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과 동지팥죽 나눠먹던 동짓날의 추억

입력 2018-12-21 14:13

세월은 낙화유수(落花流水)라고 했던가? 올해 마지막 달력의 12월 22일(음력 11.16)은 동지(冬至)다. 동짓날하면 여러 가지 중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동지하면 떠오르는 것이 단연코 팥죽이다. 나의 어린 시절 맛있게 해 주시던 정다운 어머님, 누님의 정성스러운 솜씨가 간절하고 그리워진다. 어린 시절에 동짓날에는 팥죽을 맛있게 먹으며 긴 밤을 이야기꽃으로 보냈다. 어떤 해는 팥죽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도 궁금하여 어머니에게 여쭌 적이 있다. “애기동지가 들어있으면 만들지 않기 때문에 찰밥으로 대치하여 지낸다”고 하셨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우리 풍습 중 하나다. 지금 나이가 들어서도 동짓날의 옛 추억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둥글둥글하게 새알 만들며 가족과 이웃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면서 긴 밤 지새웠었다. 그 새알심을 팥죽에 넣어 끓이는 일이 큰 행사였다. 시골 계시는 누님께서는 올해도 그것을 만들며 한 해의 복을 기원하고 계실까? 아니면 찰팥밥 만들기 위해 준비하시느라 손마디에 옹이가 박히셨을까? 문득 손톱에 빨갛게 봉선화 물들였던 누님의 고운 모습과 가곡 봉선화가 생각난다. 이 노래를 부르며 꽃댕기 휘날리던 누님과 함께 팥죽을 먹던 추억 때문이다. 함박눈이 휘날리던 겨울에 홀연히 푸른 별이 되신 어머니는 이 동짓날을 기억하고 계실까? 저 푸른 하늘 어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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