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가 열리면서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은퇴 후 소비생활과 여가생활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치아에 하나둘씩 문제가 생긴다. 치료시기를 놓쳐 치아를 잃으면 먹는 즐거움이 사라지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진다.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노년기 건강문제를 현명하게 대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치아건강에 도움이 되는 정확한 칫솔질 방법과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년기 치아상실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틀니나 임플란트로 대처할 수 있지만 올바른 칫솔질 등 기본적인 습관만 잘 지켜도 치아건강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양치능력이 떨어져 기본적인 칫솔질조차 힘들어지기도 한다. 노년기는 구강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칫솔과 칫솔질 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노년기에는 치아 사이가 뚫려 공간이 생기고 잇몸이 내려가는 치은퇴축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잇몸질환이 있으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돼 음식물이 더 잘 끼게 된다.
백영걸 대표원장은 “치은퇴축으로 치근이 보이기 시작하면 칫솔종류와 칫솔질방법을 바꿔야 한다”며 “보철물이나 임플란트를 한 경우에는 입 속 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특수형태의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사용하는 칫솔을 치과에 가져가 자기에게 맞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노년기에는 강하게 칫솔질을 하면 치아 뿌리가 닳아 오히려 충치가 잘 생긴다. 치아 뿌리에 충치가 발생하면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칫솔질을 해야 한다. 단순히 좌우 왕복으로만 반복해서 닦는 양치법은 치은퇴축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치은퇴축을 예방하려면 솔의 탄력이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고 잇몸에서 치아방향으로 손목을 돌리면서 치아를 닦는 회전법이 도움이 된다.
양치 횟수는 식사 횟수에 맞추는 것이 좋다. 만약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야식 등을 먹으면 그에 맞춰 양치 횟수도 조절해야 한다. 양치질이 어렵다면 치과에서 전문가 칫솔질을 꼭 받길 권한다.
매월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1년에 최소 2~3번이라도 치과에서 치아 사이 깊은 틈에 있는 세균을 소독하면 치아 유지·관리에 도움이 된다.
평생을 써온 치아이기에 치아가 깨졌거나 닳아 있는 어르신이 많다. 특히 어르신일수록 대개 위아래 치아가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많다. 이런 상태에서는 임플란트를 해도 무리가 오기 때문에 먼저 교합을 최대한 개선해야 한다. 이때 생활습관도 함께 개선하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기나 마른오징어 등 치아에 무리를 주는 질긴 음식은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치주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흡연이나 음주도 줄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도 필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면 구강건조증이 예방될 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좋다.
백영걸 대표원장은 “치아에 불편함이 느껴지는데도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과 방문을 미루면 턱관절이 나빠지고, 치아에 무리가 가해져 결국 상하게 되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 들수록 향기 가득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게 어찌 쉬운가. 늘 정갈한 모습이고 싶지만 아무 때나 흐르는 땀은 막을 수 없고 신경 써야 할 냄새도 많다. 내적 수양은 물론이고 건강도 챙기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당신들에게 다소 짓궂은 질문을 던져봤다. 당신의 냄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움말 콩세알튼튼 예방치과의원 이병진 원장
✽설문 대상: 50세 이상 시니어 110명(남자 51명, 여자 59명) 온·오프라인 조사
응답자 중 84.5%가 냄새에 대한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자는 15.5%로, 조사 대상자 10명 중 8명이 넘는 시니어가 냄새에 관한 고민을 해봤다고 답했다. 고민을 한다고 응답한 남녀 비율은 비슷했는데 여자가 좀 더 높게 나타났다.
어떤 냄새로 고민하냐는 질문에 51.8%가 입 냄새라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당뇨병으로 인해 입안이 말라서 침액에 부족할 때 가끔 입 냄새가 난다”며 구체적인 구취 원인도 알고 있었다. 시니어라면 남녀를 불문하고 고민하는 문제가 입 냄새였다. 그다음 고민은 땀 냄새였는데, 특히 6.4%의 응답자가 여름철 땀 때문에 나는 냄새를 걱정했다. 생리현상으로 발생하는 냄새는 14.5%로 3위에 올랐다. 발 냄새와 체취는 9.1%로 비율이 같았으며 나머지는 겨드랑이 냄새 6.4%, 머리 냄새 4.5% 순으로 응답했다. 기타 의견에는 악취와 락스 냄새 등 주변 환경에서 나는 냄새도 포함됐다.
응답자의 42.7%가 ‘남들에게 냄새 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다’고 답했다. ‘누구에게 들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남자의 경우 과반수 이상(60%)이 ‘배우자’라고 답했고, 여자의 경우에는 ‘배우자’와 ‘자녀나 손주’라는 대답(각각 26.9%)이 가장 많았다. ‘동년배’라고 답한 비율은 남자 10%, 여자 15.4%로 남녀 간 큰 차이는 없었다. 반면 여자 응답자의 상당수가 대상으로 꼽은 ‘자녀나 손주’의 경우 남자 응답자는 한 명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나이가 들면 입안에 충치나 잇몸질환이 많이 생기고 치료로 인한 보철물이나 틀니, 임플란트가 늘어나 음식물 찌꺼기나 세균막이 잘 제거되지 않아서 구취를 일으키곤 한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침 분비가 줄어 입안이 마르게 되면 이러한 성분들이 농축되어 냄새가 더 심해진다. 입 냄새는 스스로 느끼기 힘들다. 자주 가까운 사람을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 -콩세알튼튼 예방치과의원 이병진 원장
남자의 경우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에 대해 ‘좋은 편’(14%)보다 ‘나쁜 편’(43.1%)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3배 이상 많았지만, 여자는 15%를 웃돌며 비등비등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자신에게 나는 냄새가 ‘보통’이라고 판단하는 이는 남녀 모두 상당수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가 꼽은 ‘체취의 원인’으로는 ‘청결문제’(40.9%)가 1순위였고, 건강문제(30.9%)와 노화(26.4%)가 뒤를 이었다. 물론 청결문제나 건강문제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아니라면 시니어의 경우 ‘노화’가 원인일 수도 있겠다. 실제 40대 이후부터 체내에서 분비되는 ‘노넨알데하이드’(Nonenaldehyde)가 모공에 쌓이면서 노년기 체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를 어떻게 개선했는가’라는 물음에는 ‘잘 씻고 다닌다’(72.7%)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앞서 ‘체취의 원인’에 대해 ‘청결문제’를 꼽은 이가 가장 많았던 것과 연관 지어볼 수 있겠다. 그밖에 향수를 뿌리거나(19.1%) 탈취 관련 제품이나 약품을 사용해(12.7%) 냄새를 개선해보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개인적인 방법 외에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7.3%) 의견도 몇몇 있었다.
‘여름철 고민이 되는 냄새’에 대해 여자 응답자의 경우 ‘주방·화장실 등 집안 냄새’(29명), ‘음식물 냄새’(20명), ‘옷·침구 등 섬유냄새’(14명) 등 전반적으로 살림과 연관한 항목들을 꼽았다. 더불어 ‘땀 냄새’(25명)가 고민이 된다고 응답한 이가 상당수였는데, 남자 응답자의 경우도 19명이나 응답해 마찬가지로 고민이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나이 들면서 좋아진 냄새는 천연의 꽃 냄새가 54.5%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은정 심리상담사는 바쁘게 살던 시절을 지나 느리게 걸을 수 있는 시간을 살게 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뜨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다음으로는 24.5%가 추억을 부르는 냄새를 꼽았다. 그 이유로 자신만의 기분 좋은 추억의 냄새가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향기 나는 노년을 위한 노력으로는 67.3%가 ‘건강 챙기기’라고 응답했다. 그다음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가 45.5%를 차지했다. 이외 외형 관리와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33.6%로 나와 육체와 정신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함을 보여줬다.
"아버지! 이렇게 아버지를 찾아와 문안드리고 모시는 것도 이젠 우리 세대가 끝이에요."
"그럴 게다!"
환갑을 넘긴 아들이 여든 중반을 넘긴 아버지를 매주 일요일이면 찾아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의사인 아들이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바쁠 텐데도 이렇게 찾아와 주니 아버지는 내심 기쁘고 고맙다.
"아버지! 저희는 자식에게 기댈 생각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 그럴 자식이 없기도 하지만요. 늙으면 아예 요양원 갈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둬야겠어요. 죽어서도 제삿밥 얻어먹을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하고요."
"시대가 그런 걸 어떡하겠니? 오히려 그게 마음 편한 일이지 않겠니?"
세월은 흐르고 시대는 변한다. 자식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우리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들도 베푼 사랑을 되돌려 받기를 바라지 않는다. 자식에 대한 기대는 내리사랑의 역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베푼 사랑을 받고 자란 자식은 또 그 자식에게 사랑을 베풀고 그렇게 세대를 이어가는 게 내리사랑이기 때문이다. 정성과 희생으로 키운 자식들이 서운하게 할 때도 있지만 부모의 책임이라 여기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생각하면 힘들어진다. 부모 자식 간에 불협화음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나이 들수록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고 불효를 뉘우치듯 자식들도 언젠가는 마음 아파하지 않을까? 우리가 젊었을 때 어른들은 “네놈들도 자식 낳고 키워보면 부모 마음 알게 될 게다”라고 말했다. 세월과 함께 그 말씀의 뜻을 서서히 알게 됐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고 주는 것임을 말이다.
사랑의 본질은 무엇일까? 희생이고 무조건임을 몸으로 깨달았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러셨다. 늘 자식 생각만 하고 살았다. 당신 인생은 뒷전이었다. 치아가 모두 손상되어 잇몸으로 사시던 부모님. 틀니를 해드릴 형편이 되었을 땐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후회만이 마음을 크게 짓눌렀다. 자식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우리 부모 세대와 달리 남은 인생도 생각하고 노후자금도 미리 챙겨두려 하고 있으니 세상의 변화는 우리 세대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늙어 거동을 못하면 요양원으로 보내는 것이 당연시되는 시절이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할 생각을 굳히고 있다. 전국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생긴 요양 시설이 이를 증명한다. 세월의 흐름에 탑승함이 마음 편하게 여생을 마치는 일일 듯하다. 세상의 변화를 어찌 거스를 수 있을까. 유비무환이라 했다. 더 나이 들어 기억이 감감해지기 전에 노후 준비 하나둘 준비해두자.
# 퇴직한 김 모(68세) 씨의 취미는 피규어 모으기다. 최근엔 3D 프린터로 직접 그의 얼굴을 본뜬 피규어를 만들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피규어라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손주에게 줄 장난감도 미리 설계도를 다운받아 만들 계획이다. 손주가 좋아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흐뭇하다. 오후엔 충치치료 때문에 치과에 다녀왔다. 구강을 스캔한 후 바로 3D 프린터로 출력하기 때문에 손쉽게 보철물을 씌울 수 있었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같지만 현실이다. 3D 프린터를 활용해 이미 상용화된 제품들의 사례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지만 그간 눈치채지 못한 제품도 많다. 4차 산업혁명은 첨단기술의 융합으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3D 프린팅은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발행하는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는 올해 삶에 큰 영향을 줄 10대 기술 중 하나로 ‘3D 금속 프린터’를 꼽았다. 플라스틱이 아니라 금속으로 프린트하면 더 가볍고 강한 부품을 만들 수 있다. 3D 프린팅은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미국에서 1983년에 개발되어 벌써 30여 년이 지났다. 그동안 이 기술은 주로 산업체에서 시제품을 제작하는 데 사용됐다. 그런데 최근 3D 기술 관련 주요 특허가 만료되며 3D 프린터가 빠르게 대중화하고 있다.
제작시간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단축하는 ‘3D 프린팅 기술’
그동안 사용해온 2D 프린터는 종이에 잉크로 글자나 그림을 출력해왔다. 이와 비교할 때 3D 프린터는 3차원 그래픽 설계도로 플라스틱,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한 층씩 쌓아올려 입체적인 물체를 인쇄한다. 과연 3D 프린팅 기술이 제조업에 혁신을 가져올까?
가장 대표적인 혁신으로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전 시제품 제작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보통 시제품 제작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그런데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몇 시간만으로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 또 부품을 조립할 필요 없이 한 번에 완성품 제작도 가능하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대로 소량 맞춤 생산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얼굴을 본뜬 피규어나 예술 작품도 제작 가능하다.
유통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는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공장에서 규격대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했다. 그런데 3D 프린터가 가정에 보급되고, 출력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나 동네 가게가 많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언제 어디서든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재고도 없어진다. 무엇보다 제조 과정이나 운송에 드는 노동과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임플란트에서 인공 장기까지, 의료와 3D 프린팅 기술의 만남
3D 프린팅 기술은 의료, 식품, 건축, 교육, 자동차 등 이미 많은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은 아니다. 그렇다면 시니어는 어떤 분야에 주목해야 할까.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의료 산업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떠오르는 헬스케어와 3D 프린팅 기술의 만남도 혁신이 기대되는 분야다.
인간은 신체 구조가 다 다른데 지금까지는 정형화된 보형물을 활용해야 했다. 하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정교한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벨기에 연구자들이 83세 환자의 턱에 3D 프린터 기술을 적용한 티타늄 뼈를 이식하는 데 성공해 큰 화제를 모았다.
3D 프린팅 기술은 이미 치의학과 보청기 분야에서 대중화되었다. 시니어는 임플란트나 틀니 등으로 치과에 갈 일이 많다. 그동안 치과기공사가 치아의 본을 뜨고, 금형을 제작하던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제 구강을 스캔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하루 만에도 시술이 가능해진다. 보청기 또한 일대일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의족과 의수도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 코스 요리도 뚝딱! 버스도 하루 만에 찍어내!
# 평소 양식을 좋아하는 최 모(65세) 씨는 동창들을 초청해 샐러드와 스테이크를 점심으로 먹었다. 디저트로 만든 케이크에는 3D 프린터로 출력한 예쁜 장식을 올렸다. 먹고 싶은 음식은 레시피를 다운받으면 푸드 프린터가 알아서 만들어준다. 최 씨가 운전하는 자동차도 맞춤 주문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차다. 이번 주말에는 친구 딸 결혼식에 가야 해서 옷과 신발을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대로 설계도를 다운받아 3D 프린터로 출력할 예정이다.
3D 프린팅 기술은 식품산업에까지 번지고 있다. 영양가 있고 멋지게 장식된 음식을 이제 3D 프린터가 만들어주는 시대다. 다운받은 레시피를 3D 푸드 프린터로 인쇄하면 시간도 단축되고, 정교한 장식도 가능하다. 만약 만성질환이 있다면 식이요법대로 건강식을 만들 수도 있다. 현재까지의 기술로 3D 프린터는 피자, 초콜릿, 케이크, 치즈, 초밥을 출력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와 있다.
한편 시니어는 나이가 들면서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기업인 바이오준(Biozoon)은 고령자들을 위한 3D 프린팅 식품을 개발했다. 이젠 유명 요리사들이 디자인한 부드러운 식품으로 영양가 있는 맞춤 식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3D 프린터가 냉장고처럼 주방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을지도 모른다.
자동차나 패션산업도 3D 프린팅 기술을 피해갈 수 없다. 최근 자동차산업은 자율주행 등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이었지만, 최근 미국의 로컬모터스(Local Motors) 사는 자동차를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맞춤형 주문 방식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큰 공장도 필요 없다. 이 회사는 자율주행 버스도 하루 만에 제작했다.
패션은 신소재나 트렌드에 적극적인 산업으로서 3D 프린터 도입 역시 활발하다.
집이나 항공기 부품 등 3D 프린터로 만드는 제품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물론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불법으로 총기를 제작하거나 지적재산권, 3D 프린팅으로 만든 물건의 안전에 대한 책임 문제 등이 그렇다. 그러나 출력 소재가 다양해지고, 기술 개발이 빨라지면 3D 프린터가 시니어에게 많은 혜택을 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나날이 진화하는 3D 프린터가 가져올 미래가 기대된다.
>>이나영 시니어 전문 칼럼니스트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차의과학대학교에서 고령친화산업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과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 경향신문에서 고령사회 담당 객원기자로 활동 중이며,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다.
1926년 6월 10일 있었던 순종의 장례식. 조선 왕조 역대 임금 중 가장 많은 영상자료를 남긴 이날, 후대의 역사가들은 재미있는 간판을 하나 발견한다. 바로 종로 저자거리 사진 속 등장하는 ‘이 해 박는 집’이라는 간판. 이곳은 1907년 개설된 국내 최초의 치과 ‘잇방’.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치의학 교육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이후 100여 년이 넘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치과의 이미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치료를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고 고통스럽다는 인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암 치료에 인공지능까지 등장한 오늘날에는 부정적 요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니어가 치과를 가장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보철치료다. 보철치료는 틀니나 크라운, 임플란트로 대표되는 ‘의치’와 관련한 치료 분야. 일반적으로 보철치료의 순서를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먼저 의치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치과의사가 사전 작업을 진행한다. 임플란트를 심거나 기둥이 될 치아를 깎아 정돈하는 등의 작업이다. 이후 치아의 본을 떠 석고 모형을 만든다. 구강 상태를 고려해 치과의사가 작업을 의뢰하면, 치과기공사가 의치를 제작한다.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크라운이나 부분틀니, 임플란트에 사용되는 세라믹 의치는 도자기 제작 과정과 비슷하다. 치아 색깔과 유사한 반죽을 발라 고온에서 구운 뒤 광택을 내 기존 치아와 구분하기 어렵게 제작된다.
점차 사라지는 치과용 석고 모형
최근 대학병원 등 대형 치과에서 도입하는 기술은 이러한 전통적 치료 과정과 많이 다르다. 가장 먼저 ‘본을 뜨는’ 과정이 사라지는 것이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치아의 모습을 석고 모형에 옮기기 위해 필요했던 인상재를 입에 물고 굳기를 기다리던 과정이 생략되고 있는 것이다. 구강스캐너라 불리는 장비가 이 과정을 대신하고 있는데, 환자가 구강스캐너를 입에 물고 있으면 몇 분 사이에 입속 치아의 모습이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져 옮겨진다. 이를 통해 치과의사나 치과기공사는 더 이상 석고 모형을 들고 하는 치료와 의치 제작을 고심하지 않아도 된다. 모니터 속에서 디지털화한 치아 모형을 3차원으로 확인 가능하고, 주변 치아와는 잘 어울릴지, 턱관절이 움직이는 저작운동에는 문제가 없을지 가상으로 의치를 만들어 확인할 수도 있다.
이렇게 설계된 의치 데이터는 치아를 깎는 밀링머신인 CAD/CAM 장비로 옮겨져 실제 인공치아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장비는 설계된 대로 지르코니아라는 세라믹 덩어리를 깎아 의치를 만든다. 초기에는 깎아 만들어진 결과물의 색상이나 투명도가 치아와 달라 그 위에 치과기공사가 세라믹을 덧씌우는 작업을 해야 했지만, 최근 제조되는 의치용 재료는 치아 모형을 깎으면 광택 등 간단한 후반 작업만으로 바로 환자 구강에 장착할 수 있다. 의치를 깎는 CAD/CAM 시스템은 일부 동네 치과도 갖추고 있지만, 구강스캐너를 통해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한 치과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치과진료에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이유는 역시 환자가 느끼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그중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한 설계와 첨단장비를 통한 제작이 치과 치료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부분은 ‘시간’이다.
‘손재주’에 따른 진료 편차 사라져
일반적으로 보철치료를 위한 의치의 제작기간은 3일에서 5일 정도. 치과에서 대부분 “다음 주에 오세요”라는 안내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장비를 활용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오전에 치료를 시작해 오후에 의치까지 마무리되는 ‘원데이 치료’가 가능하다. 이 시간도 점차 짧아져 전문가들은 수년 내에 한두 시간 정도로 모든 치료 과정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또 진료의 특성상 치과의사나 치과기공사의 ‘손재주’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지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부분도 장점으로 꼽힌다.
문홍석 연세대학교 보철과 교수는 “디지털 치과치료는 환자의 불편함을 줄이고 일관성 있는 의치의 제작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기술 발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방법과 정확도·내구성에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향후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IoT, 로봇기술 등 다양한 분야가 접목돼 의사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재의 진료 방식이 근거 중심의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변화할 것”이라 예측했다.
첨단기술 치과 곳곳에 영향
디지털 치과치료는 보철 제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수년 전부터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치료를 위한 ‘서지컬 가이드’를 임상에 적용해왔다. 서지컬 가이드는 임플란트 시술 시 식립을 위한 구멍의 위치와 각도를 안내하는 장치. 치과의사는 CT 촬영을 통해 얻은 환자의 치조골 3D 영상을 검토해 임플란트를 어떻게 식립할지 설계한 후 각도와 위치가 적용된 이 서지컬 가이드를 3D 프린터나 CAD/CAM으로 제작해 수술할 때 사용한다. 또 최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치아의 깨진 부분이나 충치균을 확인하는 장비도 보급되고 있다. 치아우식 진단장치는 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치태나 치석, 치아의 깨진 금, 충치균을 탐지해 구강 상태를 확인해준다.
치아우식 진단장치 큐레이 시리즈를 제작하는 아이오바이오의 대표이사이자 치과의사인 윤홍철 대표는 “구강 내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질환이 예상되는 부분을 조기에 치료할 수 있고, 평소에 등한시했던 구강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자극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대선에서 발표한 노인 관련 공약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지난 4월 발표된 ‘어르신을 위한 문재인의 9가지 약속’이라는 공약을 보면 기초연금 매월 30만원으로 인상, 치매 환자 국가 관리, 틀니 임플란트 본인 부담금 절반으로 절감, 찾아가는 건강 서비스, 보청기 비용 보험 확대, 경로당을 생활복지관으로 리모델링, 농산어촌에 100원 택시 도입, 어르신 일자리 확대 및 수당 인상, 독거노인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제공 등 9가지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기초연금은 하위 소득 70%여야 하는데 거기에 못 낀다. 치매는 아직 염려할 나이가 아니다. 틀니보다는 임플란트가 더 효과적이니 틀니는 아예 해당 없고 임플란트는 아직 대상 치아가 없다. 찾아가는 건강 서비스는 스스로 정기검진을 받고 있고 온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을 비울 때가 대부분이라 역시 해당 사항이 없다. 보청기도 아직 해당이 안 된다. 경로당에 갈 나이도 아니다. 농산어촌 100원 택시는 도시민이므로 해당되지 않는다. 어르신 일자리 확대 및 수당 인상은 해당이 되지만 아직 변화가 없고 두고 볼 일이다. 독거노인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제공도 아직은 이르다. 그러므로 필자에게는 대부분 해당이 안 되는 정책들이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실제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걸린다. 다 돈이 들어가야 해결되는 문제인데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숙제다. 이렇게 노인복지를 확대하자는 데 한편으로는 지하철 노선이 적자라고 애꿎게 노인 무임승차가 그 원인이라며 경로우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선,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은 호스피스 재택 방문 서비스, 독거노인 피부양자 제도 등의 개선이다. 빠르게 진전되는 것 같다. 노인일자리는 현재 지킴이, 도우미, 돌봄이 범주에서 벗어나 직무 중심의 민간 일자리 확보가 바람직하다. 방향도 복지와 함께 직무 중심의 시장형 노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국회 예산정책처 발표로 작년 노인 일자리 사업의 67.7%가 공익활동인데 보수가 12년째 월 20만원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민간 분야 일거리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 포털 사이트 회사에서 노인들을 고용해서 운영하는 하는 인터넷 회사는 매출이 급증했다는 등의 좋은 사례를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 급격히 인상된 최저 임금제의 역습으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거나 아파트 경비원 감원 등도 문제로 보인다.
새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로 ‘인생 3모작’을 들고 나온 것은 귀 기울일 만하다. 인생 2모작은 이미 광범위하게 퇴직 후의 인생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인생 3모작은 새로 나온 용어로 65세 이상의 노인도 생산 가능 인구의 범주로 보고 지원하겠다는 정책이다. 50~60대를 ‘신중년’으로 보고 취업성공 패키지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위소득 초과 ‘신중년’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를 내년부터 신설한다고 한다. 노인도 실업수당의 대상이 되며 노인을 고용할 경우 장려금도 지급한다고 한다.
사회공헌에서 재능기부도 자원봉사의 영역으로 포함하는 등 관련법을 개정하고, 정부로부터 받는 소액의 활동수당도 사회공헌형 일자리와 공익형 노인일자리를 확대하기로 했다. 공익형 노인일자리 수당은 올해 22만원에서 2020년 최대 40만원까지 높인다고 한다.
이빨이 충치로 구멍이 났다. 음식물도 끼고 씹을 때 통증이 있다. 단골 치과병원에 달려가서 신경치료를 받고 금으로 구멍 난 곳을 때우기로 했다. 의료보험이 안 되고 치료비로 33만원이 나왔다. 치과는 아직도 의료보험의 사각지대가 많다. 불만이다.
남들처럼 필자도 젊은 시절에는 이빨하나는 자신했다. 이빨이 무슨 연장이라고 맥주병이나 소주병도 이빨로 뚜껑을 열었다.. 전선 껍질도 이빨로 벗기고 원만한 끈은 이빨로 물어뜯었다. 이빨은 하나의 도구였다. 이제는 겁이 나고 아플까봐 못하고 안 하지만 아직까지는 빠진 이빨이 하나도 없다. 모두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산이다. 친구들은 이런 자연산 이빨을 부러워한다. 그들은 이빨 한두 개는 대부분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dental implant) 치아를 사용 중이다.
본인의 원래 치아가 어떤 인공치아보다 좋으니 자기 이빨을 뽑지 말고 유지보수하며 지키라고 의사들이 충고한다. 병의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점은 치과라고 예외는 아니다. 칫솔질만으로는 완벽하게 치석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치과병원의 스케일 제거 작업이 필요하다. 일 년에 두 번 의료보험도 적용되기 때문에 저렴하다. 스케일 제거 작업을 하면서 치아 검진을 받고 있다.
노익장을 자랑하는 송해 선생님의 건강비결이 정기적으로 치과병원에 다니며 치아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한다. 장수를 누리는 사람 대부분이 치아가 건강한 사람들이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빨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빨이 망가지면 음식 먹는데 불편을 느낀다. 예전 필자가 근무하던 회사 사장님이 70대었는데 직원들과 회식하면 횟집을 선호했다. 우리는 사장님이 정말 회를 좋아하나보다고만 생각했다. 나중 어느 자리에서 사장님이 실토하시길 이빨이 부실하여 고기를 먹을 수가 없어 부득이 횟집으로 회식장소를 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동정심이 갔다.
맹수들에게 있어서 이빨은 공격수단이자 방어수단으로 생존의 무기다. 적이 나타나면 으르릉 소리를 지르며 이빨을 크게 내보이는 것으로 자신을 방어한다. 이빨 빠진 호랑이라고 이빨이 없으면 맹수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고 먹이를 대신 갖다 주는 경노사상이 없는 짐승들의 세계에서는 죽음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맹수의 왕 사자가 하이에나에게도 공격을 당하다 결국 죽임까지 당하는 첫 번째 이유가 이빨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난 결정적인 발명품이 칫솔이라고 한다. 치아를 아무리 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나이에 비례하여 부실해지기 쉽다. 치아가 빠지면 치아 임플란트나 틀니를 하는 것이 예정된 코스다. 치과병원에서도 치아 임플란트 치료가 돈벌이가 되는 모양이다. 전철역 부근에서 나이든 사람들을 상대로 물티슈와 함께 뿌려대는 치과병원 광고는 대부분 치아 임플란트를 저렴하게 해 줄 태니 빨리 오라는 광고다. 예전에는 치아 임플란트 비용이 하도 비싸서 소형자동차 한 대 값 이였다. 요즘은 노인들에게는 의료보험도 일부 적용해주니 비용부담이 많이 가벼워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이빨이 튼튼하면 옛날부터 오복중의 하나라고 하고 나이든 사람의 튼튼한 치아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빨이 튼튼하여 음식물을 잘 씹어 삼켜야 건강하다. 하루 3번 3분 이상 칫솔질을 생활화 하고 있지만 이빨이 죽는 날까지 튼튼하리라 장담은 못한다. 치과의 여러 진료와 치료에 의료보험지원 혜택이 많아지길 기대하며 비용 때문에 부실한 치아로 힘들게 생활하는 사람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요즘 동료 의사들이 임플란트 환자가 늘었다는 말을 많이 해요. 보험적용이 되어 비용 부담이 줄어들었고 날이 따뜻한 봄에 치료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몇십 년 전에는 틀니가 엄청 비쌌는데 이제는 임플란트를 어버이날 선물로 선택할 정도로 대중화됐다.예전에 비해 시술 비용이 많이 저렴해졌고 재료의 국산화, 수면시술 등 기술도 발전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라고 한다. 강남 신사동에 위치한 더페이스치과 이중규 원장에게 치아를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과 임플란트 시술에 대해 들어봤다.
65세 이상 시술, 관리가 더 중요하다
40~50대 이후부터 치과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치아도 피부나 몸처럼 한꺼번에 노화되는 건가요?
많은 사람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다가 병원에 옵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비도 많이 들고 치료도 더 힘들어지죠. 다른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패밀리닥터의 조언으로 정기검진처럼 6개월에 한 번씩 검사하고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치료를 받습니다. 치아 건강에 엄청 신경을 써요.
얼마 전, 치과 임플란트 부작용 분쟁으로 10건 중 4건은 시술이 중단됐다는 기사가 났어요. 이 기사를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요?
임플란트는 기본적으로 잇몸 절개를 하고 턱뼈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 외과적인 진료이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사전에 환자의 상태를 체크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환자에게 고지해야 하는데 간혹 설명을 안 하는 경우도 있어요. 임플란트는 치료가 간단하게 끝날 수도 있지만 환자 상태에 따라 광범위한 뼈 이식 등 추가 시술을 할 수도 있어서 시술보다 시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이 점에 대해 환자의 이해를 이끌어내야 좋은 진료가 될 수 있어요.
임플란트 부작용 환자가 특히 60대 이상에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이 많은 분들 중에는 골다공증과 당뇨, 심장질환과 같은 전신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높고 임플란트를 지지하는 치조골이 줄어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뇨나 심장질환은 대개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관리가 잘되고 있습니다. 반면 골다공증은 치료제를 먹으면 뼈가 단단해지면서 내부 혈관이 줄어들고 턱뼈가 녹고 썩는 괴사 증상이 올 수 있어서 임플란트 치료에도 영향을 미쳐요. 치과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이 골다공증 약을 먹는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해요.
간혹 ‘임플란트 전문의’라는 광고를 봅니다. 임플란트 전문의가 따로 있나요?
현행법상 임플란트 전문의는 없어요. 임플란트는 치아가 없는 턱뼈에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치아의 머리를 제작해서 끼우는 시술입니다. 굳이 나누자면 인공치근을 심는 것은 구강외과나 치주과에서 할 수 있고 머리를 만드는 것은 보철과에서 할 수 있습니다. 즉 전반적인 치과 개념이 종합되어야 하나의 진료를 할 수 있어요.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나은 환자도 있어
임플란트 비용이 70만원대에서 200만원대로 다양합니다. 왜 이렇게 비용이 다른가요?
과거에는 수입 제품으로만 치료를 했기 때문에 비용이 높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모든 부품이 국산화됐고 국산 업체가 더 잘 만드는 것 같아요. 또 재료가 다양해지고 임플란트 시술을 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비용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어요. 하지만 치료의 수가는 환자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고 의료진의 지식과 노력, 경력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비용 편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틀니를 더 많이 했는데, 요즘엔 임플란트 시술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유가뭘까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현재 국산 임플란트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또 65세 이상 환자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좀 더 대중적인 치료로 자리 잡았어요.
이전에는 만 70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적용되던 치과 임플란트 건강보험이 2016년 7월부터 그 범위가 확대되어 만 65세 이상 부분 무치악(이가 다 빠진 이틀) 환자에게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50%는 본인 부담, 50%는 국가 부담으로 치료받을 수 있어요. 보험적용을 하면 보통 60만원 정도 들고 총 2개까지 가능합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 탄력이 줄어들듯 뼈의 볼륨도 줄어드는 퇴축 현상이 생기는데, 임플란트를 심으면 치조골 퇴축이 안 됩니다. 그것이 틀니와 다른 임플란트의 큰 장점이죠.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어렵거나 임플란트보다 틀니가 나은 환자도 있나요?
임플란트가 좋은 치료이긴 하나 만능은 아닙니다. 아주 드물지만 임플란트가 불가능할 정도로 치조골의 상태가 안 좋은 사람도 있어요. 환자 중 70대 어르신이 있었는데, 이분은 40대부터 틀니를 꼈어요. 치아 없이 30년 정도 틀니를 끼면 치조골이 자연스럽게 퇴축해요. 임플란트는 뼈에다 심어야 합니다. 이런 분들은 모든 치아의 뼈를 다시 만들어야 해서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어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틀니를 사용하기도 해요. 임플란트의 개수를 줄이기 위해 임플란트에 의해 지지되는 복합형 틀니도 있습니다. 그런데 틀니를 하면 치조골이 줄어들며 헐렁해져 다시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생겨요.
전체 임플란트 식립은 무엇인가요?
임플란트는 힘을 받는 구조가 틀니와는 다르기 때문에 자연치와 아주 가깝죠. 그래서 임플란트가 가능한 환자는 임플란트를 하는 게 나은데, 임플란트 식립은 쓸 수 없는 치아가 전혀 없거나 이미 치아를 모두 상실한 경우 모든 치아의 기능을 임플란트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여러 개의 치아 이식과 광범위한 골 이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나 수면마취를 통해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노인들의 치아 관리, 이것만큼은 꼭 신경 써야 한다면 뭐가 있을까요?
치아는 오복 중 하나입니다. 건강하게 잘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평균수명의 증가와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됐습니다. 건강한 치아를 원하신다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또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도 줄여야 합니다. 치과에 가면 돈이 많이 든다고 안 가시는 분도 계신데 보건소로 가면 비용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예방적 차원에서 자주 치과에 가고 위생관리를 잘하는 분은 치과 치료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어요.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앞으로 그동안 자신이 걸어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야 한다. 삶의 중심은 일에서 여가로, 직장에서 가정으로, 성장에서 관리로 변한다. 이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는 재무설계 방식도 바꿔야 한다. 은퇴의 시작은 여행 가방을 준비하듯 꼼꼼히 챙겨야 즐겁고 안전하다. 은퇴재무 전문가 3인의 ‘믿고 맡기는 평안한 노후의 길’을 함께 떠나보자.
소득흐름이란?
“돈이 없는 사람은 이빨 빠진 늑대다.” 프랑스 속담이다. 이빨 빠진 늑대 앞에 놓인 현실은 굶주림과 죽음뿐이다. 일부일처제와 무리생활을 하는 늑대는 이동할 때 늙거나 병든 늑대를 앞세우고, 제일 뒤에는 가장 강한 늑대가 선다. 낙오와 적의 후면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이런 늑대도 이빨이 빠지면 어쩔 도리가 없다. 사람은 이빨이 빠지면 틀니나 임플란트를 심는다. 대체 이빨이 없더라도 미음과 영양제 등을 통해 최소한의 생명을 유지할 수는 있다. 늑대와 사람의 차이다.
이빨은 멀쩡한데 돈이 없는 사람은 어떨까? 이빨 빠진 늑대처럼 며칠 만에 굶어죽지는 않더라도 굶주림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경제활동이 힘든 노후에 돈이 없으면 “늙음은 그 자체로도, 또 다른 사람에게도 짐”이라는 에라스무스의 불길한 예언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 액티브 시니어라면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일이다. 맘에 들진 않더라도 오복의 하나라는 이빨보다 돈이 더 낫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경제활동이 힘든 노후에 어떻게 돈을 마련하느냐다. 짐이 되지 않으려면 그동안 쌓아놓은 돈, 즉 자산에서 돈을 만들어내는 방법밖에 없다. 우리는 이를 소득(income)이라 부른다. 쉽게 말하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현금(cash)이다. 소득흐름과 현금흐름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서 ‘흐름(stream)’이란 로또 당첨금 같은 거액의 일시적 소득이나 현금이 아니라 꾸준한 소득이나 현금을 뜻한다. 즉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현금흐름이 쭉 이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다양한 종류의 소득
그동안 쌓아온 돈, 즉 자산에서 안정적인 소득흐름을 만들어내려면 먼저 소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노후생활을 뒷받침하는 소득에는 근로소득·연금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임대소득·저작권료·목돈에서 일정액을 찾아 소득화하는 방법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근로소득·연금소득·이자소득·임대소득·목돈의 소득화 방법 등은 매달 일정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반면에 배당소득과 저작권료는 분기 또는 연단위로 소득이 발생한다. 노후에도 매달 생활이 이어짐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이 좋지만 분기 또는 연단위로 발생하는 소득도 아주 소중하다. 미처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료는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액티브 시니어에게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액티브 시니어의 다양한 경험들을 책으로 묶어내면 소중한 경험자산이 사회적으로 사장되는 것을 방지할 뿐 아니라 그 분야의 전문가로 발돋움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 좋게 대박을 치면 금전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액티브 시니어라면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또 하나 되짚어봐야 할 것은 소득흐름의 기간이다. 인간은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싫든 좋든 삶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소득 역시 지속적으로 쭉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본인이 사망할 때까지 생활비가 나오는 종신연금과 사후 50년까지 보호되는 저작권의 가치가 빛을 발한다. 특출한 몇 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저자 저작권료 시효가 극히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금소득의 가치는 특별함을 더한다. 나머지 근로소득·이자소득·배당소득·임대소득·목돈의 소득화 방법 등은 해당 소득을 발생시키는 원천이 사라지면 당사자가 사망하기 전이라도 소멸되고 만다. 그렇다고 이들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노후의 삶에도 다양한 이벤트가 있고, 그중에는 돈의 지출을 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교적 풍부하고 비중이 절대적인 근로소득을 가지고 있는 현역 시절과 달리 그런 소득이 없는 노후에 다양한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소득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연금소득이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노후에 연금소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모든 자산을 연금화해버리면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른바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자칫하다간 흑자도산하는 기업처럼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각 소득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표1] 참조).
안정적 소득흐름 창출하는 방법
노후에 안정적 소득흐름을 창출하고자 할 때 주안점을 둬야 할 부분은 자산 규모와 연금소득의 수준이다. 이상적인 소득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싶어도 그럴 만한 자산이 없는 사람은 일정액 이상의 연금소득 확보에 초점을 둬야 한다. 최저생계비 정도는 연금소득으로 확보해야 한다. 생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비용인 최저생계비가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구도자가 아닌 한 생계비 걱정에 액티브 시니어로서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최저생계비는 중위소득의 60%로 산출되는데 2017년의 경우 1인 가구는 99만1759원, 2인 가구는 168만8669원이다.
올해 62세인 A씨는 5년 전 은퇴해 2세 연하의 부인과 함께 나름 행복한 은퇴생활을 즐기고 있다. 출가한 두 자녀가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정도로 기반을 잡고 있어 자식 걱정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도 걱정이 있으니, 바로 연금이다. 그의 연금소득은 올해부터 받는 90만원 정도의 국민연금이 전부다. 그동안의 생활비는 57세 은퇴할 때 받은 3억원 정도의 퇴직급여를 은행에 넣어두고 빼내 쓰는 ‘목돈의 소득화’ 방법으로 조달했다. 매달 200만원을 사용한 결과 3억원이던 퇴직급여는 5년 만에 1억8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부터는 국민연금 90만원을 제외한 110만원을 퇴직급여에서 빼 쓰고 있다. 이런 추세로 계속 갈 경우 A씨의 퇴직급여는 정확히 13.6년 만에 고갈되고 만다. A씨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A씨에게 탈출구는 없을까? A씨의 국민연금은 2인 가구 최저생계비보다 약 80만원이 부족하고, 본인들의 생활비보다는 110만원이 모자란다. 서울에서 시가 7억원 정도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상담 끝에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로 했다. 부인의 나이(60세) 기준으로 7억원 아파트로 주택연금(종신지급, 정액형)에 가입하면 매월 약 147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최저생계비는 물론 본인들의 생활비보다 많은 연금소득이 만들어진다. A씨는 국민연금과 주택연금을 합친 연금 총액 중 본인의 생활비를 초과하는 금액(37만원)을 저축하기로 했다. 10만원은 3년 뒤 해외여행을 목표로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새마을금고 적금에 들고, 나머지 27만원은 비상자금 용도로 증권사 CMA에 가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자금 담당)을 활용하기 위해 책 쓰기 강좌를 신청했다.
한편 강사와 학원사업 등으로 50억대 자산가 반열에 오른 B씨(65세)는 5세 연하의 아내와 결혼하지 않은 성인 자녀(30세) 한 명과 20억 정도의 빌라에서 생활비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의 수입원은 국민연금 55만원, 이자수입 120만원, 20억대 상가 임대료 약 1000만원이다. 10억은 예금에 넣어두고 있다.
이런 그에게 무슨 고민이 있을까 싶지만 B씨는 요즘 큰 고민에 빠져 있다. 경기 탓인지 임대료 수금이 잘 안 되고, 얼마 전부터 여자 친구가 생긴 아들이 결혼을 서두르는 모습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B씨는 아들 결혼자금으로 5억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B씨의 월 생활비는 약 1000만원이다. 임대료가 제때 걷히지 않는 달에는 적자를 보기도 한다. 앞으로 월 생활비를 20% 정도 줄일 생각인 B씨는 최소한 생활비 정도는 안정적으로 마련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임대료 수금이 원활하지 못한 상가는 이번 기회에 처분할 계획이고, 거주하는 빌라는 나중에 자녀에게 물려줄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B씨는 향후 월 생활비 800만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고 싶어 한다. 국민연금과 이자수입은 120만원 정도로 줄어들 것이므로 약 680만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결국 B씨는 둘째 아들 결혼자금 5억원을 제한 나머지 5억원은 비상자금으로 유지하되 수익성과 유동성을 고려해 예금과 펀드 등에 분산투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상가가 처분되면 그 돈의 반을 투자해 소형 아파트 몇 채를 구매해 임대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머지 반인 10억원은 즉시연금과 월지급식펀드를 활용해 소득흐름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기로 계획을 짰다. 이렇게 하면 B씨의 소득원은 아파트 월세, 국민연금, 즉시연금, 월지급식펀드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안정성·수익성·유동성을 함께 노릴 수 있게 된다.
치과에 6개월 만에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갔다. 스케일링을 중심으로 일반적인 점검을 받았지만, 잇몸 전문의는 따로 있으므로 다시 내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잇몸전문의라는 의사에게 임플란트 한지 꼭 일 년이 지났으므로 임플란트 경과도 보고 잇몸도 검진 받아보라는 것이었다. 사실 별 불편함이 없어서 굳이 다시 갈 필요는 없었지만, 가보기로 했다. 일종의 협업 영업인 셈이다. 과연 임플란트가 잘 자리 잡고 있다며 잘 관리하라는 얘기만 듣고 끝났다. 잇몸 상태도 좋아서 풍치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간 김에 임플란트에 관한 질문을 해 봤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처럼 충치로 부식될 염려가 없으니 그냥 놔둬도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임플란트 자체는 그렇지만 잇몸은 일단 탈이 나기 시작하면 자연치아보다 진행이 빠르므로 관리가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 칫솔은 물론 치간 칫솔과 치실도 사용해서 잇몸과 임플란트 사이를 청결하게 유지하라는 것이다. 어금니 칫솔이라고 끝이 뾰족한 칫솔도 사용하라고 했다.
임플란트 한 쪽 끝에 사랑니가 아직 있다. 임플란트를 하면서 더 이상 소용없는 이가 되었으니 뽑는 것이 좋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 사랑니가 없었다면 필자는 40대에 틀니를 하는 신세가 될 뻔 했었다. 지인 중에 치과의사가 2명이나 있었으나 사랑니는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니 볼 것도 없이 빨리 뽑으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필자가 볼 때는 사랑니가 잇몸 속에 비교적 깊게 자리 잡고는 있었지만 미련이 생겼다. 뿌리가 튼튼하고 상태가 좋아 문제도 아직 안 일으켰는데 뽑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과연 이 사랑니 덕분에 롱브리지 크라운을 할 수 있었다. 어금니 두 개나 빠진 것을 사랑니가 축이 되어 브리지를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50대를 잘 넘기고 60대 중반이 되어서까지 잘 썼다. 그 당시에는 임플란트가 대중화 되어 있지 않아 꼼짝없이 틀니를 할 판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일이다. 어금니 하나가 없으면 브리지를 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금니가 두 개나 없으니 브리지 할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다행히 보존치아 전공인 치과원장을 만나 사랑니에 브리지를 걸었던 것이다. 10년 만에 브리지가 수명이 다 되어 이제 임플란트를 하고 나니 정말 사랑니의 역할이 없어졌다. 원장은 사랑니와 맞물리는 윗 치아가 없으므로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간 틀니 신세를 면하게 한 지대한 공로가 있으므로 그냥 놔두자고 했더니 사랑니의 존재가 이롭지 않거나 필요 없으면 놔둘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뽑는 방향으로 권했다. 필자 생각은 그대로 놔두자는 것으로 결정했다. 오히려 다시 크라운을 씌우거나 코팅을 해서라도 수명을 연장하자고 했으나 그런 전례도 없으며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며 말렸다.
보통 사랑니는 사람에 따라 다르나 4개까지 날 수 있다는데, 필자는 왼쪽 어금니 옆에 제3의 어금니로 하나만 났다. 보통 18세 정도면 영구치가 다 나오는데, 사랑니는 그 후에 19세부터 30세까지도 난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는 어렸을 때 어금니를 발치하고 나서 턱뼈와 어금니 틈이 생기면서 그쪽만 사랑니가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사랑니의 상태가 눕거나 매복되어 있지 않고 어느 정도 노출이 되면서 정식 어금니처럼 나온 것이다. 나중에 긴요할 때 쓰라고 여분으로 나왔는데 정말 긴요하게 잘 썼다.
사랑니가 날 때 고통이 따랐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사랑니라고 붙여진 이유가 첫사랑처럼 아프다 하여 사랑니라고 불렀다는 설과, 사랑을 할 시기에 나온다고 하여 그렇게 붙였다는 설이 있다. 서양에서는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시기에 나온다 하여 ‘지혜의 이(Wisdom Tooth)'라고 한단다. 사랑니가 날 때의 고통의 시기는 지났고 사랑과 지혜의 좋은 뜻만 남았으므로 필자가 사랑니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덕분에 사랑이 다시 찾아오고 지혜가 쌓이면서 지혜의 덕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사랑니 덕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