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식품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발효 식품의 종주국이라고 할 만큼 예로부터 발효 식품을 많이 먹었고, 한의학에서도 발효 약재를 많이 사용해왔다. 식품을 발효시키면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비위가 안 좋다, 비위가 약하다’는 말에서 비위(脾胃)는 한의학 용어로 소화기관이다. 위(胃)는 음식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고, 비(脾)는 음식을 삭혀서 소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삭혀서 소화된 것은 소장에서 흡수된다.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은 음식을 받아들이고 삭히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발효 식품은 삭힌 음식이기 때문에 비위가 해야 할 기능, 즉 소화를 도와준다. 또 위장이 다 삭히지 못해 몸 여기저기에 남아 있는 덩어리, 종양, 근종 같은 것도 발효 식품이 삭혀준다. 이러한 이유로 김치, 된장, 청국장 등을 항암 식품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술은 사람의 침으로 발효시키기도 한다. 침 속의 아밀라아제는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한다. 결국 소화효소와 발효는 같은 개념이며, 발효는 소화를 돕는다. 단식 후 위장이 가장 약할 때 묽은 된장국이나 일본식 전통 된장국인 미소시루부터 복용한다. 비위의 소화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다.
박테리아, 곰팡이에 의해 발효가 진행되면 몸에 좋은 성분이 새로 만들어지고 몸에 흡수되기 좋도록 변한다. 우유를 발효시킨 요구르트도 우유보다 소화가 잘된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발효 식품으로 알고 먹는 것은 전통 천연 발효 식품과는 다르다. 캐나다 퀘벡 출신의 제빵 장인인 리처드 부르동(Richard Bourdon)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연 발효는 박테리아와 이스트(yeast, 酵母)의 복합체로 이루어진다. 박테리아는 반죽 속의 탄수화물과 질긴 글루텐을 완전히 분해하고, 곡물 속의 좋은 무기물을 추출해 우리 몸이 흡수하기 좋게 만들어준다.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의존해온 천연 발효 식품에서는 소화 문제나 건강 문제가 별로 없었지만, 20세기에 들어와 도입된 이스트 속성 발효는 단기간에 많은 소화 문제, 건강 문제를 야기했다. 이스트로 속성 발효시켜 만든 빵은 소화하기 힘들고 침이 나오지 않아서 콜라나 우유 같은 마실 것을 찾게 된다. 하지만 천연 발효로 잘 구워진 빵은 씹을수록 단맛이 나고 입에 침이 고인다.”
프랑스 제빵 장인인 미셸 이자르(Michel Izard)는 “천연 발효 빵은 미생물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발효 물질이 생성돼 향이 특히 깊다. 약간 시큼한 듯한 냄새도 난다. 빵 속은 희지만 약간 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했다. 그래서 천연 발효 빵을 주식으로 먹고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발효 식품이 발달한 나라다. 술, 식초, 청국장, 된장, 고추장, 간장, 김치, 젓갈 등 다양한 발효 식품이 있다. 콩 발효 식품이 특히 발달해서 메주, 된장, 간장, 청국장이 개발되었다.
술은 뜨겁고 향이 강하다. 약 기운을 전신에 운행시켜 온갖 사기(邪氣)와 나쁘고 독한 기운을 없애 혈맥을 통하게 하고, 소화기관을 도우며, 피부를 윤기 있게 만든다. 술은 소화를 도와주기에 술 없이 먹으면 한 끼밖에 못 먹을 음식을 술과 함께 먹으면
1차, 2차, 3차, 4차까지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식초는 따뜻하고 시큼하다. 시큼한 맛이 강해서 염산, 황산처럼 뭉친 것, 종양 등을 뚫고 녹인다. 산후에 피를 많이 흘려서 생긴 빈혈을 치료하고 목 아픈 것을 치료한다. 물고기, 고기, 채소의 독도 풀어준다. 정기신혈(精·氣·神·血)을 수렴해 장수하게 한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콜라가 그렇듯 식초도 살과 오장, 뼈를 손상시킨다. 그렇다고 모든 식초의 신맛이 강한 것은 아니다. 발사믹식초, 흑초, 홍초는 강한 신맛이 아니고 오히려 끝 맛이 달며 입에 침이 고이고 한다.
청국장은 콩을 짧은 기간(며칠)에 발효시킨 음식이다. 향이 강하고 차갑다. 땀을 내어 관절을 편안하게 해주고 독에 중독된 것을 풀어준다. 청국장은 비위와 콩팥 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가슴이 뭉쳐서 답답하고 열이 나는 것을 풀어주고 변비와 설사에도 좋다. 콩을 피부에 문지르면 열을 내려준다. 우리나라의 청국장은 일본의 낫토(納豆) 같은 식품이다.
된장은 오랜 기간(몇 달 또는 몇 년)에 걸쳐 발효된 식품이다. 콩의 기본 성질은 해독력에 있다. 한약의 성분까지 해독해버리기 때문에 한약을 복용할 때는 콩 섭취를 조심하는 것이 좋다. 발효된 콩은 소화를 돕기 때문에 오장(五臟)을 안정시킨다.
간장은 된장을 담글 때 만들어지는 장이다. 소금이 들어가서 매우 짜다. 벌레에 물렸을 때 간장을 피부에 바르면 해독이 된다. 해독력이 있는 콩이 재료로 쓰였기 때문이다. 변비가 있을 때 간장으로 관장을 하면 도움이 된다.
김치는 종류가 무척 많아서 그 효능을 한 가지로 말하기 힘들다. 에는 “배추를 시큼하게 발효시키면 위장의 담연(痰延)을 토하게 할 수 있고 비위를 보하며, 술이나 국수의 독을 풀어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마디로 소화를 잘되게 해서 몸에 독소가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는 의미다. 천연 발효를 시킨 김치는 유산균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끝 맛이 달아 침을 잘 나오게 해줘 소화를 도와준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 수분이 마르고 노폐물이 쌓이면서 피부색이 탁해진다. 여기에 근육의 긴장과 이완의 불균형이 더해져 노화가 진행되고 주름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 피부 탄력을 회복하고 주름을 개선하기 위해 보톡스, 필러, 실리프팅, 지방이식 수술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과 부작용, 후유증에 대한 염려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 역시 많다. 그래서 한때 성행했던 것이 동안침이다. 동안침은 보톡스나 필러 등 일반적인 시술과는 달리 시술 부위에 다른 물질을 주입하지 않고 피부 탄력을 되살려주는 방법으로, 부작용 및 후유증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동안침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알아봤다.
동안침은 주로 누가 맞나요?
40대 이상 여성분이 많이 찾는 편입니다. 허리, 어깨 등 통증 환자가 침 맞으러 한의원에 왔다가 동안침 안내를 보고 의사 처방 아래 맞는 것이 보통입니다. 최근엔 동안침 맞은 분들이 주변에 홍보를 많이 해서 환자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동안침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언제인가요?
제가 알기론 한방여성학회 주도로 10여 년 전쯤부터 동안침을 맞는 연예인들이 많아 인기를 끌었어요.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한 코스메틱 아큐펑처(cosmetic acupuncture)로 알려진 미용침 시술이 한의학이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로 역수입돼 동안침, 정안침으로 바뀌어 유행이 된 거죠.
동안침의 원리가 궁금합니다.
피부에는 진피층과 근육층이 있는데 이 부분을 자극해서 탄력이 생기도록 침으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침으로 자극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시키는 것이죠. 침 자극을 통한 콜라겐 생성은 인체의 물리적, 생리적 변화를 잘 이용한 자연적 성형이라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신체의 에너지 흐름인 기혈 운행의 장애로 생긴 외형 이상까지 제자리를 잡아주고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동안침이 보톡스나 필러와 다른 점은요?
동안침의 장점은 얼굴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해주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주름 개선을 위해 매선(침을 통해 흡습성 실을 인체에 삽입하는 시술)이나 보톡스를 많이 생각하는데, 보톡스는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을 마비시켜 근육이 못 움직이게 해서 주름을 펴는 거잖아요. 그런데 보톡스는 시간이 지나면 주름이 다시 생기고, 한 번 맞으면 계속 맞아야 합니다. 부자연스럽기도 하고요. 동안침은 얼굴에 침을 놔서 혈액 순환과 기 순환을 돕는 건데, 동안침을 맞고 나서 눈이 밝아졌다거나 어지러움증이 없어졌다는 말을 하는 분이 많습니다.
동안침 종류를 알고 싶어요.
동안침은 크게 혈장 동안침과 원기 동안침으로 나눌 수 있어요. 혈장 동안침은 진피층을 특수한 침으로 자극을 줘 진피가 이를 회복하려는 기전을 이용하는 것으로서 피부 탄력을 살려주고 안색을 맑게 해줍니다. 원기 동안침은 국소적으로 처지거나 늘어지는 느낌이 있는 곳에 침을 놓아 순환을 도와주고 탄력을 회복시켜줍니다.
주름성형, 리프팅 등 동안침의 치료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주름, 각진 턱 외에도 기미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침 치료가 약이 아니라 피부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치료이기 때문에 연세나 체질 등에 따라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합니다. 동안침은 자연스럽게 예뻐지는데 보톡스보다는 변화 속도가 조금 더뎌서 성격이 급하고 빠른 변화를 원하는 분에게는 안 맞을 수 있어요.
팔자주름이나 이마주름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나요?
한 번으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보통 세 번 이상 맞아야 합니다. 얼굴 라인이나 붓기도 많이 잡을 수 있습니다. 동안침으로 미간, 이마, 눈가, 팔자, 입술, 볼 등의 잔주름 개선은 물론이고, 기혈 순환으로 얼굴이 환해지는 미백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부종도 제거해 젊은 시절의 갸름한 얼굴을 되찾아줍니다.
주름을 개선하려면 얼마나 맞아야 하나요?
마취크림을 바른 후 침 맞는 시간은 20~30분이면 됩니다. 침을 맞은 뒤에는 한방 팩을 해드리니까 동안침을 맞으려면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6회에서 10회 동안침을 맞으면 1년에서 2년 정도 효과가 유지됩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 있다면요?
50대 여성분 중 안면비대칭인 분이 있었는데 척추 라인에도 문제가 있었어요. 동안침 시술을 받을 때마다 나날이 좋아졌어요. 본인도 피부가 굉장히 좋아졌다고 말씀하시고 그래서인지 표정이 많이 밝아졌어요. 임플란트를 잘못해 입 모양이 비뚤어진 환자도 동안침 시술을 하고 만족해했습니다.
매선침은 무엇인가요?
녹는 실을 얼굴에다 넣고 당기는 것인데 이 실이 녹으면서 콜라겐이 생기는 것입니다. 원래 한의원에서 시술해왔는데 양의의 실리프팅으로 넘어갔어요. 한의원에서는 마취주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매선침 시술을 잘 하지 않습니다.
동안침을 홍보하는 한의원이 많아졌던데 모두 같은 건가요?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긴 해요. 동안침이 성형 후유증이나 붓기 관리에 탁월해서 성형외과와 연계해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데, 저희 병원은 연세 있는 분이 많이 찾는 편이에요.
얼마 전 책을 출간하셨더군요.
라는 책이에요. 제가 연세대학교에서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는데 한의사라는 새 꿈을 품게 되면서 대구한의대에 진학하며 한의사가 됐어요. 한의사가 된 과정과 생각을 나누고 싶었어요.
9월 12일 365mc네트웍스는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 지방흡입 시스템의 공개장소로 서울 광화문의 포시즌즈 호텔을 골랐다. 이 장소는 이제 인공지능과 관련해서 인류에게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대결을 치른 장소이기 때문이다. 365mc의 김남철 회장도 그런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기 때문에 이 장소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장소를 떠나 인공지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료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전 거래일에 상승 마감했던 코스닥 시장이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로 인해 오늘은 하락 출발했다. 15일 오전 9시 3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1.44포인트(-0.22%) 하락한 663.97포인트를 나타내며, 660선을 두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이하생략·2017년 9월 15일자).
9월 14일 주식 시장의 주요 상승 테마는 주류(+3.34%), 게임(+3.05%) 관련주 테마였으며, 풍력에너지(-2.98%), 통신(-2.58%) 관련주 테마는 하락세를 보였다(이하생략· 2017년 9월 14일자).
위에 작성된 두 가지 기사의 토막은 우리가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기자가 쓴 기사가 아니다. 바꿔 말하면 사람이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 문장들은 경제신문 이투데이가 시험운용 중인 로봇기자 ‘이투봇(e2BOT)’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이 로봇기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시시각각 변하는 증권시장의 시황이나 테마주 동향, 환율까지 분석해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기사를 내놓는다. 속보가 생명인 증권시장에서는 최적화된 기자인 셈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먼 미래가 아닌 우리 눈앞에 있다. 이미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읽는 많은 기사는 로봇에 의해 쓰이고 있다. 물론 이 기사는 아니다.
인공지능의 주된 관심사는 암 치료
인공지능이 가장 활발하게 투입되고 있는 의료 분야는 역시 암이다. 아무래도 유병률, 사망률이 높고 정복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의학적, 산업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IBM의 왓슨이다. 왓슨은 정확히 말하면 환자의 진료기록이나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료 가능한 방법을 권고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 대신 수술을 하거나 몰랐던 병을 찾아주는 만능 기계는 아니다. 왓슨은 2012년 처음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며 암 환자의 진료를 터득했으며 현재도 교육을 받고 있다.
국내에선 가천대 길병원이 최초로 도입했다. 2016년 12월 5일은 가천대의 왓슨을 통해 국내에서 최초로 진단이 이뤄진 날로 기록됐다. 왓슨은 대장암 진단을 받은 61세(당시) 남성 조태현씨에게 치료법을 제안했다.
당시는 알파고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인공지능 의사’에 쏟아지는 관심은 지대했다. 많은 언론이 몰렸고, 서울의 5대 대형병원에서 환자가 왓슨을 찾아 떠난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중대형 병원의 인공지능 도입을 가속화했다. 부산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대전 건양대병원 등이 뒤를 이어 왓슨을 도입했다. 수도권 대형병원과 환자유치 경쟁을 펼쳤던 지방병원들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거품이 꺼졌다는 평가도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경쟁 병원의 왓슨 도입 이후 걱정했던 것보다 병원에 미친 영향이 적다는 평가가 많다”며 “차라리 예산을 고가의 수술 장비 등에 투자해 실질적으로 치료 수준을 높이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왓슨이 암 치료 방법을 의료진에게 제안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CT와 같은 의료영상 결과를 직접 판독해 병을 찾아내는 인공지능도 등장했다. 홍콩중문대 연구팀은 지난 9월 인공지능 식별 기술을 통해 폐암과 유방암 환자의 영상을 판독해 암을 진단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초기 암 조직도 발견해내며 판독 시간은 길어야 10분이라고 했다.
이와 유사한 기술은 일본에서도 발표됐다. 지난 6월 국립연구법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인공지능을 통해 유방암 판독이 가능해졌으며 의사가 의심한 병변의 85%를 발견해냈다고 밝혔다.
로봇이 직접 수술하는 시대 올까?
인공지능의 도입이 가장 늦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한의학에서도 조심씩 성과는 나고 있다. 권영규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6월부터 ‘인공지능 기반 임상실습용 한의진단 전문가시스템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연구팀은 한의사가 환자 진료 과정에서 행하는 ‘한의학적 진단’을 인공지능 기술에 적용시켜 한의학 인공지능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다. 왓슨의 한의학 버전인 셈이다.
지방흡입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개발됐다. 지방흡입과 다이어트 치료로 잘 알려진 365mc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개발한 지방흡입 인공지능 ‘M.A.I.L. System(Motion captur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assisted Liposuction System)’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M.A.I.L. 시스템’은 모션 캡처 기술로 지방흡입 수술 집도의의 전체 수술 동작을 저장, 이를 통해 누적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지방흡입술은 작은 알갱이로 분리된 지방조직의 특성 때문에 흡입 도구인 핸드피스를 움직이는 ‘스트로크’라는 동작을 수술 한 회당 2만 번 가량 반복하게 된다. 이 동작의 정확도에 따라 지방흡입술의 성공 여부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좌우되기도 한다. 365mc는 이 점에 착안해 빅데이터 분석과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 학습을 수술 중 의사의 스트로크 동작에 접목해 M.A.I.L .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앞으로 로봇이 의사의 동작을 흉내 낼 수 있는, 즉 인간을 치료하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다. 365mc 김남철 회장은 “로봇이 진료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먼 미래의 얘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의사의 동작을 기록한다는 것은 앞으로 로봇이 동작을 따라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로봇수술 등 관련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접목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 몸이 점차 약화된다. 한의학에서는 입이 얼마나 마르는지, 소변을 얼마나 자주 보는지를 통해 노화의 징후를 살핀다. 이외 노안이 오고, 새벽잠이 없어지고, 주름, 흰머리, 검버섯 등이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들 가운데 입이 마르고 소변이 잦은 상태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변강쇠가 오줌발이 센 이유는 방광에 소변을 오래 많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소변이 마렵다면 오줌발이 셀 수가 없다. 양방에서는 소변이 잦으면 전립선이 비대해졌다고 표현한다. 전립선은 날렵해야 한다. 비대하면 기능이 떨어진다.
방광 속에는 오줌을 저장하는 물탱크가 있다. 이 물탱크의 수도꼭지를 열면 소변이 나온다. 그런데 아랫배, 단전의 힘이 약해지면 수도꼭지가 헐거워지고 방광막의 탄력이 떨어진다. 방광막의 탄력이 떨어지면 물탱크에 소변이 얼마 차지 않았는데도 소변이 새어나가거나 참기 힘들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이때는 오줌발도 당연히 약하다. 반대로 단전의 힘이 강하면 수도꼭지가 단단하게 잠겨 있고 방광막의 탄력이 좋다. 물탱크에 오줌도 많이 저장할 수 있어 오줌발이 강하다.
나이가 들면서 입이 잘 마르는 증상은 방광과 관련이 있다. 소변으로 진액이 새어나가 버려 입까지 올라와야 할 진액이 부족해 입이 마르는 것이다. 또 입이 마르면 소화력도 떨어진다. 소화는 입에서는 침의 작용, 위에서는 위산의 작용, 십이지장에서는 담즙과 췌장의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입이 자꾸 마른다는 것은 소화력도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입에 침이 많은 사람은 소화도 잘된다! 그러므로 시니어들은 방광을 잘 관리해줘야 한다.
오장에서는 폐와 콩팥이 소변과 관련이 있는데 폐가 특히 중요하다. 폐와 방광은 형제 같은 존재다. 인간의 몸에서는 열이 발생하는 데, 건강을 위해서는 이 열을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병(病)의 원인 중 하나가 열[丙, 火]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폐는 공랭식으로 방광은 수냉식으로 열을 내린다. 방광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 폐 기능을 강화하면 방광은 여유를 찾는다.
그리고 흉식호흡이든 복식호흡이든 호흡이 깊어지면 복부의 코어(core) 근육이 단단해진다. 코어 근육은 척추를 바르게 할 뿐 아니라 방광막, 괄약근에도 힘을 준다. 폐호흡이 좋아지면 소변이 잦고 참지 못하는 증상도 호전된다. 단전호흡을 할 때 혀를 입천장에 대면 침이 고이는데, 이는 몸의 진액을 잘 갈무리해서 침-소변 기능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소나무에 등을 부딪치면 척추와 폐를 자극해 호흡을 좋게 한다. 허리와 어깨를 펴고 코로 적당히 들이쉬고, 입으로 많이 내쉬는 호흡도 폐와 방광을 좋게 해준다. 요가, 단전호흡을 하면 더욱 좋다.
콩팥 또는 단전도 방광과 관련이 많다. 정력 좋은 사람은 오줌발도 강하다. 콩팥, 단전이 약해지면 소변이 약해지고 자주 보게 되므로 이럴 때는 성생활을 주의해야 하며 아랫배에 핫팩을 하거나 뜸을 떠주면 좋다. 관원이나 곡골이라는 혈자리에 직구를 뜨면 소변을 참지 못하는 증상에 좋다.
에는 다음 4가지의 음식이 방광 속 물탱크의 수도꼭지를 단단하게 잠가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첫째, 약간 시큼한 음식이다. 시큼한 맛은 끝 맛이 달면서 입에 침이 고이는 맛이다. 오미자, 남자에게 좋은 산수유, 요강을 뒤집을 정도로 오줌발이 강해진다는 복분자, 무릎을 튼튼하게 해주는 쇠무릎 등은 시큼한 맛으로 방광 속 물탱크의 수도꼭지를 단단하게 잠가준다. 음식에 간을 할 때 흑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유산균도 좋다. 여름철에 먹는 보신탕은 개고기와 부추가 궁합을 자랑하는데, 둘 다 약간 시큼한 맛으로 단전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않을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둘째, 후끈한 맛을 내는 음식이다. 후끈한 맛은 아랫배와 단전을 따뜻하게 해준다. 단전의 양기가 강해지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수도꼭지를 단단하게 잠글 수 있다. 부추의 씨앗은 소변이 잦거나 밤에 자기도 모르게 이불에 소변을 보는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생마늘을 먹으면 맵고 속이 아리지만, 군마늘을 먹으면 아랫배의 단전이 따뜻해진다. 보신탕 역시 먹고 나면 몸이 후끈해진다. 속이 차갑고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에게 좋다.
셋째, 견과류다. 호두, 연자육, 은행, 잣, 밤 등 딱딱한 견과류는 구멍을 단단하게 틀어막는 효과가 있는데 겨울에 땀구멍을 막아 추위를 이기게 해준다. 그래서 정월에 부럼을 먹는다. 방광 속 물탱크의 수도꼭지도 틀어막아줘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단 견과류를 먹을 때는 먹기 직전에 껍질을 까서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의 지질이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될 경우 산화되어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곡식 중에서는 좁쌀이 견과류와 같은 효과가 있다.
넷째, 쫄깃쫄깃한 음식이다. 에서는 돼지 오줌보를 추천한다. 어릴 때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돼지 오줌보에 바람을 넣어 축구를 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돼지 오줌보는 워낙 탄력이 좋아 축구공처럼 발로 차도 잘 터지지 않는다. 탱탱한 돼지 방광막은 허약해진 방광막을 탱탱하게 해준다. 양이나 염소의 오줌보도 좋다. 쫄깃쫄깃한 닭똥집과 닭 내장도 잦은 소변에 도움이 된다. 탄력성이 좋은 양, 염소, 돼지의 밥통(위)도 좋다. 이것들은 고단백 저콜레스테롤 식품이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최근 자연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이나 그 효과는 주장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밥을 상추와 깻잎 몇 장에 싸먹는 것만으로 자연식이라 할 수 있을까. 또 반드시 병이 낫는 효과를 얻어야 자연식일까. 이런 의문과 함께 약초 전문가가 바라보는 자연식은 무엇인지 그 답을 얻기 위해 한국본초임상연구소 안덕균(安德均·76) 소장을 만났다.
“우리가 맹신하는 의 처방대로 약을 만들면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할 거예요.”
약초와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막 시작할 때 안 소장에게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 한의학에서 한 획을 그은 노 학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맞나 싶을 정도의 으름장이다. 한의학의 주요 기반 중 하나는 이 아닌가.
“동의보감은 400년 전 이야기니까요. 그 긴 세월 동안 사람도 자연도 바뀌었습니다. 사람은 커지고 서양식 식생활을 하고 있어요. 자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난화에 따라 약초들의 식생도 달라졌어요. 외래종도 하나둘 들어오고 있고요. 인삼만 봐도 그래요. 에서 말하는 인삼은 수년 동안 땅의 기운을 품은 ‘자연산’이죠.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인삼은 3년산 미만의 것이 많아요. 심지어 수경재배를 통해 1년짜리들도 유통되고 있어요. 이러니 어떻게 같을 수 있겠어요.”
그래서 그는 한의학 연구를 통해 변화하는 처방과 과학적으로 입증된 한의학에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한다. 고서릍 통해 내려오는 이야기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체계적인 연구의 결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약초의 좋은 섭취 방법 ‘생식’
최근 건강한 몸을 위해 다양한 생식이 소개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말한다.
“과거 약재들의 뿌리를 말렸다가 썼던 것은 보관과 유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흔히 아는 당귀도 뿌리가 아닌 이파리를 먹어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죠. 또 생으로 먹으면 말리는(찌는) 과정에서 열에 의해 파괴되는 성분들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생으로 먹거나 즙을 내어 먹으면 그 음식에 들어 있는 좋은 성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어 좋습니다.”
실제로 중의학(中醫學)에서는 약초를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약재로 쓰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그 결과를 집대성한 와 같은 책들이 출간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소장은 자연을 그대로 먹는 것도 준비와 적절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온라인에 넘치는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믿고 따라 하다가는 큰일을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돌팔이가 많아요. 많은 사람이 전문가라며 무책임하게 이야기하고 다녀요. 산에서 야생화를 찍던 사람이 자신을 약초 전문가라고 소개하는 경우도 봤죠. 그런데 약초학은 그렇게 만만한 학문이 아니에요. 당귀만 해도 한·중·일의 당귀는 각각 다른 종(種)이에요. 효과도 조금씩 다르고. 하지만 눈으로 보고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게다가 개당귀라고 불리는 지리강활은 먹으면 마비가 오고 죽을 수도 있어요.”
그가 강단에서 내려온 후 각 지자체나 약초교실 등을 통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약초 강의에 열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차를 마시더라도 각자의 체질에 맞게 마셔야 하며 제철음식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철음식의 효능 믿어보세요
“제철음식에는 그 시기에 필요한 효능이 담겨져 있어요. 예를 들어 여름 상추는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을 주고, 겨울에는 깻잎이 좋아요. 어떻게 먹는가도 중요하지만, 생산되는 시기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요.”
그가 시니어에게 추천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바로 은행잎. 한국의 은행잎에 들어 있는 징코 빌로바(Ginkgo Biloba) 성분은 뇌 활성에 도움을 줘 치매와 같은 뇌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적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25년 전에 미국에 들렀다 우연히 은행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유럽과 미국에선 이미 은행잎의 효과에 주목하고 있었죠. 저도 관심을 갖고 실험해봤는데, 세계의 은행잎 중 우리의 것이 가장 효능이 높았어요. 마른 은행잎은 시장에서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니 더 좋죠. 은행잎을 원지, 당귀 등과 함께 두 시간 정도 차처럼 끓여 마시면 됩니다. 널리 권하고 싶어요.”
[안덕균(安德均) 한국본초임상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한의대 한의학박사. 국내 약초학의 대가 중 한 명으로 모교에서 한의학을 강의하다 은퇴. 대한본초학회 회장, 한의학회 이사장, 자생생명공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생약학회와 한국식물분류학회 등에서도 활약했으며, 중국 학계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중국 흑룡강대학, 제1군의대학 명예교수. , , 등 한의학에서 주요하게 평가받는 서적을 다수 출간했다.
여름은 매우 더운 계절이다. 우리나라는 장마 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때문에 습도 또한 높아서 무덥다. 습열이 무성해 불쾌지수도 올라가고 곰팡이도 피기 쉬우며 썩기 쉽다. 젊은 사람들은 괜찮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일사병으로 돌아가시기도 한다.
여름을 잘 난다는 것은 습과 열에 잘 버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콩팥[水]이 약해져서 심장[火]을 제어하기 힘든 계절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건강이란 水火의 균형이 중요한데, 여름에는 火가 극성하고 水가 약해지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기 쉽다는 말이다. 그리고 여름은 피부, 얼굴 등 겉은 뜨거워지지만, 위장 등 속은 차가워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에서는 사계절 중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밖으로는 땀을 과도하게 흘려 탈진하거나 더위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안으로는 위장이 차갑기 때문에 차가운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얼음물과 차가운 채소, 과일을 많이 먹으면 가을철에 추웠다 더웠다 하거나 대변이 나빠진다. 에어컨 때문에 냉방병에도 쉽게 걸리는데 머리가 아프고 몸이 쑤시며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인다. 그러므로 중간중간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여름은 콩팥이 가장 약한 때이므로, 과도한 성생활과 음주는 콩팥에 치명적이다. 무더울 때 찬물로 세수하면 눈이 나빠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운 곳에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찬물로 양치하되 삼키지는 말아야 한다.
여름에는 폐와 콩팥 그중에서도 폐의 역할이 중요하다. 폐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곳이며, 실제 역할은 이보다 훨씬 중요하다. 오장 중에서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폐는 위로 올라오는 열을 식혀 아래로 내려 보내는 공랭식 기관이다. 오장 중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는 콩팥은 내려온 열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수랭식 기관이다. 폐가 약해지면 위로 올라오는 열을 식히지 못해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며, 혈압이 올라가고, 뒷골이 땅긴다. 열이 뇌로 가면 일사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음식을 먹은 뒤 몸을 움직이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가 바로 습이다. 과로하면 몸이 무겁고, 과식이나 과음을 해도 몸이 무겁다. 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몸이 뭉치고 무거워지고, 성생활이 지나쳐도 몸이 붓는다. 이런 것들이 모두 내부의 습이다. 비 오는 날이나 안개 낀 산을 오를 때도 몸이 무거워지고 쉽게 지치는데, 이는 외부의 습이다. 장마와 한여름의 무더위도 외부의 습이다. 더위를 먹었다는 것은 이러한 습에 몸이 상한 것이다.
폐는 우리 몸에서 이러한 습을 제거해준다. 그래서 폐가 강한 사람은 쉽게 지치지 않고 스트레스에도 잘 버티며 여름을 잘 나고 정력도 강하다. 나이 드신 분들은 특히 폐를 강하게 해줘야 한다. 몸 안팎의 습을 제거하는 것이 여름을 잘 나게 하는 비결이다.
높은 산을 오르면 습기가 없는 쾌청한 공기 속에서 심호흡을 할 수 있다. 폐가 알아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쉰다. 이렇게 깊은 숨을 내쉬면 몸속 습이 잘 제거돼 몸이 가벼워진다. 몸의 열도 내리고 머리도 맑아진다. 폐는 이런 환경을 좋아한다. 도가나 불가에서 명상을 할 때 높은 산에서 하는 것은 폐와 관련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이 된다. 건조한 바닷가나 고산에 장수마을이 있는 것도 습과 관련이 있다.
요즘은 여름이 되면 바닷가나 계곡으로 놀러가지만 옛날에는 높은 산으로 피서를 갔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 8경이 있었는데, 제1의 피서지는 개마고원 자락 부전고원이었다. 평균 해발고도가 1400m 이상인 부전고원은 여름에도 온도가 서늘했다. 고산이라 습기가 적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의 열대야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밤에도 습열이 심해 숨이 턱턱 막혔다. 이렇게 폐가 기능을 못하면 호흡이 얕아져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이 무거워진다. 부전고원, 대관령 같은 고원에서는 여름에도 습이 없어 호흡이 깊어지고 폐가 활성화된다.
폐가 건강하면 척추가 바로 서고 폐활량이 좋아진다. 나이 드신 분들은 등이 구부러지기에 여름 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가급적 등허리를 똑바로 펴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하면 좋다.
폐는 건조한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여름에 제습기나 에어컨을 켜는 게 좋을까? 음식에 자연의 맛과 인공의 맛이 있듯이, 공기에도 자연의 공기와 인공의 공기가 있다. 자연의 맛을 먹으면 몸이 가볍고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만, 인공의 맛을 먹으면 몸이 무겁고 소변 나오는 것이 시원찮다. 인공의 공기에도 이런 문제가 있다. 에어컨을 틀어놓으면 공기는 건조해지지만 고산에서처럼 심호흡은 되지 않는다. 폐가 인공의 공기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깊은 숨을 쉴 수가 없다. 따라서 몸속의 습이 제거되지 않는다. 그래서 에어컨 바람을 오래 맞으면 몸과 머리가 무거워지고 소화 장애가 생기고 콧물이 나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습에 관련한 처방으로 냉방병을 치료한다.
보신탕과 삼계탕은 여름에 좋다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보신탕은 개고기다. 한의학에서 개는 멍멍 잘 짖어서 폐가 강한 동물이다. 삼계탕은 닭과 인삼, 황기를 재료로 하는데 닭은 땀을 흘리지 않는 동물이고 인삼, 황기는 폐에 좋은 대표적인 약재다. 이때 인삼, 황기는 껍질째 말린 피인삼, 피황기가 폐를 더 잘 보호해준다. 대표적인 여름철 차로는 오미자차가 있다. 오미자 역시 시큼한 맛으로 폐에 좋은 약재다.
콩류는 습열을 소변으로 빼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여름철 무더위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백편두가 여름철에 좋다. 더위를 먹어 땀이 뻘뻘 나고 입맛이 없을 때 좋다. 여름철 식중독도 예방해준다. 기가 허약해 몸이 무거운 사람에게 더 좋다. 여름철에 콩국수를 해먹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뱀장어는 뱀처럼 강한 탄력성을 가진 물고기다. 이 탄력성으로 남녀의 생식기를 강하게 하고, 습을 몰아내서 몸을 가볍게 한다. 물도 중요하다. 요즘은 정수기 물을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습을 제거하려면 생수를 마셔야 한다. 여름에는 생수 1ℓ에 죽염 4g을 녹인 물을 마시면 기운도 나고 폐도 활성화된다. 보신탕, 삼계탕, 콩국수에 소금을 넣어 먹으면 폐를 도와 습을 없애준다. 또 개똥쑥을 달여 마셔도 여름 감기와 여름 나기에 좋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중풍’은 ‘풍에 맞는다’는 의미다. 풍은 떨리는 증상, 저리는 증상, 시린 증상을 포함한다.
흔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뇌 손상이 발생하며 생기는 병이다. 뇌졸중과 비슷하지만, 중풍은 ‘뇌졸중’으로 분류하지 않는 질환도 포함하고 있어 그 범위가 좀 더 넓다. 중풍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한 번 발병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얼굴이나 팔, 다리가 저리면서 마비 증상이 오고 말투도 어눌해지는데 심해지면 전신이나 팔, 다리 등 몸의 일부가 마비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수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 인구 100명당 남자는 3.94명, 여자는 2.52명의 중풍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2015년 기준).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원장에게 중풍의 발병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요즘은 이전보다 중풍 환자가 줄어든 것 같은데 맞나요?
요즘은 모두들 건강에 관심이 많아 검진도 자주 하고 미리미리 고혈압 약도 챙겨드시니 중풍 환자들이 예전에 비해 좀 줄어들긴 했죠. 하지만 중풍이 심한 분들이 외부 활동을 잘 안 하셔서 그렇지, 아직도 우리나라의 중풍 발병률은 세계 1위입니다. 성인의 3대 사망 원인 중 빈도수가 가장 높습니다.
중풍의 원인은 뭔가요?
풍은 몸 안에서 생기는 내풍과 외부 환경으로 생기는 외풍으로 구분되는데, 주로 유전에 의한 체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혈관의 탄력이 약해지거나 혈액이 탁해지는 것도 유전적인 요인이 있거든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환경적인 요인을 더해 간의 기운이 울체(기혈이 퍼지지 못하고 한곳에 몰려 막혀 있는 증상)되고 그 기운이 오래되면 사지(四肢)가 힘없이 늘어지고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근육 경련이 자주 일어나는 ‘간열’이 발생하면서 서서히 고혈압 증상이 생기는 거죠. 간열이 심해지면 그다음 단계가 스트레스가 심해 지거나 화를 잘 내게 되는 ‘간화’, 머리가 심하게 어지럽고 팔다리가 땅겨서 잘 걷지 못하는 ‘간풍’으로 진행되면서 풍이 발생합니다.
고혈압 외에 중풍과 연관된 질병이 있나요?
한의학에서는 그동안 고혈압 단계부터 중풍으로 보고 치료를 해왔어요. 최근엔 양방에서 고혈압 약이 손쉽게 처방되고 관리되면서, 뇌경색이나 뇌졸중의 단계를 중풍으로 보고 있어요. 평소 고혈압이 있거나 당뇨가 있어서 말초순환에 장애가 있는 경우 합병증으로 중풍이 올 수 있습니다.
중풍에도 전조증상이 있나요?
근육 떨림이나 손 저림, 순간적으로 한쪽 사지에 힘이 떨어지거나 어지러움, 잦은 두통, 안면 홍조와 뒷목 당김, 불면증 등이 전조증상입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증상들이 전조증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은 폭풍이 오기 전에 잔가지가 떨리듯 미리 보여주는 증상일 수 있으므로 비슷한 증상이 오면 꼭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치면 큰일 날 수 있어요. 중풍은 한 번 발병이 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후유증이 큽니다. 병이 커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입니다.
전조증상을 느끼면 이미 늦은 상황인가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고혈압 증상이 있고 위에서 말한 전조증상들이 나타나는 중풍 초기라면 한방 치료가 좋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미 진행이 많이 되었다면 큰 병원에 가서 치료할 것을 권합니다. 한방 치료는 중풍 전조증과 중풍 후유증 치료에 더 적합합니다.
한의원에서는 중풍 검사를 어떻게 하나요?
진맥을 통해 중풍 전조증상을 진단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양방과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도 해요.
양방 MRI 검사 등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진맥을 해보면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죠. 양방 진료를 믿고 치료를 늦추다가 풍을 맞은 환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방 검사에 이상이 없어도 진맥과 증상으로 중풍이 예견되는 상황이라면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료를 늦추면 증상이 심해지나요?
대부분 병원 가는 것을 늦춰서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중풍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만성두통, 두통으로 인한 구토, 언어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절대 치료를 늦추면 안 됩니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뇌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과 흡연자의 경우는 40세 이후부터 뇌질환 관련 건강검진을 1년에 한 번 이상 받아야 합니다.
한의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나요?
중풍 전조증상이 있으면 중풍환과 사혈요법, 침 등으로 최대한 관리하고 치료 과정에서 증상의 완화가 더디거나 심해지면 양방 치료를 권하기도 합니다. 중풍 재활 치료에서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양방 재활 치료를 통해 많이 호전되기는 하지만 여기에 한의학 치료를 겸하게 되면 재활시기를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의원에서는 재활을 위해 한약 치료, 침 치료, 재생 치료, 보행특화 치료 등을 해요. 한약 치료를 통해 오장육부와 뇌에 진액을 충분히 공급하고 침 치료를 통해 뇌신경, 척추신경을 활성화시킵니다. 재생 치료는 뇌, 신경, 혈관 등의 재생을 돕습니다.
예방법을 알려주세요.
중풍은 크게 오기 전에 신호를 꼭 보내는데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작은 증상이라도 진료를 통해 예방해야 합니다. 식생활 관리나 금연, 유산소 운동,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 동물성 지방질이 풍부한 음식들은 피해야 합니다. 기름진 음식은 경락의 순행을 막아 열을 일으켜 중풍이 발생할 확률을 높이거든요. 유산소 운동은 순환기계를 튼튼하게 하고 혈관을 보호해주고 동맥경화의 위험 요인들인 스트레스와 비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인다중풍(肥人多中風)’이라 해서 비만하고 습이 많은 사람에게 중풍이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어요.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합니다. 지나친 감정적 자극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화열(火熱)이 심해져 중풍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야채나 과일은 중풍 발생 위험이 3분의 2로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1년간 금연하면 흡연 때에 비해 중풍 발생 위험이 반으로 감소하고 5년 이상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위험도가 줄어듭니다.
창원자생한방병원과 자생의료재단은 지난 18일 하동군 악양농협에서 한방의료봉사를 실시했다. ‘농업인 행복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자생한방병원 의료진과 봉사단 10여 명이 지역 고령자 등 의료 취약계층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방치료를 시행했다. 현장에서 의료진은 각종 척추관절 질환에 대한 건강상담과 함께 개인별 침 치료, 약제 처방 등을 진행했다.
창원자생한방병원 윤승규 원장은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주민들에게 한방치료를 해 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농업인 행복버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업인 행복버스는 의료진 등이 전국의 농어촌지역을 방문해 의료지원‧장수사진 촬영 등을 지원하는 농촌 복지서비스로 농협중앙회와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 등이 주관하고 있다. 자생의료재단은 지난 2013년 원년부터 의료지원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불교에서 우주의 4대 구성요소는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이라고 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우주의 구성 원소를 물, 불, 공기, 흙으로 봤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건강하기 위해 필요한 것 역시 이 4가지라 할 수 있다. 이번 달에는 불, 그중에서도 햇볕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태양은 밤낮과 사계절을 주관한다. 해가 뜨면 따뜻해지면서 밝아지고, 해가 지면 서늘해지면서 어두워진다. 태양의 고도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환이 이루어진다. 하루와 1년의 주재자는 태양이다. 지구상의 생물은 이 리듬에 맞춰 잠을 자고 활동하는데, 이 리듬이 깨지면 병이 생긴다. 한의학의 원전인 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과 밤낮의 리듬에 맞춰 사는 것이 건강과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태양의 리듬을 따르는 자는 흥하고, 태양의 흐름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고 했다.
옛날에는 태양의 흐름에 맞춰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해가 떠야 일어나 활동할 수 있었으며, 해가 지면 잠들어야 했다. 기름을 써서 불을 밝히는 것은 비싸서 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현대 사회는 태양의 흐름에 맞춰 살기 힘든 시대다. 인공조명이 있어 밤새워 활동할 수 있고, 그러기를 강요당하기도 한다. 실내에 있으면 밖이 어두운지 밝은지 비가 오는지 바람이 부는지 지금이 몇 시쯤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우리는 반세기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자연에서 완전히 멀어져버렸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모든 자연이 태양의 흐름에 맞춰 살아가도록 설정되어 있듯, 인간도 태양의 흐름에 맞춰야 건강할 수 있다. 교대근무, 야간근무, 태양이 들지 않는 지하근무를 오래하면 몸이 나빠진다. 몇백만 년에 걸쳐 누적된 유전자에는 이런 상황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땅의 물은 햇볕을 받아 수증기로 변해 하늘로 올라갔다가 다시 비가 되어 땅으로 떨어진다. 이러한 물-수증기-비의 순환은 지표면에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식물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물을 원료로 하고, 햇볕을 매개체로 해서 광합성을 한다. 동물은 이런 식물을 먹고 산다. 그리고 척추동물들은 햇볕을 받아 털이나 피부에서 비타민D를 합성한다. 비타민D는 뼈를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척추동물은 반드시 햇볕을 받아야 한다. 동물인 인간도 일종의 광합성을 해야 한다. 야행성 동물들은 햇볕을 쬐지 못하기 때문에, 비타민D를 합성한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으며 보충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지고, 불면증, 우울증이 생긴다. 그래서 태양의 고도가 낮은 북유럽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광욕을 한다.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선 또한 비타민D 부족과 관련이 많다. 땀이 쉽게 많이 나는 것 또한 비타민D 부족과 관련이 있다.
태양광선은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으로 나눌 수 있다. 적외선은 사람의 몸을 데우고, 식물은 가시광선으로 광합성을 한다. 땅에서 사람이 받는 자외선은 UVA, UVB로 나눌 수 있는데, UVA는 유리창을 통과함은 물론 피부 깊숙이 침투해 주름과 기미, 주근깨를 만들면서 피부를 노화시킨다. UV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며 각종 염증과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바닷가나 높은 산에 갔을 때 피부가 벌겋게 익는 것은 UVB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외선은 안 좋기만 한 것일까? 자연은 지구라는 환경에서 최적화되도록 진화되었기에 자외선을 포함한 햇볕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요소다. 물론 지나치면 피부암, 기미, 주근깨가 생기기도 한다. 뭐든 적당해야 한다.
현대인 특히 한국인은 비타민D 결핍이 심하다. 햇볕을 쬘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 노동자가 매일 햇볕을 쬐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그것도 창문을 통하지 않고 직접 쬐는 시간 말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가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지금은 자외선 과다를 걱정하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가 아니라, 자외선 부족을 걱정해야 할 때다. 주 3회 오전 10시~오후 3시 사이에 2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그런데 도시는 미세먼지, 공해, 스모그 등으로 UVB가 지표면에 잘 도달하지 않는다. 바닷가나 고산, 물가가 UVB를 받기에 더 적합하다. 그리고 겨울철에는 UVB가 약하기 때문에 봄, 여름, 가을에 충분히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낮에 햇볕을 잘 받으면 밤에 심해지는 병증이 호전된다. 밤에 잠 못 이루는 불면증, 밤에 얼굴로 열이 후끈 올라오는 갱년기 조열증, 밤에 심해지는 천식, 밤에 심해지는 두드러기나 아토피피부염 등이 심한 사람은 낮에 햇볕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반대로 낮에 기운이 없고 심해지는 증상은 밤에 잠을 잘 자야 한다.
첫째, 햇볕은 아토피피부염, 건선 등 피부병과 과민성장증후군, 대장암 등 대장 병증, 알레르기비염, 천식 등 폐 병증을 잘 치료해준다. 한의학적으로 폐, 피부, 대장은 같은 그룹이다. 척추동물이 햇볕을 받아 털과 피부에서 비타민D를 합성하는 것은 햇볕이 폐, 피부, 대장을 활성화시켜준다는 의미다. UVB만 효과가 있는 게 아니라 햇볕 전체의 효과다. 요즘은 비타민D를 건강기능식품으로 많이 복용하고 있는데, 피부를 통한 합성보다는 효능이 떨어지며 폐, 피부, 대장을 활성화하는 힘도 약하다.
둘째, 뼈가 약해지는 병증, 갱년기, 성기능쇠약, 자궁암, 전립선암, 골다공증, 성장에 좋다. 한의학적으로 뼈와 생식기는 같은 그룹이다. 인체를 깊이에 따라 나누면 뼈가 가장 깊은 부위이고 그다음으로는 살, 피부, 털의 순서다. 건강할 때는 뼈가 단단하고 농축되어 있지만 병들거나 노화되면 뼈의 골수가 몸 밖으로 새어 나온다. 단백뇨, 당뇨, 땀이 쉽게 나는 증상, 탈모 등이 그 사례다. 햇볕은 뼈를 단단하게 해서 몸 밖으로 새어나오는 것을 막아준다. 단전 회복의 의미도 있다.
셋째, 심장에 좋다. 혈압을 낮춰주고 혈전이 생기는 것을 억제해준다.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해주는 효과도 있다. 우리 몸에서 열을 만들어내는 근원은 심장이다. 즉 우리 몸의 태양은 심장이며, 그 근원은 하늘의 태양이다.
넷째, 우울해서 생긴 병증을 잘 치료해준다. 우울증, 유방암, 불면증 등에 좋다. 습기가 적은 화창한 날에는 우울증이 호전되는데 햇볕의 역할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 표현하면 기가 울체된 것을 풀어준다.
다섯째,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해독 효능도 있다. 햇볕은 황달 등 간에 무리가 갔을 때 해독해주는 힘이 있다.
최철한(崔哲漢)
-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한의학에서는 약재와 사람에 대해 차갑다, 뜨겁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의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체질이 더운지 찬지 어림짐작은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더운 체질, 찬 체질은 어떻게 구분하는 것일까?
덥다는 것과 춥다는 것은 활동성의 차이다. 더워지면 빨리 움직이고, 차가워지면 천천히 움직인다. 일종의 운동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을 살펴보자. 더워지면, 봄여름이 되거나 낮이 되면 만물은 땅 위로 솟구쳐 자란다. 잎과 꽃을 틔우고 피우며 움직이며 에너지를 발산한다. 추워지면, 즉 가을겨울이 되거나 밤이 되면 만물은 땅속 또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잎과 꽃을 오므리고 움츠리며 활동을 최소화시키고 잠이 든다. 여름에는 음식물이 빨리 부패하지만 겨울에는 잘 상하지 않는다.
동물은 크게 변온동물과 항온동물로 구분한다. 변온동물은 계절과 낮밤의 변화에 그대로 순응한다. 하지만 사람은 항온동물이라 계절 변화에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즉 36.5℃의 체온을 유지하려고 한다. 여름에 덥거나 운동해서 열이 나면 인체는 열을 식히기 위해 땀을 흘린다. 겨울에 춥거나 몸이 차가워지면 인체는 추위를 극복하려고 몸을 떨거나 이를 부딪친다.
인간의 체온은 36.5℃ 근방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체온은 늘 변한다. 화가 나도 올라가고 술을 마셔도 올라가며 밥을 많이 먹어도 올라간다. 반대로 굶으면 내려가고 마음이 안정되어도 내려간다. 한의학에서 사람의 체질에 대해 ‘뜨겁다, 차갑다’고 표현하는 것은 체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체온이 올라가려는 성향인지, 내려가려는 성향인지를 두고 표현하는 말이다. 즉 체질이라는 것은 속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속도를 말하는 것이다.
더운 체질의 사람의 체온은 36.5℃보다 높아지려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 몸은 땀을 흘리거나 소변과 대변을 보거나 가래, 탈모, 눈꼽 등으로 열을 밖으로 배출하거나 찬물을 찾는다. 일종의 자가 수랭식으로 열을 식혀 36.5℃의 체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또는 피를 체표면으로 보내 얼굴이나 손바닥, 피부가 붉어지는데, 일종의 공랭식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더 심하면 피부병, 염증으로 열을 내보내 몸을 식히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36.5℃의 항상성을 늘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더운 체질의 사람은 기운이 충만해 목소리도 크고, 활동량도 많으며, 식욕도 좋다.
찬 체질의 사람의 체온은 36.5℃보다 낮아지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은 자주 오한을 느껴 옷을 껴입거나 움츠리거나 따뜻한 물을 찾는다. 또 핫팩을 껴안고 살거나 밤에 소변을 자주 본다. 이런 식으로 36.5℃의 체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서 찬 체질의 사람은 기운이 약해 목소리도 작고, 활동량도 부족하고, 식욕도 좋지 않다.
이처럼 더운 체질, 찬 체질이라는 표현은 36.5℃라는 수치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려는 경향성, 즉 벡터(vector)를 말하는 것이다.
약재의 성질이 뜨겁다, 차갑다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는 환경에서 더워지려는 노력을 하는지, 차가워지려는 노력을 하는지 그 경향성을 보는 것이다. 바나나, 야자는 무더운 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증산작용으로 땀을 흘려 차가워지려고 노력한다. 두리안도 열대에 살지만 자신의 몸을 뜨겁게 해서 외부 열기가 열기로 느껴지지 않도록 적응했다. 그래서 그 약성도 뜨겁다. 사막의 선인장은 고온건조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진액을 머금고 스스로 서늘해지기를 선택했다. 가평의 잣나무와 소나무는 잎을 침엽수로 만들어 열을 보존한다. 그래서 겨울에 잣을 먹고 송편에 솔잎을 넣고 쪄서 추위를 이기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약재의 노력을 몸에 재현시키는 것이 한약이다.
시베리아에 사는 근골이 단단한 사람에게 제주도의 잣을 먹이면 열 보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에 사는 허약한 사람에게 시베리아의 잣을 먹인다면 열과 에너지 보존에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환경에 적응하려는 생물의 선택이 한열로 나타난다. 따라서 같은 종이라도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한열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더운 체질은 식욕이 좋아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 또 몸에 찌꺼기가 남아 피가 탁하고 성인병이 생기기 쉽다. 이런 사람은 열대의 서늘한 열매나 넓은 잎채소를 먹어 피부를 통해 열이 쉽게 발산되도록 해줘야 한다. 쌀은 안남미나 묵힌 쌀, 통곡을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수생식물과 해조류 섭취를 통해 피를 맑게 해주는 것이 좋다. 여름에 더위가 심하면 미숫가루나 콩국수를 자주 먹는데, 더운 체질에게는 평소에도 적합한 음식이다.
찬 체질의 사람은 식욕이 없는 편이고 기운도 없다. 이런 사람에게는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이 좋다. 둥글둥글하고 속이 꽉 찬 씨앗류, 열매류(밤, 복분자, 오미자)가 좋다. 밥에는 좁쌀, 찹쌀을 섞어 먹는 것이 좋다. 구운 마늘, 부추, 보신탕, 사골국도 좋다. 몸이 찬 체질의 사람은 너무 싱겁게 먹지 말아야 한다. 염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죽염이나 토판염을 쓰는 것이 좋다. 겨울에 추위가 심하면 면, 떡, 빵, 묵을 먹는데 찬 체질에 좋은 음식들이다. 다만 소화가 잘되도록 반찬이나 양념을 곁들여야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음식의 한열은 조금씩 달라야 한다. 뜨거운 체질이라고 해서 겨울에도 차가운 음식이 좋은 것은 아니고, 찬 체질이라고 해서 여름에도 뜨거운 음식만 먹을 수는 없다. 체온을 잘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관건이다. 에서는 봄에는 서늘하게, 여름에는 차게, 가을에는 따뜻하게, 겨울에는 뜨겁게 먹으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개괄적인 조언일 뿐이다. 여름에도 가끔씩은 뜨겁게 먹어줘야 하고, 겨울이라도 차갑게 먹어줘야 할 때가 있다. 즉 여름에 수박을 자주 먹다가도 보신탕, 삼계탕을 한 번씩은 먹어주라는 말이다. 여름에는 겉은 뜨거워지고 속은 차가워지기 쉽기 때문에 보신탕, 삼계탕을 한 번씩 먹어 속을 데워줘야 한다. 마찬가지로 겨울에는 면, 떡, 빵, 만두, 고기를 자주 먹다가 가끔씩 냉면, 메밀국수를 먹어주면 좋다. 겨울에는 겉이 차가워지고 속이 뜨거워지기 때문에, 냉면, 메밀국수, 동치미 등의 음식으로 속을 식혀주면 좋다는 의미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