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0%, "고령자 생산성 낮아 정년연장 부담"

기사입력 2021-12-20 17:29 기사수정 2021-12-20 17:29

경총 설문조사 결과… 임금체계 개편, 직업 훈련 필요

60세 이상 고령자도 일하고 싶다. 일하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기업은 고령자 고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무려 기업 10곳 중 6곳이 정년연장에 부담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하고 싶은 노인과 부담을 느끼는 기업 간의 격차는 멀어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5인 이상 기업 1,021개사를 대상으로 '고령자 고용 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58.2%가 '현 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한 정년 연장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매우 부담된다'가 11.0%, '부담된다'가 47.2%로 나타났다.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는 6.8%, '부담되지 않는다'는 35.0%에 그쳤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고령자 고용에 대한 부담도 컸다. 5~99인 기업은 부담된다는 답변 비율이 51.5%였고, 100~299인 기업은 60.2%, 300~999인 기업은 58.4%였다. 1000인 이상 기업은 71.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더불어 60세를 초과한 정년연장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기업의 절반 이상인 53.1%은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외 '별로 영향없음'은 39.9%, '신규채용에 긍정적 영향이있을 것'은 6.9%에 그쳤다.

이처럼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년연장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가장 큰 부담으로 '연공급제로 인한 인건비 부담'(50.3%)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현 직무에서 고령 인력의 생산성 저하'(21.2%), '조직 내 인사적체'(14.6%) 순으로 집계됐다. 즉 고령자의 인건비는 높은 데 반해 생산성은 저하된다고 생각하는 것.

더불어 기업들은 고령자들이 업무 역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문제라고 생각했다. 기업이 생각하는 비고령 인력에 비해 고령 인력이 우수한 역량은 '성실성'(60.1%), '조직 충성도'(32.1%)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부족한 역량에 대해서는 '디지털 적응력'(51.0%), '창의성'(30.6%) 등의 답변이 나왔다.

그렇다면 이 같은 고령자 고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방안은 무엇일까. '임금피크제 도입 및 확대'라는 응답이 34.5%로 가장 높았고, 임금체계 개편(20.8%), 고령인력 배치전환(14.3%), 고령자 직무능력 향상 교육 실시(14.2%) 등이 뒤를 이었다.

경총 이형준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응답 기업 10개사 중 약 6개사가 현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하는 정년연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이런 기업의 절반 이상은 신규 채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며, "지금은 60세를 초과하는 정년연장을 포함해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년연장이 부담된다고 응답한 기업 중 50.3%가 연공급형 임금체계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답한 만큼 연공급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임금 및 고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노동법 전반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며, 고령 인력에게 부족한 디지털 적응력을 보완할 수 있는 직업 훈련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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