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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재결합한 연인, 어찌하오리까?
- 흔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인생이 각양각색이듯이 사랑도 천차만별이다. 인생이 어렵듯이 사랑도 참 어렵다. 그럼에도 달콤 쌉싸름한 그 유혹을 포기할 수 없으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헤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랑에 준비된 사람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는 미숙했던 지난날을 위로하고 남은 날의 성숙한 촉매제가 될 당신의 중년 사랑을 보듬는다. “최근에 아내와 재결합을 하게 되었어요.” “뭐라고요? 그럼 우리 관계는요?” “우리 관계는 달라질 게 없지요. 내가 아내와 재결합한 건 순전히 인간적인 연민 때문이고, 나는 여전히 경혜 씨를 사랑하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아내가 아니라 당신인 거죠.” “…….” 어이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일말의 안도감은 또 뭔가. 그런 소리를 듣고도 그와의 관계에 매달리고 있는 나는 또 뭔가. 그런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저 태도는 또 뭔가. 가증스럽다 할지, 뻔뻔하다 할지, 나를 두고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냐고 따져야 할지, 머릿속은 아우성을 치지만 말문은 닫힌 채 혼란스러웠다. 사실을 털어놓기까지 번민했을 그를 생각하면 내가 오히려 이해해야 하는 걸까. 아니, 어차피 내가 자기를 못 떠날 걸 알고 속 편하게 얘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심중, 그의 자세가 아니라 그가 헤어졌던 아내와 재결합했다는 사실이다. 이혼 20년 만에 만난 ‘뇌섹남’ 그와 사귄 지 5년째,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 첫 만남부터 우리는 서로 호감이 갔다. 같은 직장에서 만난 전 남편은 결혼 10년 차 무렵인 30대 중반에 도박에 빠졌다. 우리는 동갑내기 공무원 부부로 미래가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 그의 생활 태도를 나태하고 해이하게 했던 것 같다. 도박을 끊어보려고 노력을 안 했던 건 아니다. 단도박 모임 등에도 나갔지만 그의 의지는 매번 무너졌다. 도박 중독자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면서 몇 번의 스치는 만남이 있었지만, 오십 중반에 가슴 설레는 남자, 맞춤한 나의 인연을 찾았다는 게 보통 행운이 아니라는 건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사랑이 나이와 반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만남 자체의 기회도 점점 줄고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날 확률은 그만큼 희박하니, 포기하고 싶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저절로 포기하게 되는 게 중년 연애 시장의 생리이니. 그런 상황에서 이혼 2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사랑, 고단했던 지난 세월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행복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풍족하지는 않았어도 두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쪼들림이 없었고, 은퇴 후엔 연금이 있으니 경제적 이유로 남자를 선택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만큼 ‘사랑’이 중요한 요소였다. 사랑이 밥 먹여주냐고 하지만, 사랑한다면 상대에게 밥 정도는 먹여줄 수도 있다는 여유조차 품었다. 그랬는데 그는 나보다 모든 면에서 풍요로운 사람이었다. 유복한 집안에 자연계열의 명예교수라는 직업도 직업이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스포츠, 요리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진 점이 나를 더욱 매료시켰다. 지적인 데다 타고난 유머 감각은 수수 털털한 동네 아저씨 같은 그의 겉모습을 완성하는 필수 자질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것이다. 그의 세련되지 못한 외모조차 그가 가진 장점을 겸손하게 부각시키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눈엔. 콩깍지가 씐 거라면 영원히 벗겨지지 않기를! 또한 그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로 허물어지는 것은 순간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관계 유지를 위해 세 살 적은 내게 늘 존댓말을 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이른바 ‘뇌섹남’에 반한 것이다. 졸지에 내연녀로 전락 그는 여러 차례 외국 기업체와 협력 연구를 하면서 국내를 자주 비웠기 때문에 5년을 만나는 동안 평범한 일상보다는 출장을 겸한 외국 여행을 함께 자주 했다. 양보다 질에 치중하는 데이트랄까, 밋밋한 생활을 나누기보다 외국의 낯선 분위기에서 자극적이며 로맨틱한 시간을 보낸 추억이 그를 만나는 내 자부심을 더욱 부추겼다. 우리는 캡슐에 싸인 것마냥 둘만의 시간 속에서 즐겼기 때문에 서로의 신상에 대해 자주 물어보거나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그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이혼했고, 홀아버지가 계시며 아들이 둘 있는데 아버지를 닮은 영특한 머리로 사회에서 성공적인 위치에 있다는 정도가 다였다. 자신의 이혼 사유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고, 내겐 별로 중요하지도 않았다. 그랬던 그가 불쑥 아내와 재결합했다고 하니 충격일 수밖에. “그게 언제였나요?” “한 6개월 전쯤.” “뭐라고요? 6개월이나 되었으면서 그동안 왜 내게 말하지 않았던 거죠? 그리고 지금 말하는 이유는 뭔가요?” “경혜 씨한텐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요? 거듭 말하지만 경혜 씨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전과 같다니까요. 그리고 아내는 서류상 재결합한 거지 함께 살지도 않아요. 아내는 큰아들 집에서 지내기로 했으니까요. 나는 여전히 혼자 살고 있고. 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지금 내 아파트에 가서 확인해볼래요?” 적반하장이라더니. 도대체 이 남자는 뭘 믿고 이리 당당한 거야. 내가 그렇게 만만해? 내가 알던 그 사람 맞아? 당당한 그, 궁색한 나 “당신이 아내와 살든 안 살든 그게 문제가 아니예요. 졸지에 내가 당신의 내연녀가 되는 거잖아요. 우리 사랑이 불륜이 되는 거고요.” “꼭 그렇게 천박한 말을 가져다 우리 사이에 붙여야겠어요? 처음부터 내가 당신을 속인 것도 아니고, 도중에 아내와 서류상 합쳤다고 해서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건가요? 경혜 씨는 그깟 종잇조각 때문에 우리 사랑을 팽개쳐야겠어요? 그 정도로밖에 날 사랑하지 않나요? 거듭 말하지만 아내를 사랑해서 받아들인 게 아니에요. 늙고 병든 아내가 불쌍해서, 그 여자가 아내의 지위를 껍데기로나마 되찾고 싶어 해서 회복시켜준 것뿐이에요. 내 말 못 알아듣겠어요?” 말이 되는 것도 같고 안 되는 것도 같았다. 그에게 말려드는 느낌이었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찾아지지 않아 가슴만 답답했다. 아내에게도, 내게도 마치 시혜를 베푸는 듯한 말투는 또 뭔가. 아내에게 귀책 사유가 있었는데 세월 지나 용서해주기로 한 건진 모르지만, 나는 자기한테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런 꼴을 당해야 한단 말인가. “그래도 내가 이 일을 안 이상 우리 사이가 전과 같을 수는 없어요. 서류 따라 당신 마음도 결국 변할 거라고요.” 기어이 속내를 들켰다. 그가 우위를 점하도록 스스로 길을 터준 꼴이 아닌가. 계속 만나더라도 약점 있는 쪽은 그이니 내가 큰소리치면서 관계를 이어가도 시원찮을 판에 되레 저자세로 나가다니. 그의 전략도 이런 게 아니었을까. 아내를 두고도 당당하게 연인을 만날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자는. “정 그렇다면 하는 수 없지요. 경혜 씨 좋을 대로 하세요. 기어코 나와 헤어지겠다면 받아들여야지 별수 있나요. 저야 붙들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니까요.” 어라? 공을 이렇게 넘길 줄이야. 이런 말로 나에게 압박을 가해올 줄이야. 살살 몰아가다 결정 골을 넣자는 건가? “도대체 당신 아내는 어떤 사람이며, 나이가 몇이길래 당신이 그렇게 가여워하는 거죠? 이참에 물어볼게요. 도대체 당신네 부부의 이혼 사유는 뭐였나요?” 본질을 또 빗겨가고 있었다. 그걸 알아 이제 와서 뭘 할 거라고. 나는 분명 허둥대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나보다 다섯 살이 많아요. 경혜 씨에 비하면 완전 할머니죠. 죽을병에 걸린 건 아니지만 건강한 편은 아니에요. 이혼 사유요? 내가 말 안 했던가요?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났더랬어요. 연상의 아내가 바람이 나니 많이 당황스럽더라고요. 부부 사이에 나이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죠.” 상당히 의외였다. 아내가 얼마나 잘난 여자길래. 객관적으로 봐도 그보다 더 조건 좋은 남자, 멋진 남자가 흔하지는 않을 텐데, 부부의 일은 부부밖에 모른다더니. 아니, 이 남자의 말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 자신에게 귀책 사유가 있었는지 알 게 뭐람. 이혼한 사람 중에 자기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솔직히 몇 명이나 되나. 눈 한번 질끈 감아? “아내가 아니라 당신이 바람 난 게 아니고요?” 심사가 꼬여 있던 내가 이렇게 어깃장을 놓았다. “뭐라고요? 경혜 씨는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요? 나를 그렇게밖에 생각하지 않았나요?” 그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불씨가 엉뚱하게 튀고 있었다. “아니면 아닌 거죠, 뭐.”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실수를 무마하려 드는 나, 그 틈새를 파고드는 그. “경혜 씨에게 실망했어요. 나를 그런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니, 그럼 경혜 씨에 대한 내 사랑도 의심할 수 있겠군요.” “누가 그렇대요? 그냥 해본 말이니 불쾌했다면 사과할게요.” 지금 누가 누구에게 사과를 할 상황인가. 왜 점점 내 입지가 궁색해져가는지 당혹스러웠다. “내 쪽에서 문제를 만들었으니 여하간 미안해요. 하지만 우리 사이에 이상 없는 거지요? 그렇게 받아들여도 되는 거지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요. 하지만 너무 오래 생각하진 말아요. 거듭 말하지만 아내는 그냥 서류상 복귀이지 내 생활에 끼어들게 하진 않을 거예요. 자식들 엄마 대우로 충분해요. 그래야 애들한테도 떳떳할 것 같고요.” 그는 당장 헤어지자던 나의 처음 기세가 누그러진 것에 적이 안심했는지 긴장을 누그러뜨린 채 응대했다. 그는 시종일관 왜 이리 당당할까. 당당하다 못해 오히려 나를 주눅 들게 하는 이 화법은 뭔가. 나는 자꾸만 졸아들고 있다. 내 나이가 육십이다. 이 남자만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는 없을 것이다. 그의 말처럼 눈 질끈 감고 몰랐던 일로 하고 계속 만나? 아, 어찌해야 하나. ✽브라보 마이 러브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 2022-05-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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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속 세상을 내 방으로, ‘아쿠아 스케이프’
- 물의 흐름을 따라 일렁이는 형형색색의 수초들, 그리고 그 사이로 유영하는 물고기. 일상의 많은 자극을 잠시 멀리하고 수족관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은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취향대로 돌과 유목, 다양한 수초로 어항을 꾸미고,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이 늘었다. 여행도 운동도 즐거움이 잠시뿐이라면, 실내에서 꾸준히 즐길 취미로 ‘아쿠아스케이핑’은 어떨까? 수경 예술, 아쿠아스케이프는 Aqua(수중)와 Landscape(풍경)의 합성어로 이를 제작하는 행위를 아쿠아스케이핑(Aquascaping)이라 부른다. 다소 비주류적인 취미였지만 최근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물멍’(물을 멍하니 바라본다는 뜻의 신조어)으로 마음의 안정을 노리거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실내에서 즐길 취미를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도 올해 수산 양식, 수산업 경영 분야 등 아쿠아스케이프에 대한 기초 지식과 실무 능력을 익힐 수 있는 내용의 교과서를 개발할 정도다. AGA, IAPLC, KIAC 등 아쿠아스케이프 수조를 예술적 조형물로 심사하는 국제 대회도 매년 개최되고 있다. 대회에서는 수조를 촬영한 사진을 출품하면 심사위원들이 기술력, 독창성, 분위기, 장기 유지 가능성 등을 종합해 심사한다. 스무 해 동안의 ‘덕질’ 수경 예술의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원하는 크기의 수조를 준비하고, 이물질을 제거한 후 바닥재를 깔고 각종 장식을 배치한다. 그 후 나무에 수초를 끈으로 엮는다. 여과기 및 기타 장비를 설치하고 물을 넣은 후 2주 정도 지나 수초가 자리 잡으면 물고기를 투입한다. 일반적인 수족관의 경우 어류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집중했다면, 수경 예술은 수초가 중심이 된다. 수중 식물의 ‘서식 환경’이 더 강조된 형태다. 다양한 자연 소재를 통한 조형미를 추구함과 동시에 어류가 건강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만드는 독특한 작업이다. 박기민 작가는 수초, 돌, 유목 등을 활용해 수조의 환경을 아름답게 제작하는 사람, 아쿠아스케이퍼다. 2018년 KAC(한국아쿠아스케이핑 콘테스트, 현 KIAC) 특별상, 2019년 KAC 2위와 KAPS(한국관상어산업박람회) 수초 디스플레이 부문 은상을 거머쥐었다. 수경 예술 쪽에서는 꽤 알려진 전문가다. 이 분야에서 굵직한 이력을 가진 그도 처음엔 물고기 몇 마리 키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전주에서 식당을 하셨어요. 3m짜리 어항이 두 개 있었는데, 그때부터 자연스레 물고기에 관심이 갔어요. 직장에 다니면서도 물고기를 키웠죠. 물고기만 있으니 텅 빈 어항이 허전해 보여서 어떻게 꾸밀까 찾아보다 아쿠아스케이프라는 걸 알게 됐어요. 벌써 20년 정도 됐네요.” 관상어에 대한 관심이 그 주변으로 퍼져 수조의 구성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박 작가가 ‘물생활’(물고기를 키우는 취미를 뜻하는 신조어)을 시작할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아쿠아스케이프 교육 과정이 없었다. 대신 수경 예술의 기반이 마련된 일본의 자료를 많이 참고했다. 건설업에 종사했던 그는 일본에 출장 갈 때마다 틈틈이 수족관이나 수족관용품 숍을 찾아다니며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일본에는 수족관용품 브랜드 ADA(아쿠아 디자인 아마노)가 있었어요. 창립자는 다카시 아마노인데, 자연 풍경 사진작가였죠. 사진을 위해 우연히 물속에 카메라를 넣었던 게 ‘물생활’의 시작이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물속 풍경을 조금 더 아름답게 구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을 거예요. ADA가 수초와 물고기가 최적의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조명, 흙, 비료, 여과 시스템 등 다양한 재료를 개발했고, 각종 대회도 개최하면서 기반을 많이 닦아뒀어요.” 박 작가가 꼽는 수경 예술의 매력은 무수히 많다. 편한 시간 일부만 투자해도 아름다운 수조를 유지할 수 있고, 어떤 자연환경을 조성할지 고민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 예쁜 관상어까지. 이들이 번식하면 얻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한 배설물이나 알레르기, 소음, 산책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물고기가 노는 모습을 관찰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삶의 원동력이 된 물생활 이 때문인지 박 작가의 물 사랑은 취미를 넘어 더욱 짙어졌다. 결국 마흔네 살이 되던 해, 부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수족관용품과 관상어를 취급하는 ‘아쿠아리스모’를 창업했다. “40대 중반인 데다 원래 직업과는 다른 분야라 새로운 도전이 망설여졌어요. 아내도 처음에는 많이 반대했죠. 한 1년만 해보고 안 되면 다시 돌아갈까 생각도 했지만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라 치열하게 임했어요.” 취미가 직업이 된 후, 그는 소재의 구도와 배치에 대한 기본기를 다시 닦기 위해 건축학도 시절 전공 책을 펼쳤다. 관상어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대회 출품을 위해 사진 공부도 했다. 생물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전문가라도 모든 종류를 골고루 잘 키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물마다 좋아하는 수질이 다르고 남들과 같은 제품으로 세팅하더라도 지역마다 수질에 차이가 있으므로 미생물의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모든 수초가 만족할 수 있는 신비의 비료는 없으므로 수초들을 하나씩 관찰하면서 특정 영양분 결핍에 따른 증세를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쿠아스케이핑이 취미라면 키우고 싶은 물고기의 특성만 알아두면 되지만, 직업으로 하다 보니 연구할 게 많아요. 다양한 수초와 물고기를 한 번에 관리하다 보니 종류에 따라 맞춰야 할 물의 온도나 수질이 조금씩 달라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더라고요. 물고기들이 아프면 어떤 원인으로 이런 증상이 생겼는지도 알아야 하고요. 수산 생명 질병학도 공부했어요.” 반지하에서 시작한 ‘아쿠아리스모’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어느새 번듯한 2층짜리 건물에 입주했다. 박 작가는 현재 전국 각지 물생활 입문자들의 지표가 돼주고 있다. “관상어를 키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다 수경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는 순간이 오죠. 20년 전 저처럼요.” 이 작업에 적응하고 나면 한 단계씩, 막연히 품어왔던 이상적인 자연의 모습에 조금씩 다가가면 된다. 이때 필요한 건 기다림과 인내다. 2주 정도 지나야 수초가 자리 잡고, 물속 생태계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수경 예술 애호가들에게는 기다림 또한 취미를 향유하는 과정일 터. 기다림의 미학을 진정으로 느낄 순간이다. 초보 아쿠아스케이퍼를 위한 Tip 1 수조 조경을 시작할 때 소일바닥재, 조명, 이산화탄소 발생기, 여과기가 필요하다. 영양분이 함유된 소일바닥재와 조명, 이산화탄소 발생기는 수초의 성장을 돕는다. 여과기는 물의 흐름을 만들어 물이 부패하지 않도록 한다. 2 사육할 물고기의 종류와 원하는 수조의 스타일을 미리 생각해두면 좋다. 생물의 유형에 따라 수조의 크기, 수조 내의 수질 상태, 필요한 장비와 식물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3 수조를 세팅한 후 수초가 뿌리를 내릴 때까지 2주 정도 기다리는 것이 좋다. 물고기를 성급하게 넣으면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분진이 떠오른다. 수조 속 생태 환경이 천천히 안정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4 초보자라면 구피나 네온테트라를 추천한다. 구피는 단색과 줄무늬 등 종류도 다양하고 수질에도 크게 민감하지 않다. 네온테트라는 다른 종류의 물고기들과 잘 어울려 살기 때문에 여러 종을 함께 키우고 싶을 때 적합하다. 5 물고기가 예쁘다고 먹이를 여러 번 주는 경우가 있는데, 남은 사료가 물속에서 부패하면 암모니아가 과도하게 발생해 물고기가 죽을 수 있다. 6 관상어는 환절기 온도 변화에 따라 외부 기생충이 달라붙는 백점병을 흔히 겪는다. 물 온도를 28℃ 정도로 올려주고, 메틸렌블루 성분의 약품을 사용해 개선할 수 있다. 7 환수는 필수다. 육안으로는 깨끗해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을 2분의 1 정도 남기는 부분 환수를 추천한다. pH와 물속 박테리아를 조절하며 건강한 수조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2022-05-2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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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소통부터 일자리 연계까지
- 유튜브, 모델, 쇼호스트, 보디빌딩 등을 취미로 하다가 현역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는 시니어가 늘었다. 요리, 사진, 여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취미를 즐기고 싶은 시니어들이 참고하기 좋은 취미 플랫폼을 소개한다. 시니어는 소중하니까 시소 시소는 수채화, 홈가드닝 등 실내 수업인 정규클래스 ‘배움’과 미술 산책, 농장 나들이, 음악살롱 등의 실외 수업 ‘나들이’를 운영한다. 시소에서 취미 생활을 하는 시니어들은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취미만 즐기고 가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인생2막을 함께 위드플 위드플은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서로를 들여다보며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시니어 맞춤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테마형 여행 상품 ‘새로울지도’와 관심사를 향유하는 소그룹 커뮤니티 프로그램 ‘원데이 클래스’가 있다. 가이드가 아닌 전문가가 주제별 이야기를 가지고 함께 여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도전을 응원합니다 파파나나어드벤처 모델, 연기, 발레, 라이브쇼퍼, 크리에이터 활동이 하고 싶은 시니어라면,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는 파파나나어드벤처 플랫폼을 살펴보자. 어떤 수업이든 수강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취미가 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2의 커리어를 고민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참고하기 좋은 플랫폼.
- 2022-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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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노인 드론축구단 ‘유림어스’… "청춘을 담아 비상"
- 농촌에선 해 지면 할 일 없다더니 다 옛말인가. 전라남도 화순의 작은 창고에서는 매일 밤 드론이 힘차게 날아오른다. 시속 60㎞ 속도로 날아다니며 요란하게 부딪치고, 골문을 시원하게 파고드는 드론볼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손에 땀을 쥐게 된다. 다 함께 모여 동고동락하던 연습 시간, 그로 인해 일궈낸 값진 승리가 주는 희열 앞에서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 주어진 시간은 3분. 소형 드론을 감싼 드론볼을 공중에 떠 있는 골문에 집어넣어야 한다. 각 팀에선 5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수비수 3명, 길잡이 1명과 유일하게 득점이 가능한 스트라이커(공격수) 1명으로 구성된다. 수비수 드론은 골문을 지킨다. 길잡이 드론과 상대팀 수비수 드론이 치열한 육탄전을 벌인다. 길잡이가 비집어 길을 터놓으면 스트라이커가 눈 깜짝할 새 골대를 통과한다. 스코어보드가 올라가는 순간이다. 드론축구 경기는 3세트 중 세트 득실로 승부를 가른다. 한 세트만 해도 스무 골은 가볍게 터진다. 선수단 성향에 따라 전략도 다양하다. 수비수는 스트라이커가 선취점을 얻어낼 수 있도록 뒤에서 돕는가 하면,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상대 팀 스트라이커를 격추시켜 다시 못 날도록 바닥에 꽁꽁 묶어두기도 한다. 세트가 끝나기 전에는 드론을 감싼 기체가 파손되거나, 배터리가 방전돼도 선수를 교체할 수 없는 규칙 탓이다. 정비는 세트 사이 주어지는 5분 동안만 가능하다. 드론, 고요한 농촌의 밤을 가르다 화순의 농부들은 어쩌다 이 생소한 스포츠에 빠져들게 된 걸까. 하율호 단장과 평소 친분이 있던 박인철 유림어스 감독이 드론축구를 해보지 않겠냐고 꾸준히 제안한 게 시작점이 됐다. 하 단장도 처음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아는 드론이란 비료를 살포하기 위한 방제용이 전부였고, 무엇보다 생소한 스포츠에 도전할 마음이 선뜻 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박 감독은 지칠 줄 몰랐다. 그는 드론축구단을 운영해 나주 문평중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하고, 전남 영광에서 노인 대상으로 치매 예방을 위한 드론 교육을 진행한 경력이 있었다. 드론축구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했다. 줄곧 거절하던 하 단장도 연습용 드론이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모습에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설득만 어려웠지,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 단장이 알고 지내던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렸고, 참여 의사를 밝힌 농부 몇몇과 선수단을 창단한 뒤 4종 드론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국내 최초 노인 드론축구단 ‘유림어스’의 시작이다. 드론 띄우기도 어려워하던 평균 65세 농부들이 어엿한 드론축구 선수로 성장하기까진 수없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박 감독이 개인적으로 챙겨온 드론을 부수는 건 다반사일 정도였으니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재미가 붙자 연습 삼매경에 빠졌다. 정기 훈련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연습장을 찾아 드론을 날렸고, 유튜브를 보며 혼자 공부하거나 손자들에게 과외를 받기까지 했다. 이들은 내친김에 연습장까지 직접 마련했다. 쓰던 창고를 비워 애플수박 농사에 쓰던 그물망을 두르고, 선박에 두는 플라스틱 구명부환을 천장에 매달아 골대를 만들었다. 드론볼 부품을 미리 사서 ‘셀프 정비소’도 갖췄다. 정식 경기만큼 치열하지는 않지만 연습 중에도 드론볼이 부서지거나 드론이 자주 고장 나 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식 경기장 반절에 불과한 크기지만 이들이 열정을 불태우기엔 충분했다. 지난해 제1회 전남도립대총장배 전국드론축구대회에서 창단 7개월 만에 첫 승을 거뒀고, 지난 2월 열린 광주광역지회장배 드론축구대회에서는 당당히 4위를 차지하며 우수상까지 받았으니까. 이렇게 좋은 드론축구, 왜 안 하세요? 하율호 단장뿐 아니라 유림어스 선수들, 박 감독까지 입을 모아 말한다. 드론축구는 노인, 특히 도시가 아닌 농촌에 거주하는 노인에게 제격인 취미라는 것. 드론축구 선배로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드론축구는 경기 시간이 3분으로 짧기 때문에 순간 집중력이 좋아야 해요. 순식간에 내 편 네 편 할 것 없이 드론볼이 엉키기 때문에 내 드론볼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야 하고요, 정면이 어느 방향에 있는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내 드론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지도 모르고 애먼 곳 쳐다보고 있으면 질 수밖에 없거든요. 드론볼을 어떻게 움직여야 득점할 수 있을지 계산하려면 순발력도 좋아야 하고요.” 즐길거리가 비교적 다양한 도시와는 달리, 해 지면 꼼짝없이 집에 틀어박혀 TV나 봐야 하는 게 농촌의 현실이다. 그러나 드론축구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장비와 농기구 보관하던 창고만 있어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드론 국가자격증 취득도 크게 어렵지 않다. 최소 3명은 모여야 경기 출전 자격이 주어지므로, 훈련차 모여 인적 교류를 나눌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일반적인 스포츠에 비해 체력 소모가 덜하다는 점은 특히 매력적이다. 쉴 새 없이 머리를 써야 하니 치매 예방은 덤이다. 게다가 유림어스 선수단은 ‘국내 유일 노인 드론축구팀’으로 여러 차례 매스컴을 탄 덕분에 응원해주는 팬들도 생겼다. 경기가 끝나고 관객은 물론 상대 선수단의 응원과 박수갈채를 받노라면, 승패와는 무관하게 성취감과 자부심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노년기에 쉽게 느낄 수 없는 감정이기에 더욱 값지다. 이 모든 감정이 유림어스가 도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최근에는 화순군청이 시행하는 지원 사업에 응모해 5000만 원의 지원금을 따냈다. 이 돈은 화순에 드론축구 정식 경기장을 짓는 데 고스란히 쓰일 예정이다. 지금 사용하는 연습장 크기가 작아 경기할 때 거리감을 잃은 경험이 아쉬움으로 남은 탓이다. 더 많은 사람들과 드론축구를 즐기고픈 마음도 한몫했다. 건강한 열정이 옮겨붙은 덕분인지, 화순에선 지난 2월 새로운 선수단이 탄생했다. 40~50대로 구성된 유림어스 2기, ‘화순어벤져스’ 팀이다. 현재 6명이 모인 화순어벤져스와는 매달 셋째 주 월요일에 모여 합동 훈련 겸 대항전을 진행한다. 창단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젊어서 그런지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며 선배들은 내심 부러운 티를 낸다. 그래도 1기가 실력에선 훨씬 앞선다. 유림어스 3기이자 ‘국내 최초 여성 노인 드론축구단’의 탄생도 머지않았다. 유림어스 1기 선수단의 아내들이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작년에 드론축구 장비를 처음 맞출 때, 저희 선수단 모두가 아내 몫의 드론볼까지 미리 사뒀었죠. 3기가 창단되면 브라보에 가장 먼저 연락하겠습니다.” 하 단장과 선수단이 호탕하게 웃었다. 아직 3부 리그에 속한 유림어스의 목표는 2부 리그 승격이다. 물론 갈 길이 멀다. 3부 리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야만 2부 리그로 올라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 사전에 포기란 없다. 유림어스의 드론볼은 새로운 골대를 향해 오늘도 날아오르고 있다. [TIP] 나도 드론축구 즐기려면? 1 자격 요건 드론축구를 즐기기 위해서는 4종 드론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4종은 250g 이상 2kg 이하의 소형 무인동력비행장치에 대한 면허로, 온라인 교육만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다. 항공교육훈련포털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무인동력비행장치 4종(무인비행기) 교육을 수강하면 된다. 2 비용 드론볼, 드론 배터리, 충전기, 조종기 등 드론축구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하려면 1인당 약 130만 원이 든다. 드론볼의 경우 필요한 재료를 구매해 직접 조립해야 한다. 3 선수단 창단 및 합류 드론축구단에 소속돼야 드론축구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거주하는 지역의 지회, 지부의 팀에 합류하거나, 마음 맞는 사람들과 새로운 팀을 꾸릴 수도 있다. 경기 출전은 최소 3명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선수단 구성원도 3명 이상(수비수 2명, 공격수 1명)이어야 한다. 대한드론축구협회 홈페이지에서 선수단 창단 신청을 하면 된다. 그 외 드론축구를 연습할 수 있는 전국의 드론축구장은 대한드론축구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2022-05-1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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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골퍼 비거리 욕심에 허리디스크 생겼다면?
- 골프의 계절이 돌아왔다. 날이 따뜻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골프장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어졌다. 하지만 시니어들의 골프를 향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한 카드사가 골프장 이용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50~60대가 약 48%로 절반을 차지했다. 골프 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넓어져 골프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골프 인구는 현재 515만 명으로 집계됐다. 500만 명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골프를 시작하는 시니어들이 많아질수록 골프 부상을 겪는 환자도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골프가 정적인 운동이라 부상이 없을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다. 주된 부상 종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다. 대한스포츠의학회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허리·몸통 부상이 28~3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선수 생활 내내 허리디스크로 고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골프로 왜 허리가 아플까. 골프가 편측·회전 운동이기 때문이다. 특히 골프채를 힘차게 반복적으로 휘두르는 동작이 가장 큰 원인이다. 회전 운동은 척추뼈 사이의 완충 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를 쥐어짜게 해 디스크 손상을 유발한다. 또한 편측 운동 특성상 몸의 한쪽만 근육이 발달해 신체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등 허리디스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시니어가 이러한 부상에 노출될 위험이 20~30대보다 높다는 점이다. 디스크의 수분 함량이 노화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탄력성을 잃어 충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분 함량은 80%지만 50대를 기점으로 70%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 퇴행이 진행된 시니어일수록 골프 부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건강하게 골프를 즐기는 시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비거리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공을 멀리 날려야 한다는 욕심은 허리의 가동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동작으로 이어지고, 허리에 강한 충격이 순간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힘껏 스윙을 반복한 후 허리 통증이 느껴지면 무리한 동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두 번째 필요한 것은 스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다. 미리 관절과 근육을 늘려주면 스윙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다. 골프장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이 있다. 편안히 앉은 자세 혹은 서 있는 자세에서 손을 깍지 낀 채 머리 위로 쭉 뻗는다. 이 자세는 등과 허리 근육을 늘려 이완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이어 가볍게 상체를 좌우로 4~5회 돌려준다. 이런 노력에도 골프 운동 이후 허리디스크의 전조 증상인 요통이 느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물론 충분한 휴식과 냉찜질 등으로 초기 대처에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척추 퇴행이 진행된 시니어라면 보다 면밀한 체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는 요통을 가볍게 여기고 붙이는 파스 등으로 버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를 방치하면 디스크의 손상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허리가 약해진다. 이어 반복된 스윙으로 인한 충격에 디스크가 터져버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허리 상태를 판단하기보다는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와 이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와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방 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특히 편측 운동으로 생긴 신체 불균형은 추나요법을 통해 해결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비뚤어진 척추와 주변 근육을 적절한 방향을 밀고 당겨 신체 균형을 잡아주는 수기 요법이다. 이어 충격 등으로 경직된 근육과 인대는 침치료를 통해 긴장을 풀어준다. 특히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임상적 효과가 입증된 약침은 돌출 혹은 터진 디스크로 인해 생긴 염증을 빠르게 없애는 데 좋다. 여기에 뼈와 근육, 신경 재생을 돕는 한약을 체질에 맞게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번 주 골프 약속을 잡은 시니어들이여, 앞서 언급한 두 가지를 꼭 기억하자.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비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 그리고 스윙 전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을 하자. 즐겁게 취미로 시작한 골프로 골병 들 일은 없어야 한다. 허리 건강에 도움 되는 스트레칭 몸통 돌리기 스트레칭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서 있는 상태에서 깍지 낀 손을 머리 위로 뻗는다. 등을 쭉 늘려 몸을 이완시킨다. 이어 a상체를 좌우로 천천히 회전하는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이다. 여기서 시선은 최대한 정면을 향하도록 하고, 총 4~5회 정도 좌우로 가볍게 돌려주는 것이 좋다. 골프 하기 전 이 동작을 통해 뻣뻣한 상체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면 부상 방지에 효과적이다. 기역자 스트레칭 허리를 삐끗했다면 기역자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이 스트레칭은 골반이 올바른 위치를 찾아가도록 도와줘 허리 만족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동작이다. 아울러 복근 발달에도 좋아 코어 근육을 향상시킬 수 있다. 먼저 상체를 숙여 의자 등받이 윗부분을 잡는다. 허리는 살짝 아치를 만들어 골반을 앞으로 내민 자세를 취한다. 이어 어깨를 아래로 지그시 눌러 허벅지 뒷부분이 이완되도록 하고 척추 만곡 형태를 약 15초간 유지한다.
- 2022-05-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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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드론축구 어떠세요?
- 드론축구는 3분 동안 소형 드론을 감싼 드론볼을 공중에 떠 있는 골문에 집어넣어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다. 장비와 농기구 보관하는 창고 크기의 빈 공간만 있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일반 스포츠에 비해 체력 소모가 적고, 쉴 새 없이 머리를 써야 하니 치매 예방은 덤이다. 시니어 맞춤 신(新) 취미, 드론축구에 대해 알아보자. '유림어스'는 전남 화순의 평균 65세 농부들로 구성된 국내 최초 노인 드론축구단이다. 꾸준한 연습 끝에 지난해 제1회 전남도립대총장배 전국드론축구대회에서 창단 7개월만의 첫승을 거뒀고, 지난 3월 광주광역지회장배 드론축구대회 4위를 차지했다. 자격 요건 드론축구를 즐기기 위해서는 4종 드론 국가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4종은 250g 이상 2kg 이하의 소형 무인동력비행장치에 대한 면허로, 온라인 교육만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다. 항공교육훈련포털에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무인동력비행장치 4종(무인비행기) 교육을 수강하면 된다. 비용 드론볼, 드론 배터리, 충전기, 조종기 등 드론축구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하려면 1인당 약 130만 원이 든다. 드론볼의 경우 필요한 재료를 구매해 직접 조립해야 한다. 선수단 창단 및 합류 드론축구단에 소속돼야 드론축구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거주하는 지역의 지회, 지부의 팀에 합류하거나, 마음 맞는 사람들과 새로운 팀을 꾸릴 수도 있다. 경기 출전은 최소 3명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선수단 구성원도 3명 이상(수비수 2명, 공격수 1명)이어야 한다. 대한드론축구협회 홈페이지에서 선수단 창단 신청을 하면 된다.
- 2022-05-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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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력·체력·재력 없어도 즐기는 ‘파크골프’
- 시니어 스포츠의 꽃으로 떠오른 종목이 있다. 파크골프(Park Golf)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전국에 6만 4000여 명. 최근 1년 새 폭발적으로 그 수가 늘고 있다. 게임 규칙은 일반 골프와 같지만, 채 하나와 공 하나만 있으면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 무료 구장도 많아 생활 스포츠로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채 하나, 공 하나로 즐기는 스포츠 파크골프는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공원에서 즐기는 골프다. 파크골프 창시자는 일본의 마에하라 아츠시(前原懿) 전국골프회장이다. 홋카이도 마쿠베츠에 살았던 마에하라 회장은 자주 산책하던 엔베쓰 강의 하천 부지가 유휴지로 있는 것을 보고 활용 방법을 고민했다. 평소 즐기던 골프를 지형에 맞게 변형해보면 어떨까 고민 끝에 개발한 것이 파크골프다. 일본에서 시작한 파크골프는 이제 전 세계 60개 국가에서 즐기는 생활 스포츠가 됐다. 우리나라에 파크골프가 처음 들어온 건 2003년이다. 김윤덕 전 정무장관이 우리나라 노인들이 건강하게 나이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대한파크골프연맹을 설립, 국제파크골프협회와 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올림픽공원에서 제1회 한일국제교류파크골프대회를 열어 마에하라 회장을 초청, 파크골프 도입을 알렸다. 파크골프 경기 방식은 일반 골프와 같다. 대회가 아니라면 2~3명이 치기도 하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대회나 라운드에서는 4인 1조로 움직이고, 출발 지점부터 홀을 향해 공을 치며 코스를 도는데 가장 적은 타수로 홀에 볼을 넣는 사람이 승리한다. 파크골프는 파3(40~60m) 4개, 파4(60~100m) 4개, 파5(100~150m) 1개 등 9개 홀로 코스가 구성되는데, 1라운드는 18홀을 기준으로 한다. 파크골프가 고령층에게 인기 많은 이유는 채 하나, 공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지름 6cm의 플라스틱 공과 나무로 만든 길이 86cm 무게 600g의 클럽 한 개, 고무 티만 있으면 된다. 일반 골프에 비해 라운드를 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 골프채와 달리 클럽에 로프트가 없어서 공이 멀리 뜨지 않기 때문에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아 안전하다. 조부모, 부모, 자녀 3대가 같이 즐길 수 있어 가족 스포츠로도 인기다. 지자체 미래 동력 ‘파크골프’ 게이트볼을 즐기던 노인도, 허리나 무릎이 좋지 않아 골프를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시니어도 파크골프를 찾으며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자, 지방자치단체들의 미래 동력으로 파크골프장이 뜨고 있다. 파크골프장은 지역의 공원이나 하천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조성하고 운영한다. 최근에는 잘 조성된 파크골프장에 동호인들이 찾아와 하루 숙박하고 경기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파크골프장은 경기도 양평파크골프장과 강원도 화천산천어파크골프장이다. 양평파크골프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일반 63홀, 장애인 18홀)로 한 해 평균 6만여 명이 다녀간다. 규모가 큰 만큼 국제 대회나 각종 국내 대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산천어축제로 유명한 화천군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2년 연속 축제를 취소하면서 파크골프를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았다. 지난해 산천어축제를 열었던 공원에 18홀의 산천어파크골프장을 조성했고, 전국 동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화천군은 용암리 등 화천 곳곳에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계속해서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그 외에도 많은 지자체가 파크골프장을 늘려가고 있다. 여수시, 영천시, 청주시, 오송시, 합천군, 음성군, 보성군 등이 올해 파크골프장을 확충하거나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파크골프장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드는 데다, 하천 부지나 공원처럼 유휴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지자체의 관심이 더욱 높다. 골프장을 잘 조성해두면 전국의 파크골프인들이 지역을 찾아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도 크다. 파크골프장을 지자체에서 주로 운영하는 만큼 지역민들은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무료로 개방하는 곳도 많다. 18홀 2시간 경기를 즐기는 데 1만 원 이하의 비용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크골프가 생활 스포츠로 입지를 더욱 굳혀가면서, 대구시 수성구에서는 지역 최초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리틀파크골프단을 창단하는 등 고령층을 넘어 유소년으로 보급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고령층이 즐기면서 입소문을 탄 파크골프는 이제 가족 생활 스포츠로 거듭나고 있다.
- 2022-05-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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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꾼 왕기철 명창, "16살 까까머리, 명창 되기까지"
- 판소리계에는 유명한 왕가네가 있다. 그 중심에는 왕기철(59) 명창이 있다. 왕기철 명창의 동생 왕기석 명창뿐만 아니라 딸 왕윤정도 소리꾼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왕기철은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장으로서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판소리꾼이자 위대한 아버지, 그리고 스승인 왕기철 명창. 이 찬란한 5월에 그를 특히 만나고 싶었다. 서울특별시 금천구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안에는 ‘왕 카페’가 있다. 그곳이 어디인가 하면 다름 아닌 교장실이다. 바리스타는 왕기철 교장이다. 왕 명창은 교장실을 찾는 선생님들, 손님들에게 직접 커피를 내려서 대접한다. “요즘 시대에 교장이라 권위를 세운다고 세워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상대방이 인정해줄 때 나의 권위가 서는 거죠. 저는 우리 선생님들하고도 수평적인 관계라고 생각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먼저 인사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도 하면서 다가서려고 하죠. 그렇다고 해서 약하기만 한 교장은 아니랍니다. 하하.” 왕기철 명창은 1985년 제1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판소리 부문에서 금상 없는 은상을 받은 이후 전주대사습놀이, KBS국악대상을 휩쓴 ‘당대의 명창’이다. 소리꾼이라는 삶을 이어온 지 50여 년인데, 예술가의 까탈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그에게서 넘쳐흐르는 것은 행복한 기운이었다. “소리계에서 그래도 이름 좀 있는 사람이 교장으로 있으니까 학생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공연 단체에도 오래 있었잖아요.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거죠. ‘너희 세대는 나보다 훨씬 더 길이 열려 있다’고 응원해주고, 좋은 기운을 심어주려고 합니다. 교장으로서 제 목표는 다른 것이 없어요. 우리 학생들이 꿈을 꾸고 이루고 행복해하는 학교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스승 박귀희 명창 만나 소리꾼 돼 왕기철 명창의 판소리 오디션은 어느 날 갑자기 이뤄졌다. 왕 명창의 형인 故왕기창은 서울에서 판소리 공부를 하고 있었다. 왕기창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인 향사 박귀희 명창이 남자 제자를 뽑으려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8남매 중 일곱째인 동생 왕기철 명창에게 전갈을 보냈다. 당시 왕기철 명창은 전라북도 정읍의 시골에 사는 열여섯 살의 소년이었다. 그는 그저 형의 부름에 서울 구경을 할 수 있어 신이 났다. 박귀희 명창은 왕 명창에게 노래를 불러보라고 했고, 그는 ‘진도아리랑’을 불렀다. “형님이 잠깐 가르쳐준 대로 소리를 했는데, 뭐 잘했겠어요? 그런데 향사 박귀희 선생님께서 제 목소리를 듣고 마음에 든다고 바로 제자로 받아주셨어요. 아마 저의 여러 가지를 살펴보셨겠죠. 시골 촌놈에 옷도 남루하고 뭐 볼 것도 없는 저였는데, 선생님은 정말 제 인생의 은인이시죠.” 그렇게 왕기철 명창은 국악인의 길을 걷게 됐다. 박귀희 명창은 현재 왕기철 명창이 교장으로 있는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의 설립자다. 왕 명창은 국립전통예술고에 다니는 한편, 박귀희 선생의 학원에서 가야금 병창과 소리를 배웠다. 멀고도 어려운 소리꾼의 길, 왕기철 명창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다. “가야금과 소리를 함께 한다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가야금이 되면 소리가 안 되고, 소리가 되면 가야금이 안 되어 고생을 많이 했죠. 그때 학원은 종로 3가와 창덕궁 사이에 있었는데 그 길을 다니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소리를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속상해서… 노력해도 잘 안 되니까 속상해서 울었던 것 같아요.” 왕기철 명창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양대학교 국악과로 진학했다. 당시 한양대학교에서 판소리 전공자를 뽑은 것은 처음이지만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왕 명창은 ‘판소리 학사 1호’라는 영예로운 타이틀도 얻었다. 그는 “옛날에는 소리 하시는 분들은 배움이 많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석사, 박사까지 하는 분들도 많다. 소리꾼들이 학문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열어갈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왕기철 명창은 소리꾼으로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2001년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던 때라고 밝혔다. 판소리 전공자들은 대통령상을 받아야 명창의 반열에 올라선다고 생각한다. 왕 명창은 1999년, 2000년, 2001년까지 3수 만에 장원을 받은 터라 값진 노력의 결실이라고 느꼈다. 더불어 동생 왕기석 명창도 2005년에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왕기철 명창은 “형제 명창은 우리가 1호”라고 자랑하며 웃었다. 교육자 그리고 무대 왕기철 명창은 대학교 졸업 후 1985년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사가 됐다. 선생으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은 좋았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응어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국립창극단에서 활동하지 못한 것. 국립창극단은 국립극장 전속단체로서 판소리를 바탕으로 만든 ‘창극’을 통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 곳이다. 더욱이 동생인 왕기석 명창은 국립창극단 소속으로 활약을 펼쳤다. 현재 그는 국립민속국악원의 원장이다. 무대에서 소리를 하는 아우가 형은 부럽기만 했다. 왕기철 명창은 무대에 대해 타는 목마름을 느꼈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다. “동생의 무대를 보고 나면 그날 밤 내내 무대 생각이 맴도는 거예요. 무대에 너무 서고 싶은 거죠. 무대에 서야 살아 있다고 느끼니까요. 교직에 있으면 안정적으로 평생 일할 수 있어요. 내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 하니까 아내도 아이들도 반대를 하더라고요. 동생도 ‘형은 교육계에 계시는 게 어때’ 그랬는데, 저는 무대에 서겠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과감히 그만뒀죠.” 결국 왕기철 명창은 13년 2개월 만에 교단을 떠났다. 39세로 늦은 나이였다. 그러나 그의 열정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왕 명창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지만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단원 시험을 보고 1999년 국립창극단 단원에 합격했다. 왕기철 명창은 당시를 회상하며 “소리는 괜찮게 내는 것 같은데, 창극은 안 해봤기 때문에 연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 왕기석 원장이 롤모델이었다고 밝혔다. 왕 원장은 17세 최연소 나이에 단원이 되어 약 40년 동안 몸담았다. “국립창극단에 들어가서 동생과 같이 캐스팅되면 동생이 발은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몸을 움직이는지 이런 것을 계속 보고 배웠어요. 특히 1999년 완판 창극 ‘심청전’을 했는데, 저도 왕기석 원장도 심봉사 역을 연기했죠. 그리고 우리 딸 윤정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어린 심청 역에 오디션을 보고 붙어서 저와 같이 연기했어요.” 왕기철 명창은 14년 8개월 동안 국립창극단에 있다가 2013년 다시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 교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7년에 16대 교장이 됐다. 임기가 끝난 후 재임용에 도전해 지난해 17대 교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5년까지다. 박귀희 명창이 설립자이자 초대 교장이었는데, 그 길을 이어가는 왕 명창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딸과 함께 걷는 국악의 길 왕기철 명창의 딸 왕윤정(32)은 앞서 말했듯이 아빠를 따라 소리꾼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15대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창극단 정단원이 됐다. 왕 명창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는데 왕윤정이 특히 노래를 잘 부르고 끼가 있었다고. 다른 자녀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왕윤정은 왕기철의 딸이기 때문에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잘해도 본전’이었다는 그녀는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남들이 인정할 수 있도록, 내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았어요. 그래서 사춘기 때도 치열하게 열심히 했죠.” 왕윤정은 왕기철 명창에 대해 “아빠와는 친구 같은 사이이긴 한데, 선생님으로서는 엄격하셨다”고 말했다. 왕 명창은 “딸에게 기대도 컸고, 조심스럽기도 했다”면서 “딸이 아버지의 그늘 아래 있으면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딸의 마음을 헤아리는 위로의 말이었다. “딸이 저보다 더 실력이 나은 예술가가 됐으면 좋겠어요. 딸이 국립창극단에 들어가고 공연하는 걸 봤는데 소리의 추임새나 테크닉적인 부분도 괜찮고 이제 들을 만한 실력을 갖춘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고쳐주기도 하고요. 최근에 딸이 ‘리어’라는 작품을 했어요. 무용학원에 보냈어서 그런지 춤도 잘 추고, 무대에서 잘 보이는 예술 소리꾼이 됐더라고요. 그리고 딸이 저보다 성격도 좋답니다.” 지난 3월, 왕기철 명창은 20년 만에 국립극장에서 흥부가 완창 무대를 선보였다. 표가 보름 전에 매진될 정도로 기대감이 높았기에 그의 부담감 또한 컸다. 왕 명창은 최선을 다해서 연습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아쉬운 무대를 남기고 말았다. “공연날 아침에 일어나니 목소리가 확 바뀌었더라고요. 진단 키트 검사를 해보니 음성이어서 공연을 했죠. 그런데 갈수록 컨디션이 최악이었어요. 내 목소리가 이런 소리가 아니었는데 너무 속상했죠. 다음 날 다시 검사를 했더니 양성이었어요. 얼마나 속상하고 아쉬웠는지 몰라요.” 왕기철 명창은 인생의 마지막 완창이 흥부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아 다시 한번 무대에 서고 싶단다. 딸 왕윤정은 “저는 아빠가 건강만 하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시고 잘하시는 소리를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완창 무대를 한다는 것은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에요. 두 시간 이상 대사도 다 외워야 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하고, 목 관리도 해야 하죠. 이제 완창 무대는 안 하려고 했지만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은 우리 가족이 함께 예술 무대를 꾸미는 거예요. 왕기석 원장과 그의 딸 왕시연도 소리를 하거든요. 넷이 ‘왕가네 소리판’, ‘왕가네 소리 이야기’라고 해서 무대를 꾸미고 싶어요.” 왕기철 명창은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는 소리를 계속할 것 같다”면서 삶을 즐기면서 살 것이라고 했다. 왕 명창은 이전에 성대결절로 수술을 한 적이 있고 현재 98% 회복했다고 한다. 아직 2%는 회복하지 못했지만 “거의 다 되찾았으니 행복하다”면서 웃었다. 그의 긍정적인 생각이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틀림없다. “나이가 지긋하게 드는 것은 인생에서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60세에 은퇴했다고 해서 다 내려놓을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하고 싶었던 취미도 하면서 인생을 즐기면서 사셨으면 좋겠어요. 그동안은 가족들 생각하면서 열심히 사셨잖아요. 저도 그러려고 하거든요. 저는 무엇이든지 즐기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가 소리를 하면 행복한 무대를 만드는 거고, 그럼으로써 내 소리를 듣는 관객들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고 에너지를 얻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2022-05-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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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위한다면 실버타운이 정답"
- 호기심이 많다. 원체 돌아다니길 좋아해 여행을 자주 다녔다. 흥미가 생긴 분야는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공부하는 아빠’, 한의사 문성택 씨는 60대부터 9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을 만날수록 아쉬웠다. 식사만 잘 챙겨도 훨씬 나아질 텐데. 나이 들어서도 내 집, 집밥을 고집하는 부모님을 향한 걱정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버타운을 발견하자마자 생각했다. 이거다! 남편 문 씨가 아내 유영란 씨를 설득했다. 전국 실버타운 중 스무 군데를 추려낸 목록과 함께. 남편의 끈질김에 두손 두발 다 든 아내도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하고 함께 견학을 다녔다. 벌써 6년 전 일이다. 직접 다녀보니 ‘노인들 가둬두고 막 대하는 요양 시설’, ‘현대판 고려장’ 정도의 취급이 말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실버타운이야말로 나이 들어 고생하지 않고도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편견 때문에 노후 거주지로 고려조차 않는 게 안타까워 동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이 공빠TV의 시작이다. 처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때만 해도 입주자 정원을 채운 실버타운이 거의 없었다. 이제는 실버타운마다 대기자가 수두룩하다. 입주하려면 최소 몇 달, 몇 해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견학을 위해 방문한 실버타운에서 ‘공빠TV’를 보고 입주를 결심했다며 반가워하는 이들도 종종 만난다. 실버타운의 이미지 제고를 이끈 주인공, 공부하는 아빠 문 씨와 공부하는 엄마 유 씨에게 실버타운에 대해 물었다. 실버타운을 고를 때 무얼 체크해야 하나? 먼저 ‘일반 아파트형’이 아닌 ‘업체 관리형’인지 확인한다. 직접 분류하고 정의 내린 개념 중 하나인데, 업체 관리형은 운영사 측에서 고용한 직원들이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실버타운이다. 반면 아파트형 실버타운은 아파트와 똑같은 형태에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으나,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이 없다. 시설만 존재할 뿐 정작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일반 아파트형은 거르는 게 좋다. 다음은 보증금을 잃을 위험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로 전세등기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혹은 보증보험을 들 수 있는지 꼭 물어보도록 하자. 직접 방문 시엔 직원들 수가 충분히 많은지, 태도는 어떠한지도 눈여겨본다. 그 다음으로 식사가 건강식으로 운영되는지,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 현황이 어떤지 체크한다. 시설만 있을 뿐 관리가 안 되거나, 막상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과대광고에 속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운영자에 대한 파악이 중요하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경영 마인드가 어떠한지, 그동안 어떻게 운영해왔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경매’, ‘부도’, ‘파산’과 관련 있는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역시 직접 방문하기다. 직원들과 입주자들의 모습이 어떠한지, 실버타운 내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다. 실버타운에 들어가면 안 되는 유형도 있나?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신의 집과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분들이다. 고집 센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실버타운에 일찍 들어갈수록 더 오래 살 수 있다. 자가를 갖고 매일 직접 요리하며 밥 차려먹는 게 은근 고생스러운 일이라 늙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경제력이 약한 분들. 부부 기준 실버타운 생활비는 월 200만~300만 원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실버타운에 입주할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달 지불해야 하는 생활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알뜰실버타운, 즉 고령자 복지주택을 추천한다. 세 번째로는 공동생활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이다. 실버타운에는 공동생활 공간이 무조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낀 실버타운의 단점은 무엇이었나? 우선 좁다. 보통의 실버타운 전용률은 공동생활 공간을 제외하면 50% 내외다. 높아봐야 70%인데, 이마저도 많지 않으니 입주 초반에는 생활 공간이 좁게 느껴질 수 있겠다. 나이 제한도 아쉽다. 현재 실버타운 입주가 가능한 나이는 만 60세 이상이다. 또한 보통 80~85세가 넘어가면 암묵적으로 입주가 제한된다. 실버타운은 일찍 들어갈수록 건강과 비용 모든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에, 노인을 위한다면 미국처럼 만 55세로 제한 연령을 낮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비싸게 ‘느껴진다’는 점. 월 300만 원을 생활비로 한 번에 지출하려니 비싸게 느껴지지만, 자가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관리비, 식비, 운동 등의 취미 활동에 쓰이는 지출을 모두 합치면 크게 차이 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버타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고작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0.1%의 선택받은 사람만이 실버타운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버타운에 대해 공부할수록 이 점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실버타운을 택해야 할 이유는? 독신과 부부 등 가구 형태와 무관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로 좋은 실버타운을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입주율을 높여서 실버타운이라는 사업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실버타운을 포함한 실버 사업은 사실 돈이 안 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잘 운영되는 모범 사례가 생긴다면 실버타운 공급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버타운을 이용할 예비 입주자 입장에서도 실버타운 증가는 좋은 일이다. 양질의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니까. 지금 당장 입주할 수 있다면 어느 실버타운을 선택하겠는가. 현재 분양 중인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택하겠다. 고급형인 데다 막 지어진 신축 건물이고, 호텔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용률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보증금으로 자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가평의 청심빌리지, 강남에 있고 최신축 건물을 자랑하는 더시그넘하우스도 좋다. 언급한 곳들 말고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 많아 고민이다. 빨리 60세가 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실버타운에서 직접 살아보며 이점을 누리고 싶다. [TIP] 공빠TV가 추천하는 시니어 유형별 실버타운 부부 동반 입주형 부부가 입지와 주변 시설, 가성비, 전용률 등 다양한 요소 중 어떤 것을 기준으로 두느냐에 따라 갈린다. 가성비와 전용률 면에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를, 입지나 대형 병원 접근성 면에서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를 추천한다. 각종 인프라가 구축된 도심에 살고 싶거나 신축 시설을 이용하고 싶다면 서울의 더시그넘하우스가 좋겠다. 무조건 럭셔리형 90식으로 환산한 의무식과 2인 가구 부부 기준으로 생활비를 따졌을 때 1위는 더클래식500, 2위가 삼성노블카운티다. 서울 2호선 건대입구역에 있는 더클래식500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건너편에 건국대병원이 있고, 주변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있어 실버타운으로는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삼성에서 운영하는 삼성노블카운티 역시 최고급 실버타운으로, 행정구역은 용인이지만 수원 영통역과 가까우며 청명산과 기흥호수를 조망할 수 있어 전원형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1인 입주형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 가구에게는 입지와 가성비를 기준으로 용산 하이원빌리지,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 서울시니어스 강남타워를 추천한다. 문화 시설이나 쇼핑 시설 유무,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여성 가구에게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 성북 노블레스타워, 가평 청심빌리지가 안성맞춤이다. 가성비 추구형 보증금이나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한 전원형 실버타운이 좋다. 보증금이 저렴한 곳을 원한다면가평 청심빌리지(보증금 2000만 원), 미리내실버타운(보증금 5000만 원)이 좋다. 생활비가 저렴한 곳으로는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월 80만 원), 김천 월명성모의 집(월 90만 원)을 추천한다. 반려동물 동반형 현재 반려동물 동반 입주가 허용된 곳은 없다. 그러나 부산 오시리아의 롯데호텔 실버타운 1호점, VL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신축 실버타운에서는 가능해질 것이다.
- 2022-05-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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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맞춤형 취미 플랫폼 “소통부터 일자리 연계까지”
- 136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튜버 박막례(75), 최초의 시니어 모델 김칠두(67), 시니어 보디빌더 김철수(75)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젊은이들 못지않게 인생을 즐기는 시니어가 늘었다. 동년배들과 취미 활동을 즐기고 싶은 시니어라면 시니어 맞춤 취미 플랫폼을 주목해보자. 시니어는 소중하니까_시소 ‘시니어는 소중하니까’를 줄여 부르는 ‘시소’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시소는 크게 배움과 나들이, 생활도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 취미와 관련된 서비스는 배움과 나들이다. 수채화, 유화, 캘리그래피, 홈가드닝, 라탄 공예 등 실내 수업이 이뤄지는 배움은 정규 클래스로 운영한다. 나들이는 미술관을 관람하는 ‘미술산책’, 서울 근교 농장에서 가드닝을 즐기는 ‘농장 나들이’, 클래식 음악회 ‘시소 음악살롱’ 등이 있다. 정다혜 시소 매니저는 “체험으로 그치지 않고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원데이가 아닌 정규 클래스를 만들었는데, 수강생분들이 매주 보다 보니 서로 친구가 되는 효과도 있다”며 “배움도 나들이도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설계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미술산책’은 도슨트와 함께 매월 다른 전시를 관람하며, 당일 참석한 시니어들의 활동량을 관찰한 뒤 맞춤형으로 코스를 설계한다. 관람 후에는 반드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소통 시간을 가진다. ‘음악살롱’은 단순히 공연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연주자가 관객과 함께 음악·악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시소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신중년의 인생 2막을 함께_위드플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6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조사한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55.6%가 문화·역사·미술 등 주제가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시니어의 입맛에 딱 맞춘 여행 플랫폼이 있다. ‘사람과 함께’(With People)라는 의미를 담은 ‘위드플’이다. 홍순정 다음레저 대표는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어떤 계기로 만나 서로를 들여다보며 같이 여행할 수 있는 ‘여행 친구’가 정말 중요하다”며 “나이 들어가며 고독하지 않도록, 여행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친구도 만날 수 있는 시니어 맞춤 여행 상품을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위드플’에는 당일, 반나절, 숙박으로 이뤄진 여행 상품 ‘새로울지도’와 2~3시간 관심사를 향유할 수 있는 소그룹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원데이클래스’가 있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여행이든 클래스든 테마가 있고, 여행 가이드가 아니라 실제 전문가가 함께한다는 점이다. 클래스에서는 숲해설가가 남산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숲 냄새를 맡아보고 솔방울을 만져보는 등 다른 시각으로 숲을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건축가가 임장투어를 하며 홍대의 문화 상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이야기해준다. ‘새로울지도’ 역시 주제를 가지고 운영되며, 최근에는 일주일 살기를 해보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강원도 인제 ‘시골살이’를 기획했다. 도전을 응원합니다_파파나나 어드벤처 시니어에게 제2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플랫폼 ‘파파나나 어드벤처’는 시니어 ‘파파나나’의 새로운 ‘어드벤처’(모험)를 응원한다. 모델, 연기, 발레, 라이브 쇼퍼, 크리에이터 클래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패션, 음식, 재무 관련 클래스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교육을 수강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취미가 현장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다. 하영진 파파나나 어드벤처 교육이사는 “시니어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 요양원에서도 클래스가 오픈될 정도인데, 제대로 된 일자리 생태계가 없어 취미로만 그치는 점이 아쉬웠다”며 “파파나나 에이전시를 통해 라이브 쇼퍼, 시니어 모델,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가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동 파파나나 대표는 “큰 벌이가 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취미가 일자리로 이어졌을 때 삶의 원동력을 얻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며 “제2의 다양한 삶을 꾸려나가는 시니어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2022-05-04 0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