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자와 사별한 지 몇 년 됐습니다. 최근 좋은 사람을 만나 교제하고 있는데 자녀들에게 말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괜히 반대할까 봐 걱정됩니다.”
65세 이후에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연애하거나 재혼하는 이들이 있다.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한 뒤 다시 교제를 시작하기도 하고, 혼인하지 않은 채 각자의 생활을 유지하며 만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65세 이상 재혼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남성의 재혼은 4092건, 여성은 2575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5.0%, 6.0% 증가했다. 남녀 모두 2020년 이후 5년 연속 증가했다.
반면 2025년 전체 재혼은 남성 5.4%, 여성 4.4% 감소했다. 전체 재혼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성 13.8%, 여성 7.9%다. 2010년과 비교하면 65세 이상 재혼 건수는 남성이 약 1.9배, 여성은 약 3.7배로 늘었다.

같은 연령대의 이혼도 증가했다. 2025년 65세 이상 남성의 이혼은 1만 1810건, 여성은 7313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10.0%, 9.8% 늘었다. 전체 이혼이 3.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한 재혼과 이혼에 관한 통계다. 혼인하지 않고 교제하는 사람까지 포함한 황혼연애의 전체 규모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65세 이상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65세가 넘어 새로운 연인을 만났을 때 자녀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까?
연애에 자녀의 허락이 필요할까?
성인인 부모가 누구를 만날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자녀에게 연애 사실을 알리거나 허락받아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다만 부모와 자녀가 이를 바라보는 입장은 다를 수 있다. 부모에게는 새로운 만남이지만 자녀에게는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기억이나 가족관계의 변화와 연결될 수 있다. 상대방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걱정하기도 한다.
자녀가 반대한다고 무조건 관계를 정리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자녀의 걱정을 간섭으로만 받아들일 일도 아니다. 상대방의 신원이나 경제적 요구처럼 구체적인 우려가 있다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연애 초기부터 자녀에게 모든 사실을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관계가 어느 정도 안정된 뒤 교제 사실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 이때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것인지, 각자의 생활을 유지하며 교제하는 관계인지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전달하면 오해를 줄일 수 있다.
동거나 재혼을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순한 교제와 동거·재혼은 구분해야 한다. 함께 살거나 혼인신고를 하면 주거와 생활비, 가족관계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재혼은 법적 상속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혼인신고를 한 배우자는 법정상속인이 되며, 자녀와 함께 상속받는 경우 배우자의 법정상속분은 자녀 1명당 상속분의 1.5배다.
반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법정상속인이 아니다. 오래 함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법률상 배우자와 같은 상속권이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재혼을 생각한다면 현재 소유한 주택과 예금, 앞으로의 생활비 부담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녀에게 모든 재산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재혼으로 달라지는 법적 관계는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다.
좋은 사람인지, 돈 문제는 없는지 살펴야
황혼연애에서 주의할 부분은 경제적 관계다. 교제 상대가 사업자금이나 병원비 등을 이유로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공동명의로 재산을 구입하자고 제안한다면 신중해야 한다.
특히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큰돈을 요구하거나 가족에게 관계를 알리지 못하게 한다면 그 이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재산을 이전하는 문제는 연애 감정과 별개로 판단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황혼연애를 재산 문제와 연결해 경계할 필요는 없다.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며 만나는 관계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교제 상대와 돈을 주고받는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다.
65세 이후의 연애도 개인의 선택이다. 자녀에게 교제 사실을 알리거나 허락받아야 할 의무는 없다. 다만 동거나 재혼을 생각한다면 주거와 생활비, 상속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고 가족과 충분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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