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류 씨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투자 관련 시사 용어를 배우는 데 열심이다. ETF로 관심 영역을 확장한 류 씨는 월 배당, 커버드 콜(Covered Call) 등 ETF와 관련된 용어와 투자 전략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상담을 신청해왔다.
배당주식 직접 투자
수명이 늘어나면 그만큼 은퇴 기간도 늘어난다. 자칫 잘못하면 은퇴 시점에 준비한 자산을 생존 시에 다 소진해버리는 ‘은퇴 파산’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류 씨처럼 은퇴용으로 준비한 자산의 원본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이자나 배당 혹은 임대 수입으로 은퇴 후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니즈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해 금융회사들은 배당 지급이 가능한 금융상품을 앞다투어 소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배당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배당주’다. 배당주 투자는 주주 배당을 결정하는 기업의 성향이 주요한 투자 기준이다. 배당 성향은 우리나라보다 주주 배당 문화가 자리 잡은 미국의 기업이 높다. 미국은 해를 거듭하며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기업이 많은데,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기업의 주식을 ‘배당성장주’라고 한다. 배당성장주 중에서 ‘맥도날드’처럼 25년 이상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기업을 ‘배당 귀족’(Dividend Aristocrat)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배당 귀족 중에서 ‘코카콜라’처럼 5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기업을 따로 분류하여 ‘배당 킹’(Dividend King)이라고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처럼 10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기업은 ‘배당 챔피언’(Dividend Champion), ‘이베이’처럼 5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기업은 ‘배당 블루칩’(Dividend Bluechips)이라고 한다. www.dividend.com에 접속하면 미국의 배당성장주를 등급별로 검색해볼 수 있다.
배당주에 투자하면 배당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으로 인한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주가 하락이라는 손실 위험도 공존한다.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는 우리나라 상장주식 투자와 과세 체계가 다르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상장주식의 매매 차익은 대주주가 아닌 경우에는 비과세되며, 배당은 배당소득세(15.4% 원천징수)가 과세된다. 해외 주식에 투자했을 때 발생 가능한 이익은 매매 차익, 환차익, 배당이다. 해외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과세되는 것은 같다. 그런데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매매 차익과 환차익이 발생할 경우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적용한 후의 과세표준에 양도소득세(22%)가 과세된다.
ETF를 통한 배당 투자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면 종목 선정과 세금 신고를 본인이 직접 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번거롭다면 ETF를 통해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투자 시장의 대세인 ETF는 투자자의 관심이 큰 만큼 투자 대상과 운용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ETF 투자에서 발생한 배당은 분배금 형태로 투자자에게 바로 지급할 수도 있고,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투자 원금에 합하여 재투자할 수도 있다. 만약 지금 배당을 받지 않고 재투자를 통한 복리효과를 누리고 싶다면 ETF 상품명에 ‘TR’이라고 표시된 ETF를 매수하면 된다. TR은 Total Return의 약어로, TR ETF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자동으로 재투자한다. TR ETF는 투자 기간 도중에는 과세하지 않고 ETF를 매도할 때 한꺼번에 과세한다. 따라서 분배금이 많은 ETF의 경우에는 매도 시 누적된 분배금으로 인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TR 방식이 아닌 일반적인 ETF는 PR(Price Return) ETF라고 한다.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 배당 ETF는 당연히 PR 방식 ETF다.
월 배당 ETF는 분배금의 지급 재원에 따라 크게 주식형, 채권형, 리츠(REITs), 커버드 콜(Covered Call)로 나눌 수 있다. 주식형은 배당금, 채권형은 이자, 리츠는 부동산 임대료에 기반한 배당금, 커버드 콜은 옵션 프리미엄(Option Premium)이 분배금의 주요 지급 재원이다.
네 종류의 월 배당 ETF 중에 커버드 콜 ETF는 매수와 매도를 함께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른 월 배당 ETF보다 구조가 조금 더 복잡한 편이다. 커버드 콜 ETF는 주식이나 채권 등 기초지수를 매수하면서 옵션 소유자가 해당 기초지수 자산을 팔 수 있는 콜옵션(Call Option)을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자산운용사는 콜옵션 매도를 통해 얻은 프리미엄을 분배금의 지급 재원으로 활용한다. 커버드 콜 ETF는 목표 분배율을 상품 이름에 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상품명에 ‘+12퍼센트 프리미엄’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커버드 콜 ETF라면 연간 목표 분배율이 12% 이상인 ETF라는 의미다. 물론 12%는 목표이지 확정은 아니다. 커버드 콜 ETF의 수익 구조는 상승장에서 수익은 제한되고 하락장에서는 옵션 프리미엄이 손실을 일부 충당하지만, 하락 범위가 클 경우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커버드 콜 ETF는 등락이 심한 장보다는 횡보장에 적합한 상품이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 투자 ETF에서 발생하는 매매 차익과 분배금은 모두 배당소득세를 과세한다. 연간 수령하는 ETF 분배금과 다른 배당소득이나 이자소득을 합산하여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또한 연간 금융소득(이자+배당)이 1000만 원을 초과하면 전액이 국민건강보험료 산출 기준이 되는 소득에 반영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월 배당 ETF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개인이 연간 수령 가능한 이자 및 배당소득의 범위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배당소득으로 인한 금융소득종합과세나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이 염려된다면 IRP나 연금저축 같은 연금계좌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절세계좌를 적극 활용해서 과세 대상 금액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절세계좌를 활용한 배당 투자
3년 이상 가입하면 손익 통산이 적용되면서 이자 및 배당소득이 비과세(일반형 200만 원 한도, 서민형 400만 원 한도)되고, 비과세 한도 초과 수익은 9.9%로 분리 과세되는 ISA 계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연간 2000만 원(5년간 최고한도 1억 원)까지 가능한 ISA는 증권사, 은행, 보험사 어디에서든 가입할 수 있다. 현재는 1인 1계좌만 가입 가능하므로 금융회사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ISA는 신탁형, 일임형, 중개형 세 종류가 있고, 모두 ETF 투자가 가능하다. 중개형 ISA에서는 국내 상장주식도 거래할 수 있는데, 중개형 ISA는 증권회사에서만 가입 가능하다. 만약 중개형 ISA에서 투자한 주식이 손실이 확정된 경우에는 ISA의 손익 통산 기능으로 ISA에서 발생한 다른 수익과 상계 가능하다. ISA의 손익 통산은 만기 시 가입 기간에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합쳐서 계산하는 절차인데, 이자와 배당소득만 해당하며 투자상품의 매매 차익은 제외되는 것이 원칙이다. ISA에서 가입 가능한 상품은 개별 채권(중개형), 국내 상장주식(중개형), 펀드, ETF, 리츠, 상장형 수익증권, 파생결합증권(ELS·DLS·ELB), 사채, ETN, RP, 예금(신탁형) 등이다. 이들 상품 중에서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ETF는 매매 차익이 원래 비과세이기 때문에 당연히 손익 통산과 상관없지만, 예외적으로 국내 주식의 손실은 손익 통산에 반영한다. 다만 손실 반영에 국내 주식만 가능하고 국내 주식형 ETF는 제외된다. 국내 주식형 이외의 ETF 및 국내 주식형 이외의 펀드와 파생결합증권의 이익은 배당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에 ISA의 손익 통산 대상이다. 펀드와 ETF의 배당금과 분배금 역시 배당소득이기 때문에 손익 통산 대상이다.
월 배당 ETF 투자는 IRP나 연금저축 펀드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IRP나 연금저축 등 연금계좌를 통해 투자하면 연간 납입 금액 900만 원(연금저축만 할 경우 600만 원) 한도로 소득 수준에 따라 납입하는 금액의 13.2% 혹은 16.5%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연금계좌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은 금액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에는 운용수익(과세 대상 매매 차익과 분배금 포함)과 함께 연간 1500만 원까지 저율의 연금소득세(3.3~5.5%)가 과세된다. 연금소득은 이자와 배당소득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현재까지 사적연금에서 발생한 연금소득은 국민건강보험료 산출 기준이 되는 소득에서도 제외된다. 따라서 월 배당 ETF에 가입 후 분배금을 바로 사용할 계획이 없거나 금융소득 규모를 조절해야 할 상황이라면 ISA와 연금계좌 활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