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발전재단은 지난 5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호텔 남대문에서 ‘2024년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 및 중장년 고용 전략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1부는 ‘2024년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으로 중장년 우수사례 우수 기업 5곳과 개인 5명, 재취업지원서비스 제도 이행 우수 기업 2곳 등은 고용노동부 장관산 및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상을 받았다.
김대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다시 시작하는 중장년 우수사례 공모전에 124명, 24개사가 참여했다. 누구보다 중장년의 재취업에 진심이신 분들을 만나 그들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고, 깊은 울림을 느꼈다”며 “중장년의 재취업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앞장서는 노사발전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상자 대표로 하윤수 씨는 "중장년은 새로운 시작이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옆에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가 있으니 두려워말고 그들의 손을 잡고 도전하라"며 "두드리면 언젠가는 열린다. 희망을 잃지 말라"는 수상소감을 발표해 많은 호응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은 김현철 씨(호텔 인스펙터로 재취업 성공 사례), 케이프라이드 ‘재취업지원서비스 컨설팅’ 우수기업인 우진플라임이 재취업 및 중장년 고용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김현철 씨는 “중장년내일센터 관광업 특화서비스를 통해 호텔리어로 재취업에 성공했고 현업에서 본인의 자격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게 도와준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케이프라이드는 화재로 생산 공장이 전소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장년내일센터의 사업주지원패키지 컨설팅을 통해 중장년을 채용하여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진플라임은 상시근로자수 1,000인 미만으로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기업은 아니지만, 재취업지원서비스 기초컨설팅에 참여하여 자기이해, 재취업 도전 전략 노하우, 변화관리 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자체적으로 29명을 재고용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2부에서 진행된 ‘중장년 고용 전략 콘퍼런스’는 ‘초고령사회에서의 연령 친화 인사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를 맡은 고려대학교 이수영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는 “2025년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는 국내 중장년 고용 현황을 분석하고, 세대 간 상생을 위한 고용연계방안과 더 나은 고용환경 제공을 위해 지속가능한 고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고령자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용 연장 등 연령 친화 인사관리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좌장을 맡은 연세대학교 이지만 교수를 비롯해, 최영범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과장, 임은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 부본장, 남현희 KT전직지원센터 센터장, 김선애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정책팀 팀장, 박창동 한국표준협회 수설컨설턴트, 김남푼 삼양식품 파트장 등이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중장년 계속 고용을 확대하고, 정책을 활성화 하기 위한 노사의 과제는 물론, 법 개정 등에 대해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논의했다.
김대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2차 베이비부머의 퇴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년층 고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라며 “중장년 인력이 주된 일자리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생산활동을 통해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노사발전재단은 중장년층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현장 수요에 맞게 중장년 전문인력 양성 등 사업주지원패키지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 장례·웰다잉 분야
★장례지도사, 유품정리사, 웰다잉지도사 등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웰다잉 문화가 확산되면서 떠오른 분야다. 장례지도사의 경우 한번 일을 시작하면 오래 하는 경우가 많다.
2. 안전 관리 분야
★기업재난관리사, 고령자 주택 개조사, 연구실 안전 전문가 등
현장에서 중장년의 경험이 빛나는 분야다. 국내 재난 안전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유망하게 떠오르고 있다.
3. 직업·전직 상담 및 컨설팅 분야
★전직지원 전문가, 직업상담가, 은퇴 코치, 귀농귀촌 컨설턴트 등
최근 중장년 취업자가 늘며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동년배 전문가는 시니어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상담할 수 있다.
4. 환경 분야
★도시농업활동가, 도시농업관리사, 조경기능사, 자연·문화해설사 등
은퇴 이후 삶에 제격이라는 평이 많다. 주택관리사, 관광통역안내사, 손해평가사, 건강식품 및 간편식 관련업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나에게 유망한 일을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중장년은 노하우나 기술 등을 활용해 일을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에디터 조형애 취재 편집부 디자인 이은숙
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을 크레바스(Crevasse)라고 부른다. 한번 빠지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지형으로, 은퇴 후에 빠지면 큰일 나는 위험 요소를 노후 4대 크레바스 또는 노후 파산 4대 리스크라고 한다.
1. 배우자 리스크
은퇴한 남성에게 특히 위험하다. 집에서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 자칫하다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노후가 암담해지는 것은 물론, 살아온 인생 자체가 허망해지기 쉽다.
2. 자식 리스크
자식 리스크는 자녀의 유학, 결혼, 사업 자금을 대다 노후가 불행해지는 경우를 의미한다. 어느 부모나 자식에게 잘해주고 싶겠지만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지원해야 한다. 과도하게 하다 노후 자금이 축나서 훗날 부양 부담을 지우는 것보다 낫다.
3. 사업 리스크
은퇴하는 사람 중 다수가 재취업이나 창업을 꿈꾼다. 퇴직금이라는 목돈을 갖고 있는 이들은 창업의 유혹에 곧잘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창업 역시 큰 리스크 중 하나. 생각보다 손실이 나기 쉽고, 은퇴 후에 그 손실을 메우기란 무척 어렵다.
4. 투자 리스크
은퇴 자금으로 주식, 부동산은 물론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제대로 된 지식 없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다 큰 손실을 입고 그 충격에 건강까지 해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은퇴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건강이 우선이고, 그다음이 노후 자금 확보입니다.”
에디터 조형애 취재 이희원 도움말 이관석 신한은행 은퇴솔루션 컨설턴트 디자인 유영현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및 헬스케어 전문 기업 지냄이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1:1 맞춤형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개개인의 체질과 체형은 물론 생활 패턴과 목적에 맞는 1:1 맞춤 컨설팅과 퍼스널 코칭으로 보다 건강하고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지냄이 자체 교육을 통해 육성한 전문 컨설턴트가 맞춤형 솔루션을 추천한다.
목표에 따라 원하는 테마도 선택할 수 있다. 프리미엄 웰에이징 공간인 고:요 웰니스 센터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는 ▲몸의 순환 기능을 회복해 체지방을 제거하고 근육을 채워 몸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수(瘦)’ ▲원하는 체형을 위한 집중 관리로 체중 감량 및 탄력을 개선하는 ‘소(塑)’ ▲호르몬과 신체 균형을 유지해 몸 전체의 안정감과 활력을 선사하는 ‘형(衡)’ 등 총 3가지 테마를 만나볼 수 있다.
테마에 따라 ▲온열테라피로 몸의 독소를 빼고 깨끗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면역력을 높이는 ‘면역공방’ ▲림프 순환 및 셀룰라이트 제거에 효과적인 ‘바디 하이푸’ ▲근육 향상과 체지방 감소에 좋은 ‘머슬빌더’ ▲속 근육 강화 및 요실금 예방에 도움을 주는 ‘팰빅플로어’ 등의 프로그램을 조합해 개인 맞춤형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지냄 이준호 대표는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중장년층 건강관리의 중요성에 깊게 공감해 시니어 헬스케어 전문 기업의 노하우를 살린 맞춤형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5060세대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다채로운 전문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제약회사 영업부에서 24시간 발로 뛰는 영업사원이었던 다카하시 노부노리 (高橋伸典, 67) 씨.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 대디로 매일 아침 아이들의 도시락을 만들고, 왕복 5시간을 출퇴근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런 그가 조기 퇴직을 선언한 뒤 보육교사와 어린이집을 연결하는 헤드헌터를 시작하더니 시니어 컨설턴트, 작가라는 세 가지 업을 가지게 됐다. 정년 후 평생 현역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그의 스리 잡(Three Job) 이야기를 소개한다.
열정 넘치는 싱글 대디
다카하시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제약회사에 입사해 57세까지 근무했다. 그가 회사 다니던 시절은 회사원들이 온 마음을 바쳐 일하던 때였다. 그런 그의 회사 생활에서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입사 후 영업을 맡게 됐고, 적성에 맞아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해외연수 제도로 영국에 2년 동안 가기도 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본사가 다른 회사와 합병한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돌아와 보니 저는 인사부로 발령을 받았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하게 된 거예요.”
두 회사가 기업 합병을 하면 다른 기업 문화로 여러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라지만, 좋아하던 영업 직무를 포기하고 갑자기 인사부로 이동해야 했으니 그도 당황했을 테다. 그런 데다 가사와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지며 묵묵히 인내하던 아내가 어느 날 갑작스럽게 이혼 서류를 내밀었다.
“저는 일 중독자였어요. 온종일 회사에 있었고, 일을 마치면 동료나 거래처 사람과 술을 마시러 갔죠. 열심히 일해서 돈만 벌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가정은 전혀 돌보지 않는 남편이었죠. 돌이켜보면 제가 오만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 없던 부엌에서 다음 날부터 두 아이를 위한 도시락을 싸야 했죠.”
TV의 건강음료 광고에서조차 ‘당신은 24시간 싸울 수 있습니까?’라는 곡이 흘러나오던 시대였다. 밤새워 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게 당연하던 시기, 어떻게 아이 둘을 키우며 일을 양립할 수 있었을까? 다카하시 씨는 먼저 서점으로 가서 요리책을 샀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갈 때까지 도시락 싸는 것이 일과가 됐다.
“아이 친구 엄마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거래처와 중요한 회의를 하다가도 아이가 열이 나면 어린이집으로 달려가야 했죠. 나중에는 회사에서 집과 가까운 영업소에서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줬습니다. 환경이 변하면 사람의 성격도 변한다는 걸 느꼈어요. 주변 사람들이 제가 아이들을 혼자 키우게 되면서 상냥한 사람으로 변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전에는 제가 좀 냉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나 봐요. 집에서 육아를 전담하던 아내의 기분도 알 수 있었죠. 그동안 너무 가정을 돌보지 않았구나 싶어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오랜 세월 아이들 도시락을 싸다 보니 노하우가 생겨, 싱글 대디를 위한 요리 교실을 열어볼까 고민했다는 다카하시 씨는 본인 스스로도 그 변화에 놀랐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인지,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상황을 헤쳐나간 덕분인지 아이들은 훌륭하게 성장해 사회인이 됐다.
조기 은퇴 후 쌓은 세컨드 커리어
다카하시 씨는 열정을 다해 다니던 제약회사를 57세에 조기 퇴직하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회사로 전직했다. 보통 은퇴 후 재취업을 한다면 경력을 살려서 가기 마련인데, 영업과 어린이집 운영이라니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채용 업무를 담당하는 직무로 재취업하게 됐습니다. 제약회사 인사부에 있었을 때 채용과 연구 관련 업무를 맡았는데요. 인사부에서 쌓은 채용 스킬과 지식을 바로 적용할 수 있었어요. 물론 영업을 했던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유아교육학과를 방문해 대학 교수나 학생들에게 어린이집을 홍보하기 위한 영업도 필요했거든요. 제약회사 다닐 때 병원을 방문해 어떤 의사에게 영업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과 같은 맥락의 마케팅 업무였어요. 가장 도움이 된 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에요. 사람을 만나는 업무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죠.”
그간 힘닿는 데까지 일한 결과 전직한 회사에서도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다카하시 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점과 점의 연결, 즉 현재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하고 있는 노력(점)이 미래에 어떤 형식으로든 연결된다’고 말한 것이 떠올랐다.
그는 어린이집 운영 회사를 8년 정도 다니다 독립해 개인사업자로 등록했다. 여전히 어린이집 보육교사 채용을 위해 대학교를 방문해 영업 활동을 한다. 보육교사와 어린이집을 연결하는 헤드헌터로 거듭난 것이다.
시니어 N잡러를 위한 지침서
거기에 세컨드 시니어 컨설턴트라는 또 다른 직업을 선택해 투잡을 시작했다. 그는 시니어의 두 번째 커리어 지원을 위한 전문 컨설턴트로서 세미나를 열고 있다. 두 번째 커리어를 찾는 시니어 5000여 명을 강사로서 만났다. 세미나에 참여하는 수강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물었다.
“정년을 앞둔 사람이 많죠. 100세 시대라면 향후에도 20~30년 동안 일해야 하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해하는 분들이 오세요. 가본 적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거라 당황스러울 거라 생각합니다.”
은퇴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던 다카하시 씨는 이들을 위한 지침이 필요하다고 여겨 ‘정년 1년째를 위한 교과서’라는 책을 출간했다. 퇴직 후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방법, 고독을 해소하는 방법, 정년 후 평생 현역을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책에 담았다. 다카하시 씨는 ‘강점 시트’를 만들어 특기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점이 중요한 이유가 뭘까?
“정년을 앞두면 정년 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을 가지게 돼요. 하지만 시니어들은 젊은 사람에 비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실패 경험도 있어요. 이 안에 자신의 강점이 반드시 숨어 있기 마련입니다. 남들이 봤을 때 굉장한 것도 자신은 당연하게 여겨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나의 강점, 오리지널리티에 맞는 일을 찾는 건 시니어에게 더욱 유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N잡러’라는 단어가 몇 년 전부터 나왔지만, 안타깝게도 고령자의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 노무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정년 전·후를 불문하고 부업·겸업을 장려한다. 사원이 다양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기업이 실시하는 부업·겸업 장려책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표하라고 추천할 정도다.
다카하시 씨는 보육교사를 어린이집 운영 회사에 소개하는 헤드헌터, 정년 후 커리어를 제안하는 세컨드 시니어 컨설턴트 강사, 출판을 통해 작가라는 스리 잡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정년 1년째를 위한 교과서’ 출간 이후에는 실제로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는 의견을 많이 받고 있다. 일본도 한국도 젊은이들처럼 정년 후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N잡러가 된다면, 시니어가 행복해질 가능성도 커지지 않을까. 시니어가 행복해지면 잔잔한 호수에 던진 조약돌로 물결무늬가 번지듯 사회의 행복 지수도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독 속에서 외로움을 채워줄 비밀스러운 친구를 찾는 고령자들의 성과 사랑에 대한 외침이다.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라면 먹고 갈래요?”의 일본 버전이랄까.
주인공 마나는 젊은 나이지만 ‘티 프렌드’(Tea Friend)라는 노인 전문 성매매 클럽을 만들었다. 65세 이상 여성들을 모으고 신문에 ‘차 마실 친구 구해요’라는 광고를 내 콜걸 서비스를 알선했다.
2023년 소토야마 분지 감독의 ‘차 마시는 친구’(茶飲友達, ちゃのみともだち)가 개봉했다. 일본에서 차 마시는 친구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허물없는 친구와 노후에 만난 부부다. 이 영화의 경우는 후자다.
놀랍게도 2013년 일본에서 고령자 성매매 클럽이 적발돼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소토야마 분지 감독은 “이 뉴스를 보고 ‘법에 저촉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적발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흔들림을 느꼈고, 이를 영화에 담아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순간이라도 꿈을 꾸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언제부터 노인에게 성과 사랑이 ‘꿈’이 된 걸까.
“성생활에 정년퇴직은 없다”
KNN 다큐멘터리 ‘노인의 그늘, 1부 황혼의 유혹 性’은 ‘성욕은 늙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본에서 고령자 전용 성매매 클럽이 적발된 건 놀랄 일이지만, AV 시장에서는 이미 고령 포르노 배우가 있을 정도로(도쿠다 시게오는 59세에 시작해 83세에 최고령 포르노 배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노인의 성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그런데 과연 이들에게 성생활이란 몸을 섞는 관계만을 말하는 걸까? 본능에 따른 욕구를 채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걸까?
일본 청년관 결혼상담소는 실버 미팅을 주최해 고령자들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한다. 이곳에 참가한 사람들은 “노후에 함께 취미를 즐기며 지낼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결혼이나 성관계가 목적이 아니라 서로 좋아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아라키 치네코 덴엔초후대학 복지학과 교수는 KNN과의 인터뷰에서 “노년기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사회가 고령자의 연애에 관심을 가지거나 응원하고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고령자의 연애에 대해 아직은 걱정 어린 시선이 더 많다. 라이플 개호는 “부모님이 요양 시설에 입주했는데, 입주자끼리 연애를 한다고 들었다”며 걱정하는 자녀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다케야 미나코 시니어 라이프 컨설턴트는 “고령기에 연애 감정이 싹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노인의 성과 사랑에 대한 욕구가 반드시 성관계를 뜻하는 건 아니다. 남은 생을 함께할 친구이자 파트너라는 관계가 더 중요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애는 고령자에게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아주기도 하지만, 상실감으로 인한 의욕 저하를 가져오기도 한다. 다케야 미나코 컨설턴트는 “가족이라면 비난보다 지지를 해주고, 연애 감정이 나이와 관계없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한다”면서 “연애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지켜봐 주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면 시설과 상담한다. 연애가 발전하는 것 같다면 상대 가족과도 협력 관계를 만들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에너지컨설턴트사업단’은 서울시 내 공공시설 및 학교의 에너지 진단과 컨설팅 일을 한다. 다양한 경험과 사연을 가진 이들이 에너지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열정 넘치는 이경구(59) 씨는 눈길을 끄는 존재다.
지난해 은퇴한 이경구 씨는 정보통신 대기업에 무려 34년간 몸담았다. 정보통신 연구 일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및 지자체 B2B 마케팅 업무를 수행했다. 열심히 살아온 그는 ‘은퇴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이 넘쳤고 인생 2막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터. 그는 한국형 전직지원 전문 업체 이음길HR을 찾았다.
전직을 위한 교육을 받으면서 이경구 씨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보람일자리를 알게 됐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나온 강사들은 다양한 보람일자리를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남부캠퍼스의 에너지컨설턴트사업단이 그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당시를 회상하며 “귀에 딱 꽂혔다”라고 말하는 이경구 씨.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 경력을 살려 에너지 컨설턴트 업무와 연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통신업에서 에너지 컨설턴트로
에너지 컨설턴트는 무슨 일을 할까. 서울시에서는 ‘2050 탄소 중립’의 일환으로 노후 건물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시행 중이다. 에너지컨설턴트사업단은 그 과정에서 꾸려졌다. 사업단은 서울시 내 공공시설 및 학교 건물의 리모델링 전후 에너지 사용량과 손실량을 실측하고, 에너지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모니터링 보고서를 작성한다.
“5명이 한 팀을 이뤄서 활동하고 있어요. 학교 같은 경우에는 점검해야 할 사항이 많아서 8명이 투입됩니다. 팀으로 움직이면서 협력하다 보니 장점이 많아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고, 배우는 부분도 많죠. 우리는 벽·지붕·창문 등이 단열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이 잘 작동하는지, 환기 시설 장치를 잘 사용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합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산출하는 역할을 하지요. 데이터 시스템을 활용하긴 하지만 수학적인 부분도 필요하고,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이경구 씨는 주로 경로당과 학교를 방문했다. 방문 전에 미리 연락을 드리고 사업을 설명하는데, 경로당의 경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거냐”, “우리는 필요 없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돌아오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방문하면 어르신들이 매우 환영해주고, 에너지 점검을 하는 모습을 멋있게 봐주신다. 이경구 씨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경로당에 갔을 때 기기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어르신들이 몰라서 못 쓰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설명해드리면 정말 좋아하시죠. 성북구 종암동 제2경로당을 찾았을 때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어머님들이 햇빛·빗물 가리개 처마, 완만한 경사로 등을 만들어달라고 하신 거예요. 그런데 제 영역이 아니어서 도움을 드릴 수 없었어요. 어르신들께서 불편해하는 상황을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웠습니다.”
친환경 운동에 앞장서다
세계적으로 폭염·열대야·홍수 등으로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경구 씨는 앞으로 에너지 절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에너지 컨설턴트가 많이 양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소 분리수거도 철저하게 하는 편이고, 경유 자동차를 타다 2년 전에 수소 자동차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사소하지만 환경에 관심이 높은 편이었는데, 그런 관심이 모여 지금의 에너지 컨설턴트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활동 기간이 끝난 후에는 에너지 컨설턴트 전문가로 성장해 중장년 세대와 함께하는 지도자(강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이 전국적으로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해 8월 31일은 이경구 씨가 퇴직한 지 꼭 1년 된 날이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긴 그는 “제가 하는 일이 작은 일이겠지만 모여서 큰 일이 될 수도 있고, 미래 지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이 먹어서도 계속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보람일자리 참여를 적극 독려했다.
“초고령사회가 다가옵니다. 인생 2막을 의미 있게 살고 싶다면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에만 있지 말고 더 열심히 배우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한다는 거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정보 공유가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이 사회에 공헌하고 기여하는 일을 하면서 보람 있게 살아갑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하 재단)은 중장년의 직업전환과 재취업 지원을 위한 ‘4050 직무훈련’ 과정을 모집한다.
‘4050 직무훈련’은 직업역량 강화를 통해 (재)취업할 의지가 있는 서울시 중장년(40~64세)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신청 가능하다. 과정별로 서류와 면접 전형을 통해 취업의지, 역량 등을 평가해 최종 선발한다. 1차 모집은 14일 오전 9시부터 50플러스포털을 통해 진행한다.
모집 분야는 △약국사무원 △스마트폰 활용지도사 △웨딩플래너 △역사문화체험강사 △병원행정사무원 △소자본 온라인 마켓 창업 △정리수납 컨설턴트 △파파크루 드라이버 △디지털 금융교육 강사 등 9개 과정으로 나뉜다.
참여자는 선발을 거쳐 직무 특성에 따라 10회 차 내외로 평균 30시간, 많게는 80시간까지 직무훈련을 받는다. 업체로 직접 취업이 연결되는 분야는 직무훈련 후 일자리 매칭을 지원한다. 일부는 소정의 직무훈련 시간 이수 후 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활동 가능하다.
재단은 2023년 ‘서울런4050’을 통해 6055명에게 직업역량·디지털 전환교육을 제공했다. 직무훈련을 통해 106명에게 일자리를 연계했고, 교육 참여자의 만족도는 92.57%에 달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서울런4050’은 △일자리 지원 △디지털 전환 교육 △생애 설계·노후 준비 △직업역량 교육 △인프라 조성 등 5개 분야(48개 사업)를 통해 중장년 세대가 일자리와 역량은 높이고, 미래 걱정은 줄이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직무훈련 후에는 취업 컨설팅·일자리 연계 등 패키지형 종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제고하고, 관련된 기업·직군·직무의 취업 정보 등을 제공해 실질적인 취업률도 높일 계획이다.
향후 재단은 서울런 시니어멘토단, 방위사업체, 인테리어, 중고차 진단평가 전문인력, 돌봄교사 등 중장년 관심 분야의 직무훈련을 순차적으로 개설해 연간 총 900여 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과정별 모집과 관련한 세부 정보는 50플러스포털에서 확인하면 된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장은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4050 직무훈련’은 중장년이 안심하고 일을 배우고,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든든한 일자리를 발굴하고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수료가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슨 일을 해도 잘 풀린다’ 싶은 사람이 주변에 한 명쯤은 있다. 10여 년간 정리수납 컨설턴트로 일한 정희숙 대표는 수많은 장소를 재구성하며 소위 ‘잘되는 사람’의 철학을 몸소 느꼈다. 그들의 공간에는 삶의 품격이 묻어난다. 신간 ‘잘되는 집들의 비밀’에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좋은 집 이야기가 담겼다.
정리수납 컨설턴트. 물건을 제자리에 두는 일을 전문으로 한다. “아니, 그게 무슨 전문가야?” 혹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데 왜 돈을 주고 사람을 써?”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단순히 방에 널브러진 옷가지를 개 넣고, 흩어진 컵들을 차곡차곡 쌓는 게 아니다. 자기도 모르는 새 물건에 포위된 채 현실에 치여 사는 사람들이 ‘품을 것’과 ‘버릴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새 삶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돕는다. 공간을 정리하며 생활 속에서 안고 살아가는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고, 인생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뒀어요. 그저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잘 키우는 게 곧 나의 성공이라고 여겼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점점 가족에게 집착하게 되더군요. 남편을 채근하고 아이에게 엄격해지더라고요. 행복해지려고 결혼했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가 지속됐고, 고민만 하다 마흔이 됐어요. 우연히 조카가 ‘이모, 정리 잘하잖아’라면서 이 직업을 소개해줬어요. 뭐든 해야겠다 싶었죠. 가정이 아닌 에너지를 쏟을 다른 창구가 절실했기 때문에, 그 길로 관련 강의도 듣고 서적도 열심히 읽었어요. 그제야 진짜 독립했다고 느껴졌어요.”
더 행복해지기 위한 연습
정 대표는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죽은 공간을 쓸모에 맞게 되살린다. 의뢰를 받으면 직접 찾아가 집을 눈으로 보고, 꼼꼼한 상담을 통해 집주인의 현 상태를 파악한다. 다음 방문 때는 가구 배치를 새로 하고 모든 물건을 한 번에 쏟아낸 뒤 종류별로 구분한다. 동선, 취미, 습관, 직업에 따라 가장 적절한 수납 방식을 의논하고 선별한 물건을 차례로 포갠다. 10명 남짓의 직원들과 짧으면 하루, 길게는 일주일이 꼬박 걸린다. 작업을 완료하고 나면 고객들의 눈이 놀라움과 기쁨으로 휘둥그레진다.
지금까지 5000여 채의 집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상황과 사람을 마주했다. 기억하기 위해 공간을 방치한 사례도 있다. 대기업 임원 부부가 살고 있는 40평대 아파트를 찾아갔을 때 일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테니 정리에 손을 못 대는 게 이해되지만, 왠지 짐이 의식적으로 방치된 것 같았다. 식재료 대부분의 제조일이 5년 전에 멈춰 있었다. 집에서 잠만 잔다는 부부의 공간에 오래된 제빵 기계들도 눈에 띄었다. 손수 빵이나 과자를 구워 먹기도 했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묘한 생각은 아내 지현 씨의 ‘정리가 필요한 건 집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계기로 더욱 선명해졌다. 5년 전 초등학생이던 아이가 세상을 떠났단다.
“그제야 왜 집이 통째로 방치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됐어요. 대화 주제의 반 이상이 아이였던 부부인데, 이젠 대화도 끊겼대요. 지현 씨는 먼저 잠든 남편의 하얗게 센 머리를 보고 정리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둘 비워지는 방들을 보며 지현 씨는 다양한 표정을 지었어요. 제빵 기계를 내놓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얽혀 있던 감정과 같이 잘 마무리했습니다. 이렇듯 정리는 기술적인 부분도 포함되지만 켜켜이 쌓인 각자의 추억과 흔적도 함께 어루만져주는 일이라 믿어요.”
‘한국형’ 정리의 필요성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몇 년 전 일본의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가 한 충고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정리수납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정 대표는 무조건 버리라는 말은 한국 사람들에게 적합하지 않단다. 정이 많고, 한이 있고, 덤을 좋아해서다. 우선 어떤 물건이든 들이기 전부터 신중해야 하고, 잘 쓸 수 있도록 환경을 재구성해야 한다. 자기만의 공간을 잘 꾸릴수록 내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나 명예를 이룬 사람들은 이미 정리를 실천하고 있다. 평소에 꾸준히 집을 관리하다 계절이 바뀌는 등 일정한 시기가 되면 전문가에게 의뢰한다. 그들은 의외로 화려함보다 단순함을 추구한다. 무작정 쌓인 물건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걸 잘 안다. 대신 가치 있는 물건을 엄선해 소중히 다룬다. 신간 ‘잘되는 집들의 비밀’에서는 철학과 소신을 담고 있는 공간의 구체적인 특징과 비결을 풀어냈다.
“공간을 다루다 보면 시간에 대해서도 고찰하게 됩니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생각은 꼬리를 물고 삶의 문제와도 맞닿아요. 감당하지 못할 물건을 사들이고, 저장해두기만 한다면 불필요한 비용을 계속 치르게 됩니다. 좋지 않은 감정과 습관이 함께 몰려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되죠. 정리는 돈 많고 짐이 많은 연예인, 인플루언서, 부자들이 하는 거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어요. 누구나 공간과 여유의 비율이 맞지 않는다면 정리가 필요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데 영감을 얻고 싶다면, ‘언젠가 쓸지도 모른다’며 계속 두지 말고 적절히 비워보세요. 과거는 가슴에 품고 인생 2막을 살아보자고요!”
2023 서울시 보람일자리 성과공유회가 15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참여자가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의 한 해를 재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보람일자리는 연륜과 전문성을 지닌 중장년에게 지속적인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안정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이다. 2015년 442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2023년 5149명이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참여자 수와 규모가 증가해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환기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서울런4050’의 일환으로 생애전환기인 40대도 참여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시대에 발맞춰 문화·예술·미디어, 환경 분야를 강화해 ‘중장년미디어활동가’, ‘도서관지원단’, ‘에너지컨설턴트사업단’ 등을 신설해 새로운 일자리 경험을 제공했다.
이번 행사는 신규 사업 중 하나인 중장년미디어활동가 분야의 참여자였던 윤이다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오프닝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을 모티브로 한 ‘케이휠댄스프로젝트’ 팀의 공연이 펼쳐지며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후 장애인사업지원단 이지선 씨와 빗물관리지원단 김효 씨의 개회선언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성과보고를 맡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성수 사업운영본부장은 “서울시 보람일자리는 중장년이 자신의 경력을 발휘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사회적 소속감을 얻는 동시에 적정한 근로시간을 통해 여가 활동을 겸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중장년 시민들에게 최적화된 서울시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특히 올해 출산·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거나 가구 여건 등으로 정규 일자리를 갖기 어려웠던 40대 여성들의 참여가 많았다. 보람일자리 경험을 발판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와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런4050 시행으로 234명의 40대 참여자가 보람일자리와 인연을 맺었다. 한국통계연구소 의뢰 조사 결과, 중장년 참여자들은 높은 만족도(86.8점)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참여자들과 함께 호흡했던 활동처(92.9점)와 최종 수혜자인 시민(95.3점)들의 만족도도 또한 상당히 높았다.
이날 행사에 축사를 위해 참석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참여자와 수혜자들의 반응과 만족도가 좋은 만큼, 계속되는 사업을 통해 많은 분들이 함께해나가며 더 큰 기쁨과 보람을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서울시 또한 지난 1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사업을 잘 챙겨나가겠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이어진 ‘2023 보람일자리 유공자 표창’ 순서에서는 분야별 총 37명의 유공자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후 시각장애인생활이동지원, 건강코디네이터, 소상공인온라인홍보마케팅 분야 참여자들이 단상에 올라 좌담 형태로 활동 우수사례를 나누는 것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한편 2023 보람일자리 사례집 ‘모두를 위한 내 꿈. 다시 뛰자, 보람일자리’를 통해 참여자 및 활동처, 수혜자들의 더 자세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해당 사례집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홈페이지 또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매거진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온·온프라인 기사로도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