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충북 진천과 괴산지역 야산에서 자라는 낙엽활엽 관목이다. 충청북도 괴산군(147호, 220호, 221호), 영동(364호), 전북 부안(370호)에 있는 미선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됐고, 산림청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173호, 환경부 보호양생식물49호로 지정된 상태다.
높이가 1.5m로 큰 집단을 형성하여 번식한다. 내한성-내음성은 강하고, 내공해성은 보통이며 토양은 다소 비옥하고 항시 수분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어린 가지는 네모가 지며 털이 없고 홍갈색 또는 갈색을 띤다. 잎은 2줄로 마주나고 타원형 달걀꼴이며, 끝은 뾰족하나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흰색, 분홍색, 상아색등으로 3~4월에 피며 은은한 향기가 있다. 미선나무는 이른 봄 잎이 나오기 전에 개나리꽃과 비슷하게 생긴 하얀 꽃이 피며, 향기 또한 그윽해서 훌륭한 조경수로 대접을 받고 있는 소중한 나무다. 미선나무의 종류는 흰색 꽃이 피는 것이 기본종이다. 분홍색 꽃이 피는 것을 분홍미선, 상아색 꽃이 피는 것을 상아미선, 꽃받침이 연한 녹색인 것을 푸른미선, 열매 끝이 패지 않고 둥글게 피는 것을 둥근미선이라고 한다
열매는 반달같은 2개의 종자를 가지며 9월에 익는다. 뿌리는 약용에 사용하기도 한다.
미선나무의 열매는 아주 신기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둥근 부채꼴을 하고 있다. 둥근부채를 한자로 단선(團扇)이라 하는데 미선나무의 한자명은 단선목이다. 일본사람들도 단선목이라 쓰고 ‘우찌와노기’로 발음한다.
중국 송나라 시에 ‘버들숲 옆 조각한 말안장 위에는 귀공자가 타고 있고 꽃밭 주변에는 아름다운 여인네들이 단선으로 얼굴을 가리고 지나가고 있다’는 문구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사대부 집안에서는 심지어 겨울철이라도 둥근 부채로 낯을 가렸다고 한다. 단선은 하나의 장식품의 구실도 했다. 미선나무의 열매는 직경 약2.5cm 되는 거의 둥근꼴이고 편평하며 부채살과 같은 맥(유관속)이 발달해 있고 끝이 약간 오므라들고 있다. 사람이 부채를 만들 때 미선나무의 열매에서 지혜를 얻은 것처럼도 생각될 정도이다.
미선나무 원산지의 환경을 보면 흙이 거의 없다시피한 굵은 돌밭인데 돌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한여름 햇볕을 받아 높은 온도로 달아오른 돌의 뜨거움을 마시고 즐기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좋은 땅이 많은데도 돌밭을 택한 것은 무언가 사연이 있을 법하다. 떨어진 열매가 돌틈 사이가 아니면 싹터서 살아남기 어려웠던가. 아니면 그러한 곳이 다른 경쟁자를 회피하는 데 알맞았던가.
미선나무의 활용 가능성은 높다. 우선 꽃을 이용한 기호용 상품 개발도 필요해 보인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차 문화가 발달해 녹차 생강차, 둥글레차, 인삼차 감잎차 등이 많이 음용되고 있다. 따라서 미선나무의 꽃향기를 이용한 미선차로 개발이 필요하고, 이러한 것은 지역상품화가 될 수 있다. 건강상품으로도 각광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외국에서는 장미꽃, 레몬 등을 활용해 목욕탕에 향을 이용한 목욕법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쑥탕, 녹차탕 인삼탕 등과 같은 것이 있다. 미선나무도 마찬 가지로 꽃을 이용한 목욕법을 개발한다면 사람들로 부터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 산림과학원 박사/청림나무병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