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사랑하는 독자 40대~70대 21명에게 최근의 행복한 순간과 삶의 만족도를 물었다. 응답자는 40대 2명, 50대 4명, 60대 13명, 70대 2명이며 여성 16명, 남성 5명이다. 이번 결과는 중장년 전체를 대표하는 통계는 아니지만, 독자들이 지금 무엇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지 직접 확인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 모두 평균 4점
최근 2주 동안 얼마나 행복했는지 5점 척도로 묻자 평균은 4.0점이었다. 즐겁거나 힘든 순간을 모두 포함해 현재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물은 결과도 평균 4.0점으로 같았다. 행복도와 삶의 만족도 모두 4~5점을 선택한 사람이 15명으로 71.4%였다.

차이도 있었다. 행복도에서는 2점을 선택한 사람이 1명 있었지만 삶의 만족도는 21명 모두 3점 이상이었다. 최근 행복한 감정이 적었다고 해서 삶 전체를 불만족스럽게 평가한 것은 아니었다. 이는 순간의 기분과 삶 전체에 대한 평가는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함께여도, 혼자여도 행복

평소 행복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 하는 질문(최대 3개 선택)에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 시간을 보낼 때’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그다음 답은 관계 밖의 시간이었다. ‘취미나 좋아하는 대상에 몰입할 때’와 ‘혼자 조용히 쉬거나 나만의 시간을 보낼 때’가 각각 9명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과의 식사, 친구와의 만남처럼 사람을 만나는 순간과 낚시·독서·덕질처럼 혼자 몰입하는 순간이 함께 등장했다. 행복에는 함께할 사람도 필요하지만, 타인의 요구에서 잠시 벗어나 자기 시간에 집중할 여유도 필요하다는 것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행복의 기반을 만드는 건강과 경제

행복을 위해 중요한 조건을 물었을 때(복수 응답) 21명 중 20명이 건강이라고 응답했다. 경제적 안정은 17명, 내 시간과 스스로 결정할 자유는 10명이 꼽았다. 가족과 좋은 관계는 5명, 친구·이웃처럼 마음을 나눌 사람은 4명 순으로 나타났다.

‘행복의 중요한 조건’과 ‘행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서로 맞물렸다.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도 건강 문제와 체력 저하였다. 14명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했고, 경제적인 걱정이 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건강과 경제는 행복을 더해주는 특별한 보상이라기보다, 일상을 지탱하는 기반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두 조건이 흔들리면 삶의 만족도도 낮아질 수 있다.
행복한 삶은 걱정 없이 마음 편한 삶

‘행복한 삶’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고르는 질문에서는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사는 삶’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삶’이 그 뒤를 이었다. 강한 즐거움의 반복보다 불안과 걱정이 덜한 삶을 행복에 가깝다고 본 것이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삶,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삶,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삶도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마음을 놓게 하는 조건

돈과 관련해 어느 정도면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가장 많은 답은 거액의 자산이 아니라 ‘기본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였다. ‘연금 등 꾸준히 들어오는 수입’이 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취미와 여행 등 좋아하는 일에 돈을 쓸 수 있는 여유’는 2명이었다.
생활 유지에 필요한 돈이 있어야 경제적으로 안정 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다만 설문에 구체적인 자산 액수 항목은 없어 자산 규모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기다리는 일이 있는 삶
요즘 일상에서 기다려지는 일을 한 가지 적어달라는 질문에 18명이 구체적인 답을 내놓았다. 여행, 공연과 콘서트, 운동, 문화센터 수업, 영화 모임, 가족 모임, 봉사활동, 책과 커피가 있는 아침이었다.

기다리는 일은 대단한 목표가 아니었다. 정기적으로 만날 사람, 날짜가 정해진 공연, 익숙한 취미가 기대감과 함께 일상을 움직이게 했다. 앞으로 삶에 한 가지를 더하거나 바꾼다면 무엇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건강 관련 답변이 9명, 경제적 여유와 안정적인 수입이 6명으로 많았다. 행복한 순간을 만드는 일과 그걸 계속 누리게 하는 조건은 구별됐다.
과거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는 사람들

10년 전과 비교한 행복을 5점 척도로 물은 결과 5점을 선택한 사람은 7명, 4점은 6명이었다. 응답자의 61.9%가 현재의 행복을 4점 이상으로 평가했다. 1점을 선택한 사람은 없었다. 이유는 나이 자체보다 생활의 변화에 있었다.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줄고 자기 시간이 늘었다, 자녀가 제 앞가림을 하면서 걱정이 줄었다 등의 답이 나왔다. 경제적 안정과 취미 생활, 덕질도 현재의 행복을 높인 이유였다. 반면 예전보다 덜 행복한 이유로는 노화와 체력 저하 때문이었다.
건강은 중요해지고 관계의 의무는 가벼워졌다
나이 들면서 행복과 관련해 더 중요해진 것과 덜 중요해진 것을 묻는 질문에는 21명 중 15명이 더 중요해진 것으로 건강을 언급했다. 편안함과 시간의 여유, 잘 노는 일도 등장했다.

덜 중요해진 것으로는 넓은 인간관계와 모임이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돈 버는 일과 욕심, 타인의 시선과 비교·경쟁, 가족의 미래에 대한 지나친 걱정도 있었다. 관계 자체가 필요 없어진 것보다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무와 타인의 평가에서 조금씩 벗어났다는 뜻에 가까웠다.

나이 들면서 인간관계와 모임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적었지만,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가족이나 친구의 지지가 도움이 됐다고 답한 사람은 7명이었다. 특히 관계가 덜 중요해졌다고 답한 5명 가운데 3명도 가까운 사람의 지지를 꼽았다. 필요할 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몇 사람이 중요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의 행복은 OO이다

행복의 모습은 사람마다 달랐지만, 그 바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몸이 아프지 않고 생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 내 시간을 스스로 쓸 수 있는 여유가 공통된 조건이었다. 여기에 가족과의 식사, 좋아하는 취미, 혼자 쉬는 시간과 기다려지는 약속이 더해졌다.
나이 들수록 행복의 조건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타인의 시선과 관계의 의무는 가벼워지고, 건강과 평온,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더 선명해졌다. 행복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많은 것을 더 갖는 일보다 내 삶에 남겨둘 것을 제대로 아는 데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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