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금융기관에서 줄줄이 대규모 희망퇴직이 발생했다. 비대면 금융이 늘어나면서 필요한 영업점의 인원이 줄어든 탓이다. 은퇴한 전문직 종사자들은 근로 의욕이 상당히 높아서, 퇴직 이후에도 쉬지 않고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전문직 출신 은퇴자는 창업이나 창직에 관심이 많다.
참고 한국고용정보원,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적성을 고려한, 창업
박 씨는 대기업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선박 전문가였다. 선박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임원까지 올랐다. 오랫동안 일한 회사를 떠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원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예전부터 사업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실제로 적성검사를 하면 사업가 체질로 나왔다. 그래서 잘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분야인 선박 기술 서비스와 선박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을 설립했다. 다른 일도 생각했지만, 이제껏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은 포기할 수 없는 큰 자산이었다.
실제로 시니어 창업이 늘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창업 기업은 34만여 개로 2019년과 비교해 13.3% 늘어났다. 특히 연령별로 규모를 파악했을 때 60세 이상의 전체 창업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8% 올랐고, 기술창업은 28% 상승했다.
이들이 창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은퇴 후 재취업이 쉽지 않고, 창업의 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경련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중장년 구직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6명 이상은 6개월 이상의 장기 실업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100년행복연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퇴직자 3명 중 1명은 자영업을 선택했다. 선호하는 이유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업의 장기화와 손쉬운 접근성이 창업의 주요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창업의 길도 어렵다. 국민의힘 소속 양금희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창업 기업 생존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창업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로 집계됐다. OECD 주요국 창업 기업 5년 생존율 41.7%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한편 코로나19도 창업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중장년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창업 문의는 많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창업을 미루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만약 창업을 준비한다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창업을 위해서는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창업자, 아이템, 상권, 창업자금이다. 어느 하나도 부족함 없이 유기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창업자의 역량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아이템을 찾았다면 적합한 상권을 알아보고, 그 상권에 입점하기 위한 창업자금을 비축해야 한다. 다음은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예비 창업자를 위한 4계명을 살펴보고, 최근 부상 중인 유망 창업 아이템을 소개한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4계명
#1 적성이 최우선
창업은 만만치 않다. 남들이 한다고 덩달아 휩쓸려 창업을 시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선은 ‘자신이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좋다. 퇴직한 중장년 세대는 성격이나 장단점 같은 본인의 정확한 특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장년 취업 컨설팅 관계자는 “평소에 즐기는 취미나 흥미, 그리고 자신이 쌓아온 역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 유망 아이템은 적합성을 고려
유망 아이템을 정하라고 하면 모두 장사가 잘되는 일을 선택한다. 물론 수익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창업자와의 적합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직접 자료 조사도 하고, 발품을 팔면서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황윤정 한국열린사이버대학 디지털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시니어인 만큼 동년배의 니즈와 트렌드를 파악하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3 상권의 분위기와 유동 인구
점포 창업에서 상권은 중요하다. A급 상권에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무조건 A급 상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A급 상권의 점포는 임대비용도 비싸고 권리금도 장난이 아니다. 상권이 좋다고 해서 모든 상품이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상권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입지에 맞는 업종이 다 다르다. 황 교수는 “상권의 분위기가 업종과 어울리고, 유동 인구가 많은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4 비용과 매출
이제까지 조금 이상적이었다면 지금은 현실적인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 창업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창업자금은 총투자비용의 70%를 자기 자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기 자본이란 그 돈이 없어도 당장 사는 데 문제없는 자산을 말한다. 만약 자금이 부족하면 선택한 업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창업 규모를 줄이는 것이 낫다. 중장년 창업 컨설팅 관계자는 “예상 비용이나 예상 매출액을 꼼꼼히 따져보고, 관련 분야의 비용 지원 제도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21 뜨는 창업 아이템
맞춤형 향기 서비스 ▶ 최근 향초와 디퓨저 같은 향기 산업이 급성장 중이다. 영국 시장 분석 업체 ‘IAL컨설턴트’에 따르면 글로벌 향기 산업 규모는 2022년까지 약 40조 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쾌적한 실내 환경 유지 및 스트레스 해소로 향기 제품이 많이 애용된다.
공유 주방 ▶ 공유 경제를 활용한 공유 주방 사업이 뜨고 있다. 점포 창업을 하는 대신 공유형 주방을 이용해 배달음식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점포 창업보다 초기 비용이 저렴하다. 공유 주방은 4평 정도의 공간에 1000만 원 내외의 보증금과 월 160만 원 정도의 이용료만 지불하면 된다. 배달을 이용하는 1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창문농장 ▶ 반려식물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창문농장(Windowfarm)이 뜨고 있다. 창문농장은 아파트 거실이나 베란다 창문에 수직으로 설치하는 수경 재배 시스템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친환경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홈가드닝과 플랜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많아 앞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다.
새로운 대안, 창직
A씨는 호텔리어로 20년 동안 일하다 은퇴했다. 은퇴 후 여가를 즐기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아내의 잔소리와 더불어 계속해서 비는 통장 잔고를 메워야만 했다. 얼떨결에 대리운전을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취객의 난동과 폭언 및 욕설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다 우연히 아들의 결혼식에서 신랑 신부 이동 서비스에 영감을 받아 결혼식 당일 웨딩카로 신랑 신부를 이동시켜주는 웨딩쇼퍼 사업을 시작했다. 호텔리어와 대리운전 경험을 발휘해서 창직을 시도한 것이다.
위는 대표적인 창직 사례다.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탓에 중장년의 재취업도 쉽지 않다. 음식점, 숙박업, 카페 등 이미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는 창업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고학력 베이비붐 세대가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창직’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생계유지와 함께 일로써 보람을 얻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이 많아지면서 창직을 원하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원하는 진로 유형을 파악했는데, 창직 추구형이 64.27%로 가장 높았다. 이 유형은 자신의 경력을 활용해 지속해서 경제적 소득을 얻기를 희망했다. 주로 장기 근속한 도시의 화이트칼라 남성 노동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통해 구직하고 있었으며, 정부의 창업과 자영업 지원 정책을 선호했다.
창직은 쉽게 말해서 새로운 직무를 만드는 일이다. 그 직무를 하기 위한 내용과 지식, 기술 등이 포함된다. 창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주로 제품이나 기술이다. 반면에 창직은 직무를 분석하고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창업과 창직을 자주 혼동하는데, 이는 창직을 통해 구현되는 방법이 대부분 창업이기 때문이다.
창직을 위해서는 참신성, 수익성, 실현 가능성, 전문성이 필요하다. 이 일은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인 만큼 참신해야 하고, 새 직업의 직무 수행은 기존의 일과는 확실히 다른 특성을 가져야 한다. ‘직업’이기에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법적 및 제도적 여건을 살펴야 한다. 창직 관련 전문가는 “창직은 새로운 업을 만드는 일이기에 업으로서 지속할 수 있고, 경제적 소득이 있어야 한다.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도 이상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창직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미래에 전망이 밝은 창직 업종을 소개한다.
예비 창직자가 알아두면 좋은 Tip
#1 다방면으로 탐색하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전반적인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면 웰빙에 대한 관심과 주 5일 근무 확산으로 여가 생활이 늘어나면서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나 파티 플래너가 생겨났다. 또한 빅데이터의 발달로 빅데이터 분석가도 유망한 직업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변화, 수요자의 욕구, 과학기술의 발전 등 다방면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2 해외로 눈을 돌려보자
해외 직업 중에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해 적용 가능한 직업을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맥주 주조사나 VJ 같은 직업도 해외에 있던 직업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경우다. 다만 각 나라의 문화, 제도, 시장에 따라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직업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적용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조정해야 한다.
#3 융합을 고려하자
기존 학문, 직업 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음악치료사나 미술치료사가 있다. 기존 노동 시장에 전혀 없던 직무보다 기존 직업 간의 결합 또는 융합으로 발생한 직업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따라서 직업 간의 결합과 융합 가능성을 찾아보자. 특히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장을 주의 깊게 보면 좋다.
#4 분화를 검토하자
새로운 수요에 따라 기존 직업에서 분화되거나 전문화하여 직업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애견 옷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애견 옷 디자이너가 나타났다. 이 직업은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핵가족 및 독신 인구 증가로 애완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션 디자이너에서 분화된 것이다. 기존의 직업과 사회 전반적인 현상을 살피면서 분화할 수 있는 직업을 눈여겨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직
로봇 컨설턴트 ▶ 일반 기업의 로봇 사업 도입 및 전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콘셉트 디자인, 타당성 연구, 품질 관리 등 다양한 테스트를 실시한다. 고령화와 자동화 추세에 따라 생활 전반에 로봇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 RPG개발자 ▶ 도시를 게임판 삼아 참여자가 직접 역할을 수행하면서 도시의 문화나 역사를 체험하는 일종의 놀이마당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게임을 문화 체험, 도시 체험 등 다양한 영역에 접목하여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VR이나 AR 체험이 늘어나면서 유망한 직종으로 뜨고 있다.
스마트팜 전문가 ▶ 시설 원예 및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 등 ICT를 활용해 농가 시설을 현대화하고, 이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 및 수익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팜 설계, 구축, 운영 등에 관해 조언한다. 스마트팜은 한국고용정보원이 정한 8대 혁신성장 산업 중 하나다.
서류전형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면접이다. 면접은 시간이 정해져 있는 만큼 단 몇 마디로 자신의 강점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돌발 질문에 능숙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순발력이 필요하다. 트렌드에 발맞춰 ‘줌’(ZOOM) 등을 활용한 비대면 면접 방식도 알아둬야 한다. 재취업의 길로 향하는 최종 관문, 면접관의 시선을 끄는 면접 노하우를 소개한다.
도움 중장년 재취업 전문기업 상상우리
낯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은 나이와 관계없이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일이다. 말 몇 마디로 합격·불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면접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어느 대중가요의 노래 가사처럼 면접관 앞에서는 머릿속이 백지장으로 변하고, 동공이 흔들리며, 잘만 나오던 목소리는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하지만 고생 끝에 면접장에 들어선 이상 허무하게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중장년 일자리 시장은 모집 경력이 10년 이상만 넘어가도 30대 후반~40대 초반 지원자들까지 몰리기 때문에 면접보다 서류전형이 더욱 치열하다. 그 말은 서류만 통과해도 합격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뜻이다. 특히 중장년은 면접관과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나이에 따른 편견을 해소하고, 지혜가 돋보이는 발언으로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입장에서 지원자에게 궁금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질문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기만 하면 횡설수설하지 않고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재취업 전문가가 알려준 면접 팁을 알아두었다가 실전에서 멋지게 활용해보자.
[1] 1분 자기소개는 두괄식으로 명료하게
모든 지원자가 피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단연 1분 자기소개다. 1분 자기소개는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의 강점을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는 초고난도 미션이다. 첫 질문이라는 점에서 부담감도 크다. 하지만 다른 질문과 달리 미리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다. 또한 흥미를 유발할 경우 추가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꼼꼼하게 연습하면 꽤 유리한 무기가 된다.
일부 중장년은 ‘자기소개’라는 단어 때문에 말 그대로 인생관이나 취미, 생활 방식 등을 소개하는 질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1분 자기소개는 지원자가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므로 직무에서 벗어난 이야기는 지양해야 한다. 대신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이유를 한 줄로 정리하고, 두괄식으로 이야기를 이끄는 것이 좋다.
▶ 기출 질문 자신을 1분 동안 소개해보세요.
▶ 합격 노트 실제 재취업 성공 사례 (공공시장 영업 관리직)
저는 누군가를 제 편으로 만드는 남다른 재주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공공시장 영업에 특화된 사람입니다. 최근 2년간 공공시장 영업 관리와 마케팅으로 연 ○○억의 매출을 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저도 중장년이기 때문에 매년 늘고 있는 노령 인구와 장애인 이동권 확보에 관심이 많은데요. 보장구 충전기 분야는 아직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법제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자체 및 관련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년간의 공공시장 영업 경험을 보장구 분야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 한 줄 정리 강점, 지원 동기, 직무 경험(1~2가지), 입사 후 포부를 매끄럽게 연관 짓는 것이 핵심!
[2] 개방적인 태도로 유연성 어필하기
직무 역량이나 경험 못지않게 중장년에게는 ‘소통 능력’에 대한 질문이 단골로 등장한다. 업무 도중 나이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의견 차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질문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관계 개선에 관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생각해두는 것이 좋다. 이는 실제 조직 생활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예컨대 혼자 결론짓지 않고 다 같이 문제를 살펴보며 장단점을 분석하는 수평적인 의사결정에 익숙해져야 하고, ‘내가 옛날에 해봐서 안다’는 뉘앙스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보다 다양한 시각을 포용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적절한 답변으로 유연성을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위 말해 ‘꼰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면접 태도 또한 신경 써야 한다. 자세와 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은 언어적 표현만큼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질문을 끝까지 듣지 않고 면접관의 말을 가로채며 답변을 하거나 팔짱을 끼고 상체를 뒤로 젖혀 앉는 등 ‘언행불일치’의 태도를 보인다면 답변에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면접도 기업과 개인 간 소통의 일부라는 점을 기억하며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 기출 질문 젊은 동료와의 갈등을 해소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습니까?
▶ 합격 노트 실제 재취업 성공 사례 (서울50+ 인턴십)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자기 말만 한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저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청년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맞장구를 치며 대화에 활기를 더하려 노력합니다. 다만 친밀감을 표현할 목적으로 사적인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지양하는 편입니다. 또 상대방이 했던 말을 요약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내는 것도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3] 회사의 지향점을 개인의 목표와 연관 짓기
면접이 끝날 무렵에는 입사 후 목표나 계획, 포부 등을 묻는 경우가 많다. 이는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지원자의 목표와 일치하는지, 혹은 구체적인 업무 추진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이다. 즉 ‘조직에서’ 이루고 싶은 포부를 의미한다. 따라서 장대한 노후 계획이 있더라도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지원 직무와 연관 지어 대답하는 것이 좋다. 특히 직무 관련 최신 동향이나 트렌드를 언급하며 향후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해낼 역할을 구체적으로 짚는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직무 관련 자기계발 계획을 언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속적인 발전을 원하는 기업은 주어진 일만 하려는 사람보다 성장을 도모하는 사람과 일하길 희망한다. 자신의 능력을 갈고닦아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용을 고려하게 된다. 관리직을 지원하는 경우 기업의 비전을 역으로 질문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받는 시간에 기업의 5년 후 비전을 물어보는 것이다. 중장년의 관록과 경험으로 회사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기업은 지원자의 진취적인 태도를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다.
▶ 기출 질문 입사 후 (조직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습니까?
▶ 합격 노트
· 모아둔 돈으로 전원주택을 지어 아내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X)
· 최근 ‘라이브 커머스’ 등 비대면 유통 채널이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30년 경력을 보유한 유통 전문가로서 해당 채널의 판로를 뚫고 실질적인 매출 상승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O)
· 그동안 마케팅을 진행했던 사례를 책으로 만들어 젊은 마케터들에게 지식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O)
◇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면접 TIP
장비 점검 후 접속 환경 확인하기 ▶ 화상회의 시스템에 참여하려면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데스크톱 중 하나가 필요하다. 이 중 노트북이 제일 이상적이다. 노트북은 대부분 화상캠과 마이크가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는 반면, 데스크톱은 별도의 설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으로도 접속이 가능하지만, 연결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좋다. 준비가 끝났다면 끊김을 방지하기 위해 와이파이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접속한다.
배경은 깔끔하게, 조명은 밝게 ▶ 비대면 면접은 주변 배경도 인상에 큰 영향을 준다. 단정하게 차려 입어도 주변이 산만하면 효과가 없다. 가급적 흰 벽 등 깔끔한 배경 앞에서 면접을 보는 것이 좋다. 스터디룸이나 세미나룸을 빌려도 된다. 주변을 미처 정리하지 못했어도 가상 배경은 넣지 않는다. 진지해 보이지 못할뿐더러 인물이 왜곡되어 나타날 수 있다. 집 안이 어두울 경우 LED 스탠드나 화상회의용 조명을 활용해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것도 좋다.
카메라 렌즈 보고 말하기 ▶ 간혹 화면 속 면접관의 얼굴을 보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노트북은 화면 위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화면을 보고 말할 경우 시선이 아래로 향하고, 내려다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노트북에 받침을 대서 높이를 올리고 렌즈를 응시하며 말해야 한다. 또 노트북과 50cm 내외의 거리를 유지해 화면에 상반신 3분의 2 정도가 드러나게 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이어폰으로 음질 보완하기 ▶ 음질은 비대면 면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실제로 면접 중에는 목소리가 울리거나 끊기는 등 음질로 인한 다양한 애로 사항이 생긴다. 청력이 좋지 않아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 듣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소음이 없는 공간을 찾고, 노트북 내장 마이크 대신 무·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어폰 착용 후 사전 테스트는 필수!
음소거 기능 활용하기 ▶ 1:1 면접이 아닌 그룹 면접의 경우 대면 면접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원자의 답변에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비대면 면접은 그 특성상 주변의 잡음이 섞일 수 있어 면접관이나 다른 지원자가 말할 때 ‘음소거’ 기능을 눌러놓는 것이 좋다. 단, 자신의 차례가 오면 해제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한 마음가짐
모든 도전이 언제나 달콤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해도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있고,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장년 일자리 공급 과잉 현상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와 맞물린 사회적 과제이므로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전에 일자리 시장에 뛰어들려는 이유와 목적을 진단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가령 생계를 위한 소득이 필요한지, 사회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자 하는지, 혹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길 원하는지 분명히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진로 적성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다음 이에 걸맞은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레 다가오고, 인생 후반전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PLUS+] 다시 출발점에 서 있는 중장년을 위한 TO-DO LIST
· 희망 기업 목록 작성 후 관련 정보 업데이트하기
·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경력 상담 및 자가진단 하기
· 국민내일배움카드 등 정부 지원 서비스로 취업 연계 자격증 준비하기
· 서울시50플러스재단 등 또래 집단 커뮤니티 활동으로 인맥 넓히기
· 희망 직무 및 관심 분야 관련 자원봉사 프로그램 참여하기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한때 연예인 박명수가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남긴 어록이 유행을 끈 적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 ‘티끌 모아 티끌’ 등 노력하면 결실을 맺는다는 뜻의 속담을 거꾸로 패러디한 것이다. 성과 중심적인 한국 사회에서 끝없는 도전에 지친 청춘들은 그의 어록에 공감했고, 무한 경쟁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회적 인정보다는 개인의 만족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다. ‘힐링’과 ‘소확행’이 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키워드였다.
그런데 최근 MZ세대가 달라졌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욜로(YOLO)’를 외치던 이들이 다시 자기계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격증·영어 성적 등 정량적인 스펙을 높이기 위한 과거의 자기계발 트렌드와도 다른 모양새다. 그저 사소한 계획 몇 가지를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전부다. 계획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밤 12시 이후 휴대폰 보지 않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하루 30분 책 읽기, 요가 1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저서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1’에서 이 같은 현상을 ‘일상력 챌린저’라고 명명했다. 엄격한 목표 대신 ‘자기 관리’ 혹은 ‘자기 돌봄’ 차원에서 일상 속 작은 도전을 이뤄나간다는 의미다.
◇ 젊은 세대는 ‘미라클모닝’ 열풍
여러 습관 챌린지 가운데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 있는 것은 ‘미라클모닝 챌린지’다. 미라클모닝 챌린지는 2016년 ‘미라클모닝’이라는 자기계발 서적에서 이름을 딴 것으로, 새벽에 일어나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유튜버 ‘김유진 미국변호사’가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는 비결을 담은 영상을 올린 후 관심이 급증했다. 이 챌린지의 유행으로 지난 1월 책 ‘미라클모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0% 상승하기도 했다.
2021년 2월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미라클모닝’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27만3000건이 넘는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챌린지에 참여하는 이들은 기상 인증샷을 찍고 SNS에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챌린저스’, ‘루티너리’ 등 목표 달성 앱의 도움을 받는 이들도 많다. 개인이 만들고 싶은 습관을 정한 뒤 일정 기간 이를 실천하고 인증하는 것이 이들 앱의 공통점이다. 특히 챌린저스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의 인증샷도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최혁준 챌린저스 대표는 “‘느슨한 연대’라는 말이 있듯이 코로나19로 인해 무기력함을 느끼는 젊은 세대가 생산적인 목표를 함께 달성함으로써 동질감을 얻고 서로를 독려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시니어도 루틴 형성 중요해
미라클모닝 챌린지는 MZ세대 사이 신선한 문화처럼 떠올랐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세계를 주름잡은 시니어 리더들은 이미 새벽 기상과 규칙적인 생활의 힘을 극찬한 바 있다. 7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시니어 유튜버 ‘밀라논나’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체중을 재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자신만의 모닝 루틴을 공개하며 건강 비결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문가들 또한 나이가 들수록 루틴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시니어는 ‘젊었을 때 다 해봤던 것’이라는 생각에 하루를 흘려보내는 경향이 있는데, 작은 루틴을 만들면 삶에 활력과 성취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요즘같이 코로나19로 쉽게 무기력해지는 시기에는 더욱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목표가 거창하면 패배감만 커질 수 있으니 ‘동네 한 바퀴 돌기’, ‘화초 기르기’ 등 사소한 일과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 미라클모닝,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꾸준한 도전과 실천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수천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미라클모닝 챌린저 K씨와 L씨에게 그들만의 비결과 변화를 물었다.
K씨(36세·마케터·미라클모닝 8개월 차)
모닝 루틴 알람 없이 5~6시경 기상→샤워 후 커피 마시기→운동(요가 30~40분, 플랭크 200초, 스쿼트 200회)→동네 산책(1만 보 채우기)→인스타그램 인증 게시물 업로드
준비물 시간 기록 앱 ‘타임스탬프’, 영상 편집 앱 ‘키네마스터’, 만보계 앱 ‘페이서’
“루틴을 정해놓고 바로 이어서 하는 게 꾸준함의 비결이에요. 말 그대로 ‘그냥’ 하는 거죠. SNS 덕도 커요. 얼굴도 모르는 동지들과 나누는 ‘좋아요’와 ‘댓글’이 매일 눈을 뜨게 만들어줬거든요. 가끔은 SNS에 인증하기 위해 일어날 정도예요. 무엇보다 자신과의 약속이란 사실을 잊지 않고 하다 보니 작은 성취 경험이 쌓였고, 목표하던 7kg 체중 감량도 성공했어요. 이제는 아까워서 포기 못 해요.(웃음)”
L씨(43세·주부·미라클모닝 9개월 차)
모닝 루틴 눈 뜨자마자 시간 사진 촬영→간단한 스트레칭 후 명상→인스타그램 인증 게시물 및 긍정의 한마디 업로드→모닝 페이지(매일 아침 떠오르는 생각을 3페이지씩 쓰는 것) 작성→독서
준비물 탁상시계, 명상 앱 ‘캄’, 긍정의 한마디가 담긴 책, 공책, 읽고 싶은 책
“4년 전에도 미라클모닝을 시도해본 적 있는데, 그때는 도전과 포기의 반복이었어요. 그러다 코로나19로 일을 그만두고 제대로 해보자 다짐했죠. 이번엔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동기부여가 팍팍 되더라고요. 그렇게 매일 새벽 오롯이 저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제 자신을 더 잘 알게 됐고, 생각도 긍정적으로 변했어요. 마음을 정돈하고 시작하는 하루는 확실히 달라요.”
일 년 중 두 농작물을 한 농장에서 재배하는 농법을 2모작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여름에 벼를 재배해 가을에 수확하고, 그 자리에 보리를 봄까지 재배하는 것이다. 기후가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는 3모작도 가능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은퇴를 기점으로 새로운 인생 농사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 구자삼(72) 전 수원과학대 교수는 증권업계에서 첫 인생 농사를 짓고, 퇴직 후 대학교수로 2모작을 했다. 한데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해외에 자문관으로 파견되어 3모작을 했고, 이제는 4모작을 거두려 한다.
구자삼 전 교수는 현역 시절 증권업에 종사했다. 대우증권에서 런던 현지법인 사장, 국제본부장을 역임했고, 투자신탁회사 대표로도 일했다. 55세에는 증권계에서 은퇴하고 박사과정에 도전했다. 학위를 취득한 뒤 수원과학대 교수가 되었다. 65세에 교수직을 정년퇴임한 후에는 코이카(KOIKA), 나이파(NIPA)의 해외 중장기 자문단으로 미얀마, 몽골에 파견되어 개발도상국 정책 자문을 했다.
“미얀마 사가잉협동대학에 파견되었을 때가 66세, 몽골 금융감독원에 파견되었을 때가 69세였어요. 은퇴해도 해외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져 감사했지요. 미얀마에서 열정적인 현지 교수들을 보면서 1970년대 힘들고 어렵던 시절의 나를 보는 듯했어요. 그래서 더욱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더라고요.”
이 나라의 미래가 그들에게 달렸다고 생각하니 애정이 커졌다. 자신이 주재하는 세미나를 통해 한 나라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뿌듯하고 보람이 컸다. 그는 이를 통해 깨달았다. 은퇴 후에는 나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줄 때 기쁨이 더 큰 듯하다고. 이렇게 3모작을 마친 그는 새로운 일을 계획하며 인생 4모작을 시작했다.
은퇴자 맞춤형 자산 운용 방안의 필요성을 느끼다
“은퇴한 60~70대의 자산 운용 방안에 관해 책을 써볼까 생각 중이에요. 저와 은퇴자들의 실제 경험을 중심으로요.”
그는 ‘개인 재무설계의 이해’, ‘100세 시대의 재무설계와 자산관리’라는 책을 공저했다. 대학 교재용 이론서였다. 이 책들을 쓰면서 은퇴와 삶에 관해 깊이 생각했다. 일반인 눈높이에 맞추어 쉽게 풀어 쓴, 은퇴자의 자산 운용에 도움을 주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은퇴 후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려면 경제적 자유가 밑바탕이 되어야 해요. 금리가 1% 내외인 상황에서 자산 운용에 걱정이 많은 분들, 실제로 증권 투자하는 분들이 주변에 많더라고요. 요즘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도 활성화되어 있고요. 경험이 적은 은퇴자들이 위험 요소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요. 수익과 리스크 요인을 이해하고 투자해야 안전하거든요. 책을 써서 이들을 위한 자산 운용 방안을 안내해보려 해요.”
그는 은퇴자의 투자는 현직자의 투자와 다른 점이 있다고 했다. 금융에는 ‘리스크 앤드 리워드’(Risk and Reward)라는 말이 있다. 리스크를 많이 감수할수록 이익이 커진다는 의미다. 은퇴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은퇴자는 손해를 크게 보면 안 돼요. 그건 곧 많이 벌 수도 없다는 뜻이에요. 투자 규모는 전체 자산에서 10~20%가 적당하다고 봐요. 위험 없이 얻는 수익은 적어요. 조금 벌어도 돼요. 손해를 보더라도 미미하게, 이익은 적더라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해요.”
최근 주식 시장에는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서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주식 투자에 나선다. 그는 이 현상을 보면서도 은퇴자를 위한 올바른 투자 정보의 필요성을 느꼈다.
“1990년대 중후반 한국 경제 급성장기에서 최근 4차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주식 사이클이 변화하면서 늘 부의 재편이 있었어요. 이것은 돈의 흐름의 결과예요. 주식은 위험 자산이에요. 이를 다룰 줄 아는 나름의 전문 지식과 사이클 이해가 필요하지요. 투자 열풍이 어떤 사람에게는 부를 쌓을 좋은 기회지만, 어떤 사람은 그냥 투기라고 생각해 기회를 놓치지요. 잘못하면 경제적으로 몰락하는 것도 현실이에요. 최근의 주식 열풍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발생할 기회이자 트렌드일 뿐입니다. 투자 경험과 통찰력만이 해답을 줄 거예요. 이를 이해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은퇴자들에게 보탬이 될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당신을 찾는 이들이 있다
그는 은퇴가 인생의 가을이라고 했다. 세월이 흐르면 누구나 겪는 변화지만, 은퇴에 다소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생각만 하다가 실제로 닥치면 당황하기 일쑤. 그는 은퇴를 좀 더 적극적으로 맞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퇴 후의 삶을 소풍이라 여기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즐겁게 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가길 권했다.
“은퇴 후의 삶을 품격 있게 이어나가려면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해요. 세상일에 계속 관심을 갖고, 변화를 읽고, 그에 대응하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해요. 눈을 감아버리면 다가올 미래가 보이지 않고, 행동할 수 없어요. ‘잘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 자체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요.”
그가 깨어 있기 위해 실천하는 일이 주식 투자다. 세상 물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식 가격은 세상의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형성되고,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등락이 결정돼요. 나이가 들수록 정보 교환이나 세상 돌아가는 일을 체감하기 어려운데, 주식 투자가 뉴스를 빨리 이해하고 세상사를 읽는 데 도움이 돼요.”
은퇴 후에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일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라고 권했다.
“은퇴자가 하려는 분야는 이미 누군가가 하고 있기 마련이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관점을 바꾸면 기회가 있다는 게 제 믿음이에요. 국내가 아니라 개발도상국 같은 해외에서 찾으면 쉬워요. 그들은 우리나라가 1990년대 중후반에 하던 일을 지금 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뭘 하면 돈을 벌지 딱 보여요. 옛날에 다 한 거니까요. 그러니 쉽게 일거리를 찾고 적응할 수 있지요. 또는 일정 수준의 보수를 받지 않고, 봉사 차원에서 전문적인 일을 해주면 환영받을 거예요. 상대방이 내 일에 만족하면 그다음 기회가 와요. 현재에는 없는 직업이나 분야를 새로 만드는, 이른바 ‘창직’을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 역시 은퇴 전후 달라진 점을 일의 목적과 보상 측면에서 꼽았다. 국제 부문에서 다양한 일을 했다는 점은 같다. 다만 증권업계에 종사할 때는 주로 선진국에서 더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 경쟁하며 일했지만, 은퇴 후에는 보수나 수익은 접어두고 개발도상국에서 봉사 차원으로 일했다.
그는 은퇴자들에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 꼭 하고 싶고 열정이 있는 일을 한두 가지만 찾아보길 권했다. 그걸 정하고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라는 격려도 전했다.
“보통 1~2년은 새 길을 찾으려고 열심히 해요. 그런데 그 이후에도 발견하지 못하면 대개는 포기하더라고요. 계속 찾으면 기회가 온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러니 포기하지 마세요.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으면서 자꾸 기회를 찾아보세요.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어딘가에는 열심히 일한 당신을 기다리는 곳이 있어요.”
그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빈곤을 벗어나 이만큼 살아온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는 누군가를 도울 차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계획하는 4모작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하려 한다.
“은퇴 후 제 삶이 도전의 연속으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저 나를 도와준 손길에 보답하기 위해서 한 거예요.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봉사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열과 성을 다해 할 생각입니다.”
한때 ‘대우맨’이었던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이 말을 몸소 실천하며 산다. 국내에서,해외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을 하려고 늘 준비하고, 기회를 찾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으면 주저 없이 찾아갔다. 그렇기에 “포기하지 않고 찾으면 기회가 있다”는 그의 말에 신뢰가 갔다.
그는 해외에서 한 번쯤 더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남미나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하고 싶다고.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해외 활동이 중지된 상황. 언제 다시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다는 그의 말에서 짙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지난날을 회고하고 앞으로의 꿈을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활기가 가득했고, 눈빛은 반짝였다. 여느 청년보다 더 젊고 생기 있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자, 멈추지 않는 자, 기회를 찾고 취하는 자,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자의 모습이었다.
퇴직한 중장년이 재취업 과정에서 처음 마주하는 난관은 바로 이력서다. 강산이 변하는 사이 채용 트렌드도 바뀌었고, 이력서 형식도 이전보다 다양해졌다. 이제는 경력을 단순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인사 담당자의 이목을 끌기 어렵다. 또 사회 초년생이 아닌 만큼 패기 넘치는 열정 대신 긴 세월 쌓아온 내공을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낯선 재취업의 시작,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딛기 위해 알아야 할 이력서 노하우를 소개한다.
도움 중장년 재취업 전문기업 상상우리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은 일반적으로 생소한 분야보다는 동종 업계로의 경력 이직을 선호한다. 고령에 새로운 업무를 익히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전직할 경우 임금을 큰 폭으로 낮춰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방법은 헤드헌터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 2019년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헤드헌팅 공고 17만3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러브콜이 집중되는 연차는 3년~5년 차 미만으로 전체의 29.6%를 차지한 반면 △10년~15년 차 미만(10.3%) △15년~20년 차 미만(2.5%) △20년 차 이상(0.7%) 등 연차가 높아질수록 헤드헌팅 기회가 줄었다.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해서는 헤드헌터의 메일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신 원하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이력서를 내밀고 일자리를 탐색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중장년 재취업 전문기업 상상우리 신철호 대표는 “나이에 대한 편견으로 중장년 채용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기업도 있지만, 능력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만 있다면 편견을 역전시킬 수 있다”며 “서류 탈락의 원인을 나이에서 찾기보다는 이력서를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은 서류만 합격해도 취업에 70% 정도 가까워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기업 입장에서 궁금해할 만한 이력서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매력적인 이력서를 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STEP 1. 이력서 작성 전 준비 사항
◇ ‘실무자’라는 마음가짐
경력이 20~30년가량 되는 중장년은 임원 등 관리직 신분으로 있다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무자를 채용하는 기업은 임원 경력이 많은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3~6개월의 짤막한 실무 경험이 더 유리하다. 재취업을 한다면 과거와 달리 실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하고, 이에 따른 괴리감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직무 역량 분석 후 목표 정하기
이력서를 작성하기 전, 먼저 자신의 역량을 파악해 취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중장년은 최소 2가지 이상의 직무 역량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이 중 실무에 투입되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경력을 분야와 직무별로 적고, 정량·정성적 성과를 정리하면 자신의 핵심 역량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다음 직무와 관련한 기업을 찾아보는 것이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기술영업 분야의 30년 경력을 보유한 A씨는 유사 제품군을 취급하는 기업 목록을 만들고, 해당 기업의 공고만 집중 공략해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처럼 문어발식 지원보다는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
◇ 채용 공고 뜯어보기
대부분의 채용 공고는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채용 공고를 전략적으로 분석해서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이력서 작성의 출발점이다. 가령 모집하는 직책이 팀장·실장·관장 등 ‘담당자’나 ‘책임자’로 적혀 있다면 실무 능력을 눈여겨본다는 의미이므로 학벌 등 단순 고(高)스펙 정보보다는 직무 경력을 강조해야 한다. 또 나이 제한을 두는 기업이 많지 않지만, 경력 기간에 ‘2년 이상’이라고 명시된 경우는 대부분 사원·대리 등 주니어 직급을 뽑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보가 부족하다면 전화로 물어봐도 된다. 기업 또한 채용으로 인해 빚어지는 위험 부담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인재상을 명확하게 이야기해줄 것이다.
STEP 2. 뽑히는 이력서 쓰기
◇ 직무와 무관한 정보는 과감하게 OUT!
경력 많은 중장년은 채울 내용이 없어 고민하는 사회 초년생과 달리 이력서의 분량을 쉽게 채운다. 경력기술서를 포함해 5~6장이 넘는 이력서를 쓰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정보가 너무 많으면 인사 담당자의 집중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먼저 불필요한 경력을 제거하는 것이 유리하다. 분량은 최대 3장을 넘지 않도록 한다.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회계 담당자를 뽑는데 요가나 필라테스 자격증은 필요하지 않다. 열정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전문성을 떨어트리므로 직무 관련 자격증만 기술한다.
Tip 중장년 취업포털 서비스 ‘워크위즈’(workwiz.co.kr)에서 중장년 맞춤형 이력서 양식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핵심 역량은 앞으로, 약점은 뒤로
중장년은 대부분 전통적인 이력서 양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채용 공고에 ‘자유 양식’이라고 명시돼 있다면 보편적인 순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중장년 이력서는 인적 정보 대신 직무 관련 역량을 맨 앞으로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사 담당자가 지원자의 나이만 보고 넘겨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직무 관련 역량을 상단에 작성하고, 이와 관련해 정량적 성과를 냈던 최신 경험을 2~3개 정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후 나머지 경력은 간단히 쓴다. 최근 1~2년간 경력 단절이 있었다면 직무 관련 자격증이나 프로젝트, 재능기부 활동 등을 기재해도 된다. 나이나 학력이 약점이 될 것 같다고 판단되면 해당 내용을 맨 뒤에 배치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Tip 이력서에 텍스트만 쓰라는 법은 없다. 업무 역량을 도표나 다이어그램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전략 중 하나다.
◇ 매력적인 헤드라인을 만들자
지원자에 대한 인사 담당자의 첫인상은 대략 15초 안에 결정된다. 넘쳐나는 경쟁자들 속 인사 담당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입사지원서’ 같은 평범한 제목보다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헤드라인을 상단에 써주는 것이 좋다. 말하자면 자신을 표현하는 슬로건 같은 것이다. 단, 시키는 대로 다 한다는 식의 추상적인 내용은 매력을 떨어트린다.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IR 전문가’와 같이 직무가 분명히 나타나면서 역량이 돋보이는 헤드라인을 써야 한다.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부르는 등 수평적인 기업이라면 ‘마케팅 전문가 제임스 김’ 등 기업의 특징을 활용한 헤드라인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여줘도 좋다.
Tip 헤드라인에 ‘배달의민족체’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폰트로 포인트를 주면 트렌디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단, 모든 텍스트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체 폰트는 ‘맑은고딕’이나 ‘나눔바른고딕’ 등 가독성 높은 고딕체가 무난하다.
STEP 3. 최종 제출까지 꼼꼼하게
◇ 맞춤법 검사로 오탈자 점검
아무리 좋은 내용을 써도 오탈자가 눈에 띄면 허술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서류를 모두 작성하고 난 뒤에는 맞춤법 검사를 통해 오탈자를 점검해야 한다. ‘네이버 맞춤법 검사기’나 ‘부산대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를 활용하면 된다.
또 동일한 이력서로 여러 기업에 지원할 경우 A사의 기업명이 적힌 이력서를 B사에 그대로 제출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데,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노력이 물거품되지 않도록 기업명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 메일 제목과 파일명은 깔끔하게
마지막으로 메일을 보낼 때는 이력서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도록 제목에 지원 부문과 이름을 명시한다. 첨부파일 제목은 ‘기업명_지원 부문_성명_이력서’ 등과 같은 형식으로 한 줄로 정돈해서 보낸다. 정해진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소한 부분에서 성의를 보이는 것도 합격률을 높이는 전략 중 하나다.
연출가 겸 작가인 민준호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만든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6년 만에 대학로에 돌아왔다. ‘나와 할아버지’는 전쟁 통에 헤어진 옛사랑을 찾기 위해 할아버지와 함께 여정을 떠나는 청년 ‘준희’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소 소박한 서사에 반전도 없어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데, 극이 끝나고 나면 관객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오열하는 이도 있다. 배우 한갑수는 그게 바로 ‘수필의 힘’이라 말한다. 오랜만에 따뜻한 연극으로 관객을 만나 기쁘다는 그에게 작품과 연기가 주는 의미를 물었다.
Q. ‘나와 할아버지’는 어떤 작품인가?
극작가인 주인공이 멜로드라마를 쓰려고 할아버지랑 옛사랑을 찾아 떠나면서 할아버지에 대한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둘 알게 되고, 진짜 삶에 대해 깨달아가는 내용이에요. 요즘 TV를 보면 세대 갈등으로 비롯된 흉흉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나와 할아버지’는 이런 씁쓸한 사회에 잔잔한 울림과 교훈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Q. 작품의 매력을 꼽는다면?
작가 본인 얘기니까 할아버지의 정서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연기의 사소한 디테일을 다 살려요. 예를 들어 손자랑 술 마시면서 전쟁 시절 얘기를 할 때, 할아버지가 술잔을 들었다가 ‘아 맞다!’ 하면서 말을 이어서 하고, 다시 마시려다 말고 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하고 싶은 말이 많으니까 술잔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거죠. 그때 작가는 ‘내가 안 물어봤으면 이런 얘기를 누구한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대요. 수필이라는 게 사실 대단한 기승전결이 있는 건 아닌데, 이런 소박하고 진솔한 마음이 객석으로 전달되어 감동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Q. 연기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제가 맡은 역할이 저보다 윗세대다 보니 고향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이제는 어머니가 무슨 마음으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작품을 접한 뒤로 할아버지나 할머니 세대 어르신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정서를 갖고 살아오셨는지 좀 더 깊이 알게 된 것 같아요. 극을 보는 젊은 친구들도 아마 그럴 거예요.
Q. 어느덧 연기 인생 35년 차다. 롱런의 비결은?
글쎄요, 사실 숫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예술이라는 게 처음 하는 사람이 10~20년 한 사람보다 더 잘할 수도 있는 거더라고요. 살리에리도 모차르트를 보면서 질투를 하잖아요. 저도 젊은 친구들 보면서 많이 감탄해요. 그래도 비결이랄 게 있다면 곰처럼 우직하게 걸어온 거? 무대에서는 여우처럼 영리하게 연기해야 하지만, 생활이 힘들 때 미련하게 버틸 수 있는 구석도 있어야 하거든요. 여우라면 진작 떠났겠죠.(웃음)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니까 묵묵히 해온 게 아닐까 싶어요.
Q.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연기의 트렌드가 옛날과 많이 달라졌어요. 저희 때는 더 연극적이고 과장될수록 잘하는 연기였는데, 이제는 내추럴하고 자연스러운 게 추세가 됐죠. 트렌드를 좇는 게 어렵지만 고리타분한 배우로 남고 싶지 않아서 계속 노력하게 돼요. 안 그러면 정체되고 매너리즘에 빠질 테니까요. 이번 작품을 비롯해서 젊은 친구들이랑 작업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배우는 계속 배우는 게 숙명인 것 같아요.(웃음)
Q. 역할 속 나이가 돼도 무대에 설 것인지?
모든 배우의 꿈이죠. 죽을 때까지 연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젊을 땐 몰랐는데, 나이 들수록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아요. 배우라도 언제나 연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선택받아야 하는 게 운명인데, 계속해서 무대에 설 수 있다면 그만큼 복된 일도 없죠. 앞으로도 곰처럼 잘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꾸준히 하고 싶어요.
일정 3월 5일~4월 18일 장소 아트원씨어터 3관
연출 민준호 출연 한갑수, 차용학, 정선아, 민준호 등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사진 오픈갤러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1년, 집에 머무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주거 공간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단순한 의식주 생활을 넘어, 개인의 취미와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카멜레온처럼 변하고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은 다양한 커피용품으로 ‘홈카페’를 만들고, 영화광들은 빔프로젝터를 구매해 ‘홈시네마’를, 운동 마니아들은 각종 운동기구를 들여 ‘홈짐’을 차리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집의 기능이 겹겹이 추가되는 현상을 ‘레이어드 홈’이라고 명명했다.
다양한 인테리어와 가전용품으로 주거 공간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전시회·갤러리 등 문화생활을 편히 즐기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림 소장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미술관에 가는 대신 집 곳곳에 그림을 걸어 자신만의 갤러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명 화가의 원화는 구하는 과정부터 어렵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어떤 작품을 어디에 걸어야 하는지 등 지식이 부족해 혼자 결정하기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림 렌털 서비스 ‘오픈갤러리’
‘오픈갤러리’는 이처럼 그림을 소비하고 싶지만 선뜻 시도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국내 인기 작가의 원화를 대여하는 그림 렌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큐레이터와의 상담을 통해 어울리는 작품을 선정하면 전문 업자가 작품 설치를 돕는다. 최초 이용 시에는 큐레이터가 방문해 도슨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림은 3개월을 기준으로 교체가 이루어져 계절이나 유행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2021년 2월 기준 약 1100명의 작가와 3만7000여 점의 작품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오픈갤러리가 중장년층 고객에게 주로 추천하는 작품은 전미선, 이현열, 임은정, 고재군, 류지선 작가의 그림이다.
대여 요금은 작품 크기에 따라 다르며, 1개월 기준으로 책정한다. △10호(약 50×45cm) 이하 3만9000원 △20호(약 70×60cm) 이하 6만9000원 △30호(약 90×70cm) 이하 9만9000원 △40호(약 100×80cm) 이하 12만 원 △60호(약 120×90cm) 이하 15만 원 △80호(약 145×110cm) 이하 20만 원 △100호(약 160×130cm) 이하 25만 원이다. 이는 작품 원래 가격의 1~3% 수준이다.
대여 전 상담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한다. 온라인은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보낸 뒤 유선 상담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제안서에서 원하는 작품을 고르면 된다. 제안서에는 약 5점의 작품이 추천된다.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개인의 취향이나 공간의 특성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취향을 모른다면 오픈갤러리 홈페이지에서 AI 취향 분석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오프라인 상담은 큐레이터가 가정을 방문해 공간을 확인하고 어울리는 작품을 추천한다. 단 서울·경인 지역에 한하며, 6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그림이 마음에 든다면 기간을 연장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대여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3% 정도다. 대여 기간 지불한 요금을 제외한 금액으로 살 수 있다. 만일 이용자의 실수로 작품에 복구 불가능한 정도의 손상이 발생할 경우 매매가의 50%를 청구하며 작품을 회수한다. 따라서 어느 정도 주의는 필요하지만, 눈으로만 감상한다면 결함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픈갤러리 관계자는 “중장년층 고객 90%가 만족하고 있다”며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멋진 풍경이나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Plus+] 시니어 홈갤러리 엿보기
[CASE 1] 송그림 씨 (구독 14개월)
“자식을 다 키워 보내니 쓸데없이 집이 넓다며 외로워하시는 엄마를 위해 선물해드렸어요. 그림 하나로 집 안 분위기가 확 바뀐다고 지금까지 해드린 선물 중에 제일 좋아하시네요!”
작품 임은정, DOOR-초대(Invitation)
대여 요금(월/VAT 포함) 6만9000원
구매 가격 900만 원
[CASE 2] 박미술 씨 (구독 7개월)
“여행 가면 미술관, 박물관부터 가실 정도로 ‘아트러버’인 엄마를 위해 그림을 걸어드렸어요. 코로나19 때문에 강제 ‘집콕’ 중이신데, 집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너무 좋아하세요!”
작품 이여운, duplicate_3
대여 요금(월/VAT 포함) 15만 원
구매 가격 750만 원
포니가 환생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에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계획이다. 공개된 이미지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포니를 닮았다. 콘셉트카 45의 양산형 모델로, 45는 지난 2019년 포니 탄생 45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포니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개발됐다.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을 론칭했다. 그 첫 모델이 아이오닉5다.
아이오닉5는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한 크기로 예상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최초로 적용된다. E-GMP는 전기차만을 위해 최적화된 구조로 설계된 신규 플랫폼이다. 차종에 따라 1회 충전으로 최대 500㎞ 이상 주행 가능하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어 초고속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18분 이내에 80% 충전할 수 있다.
포니는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로, 46년 전인 1975년 처음 출시됐다. 포니를 통해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번째, 세계에서는 16번째로 고유 모델 자동차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포니는 1982년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포니2가 나오기까지 국내에서 20만8000여 대 판매되고 해외로 9만2000여 대 수출됐다. 단일 차종으로는 국내 최초로 30만 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당시만 해도 개도국이었던 한국의 자동차 회사가 해외로 수출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포니는 한국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산업역군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현대차는 포니를 초석으로 발전을 거듭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포니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uigiaro)의 작품이다. 자동차 디자이너 구상은 포니의 디자인이 “당시 국제적인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에서도 한 획을 그을 만큼 조형성이 뛰어났다”며, “전체적으로 기하학적 조형 요소가 간결하고 높은 통일성을 가지면서도, 장식적 요소가 배제된 추상성이 높은 디자인이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콘셉트가 45 출시 당시 그 의미를 “현대차 전기차 디자인의 이정표가 될 전동화 플랫폼 기반의 콘셉트카다. 현대차의 시작을 알린 포니 쿠페 콘셉트가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45년 동안 현대차가 쌓아 온 헤리티지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고 설명하며, “현대차 디자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로, 현대차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5는 이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차의 새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어갈 핵심 전략 모델로 활약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에 이어 중형 세단 아이오닉6, 대형 SUV 아이오닉7을 차례로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라인업 확대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목표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활 속에서 건강을 관리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 Medication)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은 2014년 1조6310억 원에서 2020년 4조9000억 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또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경험률은 78.9%로, 100가구 중 79가구가 1년에 한 번 이상 건기식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시장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50대 영양제 뭘 먹어야 할까요?”, “요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영양제 알려주세요” 등 영양제 종류를 묻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너무 많은 정보에 지친 나머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거나 유명 연예인이 추천했다는 이유로 같은 영양제를 구입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함유된 영양소가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성분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일회성 구매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리’
케어위드 ‘필리’는 이런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개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하고 정기배송해주는 영양제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건강 설문을 통해 개인 정보를 입력하면 필요한 영양 성분을 파악하고, 이를 보강할 수 있는 영양제를 추천 및 판매한다. 건강 설문은 연령, 나이 등 기본 정보뿐 아니라 가장 걱정되는 신체 부위, 평소 생활습관, 알레르기 여부, 가족성 질환 등 세부적인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2021년 1월 기준 41만7000여 명이 건강 설문을 진행해 영양제를 추천받았다.
이용자는 설문이 끝나면 건강 설문 결과표를 통해 보충이 필요한 영양소를 확인하고, 원하는 영양제를 구매할 수 있다. 정기구독 시 매달 30일 치 분량의 영양제가 배송되며, 구독 중 특정 제품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현재 필리에서 판매 중인 영양제는 국내 약학 박사들과 함께 자체 제작한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인증을 받았다. 종류는 홍삼 옥타코사놀, 프로바이오틱스, 루테인, 밀크씨슬 등 총 9가지이며, 가격은 제품별로 다르지만 보통 1만~2만 원이다. 정기구독을 원하지 않는 경우 일회성 구매도 가능하다.
필리는 영양제를 구매해놓고도 섭취를 깜박하고 건너뛰는 이용자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 모바일 앱 ‘필리케어’를 통해 사후 관리도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영양제 섭취시간을 설정하면 매일 그 시간에 맞춰 알림을 보낸다. 앱에 접속하면 먹어야 하는 약의 종류 및 개수와 함께 ‘모두 먹었어요’, ‘오늘은 패스’ 버튼이 나타나는데, ‘모두 먹었어요’ 버튼을 누를 경우 포인트가 적립된다. 모은 포인트는 각종 기프티콘 및 소분통·마스크팩 등 필리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일종의 보상제도를 통해 영양제 섭취를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앱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필리케어’를 검색하면 다운받을 수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만 사용 가능하며, 올 상반기 중 iOS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Mini Interview] 고성훈 케어위드 대표
‘필리’를 창업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원래 다른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큰 병을 얻어 투병 생활을 하시게 됐어요. 회사를 내려놓고 간호에 집중하다 보니 평소에 건강관리를 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나니 자연스럽게 건강 관련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고,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중장년층 이용자의 구매 패턴은 어떤가요?
전체 이용자 중 30% 정도가 중장년층인데요. 대부분 혈행 개선, 근육·뼈 강화 쪽에 관심을 많이 가지시다 보니 오메가3나 칼슘·마그네슘·비타민D 등을 주로 섭취하십니다. 자녀분들로부터 선물 받는 경우도 많지만, 역으로 가족 것까지 챙기시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군 생활 중인 아들 영양제를 챙기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향후 서비스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
현재 제품 종류가 9가지라서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올해 말까지 영양제 6종 이상을 새로 출시해 웬만한 건강 분야를 다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동시에 필리의 영양제를 드시지 않는 분들도 ‘필리케어’는 꼭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실 수 있게 앱을 통해 정보나 소식 등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에요.
지난해는 ‘부동산의 해’라고 할 만큼 부동산 이슈가 사회를 뒤덮었다. 영끌, 패닉바잉 등 부동산 관련한 온갖 신조어와 이슈로 시끌벅적했다. 그렇다면 2021년 신축년, 부동산 시장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다음의 키워드를 통해 2021 부동산 트렌드를 살펴보자.
참고 부동산 114, KB 리브온
[1] 직주일치
직주근접에서 직주일치로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경우 직장과 가까운 주거지를 선호했으나, 이제는 아니다. 비대면 조치의 확산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출퇴근 시간만큼 여가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장과 주거가 일치하는 ‘직주일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한 심포지엄에서 “10년이나 앞당겨진 재택근무 시행으로 인해 이제는 생산활동과 더불어 문화·레저활동이 함께 가능한 직주일치의 개념이 새롭게 뜰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 올인룸과 중대형 아파트
부동산 개발회사 ‘피데스’는 2020-2021 미래 주거 7대 트렌드 중 하나로서 올인룸(All in Room) 시대를 예견했다. 실제로 휴식 공간 외 별도의 업무 공간, 운동 등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이나 발코니 등과 같이 다양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이는 면적이 큰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 부동산 통계분석솔루션 ‘부동산114 REPS’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용 85m² 초과인 중대형 아파트의 2020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69.9대 1을 기록했다. 2021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3] 세컨드 하우스
2020년 이전의 세컨드 하우스는 자산가의 부의 과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자산가에게 필수적인 멀티 하우스 중 하나다. 개인화된 여가가 늘어나는 추세도 한몫했다. 실제로 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으로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낮은 펜션의 이용 건수는 2019년 대비 105%, 독채형 펜션은 93% 증가했다 부산 해운대의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실간 간섭을 최소화한 최고급 시설과 각종 컨시어지 서비스, 인피니티 풀을 제공하는 주거시설로, 최근 자산가의 세컨드 하우스로 주목받고 있다.
[4] 거점 오피스
오피스의 위치도 변한다. 한 취업포털의 설문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직장인 10명 중 6명은 재택근무를 했고,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비율도 67.7%로 높았다. 하지만 팀원 간의 소통이나 돌발적인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근 ‘거점 오피스’를 두는 회사도 생겼다. 거점 오피스는 각 지역에 소규모 거점을 두고 일부 인원을 그곳으로 출근시키는 형태의 사무실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부터 서울 서대문, 종로, 경기 판교와 분당에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5] 물류창고
전자상거래 시장이 대폭 성장하고 있다. 집콕생활로 인해 온라인 쇼핑에 의한 전자상거래 주문량이 급증했고, 택배 시장의 물동량도 덩달아 늘었다. 이런 사회적 현상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부동산이 바로 ‘물류창고’다. KB경영연구소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21년 상가 부동산 투자 여건 전망에서 물류 시설이 1위를 차지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소매 유통업의 산업 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됐다. 택배 물량 증가로 인해 집하 시설이 굉장히 많이 필요해졌고, 실제로 물류창고 매매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물류 시설은 앞으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