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21

새는 슬플 때도 울지 않는다

입력 2014-03-24 19:15

김삼환 외환은행 강남외환센터지점장

새는 슬플 때도 울지 않는다

새의 몸짓을 내밀하게 관찰해 보라
새가 운다고 하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새는 슬플 때도
울지 않는다

다만, 무엇에도 묶여 있지 않는
가벼운 몸이라는 것을,
가벼운 몸으로
이 세상의 구석구석을 볼 줄 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임을
소리로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날개를 접고 진득한 고독 속으로
침잠하는 새는 울지 않는다

다만, 가고 오는 시간이
깃털의 흔들림처럼 가볍다는 것,
그리고 이 세상 어딘가에
가변운 몸을 눕힐 수 있는
평안의 섬이 있다는 것을
소리로 알리고 싶은 것이다

시집 <따뜻한 손> (2013.시와문화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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