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색록경(九色鹿經) 이야기

기사입력 2017-01-10 15:18 기사수정 2017-01-10 15:29

자기를 길러준 부모에게 등을 돌리는 패륜아는 당장은 호의호식 하는 것 같아도 길게 보면 하늘의 응징을 받는다. 어머니가 자식의 배를 불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몸을 팔았다면 남들은 다 욕을 해도 자식만은 훗날 성장해서 어머니에게 손가락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남의 도움을 받아 출세를 해 놓고도 나를 도와준 사람이 곤경에 빠졌는데도 본체만체하는 것도 사람으로서는 못할 짓이다. 일부는 도와준 사람이 잘못을 했다면 변호해주고 덮어주려는 것이 아니라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봐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꼬리 자르기를 하고 도와준 사람을 오히려 욕하고 은혜를 헌신짝처럼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설화에 의하면 석가모니의 전생은 아홉 빛깔의 사슴이었다고 하고 사람이 지켜야할 보은에 대한 계도의 뜻으로 이 이야기가 구색록경(九色鹿經)에 전해지고 있는데 줄거리는 이렇다.

옛날 아홉 빛깔의 털과 눈처럼 새하얀 뿔을 가진 아름다운 사슴이 깊은 산속에서 한 마리 까치와 잘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사나이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가다가 겨우 나뭇가지를 잡고 멈추었으나 강기슭으로 올라올 수는 없었다. 곧 죽게 된 그는 큰소리로 도움을 청하였고 그 소리를 들은 사슴이 달려가 뿔을 잡으라고 일러주고 사슴은 뒷걸음을 쳐 겨우 사람을 구했다. 사슴은 기진맥진하여 꼼작할 수도 없게 되었다. 사나이는 땅바닥에 엎드려 살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사슴에게 하며 ‘풀이든 물이든 무엇이라도 시키는 대로 갖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슴은 사양하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만일 저에게 은혜를 갚으려거든 제가 여기 산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 하지 말아 주십시오. 사람들이 제 거처를 알게 되면 제 가죽과 뿔을 탐내어 반드시 저를 죽일 것입니다.’사나이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사슴에게 굳게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바로 이 무렵 그 나라의 왕비가 아홉 빛깔 사슴의 꿈을 꾸었다. 그리고는 꼭 그와 같은 사슴가죽으로 만든 방석과 뿔로 만든 부채를 갖고 싶어 했다. 왕의 총애를 받던 왕비는 너무나 그 물건을 갖고 싶은 나머지 왕에게 그것을 얻지 못하면 죽어버리겠다고 말했다.

왕은 상금을 걸어 아홉 빛깔의 사슴을 찾게 했다. 그러자 그 사슴을 보았던 사나이는 상금에 마음이 흔들려 사슴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왕에게 자기가 사슴이 있는 곳까지 군사들을 안내하겠다고 자청했다. 그 순간 사나이의 얼굴에 보기흉한 종기가 돋아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나이는 왕과 군사를 안내하여 사슴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사슴의 친구인 까마귀가 사슴에게 위급한 사실을 알렸지만 이미 사슴은 군사의 포위망에 갇힌 후였다.

사슴을 본 왕은 사슴이 너무 아름다워 군사들에게 활을 쏘지 못하게 하고 사슴을 생포했다. 그리고 사슴으로부터 사나이의 이야기를 들은 후 은혜를 저버린 사나이에게는 벌을 주고 사슴의 목숨은 살려주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지만 은혜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고 짐승에 불과하다. 짐승들은 오직 먹이사냥에만 골몰하기 때문에 머리를 땅에 가깝게 두고 있지만 사람은 염치와 체면이 있기 때문에 머리를 하늘에 두고 산다. 짐승은 자기를 키워준 사육사에게도 덤벼드는 본능이 있지만 사람은 베풀어준 은혜를 갚기 위해 스스로 불구덩이 속으로도 들어가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찬사를 듣는다.

시니어라면 살아온 나날이 많다 당연히 남에게 베푼 것도 있고 도움을 받은 은혜도 많다. 원수는 물에 새기고 은혜는 돌에 새기라는 말처럼 더 늦기 전에 은혜에 보답을 해야 한다. 은혜 중에서 부모님의 은혜가 제일 크다. 자식으로서 효도의 실천을 장려해야 예의가 바로서는 문화민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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