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퇴한 김석현(62세) 씨는 아침부터 부산한 아내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아내가 어디가는지 보다는 오늘도 점심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 아내에게 한마디 건넨다.
“나도 같이 가면 안돼?”
은퇴한 부부의 싸움은 의외로 단순한 일에서 비롯된다. 하루 종일 집안에서 냉장고 문 열었다 닫었다, TV 보며 빈둥거리는 남편들은 분노한다. “평생 고생하며 가족들 먹여 살렸는데, 퇴직하고 돈 못 버니 아내들의 괄시가 시작됐다”며 서운해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누구 일방의 잘못이 아니라 은퇴 이후 40~50년을 함께 살아야 할 부부가 서로에게 적응하는 방법을 몰라 빚어지는 갈등이라고 말한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이 싫거나 미운 존재가 아니라 그저 불편한 존재일 뿐이다. 남편이 직장 생활을 했을 때 하루 종일 ‘자유’를 누리던 것들이 갑자기 그 자유가 없어져버렸다. 그 때문에 짜증과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 심리적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부이혼 전문가는 "은퇴한 부부 사이의 가장 무서운 싸움은 ‘침묵’에서 시작한다. 남편은 뭐든 아내가 말하는 것은 ‘잔소리’로 생각한다. 서로에게 성의 없이 대답하면 대화를 조기에 차단함으로서 번거롭지 않고 필요이상으로 감정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긴 할 것"이라 의사소통 단절을 지적했다.
어떻게 대화를 해야 소통이 될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은퇴는 끝이 아닌 30~40여년이나 남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인생의 중간기착점이다. 따라서 은퇴 시기에는 남편과 아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부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렇게 의식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서로 감정 소통이 안 돼 서먹서먹하게 지내거나 심지어 얼굴을 맞대면 짜증이 나는 사이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며 “힘들겠지만 상대가 뭘 원하는지 뭘 하려는지 맞추려는 최소한 노력과 적응하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퇴와 함께 찾아오는 건강과 인간관계의 위기, 외로움과 허무함, 노후 계획 등 은퇴를 계기로 부부가 함께 우정을 나누듯 충분히 생각하고 작은 일부터 함께 하고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길어진 노후생활을 위해 특히 감정이 동요하고 통하는 감성소통을 해야 한다.”
곽 교수는 공통된 관심사를 만들어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기 때문에 일단 배우자가 표현한 감정은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한다. 곽 교수는 자신의 감정이 어떠한가를 느끼고 그것을 상대에게 적절히 표현해서 그에 대한 해답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통이 잘되는 부부는 외롭지 않아
프라우스 부부심리상담센터 송금희 원장은 “부부 간에는 풀 수 있는 것보다 풀 수 없는 문제가 훨씬 많다. 갈등 해소의 핵심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를 하다 보면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특히 송 원장은 황혼 부부들에게 가장 먼저 ‘들어주는 연습’을 주문했다.
“소통이 안 되거나 갈등이 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귀는 닫고 입만 연다는 것입니다. 자기 말만 하고 상대의 이야기는 듣지 않아요. 상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야 미처 깨닫지 못했던 배우자의 감정에 대해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거든요.”
이에 이혼전문 H변호사는 은퇴 후 부부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진 황혼 부부에게 각자가 실천해야 할 두 가지를 제시했다. 남편에게는 아내와 하는 말의 수를 늘리라는 것과 본인 스스로에게 좀 더 유연해지라는 것이었다. 아내에게는 남편이 원하는 행동에 동행해주도록 노력하라는 것과 자신만을 위한 동적인 취미생활을 하라고 조언했다.
부부행복전문 A코치도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부부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대화라고 피력했다, "일상 속 의사소통을 위한 대화만으로는 부부 사이의 갈등을 해소되거나 유대감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는,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자주 해야 행복한 부부로 살 수 있다"고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얘기를 꺼냈다.
송 원장은 “상담센터를 찾은 중년 부부들의 대부분은 원만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 그렇게도 소통을 원하지만 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의사소통의 의미를 자신에게 맞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요점, 자신의 주장에 맞춰서 진행되는 게 의사소통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자신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답답해하고 심지어는 ‘우린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부’ 라고 결정 짓고 포기해버린다”며 “상대에 대한 어설픈 배려로 오히려 얘기를 혼란 속에 밀어 넣을 때가 많은데 그냥 다 털어놓고 밑감정을 얘기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래야 듣는 사람도 훨씬 이해가 빠르게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부부행복 전문 A코치는 "아내가 ‘내 마음이 우울해’라고 말했을 때 남편이 ‘그래 너 마음이 슬프구나’ 라고 반응이 돌아와서, 아내가 ‘그래, 저 사람이 내 마음이 슬프다는 걸 알아주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면 소통이 이뤄진 것"이라 조언했다.
세상에는 싸우지 않는 부부, 문제가 없는 부부는 단 한 쌍도 없다. 갈등 상황이 일어날 때마다 마음을 주고받는 소통을 하면 갈등은 해소되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 받을 수 있다.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를 하면 내편, 동반자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 이상 외롭다고 느끼지 않게 되고, 부부 사이에 애정과 신뢰, 친밀감도 높아진다.
부모 자식간 소통 방법은 공감대 형성부터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다. 집안이 화목해야 바깥일도 잘 풀린다는 이야기이다. 화목한 집안을 만드는 중심에 바로 부모가 있다. 화합하는 부모는 자녀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하며, 이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원활한 소통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화목한 가정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자녀, 그리고 가족을 변화시키는 부모의 소통방법이 더욱 중요해지는 오늘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직장을 다니거나 대학생이 되면 말 붙이기 조차 어렵다는 고백을 한다. 물론 중학생, 고등학생 때도 마찬가지다.
머리가 커져 말 붙이려 하면 “바쁘니까 나중에 말씀하세요.”라고 훅 가버린다. 부모는 배신감마저 든다. 특히 일만 해 온 아버지와 대화는 더 어색하고 불편해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릴 수 없다며 자식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게 문제이다.
아버지들은 자식들과 대화를 한답시고 자식 붙들고 옛날 과거 얘기하면서 늘어지면 더 어렵게 된다.
부모는 자식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기 위해서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 갈등이 생겼다면 ‘난 그 말 듣고 좀 화나고 기분이 안 좋았어’라는 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대광고 김철경 교장은 “마음을 전달하는 말을 할 때는 감정의 주체가 자신이기 때문에 ‘나 전달법’으로 말해야 합니다. 나 전달법은 ‘나는~’으로 시작해 자신의 감정까지 넣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말하죠”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내 마음을 이해받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이때 ‘너는~’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 상대방은 그 말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것으로 느낀다. 그래서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도리어 방어, 공격, 회피로 대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들이 계속 늦게 집에 오는 경우 아버지가 ‘너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두란노 아버지학교 관계자는 "부모자식 간에서는 반드시 자식이 잔소리로 여기면 세상없이 중요한 말도 잔소리임을 인정하고 중단해야 한다. 특히 요즘 부모들은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매고 자녀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보내야만 부모 도리를 다 하는 것으로 믿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대부분 대학 입시를 앞둔 고3만큼 바쁘고 고달프다. 부모는 그런 자식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알아서 저자세를 취하기 쉽다. 사소한 일로 툴툴거리고 짜증을 내도 공부만 잘하면 문제 삼지 않는다.
그런 습관이 굳어지면 자식이 성장해도 “어머니 그만 간섭하세요.” “아버지가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등의 무관심한 말들을 서슴지 않고 내뱉게 된다. 단지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존경심이 우러나기를 바라기는 어려운 환경이 되버렸다고 한다.
김철경 교장은 "부모자식 간 대화부재의 원인은 가족들의 개인주의,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이 가장 멀어진 데는 서로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손을 먼저 내밀지 않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중년 남성이 가장 외로울 때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을 때 자녀들이 모른 척할 때’라는 응답이 50%를 넘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대접받고 싶은 만큼 상대에게 대접하라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소통의 방법을 제시해도 나이가 들수록 그토록 소통이 어려운 이유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사실,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기 전에 속내는 대접받고 싶기 때문이다.
한비자의 에서는 “논리나 말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상사의 의견이 명예와 명분을 중요시 하는데 실리를 따지며 얘기 하면 천박하다 할 것이고, 실리를 중요시 하는데 명예와 명분을 따지면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할 것이다. 그러니,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이는 타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의 어려움을 설파한 것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존경과 신뢰가 있는 소통 사례를 잠깐 살펴보자. 선일여중의 호빵맨 최용범 교사는 SBS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서 학생지도 달인으로 소개됐을 만큼 유명하다.25년 경력의 베테랑 학생주임 최용범 (56)씨.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순찰을 돌며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짜잔~’하고 나타나는 그는 학생들의 수호천사이자 효과 빠른 긴급 구조대다. 윽박 대신 애정으로, 강요 대신 믿음으로 인근 지역에서 학생 선도의 최고봉이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다. 학생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위해 양팔에 찬 휴대폰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더 놀라운 점은 학생들에게도 그의 번호가 모두 저장돼 있다는 것. 학생들의 119 역할은 물론, 전교생의 생일까지 빠짐없이 축하 메시지를 챙겨 보낸다.
단순히 전교생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문자를 보낸다고 해서 쌍방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이든 선생이지만 그의 진심이 인성교육 철학과 만나 고스란히 아이들의 마음에 전해지면서 변화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능교육 양병무 대표(60)는 소통을 잘하는 CEO로서 “공자의 불치하문(不恥下問) 즉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소통 덕목을 제시했다.
나이 먹었다고 세상사 다 아는 것처럼 행세하는 이는 결코 소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윗사람이 말을 걸지 않으면 아랫사람은 입을 열지 않는다. 아버지는 열렸는데 왜 자식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느냐고 채근할 일이 아니다. 소통의 부재는 전적으로 윗사람 탓이다. 그냥 기다리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다가가서 말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묻는 것은 사실 말을 거는 행위이기도 하다. 물음에는 답이 따른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대화가 되고 저절로 소통이 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묻고 대답하며 가르쳐 주는 관계가 형성되면 아랫사람도 어려워하지 않고 모르는 게 있으면 찾아와 묻는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자식, 아내, 부하, 학생, 후배 등 이들에게 권위와 가식, 억압과 통제의 사슬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랫사람에게 물어보는 건 자신의 위신을 깎는 게 아니라 자신의 관용과 적극적인 이해의 태도라는 걸 모르기 때문이다. 권위는 강요하는 게 아니라 존경에서 온다. 윗사람이 어렵게만 느껴져서는 존경의 마음이 아니라 두려움과 불안만 쌓이는 건 순식간이다.”
불치하문의 소통, 그것이 비로소 우리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는 최적의 답이 아닐까 싶다.
결코 나이가 들어서 문제가 아니라 부부, 부모 자식, 스승과 제자 등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최소한의 작은 진심부터 시도, 원활하고 건강한 소통 메커니즘이 작동되기를 희망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대접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돼 있다. 일단, 나이가 들어 갈수록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짐을 나타낸다. 나이가 들고 성공할수록 자신도 모르는 사이 뻣뻣해지고 권위적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은 소통을 위해 애쓰더라도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 말에는 그만큼 어른대접 받기 어려워진 시대가 됐다는 자조적 의미도 숨어 있다. 예로부터 유교적 사상에 따라 연장자가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이었지만, 어느새 그런 전통은 사라져버렸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어른 대접을 해주는 곳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각종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나이가 들수록 경험을 통해 현명해진다는 명제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체험을 통해 얻는 지혜보다는 돈이 우대받는 세상이기도 하다.
어른 대접만 받기 어려워진 것이 아니다. 사회 어느 분야에서라도 적극적인 소통 없이 리더 자리에 오르기 힘들어진 사회가 됐다. 물론 소통 없이 자리를 유지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제 소통은 ‘베풂’의 한 종류가 아니라 ‘생존법’ 그 자체다. 때문에 중장년층에게 소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소통은 남을 위해서도 해야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회적 지위에 관계없이 행복은 주변 사람과의 원활한 관계 속에서 존중받는 소통을 통해서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소통을 통해 서로의 오해를 풀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세계 15위권에 속하는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각종 조사에서 한국인의 행복도가 낮게 나타나는 것도 소통의 부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경제활동 역시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소통 없이 부자가 되기는 힘들다. 그러니 소통만 잘해도 인생의 반은 성공했다고 말할만한 시대다. 최근 고령화, 늘어난 인생에서 소통은 가장 굵직한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입장과 상황에 따른 건강한 소통법과 소통의 노하우를 살펴보고 소통의 담대한 사례를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짚어본다.
[소통기획 취재팀=이지혜-김지호-김영순 기자]
글 싣는 차례
①진짜 소통은 삶에 아름다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 ‘나만의 생존법’
② 가족을 움직이게 하는 메머드급 에너지… 가족간의 소통
③ SNS소통으로 노후 삶의 질 높아져
④ 자기만의 소통법 노하우…시니어CEO의 인디언스틱 소통방식
⑤ 자기만의 소통법 노하우…기초단체장의 봄바람 소통
◆시니어를 위한 소통 코드는 ‘NO 3노’
2014년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소통’으로 떠올랐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세대 간 갈등,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우려가 크기에 ‘소통’이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소통을 위해서는 듣는 것이 전제가 돼야한다. 귀는 둘이고 입은 하나인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소통을 영어 철자로 풀어 보면 남의 말을 듣고 공감하는 것(sympathy)인데 요즘은 sympathy로는 부족하고 empathy가 필요하다고 한다. sympathy가 이성적 측면에서의 소통을 강조한 단어라면 empathy는 감성적 측면에서의 배려를 중시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수동적인 ‘같이(sym=together)’의 개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남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것(em=enter)’을 의미한다. 이는 상대와의 관계를 통해서 그 관계 속으로 들어가서 자신을 잊어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소통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나이가 들수록 조심해야 하는 ‘3노’가 있다고 어르신들은 자주 강조한다. 바로 자신이 중심이 되는 노욕, 노여움, 노파심이 그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본인과 주변 모두를 위해서 말을 조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말이야말로 소통의 가장 일반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을 할 수 없는 이들에게 소통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 걸까? 예를 들어 수화를 할 줄 아는 의료진이 없다면 청각장애인은 병원에서 어떻게 진찰을 받을까.
이런 난감한 상황을 해결해 주는 의료 전문 수화 통역사 오은정 씨. 의료진에게 말 한마디 하기 쉽지 않은 청각장애인들에게 그녀의 수화 통역은 한줄기 빛과도 같다. 청각장애인의 손짓도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의료진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는 의료진과 청각장애인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그들의 입과 귀가 되어준다. 육체의 고통보다 소통의 고통이 더욱 심하다고 말하는 청각장애인들, 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는 그녀는 의료진과 청각장애인 사이 소통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소통은 감성이 오가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아름다운 변화가 생겨 궁극적으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소통 부재, 소통이 어려운 이유
소통은 두 사람 또는 두 개의 집단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한쪽의 주장을 상대편에서 귀 기울여 듣는 소통도 있고, 듣고 나서 자기 의견을 내놓는 소통도 있고, 반반씩 주장과 경청을 곁들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소통은 상대방의 의견을 진심으로 경청해준 다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주장만 하면서 상대방이 그 주장을 모두 들어주지 않으면 싸움이고, 공격이 돼 버린다.
예전에 본 일본 드라마 중 ‘숙년이혼(熟年離婚)’. 우리말로 ‘황혼이혼’을 뜻하는 드라마가 있었다. 드라마는 한 가장이 정년퇴직 당일 저녁, 온 가족이 함께하는 만찬 자리에서 아내로부터 보기 좋게 이혼을 당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결정적 원인은 누가 봐도 번듯한 남자주인공 캐릭터에 있다. 폭력적이거나 무능력하지 않고 이혼당해 마땅한 구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 노년의 신사는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다. 중견기업 중역으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아온 그의 정년퇴직은 분명 자신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더없이 자랑스러운 일일 터였다.
◆소통의 정공법은 진심과 배려
하지만 그는 가족과 ‘소통’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좋으면 가족 모두가 좋고, 자신이 싫으면 가족도 다 싫어할 거라는 오만, 가족 구성원이 자기의 생각과 통제 속에서만 행복할 것이라는 그의 착각이자 ‘실수’였다. 소통 부재가 불러온 가족 해체, 그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이웃, 내 가족의 뼈아픈 자화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부부 간의 진심어린 소통 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사이의 자연스런 소통, 친구끼리의 믿음에 바탕을 둔 소통, 이웃과 이웃 간의 배려 있는 소통 등이 없는 이유 또한 소통에 대한 사회의식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탓이다.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 창간기념 ‘5060세대 정체성 및 성의식’ 설문조사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KBS와 SBS 등 국내 주요매체가 설문조사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보도를 접한 이들은 통념과는 다른 신중년층의 가치관을 발견하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존의 중장년층과는 달리 개방적인 성의식과 결혼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당당한 자세, 가족에게 헌신적이었던 삶에서 벗어나 남은 인생을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려는 경향 등이 큰 인상을 남겼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 태어나 평생을 직장과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돌아보지 못했던 5060세대.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의식의 변화가 엿보였다. 이에 따라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5060세대 사고의식의 변화와 설문조사 속 숨겨진 의미를 국내 전문가와 함께 진단했다.
주위의 황혼이혼에 공감한다는 응답자가 70%를 넘는 등 결혼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5060세대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식들의 성장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자식들을 다 키운 마당에 더 이상 가정에 묶여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존 세대에서는 결혼을 유지하는 게 중요했고 또 자식들을 생각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기존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가치관이 그랬다”며 “아이들이 다 성장하고 그동안 너무 힘들게 결혼제도에 묶여 있었던 것에 대한 회의와 함께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가정문화가 황혼이혼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혼전문 변호사인 최일숙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다기보다는 '삶의 실질과 행복'을 추구하려는 경향일 것”이라며 “우리사회의 가정이 평등한 부부관념에 기초해 서로 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장으로 거듭난다면 이혼의 증가추세는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희 미래와 금융 연구포럼 대표는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부부의 생각차이를 황혼이혼의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거지역이나 형태와 주요 관심사, 노부모 봉양문제 등에서 남편과 아내가 꿈꾸는 노후생활이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말을 안 해도 내 생각을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은 버리고, 월2회 정도는 노후생활에 대해 구체적인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혼 이혼한 부부는 여성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수십 년의 결혼생활 중 집안 살림을 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억눌러 살던 지난 세월을 이혼으로 보상받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황혼이혼으로 행복에 이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곽 교수는 “결혼생활 동안의 과도한 희생정신은 이후 지나친 보상 심리로 이어져 자기만을 생각하는 중년, 노년을 보내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설문조사에 나타난 신중년층의 다른 특징은 금전적인 측면에서 자녀와의 관계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기존의 중장년층은 자신의 재산을 자식에 상속하는 것을 당연시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자산을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8.3%에 불과했다.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이 46.6%에 달했고 ‘전부 사회에 기부할 것’이라는 신중년층도 5.1%나 나타났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부모를 봉양하려는 자식들의 의지가 약해지면서 5060세대도 자식에 전 재산을 물려주려는 분위기가 수그러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법무부가 생존 배우자에게 상속 재산의 50%를 우선 떼어주는 내용 등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추진 중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전통사회와는 달리 부모와 자식 간의 신뢰가 다소 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은 “재산 상속의 대가로 효도와 봉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남겨진 여생 동안 자신을 위해 돈을 쓰겠다는 마음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며 “세대 간 신뢰의 약화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부모를 위하는 것만큼 우리 자녀도 나를 위할 것이라는 기대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수명이 짧았기 때문에 노부모 부양기간은 평균 5년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오는 100세 시대에는 25~30년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자녀도 노인인데 어떻게 부모를 도와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현재로서는 국민연금만한 노후대비 저축상품은 없다고 봐야한다. 가정주부도 임의 가입이 가능하므로, 젊은 시절부터 부부가 같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60세까지 불입한다면, 노후자금 마련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결과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50·60대도 젊은이처럼 이성과 원나잇스탠드 할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2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는 점이다. 성별로는 남자(29.3%)가 여자(10.4%)보다 원나잇스탠드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배우자와 동거하는 5060대 중 18.9%가 원나잇스탠드가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손 원장은 “사회 분위기와 연관돼 있다”며 “비교적 성적으로 개방돼 있는 젊은 세대의 행태를 따라 하면서 자신이 비교적 젊게 산다는 만족감을 느끼려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에 비해 임신과 출산에서 해방되면서 성적으로 자유로워졌다는 견해도 있다. 곽 교수는 “진화심리학적으로 이젠 더 이상 2세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성적 활동이 활발해지게 된다. 이런 심리로 인해 중년들의 성 생활이 자유분방해질 수 있다”며 “고령화 시대로 되면서 신체적인 건강이 좋아져서 성적으로 더 활동적이 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5060세대는 일에 대한 욕구도 높았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8%에 달했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노후 준비를 이야기할 때 경제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노후의 삶에서는 경제적 요인뿐만이 아니라 일에서 오는 성취감으로 인한 자존감의 유지,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보낼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하겠다는 대답은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 원장은 “인간 수명이 길어진 이상 보다 더 오래 일하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의 유지를 위해서도 활력 있고 적극적인 노년의 모습이 요구된다”며 “사회적으로 볼 때 바람직한 현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대 수명의 증가로 50~60대에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기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거나 혹은 앞으로도 더 발전적인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생겨난 결과다. 인간의 정신 발달 단계가 더 길어진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50~60대의 열 가구 중 한 가구는 해체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네요.” 이번 조사를 맡은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응답자의 부부관계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설문조사의 전체 응답자 중 85.4%가 현재 배우자와 동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90.1%의 응답자는 부부관계에 대해 ‘이제까지 잘 살아왔고 , 앞으로도 현재 배우자와 잘 살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답변했지만 나머지 10% 가량의 응답자는 현재 배우자와의 이혼을 고려하거나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이제까지는 잘 살아왔는데, 지금은 부부간 문제로 이혼도 생각 중이다’(7.9%), ’이제까지도 잘 살아오지 않았고, 지금도 이혼을 생각 중이거나 진행 중이다’(1.9%) 순으로 조사됐다.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는 사이트 오픈을 기념해 한길리서치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50~60대 성인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50·60대 생활 의식’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35%P) 결과를 발표했다.
부부관계를 긍정적이나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모두 남녀사이의 편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이성친구가 필요하다’(13.2%)는 쪽이 ‘이성친구가 불필요하다’(2.7%)는 쪽에 비해 5배 정도 높게 이혼을 생각했다. 부부관계의 불만족을 이성친구로 완화 또는 해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부부관계에 긍정적인 반응이 90%나 됐지만 ‘50이 넘어서 이혼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있는 편’(41.6%)과 ‘없는 편’(58.4%)으로 나뉘었다. 현재의 부부관계를 만족하더라도 이혼을 생각하는 50·60대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주위에 황혼이혼에 대해서도 70.4%가 ‘공감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실제로 대법원이 펴낸 2013년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이혼 부부 가운데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비율(26.4%)이 4년차 미만 부부의 비율(24.6%)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교육센터장은 “평균수명의 증가로 은퇴이후의 수명도 함께 늘어나면서 새로운 인생을 원하는 50·60대가 많아졌고 예전보다 너그러워진 사회의 시선도 황혼이혼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에 비해 재산이나 연금의 분할 제도가 잘 갖춰지면서 경제적 이유로 황혼이혼을 미루는 경우가 줄어든 것도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5060세대들은 결혼제도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중장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는 사이트 오픈을 기념해 한길리서치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50~60대 성인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50·60대 생활 의식’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35%P)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5060세대는 ‘5060대 부부라도 사랑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 하나’는 설문에 67.7%가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매우 공감한다’는 편이 8.3%, ‘조금 공감한다’는 답변이 59.4%로 헤어져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다수는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반면, 32.3%는 ‘공감하지 않는다’(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8.9%,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13.4%)를 선택했다.
이성친구 필요성별로는 ‘이성친구가 필요하다’는 편(77.4%)이 ‘이성친구가 불필요하다’는 쪽(57.3%)보다 ‘5060대 부부라도 사랑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주위의 황혼이혼에 대한 공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70.4%가 ‘공감한다’(매우 공감한다 9.5%, 조금 공감한다 60.9%)고 답변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쪽은 29.6%(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6.6%,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13.0%)로 조사됐다. 여자(75.3%)가 남자(65.6%)보다 주변의 황혼이혼을 보면 공감이 간다고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이는 최근의 황혼이혼 급증 현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결과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1982년에는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가 1300건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3만200건으로 23배가 넘게 폭증했다.
한편, 황혼이혼만큼 황혼재혼도 함께 늘었다. 2012년 50대 이상 여성의 재혼 건수는 1만2300건으로 1982년의 1100건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났다.
도종환은 ‘가구’라는 시에서 “아내와 나는 가구처럼 자기 자리에 놓여있다 장롱이 그렇듯이 오래 묵은 습관들을 담은 채 각자 어두워질 때까지 앉아 일을 하곤 한다… 본래 가구들끼리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저 아내는 방에 놓여 있고 나는 내 자리에서 내 그림자와 함께 육중하게 어두워지고 있을 뿐이다”라고 썼다. 가구는 없으면 찾고, 있으면 그저 거기 있나보다 할 뿐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황혼에 이르러 서로 말이 없는 부부가 오래된 가구와 비슷하다.
2012년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이혼건수 중 결혼생활 25년 이상된 부부의 이혼건수가 19%이고, 결혼생활 21~25년 사이의 건수가 11.4%라고 한다. 3분의 1에 가까운 수치이다. 지금의 중년세대는 젊은 세대보다는 결혼을 일찍 하였다고 하더라도 결혼생활 21년이 넘었다면 나이로 보면 대략 50세를 넘어 60을 바라보거나 넘긴 나이이다. 나도 결혼생활이 21년을 넘어섰으니 이혼을 한다면 황혼에 이혼을 하였다는 말을 들을 때가 되었다.
황혼! 저녁노을이 지는 때에 왜 이혼을 생각할까? 해가 뉘엿거리며 하늘을 노랗게 물들이며 날이 저물어 가면, 밖으로 나돌아 다니다가도 집이 그리워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 돌아가고 싶어지고, 돌아가야 한다. 집으로 돌아가 따스한 아랫목에 발을 집어넣고 밥 한술 뜨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가 잠이 들 일이다. 그런데 집이 그립지 않다면, 집이 지겹거나 따분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집이 두렵거나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면 더욱 큰일이다.
집이 그리워지지 않는 일은 여자나 남자나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집 밖에 더 좋은 사람, 더 좋은 일이 있어서 일수도 있고, 집에서 만나게 되는 아내나 남편을 더 이상 마주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남편이 20년 넘게 권위적이고 가끔은 손찌검까지 하였는데 남은 여생을 계속 그렇게 살라니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내가 20년 넘게 한결같이 하는 잔소리가 듣기 싫을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은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 품안에 없을 때는 더욱 커진다.
결혼식 주례사에서 가장 많이 듣는 고전적인 덕담은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 함께 늙어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집이 그리워지지 않고 들어가기 싫은데 그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라는 것은 어쩌면 폭력이고 고문일 것이다. 평균수명 백세가 되어가는 시대여서 나이 60이 넘었어도 앞으로 살날은 이제껏 함께 살아온 햇수보다 더 많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배우자가 더 이상 행복을 주는 상대가 못 된다면, 더구나 행복은커녕 괴로움을 주는 존재라면 이혼이 나을 수 있다.
결혼한 지 20년이 넘어 나는 가구가 바꾸고 싶어졌다. 새로 가구를 들여놓고 반짝 반짝 윤이 나게 닦고 말을 걸고 싶어졌다. 그런다고 가구가 나에게 말을 걸리는 만무하지만, 일상의 새로움을 가져오고파 그러고 싶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새 가구도 다시 시들해지고 먼지가 쌓이고, 습관처럼 거기 있나보다 할 것이다.
배우자와 이혼하고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해도, 돌싱이 되어 혼자 살아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식상해진다. 그래도 가구를 바꾸어 보고 싶다. 배우자를 바꾸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그래서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최일숙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결혼생활 몇십년인데 꼭 말해야 아나요?” 물어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말하지 않으면 부부의 속마음은 커녕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판단하기 일쑤다.
그런데 말하지 않고 사는 것에 익숙한 부부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말만하면 싸우니까 차라리 말 안하고 사는 것이 편하다’고 하소연한다. 또 ‘자식들 보고 참고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온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부부간의 갈등과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 말하지 않고 그저 인내해야한다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혹시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다른 집은 별거 있는 줄 알아?” 한술 더 떠 거든다.
그래서 오늘날 입에 거미줄 친 아내와 입에 자물쇠 채운 남편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 대화해서 잘 해결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는 것뿐이다. 이런 부부들은 필히 대화를 통한 긍정적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딱 일년 전, 정오를 조금 넘길 무렵 다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선생님, 제 아내가 지금 3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거기서 남자는 흐느껴 울고 말았다. 오십대 후반, 30년 결혼생활의 결과물 앞에서 남자가 목 놓아 울고 있다. 행복하게 잘 살아보려고 한 여성과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는데, 한때는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다 자부했던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남편은 결혼 30년간 아내가 무슨 말만 하면 습관적으로 “그럴 리가 있나!” 를 반복적으로 하여 아내가 더 이상은 못살겠다고 하여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럴 리가 있나!“ 뒤에는 ’당신이 잘 못 알았겠지!‘, ’ 당신이 잘못 들었겠지!‘, ’당신이 잘못 봤겠지!‘ 등을 붙이게 되는데 아내는 그날 흐느껴 울면서 ”단 한번도 이사람에게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어요...흑..흑“ 하소연하였다.
이들은 아내가 병원에서 퇴원한 후, 목발을 짚고 부부상담을 꾸준히 받았다. ”그럴리가!“ 남편은 ”그랬구나!“ 남편으로 바뀌었고 그 습관을 바꾸는 데 장장 6개월이 걸렸다. 그 후, 황혼이혼을 생각했던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를 보내고 있다고 종종 소식을 전해온다.
부부가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쌓인 감정이 많다는 뜻이다. 그 쌓인 감정을 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마주앉아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진짜 부부‘이다.
첫째,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정하라.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배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시작은 “내가 당신에게 하고싶은 말은~ ”또는 “나는 ~ ”으로 시작한다. 듣는사람은,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말이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상대방 이야기를 듣는다. 상대방 말이 끝나면 배우자가 했던 이야기를 정리하여 충분히 알아들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둘째, “그랬구나!” 를 습관적으로 하라.
‘그랬구나, 당신마음이 그랬구나!’ 로 시작하는 대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야한다. “난 당신이 늦게 와서 화가 났어” 라고 상대가 말하면 “뭘 그런 거 가지고 화가 나!” “알았어, 앞으로 일찍올게” 라고 하지 말고, “그랬구나! 당신마음이 그랬구나! 내가 늦게 와서 화가 났구나”로 받아주는 것이다.
셋째, 소통이 잘되야 고통이 사라진다.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는 훈련을 하고 감정을 나누기만 해도 대부분 부부사이가 좋아지고, 소통이 잘되는 부부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있다할지라도 문제해결이 가능해진다. 또한 내 입장을 이해해주고 내 감정을 공감해주는 배우자와 산다는 것은 천하를 얻는 것보다 더 귀하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혹은 인생 후반전을 살아나가면서 겪게 되는 부부 간의 갈등을 서로 이해하고, 부부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 행복하고 건강한 시니어 부부가 되자.
우리 사회 5060세대 신중년층의 성의식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가 국내 처음으로 실시한 '5060세대 성의식'을 조사한 결과, 예상외의 답변들이 쏟아졌다.
젊은 층의 개방적인 성의식이야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젊은 층만큼 50~60대의 성의식도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게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요즘 애인 하나도 없으면 바보’라는 말이 농담처럼 시중에서 퍼지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5060 세대의 성의식이 결코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같은 자유로운 성의식을 반영하듯 현행 결혼제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응답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일단 결혼을 하면 ‘평생을 함께해야 하는 배우자’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런 인식도 점차 옅어지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50대 이후의 황혼이혼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주목할 점은 개방된 성의식과 결혼생활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면을 보이면서도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서는 상당히 엄격해진 경향을 보였다.
◆위기의 50·60대 부부, 가장 큰 원인은?
“50~60대의 열 가구 중 한 가구는 해체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네요.” 이번 조사를 맡은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응답자의 부부관계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설문조사의 전체 응답자 중 85.4%가 현재 배우자와 동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90.1%의 응답자는 부부관계에 대해 ‘이제까지 잘 살아왔고 , 앞으로도 현재 배우자와 잘 살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답변했지만 나머지 10% 가량의 응답자는 현재 배우자와의 이혼을 고려하거나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이제까지는 잘 살아왔는데, 지금은 부부간 문제로 이혼도 생각 중이다’(7.9%), ’이제까지도 잘 살아오지 않았고, 지금도 이혼을 생각 중이거나 진행 중이다’(1.9%) 순으로 조사됐다.
부부관계를 긍정적이나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모두 남녀사이의 편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이성친구가 필요하다’(13.2%)는 쪽이 ‘이성친구가 불필요하다’(2.7%)는 쪽에 비해 5배 정도 높게 이혼을 생각했다. 부부관계의 불만족을 이성친구로 완화 또는 해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부부관계에 긍정적인 반응이 90%나 됐지만 ‘50이 넘어서 이혼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있는 편’(41.6%)과 ‘없는 편’(58.4%)으로 나뉘었다. 현재의 부부관계를 만족하더라도 이혼을 생각하는 50·60대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주위에 황혼이혼에 대해서도 70.4%가 ‘공감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실제로 대법원이 펴낸 2013년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이혼 부부 가운데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의 비율(26.4%)이 4년차 미만 부부의 비율(24.6%)을 사상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교육센터장은 “평균수명의 증가로 은퇴이후의 수명도 함께 늘어나면서 새로운 인생을 원하는 50·60대가 많아졌고 예전보다 너그러워진 사회의 시선도 황혼이혼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에 비해 재산이나 연금의 분할 제도가 잘 갖춰지면서 경제적 이유로 황혼이혼을 미루는 경우가 줄어든 것도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14.5% “배우자가 외도한 적이 있다”…실제 외도 이보다 휠씬 높을 것으로 추정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배우자와 살고 있는 응답자 중 14.5%가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했다고 털어왔다. 현재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고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한 적이 있는 50·60대는 ‘배우자의 과거 외도에 대해 이해나 용서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해도 용서도 못하고 살고 있다’는 의견이 41.3%로 가장 많았다. ‘이해는 하지만 용서는 못 한다’(30.1%)가 뒤를 이었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산다’는 답변은 28.6%에 불과했다.
경제적 생활수준이 ‘상’이라는 응답자는 83.3%가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 ‘이해도 용서도 못하고 살고 있다’고 답해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배우자의 외도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생활수준이 ‘중’(38.2%), ‘하’(34.8%)인 응답자는 상대적으로 배우자의 외도에 대해 관대했다.
‘언제 배우자를 바꿔버리고 싶었냐’는 물음에는 현재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는 50·60대의 57.7%가 ‘나에게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을 때’라고 답했다. 이어 ‘경제력이 없을 때’(15.7%), ‘성적 매력이나 성적 능력이 없을 때’(12.9%) 순이었고 ‘외도를 할 때’는 9.3%에 불과했다. 통념과는 다르게 여자(46.0%)보다는 남자(68.0%)가 ‘나에게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을 때’ 배우자를 바꾸고 싶다는 응답이 높았다.
◆ 대담해진 5060세대…20% “원나잇스탠드 가능”
이성에 대한 관심과 성욕은 젊은 층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이번 조사에 응한 50~60대는 젊은 층에 크게 다르지 않은 성의식을 나타냈다. 다만 결혼 등 현실적인 제약으로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에는 주저하는 반응도 보였다.
‘이성친구가 필요하냐’는 물음에 ‘있으면 좋겠다’(51%), ‘필요하지 않다’(48%)로 양분됐다. 성별로는 남자(62.5%)가 여자(40.2%)보다 이성친구를 더 원했다. 하지만 질문을 세분화해 (성관계를 가지지 않는)‘단순한 이성친구는 필요하냐’는 질문에 70.4%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간통죄나 사회적 시선 등으로 성관계까지 갖는 ‘애인’을 만들기에는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친구)과 성적 관계도 나눌 수 있냐’는 데 대해서 30.8%만이 그렇다고 답해 성적인 관계를 부담스러워 하는 성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성과의 성관계에 긍정적인 응답은 배우자와 비동거하고 있는 쪽(41.9%)이 동거하고 있는 쪽(29.8%)보다 높았다.
그렇지만 50·60대는 젊은이 못지않은 화끈한 모습도 나타냈다. ‘50·60대도 젊은이처럼 이성과 원나잇스탠드 할 수 있다’에 대해 20%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성별로는 남자(29.3%)가 여자(10.4%)보다 원나잇스탠드에 적극적이었다. 배우자와 동거하지 않는 쪽(25.7%)이 동거하는 쪽(18.9%)보다 높았지만 그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배우자와 동거하고 있더라도 원나잇스탠드는 할 수 있다는 개방적인 성의식이 50·60대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50대 이후 이성친구가 있었냐’는 물음에는 79.1%가 ‘없다’고 응답한 반면 14.8%는 ‘지금 있다’고 말했다. 6.1%는 ‘50대 넘어 과거에는 있었다’고 답변했다. 현재 이성친구가 있다는 응답은 경제적 생활수준이 ‘상’에서 67.4%, ‘중’ 79.1%, ‘하’ 83.5%‘로 경제적 여유가 있을수록 이성친구를 가진 50·60대 비율이 높았다.
◆83. 4%, “현재 배우자와 다른 스타일의 사람을 이성친구로 사귀겠다”
‘이성친구로 원하는 스타일’에 대해서는 83.4%가 ‘배우자와 다른 스타일의 사람’을 원했고 ‘현재 배우자 스타일의 사람’을 지목한 응답자는 16.0%에 그쳤다. 이성친구로 현재 배우자 스타일을 원하는 50·60대는 이성친구가 불필요(25.2%)하다는 편의 응답자가 이성친구가 필요하다(7.3%)는 쪽의 응답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재 배우자의 스타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다른 스타일의 이성친구를 원하는 경향이 낮게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소장은 “성개방 풍조가 젊은 층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예전에 비해 삶이 풍요로워지고 먹고 사는 게 해결되다보니 원초적인 욕구가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돈 많이 번 남자들이 바람피우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성 소장은 성개방 풍조로 인한 불륜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제를 위한 일부일처 결혼제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성에 대한 욕구는 일부일처제에 맞지 않다”며 “각자의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불륜 가능성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이 없으면 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황혼이혼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배우자 외에 다른 이성과도 성적관계가 가능합니다”
“가족들을 위해 희생만 하지 않겠습니다-이제는 나를 위해 살겠습니다.”
대한민국 5060세대 신중년층들의 '감춰져 있던 속내'가 드러났다.
성(性)적 감정에 있어 젊은이 못지않게 솔직하고 과감한 행태를 보이고 있고, 그동안 가족에게 헌신적이었던 삶에서 벗어나 앞으로 남은 인생을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에 대한 가치관 부분에서는 놀랄만한 의식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응답자의 50.9%가 다른 이성에도 관심이 많다고 응답했고, 30.8%가 이성과의 성적관계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또 67.7%가 사랑이 없으면 헤어져야 한다는 응답이 67.7%에 달했고, 황혼이혼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도 70.4%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식이나 가족 위주의 기존 삶 형식에서 이제는 “나를 위해 살겠다”는 ‘나’에 대한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는 5일 창간에 맞아 한길리서치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50~60대 성인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50·60대 생활 의식’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4.35%P)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5060세대의 절반 가까이(47.7%)는 ‘앞으로 누구를 위해 살 것인가’란 질문에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이라고 답했다. ’몸매나 건강·젊음 유지를 위한 노력’(71.2%)과 ‘자기계발 및 자신을 위한 투자’(54.8%)를 중시했다. 일에 대한 욕구도 높아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88.8%)는 생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0.1%가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5060세대는 노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로 건강(76.1%)을 꼽았다. 재산이나 부(15.4%), 여가활동 및 삶의 질(6.9%), 부부 또는 이성 간의 관계(1.6%)가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 5060세대의 정체성은 경제적·문화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목도한 세대로서 이전 세대보다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고 독립적·진취적이며 자아실현 욕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5060세대가 갖는 성 의식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적 성 가치관에 얽매여 스스로 금기시하던 성적 욕구를 좀 더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추구하는 식으로 성향이 바뀐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경제력 증가와 문화·여가생활에 대한 인식 변화, 삶에 적극적인 자세 등이 중년의 성 의식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50·60대는 현재 및 향후 배우자와의 생활과 부부 간 성생활에 만족스러움(54.5%)을 표한 반면, 여전히 다른 이성에도 관심이 많은 편(50.9%)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0.4%가 단순한 ‘이성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로 ‘좀 더 다양한 문화·여가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39.2%)는 점을 들었다. ‘이성과 성적 관계도 나눌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30.8%가 ‘그런 편’이라고 응답했으며, ‘젊은 세대처럼 이성과 원 나잇 스탠드(하룻밤 즐기기)를 할 수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20%가 ‘그런 편’이라고 답해 과거에 비해 대담해진 성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배우자의 외도에는 상당히 민감한 경향을 보였다. 배우자가 외도를 한 경우 5060세대의 절반 이상(63.7%)이 ‘이해하고 모른 척 할 것’이라고 답하는 한편 ’이혼해 주거나 이혼할 것‘이란 응답률도 36.3%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제라도 헤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67.7%가 ’공감한다‘고 답했으며 황혼이혼에 대해 ‘공감한다’(70.4%)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배우자의 외도 및 부부 생활 만족도가 부부 해체의 잠재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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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신중년층들은 우리 사회의 주춧돌이자 근간이며 버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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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창간을 맞아 국내 처음으로 ‘50~60대 정체성 및 성의식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신중년층 507명(남자 256명. 여자 251명)을 대상으로 일대일면접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 결과, 그동안 가족에게 헌신적이었던 50·60대들은 앞으로 남은 인생을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식이나 가족 위주의 기존 삶 형식에서 이제는 “나를 위해 살겠다”는 ‘나’에 대한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성(性)적 감정에도 젊은이 못지않게 솔직하고 과감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응답자의 50.9%가 다른 이성에도 관심이 많다고 답했고, 30.8%가 이성과의 성적관계가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67.7%가 사랑이 없으면 헤어져야 한다는 응답이 67.7%에 달했고, 황혼이혼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도 70.4%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2월5일 창간을 맞아 온라인을 통해 자세하게 소개될 예정입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창간 기획’으로 [노인복지 선진국대사로부터 듣는다]라는 코너를 마련, 스웨덴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스위스 뉴질랜드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영국 호주 핀란드 등 노인복지 선진국의 노인 복지실태를 집중 조명합니다. 또 노인복시 시설현황을 파헤진 [실버타운 현주소]시리즈와 멋진 삶을 사는 인물들을 밀착취재한 [브라보 라이프 파워 인터뷰] 등을 정기적으로 게재할 계획입니다.
카테고리 구성은 △멋진 인생(성공스토리-명장 코너) △노후자금/투자(여윳돈 굴리기-목돈 흐름-연령대별 투자상품 소개) △건강이 최고 △추억속으로(잊지못할 고마운 분-나의 18번) △즐겨라(여행-음식-스포츠-패션) △쉼&전원생활 △Second Life(자기계발-재취업) △SEX&LOVE(섹스의 경제학-노년의 성-섹스와 건강) △손자와 나 △소통의 행복학 △[포토뉴스] 등으로 5060대들의 관심사 위주로 구성이 됐습니다. 여기에 은퇴/재테크/건강-의학/법률/여행/문화/농촌-전원/미술/영화/요리/원예재배/힐링 등 각 분야 최고전문가들의 칼럼과 파워블로거들의 글도 소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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