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김광석의 노래로 채워진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이 돌아왔다. 올해는 김광석 타계 30주기를 맞아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꽃중년에게 익숙한 김광석의 노래는 작품의 서사와 어우러져 청춘의 추억을 소환한다. 잊고 지냈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을 다시 꺼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공연 소개일정 8월 23일까지
장소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출연 •정학 : 엄기준, 류수영, 최진혁, 김정현, 유준상 •무영 : 박규원, 윤시윤, 산들, 유선호, 오종혁 •그녀 : 이지수, 박새힘 •운영관 : 서현철, 고창석 등
연출 장유정
러닝타임 165분(인터미션 20분 포함)
관람료 VIP석 16만 원, R석 14만 원, S석 11만 원, A석 8만 원
◇관람 포인트•김광석 명곡으로 완성한 주크박스 뮤지컬.
•30년을 오가는 미스터리 서사.
•새 얼굴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정학’과 ‘무영’.
•꽃중년의 청춘을 소환하는 작품.

◇REVIEW
‘그날들’이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2023년 10주년 공연을 거쳐 이번에 일곱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야기는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된다. 김광석 타계 30주기를 기념하듯 이번 시즌부터는 극 중 시간 배경을 기존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했다.
1992년, 청와대 경호원 정학과 무영은 한중 수교식 통역사인 ‘그녀’를 경호하는 비밀 임무를 함께 수행하며 절친한 친구가 된다. 정학은 그녀를 짝사랑하지만, 어느새 그녀와 무영은 서로 눈이 맞는다. 수교식 당일 두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30년 뒤 대통령의 딸 영애양 실종 사건을 계기로 정학은 마침내 ‘그날’의 진실과 마주한다.
극의 서사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것은 단연 김광석의 노래다. ‘그날들’,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익숙한 명곡들이 장면마다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장유정 연출가는 “작품의 가장 큰 힘은 김광석 노래의 감성이다.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노래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무대 연출도 눈길을 끈다. 영상 기술을 활용한 비주얼 아트와 작품의 상징인 산등성이 무대는 극의 몰입감을 한층 높인다.
기자가 관람한 공연에서는 엄기준이 정학, 산들이 무영을 연기했다. 이전 시즌에도 정학을 맡았던 엄기준은 현재의 냉철한 정학과 30년 전 풋풋한 청년 정학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이끌었다. 산들은 자유롭고 호탕한 무영을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했고, 탄탄한 가창력으로 작품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점도 작품의 매력이다. 곳곳에 배치된 유머는 긴장감을 적절히 풀어주며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낸다. 특히 넘버 ‘나의 노래’는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와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장면으로 손꼽힌다.
꽃중년이라면 ‘그날들’의 메시지가 더욱 깊게 다가올 것이다. 작품 속 정학은 30년 동안 ‘그날’에 머문 채 살아간다. 그는 친구를 향한 그리움과 배신감, 잃어버린 청춘의 꿈을 가슴에 품은 인물이다. 우리 역시 살아오며 풀지 못한 오해 하나쯤, 마음속 깊이 묻어둔 관계 하나쯤 있지 않을까.
공연장을 나서는 순간, 문득 김광석의 노래를 함께 듣던 옛 친구에게 연락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그날들’은 과거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우리의 관계와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뮤지컬이다.

◇신구 조화 이룬 캐스트
이번 시즌은 엄기준을 제외한 주연 배우 7명이 새롭게 합류해 눈길을 끈다. 정학 역에는 엄기준, 류수영, 최진혁, 김정현이 캐스팅됐고, 무영 역은 박규원, 윤시윤, 산들, 유선호가 맡았다.
류수영은 12년 만에 뮤지컬 무대로 복귀했으며, 최진혁은 지난해 뮤지컬에 데뷔한 데 이어 이번 작품에 합류했다. 윤시윤, 김정현, 유선호는 ‘그날들’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다. 배우들은 인터뷰를 통해 평소 좋아하던 김광석의 노래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 가운데 하나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인 만큼, 각기 다른 색깔의 정학과 무영을 선보인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달부터는 초연 멤버인 유준상과 오종혁이 스페셜 캐스트로 합류한다. 특히 유준상은 초연부터 한 시즌도 빠짐없이 정학 역을 맡아온 상징적인 배우다. 신구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 ‘그날들’은 9월부터 대구, 용인, 대전, 인천, 광주 등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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