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암(Pro-Am)

기사입력 2016-09-12 10:39 기사수정 2016-09-20 09:16

▲댄스대회 한 장면. (강신영 동년기자)
▲댄스대회 한 장면. (강신영 동년기자)

9월3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 비스타홀에서 열린 2016 코리아 수퍼스타즈 페스티벌에 다녀 왔다. 이 행사의 특징은 프로-암이 주축이며 프로 갈라 쇼도 곁들였다는 점이다. 프로- 암이란 프로와 아마추어가 한 커플이 되어 플로어에서 같이 춤을 추는 것이다. 주로 시범 댄스의 경우가 많지만, 우열을 가리는 경기 대회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프로-암 댄스가 확산되어 가는 추세이다. 다른 경기 대회에도 프로-암부문에 출전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외국의 경우는 일찍부터 성행해 왔었다.

프로-암의 동기는 아무래도 프로와 춤추고 싶은 아마추어가 많다는 얘기이다. 일반인들끼리 추자니 춤의 기량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커플로 마음이 맞아서 같이 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시간도 맞아야 하고 경제적인 처지도 비슷해야 바람직하다. 일반인들끼리 파트너가 되면 남들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 둘 사이에 사적인 감정이 오고 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프로-암은 한쪽은 춤을 직업으로 하는 프로이고 기량도 보장된다. 아마추어는 한쪽 파트너 문제가 해결되었으므로 자신의 문제만 거기 맞추면 되는 것이다.

프로-암으로 같이 연습하게 되면 거의 개인 레슨 수준으로 교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량이 느는 것은 확실하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프로-암의 문제점도 많다. 아마추어인 사람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좋아하는 취미에 돈을 쓰겠다는 것은 비난할 일이 아니다. 개인 레슨비용에 더해서 작품비, 심지어 프로의 드레스까지 해주는 경우도 있다. 개인 레슨 후의 식사비는 푼돈이다. 어떤 경우는 플로어에 단독으로 올라가므로 그에 대한 비용을 별도로 내거나 한 테이블 식사비용을 책임지기도 한다.

프로와 같이 춤을 추는 아마추어의 경우, 마치 자신도 프로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다른 일반인들을 깔보는 것이다. 물론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개인 레슨에 준하는 레슨을 받았으므로 더 잘 추는 것은 당연하다. 댄스 경기 대회에서 프로-암으로 출전하면 다른 출전 팀이 많지 않아 단독 우승이나 상위권 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자신의 실력이 프로는 아니다. 다른 커플과 경합했을 때 냉정하게 실력만으로 우열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프로의 경우 프로끼리 또 서열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또한 만만한 게 아니다. 프로 부문 외에 청소년부 장년부처럼 나이별로도 출전 부문이 나눠져 있고, 나이에 관계 없이 출전할 수 있는 부문이 일반부, 아마추어 부문이다. 그중에 아마추어 부문은 중하위 프로 선수 못지 않은 젊은 선수들도 출전하기 때문에 결코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그러므로 프로가 아니면 아마추어는 아니다. 최소한 여러 부문 경기에 출전하여 경험과 기량을 쌓아야 아마추어 부문에 출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기량도 쌓아야 하지만, 인정도 받아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프로-암으로 바로 출전했다고 아마추어를 뛰어 넘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프로-A'라고 프로와 아마추어의 징검다리 급도 있긴 하다. 이 경우는 두 사람이 프로 못지 않게 열심히 연습해서 장차 프로 선수가 되려는 사람들이다. 둘 다 아직 프로가 아니다.

프로는 프로이다.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므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아마추어가 춤을 좀 잘 춘다고 해서 프로는 아니라는 얘기이다. 프로는 생업이므로 매일 춤을 연습해야 하고 당연히 기량도 높아야 한다. 그러나 여가나 취미로 춤을 배우는 사람이 프로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프로의 관문이 높지 않아서 라틴댄스 건 스탠더드 댄스 건 5종목을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프로 부문에 출전할 수 있다. 일단 한번 만 출전해도 프로 소리를 듣는다. 그 목적을 위해서 프로 부문에 출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보고 있고 관중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2003년에 영국에 IDTA 국제댄스지도자자격증 시험을 보기 위해 갔었다. 당시 ‘테크닉 오브 라틴댄싱’의 저자 월터 레어드(Walter Laird)의 비서를 했던 준 먹머르도(June MucMurdo) 여사에게 레슨을 받았다. 시험에서는 커플댄스도 보여줘야 하는데 객지인 런던에서 여자 파트너를 구할 수 없었다. 구한다 하더라도 같이 또 커플댄스 시연에 대한 레슨을 받아야 하고 그 파트너에게 사례를 해야 했다. 그런데 결국 파트너를 구하지 못했고 시험 볼 때 준 여사가 커플 댄스의 파트너 역할을 해줬다. 세계적인 저명인사가 파트너가 되어 주니 커플댄스 점수는 당연히 높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별도의 사례를 하려고 했더니 극구 사양했다. 레슨을 해줬으니 커플댄스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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