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녀시대(Our Times, 我的少女時代)

기사입력 2017-03-17 10:01 기사수정 2017-03-17 10:01

대만의 진옥산 감독 작품으로 청소년 로맨스, 멜로,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다. 주연에 린전신 역으로 송운화, 슈타이위 역에 잘생긴 청년 왕대륙 등이 나온다. 대만에서 장기간 박스 오피스 1위는 물론 중국, 동남아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던 영화라고 한다.

무대는 1994년 대만이다. 평범한 소녀 린전신은 우상 유덕화를 미래의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꿈 많은 고등학생이다. 린전신의 그 시절 얘기가 자전적으로 전개된다. 같은 동양권이라 그런지, 청소년들의 세계는 비슷한 면이 많다. 우리가 겪었던 그 시절 그 얘기가 공통점이 많다. 우선 ‘행운의 편지’라는 것이 그랬다. 정해진 시간 내에 다른 세 명의 사람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본인을 포함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재앙이 오거나 저주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린전신은 어느 날 행운의 편지를 받고 지시대로 세 통의 행운의 편지를 써놓는다. 그중 하나를 학교를 주름잡는 일진 짱 남학생 쉬타이위에게 보낸다. 쉬타이위는 이 편지를 읽다가 차에 치어 부상을 입는다. 그리고 저주의 편지를 쓴 주인공을 수배하여 결국 린전신이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린전신은 고양이 앞에 쥐 신세로 처분만 기다리지만, 쉬타이위는 친구로 지내자며 용서한다. 그러나 쉬타이위의 친구란 ‘똘마니’를 뜻하는 것이다.

린전신이 짝사랑하는 대상은 전교 공부 1등 오우양이다. 키가 커서 농구부에 있으며 잘생기기까지 해서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쉬타이위는 오우양을 향한 린전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오우양과 사귀는 예쁜 여학생 타오민민을 빼앗겠다고 장담한다. 린전신은 여자는 “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지 않은 것이며, “별일 없다”고 하면 별일이 있다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그러므로 타오민민이 쉬타이위에게 쌀쌀하게 대하는 것도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는 힌트를 준다.

쉬타이위는 원래 과학경시대회에 나갈 정도로 영재였다. 그러나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수영시합을 하다가 한 친구가 빠져 죽자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린전신이 과거의 쉬타이위로 돌아가라고 하자 무섭게 공부하며 전교 10등의 성적을 올린다. 그러나 새로 부임해온 학생주임은 쉬타이위가 커닝을 해서 그런 성적을 거두었다며 오히려 망신을 준다. 전교 행사가 있던 날, 학생들은 모두 증거도 없이 학생을 의심하고 무시하는 학생주임에 대항하여 성토한다.

결국 린전신은 짝사랑하던 오우양과 가까워지고, 쉬타이위는 타오민민과 가까워진다. 둘이 원하던 상대를 각각 차지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맞춰 각자 소원을 빈다. 쉬타이위의 마음속에는 린전신의 기도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기를 바란다. 쉬타이위는 예쁘고 공부 잘하는 타오민민보다 성격 좋은 린전신을 좋아했던 것이다.

쉬타이위는 타교 학생들과의 폭행사건으로 졸업 직전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각자 성인이 되었다. 유덕화의 콘서트가 있던 날, 표를 못 구해 터덜터덜 콘서트장 밖을 맴도는데 어떤 남자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유덕화였다. 콘서트 좌석이 없으면 연락하라며 매니저의 전화번호를 남긴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몇 미터 뒤에 서 있었는데 쉬타이위였다.

청소년 영화는 시니어들에게는 세대 차이가 나서 안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기우였다. 오히려 그동안 굳어졌던 감정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의 설렘, 풋풋한 젊음을 상기하며 같이 울고 웃었다. 마음에 들면 상대에게 생일을 공개하는 관습은 생소하지만, 좋아하는 연예인 책받침, 삐삐, 롤러 스케이트장에서의 데이트, 연예인 입간판 선물, 녹음 테이프로 마음 전하기, 싸움꾼이지만 동료에게는 인간미가 넘치는 일진 짱 등 공감할 요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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