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진단을 받은 뒤에도 일하고, 취미를 즐기고, 다른 사람을 돕는 삶은 계속된다. 일본 정부가 치매 당사자의 평범한 하루를 통해 치매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데 나섰다.
일본 원더래버러토리는 후생노동성의 ‘치매 보급·계몽 사업’을 위탁받아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당사자 2명의 하루를 담은 다큐멘터리 ‘one day of life’를 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작품은 오는 9월 7일 도쿄에서 완성작 상영회를 연 뒤 올가을부터 후생노동성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치매가 생긴 뒤에도 희망을 갖고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일본 정부의 ‘새로운 치매관’을 알리기 위해 추진됐다. 치매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치매 당사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제작진은 여전히 사회에 치매에 대한 낡은 이미지와 오해, 편견이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증상이나 돌봄 부담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사자가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치매를 보다 현실적인 삶의 문제로 받아들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작품에는 고치현에 사는 야마나카 시노부 씨(49)와 가가와현의 와타나베 코헤이 씨(84)가 등장한다.
야마나카 씨는 홀로 세 자녀를 키우던 41세 때 조발성 치매 진단을 받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1년 반에서 2년가량 집 밖에 거의 나가지 않았지만, 치매 진단 뒤에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다른 당사자를 만나면서 생활이 달라졌다. 이후 직접 주간보호서비스 사업을 시작했고 현재는 재혼한 남편과 함께 일하는 아들의 도움을 받으며 ‘고치가 희망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의 치매 당사자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
와타나베 씨는 72세 때 치매 진단을 받았다. 진단 직후 크게 낙담했지만 아내가 “예쁜 꽃을 보러 가자”며 외출을 권한 것을 계기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진단 후 11년이 지난 현재 집안일을 하고, 아내의 운전으로 오랫동안 다닌 바둑 모임에 나가 바둑을 즐긴다. 일주일에 한 번은 병원의 ‘오렌지 카페’에서 상담원으로 활동하며 새로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경험을 나눈다.
제작진은 이들의 삶을 특별한 극복 사례로 그리기보다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오늘’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작품의 캐치프레이즈도 “어느 날 치매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절망에서 한 걸음을 내디딘 두 사람이 발견한, 사랑스럽고 힘찬 ‘오늘’이라는 일상”이다.
완성작 상영회는 9월 7일 열린다. 작품은 이후 올가을 후생노동성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후생노동성은 본편과 별도로 치매 당사자들의 일상을 짧게 보여주는 영상 시리즈 ‘#치매와함께’도 10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야마나카 씨와 와타나베 씨를 비롯한 치매 당사자들이 평소 생활 속에서 자신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번 영상 사업이 강조하는 것은 치매 진단 이후의 삶이다. 치매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질환’으로 바라보기보다, 당사자가 주변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원하는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모습을 실제 일상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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