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주택형 유료노인홈 입주자에게 특정 돌봄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이른바 ‘이용자 묶기(카코이코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개편에 나섰다. 노인홈 운영자와 케어플랜(돌봄계획) 작성자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입주자가 지역사회와 관계를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현재 무료인 케어플랜 작성에 본인부담금이 발생할 전망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8일 열린 사회보장심의회 개호급부비분과회에서 ‘등록시설 개호지원’의 운영 기준과 보수(수가) 개정 방향을 제시했다.
일본의 유료노인홈은 한국의 요양원이나 실버타운처럼 고령자가 입주해 생활하는 시설이다. 다만 일본에서는 시설이 직접 돌봄을 제공하는 개호형과 입주자가 외부 사업소의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주택형으로 구분한다. 주택형은 한국의 실버타운에 거주하면서 외부 방문요양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형태와 유사하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4년 6월 말 기준 주택형 유료노인홈은 1만2668곳으로, 입주 정원은 39만2346명에 달한다.
주택형은 입주자가 필요한 외부 돌봄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노인홈과 같은 법인이 운영하거나 시설에 병설된 사업소가 케어플랜 작성부터 방문개호까지 맡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입주자가 특정 사업자의 서비스에 사실상 묶이거나 필요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일본 정부는 올해 법률 개정을 통해 유료노인홈 등록제를 도입하고, 등록 대상 노인홈 입주자를 위한 별도의 돌봄계획 지원 서비스를 신설했다. 새 제도에서는 노인홈 운영자와 케어플랜 작성 사업자, 실제 돌봄서비스 제공 사업자의 역할을 구분하고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케어매니저가 노인홈의 운영 방침에 종속되지 않고 입주자의 상태와 의사를 반영해 돌봄계획을 작성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지역생활상담’ 업무의 신설이다. 노인홈 입주자가 시설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을 방지하고, 지역사회와 관계를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이다. 케어매니저 등 담당자는 지역의 복지서비스와 행사, 자원봉사 활동 등에 관한 정보를 입주자에게 제공하고 참여를 지원한다. 외출에 어려움이 있는 입주자에게는 이동수단 확보와 활동 장소와의 연락 조정 등을 지원하도록 했다.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돌봄계획의 일부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실제 주택형 노인홈 입주자와 지역사회의 관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미쓰비시종합연구소의 2026년도 조사 속보치에 따르면, 노인홈에 병설되지 않은 외부 케어매니저 127명 가운데 53.5%가 담당 입주자가 지역사회와 거의 연결되지 않거나 별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는 응답도 55.9%에 달했다. 노인홈 입주자의 생활이 시설 내부에 한정되기 쉬운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와 관련, 케어매니저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역생활상담에 더해 이용료 청구와 관리 업무까지 추가되기 때문이다. 보수가 충분하지 않으면 외부 사업소의 참여가 저조해 노인홈 병설 사업소로 이용자가 다시 집중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후생노동성은 유료노인홈 등록제 시행 이후 기존 시설의 경과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새 제도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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