는 보람을 찾으려는 분들이 많아요. 수고를 인정받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뜻이죠. 저희 센터에서는 이런 시니어들의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센터에서 준비하는 직업들은 경제적 소득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이나 참여 시니어들의 자부심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중에는 건강코디네이터 양성 과정이 있다. 지역 치매센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도 인지장애(초기 치매) 노인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인지학습 역할을 할 사회공헌 활동가를 양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밖에 바른먹거리전문가 양성과정은 유치원 등 각 교육기관의 학생과 학부모에게 먹거리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를, 다문화가족 서포터스 양성과정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요청을 받아 한국생활 정착의 멘토 역할을 할 지원자들을 교육하고 있다.
수익보다 보람과 자부심 얻을 수 있어야
지난해 도심권 50플러스센터를 통해 SNS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종로지역자활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 중인 김희순씨(64)는 경험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시니어들에 대한 직업 교육은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삶의 활력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생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도 있고,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갖게 됐습니다. 예전엔 손주들이 와이파이 터진다고 하면 뭐가 터졌냐며 놀랄 정도였지만, 이제는 대화도 통하고 생활이 달라졌어요.”
물론 일자리나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현장에선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실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와 겹치게 되면 사업 자체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현장에서 원활하게 일할 수 있도록 활동 무대까지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자리 잡은 성공적인 직업에 정리수납전문가가 있다. 정리수납전문가는 여성발전센터, 여성인력 개발센터 등을 통해 민간에 알려졌다가 현재는 협회까지 설립됐다. 한국정리수납협회의 정경자 협회장은 이렇게 조언한다.
“정리수납은 보통 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혼자 활동하기 어려운 시니어, 특히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업입니다. 평생 살림을 해온 분들은 원칙과 이론을 알려주면 금방 익숙해지거든요. 이렇게 새로운 직업을 만들거나 창업하려면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니까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의 전문성, 문제를 해결할 창의성, 구성원과 소비자를 대할 인성을 갖추고 있는지 늘 끊임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찾을 수 없다면 창직(創職)도 방법
새로운 직업에 대한 단서가 필요하다면 한국고용정보원(www.keis.or.kr)을 노크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곳에선 제2 직업을 필요로 하는 중년들을 위한 자료를 연구하고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올해 3월에 발간된 자료집 이 대표적이다. 이 책은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베이비 부머들이 도전하기에 적합한 직업 30개를 선정해 하는 일을 소개하고 해당 직업을 가지려면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고 있다. 또 지난 5월부터는 중장년층의 창직 활동을 돕기 위한 라는 지침서를 배포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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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에 왕도가 없듯이 IT 분야를 공부하고 익히는 데도 특별한 비법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비법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전하여 실제로 익혀가는 것이다.
IT란 Information Technology의 약어로 오늘날 정보의 생산과 응용, 관리에 관련된 모든 기술을 말한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초고속 인터넷, 이동통신, 광통신, 홈 네트워크 등 통신 기술과 컴퓨터 등 정보기술의 융합에 따른 정보 통신 기술의 핵심을 뜻한다.
직장 생활할 때 PC로 결재받고 결재하는 첨단의 업무를 큰 어려움 없이 해왔지만 이는 조직 속에서 틀에 박힌 업무만을 조직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수행 해왔던 것에 불과하였다.
막상 정년퇴직을 하고 동료직원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니 직접 익혀서 알아야 할 일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PC를 통해 문장을 작성하려면 한글이나 MS 워드프로그램을 다루는 법을 대충이 아닌 철저히 익혀야 가능했다. 그렇지 않으면 도표 작성이나 통계를 내려고 하면 일이 중단되곤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시니어로서 혼자 사는 삶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IT 도움 없이는 적응해 나가기 어렵다고 판단돼 IT 익히기에 도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당위성의 문제였다.
직장생활하면서 이럴 때 난관을 극복하는 비법은 익혀 알고 있었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바로 구청에서 시니어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는 한글 기초, 중급, 고급과정과 엑셀 초급, 중급과정에 등록해 차례로 익히기 시작했다.
한글은 어느 정도 타이핑이 가능했지만 다섯 손가락으로 정확하게 속도감 있게 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기초부터 새로 다지기 시작하였다. 즉, ㅁ,ㄴ,ㅇ,ㄹ 부터 하나씩 자판을 익히기 시작해 보지 않고 자판을 두드릴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니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점 숙달이 되기 시작했다. 약 4개월 정도 국문과 영문을 함께 익히니 메일 수발신이나 문서작성에는 문제가 없게 되었다. 자판을 보지 않고 다섯 손가락을 움직여 PC상에서 문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으나 PC의 자판을 익히는 것은 머리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닌 기능의 문제라서 노력을 경주하니 시간이 흐름에 따라 큰 어려움 없이 해결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기본이 됐으니 다음에는 PC의 기능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들을 배우기 사작하였다. 카페, 블로그 만들기 및 활용 방법을 통해 원하는 카페나 블로그 활동을 할 수 있어 글을 한 편씩 쓰고 올리는 것이 가능해 졌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일보사에서 시니어를 상대로 명예기자 선발이 있어 응시하여 합격하여 많은 좋은 기자 동료들을 만나고 또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친구의 추천으로 SBS,유어스테이지 등에서 리포터 활동도 하게 되니 퇴직 후 나의 교우관계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확대되어 갔다.
뿐만 아니라 카페, 블로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사진 저장법을 위시하여 포토스케이프 등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좀 더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식을 배워서 익히게 되었다.
이제 PC관련 된 업무는 어느 정도 자력으로 할 수 있게 되자 스마트폰 활용법에 대한 강의를 구청 및 시니어 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여 웬만한 앱 작동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는 누가 스마트 폰 관련 물어보면 주눅이 들어 피하곤 하였지만 본 과정을 통해서 하나씩 익혀 나가니 누가 좀 물어봐 주었으면 하는 자신감까지 생기게 되었다.
함께 배운 동료들 중 몇 몇 분은 아예 스마트 폰 활용을 위한 강의 팀을 구성하여 봉사활동을 시작하여 지금은 서울시내 아니 전국에서 아주 활발한 활동을 하는 스마트 폰 전문 강사들이 되었다. 여기서 내가 터득한 주요한 사실은 한 번 배우고 익힌 것을 계속 가르치고 익히면 전문가가 될 수 있으나 배운 후에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배운 것을 새까맣게 다시 잊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떤 때는 배운 것을 다시 배워보지만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 외는 금방 다시 잊어버리게 되곤 하였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가까운 아내나 지인들에게 전수해 주는 것은 기본이고 배운 것을 정리해 두고 필요할 때 마다 꺼내서 익히는 것이다.
지금도 나의 PC나 USB에는 이러한 비법을 적어 놓은 나만의 재미있는 기술서가 들어 있다. 이름 하여 ‘하늘의 대화법’ 이다. 전혀 알 수 없는 사실을 공중에 떠 있는 이 비법을 통해 다시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나의 꿈이었던 강의를 위해서는 파워포인트 PPT를 배워야 했다. 대학 졸업 당시 생활이 어려워 학계로 진출하는 것을 포기했지만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하늘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국제계약의 이론과 실무, 대한민국 1%의 성공비법, 생활경제 이야기 등 내가 터득한 경험과 지식을 젊은 사람들이나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수하고 떠나는 것이 내 노년 삶의 계획이고 목표이다.
또 다른 하나는 시니어들이 인생최고의 순간을 만들어 다시 한 번 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 또한 갖는 것이다.
PPT를 배우다 보면 동영상 활용법을 함께 배우게 되어 시니어들이 노후의 삶을 정리하는 데도 아주 좋은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PPT 자체의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Google 계정에서 드라이브를 활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이 되면 PPT를 클릭하여 강의를 할 수 있는 편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 것 뿐인가? 별의 별 프로그램이 속속 개발되어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도와주고 있다.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면 전국에서 함께 들어가 마치 옆에서 함께 일하는 것처럼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일도 같이 할 수 있다.
알 마인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자신의 인생계획이나 복잡한 것을 간략하게 요약하는데 긴히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독서를 하고 독후감을 쓰기 위해 알 마인드를 활용하면 체계적으로 내용을 기록하여 기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요컨대 시니어들이 IT를 익히는 비법은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기본과정부터 하나씩 익혀 나가는 것이다. 만일 IT를 배우지 않았다면 도전하지 않았다면 시니어로 나의 삶은 결코 지금과 같이 Active한 삶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배우되 그것을 요약하여 언제든지 다시 익힐 수 있도록 저장하여 두고 필요할 때 다시 익히는 것이 어찌 보면 비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능한 기회를 만들어 배운 기술을 자주 실습을 통해 익히는 것이 IT를 배워 나의 삶의 차원을 넓혀가는 첩경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IT는 세월과 같이 변화무상하게 발전하고 변화한다. 오늘 날의 삶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함께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IT의 장벽을 넘으니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SBA에서 창업닥터 교육을 받아 창업닥터로서 청장년 사업자들의 컨설팅을 하는 일 또한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이런 일들은 IT지식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Senior5060 신 용 재
“문자와 동영상의 시대를 거쳐 가상현실(假想現實 · Virtual Reality, 이하 VR)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VR은 강력한 차세대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최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한 말이다. 삼성, LG, 소니, 애플, 구글, 페이스북, HTC 등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은 2016 MWC에서 VR 전쟁에 출사표를 던지며 개발한 VR 기기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VR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정도의 성장성을 지녔다. 기기뿐만 아니라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해 시장을 선점하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 경영진에게 던진 메시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 ‘2016 콘텐츠산업 전망-10대 트렌드’에서 올해 콘텐츠 산업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현실처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VR 콘텐츠의 본격화를 꼽았다.
‘VR 시장은 이제 황금알’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VR(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 선점을 위해 삼성전자, LG 등 국내 기업들이 발 벗고 나섰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 HTC, 소니,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전자 및 IT 업체들도 속속 VR 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VR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디어와 대중문화에서부터 교육, 스포츠, 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다양한 시·공간 자유롭게 체험
미국의 전산학자 재론 래니어가 1989년 처음 쓰기 시작한 VR은 이용자에게 원격현전(遠隔現前, telepresence)을 경험하게 해 주는 시뮬레이션 환경 즉 사용자가 컴퓨터 등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에서 실제 현실인 것처럼 상호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집 안 거실에서 VR 기기를 쓰고 강원 평창 스키장에서 스키 타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이다.
박대수 KT 경제경영연구 소장은 ‘ 2016 한국을 바꾸는 10가지 ICT 트렌드’에서 “VR 기술을 통해 다양한 시·공간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도 있다. 고생대로 이동하여 공룡을 마주하거나 심해에서 기이한 생물들과의 대면도 가능하다. VR은 체험 가능한 세계의 폭을 확장하는 미디어 화수분과 같다”고 분석했다.
1940년대 미국의 항공 산업에서 개발한 조종사 훈련을 위한 비행 시뮬레이터가 VR의 효시다. 이후 1950년대 할리우드 공상과학 영화 등이 VR 기술 개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VR은 몰입감과 현전감(presence) 등을 높이는 기기들의 개발 부진과 고가 장비, 그리고 콘텐츠 부족으로 대중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VR은 삼성전자, 애플 등 국내외 기업들이 머리에 쓰고 가상현실을 경험하는 디스플레이 기기인 HMD(Head Mounted Display)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제품을 본격 출시하고 360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등 주변 기기와 VR 영상 플랫폼이 양산되면서 VR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영화, 게임 등 일부 분야에 관련된 VR 콘텐츠만 제작됐으나 이제는 의료, 학습, 건축설계, 관광,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VR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면서 VR 시장은 급성장하고, VR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영화·방송 등 대세가 된 VR
영국 투자은행 디지털 캐피털은 VR 기기 시장 규모가 2016년 40억 달러(4조8680억원)에서 2020년 1500억 달러(182조5500억원)로 4년 사이에 37배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대만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VR 시장(하드웨어+소프트웨어) 규모는 2016년 67억 달러(8조원)를 기록한 뒤 2020년에는 10배 이상 성장한 700억 달러(86조원)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V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삼성전자는 VR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제휴를 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VR 업체인 오큘러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했고 삼성전자 역시 오큘러스와 제휴했다. 구글은 수만 원대 저가 HMD 기능을 구현한 ‘카드보드’를 발매하며 VR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만 HTC, 중국 LeTV 등 중화권 기업들도 저가의 HMD제품인 ‘폭풍마경’ 등을 내놓고 VR 시장에 가세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강선도 부장은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양질의 V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PC, 카메라 업체뿐만 아니라 IT 기업까지 수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VR 시장에 뛰어들면서 VR기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VR 콘텐츠도 속속 제작돼 이용자들에게 이전과 전혀 다른 가상현실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실용적인 VR 기기와 콘텐츠가 속속 양산됨에 따라 의료, 쇼핑, 교육, 건설, 스포츠, 항공, 공연, 미디어,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가 생겼다. 특히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와 방송, 미디어에서의 VR의 영향과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
지난해 1월 열린 미국 선댄스영화제의 뉴프론티어 부문 상영작 14편 중 10개 작품이 VR에 기반을 둔 영화였고 VR 기술을 활용한 영화만 31개가 출품됐다. 또한, 모바일 앱으로 구현하는 VR 콘텐츠도 수십 개가 선보였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VR 영화 제작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VR 콘텐츠 업체인 버추얼 리얼리티 컴퍼니, VR 영화사 스토리 스튜디오 등이 VR 영화 제작에 나섰다.
이제 영화계에서는 VR 작품이 특별하고 신기한 볼거리가 아닌 하나의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VR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신문과 방송 등도 VR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015년 11월 정기 구독자에게 VR로 뉴스를 볼 수 있는 구글 카드보드를 배송했다. 또한, 신문기사가 묘사하고 있는 현장을 독자가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VR 앱인 ‘NYT VR’을 개발했다. 뉴욕타임스가 처음 올린 VR 뉴스 콘텐츠는 내전으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다룬 ‘난민(The Displaced)’이다.
뉴욕타임스뿐만 아니라 미국 통신사 AP와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 저널 등도 VR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VR 콘텐츠 업체인 엠블러매틱 그룹은 지난 2014년 ‘프로젝트 시리아’라는 VR 뉴스 콘텐츠를 공개해 이용자들에게 시리아 내전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성공 여부는 질 좋은 콘텐츠에 달려
언론사의 VR 저널리즘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독자들은 뉴스를 단순히 보는 것에서 벗어나 뉴스의 현장에 있는 것처럼 경험하는 방식으로 뉴스 소비패턴이 전환하고 있다.
방송사에서는 VR 방송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VR의 가장 큰 특성인 몰입감과 현장감을 방송에서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일부 방송사에서 VR 방송을 실험하고 있다. 미국의 VR 업체인 Next VR은 미식축구 경기와 대선후보 토론회 등을 VR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국내 방송사들도 스포츠 경기 등 일부 프로그램을 VR 방송으로 제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VR 본격화로 가장 큰 변화가 일고 있는 분야가 바로 게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미국의 VR 업체 보이드는 올 상반기까지 VR을 활용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VR 테마파크 ‘보이드 센터’를 건립한다. 이곳에서는 HMD 등 VR 장비 세트를 착용하면 시선의 변화, 동작, 터치가 VR 콘텐츠에 반영돼 몰입감과 생동감을 느끼면서 게임을 할 수 있다. 호주에서도 지난해 ‘제로 레이턴시’라는 VR 테마파크가 개장됐다. 이곳에서는 이용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전개하는 게임 방식인 프리롬(Freeroam)장비를 활용해 생동감 있는 VR 게임을 즐긴다.
물론 VR을 일반인 누구나 이용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일부 사람들이 VR 기기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착용하기 힘든 장비의 크기와 용량, 몰입감과 현장감의 부족, 기기의 비싼 가격 등도 개선해야 한다. VR 성공 여부는 콘텐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의 질 좋은 콘텐츠 제작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VR 시대가 성공적으로 만개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동안 영화, 게임 등 일부 분야에 관련된 VR 콘텐츠만 제작됐으나 이제는 의료, 학습, 건축설계, 관광,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VR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면서 VR 시장은 급성장하고, VR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