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미셸과의 동행 없이 일본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한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3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 착륙한 전용기의 계단을 내려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케네디 대사와의 포옹이었다. 긴자의 고급 초밥집에서 이어진 비공식 만찬장에서 케네디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에 바로 다음 순서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했고 식사에 동석했다.
24일 오전 도쿄 황거(皇居)에서 열린 일본 왕실 환영식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뒤를 따른 것은 케네디 대사였다. 미·일 정상회담장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쪽에 나란히 앉기도 했다.
이에 일본 교도통신은 케네디 대사가 메이지 신궁 방문 때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움직였다고 전하며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케네디 대사는 잘 알려진 대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과 재클린 사이에 태어난 장녀다. 1957년생으로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케네디 대사는 1963년에 아버지를 암살로 잃었다. 어머니 재클린은 1994년 암으로 숨졌고, 1999년에는 하나뿐인 동생 존 F. 케네디 주니어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현재 케네디 전 대통령의 직계로선 유일하게 살아있는 인물이다.
‘재키’라는 애칭으로 미국민의 사랑을 받은 어머니 재클린을 빼닮은 외모로도 유명한 케네디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때는 선거대책본부 공동의장을 맡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일조한 최측근이다.
한편 미셸 여사는 개인적인 일을 이유로 이번에 동행하지 않았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에 미국 내 역점 사업을 추진하고 두 딸을 돌보는 일에 몰입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