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8

자생한방병원, 제주올레에 독립운동가의 길 '광복잇길' 조성

입력 2026-08-18 16:59

기림비·태극돌·황근 따라 걸으며 독립운동 역사 되새겨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이 강태선 애국지사에게 ‘광복잇길 기림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이 강태선 애국지사에게 ‘광복잇길 기림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자생한방병원)


자생한방병원·자생의료재단이 광복 81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는 ‘광복잇길’을 제주에 조성했다. 독립운동의 흔적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생한방병원은 광복절을 맞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의 제주올레 1코스 시작 구간에서 광복잇길 기림비 제막식을 열었다.

광복잇길은 독립운동가의 헌신을 기리는 기림비와 태극기가 새겨진 ‘태극돌’, 토종 무궁화속 식물인 황근이 어우러진 길로, 방문객이 길을 걸으며 독립운동의 역사와 광복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되새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제주 시흥리 코스는 자생한방병원이 추진하는 전국 광복잇길 사업의 첫 번째 구간이다.


생존 애국지사 강태선 선생 고향에서 출발

첫 조성지로 시흥리를 선택한 데에는 이곳이 강태선 애국지사의 고향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1924년 시흥리에서 태어난 강태선 애국지사는 1942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유학하던 중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동지들과 일제의 징병·징용을 거부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항일운동을 벌였다. 1944년 일제 경찰에 체포돼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으며, 광복 이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그의 공적을 기려 1982년 대통령표창,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제막식에는 강 애국지사와 가족을 비롯해 지역 주요 인사, 학생, 시흥리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기림비를 제막한 뒤 광복잇길을 상징하는 황근을 심었다.

제주어보존회 이사장은 광복의 의미를 담은 자작 헌정시를 낭송했다. 옻칠 공예가 전용복 칠예가는 강 애국지사에게 헌정 작품을 전달했으며, 지역 학생들은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공연을 선보였다.


제주 자생종 ‘황근’에 담은 독립운동의 생명력

광복잇길 곳곳에 심은 황근은 제주 지역의 역사와 생태적 특성을 함께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무궁화속 식물 가운데 국내에서 자생하는 유일한 종인 황근은 제주 성산·오조리 일대가 대표적인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노란 꽃은 6월부터 8월 사이 피어나 광복절 무렵 절정을 이룬다. 척박한 해안에서도 뿌리를 내리는 강한 생명력은 일제강점기의 고난을 견디며 독립운동을 이어간 이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자생한방병원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지원사업을 이어온 배경에는 재단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의 선친 고(故) 신광렬 선생의 영향이 있다. 독립유공자인 신광렬 선생은 항일운동을 주도하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출소한 뒤에도 독립운동가를 비밀리에 치료하는 등 독립운동과 한의학 발전에 힘썼다. 그가 강조한 ‘긍휼지심(矜恤之心)’은 환자의 아픔을 가족의 아픔처럼 여기고 정성을 다해 돕는다는 뜻으로, 자생의료재단의 설립 이념으로 이어졌다.


▲‘광복잇길’ 행사에 참석한 강태선 애국지사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자생한방병원)
▲‘광복잇길’ 행사에 참석한 강태선 애국지사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자생한방병원)

QR 콘텐츠부터 전국 걷기축제까지 확대

자생한방병원은 제주 광복잇길을 시작으로 사업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힐 예정이다. 내년에는 길을 걸으며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QR 기반 콘텐츠를 구축하고, 학교와 연계한 현장체험학습도 운영할 방침이다. 2028년에는 광복절을 기념한 광복잇길 걷기축제를 열고, 전국 각지의 독립운동 관련 장소를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강태선 애국지사는 “젊은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해 떠났던 고향에 저와 동지들의 뜻을 기리는 길이 만들어져 뜻깊고 감격스럽다”며 “많은 분이 이 길을 걸으며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나라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은 “광복잇길은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을 일상에서 기억하고 미래 세대와 함께 이어가기 위한 역사문화 공간”이라며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길을 조성해 누구나 독립운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자생한방병원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의료·생활·주거 지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제25회 보훈문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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