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평범한 일상 속 기적처럼 빛나는 순간들

기사입력 2015-04-23 05:56 기사수정 2015-04-23 05:56

추천 연극 <두근두근 내 인생>

▲연극 <두근두근 내 인생>의 한 장면

김성수 문화평론가


원작소설이 얼마나 팔렸고, 영화가 또 얼마나 선전했는가는 사실 연극을 평가하는 데 아무런 자료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 연극은 그것만이 가지는 특별한 문법이 있고, 그것을 모르는 한 그 어떤 명성도 무대에서는 헛것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추민주 연출과 김애란 작가가 친구였다는 점은 이 작품에겐 행운이었다. 뮤지컬 ‘빨래’를 성공시킨 그 뚝심과 소외된 공간을 향하는 따뜻한 시선이 연극적 언어를 무대에 구현시켜줄 최고의 기술진과 만나 흥미로운 도전을 성공시켰다.

세상에서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 부모들은 아직도 부모를 공부하고 있는 중인데 열여섯밖에 안 된 아름이는 조로증 때문에 벌써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너무도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어 버린 대수와 미라는 청춘의 특권을 포기해야 했고, 너무도 빨리 늙어버리는 아름이는 부모보다도 먼저 철이 들어야 했다.

대수와 미라의 자식 사랑, 아름이의 짧지만 눈부신 청춘이, 역설적이지만, 처절해서 너무나 아름답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나가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세상은 아직은 견딜만 하다는 사실, 희생이 결코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택된다는 사실 등, 고귀한 인생의 비밀들을 알려준다.

어느덧 두근거리는 심장을 잃게 된 모든 어른들에게 강추하는 연극. 이 연극을 보기만 하면 갑자기 남은 인생이 정말 심장이 두근댈 만큼 기대가 될 테니까!



<공연 정보>

▲연극 <두근두근 내 인생>의 포스터



일정 2015.03.13.~05.25.

장소 유니플렉스 2관

연출 추민주

출연 오용, 정문성, 이규형, 이율, 곽선영, 김지훈 등

제작 공연기획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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