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의료기관들이 치매를 보다 이른 단계에서 진단하고 치료로 연결하기 위한 전국 단위 협력체를 출범시켰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의 질병 진행을 늦추는 신약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치료제 특징에 맞춰 의료 전달체계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주목된다.
이 의료기관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내셔널 알츠하이머 협력체(National Alzheimer's Collaborative, NAC)'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의료 데이터 기업 블루 아질리스가 협력체 운영을 맡는다. 참여 기관에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메이오클리닉을 비롯한 미국의 대형 의료기관과 고령자 돌봄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해컨색 메리디언 헬스, 커뮤니티 헬스 네트워크, 어센션 리빙 등이 대표적이다.
협력체는 알츠하이머병과 기타 치매 환자가 증상을 느낀 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새로운 검사법을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의료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표준 진료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1차 의료기관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선별검사를 확대하고, 혈액 바이오마커 등 새로운 진단기술의 임상 활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전문의 의뢰 절차와 진단 과정, 치료 연계 방식을 표준화해 환자와 가족이 보다 신속하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협력체는 발표문에서 "치매는 조기에 발견할수록 환자와 가족이 치료와 돌봄을 준비할 시간이 늘어난다"며 "더 많은 가족이 가능한 한 빠르게 정확한 진단에 도달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에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고령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도 함께 참여했다. 병원 진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료와 장기 돌봄까지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 그동안 치매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질병 원인으로 알려진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제가 잇따라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레켐비와 일라이 릴리의 키선라 등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 치료제는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NAC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1차 의료기관에서부터 치매를 의심하고, 필요한 검사를 거쳐 전문 진료와 치료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표준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혈액검사 기반 바이오마커 등 비교적 간편한 진단기술이 의료 현장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국내에서도 의료·요양·돌봄을 연계하는 통합돌봄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치매 조기 진단과 신약 도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한국에자이를 통해 레켐비가 국내에 출시됐고 다른 초기 인지장애 치료제들도 도입을 준비하는 만큼, 국내 의료계도 조기 진단부터 전문 진료와 치료를 잇는 체계 정비에 나설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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