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산다는 것 PART4] 혼자 사는 데 대한 잘못된 인식 9가지

기사입력 2015-07-15 11:10 기사수정 2015-07-15 11:11

혼자 산다고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미국인들의 가족 구조가 크게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가족에 대한 애착이 강한 기독교의 나라, 미국에서도 혼자 사는 사람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전체 성인 중 독신(미혼, 이혼, 사별 포함)은 지난 1950년 22%에서 최근에는 50%를 넘어섰다. 이 여파로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전체 가구의 9%(400만 명)에서 28%(3100만 명)로 급증했다. 저명 사회학자인 에릭 클리넨버그(Eric Klinenberg) 교수는 7년에 걸쳐 혼자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홀로 가기( Going Solo)>라는 저서를 발간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글 남진우 뉴욕 통신원 / 출처 미국은퇴자협회(AARP)

- 미국에서도 1인 가구가 대세

- 경제력 높을수록 혼자 살려는 경향 높아

- 재혼보단 친구로 지내길 원하는 사람이 많아

- 혼자 사는 연령 그룹 갈수록 낮아져

- 피붙이와 정 나누되 떨어져 살기 희망

- 혼자 사는 이가 더 건강하고 사회성 높아

- 환경 보호에도 혼자 사는 사람이 더 기여

이제 미국에서 1인 가구는 핵가족이나 다세대가족, 룸메이트나 그룹형 가구보다 더 보편적인 형태가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런 현실이 사회적으로는 외면을 당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아예 무시하거나 잘못된 사회현상으로만 보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20대 솔로들은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는 것보다 혼자 살 때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하고, 30대 솔로들은 일터에서 이래저래 부대끼다 보니 집에서는 혼자 있어야 스트레스가 풀리고 평화로운 느낌이 든다고 한다. 젊은 세대만 그런 게 아니다. 나이 90의 할머니도 그간은 가족들을 위해 살았지만 이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한다. 혼자 사는 데 대한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인식과 솔로들의 실생활 사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이 살고 싶은데 어쩔 수 없으니 혼자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클리넨버그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적 능력만 되면 혼자 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 같은 불경기에도 나 홀로 가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대료나 관리비 등 생활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지만, 그럼에도 혼자 사는 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어쩔 수 없어 같이 산다는 말이 더 적절한지도 모른다.

혼자 사는 사람은 대부분 나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나이를 보면 35세에서 65세 사이가 가장 많다.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솔로족은 18세에서 34세 그룹이다. 1950년대에는 50만 명에 불과했던 이 젊은 솔로 그룹이 이제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로 가면 솔로족의 연령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자녀나 손자와 함께 살고 싶어 할 것이라는 일반 인식도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몇 년 전 <뉴욕타임스>는 “노인들도 같이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크게 다루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기사의 골자는 노인들도 피붙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기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클리넨버그 교수의 인터뷰에서도 80대 할머니가 “딸과 사위는 정말 화나게 하며, 11살의 친손자는 귀엽고 사랑스럽긴 하지만 너무 삐뚤어져 있어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서 “가급적 떨어져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성이 독신으로 혼자 살면 결혼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직장을 다니는 많은 여성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보고 있다. 특히 남편의 병수발을 하다가 사별한 노년층 여성들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겨도 결혼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여성들은 남자친구와 집에서 함께하기보다는 외출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롭고 불행하고 고립됐을 것으로 보는 인식도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57세에서 85세 사이의 미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혼자 사는 사람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오히려 친구나 이웃들과 잘 사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보통 가난하고 절망적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회보장제도와 개인연금 덕분에 전혀 그렇지 않다.

클리넨버그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들은 예전에 비해 재정적으로 훨씬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때문인지 1950년대에는 노인 10명 중 1명이 혼자 살았지만 지금은 3명 중 1명이 혼자 살고 있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혼자 살기가 쉽지 않다.

흔히들 미국인은 개인주의에다 자립심까지 강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혼자 사는 비율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사실과는 좀 차이가 있다.

세계에서 혼자 사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 4개국이다. 이처럼 스칸디나비아인들이 혼자 사는 비율이 높은 것은 세계 최고의 사회복지제도 덕분이다.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으니 구태여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기대어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혼자 사는 것이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하면 좀 의아하겠지만, 사실이다.

클리넨버그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은 주로 아파트나 연립 같은 도시의 다세대 주거지에 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4인 가구의 경우 보통 70평 규모의 단독주택에다 차 2대를 굴리니 에너지 소비가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이 많은 사람이 혼자 살다가 몸이 아프면 정말 낭패 아니냐고 많이들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여 친구나 친지, 이웃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즈음 노인들은 예전에 비해 훨씬 건강하고 활동적이어서 질병에 대한 걱정은 크게 줄어들고 사회적 네트워크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Iowa State University 대니엘 러셀(Daniel Russell) 박사의 고독측정법

10개 항목을 체크하여 얼마나 외로운지 알아보자.

살아가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가 얼마나 외로운지, 다른 사람들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알고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감기를 방치하다 큰 병을 얻듯이 외로움을 별 것 아니라고 여기다 우울증으로 비화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을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기법을 ISU의 대니엘 러셀(Daniel Russell) 박사가 고안했습니다. 먼저 아래 10개의 항목에 대해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해 봅시다.

1. 어떤 일을 하면서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해야 하는 것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2.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3. 혼자인 것이 견디기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4.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5. 특별한 일이 없는데 누군가로부터 편지나 전화가 오기를 기다릴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6. 완전히 외톨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7.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8. 누군가가 정말 그리울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9. 친구 사귀기가 어렵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10. 주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고립됐다고 느낄 때가 있다.

① 전혀 그렇지 않다 ② 가끔 그렇다 ③ 자주 그렇다 ④ 항상 그렇다

자! 체크가 끝났습니까? 10개 항목별로 체크한 번호(①~④)를 다 더해봅시다.

합한 수치가 25점 이하면 평균, 25점 이상이면 상당히 외로운 상태이며, 30점 이상이면 매우 외로운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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