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가 최대 23.9% 올랐는데도 적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갱신형 실손보험에 가입한 시니어들의 보험료가 또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은 작년 상반기 4조9806억 원보다 11% 늘어난 5조527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빼고 보험금 지급 재원으로 쓰이는 ‘위험보험료’를 작년 상반기 3조7740억 원보다 10.6% 많은 4조1744억 원이나 걷었지만 보험금 지급에는 모자랐다.
이에 따라 상반기 보험손익은 1조4128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1조1981억 원의 약 17.9%인 2147억 원 늘었다.
전체 실손보험 계약에서 손해보험 점유율이 82%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생명보험업계 손실액까지 합친 상반기 전체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2세대’ 상품인 표준화실손보험의 보험료가 손해보험사별로 8.2%~23.9% 오르고, ‘1세대’ 구(舊)실손보험 보험료가 6.8%~21.2% 인상됐지만 손실이 줄기는커녕 늘어난 것이다.
위험보험료에서 지급한 보험료 비율을 뜻하는 ‘위험손해율’은 132.4%를 기록했다. 지급한 보험료가 손해보험사 보험료 지급 재원의 1.3배였다는 뜻이다.
사업운영비를 포함한 보험료 전액인 ‘영업보험료’를 기준으로 계산한 ‘영업손해율’은 위험손해율보다 10~13%포인트 낮은 점을 고려하면 영업손해율은 120~123% 수준으로 추정된다.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보험료 1만 원을 받았다면 보험금으로 1만2000원을 지급한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적자는 백내장,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비급여’ 의료비가 통제불능으로 늘어나는 탓이다.
10개 손해보험사의 백내장 관련 보험금이 2018년 2490억 원에서 지난해 6374억 원으로 불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58.2%나 급증한 4813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정부가 백내장 치료의 고가 검사비를 건강보험 항목으로 전환해 건보 재정을 투입했는데도 전체 수술비는 그대로거나 되레 늘어나 환자 부담에 변화가 없고 전체 실손보험 지출은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