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의 중견 배우 윤여정이 인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바로 젊은 연예인과 신세대 스타들의 전쟁터로 변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예능 프로그램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윤여정은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섬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과정을 관찰 예능으로 담아낸 tvN 에서 사장 겸 요리사로 나섰다. 윤여정은 에서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젊은이들에게 꼰대 짓을 하지 않는 바람직한 어른 이미지를 보여주며 시청자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상승한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에서 특유의 소탈함과 함께 현명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 81세의 신구 역시 에서 아르바이트 점원으로 열심히 일하면서도 젊은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고 KBS 에 출연해 기상천외한 입담을 과시하며 장·노년 연예인 예능 스타 붐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70세의 여배우, 81세의 원로 남자 연기자. 한국 대중문화와 연예계에서 이들은 어떤 의미일까. 이 나이쯤 되면 일반적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은커녕 비중 있는 조연 맡기도 힘들다. 가족이 밥 먹는 장면에만 출연하는 ‘식탁용 배우’로의 전락을 감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견 연예인들의 의미 있는 반란과 도전이 시작됐다. 그 반란과 도전의 진원지는 바로 젊은 연예인의 전유물이자 10~30대 젊은 시청자들이 주로 시청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중장년 연예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와 끼, 면모를 보여주고 친근감을 배가시키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한 이미지의 확장과 인기 상승을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으로 나서는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중장년 연예인의 재스타화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중장년 연예인의 재발견 창구로 부상시킨 것은 바로 2013년 방송된 tvN 다. 황혼의 해외 배낭여행 포맷으로 진행된 는 파격적으로 노년(老年) 예능을 표방하며 당시 78세였던 이순재, 77세 신구, 73세 박근형, 69세 백일섭을 출연시켰다.
를 연출한 나영석 PD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많은 우려를 했다. 중장년 예능 프로그램이 전무한데다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자는 주로 젊은 층이었기 때문이다. 촬영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원로 연기자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씨의 모습을 보면서 성공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은 에서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하고 의외의 재미있는 모습을 드러낸데다 연륜이 주는 현명함까지 전달돼 할배 신드롬이 일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장·노년 출연자가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의 성공 이후 방송사들은 경쟁적으로 중장년 연예인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쏟아냈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젊은 연예인들과 함께 고정 멤버로 출연하는 중장년 연예인도 많아졌다. 결혼을 졸업했다는 고백으로 우리 사회에 ‘졸혼(卒婚)’을 화두로 던지며 공론화했던 백일섭(73)과 이혼 이후 혼자 살며 다양한 취미생활과 여행을 하며 활기차게 장년의 삶을 사는 김용건(71)은 각각 KBS 과 MBC 를 통해 살림살이에서 여가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은 혼자 사는 장·노년 사람들의 생활 트렌드를 이끌 뿐만 아니라 유익한 삶의 정보까지 제공해 사랑을 받고 있다. 김국진(52), 강수지(50) 등이 출연하는 SBS 과 김건모(50)가 나오는 SBS 는 중년 연예인의 이미지 확장과 인기 부활 예능 프로그램 역할을 하고 있다.
혼자 사는 중년 연예인들이 여행을 하거나 미션, 놀이를 하면서 싱글 중년의 삶과 문화,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실태와 인식을 보여주는 에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로맨틱한 김국진의 모습, 소탈한 김완선의 이미지 등을 엿보면서 많은 사람이 중년 연예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의 출연을 통해 천진무구한 모습과 충격적인 행태를 보인 김건모에게 대중은 더욱더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에서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순재·윤여정, 백일섭·신구·김용건·이한위·김구라를 비롯한 중년 및 장·노년 연예인들이 이미지를 확장하고 새로운 모습과 끼를 선보이며 예능 스타 반열에 오르고 있다. 김용건은 “를 통해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줄 수 없는 사적인 부분을 편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하더라.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이 드라마나 영화의 캐릭터 확장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년, 장·노년 연예인의 재발견과 인기 부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젊은 시청자들에게 중장년, 노년층에 대한 이해의 접점을 확장하는 계기도 마련해준다.
에서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노년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인 나영석 PD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장·노년 연예인의 모습을 보면서 젊은 시청자들이 이들 세대에 대해 더 많은 부분을 알게 되고 이해의 범위도 넓어져 세대갈등 해소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일섭은 “드라마와 영화를 할 때는 중장년 사람들이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와 등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 10~30대 젊은 팬이 많이 생겼다. 거리에서 젊은이들이 사인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요즘 신종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어느 곳이든 한번 모임에 참여하면 어김없이 밴드나 단톡방이 생기고 그 후로 스마트폰에서는 끊임없이 비명처럼 카톡이 울어댄다. 서로 소리를 구별하려고 다양한 알림음으로 무장하는 바람에 여럿이 있을 때면 가지각색의 카톡이 합창을 하는 때도 있다. 심지어 한밤중이나 새벽에도 울어대 단잠을 깨울 때는 난감하다.
뻔히 알면서도 무시하고 잠을 청하려면 또 왠지 궁금해 스마트폰을 열고야 만다. 그러나 매번 그렇듯이 내용을 보면 중요한 정보나 공지사항은 거의 없고 시시콜콜한 개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또 속았군. 하기야 어느 모임이 한밤중에 공지사항을 올리랴! 그중에도 제일 약 오르는 글은 위급하지도 않은 자기 자랑이다. 한밤중에 도대체 왜 자기 여행 간 이야기를 올리느냐 말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안쓰러운 느낌도 든다. 나이 들어 잠은 줄고 누구 이야기할 상대가 없으니 그저 대화에 목말라 그러려니 싶어 댓글을 달아준다. “어머 좋은데 다녀오셨네요. 축하합니다.” 보내고 나니 다시 회의가 든다. 이것이 요즘 유행하는 진정한 소통일까? 확 깨버린 잠을 다시 청하려니 부아가 치밀어 결국 알림음 모드를 무음으로 전환하고야 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두드러진 점 중 하나가 ‘초연결사회’라고 한다. 하긴 이젠 나이를 불문하고 손마다 전화기가 한 대씩 들려 있으니 어디 도망할 구석도 없다. 게다가 위치 정보를 켜야 할 앱이 많아 다른 사람이 나의 위치까지 손금 보듯 아는 세상이다. 그뿐 아니라 이젠 생명 없는 냉장고까지도 나에게 연락해 오는 정도이니 그야말로 울트라 초연결사회가 아니고 무엇이랴.
이렇게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면 인간들은 더욱 가까워지고 친밀해져야 할 텐데 실상은 정반대로 흘러가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요즘 시장의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혼밥’, ‘혼술’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나 홀로 문화는 계속 진화하여 ’혼영‘(나 홀로 영화), ’혼행‘(나 홀로 여행) 등 여러 가지 버전이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고독 비즈니스’가 뜨는 중이란다.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배우 척 매카시는 사람들과 산책을 함께해 주고 돈을 버는 ‘친구 대여(Rent-a-Friend) 서비스를 시작했다. 집 근처 공원이나 거리를 고객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대가로 1마일(1.6km)당 7달러를 받는데 이 사업이 번창하여 어느새 조수들을 고용할 지경이란다.
예전 우리는 고독을 금기시했다. 학교에서도 사회성을 중요한 인성으로 가르치고 장려했다. 그래서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도 만들고 보이스카우트니 걸스카우트니 하는 단체에 소속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나 초연결사회라는 현대에 와서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고독이 자연스러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고독 산업’까지 생긴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경제성장의 쇠퇴로 사회가 해체되어 1인 가정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실은 오늘날의 고독이 다분히 사회적 현상임을 암시한다. 싱글 증가, 저출산, 황혼이혼, 가정 해체 등 지금의 문제들이 다양한 현상처럼 보이지만, 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한밤중 카톡이 울려대는 것도 알고 보면 늦여름 처연한 매미울음처럼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한 저항의 몸부림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며 심호흡을 하고 슬며시 스마트폰의 알림 모드를 무음에서 소리로 전환했다.
지인 중에 환갑나이가 되어 남편과 1년간 별거를 선언하고 원룸으로 옮겨 생활하는 분을 만난일이 있다. 그 당시에는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누가 봐도 부러워할 정도로 잘사는 집안으로 큰 아들은 변호사이고 작은 아들은 의사다. 남편도 잘 나가는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연금만 해도 3백만 원 이상을 탄다. 황혼이혼도 생각해보았으나 단지 남편이 보기 싫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지 않아 결국 남편과의 합의하에 이 길을 택했다고 한다. 수년전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 김혜자씨가 남편의 허락아래 1년간 안식휴가라는 명목으로 원룸을 얻어 자유를 구가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놀랍게도 남편이 싫어진 이유는 단한가지였다. 정말 착실했던 남편이 2년전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 그동안 소홀했던 와이프를 위한 집안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마누라 힘들까봐 그동안 도와주지 못한 빨래는 물론, 밥도 짓고, 시장을 보아 반찬도 직접 만들어 바치고, 이른 아침부터 먼지하나 없을 정도로 집안 청소를 깔끔하게 해놓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정말 좋았고 대한민국 최고의 남편이라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서부터 무언가를 송두리째 남편한테 빼앗겼다는 상실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에만 있는 남편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삶이 무기력해지며, 소화도 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나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우울증까지 찾아왔고, 급기야 도저히 같이 살수 없다고 생각하여 이혼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의학적으로 ‘남편 재택(在宅) 스트레스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일본의 심리내과의사인 구로카와 노부오(黒川順夫)박사가 명명한 것이다. 주로 정년 후 집에 있는 남편이 귀찮게 여겨져 스트레스를 받고 심해지면 우울해져 다양한 이상증세가 몸에 나타나기 때문에 엄연한 질병이라는 것이다.
남편으로서는 그동안 열심히 일만하다가 모처럼 자신이 집에 있을 뿐인데 왜 그렇게까지 심각해지는지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남편이 나쁜 것도 부인이 나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남편이 집에 없는 전제하에 자신의 생활이나 인간관계를 구축해온 부인으로서는 남편의 정년으로 갑자기 자유를 빼앗기게 되어 참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심한 초조감과 우울한 기분에 휩싸일 뿐 아니라, 두통, 어깨 결림, 위궤양 같은 소화기계통의 이상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가쁜 등 신체적 부조화가 나타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굳어진 생활습관과 남편의 정년 후의 생활 차이를 갑자기 조정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남편 재택 스트레스증후군은 부인이 한 마디 말대꾸도 하지 않고 자신을 억제하는 성격인 경우 더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노년을 바라보고 가는 연령이 되면 서서히 뺄셈을 해 두는 것이 좋다. 뺄셈이 필요한 것은 바램이나 욕망, 어깨의 힘, 잘나가던 과거의 생각 등이다. 특히 점점 바램이나 욕망을 낮추어 갈수록 오히려 만족도는 더 깊어진다.
일본의 사이토 시게타(斎藤茂太)씨의 글 중에 ‘40%의 마누라’가 걸작이다. 그의 부인은 ‘40%의 마누라’를 자칭하고 있고, 본인은 그것을 매우 만족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부부는 원래 다른 인격체이므로 내가 생각하는 바램의 반만 충족해 줘도 ‘그것으로 대만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모든 바램의 레벨을 낮추어서 80%정도로 만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부인에게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50% X 0.8=40% 이루어졌다면 대만족, 즉 40%의 마누라는 훌륭히 합격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부부관계에 큰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고, 평온무사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부부라도 정년을 맞이하면 정년은 부부관계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온했던 집안에 언제 시한폭탄이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주일쯤이야 마누라가 집을 비우거나, 반대로 남편이 집을 비운다 해도 서로가
“그까이꺼....” 하고 너털웃음으로 넘겨버리자.
결혼생활은 사람의 수명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최근 황혼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독신으로 혼자 산다면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보다 행복할까? 나아가 이혼 후 다른 배우자를 만나서 재혼을 하면 짜릿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까? 이혼과 재혼은 여명(餘命)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일까?
혼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처음부터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평생을 산 사람이 있고 결혼해서 부부가 함께 살다가 무슨 이유로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고 부부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서 어쩔 수 없이 독신이 되는 경우도 있다. 사별이든 이혼이든 혼자 살다가 다른 배우자를 찾아서 재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독신을 고집하며 계속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사람의 삶이 행복한 삶이었느냐 불행한 삶이었느냐는 다분히 주관적이어서 논외로 치고 이 중 누가 가장 오래 살았을까? 궁금한 사실에 대한 통계자료가 있다.
1921년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 교수 루이스 터먼 박사는 1910년 전후에 태어난 소년소녀 1500명을 선발해 무려 80년 동안(터먼 박사의 후배 연구자들에 의해 계속 이어졌다) 이들의 결혼과 이혼에 관련한 수명을 분석하였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남자와 여자가 달랐다고 한다.
결혼과 수명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을 때 남자의 경우, 결혼하고 부부가 계속 같이 산 사람이 가장 오래 살았고 다음으로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이혼하고 다시 재혼한 사람이 오래 살았고 맨 마지막이 이혼 후 독신으로 계속 산 사람이었다.
여자의 경우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결혼한 뒤 부부가 함께 해로한 사람이 가장 오래 살았고 다음으로 이혼 뒤 재혼하지 않고 혼자 독신으로 계속 산 여자가 이혼하지 않고 함께 산 사람과 비슷했다. 다음으로 아예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그 뒤를 이었고 가장 수명이 짧은 여성은 이혼 후 재혼한 여성이었다.
결혼 후 혼자가 된 홀아비는 일찍 죽지만 이혼하였거나 과부로 살아가는 여자는 오히려 재혼한 여자보다 오래 살았다는 통계는 일반인의 상식을 뒤집는 통계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것이 건강보조제를 먹는 것처럼 효과가 있다면 남녀에게 공평해야 할 텐데 남자에게는 적용되고 여자에게 적용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부가 함께 살면 어떤 점이 좋을까? 우선 의학적인 면만으로 살펴보면 긴급한 사항이 닥칠 때 대신 119를 불러주고 아플 때 옆에서 간호해주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환자가 되어 말을 제대로 못할 때 의료진에게 병의 진행 상태를 대신 말해줄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배우자는 스트레스 완충 역할을 한다. 직장에서 좋지 못한 일이 생겼을 때나 아이들이 말썽을 부릴 때 기타 사건사고가 생겼을 때도 배우자에게 털어놓으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공동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정신적 원군이 되는 것은 분명 결혼생활이 수명 연장에 좋은 점이다.
부부가 함께 살면 어떤 점이 불편할까? 서로 지향하는 인생관이 달라서 사사건건 트집만 잡고 바가지만 긁는 배우자라면 오히려 결혼생활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갓 결혼한 부부라면 남자는 원래 이런 동물인가? 여자는 본래 이런 성격인가? 하며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한다. 더구나 젊을 때는 유연성이 높아 자신을 변화시키는 범위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화성남자와 금성여자가 결혼해도 잘 맞추고 산다.
하지만 이미 부부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 남편 전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의 행동이 몸속 깊이 박혀 있기 때문에 재혼한 지금의 상대와 비교를 하게 되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강하게 반발한다. 재혼이란 평탄한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자식이 있는 경우에는 양육 문제나 재산분할 문제로 시끄러울 확률이 높다.
방송에서 보도되는 사건사고를 보면 재혼 후 새롭게 구성된 가족 내에서 성폭력도 일어나고 계모나 계부의 방임이나 유기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도 발생한다. 결국 행복하려고 한 재혼이 파멸에 이르고 만 것이다.
실제 이웃이나 친척, 친구들을 봐도 행복을 찾아 단행한 이혼이 해피엔드로 끝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한쪽은 행복해도 다른 한쪽은 이혼한 것을 후회한다. 여자 혼자서 또는 남자 혼자서 살아가기가 뚜렷한 독신주의의 인생관이 있다 해도 녹녹하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독신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 결혼이나 재혼을 적극 권장하지만 재혼한 부부가 또다시 갈라설 확률은 높고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이혼을 하고 팔자를 고치면 노다지를 캘 것 같은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다. 선배들이 살아온 삶의 추적같은 통계자료를 보면서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지방 근무할 때 퇴근 후 무료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위해 어학원을 다녔는데 어학원에는 필자의 딸 나이와 버금가는 20대의 여성공무원이 같은 수강생이 있었다. 내친김에 실전경험을 쌓기 위한 개인교습도 받았는데 여성공무원과 단둘이 희망하여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같이 수업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하면서 신상파악을 할 수 있었다. 예쁘고 활달하고 공무원이라는 신분도 마음에 들어 우리 회사 남자 직원과 짝을 맺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마음에 둔 우리 회사 남자 직원은 집을 떠나 독신으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성실한 청년이었다. 처녀보다 나이도 2살 정도 많고 이래저래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우선 의사 타진을 양쪽에 했다. 여성은 나를 믿으니 단박에 만나보겠다고 OK 사인을 보내오는데 남자직원은 확실하게 대답을 못하고 망설이기만 했다.
남자직원이 망설이는 이유가 여자에 비해 자신이 꿀린다고 생각하고 혹 여자에게 차이면 직속상사인 나를 보기가 민망해서 머뭇거리는 줄로만 짐작했다. 만나보고 싫으면 그만두면 되니 부담 갖지 말고 나를 믿고 만나보라고 안심시키면서 한쪽으로는 그만한 여성 만나기 어려우니 꼭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호기심이 들도록 충동질까지 했다.
직속상관인 내가 권하니 머뭇머뭇하면서 겨우 만나겠다는 승낙을 했다. 만나보면 대번에 마음이 변할 거라고 나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말해 양쪽을 내 기준으로 저울질해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인물이나 학벌 게다가 남들이 부러워하는 여성공무원으로 한수 위라고 생각 했다.
예전의 중매는 호젓한 다방에서 중매쟁이가 양쪽을 불러 앉혀놓고 인사시키고 중매쟁이가 먼저 일어나는 순서를 밟았다. 심지어 양가 부모님이 나오는 경우까지 있어서 집안에서도 선남선녀의 첫 만남은 큰 사건이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라하고 중매쟁이가 슬그머니 일어나서 나가면 그때부터 남녀가 말문이 터져 대화를 이어갔다. 주로 남자가 대화를 리드해 나갔는데 아주 숙맥 같은 남자는 수줍음을 많이 타서 말을 못해 여자가 리드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상대의 면전에 대고 박절하게 우리는 인연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은 못하고 다음 만날 약속을 하지 않으면 이것이 이별 통보였다.
요즘은 만나게 하는 방법도 아주 간편하다. 양쪽에 전화번호만 알려주고 이런 전화가 오면 그 사람이니 전화를 받고 약속장소와 시간을 서로 정해서 만나보라고 하면 소개자의 임무는 끝이다. 두 사람도 이런 과정을 거쳐 만났다.
다음날 여성에게 호감이 가느냐고 물어보니 좋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데 의외로 남자가 아직 결혼 할 마음이 없다고 발을 뺀다. 이친구가 자기 복을 발로 차는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일 년 뒤 서로 다른 짝을 찾아 결혼을 했다.
결혼 후 남자 직원이 어렵게 내게 말했다. 필자가 중매를 설 때 이미 지금 결혼한 여자와 혼인하기로 서로 언약한 상태였다고 한다. 상사인 내가 중매를 하자 단칼에 거절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맞선자리에 까지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만나보니 지금 결혼하기로 약속한 아가씨보다 더 예쁘고 조건도 더 좋아서 마음이 순간 흔들렸다고 한다. 하지만 둘 사이에 철석같이 결혼을 맹서해놓고 조건에 쫓아 혼약을 파기하면 천벌을 받지 하는 생각에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잡고 용기를 내어 나에게 완곡하게 거절의 의사를 표시했다고 했다.
만약에 서로 다른 짝을 찾았으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만약에는 없다. 두 사람이 맺어질 인연이 아니어서 맺어지지 못했고 서로의 좋은 인연을 쫓아 맺어졌다고 본다. 결혼은 우리 인생에서 큰 사건임에는 틀림없고 최고의 인연을 맺어졌다고 믿어야 마음이편하다. 거기서 자식이 태어나면 책임과 의무감이 있어야 한다.
요즘 사귀다가도 조금만 더 낳은 상대가 나타나면 쉽게 돌아서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사랑은 영원하지만 그 상대는 변한다는 괴변이 판친다. 결혼하고도 이혼을 쉽게 결정하고 자식의 장래보다 나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무책임한 이유를 들면서 갈라선다. 수 십 년을 살고 저승길 떠날 몇 년을 못 참아 황혼이혼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의 부모세대는 얼굴도 모르고 시집와서도 참고 살았다. 무조건 참고 살라는 뜻이 아니라 처음부터 결혼상대를 신중히 선택하고 한번 선택했으면 서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결혼해서 덕 보려는 이기심만 없애도 혼인생활이 파탄으로 치닫는 경우는 드물다.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2015인구주택 총조사에서 유독 눈에 띄는 수치가 있다. ‘1인가구 비율 27.2%’ 이 수치는 2010년 조사 때보다 3.3% 늘어난 수치이며 2000년도의 15.5%와 비교하면 1인가구가 엄청나게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혼자 사는 데 큰 불편이 없고 구속받지 않고 마음대로 살 수 있으니 굳이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돌싱이 많아졌다. 이혼은 더 이상 흠이 아니다. 돌싱이 된 것을 당당하게 밝히는 사람들이 많다. 셋째, 황혼이혼도 많지만 사별하고 홀로 사는 노인들도 많다.
언제부턴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는 이른바 ‘혼밥 혼술’족이 많아졌다고 한다. 심지어 혼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음식점도 생겼다고 하니 1인가구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아 가는 모양이다. 필자는 아직도 혼자 밥을 먹으러 들어가면 괜히 어색하고 눈치도 보인다. 그래서 주문하면 빨리 나올 수 있는 메뉴를 시켜서 후딱 먹고 일어선다. 손님 몰리는 시간에는 혼자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
더러는 사회성이 결여된 외톨이들이 ‘혼밥 혼술’족에 포함될 것이다. 어쨌든 최근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다. 심지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인기도 높다. 이제 혼자 먹고 혼자 놀고 혼자 살아가는 개인 중심 사회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주거 양식의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과거 대가족 시절의 단독주택 주거 형태는 핵가족으로 변화하면서 급격하게 아파트 문화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중대형 아파트보다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 원룸이나 소형 오피스텔의 수요도 많다. 이렇게 소형화되고 개별화되는 주거 형태는 개인주의와 맞물려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요즘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주거 형태로는 이웃과 소통하기 어렵다. 고독사는 작금의 아파트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홀로 사는 시니어들에겐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필요하다. 개인의 취향이 존중되는 독립적인 생활이 보장되면서도 공동생활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주거 형태의 심층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유주택, 쉐어하우스라는 이름으로 공동생활이 가능한 건물도 등장했지만 이러한 건물은 주로 대학생들이나 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지어지고 있다. 다수가 한 집에서 살면서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지만, 거실ㆍ화장실ㆍ욕실 등은 공유하도록 되어 있는 쉐어하우스는 불편한 점이 많지만 학교 기숙사보다 자유롭고 저렴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이 시대에 꼭 요구되는 시니어를 위한 쉐어하우스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시니어들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 아직 모여서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시니어들에 대한 두려움이다. 모여서 사는 것은 혼자 살 때보다 장점이 훨씬 많을 때 가능하다. 모여서 사는 사람들끼리 갈등으로 인해 삶이 불편해진다면 오히려 혼자 사는 게 낫다. 바로 이런 문제가 시니어를 위한 공유주택의 고민이 되는 것이다.
잠시 만났다가 헤어질 때도 갈등이 존재하는데 한 공간에 모여 사는 사람들 간에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모여서 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갈등을 이겨낼 각오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나로부터 유발되는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이것이 1인가구 시대에 필요한 행복한 공동체의 본질이라고 할 것이다.
‘꽃보다 할배’ 탤런트 백일섭 씨가 갑자기 검색어 상단을 차지했다. 무슨 사연인가 찾아보니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졸혼’ 상태에 있음을 고백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졸혼’의 뜻을 몰라 부인이 죽었나 했다. 그런데 자세히 읽어보니 ‘졸혼’이란 결혼을 졸업했다는 뜻이란다. 이혼은 아니고 결혼을 졸업하다니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이혼하자니 주변의 여러 관계나 자식들 문제 등 생각보다 복잡해서 호적은 놓아둔 채 서로 떨어져 살아가는 것이 말하자면 ‘졸혼’의 심오한(?) 개념이었다. 백씨는 현재 부인과 떨어져 남해 여수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낚시를 즐기며 신나게 혼자 살고 있단다. 남의 집안 사정은 잘 모르겠으나 하여튼 떨어져 살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고 웃어넘겼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건 노인네건 이혼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어찌 보면 ‘졸혼’이 현명한 태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황혼이혼’이라고 문학적 수사를 곁들여 근사하게 표현하지만, 이혼이 그리 쉬운 일인가. 이혼의 사유부터 이혼하는 과정 속에 또 얼마나 많은 상처가 쌓이겠는가. 배우자의 죽음보다는 덜 하지만, 이혼도 말년에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임에 틀림없다.
옛날에는 유명인의 이혼이 신문에 대서특필되곤 했지만, 요즘은 이혼이 개들도 물고 다닐 정도로 흔해빠지다보니 소리 소문 없이 이혼하고 어느 날 불쑥 ‘화려한 돌싱’이니 뭐니 하며 나타나는 일이 흔한 세상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런 다양한 개념의 ‘신상품’도 등장하는구나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상처 없는 이혼’이라는 브랜드로 새로운 유행이 될 조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지 않아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못 해 혼자 사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이혼하는 이들까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대는 바람에 혼자 사는 것이 대세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TV에서는 이미 그런 낌새를 눈치채고 혼자 사는 프로그램을 마구 쏟아내고 있고 ‘혼밥’이니 ‘혼술’이니 하는 용어도 난무하고 있지 않은가.
우치다 타츠루라는 일본인 저술가가 쓴 를 보면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 “점점 사람들이 아이들이 되어간다.”고 진단한다. 그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 유무로 어른과 아이를 구분한다. 예컨대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것이 ‘모두의 일’이기에 하지 않는다면 아이, ‘모두의 일’이므로 줍는다면 어른이다. ‘아이’가 늘어날수록 사회는 퇴화한다는 뜻이다.
경쟁 시스템의 교육 제도가 이런 ‘아이’들을 양산하고, 자본주의는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어른 없는 사회’를 부추긴다. ‘미운 우리 새끼’라는 TV 프로에서 나이가 50이 다 된 아들들이 아이처럼 노는 모습을 보며 우치다의 진단이 그럴듯하게 들린다. 장가가야 어른이 된다는 옛날 어른의 말씀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 한 인간으로의 책임감이 싹튼다는 말이겠다.
아무쪼록 백일섭 씨의 ‘졸혼’ 실험이 성공하길 빈다. 아무래도 이혼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삶에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음을 인정하므로 그들의 선택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삶이 자칫 사회적 동물인 인간을 사회에 적응 못 하는 ‘아이’로 퇴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마음에 걸린다. 주변의 솔로들에게 빨리 중매라도 서야겠다.
싱글 남녀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8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 모여 난타 연습과 스포츠 댄스를 배운다. 강남시니어플라자 대표 싱글 모임인 회원 중 8명. 11월 말에 있을 플라자 내 교육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난타 공연을 할 예정이다. 싱글들의 모임이라 그럴까? 생기가 넘친다. 왠지 모를 자연스러움에 나이까지 잊게 만든다. 그렇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탐색을 하고 있는지, 정말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 말이다. 격 있는 싱글들이 모인 김에 솔직하게 물어보기로 했다. 당신들의 속내, 지금 연애가 하고 싶습니까?
난타와 댄스스포츠를 가르치는 이복자씨 속사정
난타 소모임의 반장격인 이복자씨를 제일 먼저 만나 살아온 얘기를 들어봤다. 초등교사로 은퇴한 이복자씨는 부유한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무용을 공부했고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면서도 무용학교 입시 안무가로 젊은 시절 제법 잘나갔다. 스포츠 댄서로서도 한 획을 그었다고 자부하는 이복자씨. 그랬던 그녀는 재작년 황혼이혼을 했다. 작년 9월부터는 싱글의 몸으로 봄빛클럽 회원이 됐다. 지금은 나름의 재능을 살려 회원들에게 난타와 댄스스포츠를 가르친다.
이복자 황혼이혼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남편의 술버릇 때문이었죠. 젊을 때는 교사라서 못하고, 아들 결혼식에 빈자리를 만들기 싫었습니다. 결국 이혼했어요. 아들이 결혼하고 나서 호주로 떠났는데 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혼자 있다 보니 외로웠어요. 자존심상 주위에 혼자된 사실을 알리고 싶지도 않고요. 그러다가 봄빛클럽을 알게 됐습니다. 법적으로 혼자라는 것을 증명하고 상담도 받은 뒤 회원이 되면 싱글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어요. 건전하고 나 또한 싱글이니까 마음놓고 얘기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봄빛클럽 안에 최근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말 그대로 탐색 중이다. 그녀에게는 분명한 것 하나가 있다.
이복자 남자 경제력은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과 연금으로도 두 명 충분히 살 수 있거든요. 마음이 맞고 편한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사실 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그분에게 당신이 편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뭐 어때요? 여자라도 마음에 들면 말하는 게 맞죠. 말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웃음)?
하나, 둘 회원들이 모이고 왁자하게 웃음꽃이 폈다
난타 모임은 발표회를 위해 급조된 모임이다. 이곳에 모인 회원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매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사진 촬영을 위해 테이블 주위에 회원들이 오순도순 모였다. 봄빛클럽 단장이었던 이활주씨와 난타를 가르치는 이복자씨, 이영조·최연서·현정원·김순섬씨. 그리고 이복자씨의 댄스스포츠 파트너인 박노용씨도 나오지 않은 회원을 대신에 자리를 채웠다. 이날 모인 사람 중 유일하게 가정이 있는 남자다.
본격적으로 싱글 남녀와 대화를 열다
싱글이신데 젊었을 때와 지금 이성을 만나는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영조젊을 때는 좀 화끈하잖아요. 그런데 나이든 사람들의 만남은 하루하루 만나면서 즐거운 상태를 유지하는 거죠. 서로가 함께 있으면서 취미를 공유하고 같이 모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봐요.
이복자 모여서 떠들면서 스트레스도 날리고 외로움도 해소하는 거죠.
최연서 젊었을 때의 연애는 쓰나미 같은 것이고, 지금의 연애는 밀물 같아요. 이 나이에는 쓰나미처럼 사랑할 수 없어요.
Q.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최연서 우리 생각은 시시때때로 바뀌어야 맞잖아요? 다른 사람 보면 또 바뀌고 그래야죠. 우린 싱글이니까요. 어떻게 사람이 같은 사람만 좋아할 수가 있어요(웃음)?
이복자 취미활동을 하다 보면 마음이 맞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러다가 개인적으로 만남을 갖는 사람들도 생기지 않을까요?
Q. 주로 어디서 만나시나요?
이영조사람이 그리울 때 저는 주로 저희 집으로 오라고 합니다. 집에 볼 만한 영화도 많고, 노래방 기계도 있어요. 그런데 전부 다 모여 먹고 마시다 보면 같이 영화 보고, 노래 부를 사람이 없더라고요. 다음에 영화 볼 때는 몇 사람만 와서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때 갑자기 최연서씨가 이영조씨와 이복자씨가 함께 영화 을 봤다는 얘기를 꺼낸다. 야한 장면이 나오는데 둘이 괜찮았냐며 소녀처럼 묻는다.
이복자 문제는 그런 거를 같이 봐도 아무 감각이 없었다는 거 아냐? 이제 완전히 고목이 됐나봐. 지금 연서씨가 얘기하니까 그런 게 있었나보다 하지. 이제는 그런 장면을 봐도 감정이 막 생기고 그런 게 없더라고요.
Q.댄스스포츠 같은 거 하다 보면 찌릿한 느낌 없나요?
최연서 그럴 만한 사람을 만나면 그렇겠죠. 그런데 친구 사이로 생각하는데다가 배우는 데 집중해서 그런지 잘 몰라요, 그런 거.
이복자 지금은 댄스스포츠를 배우고들 있으니까 배우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라도 더 배워서 안 잃어버리려고 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잘하나 못하나 그거에만 신경을 쓰지 남녀라는 느낌이 없어요.
이영조 지금 자꾸 내용을 그런 쪽으로 몰고 가는 거 아닌가요?
수줍어서인지 즐거워서인지 다들 박장대소한다. 격조 있는 싱글들이 만났으니 뭔가 있을 거 같다고 느꼈다.
이활주 우리가 만나봐야 한 달에 번개까지 해서 한두 번 만나요. 좀 얘기하다가 식사하고 노래방 가고, 끝나면 집에 가기 바쁘니까 따로 시간 내서 한잔 더, 혹은 차라도 한잔 이런 걸 못 해요. 지금 그것을 파악하는 중이지요. 그래도 처음보다는 서로를 많이 알게 됐어요.
Q.솔직히 말해보셔요, 다들 연애는 하고 싶으세요?
최연서 좋은 친구는 만들고 싶죠.
김순섬 마음 통하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Q. 얘기가 잘 통할 때 연애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신가요?
이영조 희망사항이죠. 문제는 생각하는 이성이 없는 건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서 이곳에서 혹시 남녀가 불이 붙으면 이 모임에 나올까요(웃음)? 관둡니다. 그건 분명해요.
이복자 자기들끼리 만나야 하니까.
이영조 맞아요. 남들과 어울리지 않고 둘이 만나니까 안 나오더라고요.
Q. 혹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헤어졌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김순섬 다시 들어오지는 않겠지. 자존심이 있는데 헤어졌다고 들어오나?
이활주 사실 예를 들어 “나 누구하고 만난다”고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자존심이고 뭐고 없어요. 시치미 떼고 다시 오면 오는 거죠.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모임 회원 중 많게는 몇 사람 혹은 한두 사람은 서로 신상 탐색을 위해 밖에서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이 모임은 싱글 모임인데 다른 모임과 차이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이복자 제 친구들 중에는 싱글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하고 모임을 하다가도 시간이 되면 바삐 집으로 가요. 남편 밥 챙겨주러요. 집안일이 그렇게 딱 걸리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같은 싱글들은 집에 빨리 가야 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여기는 싱글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위화감은 없어요.
Q. 싱글 모임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요?
김순섬 다른 내 친구들은 싱글이 아니니까 내가 만나고 싶을 때 못 만나요. 그런데 여기는 내가 전화하면 만날 수 있어요. 요즘 다른 친구들한테 자랑해요. 너희들 없어도 요새 나는 잘 놀고 있다고요(웃음).
Q. 같이 갔던 장소 중에 좋았거나 기억에 남는 곳이 있었나요?
현정원 춘천 갔을 때도 재밌었고, 대하도 먹으러 갔었어요. 11월에는 충남 태안에 천리포수목원으로 2박 3일 계획하고 있어요. 봄빛클럽에서 희망하는 사람들만 갑니다.
솔직하지 못한 싱글 남녀들의 머뭇거림에 이날 객원 멤버로 참여한 무용실 원장 박노용씨가 한마디한다.
박노용 너무 생각이 깊어요. 만나는 거 자체는 흥미롭고 좋은데 열지 못하는 거죠. 가정이 있는 제가 느끼기에도 몇 가지 장단점이 느껴집니다. 자유로운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좋아 보이기도 하네요. 각자에게 주는 감정이 참 세밀합니다. 그런데 젊음이 떠나서 그런가 들이대는 게 부족해요(웃음).
이활주 그 말이 맞을 거예요. 다른 사람 눈치를 보게 돼요. 가족의 눈 등 일단 다른 사람들의 눈이요. 좋아하는 상대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알아가면서 좋은 감정을 만들 수도 있으련만.
최연서 자신에게도 신중해야 하고 남들도 생각해야 하고 젊었을 때랑은 다를 수밖에 없죠.
이복자 나이 들어보니 감정은 뒷전이고 이성적으로 이것저것 가리게 되니까 빨리 뭐가 안 이뤄지는 거죠.
박노용 남녀 간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따뜻한 친구는 얻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싱글 모임이 좋은 거 같아요.
최연서 누군가 말하기를, 이성 친구는 딱 보고 1분 내로 결정하라더군요. 단 지성과 양심 중에 양심 쪽을 택하라고 하더군요. 나이 많은 사람과 젊은 사람은 만남이 달라요.
시니어 싱글 남녀. 이들도 결국은 진짜 사랑을 만나고 싶고, 지금까지의 삶을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젊은 사람들처럼 사랑을 표현하고 내세울 수 없다. 삶에 대한 책임감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보다 클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마음이 시니어들이 사랑을 생각하는 방식이 아닐까.
일본에 소츠콘(卒婚)이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졸업과 결혼의 합성어로 결혼을 졸업하다. 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혼은 법적으로 완전히 남남이 되는 것이지만 졸혼은 법적으로는 부부지만 실제는 부부의 관계는 청산한 사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2014년 스기야마 유미코가 쓴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이 화재가 되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별거는 이혼의 전단계로 상대와의 관계를 정리하기위한 거리를 두는 시기라면 졸혼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준 비단계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남편이 은퇴를 하고 귀촌생활을 원하지만 아내는 익숙한 도시생활과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한발작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이럴 때 졸혼을 선언 하면서 각자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산다고 합니다.
내게는 부부동반으로 세 가족이 만나는 조촐한 모임이 있습니다. 30년도 더 넘어 젊은 시절 같은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끼리 정분을 이어오다가 지금은 뿔뿔이 흩어졌지만 그래도 먼 거리는 아닙니다. 질기고 질긴 인연으로 매월 한 번씩 만납니다. 밥값은 돌아가면서 쏘는 식으로 처리합니다. 이중에 한집이 앞에서 예를 든 일본의 졸혼과 비슷한 생활을 합니다.
남편이 생활비로 일정금액을 아내에게 주고 잠도 집에 들어와서 자지만 별거하는 형식으로 다른 방을 각자 쓴다고 합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남편은 밖에서 밥을 사먹고 집안에서는 일절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면 멀쩡한 부부인데 속으로 보면 남과 다를 봐가 없습니다. 어찌 대화 없이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나 같으면 속터져 죽을 것 같은데 잘도 견디며 생글생글 웃습니다.
일본식 졸혼의 태동배경이 아내가 퇴직한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남편의 수발 등 아내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황혼이혼이 생겨났고 거기에 불을 지핀 것이 이혼을 하면 남편의 연금의 상당액을 아내가 받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불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내들이 구속받지 않고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고 황혼이혼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부인이 황혼이혼을 요구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졸혼의 장점이라고 합니다. 반면 단점은 두 집 살림을 하니까 생활비가 많이 들고 혼자 있을 때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해도 119에 전화를 해주거나 간병 등 직접적인 도움을 배우자로부터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늘어나는 황혼이혼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본의 졸혼 사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한국형 졸혼으로 한집에 별거 하면서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이 황혼이혼도 막고 서로 도움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한집에 살면서 남남처럼 지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눈에 안 보이면 모를까 같이 있으면서 투명인간처럼 서로 행동한다는 것이 속에서 천불이 나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도 이혼보다는 시간을 바탕으로 화해를 모색한다고 봅니다. 앞에서 예를 든 내가 아는 부부처럼 실제 졸혼 가정을 영위하는 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합니다. 맞벌이 부부는 연금도 따로 받으니 경제력으로도 짱짱하여 아내는 남편의 잔소리를 듣고 살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나라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졸혼 부부가 자꾸 늘어날까봐 걱정을 합니다. 나이 들어 ‘부부함께 하기’ 등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예전의 가부장만 고집하다가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라고 가르친다. 환경변화에 대하여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는 지혜다.
사람은 자주 과거에 얽매인 성향을 보인다. 어떤 변화를 싫어한다. 현재의 모습대로, 하던 대로 이어가려고 한다. 주어진 환경이 바뀌어 변화가 필요함을 인식하면서도 그 변화의 대열에 합류하기를 꺼린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생긴 이유다.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거나 사업과 하던 일에서 손을 떼고 은퇴를 하여도 대체로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무거운 과거의 갑옷을 쉽사리 벗어 던지지 못한다.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마음은 늘 예전의 영광스러웠던 때를 향한다. 행동도 과거에 했던 대로 하기 쉽다. 부부관계에서도 그렇다. 직장을 다니면서 보여주었던 태도를 그대로 답습한다.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어떤 미안한 마음이 없이 챙겨주기를 바란다. “삼식이”라는 슬픈 용어가 생겼다. 온종일 텔레비전 리모컨과 씨름한다. 리모컨형 인간으로 전락하여 눈총을 받는다. 마치 쓰다 버린 대형폐기물과 같다. 은퇴하여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자기의 행동은 변화하지 않는다.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된다. 혹자는 한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라 말한다. 황혼이혼이 성행하게 된 근본 이유인지 모른다.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1999년도 일본에서 “정주관백협회”가 생겼다. 일본의 가장들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가부장적 권위를 내세웠다. 이러한 세태에 제동을 걸고 나선 사건이다. 아내를 집안의 천황으로 받들고 자기는 제2인자로서 걸맞은 태도와 생활을 하는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자기를 용도변경 했다. 그런 이유여서인지 황혼 이혼율이 낮아졌다. 최근에는 졸혼(卒婚)이라는 또 다른 풍속이 생겼다. 자녀 결혼이라든지 가족과 함께해야 할 중요 행사에는 부부로서 다정하게 참석하지만, 평소에는 전혀 간섭을 받지 않는 다른 장소에서 따로 살아간다. 결혼 상태는 유지하되 구속성이 짙었던 함께 사는 부부관계에서 탈피하여 각자 자유스럽게 살아가는 현상이다. 두 가지 사례는 나의 쓰임새에 변화를 주는 일이다. 인생이막은 분명 인생일막과 다르다. 환경이 그렇고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다. 인생이막의 환경이나 목적에 맞게 자신을 변신해야 한다. 그렇기에 인생이막 성공적 삶을 위해서는 자기를 용도변경 할 필요성이 있다.
어떻게 용도변경 할 것인가? 전 반생에는 국가, 회사, 가족을 위해서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과 꿈을 뒷전으로 미뤄 두었거나 접기도 했다. 생업이 우선이었다. 인간 최상의 욕구는 자아실현이다. 하고 싶은 일의 성취다. 소일거리를 찾고 써야 할 돈을 버는 일도 중요하지만, 후반생을 살아가는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을 한다면 더없이 좋지 싶다. 인간은 근원적으로 변화를 싫어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뇌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이나 산소의 20%를 혼자서 소비한다고 한다. 가능하면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지 않으려 하기에 변화를 싫어한다. 작심삼일이라든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관성의 법칙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 브레이크를 갑자기 밟으면 운전자가 앞으로 쏠린다. 서서히 밟으면 부드럽게 멈춘다. 용도변경도 마찬가지다. 서두르지 말고 서서히 변화를 가져오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새로운 일의 시작보다 평소에 하던 일을 조금씩 변화하면 내가 바라는 용도변경이 성공을 거두게 되지 싶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 인생이막의 삶도 그 환경변화와 추구하는 목적에 맞게 나를 용도변경 하는 일이 우선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