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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세 노인 연령 기준 높아지나… 70대까지 거론
- 저출산·고령화가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만 65세 이상인 노인 연령 기준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100세 시대에 노인의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연금 재정 고갈 등의 문제가 불거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이후 40여 년 만에 노인 연령 기준이 바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노인 연령 기준·정년 재검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고령위’)는 지난 3월 28일 회의를 갖고 ‘윤석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7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정부는 “고령화 심화를 고려하지 않고 인구 팽창기에 도입된 제도를 지속 운영해 재정건전성·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다”며 “노인의 사회 참여 욕구, 건강·소득 수준 변화 등을 고려해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연령 기준을 재점검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연령 기준이 만 65세가 된 지도 40년이 넘었다.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에서 경로 우대 기준이 65세 이상으로 정해지면서다. 그러나 그간 의학 기술의 발달 등으로 노인의 건강 상태가 좋아졌고 노인의 기대수명이 늘어나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목소리가 높다. 노인법지법 제정 당시에는 기대수명이 66.7세였다. 2020년의 기대 수명은 83.5세까지 늘어났고, 2070년에는 기대수명이 91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의 노인 스스로도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서울시가 발표한 '2022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 기준은 평균 72.6세로 나타났다. 법적 기준인 만 65세보다 7.6세나 많다.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1957년 이전 출생자 3010명을 대상으로 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빠른 고령화와 반대로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950만 명에서 2030년 1306만 명, 2040년엔 1725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올해 3637만 명에서 2030년 3381만 명, 2040년 2852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고령인구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6.1에서 2030년 38.6으로 높아진다. 2040년에는 현재의 두 배가 넘는 60.5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70년에는 노년부양비가 100.6까지 치솟을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1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을 줄이고, 100세 시대인 만큼 일에 대한 욕구가 강한 고령층이 많은 까닭에 정부는 정년 연장도 논의한다. 현재 법적 정년은 만 60세다. 정부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재고용·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제도’를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사회 공헌의 욕구가 크고 직무 전문성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까지 고려해 사회서비스형·민간형 일자리 비중도 확대할 예정이다. 노인 연령, 70대까지 오를까? 노인 연령 기준이 중요한 이유는 주요 노인 복지 제도가 만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49개 주요 복지 제도 중 49%인 24개 사업이 65세 이상의 연령을 기준으로 했다. 대표적인 노인 복지 제도는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중교통 무임승차 등 경로우대제, 공공형 노인 일자리, 독감·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 이동통신비 감면, 행복주택 공급 등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노인 복지 제도는 지하철 무임승차다. 사회가 고령화 되면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지하철 무임승차 인원이 증가해 지자체는 적자난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21년 적자 9644억 원에서 무임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9%인 2784억 원에 이른다.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노인 연령 상향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구시에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이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국민 연금 수급 시기이다. 정년이 연장되고 노인 연령 기준이 상향되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도 늦어진다. 국민연금은 제5차 재정 추계 시산 결과 2055년 기금이 고갈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국민연급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면 연금 확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만 59세까지 의무 가입해 만 63세에 수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령화에 맞춰 수급 개시 연령은 오는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5년마다 1세씩 늦춰지도록 사회적 합의를 봤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하다며 지난 1월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에서는 수급 개시 연령을 67세까지로 더 늦추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70세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의 상향과 노인 노동 시장의 활성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2025년부터 1년씩 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면, 5년 후인 2030년에는 연간 4분의 1 이상의 급여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김원식 교수는 수급 연령 상향과 함께 현재의 정년 기준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건강수명이 70세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제활동을 통한 경제적 독립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60세로 돼있는 법정 정년은 상향보다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년이 상향되면 강성 노조의 근로자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노인 연령 기준을 2025년부터 10년 단위로 1세씩 올리는 단계적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도입할 경우 2100년에는 노인 연령 기준이 73세가 되고, 노인부양률은 60%가 된다. 이는 65세 기준 노인부양률보다 36% 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만 이태석 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은 “노동 시장과 교육 시장 등 전반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하면 이렇다.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정년 연장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보 없이 노인 기준 연령을 늦추면 노인 빈곤율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통해 답을 찾을 수도 있다. 일본은 국민연금·후생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이며, 정년은 기업이 정년 폐지, 정년 연장(65세까지), 계속고용제도(65세까지 계약직으로 재고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노령·유족·장애인연금(OASDI)의 수급 개시 연령을 66세 이상으로 규정했으며, 정년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앴다. 독일은 법정연금보험 등의 공적연금(GRV)의 수급 개시 연령을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상향하고 정년 역시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할 방침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1년 ‘노인 연령 기준의 현황과 쟁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은 단지 복지 재정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한 노인들의 행복한 삶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대가 참여해 합의를 도출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2023-04-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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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인 단상] 후기청년 세대 단단해지려면
- “곱고 희던 그 손으로/넥타이를 매어주던 때(중략)/인생은 그렇게 흘러/황혼에 기우는데/다시 못 올 그 먼 길을/어찌 혼자 가려 하오/여기 날 홀로 두고/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故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의 노랫말 중 일부입니다. 김광석은 통기타 하나로 시대의 아픔과 대중의 삶을 전달한 음유시인입니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는 1995년에 가수 김목경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른 것으로, 김목경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런던에 살 때 건너편 집 부부의 모습을 보고 노래를 완성했다”고 했습니다. 1980년대 런던에 사는 60대 부부의 이야기인 셈입니다. 요즘 60대를 인생의 황혼기로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의학의 발달 등으로 사람의 신체·건강 나이는 젊어졌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지난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나이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나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 나이보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나이보다 더 어리게, 더 늙지 않게, 아이들처럼 재미있게 살고 싶어 하는 ‘어른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통계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2021년 기준 우리 국민 평균수명은 83.6세입니다. 1950년대 초반 48세(유엔통계)였으니 70년 사이 1.7배나 늘어난 셈입니다. 평균수명은 더 늘어날 것입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67년 평균수명은 90.1세입니다. 유전학자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인류의 평균수명이 113세에 이를 것”이라고 했고, 진화 인류학자인 카델 래스트는 “평균수명 120세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법을 보면 소년을 19세 미만(소년법 2조), 청년을 19세 이상에서 34세 이하(청년기본법 3조1항), 노인을 65세 이상(노인복지법 2조5항)으로 각각 규정합니다. 중년은 35세 이상에서 65세 미만입니다. 정신·신체 나이는 늘어만 가는데, 법은 과거에 머물면서 고용·사회 안전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바꿔야 합니다. 청·장·노년의 기준을 바꾸고 정년을 늘려야 합니다. ‘대한민국 인구 트렌드 2022-2027’의 저자 전영수 한양대 교수는 “청년은 10~39세, 중년은 40~69세, 노년은 70세 이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교수는 “그래야 젊은 베이비부머가 한국 사회의 빚이 아닌 힘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그렇게만 해도 인구절벽에 직면한 대한민국은 건강한 생산연령인구 300여만 명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세대 역할의 변화도 불가피합니다. 인간의 긴 수명으로 인해 ‘나이가 곧 계급’이라는 인식은 재고돼야 합니다.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의 멘토가 될 수 있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면 50+세대 일자리가 늘어도 일터는 정상 작동할 것입니다. 부모 자식, 선·후배 간 관계도 보다 수평적으로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지령(誌齡) 100호를 맞아 그런 변화를 추적했습니다. 마크로밀 엠브레인과 함께 전국의 40~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자신을 중장년(33.8%)보다는 X세대, 낀 세대 등(62%)으로 보는 응답자가 더 많았습니다. ‘실제 나이보다 젊게 느낀다’는 응답이 65%였고, 10년 이상 젊게 느낀다는 응답자도 14.4%나 됐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4050세대를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로 ‘후기청년’을 제시하는데, 68.4%가 자신을 후기청년으로 부르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젊어진 중년, 그래서 스스로를 청년으로 칭하는 이들의 미래가 녹록지는 않습니다. 100세 시대, 120세 시대가 다가오는 것에 대해 절반 이상이 ‘걱정된다’, ‘겁난다’, ‘절망적’이라고 답했습니다. 법적으로 노인이 되는 65세 이상이 되어도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73%에 달했지만 정작 ‘계획대로 노후 일자리 준비를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13%에 그쳤습니다. 노인 연령 기준을 높이고 정년을 연장하는 사회적 논의가 활발합니다. 정년연장•폐지에 대해선 2030세대도 80%가 동의합니다. 연금 개혁 방안도 정부 차원에서 마련 중입니다. 20년 가까이 된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의 개정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줄어든 아이 울음소리와 늙어가는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면 생애주기 전체를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그런데 ‘브라보 마이 라이프’ 설문조사에서 후기청년들의 절반 이상은 자신들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당하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청년 세대(후기청년을 포함한)야말로 출산과 육아, 고령화 부담을 직접 책임지는 세대입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청년 세대가 단단해지려면 세대 전체를 아우르는 규준과 역할은 물론 교육과 보육, 주거 등 정책을 재정립해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고통받을 수 있는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합니다. 시기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 2023-04-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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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직업백과 ③주택관리사] 정년 없고 취업 용이해 제2직업 선호도 높아
-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세 번째 순서로 ‘주택관리사’에 대해 알아봤다. ◇ 주택관리사, 왜 유망할까? 2020년 4월부터 주택관리사 의무채용이 확대가 되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공인중개사와 비슷하게 응시자격 제한이 없고, 나이 70세까지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장 아파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관리하고, 주민들이 결정한 일을 진행하는 관리자다. 최근 공인중개사와 함께 꾸준히 인기가 있는 직업으로, 안정적인 고정 급여가 장점이다. 입주자대표회의 시 이해 갈등 조정 능력이 요구되며, 유사 업무 경험이 있다면 유리하다. 여성 주택관리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흔히 ‘아파트관리소장’ 등으로 알려진 ‘주택관리사(보)’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을 운영 관리하며 입주민들의 생활에 편의를 제공한다. 시설 관리뿐만 아니라 관리사무소 직원 관리, 민원 해결 등 다양한 소양과 업무 능력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업계에서는 사회 경험이 많은 중장년을 선호하는 경향이다. 공동주택, 아파트, 빌딩의 관리소장 또는 공사 및 건설업체의 운영·관리 책임자로 취업하거나 합동사무소나 주택관리업체를 창업하는 형태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정년 없이 활동 가능한 덕분에 제2직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업무는 크게 행정 관리와 기술 관리로 나뉜다. 먼저 행정 관리의 경우 예산 편성 및 진행, 관리비 산정 및 징수, 물품 구입 등 회계 관리를 비롯해, 사무(문서 작성 및 보관), 홍보(화보 발간), 인사(관리사무소 행정 및 기술 인력) 등을 이른다. 여기에 입주자 관리까지 담당하게 되는데, 일반 민원 처리는 물론 입주자대표와의 논의 등을 진행해야 하기에 소통 능력이 요구된다. 기술 관리는 건물의 유지 보수, 소화 설비, 안전 교육, 전기·가스·배수 및 승강기 설비 등의 업무를 아우른다. 장비 관리 및 유지 보수 등을 통해 입주민들의 안전 보장과 더불어 주택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커리어넷 직업정보에 따르면 주택관리사는 리더십과 통솔력, 책임감, 공정함 등을 갖춰야 한다. 입주민들 간의 각종 이해관계와 요구사항들을 조화롭게 중재하여 해결하는 합리적 사고방식과 문제해결능력, 대인관계능력도 필요하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전현국 대리는 “관리사무소장(주택관리사)은 공동주택을 전문적이고 계획적으로 관리하여 입주민의 생활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행정·기술 등 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다. 책임자로서 근무의 어려움이 따르지만 인간관계를 중요시하고 활기찬 성향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주택의 증가와 의무 관리 대상 아파트 및 주택관리사 의무 채용 확대 등으로 주택관리사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의무관리대상 아파트란? 해당 아파트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자(주택관리사)를 두고 자치 의결기구를 의무적으로 구성하여야 하는 등 일정한 의무가 부과되는 아파트를 말한다(규제「공동주택관리법」 제2조제1항제2호). 의무관리대상 아파트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규제「공동주택관리법」 제2조제1항제2호 및 규제「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조).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 △150세대 이상으로서 승강기가 설치된 아파트 △150세대 이상으로서 중앙집중식 난방방식(지역난방방식을 포함)의 아파트 △규제「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 외의 시설과 주택을 동일건축물로 건축한 건축물로서 주택이 150세대 이상인 건축물 △1.부터 4.까지에 해당하지 않는 공동주택 중 전체 입주자등의 3분의 2 이상이 서면으로 동의하여 정하는 아파트 ◇ 주택관리사, 나도 될 수 있을까? 주택관리사가 되려면 먼저 국가자격인 ‘주택관리사보’를 취득해야 한다.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합격 후 일정 기간 실무 경력을 쌓으면 ‘주택관리사’로 인정받을 수 있다. 주택관리사보는 응시 자격 제한이 없으며, 시험은 1차, 2차로 나뉜다. 1차는 회계원리, 공동주택시설개론, 민법, 2차는 주택관리 관계법규 및 공동주택관리에 대한 내용이다. 응시생들의 합격률을 살펴보면 2차보다 1차 합격률이 저조하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차 시험 합격률은 평균 15.5%로 타 자격시험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 같은 기간 2차 시험 합격률은 평균 70.9%로 1차에 비해 월등히 높다. 주택관리사로 경력 인정 받으려면? △50세대 이상 50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장으로의 근무 경력 3년 이상 △50세대 이상 공동주택관리사무소의 직원(경비원, 청소원, 소독원은 제외함) 또는 주택관리업자의 직원으로서 주택관리업무에의 종사경력 5년 이상 △한국토지주택공사 또는 지방공사의 직원으로서 주택관리업무에 종사경력 5년 이상 △공무원으로서 주택관련지도·감독 및 인·허가 업무 등에 종사경력5년 이상 △주택관리사단체와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공동주택관리와 관련된 단체의 임직원으로서 주택 관련 업무에 종사한 경력 5년 이상 △앞에 언급된 경력을 합산한 기간 5년 이상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73조) 이에 전현국 대리는 “주택관리사(보) 1차 시험 과목은 민법, 회계원리, 공동주택시설개론으로 평소에 접할 일이 없는 내용이라서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차분히 습득하길 권한다. 2차 시험은 공동주택 관련 법규, 공동주택관리실무로 1차보다는 공동주택의 관리업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내용들로 구성된다. 아파트에 거주하시거나, 평소 관리사무소와 단지의 상황을 관심 있게 봐뒀다면 좀 더 쉽게 접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응시 현황을 살펴보면 전 연령대 중 50대 응시자가 가장 많다. 합격자 수도 마찬가지다. 가령 2022년의 1차 시험의 경우 50대 합격자는 1482명으로 20대(48명) 합격자의 30배가 넘는 수치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수치가 실제 50대 주택관리사의 수요가 높은 현상을 보여주는 결과라 해석했다. 전 대리는 “주로 40~50대 쯤 퇴사를 하는데, 정년이 없다는 장점 덕분에 주택관리사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일찍이 주택관리사를 선택하는 젊은 세대도 늘어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정년이 없는 것과 더불어 자격증 취득 후 취업으로의 연결이 용이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자격증 취득 후 주택관리사(보)가 되면 법규상으로는 500세대 이하의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장으로 배치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제 막 자격만 취득하고, 주택관리에 대한 경력이 없다면 즉시 현장에 관리사무소장으로 배치되기란 쉽지 않다. 대한주택관리자협회 관계자는 “매년 2차 합격자 발표가 날 때 쯤,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위탁사(주택관리업자)들은 공채를 모집한다.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관리사무소장 배치 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교육·안전 홈페이지를 통해 의무교육을 미리 받아두거나, 협회 산하 각 시도회에 문의해 취업 관련 오리엔테이션 등에 참여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Interview] 정우석 주택관리사 “정년 없이 워라밸 지키며 일할 수 있어 만족해” 2018년 주택관리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정우석(42) 씨는 현재 일산의 한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체로 50~60대가 선호하는 직업이었던 주택관리사에 일찍이 관심을 보이게 된 건 친구 어머니의 조언 덕분이었다. “친구 어머니께서 주택관리사 일을 하셨어요. 정년 없이 능력이 되는 한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 진입 장벽도 높지 않다며 추천해주셨죠. 그런 설명이 제겐 설득력 있게 다가왔어요. 그렇게 2018년에 자격증 시험 준비를 시작해서 그해에 취득했습니다. 이전에 부동산 관련 일을 했었는데, 그런 부분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시험 과목이 유사해 공인중개사와 연달아 준비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정우석 씨는 자격증 시험 합격 후 한 달 여 만에 취업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는 시험 준비부터 취직까지 탄탄대로 흘러간 셈. 그는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자격 취득 후 구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1년 이내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취업 후 업무 환경과 강도는 어떨까? 주택관리사 6년차, 정우석 씨는 현재 하는 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기본적으로는 9시 출근 6시 퇴근이 보장되고,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이나 대체 휴일 등이 잘 이뤄진다는 게 주택관리사의 장점인데요. 사실 어떤 사업장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업무 환경이나 강도는 다를 수 있어요. 저도 예전에 일했던 곳은 업무 강도가 센 편이었죠. 이 또한 어느 정도는 구직자가 선택적으로 조절 가능하다고 봐요. 만약 업무 강도가 세더라도 주택관리사로서 어떤 목표를 이루고, 수입도 올리고 싶다고 하면 그에 맞는 사업장에 지원하면 되고, 아니라면 규모가 작고 월급이 적더라도 좀 수월한 곳을 찾으면 되니까요.” 관리소장으로 일하며 정우석 씨가 체감하는 주택관리사의 주요 덕목은 대인 관계와 소통 능력이다. 아무리 행정과 관리 업무를 잘해도 입주자나 입주자 대표와 마찰이 생기면 업무가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입주민과의 다툼으로 쫓겨나듯 해고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때문에 이런저런 민원을 응대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주택관리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 팔방미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계나 운영 관리는 물론이고 법령에 대한 정보나 기술적인 부분도 숙지해야 하니까요. 그 중에서도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건 입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봐요. 아무리 작은 단지라 해도 150세대고, 많게는 2000세대도 관리해야 하는데, 수백 수천 명의 사람을 응대하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때문에 정서적 노동 강도가 적지 않은 편이죠. 대인 관계가 어렵거나 이러한 감정 노동을 원치 않는 분이라면 이 일이 힘들 수도 있어요.” 정우석 씨 역시 입주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주택관리사로서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가며, 체력이 되는 한 이 일을 오랫동안 해나갈 계획이다. “한때는 이 일로 어떤 경지까지 올라가겠다, 돈은 얼마를 벌겠다는 포부도 있었는데요. 요즘은 그런 욕심이나 집착을 버리고, 일 이외의 삶에도 충실하려고 해요.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이라고도 하죠. 한 20~30년은 능력이 닿는 한 이 일을 하면서, 제 일상을 돌보고 싶습니다. 그런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는 게 주택관리사라는 직업이 갖는 메리트이기도 하죠. 한편으론 그런 점에서 현역 때보다는 더 유연한 직업을 원하는 퇴직자들이 주택관리사를 선호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자료 제공 및 도움 대한주택관리사협회
- 2023-03-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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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 조건부 면허 제도로 해결될까?
- 지난 8일 전북 순창군 구림면에서 70대 운전자가 운전한 1t 트럭에 치여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 운전자 빠른 증가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고령 운전자 수는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2년) 고령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은 4.6% 수준이고,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는 10.2%의 증가 추세에 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1년에는 전국 402만여 명, 2022년에는 438만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국회입법조사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이면 전체 고령 인구의 절반 가량인 498만 명이 운전면허 소지자일 것으로 예상한다. 고령화에 따라 고령 운전자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또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운전자 연령별 운전 미숙으로 인한 차량 단독 사고·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체의 30%에 달했다. 51~60세가 21%로 뒤를 이었지만, 나머지 연령대는 5~13%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운전면허증 반납’이다.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인센티브(지자체별로 교통카드 또는 지역 화폐로 약 10∼50만 원 수준의 혜택)를 제공하는 제도 또한 운영하고 있다. 운전면허증 반납으로 인한 혜택이 주어지자 스스로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고령자 운전면허증 반납 건은 2018년 1만 1917건에서 2019년 7만 3293건으로 대폭 늘었고, 2021년에는 8만 3997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고령 인구 증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고령의 운전자들이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 후 택시기사 또는 배송·배달기사로 일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택시기사 24만 9958명 중 70대 이상이 13.9%, 60대가 49.6%였다. 10명 중 6명 이상이 60대 이상인 셈으로 운전을 업으로 삼는 기사들이 고령화됐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정부는 운전면허증 반납과 함께 고령 운전자 적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65~75세 미만은 5년, 75세 이상은 3년마다 적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면허 취득 및 갱신 시 7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한 치매 검사와 교통 안전 교육도 의무화했다. 그러나 현재 적성 검사는 컴퓨터로 진행되며 실제 주행 실력이나 기능 실력 검증을 하지 않는다. 실제 운전자의 대응 능력을 평가하지 못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조건부 면허 제도 도입되나? 이에 따라 고령 운전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해외에서 시행하는 ‘조건부 면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운전 능력에 따른 운전 허용 범위 차등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운전 허용 범위를 달리하는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고, 실질 운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의료 평가와 실제 차 주행 평가를 병행 실시한다. 미국은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운전 거리, 시간, 속도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한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한다. 주마다 운영 방식이 다른데, 대부분 의료 검진, 도로 주행 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70세 이상 운전자는 운전면허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의료 평가에 따라 보충적 주행 능력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일리노이주는 75세에서 80세 사이의 운전자는 4년, 81세에서 86세는 2년, 87세 이상은 매년 주기로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일본은 71세 이상 운전자는 3년마다 면허 갱신을 해야 한다. 70세 이상은 갱신 시 고령자 강습을 수강해야 하고, 75세 이상은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 2020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일정 교통 법규 위반 경력이 있는 75세 이상자는 임시 인지 기능 검사 및 실제 차 평가에 해당하는 운전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더불어 일본은 2017년 고령 운전자의 사고 방지를 위한 기능을 갖춘 ‘서포카S’를 도입하고, 보조금을 통해 차량 교체를 지원했다. ‘서포카S’는 센서가 장애물을 감지해 충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비상 자동 제동 장치와 가속 페달을 밟아도 급발진하지 않도록 연료를 차단하는 억제 장치를 갖췄다. 일본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서포카S’ 차량의 10만 대당 인명 사고 건수는 일반 승용차보다 41.6% 감소했다. 독일에서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운전자에게 맞는 맞춤형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한다. 야간 운전이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주간 운전만 허용하고, 장거리 운전이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자택에서 반경 몇 ㎞ 이내에서만 운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뉴질랜드는 75세 이후 2년 주기로 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이때 의사의 운전면허용 진단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우리나라도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해 ‘조건부 면허’ 발급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이 ‘교통사고 사망자 점검 회의’를 갖고 ‘교통사고 감소 대책’을 논의한 결과다. 현재 고령자 조건부 면허 방안으로는 △집에서 반경 50~100km 범위에서만 운전하도록 하는 방안 △주간에만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를 설치한 차량에 한해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정책에 온라인에서 찬반양론이 뜨겁다. 조건부 면허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65세를 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반응이 나뉜다. 이를 예상한 듯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을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몇 살부터 고령 운전자로 볼지 제도 도입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까지 조건부 면허제 도입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마치고, 이르면 2025년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 2023-03-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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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직업백과 ②기업재난관리자]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필요 인력으로 급부상
-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두 번째 순서로 ‘기업재난관리자’에 대해 알아봤다. ◇ 기업재난관리자, 왜 유망할까? 정부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을 만들었다. 2022년 1월 27일부터 기업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의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1년 이상의 징역에서 10억 원 이하의 벌금까지 강력한 처벌이 이뤄진다. 기업의 발전과 매출 증가도 중요하지만 근로자의 안전과 국민들의 생명을 더 소중하게 지키게끔 한 것이다. 이렇듯 근로자의 안전을 강조하게 되면서 ‘기업재난관리자’가 유망 직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후 많은 산업분야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 기업재난관리자를 채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실제 사고를 예방하거나 잘 수습하기 위해 재난관리자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재난은 예측불허로 일어나 자칫 기업에 큰 타격을 주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재난 발생 시 사고 대응 및 2차 피해 방지는 물론 사업이 지속 운영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업재난관리자’는 이렇듯 기업에 닥친 각종 재난을 비롯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련의 기획 및 대응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상세 업무로는 실무자 활동, 리스크 평가, 교육 및 훈련 계획 수립, 시스템의 지속적 개선을 위한 운영, 재해 경감 활동 계획 수립을 위한 컨설팅, 재해 경감 우수기업 인증평가 활동 등이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함께할 미래, for 5060 신직업’ 보고서를 통해 “기업 차원에서는 재난이 발생하였더라도 기업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고 경영과 업무가 원활히 진행돼야 한다. 재난 발생은 비단 기업 내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과 체계적인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재난의 범위가 사이버보안 등으로 점차 확대되고 예방과 대응 전략도 고도화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재난관리자를 유망 직업으로 꼽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재난관리자는 업계에서 약 300여 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은 “많은 산업 분야에 중대재해 처벌법이 적용되며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재난관리자가 필요할 것”이라 내다봤다. 고용노동부 ‘2020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실내에서 업무가 이뤄져 작업 강도 또한 가벼운 편이며, 직업 숙련 기간은 2~4년 정도다. 직접적으로 재난 현장에서 작업하는 인력이 아닌, 자료 수집 및 데이터를 통한 계획 수립 등을 수행하므로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 중장년도 도전해볼 만하다. 기업재난관리자의 상세 업무 1) 기업을 분석하여 목표와 목적을 명확히 하고 재난관리정책과 법적 요구사항을 정립 2) 기업의 핵심 업무를 파악하기 위한 업무영향분석(BIA) 수행 3) 기업의 위험 식별·분석 및 물리적·기술적·시설적·경영적 취약성 평가와 발생 빈도, 영향의 크기 분석을 통해 핵심리스크 산정 4) 기업의 주요 위험에 대한 시나리오 작성 및 운영 5) 기업의 재난(사고)대응체계와 사업연속성 확보계획 수립 6) 수립된 재난(사고)대응체계와 사업연속성 확보계획에 대한 모의훈련 계획, 수행 및 평가 7) 기업의 재해경감활동 및 사업연속성 절차에 관한 모니터링 및 평가, 내부감사 8) 기업의 재해경감활동에 관한 지속적 개선과 문화 확산에 관한 업무 수행 ◇ 기업재난관리자, 나도 될 수 있을까? 기업재난관리자가 되려면 일반적으로 국가자격인 ‘기업재난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유사 국가자격증으로는 ‘산업안전기사’, 민각자격에는 ‘재난관리사’, ‘재난 안전지도사’, ‘재난안전관리사’ 등이 있다. 기업재난관리사(국가자격)의 경우 기업재난경감협회에서 위탁 시행하며, 대한안전교육협회, 한국방재협회, 한국산업관계연구원, 한국재난안전기술원 등 행정안전부에서 지정한 10개 기관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기업재난관리자 시험 및 교육 과정은 크게 세 분야(△재해경감활동 실무분야 △재해경감활동 계획 수립 대행분야 △우수기업인증 평가분야)로 나뉜다. 각 분야에 맞는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해당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교육은 관련 분야 종사를 희망하는 이라면 누구나 시청 가능하다. 즉, 시험 응시 자격 역시 특별한 제한이 없다는 얘기다. 재난안전시설과, 재난건설(토목)안전과, 재난안전시스템학과, 재난소방과 등 관련 학과를 나왔거나 사내에서 재난 및 안전 관리 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면 유리하거나 유용할 수 있다. 먼저 재해경감활동 실무분야에서는 기업에서 재해경감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이 이뤄진다. 교육과정이 유사한 재해경감활동 수립대행분야에서는 기업의 재해경감활동 계획 수립을 대행한 전문인력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우수기업인증 평가분야의 경우 재해경감 우수기업 인증평가를 대행할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 및 시험 과목에서도 다른 두 분야에서 다루는 실무와 다른, 인증제도의 이해 및 심사 프로세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처음부터 세 분야에 모두 응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순서상으로는 실무분야 취득 후 대행분야에 응시 가능하고, 대행분야까지 취득해야 평가분야에 응시할 수 있다(관련 교육 이수 필수). 주로 실무분야의 경우 현재 기업 내에서 안전, 리스크 관리 직군에 있거나 채용을 목표로 하는 이들이 응시한다. 컨설턴트나 프리랜서로 활동하려면 대행분야 또는 평가분야가 적합하다. 올해 시험은 실무분야 4회(상반기 1회, 하반기 3회), 대행분야 2회(상반기 1회, 하반기 1회), 인증분야 2회(하반기 2회)로 예정돼 있다. 관련 기관에서도 이에 발맞춰 교육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으니, 목표로 하는 시험 일정에 따라 등록해두면 좋다. 교육 기간은 기관과 분야에 따라 일주일~한 달 내외로 진행된다. 가장 빠른 시험이 4~5월에 진행 예정이니, 관심이 있다면 서둘러 교육 과정을 살펴보길 권한다. 기업재난관리사 시험 위탁 기관인 재해경감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성수 숭실대학교 교수는 “시험 합격자의 70%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현재까지 응시자 추이는 변동 없이 꾸준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추후 응시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합격률은 실무분야 70~80%, 대행분야 10~20%, 인증분야 70~80% 정도다. 합격 인원으로 보면 실무분야는 약 1200명, 재해분야는 약 150명, 인증분야는 70여 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년은 대체로 은퇴를 앞두고 많이 취득한다. 장치산업, 생산, 기계, 건축·토목, 금융 등 업종별 특성이나 재무회계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 초년생보다는 경험이 풍부한 중장년층이 유리하다고 본다. 아직 취업시장 활성화가 덜 되었지만, 법 제정 등으로 인한 수요에 따라 점차 활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2023-03-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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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밥’ 노인, 더 빨리 늙는다… 우울감이 주요 원인
- 혼자서 식사를 하는, 이른바 ‘혼밥’ 노인일수록 노쇠가 훨씬 빠르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홀로 식사하면서 생긴 우울감이 영양 결핍과 고립을 불러 노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송윤미 교수·박준희 임상강사)·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원장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지난 1월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2016∼2017년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 연구에 참여한 노인 2072명(70∼84세)을 대상으로 했으며, 연구팀은 식사 유형에 따른 노쇠 변화를 두 차례 비교‧분석해 결과를 도출했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는 노쇠의 원인과 그로 인한 영향을 장기적인 추적관찰로 찾아낸다. 노쇠는 △체중 감소 △근력 감소 △극도의 피로감 △보행속도 감소 △신체 활동량 감소 등 5가지 지표를 기준으로 측정한다. 각 지표에서 평균치의 하위 20%에 속하는 경우가 3개 이상일 때를 노쇠라고 본다. 1∼2개만 해당하면 노쇠 전 단계, 하나도 해당하지 않으면 건강하다고 판단한다. 연구팀은 혼밥에 따른 노쇠 정도를 비교·분석하기 위해 4개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1번 그룹은 기존에도, 연구 기간인 2년 동안에도 모두 다른 사람들과 식사(1583명), 2번 그룹은 기존에는 다른 사람들과 식사했지만 2년 동안에는 혼자 식사(136명), 3번 그룹은 기존에는 혼자 식사했지만 2년 동안에는 다른 사람들과 식사(136명), 4번 그룹은 기존에도, 2년 동안에도 혼자 식사(217명)로 각각 나누어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노인 2072명은 연구를 시작할 당시 노쇠에 해당하지 않았다. 혼자 밥을 먹는 비율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조사 모두 17.0%(353명)였다. 2년의 추적 연구 결과, 노인의 혼밥은 노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특히 노쇠 진단의 5가지 지표 중 체중이 감소할 위험이 혼밥 그룹에서 약 3배가량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성별로는 여성 혼밥군에서 극도의 피로감과 보행 속도 감소가 발생할 확률이 각각 1.6배, 2.8배 높아졌다. 홀로 식사를 지속한 4번 그룹은 노쇠 지표 중에서도 체중 감소(2.39배)와 근력 감소(2.07배)가 두드러지는 특징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혼밥 노인의 노쇠 위험이 커지는 원인으로 ‘우울감’에 주목했다. 혼자 식사를 하면 우울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영양결핍과 고립으로 이어져 결국 노쇠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구팀은 식사하는 사람이 있다가 혼자 식사하게 된 2번 그룹(136명)의 노쇠 변화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2번 그룹의 노쇠 발생 위험은 계속해서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1583명)에 견주어 61%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연구팀은 2년간 혼자 식사를 한 4번 그룹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있거나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교육 수준이 가장 낮았다. 골다공증, 저작 문제, 우울증 및 낙상도 가장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의 독거노인 문제를 시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국내 독거노인의 수는 187만 5000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인구의 20.8%를 차지한다. 65세 이상 노년층 5명 중 1명은 홀로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연구 시작 당시에는 혼자 식사하다가 2년 후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이 생긴 3번 그룹(136명)에서는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의미있게 줄었다. 혼자 식사할 때보다 일부 노쇠 지표가 개선됐다. 이에 따라 식사로 노쇠를 늦출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연구팀은 “식구(食口)란 단어 뜻 그대로 끼니를 함께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연구”라며 “만약 함께 식사하다가 홀로된 부모님이 계신다면 혼밥에 따른 우울감이 있는지 등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팀은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등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로당을 비롯해 노인의 커뮤니티 공간 확대와 독거노인 돌봄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 2023-02-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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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직업백과 ①직업상담사] 최근 중장년 취업자 늘며 수요 늘어
- 지난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로 나타났다. 같은 해 경기연구원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동자들은 평균 71세까지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즉, 중장년에겐 퇴직 후 20년 또는 그 이상을 책임질 제2의 직업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본지는 지난 1월 취·창업 분야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중장년 유망 직업에 대해 조사했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시니어가 알아야 할 유망 직업을 하나씩 소개해나가려 한다. 그 첫 순서로 다수의 전문가가 언급한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에 대해 알아봤다. ◇ 직업상담사(전직지원전문가), 시니어에게 왜 유망할까? 2020년 5월부터 고용노동부의 ‘고령자고용법’ 시행에 따라 1000명 이상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50세 이상 퇴직자에게 재취업 지원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재취업지원서비스는 진로설계 및 상담, 재취업 알선, 취업 교육 등으로 구성되며, 전문적인 전직지원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이에 따라 전직을 지원하는 전문가의 수요가 늘고 있다. 직업상담사, 커리어 컨설턴트 등 유사 분야 자격증이 있다면 입직과 업무 수행에 유리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강소랑 박사 급변하는 직업 환경으로 중장년에게 매우 유망한 직업이다. 고용노동청이나 여타 공공기관에서 중장년을 대상으로 여러 일자리 사업을 한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이나 뉴딜인턴십, 보람일자리 사업 등이 있다. 이런 일자리 사업의 취지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직 당사자인 중장년과의 상담 혹은 교육을 통해 그들의 제2인생 전환을 위한 생애설계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업무가 중장년에게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위 두 전문가를 비롯해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김찬흥 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 센터장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등이 ‘직업상담사’ 또는 ‘전직지원전문가’를 시니어 유망 직업으로 꼽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함께할 미래, for 5060 신직업’ 보고서에서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평생경력개발의 일환으로 중장년 퇴직자뿐만 아니라 재취업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인프라가 확충될 전망”이라며 시니어 유망 신직업 중 하나로 전직지원전문가를 선정했다. 직업상담사란 구직자나 미취업자에게 직업 및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 경력설계, 구직 활동 등에 대해 조언한다. 이와 유사한 전직지원전문가의 경우 퇴직 후 이직 또는 전직,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제2의 직업을 추천하고 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최근 고령사회에 접어들며 정년 이후에도 일자리를 희망하는 이가 늘어났다. 지난해 경기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동자 중 97.6%는 가능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욕구에 따라 퇴직 후 다시 구직 활동을 해야 하는 중장년을 위한 상담 지원과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년 구직자의 경우 동년배인 상담가와의 공감대와 유대, 신뢰 형성이 더욱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시니어 직업상담가의 수요의 증가와 필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 나도 직업상담사가 될 수 있을까? 직업상담사는 주로 실내에서 활동성이 적은 형태로 근무하며, 구직자와 면담하거나 검사를 통해 취미, 적성, 흥미, 능력, 성격 등을 분석한다. 구직자에게 알맞은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직업 선택에 관해 조언하며, 필요 시 강의 형태의 교육이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하기도 한다. 한국고용정보원 ‘경력자 직무활용 재취업 추천직업’(2021)에 따르면 업무환경 등 직업유사성을 고려했을 때 일반행정공무원, 심리상담 전문가, 노무사, 교육과학연구원, 사회복지사 등의 경력자에게 추천되는 직업이다. 직업상담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은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이다. 국가공인자격인 ‘직업상담사’는 1, 2급으로 나뉘며 검정형과 과정평가형 두 분야로 응시 가능하다. 지난해 검정시험형의 필기의 경우 전체 2명 중 1명꼴로 합격했는데, 합격률이 가장 높은 건 50대로 60.1%다. 60대는 57.3%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실기 시험에서도 50대의 합격률(52.3%)이 가장 높으며, 60대는 42.8%다. 과정평가형의 경우 전 연령대 평균 55.3%의 합격률(외부평가 기준)을 나타냈다. 합격률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전체 응시 인원을 살펴보면 검정형 2만3974명, 과정평가형 362명으로 아직까지는 검정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중장년의 합격률이 높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노력여하에 따라 연령과 무관하게 취득이 가능한 분야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과 응시생들은 합격 문턱이 마냥 낮은 편은 아니기에 사이버대학 등에서 관련학과를 전공하거나,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 자격증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중요한 건 자격증 취득 이후다. 상담사 관련 자격의 경우 취득 후 내담자를 만나며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가영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사회복지사(직업교육 담당자, 직업상담사 자격 보유)는 “직업상담사를 희망하는 시니어들을 보면 자격증 정보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어떤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보다는 취득 이후 일자리로의 연계 방법에 대해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이미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 후 센터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로 민간기업에서 활동하는 직업상담사의 경우 청년층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시니어 직업상담사는 재정지원일자리나 공공일자리, 사회공헌일자리 쪽으로 추천하게 된다. 주로 이런 분야의 경우 지원서 작성에서부터 행정적인 절차가 많아 컴퓨터 활용 능력이 바탕이 된다고. 따라서 문서작성 능력 등이 부족하다면 이 부분을 보완해둬야 추후 구직 활동도 원활해진다. 이가영 사회복지사는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꾸준한 학습이 필요한 분야라고 조언한다. 그는 “내담자들이 저마다 원하는 직종,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마련하고 알맞게 추천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직업이나 구직 동향을 살펴야 한다. 새로운 직업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며 “직업상담사 일을 하다보면 내담자에게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거나 상담 과정을 기록하는 등 컴퓨터 문서 작업이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특유의 편안함과 경험이 내담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내담자를(청년인 경우) 손주나 자식 대하듯 한다거나, 경험이나 가치관을 지나치게 강조할 우려가 있다. 늘 상담자로서 전문성을 갖고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Interview] 윤영란 직업상담사 “일하는 행복 선사하는 보람이 가장 커” 한때 영재교육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윤영란 씨(펀더플드림협동조합 대표)는 53세 나이에 직업상담사 2급을 취득 후 직업상담사로 인생 2막을 열었다. 그는 현재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컨설턴트 겸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강사로 활동 중이다. 직업상담사가 된 지도 8년차, 윤 씨는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노후 행복을 좌우하는 건 일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면 경제적으로 소득 창출도 되겠지만, 활동성이 생기며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사회 활동을 하니 관계 형성에도 좋죠. 실제 저와의 상담을 통해 노후를 행복하게 할 일자리를 찾는 분들을 보면 참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사실 중장년들은 이미 능력은 출중한데 정보력이 부족하거나 제도를 잘 몰라 헤매는 분도 많거든요. 그런 점에서 동년배로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하기 쉽게 상담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윤 씨는 자격증 취득만을 목표로 너무나 쉽게 딸 수 있는 일부 민간자격증은 피하라 당부한다.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만 추후 일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또, 시니어 직업상담사를 요구하는 기관들의 경우 대부분 국가자격인 ‘직업상담사’를 요건으로 하는 곳이 많은 점도 이유로 들었다. “좀 힘들더라도 1~2년 정도는 자격증 공부를 하셨으면 해요. 강한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충분히 취득할 수 있다고 봐요. 다만 가능하다면 늦어도 50세 초반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민간 기업을 희망한다면 보통 60세가 지원 커트라인인데, 몇 년밖에 일하지 못할 인력을 잘 뽑지 않으니까요. 물론 몇몇 보람·공공일자리 유형의 경우 반대로 65세 이상만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채용 기관이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그동안은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들이 많아 젊은 직업상담사를 선호하는 분위기였지만, 고령화시대 흐름에 따라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미래를 밝게 점치는 윤 씨다. “퇴직 후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은 점점 늘어날 겁니다. 이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니어 직업상담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봐요. 제 경험으로는 젊은 세대들에 비해 중장년 세대가 구직 활동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격차예요. 이런 부분을 동년배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헤아리고 설명할 수 있는 게 장점이자 강점이죠. 또 과거에 비해 심리, 정신 상담 등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직업에 대한 컨설팅, 상담 수요도 많아지리라 생각해요.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고 직업상담사에 도전해 많은 중장년에게 일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시길 바랍니다.”
- 2023-02-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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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심할 틈 없이 풍족하게, 설 명절 즐길 거리
- 지난 한 해 고령자의 여가 시간은 동영상 시청(88.3%)이 책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통계청의 ‘2022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여가 활용 만족도는 4.3%p 증가했고, 불만족도는 5.6%p 감소했다. 동영상을 주로 시청하던 이들이 비대면 시대를 맞아 양질의 동영상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만족도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비대면 명절을 지내게 됐다 해도 아쉬워 하지 말자. 연휴를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줄 프로그램을 모아봤다. 향수를 불러일으킬 TV 프로그램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 만의 비행’ KBS2, 1월 21일(토) 오후 9시 20분 지난해 12월, 대한민국 록 음악에 한 획을 그었던 전설의 록 밴드 ‘송골매’가 40년 만에 날아올랐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이날 공연에 총 5000여 명의 팬들이 송골매와 함께 가슴속 청춘의 뜨거움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송골매의 아이콘이자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배철수와 구창모를 40년 만에 함께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그간 송골매와 인연을 맺었던 배우 이선균과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멤버 수호,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출신 보컬 장기하와의 합동 무대 역시 방송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휴 풍성하게 해줄 유튜브 채널 추운 날씨에 밖에 나가기 꺼려지거나 비용이 부담될 때 이용하면 좋은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집에서도 풍성한 명절을 즐기게 해줄 것이다. 클래식 애호가라면, 국립합창단 유튜브 국립합창단은 비대면 명절 연휴에 랜선으로 즐길 수 있는 ‘국립합창단 언택트 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지난 연휴에 게재된 약 90분 분량의 여러 콘서트 영상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기획 및 외부 초청 무대들을 한 곡 단위로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콘서트 클립’, 2017년부터 2022년까지의 공연 실황을 다시 볼 수 있다. 찌뿌둥한 몸을 풀고 싶다면, 국립현대무용단 공식 유튜브 따뜻한 방 안에서 현대무용을 보고, 느끼고, 직접 즐기고 싶다면 국립현대무용단 공식 유튜브를 방문해보자. ‘현대무용가와 함께하는 온라인 홈트레이닝’은 현역 무용수나 예술감독이 유연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동작을 소개하는 콘텐츠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따라 하다 보면 맛보기 현대무용을 체험할 수 있다. 전문 무용수들의 현대무용 무대 영상을 눈으로 감상하며 대리만족하는 것도 방법이다. 색다른 명절 분위기 내고 싶다면, ‘공진단’ 감상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지난해 비대면 시기에도 예술가의 공연 무대가 사라지지 않게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명절 고유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온통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현대미술·건축·미술사·문학 등과 접목한 영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제작된 ‘동화음악회’ 등 전통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 2023-01-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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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어진 노후 생활 ‘목디스크’ 예방해야 ‘편안’
-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 계획을 세우는 시니어들이 많은 가운데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생명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생명표란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인 ‘기대여명’을 추정한 통계표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3.5년, 여성은 28.4년으로 남성은 83.5세, 여성은 88.4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2.4년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통계 자료는 시니어들에게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한 노후를 목표로 신년 건강 계획을 의욕적으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시니어들은 신체의 기둥인 척추 건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는 척추의 퇴행 속도가 빨라지는 중년 이후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디스크 환자의 약 86%(92만 1737명)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문제는 목디스크 증상이 모호하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자신의 질환을 목디스크가 아닌 단순한 담 증상이나 어깨, 팔의 문제로 오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치료 시기도 늦어진다. 목디스크 치료에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목디스크 증상은 디스크(추간판)가 탈출한 방향과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목과 어깨, 팔 전체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어깨와 팔, 손으로 가는 신경이 디스크에 눌리며 목 뒤의 뻐근한 통증을 시작으로 어깨와 팔, 손까지 방사통이 뻗어간다. 두 번째는 팔과 손에 나타나는 힘 빠짐과 저림 증상이다. 심한 경우 손끝까지 저린 느낌이 들고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마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머리 뒷부분을 욱신욱신 조이는 듯한 경추성 두통이다. 이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혈관을 압박해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일 이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실시해 목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경추와 눌려 있는 목 주변 신경근을 교정한다. 경추 뒷부분에서 비뚤어진 부위를 찾아낸 뒤 디스크와 신경을 본래 자리로 바로잡아 목 통증 해소와 가동 범위 변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추나요법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학협회 공식 저널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일반 진통제와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추나요법과 진통제, 물리치료 등 일반 치료를 각각 시행하고 5주 후 통증 경감 폭을 분석한 결과, 추나요법군은 56%나 줄었지만 일반 치료군은 29% 감소에 그쳤다. 추나요법 다음의 침 치료는 경직된 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경추신경을 압박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더불어 환자의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목 주변 조직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르게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목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새해 건강 계획을 세우고 삶의 질을 개선해보자.
- 2023-01-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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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인 단상] 요즘 어른
- MZ세대(Millennial Z)는 1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 세대를 말한다.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요즘 MZ세대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작가 김영기는 저서 ‘MZ세대와 꼰대 리더’에서 MZ세대의 특성을 6가지로 요약했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수평적 소통, 빠른 보상(을 원하고), IT 원주민(으로), 사생활(을) 중시(하며), 모바일(에) 연결(돼 있다)”이라고 했다. MZ세대는 ‘공정’을 중시하고, 자기 목소리가 분명하다. 삶을 독립적으로 설계한다. 일터는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발휘하는 곳’으로 본다. 남녀 간 차이도 공정의 틀 안에서 해석한다. MZ세대의 이런 가치관은 정부 정책과 기업 문화, 정치 문화의 변화를 몰고 왔다. 기업은 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 새로운 리더십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앞다투어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주자의 덕목 중 하나로 ‘MZ세대 인기’를 꼽았을 정도다. 이들이 곧 ‘우리의 미래’라는 점에서 이런 대응은 당연해 보인다.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할 ‘요즘 어른’들은 어떤가. “라떼는(나 때는)~” 하면 바로 ‘꼰대’라는 낙인이 찍힌다. 권위주의에 똘똘 뭉친 어른으로 몰린다. 빈곤, 무능의 평가도 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능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 노화로 인해 상대적 무능력자가 된다”는 등의 주장이다.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의 저자 김용섭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우리는 요즘 애들뿐만 아니라 요즘 어른들도 잘 모른다”며 “4060세대 역시 변화와 진화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0년대 출생)는 사라진 것이 아니고, 거대한 인구 집단으로 경제사회적 영향력도 여전하다”며 “MZ세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뉴식스티’로 거듭났다. 현재 시점으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트렌드 연구 집단 ‘샌드박스네트워크 데이터랩’은 최근 펴낸 ‘뉴미디어 트렌드 리포트 2023’에서 1964년생의 삶을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전쟁 종식 11년 후에 태어나 높은 경제성장률을 일구는 데 일조했다. 17세에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했고, 25세에 서울올림픽을 지켜봤다. 30대에 무선호출기를 사용했고, 35세에 외환위기를 겪었으며, 45세에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다.” 정리하면 ‘60세 어른’은 전후 세대에 태어나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개최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는 데 일조했다. 그 과정에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이겨냈다. 군부독재를 몰아내고 민주화를 이뤄낸 주역이고, 디지털 전환의 가교를 탄탄하게 놓은 세대다. 통계청이 지난달 내놓은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자.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부채, 소득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다. 이를 보면 국내 가계 평균치는 자산 5.47억 원, 부채 0.92억 원, 소득(이하 2021년 기준) 0.64억 원이다. 누가 돈을 많이 버는지, 부자인지 살펴보니 50대가 자산 6.42억 원, 소득 0.81억 원으로 최고였다. 60세 이상은 자산 규모에서 40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5.43억 원이다. 소득은 20대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지만, 연간 4000만 원 이상(0.46억 원) 벌었다. 50대가 가장 부자 세대이고, 60+ 세대도 살 만한 세대라는 결론은 자연스럽다.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고 늘 그래왔다. 50+ 세대의 경제사회적 영향력을 입증하는 연구 자료는 더 있다. 5060세대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통계청). 순자산 상위 1%의 평균 연령을 살펴봤더니 63.5세다. 60대 비중도 35%나 된다(NH투자증권). 자산만 많은 게 아니다. 50+ 세대는 생각보다 젊다. ‘뉴미디어 트렌드 리포트 2023’의 내용을 인용하면, 20대 여성들이 사용하는 패션 앱 광고 모델로 등장한 대한민국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씨의 나이는 76세다. 개그맨 유재석, 배우 장동건, 문소리, 오나라, 신하균, 곽도원, 가수 서태지, 박진영 씨 모두 50대다. 생각보다 젊기만 한 것도 아니다. 통계청 인구 추계를 보면, 2023년 50세 이상 인구는 223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3%에 달한다. 5060세대로 좁혀도 31%나 된다.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나이 들기를 거부하는 피터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나이 듦을 거부하며 과거의 삶을 다시 가꾸고, 아이처럼 놀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토끼해를 주도할 세대는 MZ세대가 아닌 시니어 세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경제가 나빠지면서 MZ세대는 지갑을 닫고 있다. 50+ 세대는 자산도 많고, 소득도 괜찮고, 여전히 젊고 더 젊어지려 한다. 노동(勞動)이 아닌 노동(老動)의 시대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경험과 높은 완성도를 앞세워 일자리 시장의 주요 공급 세대로 부상하고 있다. 구매력과 노동력을 갖추고 소비력이 왕성한 50+ 세대는 한국 사회의 주류 세대인 셈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정치권, 기업은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청년 정책과 더불어 젊어진 50+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려면 말이다. 당장 시작하기 바란다.
- 2023-01-02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