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RP는 단순히 목돈 모으기나 세금을 줄이기 위한 통장이 아니라, 은퇴 후 생활비로 이어져야 할 노후자산이다. 이번 화에서는 지금까지 살펴본 IRP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마지막 점검표를 정리해본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 IRP를 가입한 금융회사 모바일 앱을 열고 일곱 가지만 확인해도 IRP의 현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1. 내 돈이 어디에 들어 있는지 확인한다.
먼저 확인할 사항은 잔액이 아니다. 내 IRP 적립금이 어떤 상품에 들어 있는지다. 계좌를 열어보면 예금, 펀드, ETF, TDF, 현금성 자산 등으로 나뉘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계좌만 만들어 돈을 넣어둔 뒤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 있는 경우다. 이 경우 세액공제는 받았지만, 노후자금은 사실상 멈춰 있을 수 있다.
가입한 금융회사 모바일 앱에서 ‘보유 상품’, ‘자산 현황’. ‘운용 상품’ 등의 메뉴를 먼저 확인해보자.
2. 수익률은 짧게만 보지 않는다
수익률을 볼 때는 최근 한 달이나 1년 성과만 보고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IRP는 장기 계좌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단기 수익률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수익률만 보기보다 내 투자 기간과 상품 성격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길다면 단기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인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수수료와 상품 보수를 확인한다
IRP는 오래 유지해야 하는 계좌다. 그래서 수수료 차이가 작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확인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IRP 계좌 자체에 붙는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이고, 다른 하나는 계좌 안에 담긴 펀드 등의 상품 보수다. 계좌 수수료가 낮더라도 상품 보수가 높으면 실제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앱에서 수수료 메뉴를 찾기 어렵다면 가입한 금융회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 내 IRP 계좌의 연간 수수료와 보유 상품별 보수를 알려달라”고 요청해보자.
4. 위험자산 비중이 나에게 맞는지 본다
IRP에는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 같은 위험자산은 전체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일정 수준의 투자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곧 연금을 받을 시기가 다가온다면 당장 꺼내 쓸 자금까지 주식형 자산에 많이 들어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IRP는 장기간 운용할 돈과 가까운 시일 안에 쓸 돈을 구분해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5. 연금저축과 합쳐서 본다
IRP만 따로 보면 전체 노후자산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연금저축, 국민연금, 예금, 보험 등 다른 노후자산까지 함께 봐야 한다. 예를 들어 IRP에는 예금이 많고 연금저축에는 주식형 ETF가 많다면 전체적으로는 자산 구성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 반대로 IRP와 연금저축 모두 주식형 상품 위주라면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변동성이 부담될 수 있다. 따라서 계좌별로 따로 판단하기보다 노후자산 전체를 한 장에 적어보는 것이 좋다. 국민연금은 언제부터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IRP와 연금저축은 언제부터 꺼낼 계획인지 함께 적어보면 노후자금이 부족한 구간도 살펴볼 수 있다.
6. 해지하기 전 먼저 예상 세금을 확인한다
IRP를 급하게 해지하기 전에는 반드시 예상 세금을 확인해야 한다. 같은 계좌 안에 있어도 퇴직금,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금, 운용수익은 세금 처리 방식이 다르다. 특히 중도에 해지하면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 등에 대해 연금으로 받을 때보다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금융회사에 ‘재원별 금액’과 ‘예상 세금’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7. 적어도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처럼 점검일을 정한다
IRP는 매일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분기나 반기별로 볼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IRP 점검일’을 정해보자. 그날은 잔액, 수익률, 보유 상품, 수수료, 위험자산 비중, 올해 납입액, 예상 연금수령액을 확인하는 날로 한다.
☝️쓸모 있는 TIP
IRP는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원하는 금액을 한꺼번에 꺼내는 것과는 다르다. 세법상 연금수령으로 인정되는 금액에는 연금수령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연금수령 한도는 해당 연도 연금계좌 평가액을 기준으로 ‘120%를 11에서 연금수령 연차를 뺀 값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연금수령 연차가 11년 이상이면 이 한도를 적용하지 않는다. 한도를 초과해 인출한 금액은 연금 외 수령으로 보아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연금을 받기 시작했다면 매년 얼마까지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지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연금수령 한도와 연 1500만 원 과세 기준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점도 알아두자. 퇴직소득을 재원으로 하는 연금을 제외하고 세액공제를 받은 연금계좌 납입액과 운용수익 등에서 발생한 연금소득이 연 15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16.5% 분리과세(지방소득세 포함)를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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