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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인생] 아름다운 차인(茶人) 오양가, 한국 다도 전파를 위한 숭고한 발걸음
- 올해로 차납 서른을 맞이한 경희대학교 오양가(吳洋嘉· 60) 겸임 교수. 불가에서의 나이를 ‘법랍’이라 하듯, 그녀는 차를 만난 이후 나이를 ‘차납’이라 한다. 짙게 우러난 그녀의 다도 30년은 그윽한 향으로 우리 문화 곳곳에 번지고 있다. ‘차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뇌와 시련도 ‘차인’이라는 사명감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오양가 교수의 다도 인생을 돌아봤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재능과 감성 어린 시절 어머니는 늘 차를 우려 그 향과 온기로 손님을 맞이했다. 그런 어머니를 도와가며 자연스레 차를 가까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땐 그것이 그저 평범한 우리나라의 예절인 줄로만 알았다. “성인이 되고, 행다(行茶)를 처음 봤을 때 ‘아, 내가 고향에 돌아왔구나!’라고 느꼈어요. 어릴 때 어머니랑 늘 하던 건데, 내가 그동안 서양문물에 젖어 다 잊고 살았구나. 내가 왜 플루트를 사랑하고 클래식을 더 고상하다 생각했을까? 그런 깨달음이 있은 후 우리 전통문화가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플루트보다 대금을 더 사랑하게 된 거죠.” 어머니가 끼친 영향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때 무용가로도 활약했던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은 오 교수는 무용을 비롯해 발레, 체조, 양궁, 펜싱, 미술 등 다재다능한 끼를 발휘했다. “차는 ‘찻상에 표현되는 종합예술’과도 같기 때문에 우리 문화 전반에 대한 지식은 물론, 그와 어울리는 음악, 꽃꽂이, 손놀림, 복식, 도기 등 갖춰야 할 영역이 많죠.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키워온 재능들은 제가 다도를 하며 다양한 영역을 복합적으로 아우르는 데 큰 힘이 됐어요. 어머니는 조개껍데기를 밥그릇으로 사용하시는가 하면, 돌담 밑에 달맞이꽃을 한 아름 키워 서치라이트처럼 꾸며놓곤 하셨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표현하신 분이셨어요. 그런 어머니의 감성이 제가 하는 모든 것들에 접목됐고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됐죠.” 격을 지킨 사람만이 그 격을 파할 수 있다 한국의 차 문화 보급을 위해 달려온 30년. 행다를 익히고 기본을 갖추기까지 10년, 다도를 연구하고 자신의 다법을 정립하는 데 10년, 그리고 창작 다법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익히는데 10년. 오 교수의 30년은 그렇게 정직하게 흘러갔다. “처음 10년은 좋든 나쁘든 배운 것을 거스르지 않고 똑같이 연습했어요. 혼자 차를 마실 때나, 아들에게 차를 줄 때나 누구를 만나도 순서를 지켜 차를 올렸죠. 절대 차를 쉽게 보지 않고, 그 누구보다 기본에 충실했어요. 기본이 배어 있어야 잘못된 것을 파악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계(契)도 지킨 사람이 파할 수 있듯, 무언가를 엄격히 지켜보고 행한 사람만이 필요에 의해 그 격을 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도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지를 경험해볼 필요가 있고, 그 후에 격을 파하고 자신의 것을 정립할 수 있어요.” 그렇게 10년이 지나고, 가장 한국적인 다도를 정립하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하지만 다도가 언제 어디서 왔는지, 또 그 순서와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기록된 문헌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때 들어온 다도를 우리 전통의 다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죠. 하지만 일본에서 왔다 해서 ‘이건 안 해’가 아니라, ‘우리만의 것으로 가장 한국답게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차 다(茶)’ 자만 보이면 다 챙겨 봤고, 공부가 될 때마다 방향과 순서를 바꿔가며 그 행위에 대해 연구했죠. 다도를 하는 데 물 넣고, 차 넣고, 우리는 것은 전 세계가 같지만, 그 퍼포먼스 속에 한국의 생각, 한국의 몸집, 한국의 철학, 한국의 예술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누구와 견주더라도 자신 있으니까요.” 손끝에서 느껴지는 한국의 숨결 오 교수는 행다에서 보이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한국의 사상과 멋을 담아내기 위해 깊은 고뇌와 마주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그릇을 엎으면 그 집의 살림을 엎었다.’ 해서 그릇을 엎어두지 않았죠. 그런 풍습이나, 어른들의 이야기도 한국의 문화이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제 다법에 적용했어요. 그래서 일본 다도는 엎어놓은 잔을 바로 세우는 데서부터 시작하는데, 제 다법은 잔을 바로 세워둔 상태에서 시작하죠.” 오 교수의 행다를 본 이들은 그녀의 평온한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매료되곤 한다. 특별할 것 없이 스쳐 지나가는 동작 하나에도 뜻이 있고, 오 교수의 생각과 노력이 담겨 있다. “손놀림 하나에도 한국의 온화함과 곡선의 미를 살리려 했어요. 이 세상에 아무런 기물이 없을 때 인간이 물을 마시려면 어떻게 했겠어요? 양손을 모았겠죠. 거기서 영감을 받아 잔을 잡을 때도 옹달샘 담아내 듯 양손으로 잔을 감싸요. 다기를 잡을 때도 내가 아이를 안았을 때처럼 편안한 모습을 하려 하고, 손동작 할 때도 초가집의 곡선을 형상화하곤 했죠. 그렇게 무언가가 정립될 때마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연습을 끊임없이 했어요. 당시엔 집에 전신거울이 없었는데, 밤이면 베란다 유리창이 제 거울이 됐죠. 밤이면 유리창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어디가 비뚤어졌는지,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게 곡선을 표현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또 연습했어요.” 사람의 본질을 사랑하게 하는 매개체, 차 전통문화를 전수받는 이들은 스승의 손사위뿐만 아니라 그의 철학과 기풍까지 고스란히 담아내야 한다. 오 교수는 그런 제자들에게 ‘본질을 바라보는 눈과, 진심 어린 마음’을 강조한다. “손동작과 기교는 연습시키면 누구나 흉내는 낼 수 있어요. 하지만 영혼 없는 몸짓은 한낱 껍데기에 불과하죠. 사람의 본질을 바라볼 줄 아는 혜안과 그를 향한 진심을 겸비해야 해요. 육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죠. 겉으로 드러난 그 사람의 스펙이나 환경, 액세서리를 다 거둬낸 본질 있잖아요. 그걸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해요. 그 안목을 키우려면 ‘수신(修身)’ 즉, 자신을 다스리고 반성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죠.” 사람을 위해 차가 존재하는 것이지, 차를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 터. 무엇보다 사람을 향한 마음이 중요하다. 그 마음을 차를 매개로 전하는 것이 다도의 본질이며, 그 속에서 차 문화의 아름다움이 꽃필 수 있는 것이다. “차는 그저 마셔서 입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원활히 하고 그 마음을 달래는 데 의미가 있어요. 다도를 통한 수신은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차를 매개로 상대를 만났을 때 함께 이루어져요. 내 인격체가 반듯하고 교양을 갖추었을 때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원활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함께 마음을 다스리는 거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처럼 다도를 통해 수신을 이루고, 그 문화가 번지면 곧 자신의 마음을 아름답게 해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데 의미가 있어요.” 존재의 이유, 차 그리고 가족 “그냥 전부 같아요. 내 인생의 전부. 가족 외에는 다 차였으니까요. 차가 머릿속에서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어요. 어디를 가서 무엇을 보더라도 다 차로 귀결됐어요. 지금 보면 차에 너무 심취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다른 취미도 즐기고, 모임도 가고 했을 수도 있었는데 그런 생활이 전혀 없었어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차에만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어쩜 그렇게 차만 바라볼 수 있었을까요? 내 청춘을 오로지 차에 미쳐 보내고 나니, 어느새 나는 늙어서 환갑이 돼버렸지 뭐예요. 돌이켜보면 ‘나도 참 힘겨웠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때는 힘들다는 것을 느끼지도 못할 만큼 차에 몰입해 있었지만요.” ‘차인’으로서 안아야 했던 힘겨운 세월에 가장 버팀목이 되어 준 것 역시 ‘차인’이라는 사명감이었다. 그리고 차인으로 살아온 세월만큼 엄마로, 아내로 살아온 오 교수에게 ‘가족’은 늘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자신의 존재의 이유는 오로지 ‘차’와 ‘가족’이라고 말하는 그녀. 하지만 차에 몰입했던 세월만큼 가족과 함께 나누지 못한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늘 미안한 마음이다. 차가 있는 곳엔 늘 향이 함께 했기에 과거 우리 선비들은 향을 사르고 차를 마시며 꽃과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네 가지 아취(雅趣, 고아한 취미) 있는 일로 꼽았다. 그동안 차인들의 노력으로 차 문화는 뿌리를 내려 뻗어가고 있는데, 향은 아직 그 쓰임과 문화에 대해 생소해 하는 이들이 많다. “차가 있는 곳에 향이 있고, 향이 있는 곳에 차가 있어요. 늘 함께 하죠. 하지만 항상 차를 해 오면서도 ‘향’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동안은 차를 연구하고 계승, 발전시키는 것에 바빠 향을 더불어 하기 어려웠으니까요. 이제는 향에 대한 갈증을 채워보려 해요. 앞으로는 다도를 해왔듯 향도를 해나갈 계획이에요.” 한국의 향도는 활발한 태동을 일으키고 있다. 오 교수 또한 지난 자신의 다도 발자취를 거슬러 그 시작과 나란히 향도 문화 전파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처음 하는 일에 대해 두려움은 없어요. 어떤 일이든 처음은 있는 것이고, 두 번 세 번 하다 보면 프로가 되는 거잖아요. 향도 시연을 창작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다도가 그랬듯 향도 역시 기본을 익힌 후 연구를 통해 창작해야 해요. 대만이나 중국, 일본의 향도를 살피고 공부를 해서 가장 한국적인 향도를 탄생시켜야죠.” 차인(茶人) 30년 세월이 내게 남긴 것 “전통문화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고독하죠. 남이 알아주지 않고, 돈도 안 되고. 외로운 자기와의 싸움이에요. 오로지 차 문화 보급을 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초등학교 운동회부터 OECD 장관 접빈 다례, 조정사신연 행사 등 수많은 행사를 치러냈지만 정말 힘든지 모르고 했어요. 거의 자비로 봉사하다시피 해왔지만, 그날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차 문화가 있다고 생각하면 흐뭇하고 그 자긍심은 이루 말할 수 없죠.” 행사장 테이블에 마련된 차를 즐기는 것이 이제는 생소한 문화가 아니다. 이처럼 ‘티 테이블 셋팅’ 에 대한 익숙함이 싹트기까지 오 교수는 끊임없이 곳곳에 다도의 씨앗을 심고, 애정의 물줄기를 적셔주었다. 모든 것을 바쳐 한국의 다도를 각인시켜 왔지만, 정작 오 교수 자신은 소박하게 남길 바랐다. “나중에 우리 후배들이 나를 떠올렸을 때 ‘아, 오양가 선생님은 참 아름다운 차인이었어’라고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그저 그렇게 ‘아름다운 차인’으로 남았으면 해요.” 천의보다법은 차문화와 우리나라 보자기문화를 접목한 오양가 교수의 창작 다법이다. 천의보라는 명칭은 하늘의 보배로운 옷자락이라는 뜻으로, 복의 기원과 함께 소중한 기물을 싸는 보자기에 차를 우릴 다완(茶碗, 차를 마실 때 쓰는 그릇)을 싸 더욱 귀중함을 나타냈다. 보자기를 싸면 상보를 대신하고, 펼치면 찻상이 된다. 행다 시에 중복되는 행위와 기물을 최대한 줄여 절제미와 단순미가 돋보인다.
- 2015-01-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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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어머니] '행복한 예술가의 초상' 故 박완서 작가의 맏딸 호원숙씨
- ‘예술가란 아름다운 것들을 창조하는 자다. 예술을 나타내고 예술가를 감추는 것이 예술의 목적이다.’ 글을 시작하기 전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의 아름다운 구절은 꼭 인용하고 싶었다. 아주 오래전 어머니가 글을 쓰기 전 그 빛바랜 책을 들고 있으면 정말 빛이 난다고 느꼈다. 어린 마음에도 언젠가는 어머니가 아름다움을 창조할 날이 올 거라고 믿었고 그 믿음은 이루어졌다. 어머니에 관한 글을 쓰면서 ‘행복한 예술가’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어머니에 대한 최상의 찬사라고 생각했다. 현대문학의 어머니 故 박완서(朴婉緖· 1931~2011) 작가. , 등 따스한 작품들로 사랑받아온 그녀도 작가이기 전 다섯 아이의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 박완서와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한 이가 있으니, 그녀의 맏딸 호원숙(扈源淑·61)씨다. 호씨가 말하는 어머니 박완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봤다. 문학의 세계로 들어가신 나의 어머니 1970년 마흔 살의 나이에 소설 으로 등단한 박완서 작가.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호씨는 어머니가 세상에 알려진 그날이 ‘혁명’과도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화려한 혁명이 휩쓸고 간 다음 날의 허전함처럼, 그녀도 남모를 상실감에 마음을 앓아야 했다. “예전부터 ‘나는 박수근에 대한 글을 쓸 거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아 올 것이 왔다’ 생각했죠. 이미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어머니였지만, 어쩌면 그 이상일 거란 막연한 예감이 들었어요. 을 읽고 ‘이건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다. 그저 소설일 뿐’이라는 건 알았지만, 도리어 그것이 ‘이제는 어머니가 우리만의 어머니가 아닌 문학의 세계로 들어가셨다’는 깨달음을 줬죠. 그 깨달음이 저에겐 상실감을 안겨줬고, 어머니가 전과 다르게 행동하시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식구들의 저녁상을 차리기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언덕을 오르내리셨죠.” 가장 평범하고도 가장 비범했던 어머니 박 작가는 한 강연에서 “마흔 살까지의 보통 여자의 삶의 경험을 지금도 파먹고 있다. 그동안 많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글을 쓰지 않고 보통으로 산 세월이 길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평범한 엄마로 살아온 넉넉한 경험들이 녹아나 그녀의 작품에 온기와 생명력을 더한 것이다. “어머니는 40세에 글을 쓰셨고, 이미 다섯 아이의 엄마였어요.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과 자식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그 시대의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셨어요.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 갑자기 그런 생각들을 하신 건 아니에요. 언젠가는 쓰려고 했던 인물이나 소재, 모티브 등을 다 어머니의 머릿속에 저장해 두셨어요. 어머니는 어쩌면 태생적인 작가였을지도 몰라요. 만나는 이웃이나 집에 일하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층을 두지 않고 모두 인격적으로 대접을 해주셨어요. 그렇게 따뜻한 만남을 가졌던 인물들의 캐릭터가 모티브가 돼 문학 속에서는 특별한 인물로 다시 태어난 거죠.” 엄마의 말뚝 박완서 작가의 수많은 작품은 사람들의 정치적 사회적 무관심을 일깨워주는 보드라운 각성제와도 같았다. 호씨는 문학에 대한 어머니의 강한 소명의식이 일궈낸 산물이라 말했다. “어머니는 40년 동안 단편, 장편, 수필 등을 끊임없이 글을 내시면서 당시의 화제작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어요. 항상 시대상을 읽으면서 쓰셨기 때문이죠. 그 시대의 아픔이나 갈등, 문제점, 인간성이 파괴되는 모습을 지나치지 않고 어떠한 형태로든 글을 쓰셨어요. 신문 연재소설도 쓰셨는데 산업화 과정에서 피폐해지고 자신을 잃어버린 이들이 어떻게 하면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셨어요. 문학을 통해 세상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소명의식이 강하신 분이셨죠.” 에서 어머니는 딸에게 ‘신여성’이 될 것을 강조한다. 여기서 신여성이란 공부를 많이 해서 이 세상의 이치에 대해 모르는 게 없고 마음먹은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여자를 말하는데, 그녀 역시 교육을 통한 자존감 확립에 가치를 두었다. “공부를 해서 자존감을 찾고 자유로운 여성이 되는 것이 곧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 말씀하셨어요. 그렇다 해서 ‘공부해라’라고 말씀은 안 하셨어요. 늘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셨죠. 저에겐 공부하라는 말 대신 을 읽으라 하면서 재미있는 장면을 이야기해 주셨어요. 저는 그 장면을 상상하다가 그것을 보기 위해 두껍고 글씨가 촘촘히 박힌 책을 읽어냈어요. 그렇게 책을 읽고 나면 ‘아 해냈다’는 승리감이 들기도 했고, 어머니의 칭찬을 받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했죠.” 웃음 뒤에 가려진 어머니의 쓸쓸함 유난히 밝게 웃는 사진이 많은 박완서 작가. 푸근한 미소로 기억되는 그녀지만, 호씨는 시간이 흐른 뒤 읽는 어머니의 글에 숨어 있는 슬픔을 발견할 때가 많다고 했다. 1988년 남편과 아들을 먼저 보낸 가슴 아픈 일이 있기 전에도 그녀의 외로운 감성은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언젠가 을 보는데, ‘아 어머니께서 그때부터 벌써 외로움을 예견하셨구나’ 라고 느꼈어요. 그때는 우리 에게 슬픈 일이 생기기 전이었는데도 그런 외로운 글을 쓰셨더라고요.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이미 70대 노인의 쓸쓸함이라든가, ‘빈 둥지 증후군(자녀 독립 후 부모가 경험하는 슬픔)’ 같은 걸 먼저 느끼신 것 같아요. , 등을 봐도 노년, 중년 이후의 외로움에 대해 많이 쓰셨어요. 근데 그때는 어머니가 외로움에 대해 글을 써도 어머니는 외롭지 않다 생각했었어요. 글은 글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아버지와 남동생이 떠난 뒤 찾아온 외로움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 작가의 책이 나오자 사람들은 ‘이 사람이 슬픔을 극복하고 글로 승화시켰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속하기만 했다. 슬픔이 가시지 않은 어머니의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호씨는 뼈마디가 녹는 듯한 슬픔에 잠겼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자신의 아픔을 쓴 글이 다른 이에게 위로가 된다면 ‘내가 밥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셨어요. 요즘 어머니 작품을 볼때 그 시점을 먼저 봐요. 이 글을 언제 쓰셨는가 보면 그땐 무슨 일이 있을 때였다는 걸 알게 되죠. 작품 속 인물을 통해 그때는 몰랐던 어머니의 감정을 많이 느껴요.” 어머니는 평등주의자 사소한 것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아내는 박완서 작가의 통찰력. 세상 모든 것을 평등하게 바라봤던 그녀였기에 가질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녀의 따뜻한 시선에서 태어난 문학은 삐뚤어지고 모난 우리의 마음을 둥글게 다듬어주었다. “하찮은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대단함, 대단한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하찮음을 단순하게 쓰진 않았어요. 그런면에서 보면 어머니는 평등주의자예요. 잘난 사람도 약한 구석이 있고, 약한 사람도 훌륭함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셨고, 실제로 발견해내는 분이셨죠. 그 발견이 곧 어머니의 문학이에요.” ‘박완서라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한국문학의 축복’이라는 찬사를 받아왔지만 늘 겸손을 잊지 않았던 그녀다. 젊은 작가들과 소통하면서도 그들을 거느리려 하지 않았고, 상석보다는 함께 둘러앉아 대등하게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어머니는 혼자 높은 자리에 앉으려 하지 않으셨어요. 그 겸손함이 과장된 낮춤이 아니라 진실된 느낌이었어요. 자존심을 세울 때는 당당하게 행동하시면서도 항상 다른 이를 존중 하셨어요. 그런 어머니의 태도가 제 인생에 가장 큰 교훈이 됐어요.” 문학과 일치했던 어머니의 삶 “어머니는 생활과 떨어진 문학을 하신 분이 아니셨어요. 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았고, 그걸 가장 중요시하셨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쓰셨고, 겪지 않았더라도 작가의 모습과 생각을 바탕으로 상상하셨어요. 그래서일까 어떤 인물도 악인도 아니고 완전한 선인도 아니게 쓰셨던 거 같아요. 어머니 작품을 봄으로써 다양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 주셨어요. 그런 인간에 대한 이해가 어머니의 작품이 주는 큰 가르침이죠.” 호씨는 “나는 박완서 작품을 읽으며 성장해왔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어머니가 무척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야말로 한 시대를 같이 살았던 거고, 같이 느끼고 고민 한 모든 것들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해 주셨던 거죠. 어머니의 작품은 그대로 어머니의 역사가 되었고 우리의 역사가 된 거예요.” 어머니와 함께한 행복의 나날들 박완서 작가가 평생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한 이는 그녀의 맏딸인 호씨였다. 호씨는 그런 어머니와의 행복했던 시간들을 담아 책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전에 나왔던 호씨의 책에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이야기와 개인적인 글들이 많았던 반면 이번 책에서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느낀 그리움이 주를 이룬다. “제일 행복했던 기억은 마당을 같이 가꾸고, 피어나는 꽃을 보며 즐거워했던 거예요. 제가 꽃을 사오면 함께 심고, 그 꽃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고, 그런 날들이 가장 행복했어요. 또, 어머니께서 제가 해드린 음식이 맛있다며 칭찬해주셨을 때도 참 행복했고요. 어머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거. 그랬던 나날들이 당시에도 굉장히 소중하고 행복해서 깨질까 봐 두렵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어요. 어머니는 항상 같이 있는 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신 분이셨으니까요.”
- 2015-01-1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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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avo Life Interview] 비극 인생 소년, 희극 인생 노년이 되다 - ‘기부천사’ 황규열 씨(73)
- ※ “이게 진짜 멋있는 삶이지.” TV를 보던 기자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다. 그리고 무릎을 세게 치며 다짐했다. 저 사람을 만나 꼭 우리 독자들에게 소개 하리라. 수천만원 가량의 쌀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황규열 씨다. 그런데 이 양반. 살아온 길이 드라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십시일반 쪼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에게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어머니의 팔이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다친 어머니는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팔이 점점 썩어 들어가다 끝내 하늘의 별이 됐다. 그 때 소년의 나이 7세. 가난이라는 참혹한 공포를 배웠다. 주린 배를 부여잡고 잠을 청한 동생의 몸에서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동생을 부둥켜안은 아버지가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 때 그 소년의 나이 8세. 굶주림의 비참한 최후를 배웠다. 이듬해 새어머니를 맞이했지만 궁핍한 삶은 여전했다. 이복동생 또한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났고, 6·25 전쟁은 그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다. 남의 집 부엌을 내 집같이 드나들며 훔쳐 먹기 일쑤였다. 가난은 학업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학업을 중단한 나이 17세. 사회의 혹독함을 배우기 시작한다. 인생의 세 가지 쓴맛을 20세 이전에 배운 어린 소년은 다짐한다. “내가 어른이 되면 꼭 항아리 한 가득 쌀을 채워놓고 살 거야!” 그로부터 강산이 약 여섯 번 변했다. 남의 밥을 훔쳐 먹던 소년. 눈앞에서 비극을 지켜봐야 했던 소년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됐다. 이제는 밥을 굶을 걱정도 하루를 연명해야 할 걱정도 없다. 그의 다짐처럼 항아리 속에 쌀은 이미 채워지다 못해 넘치고 있다. 그래서 그가 한마디 한다. “이제 항아리는 다 채워졌으니 내 꿈 이룬 것 아니오? 나도 이제 멋있게 살아봅시다.” 드라마 같은 인생, 진짜 멋있는 삶의 주인공은 황규열(73)씨다. ◇ “저런 것이 사람 노릇을 하고 살면, 사람에게 밟혀 죽을 것” 황씨가 어린 시절 동네 어르신에게 들은 말이다. 남들이 본 그의 몰골은 아사(餓死) 직전 이었던 것이다. 집에서는 털어도 쌀 한 톨 나오지 않았다. 남의 집 밥을 훔쳐 먹어서라도 살아야 하는 것은 그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것은 사치였다. 자연스럽게 학업도 중학교에서 중퇴했다. 이제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연명이라는 말이 그의 유년시절을 표현하기 적합하다. 살기 위해 안 해본 것이 없었다. 중학교를 중퇴한 17세부터 몸을 혹사시켜 오로지 돈을 위해 살았다. 나무를 해서 장에 내다 팔고, 동네 저수지 근처에서 품도 팔아 생계를 근근이 이어나갔다. 악착같이 벌었다. 품을 팔아 번 돈으로 소 한 마리. 또 그 소를 팔아 논 3마지기를 살 수 있었다. 아버지께 물려받은 땅을 합치니 총 14마지기나 됐다. 그러나 그곳은 농사를 짓기엔 토질이 너무 좋지 않았다. 오로지 호밀이라는 곡식밖에 심을 수 없었다. 땀으로 힘으로 그 토지를 뒤엎는 수밖에 없었다. 갈고, 엎고, 뒤집어 마침내 벼를 심을 수 있는 땅을 만들었다. 진정한 농부 인생의 시작이었다. ◇ 호사유피 인사유명(虎死留皮 人死留名) “‘호사유피 인사유명’.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처럼 이제는 제 인생도 멋있게 살고 싶었어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잖아요. 돈은 죽으면 없어지는 것이에요. 없어질 바에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고 세상에 이름 한 번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넉넉하진 않지만 밥을 곯을 걱정도, 가난을 걱정 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저 평범한 농부로서 살아오던 황씨였다. 그러나 평범한 그에게 비범한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 때는 1991년 경기 용인시 백암면 시내에서 중학생 시절 벗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이었다. 한 친구가 장학회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한다. 모두들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황씨는 긍정적이다 못해 적극적이었다. “91년 장학회를 만든 해에 아내와 옥신각신한 끝에 쌀 10가마니를 기부했어요. 당시 한 가마니에 5만원 정도 했으니까. 약 50만원 정도 되는 셈이죠.” 첫 걸음이 힘들지 그 다음 기부부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많지는 않은 액수지만 꾸준히 용인시에 온정을 베풀었다. 91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기부한 액수만 200만원. 그는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더 큰 꿈이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할 시기는 자신의 나이 칠순 때라고 생각했다. “‘칠순이니까 7000만원을 기부해야지’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아내를 설득하고 옥신각신한 끝에 그해 1월 5천만원을 기부했어요. 진짜 그때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하지. 그 때 생각이 들더라니까요. ‘아! 이제야 내가 사람노릇을 하고 사는구나’. 그렇게 큰 액수 기부하니 더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다음 달 쌀 백 가마니를 용인시민장학회에 더 기부했죠. 한 500만원 정도 될 거에요. 이만하면 으리으리한 칠순잔치 한 것 아니요?” 황씨는 1년 내내 농사를 지어 얻는 쌀 수확량이 100가마니가 채 안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1년 농사치를 모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내놓은 셈이다. 이러한 행동에 아내도 처음에는 만류가 심했지만, 이제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당신 마음대로 하라는 식이다. 2012년 아내의 칠순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괴짜(?) 기부가’답게 아내의 칠순을 백암면에 쌀 100포대 기부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황씨는 멋쩍은 듯 아내에 대해 얘기한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고맙다고 전화도 오고 하니까, 집사람도 좋아하는 눈치야. 정말 후회 없는 일 한 것 같아요. 잔치는 못해줬지만, 그만큼 인생에 남을 이벤트 해줬으니 멋있는 남자 맞죠?” ◇ 내 고향을 위해 평생 봉사하는 것이 꿈 황씨는 백암면의 슈퍼스타다. 동네 곳곳마다 그의 선행에 경의를 표하는 플랜카드로 가득하다. 또 쌀을 정미소에 맡기면 그를 알아보고 포대값은 받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황씨는 그것 하나하나가 부끄럽다. 그저 자신이 뜻 깊은 인생을 살기 위한 행동 이었다고 생각해서다. “삶을 살아보니 돈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것 같아요. 물론 나누면 더 좋고. 그래서 내 고향 용인에서 평생 봉사하는 것이 꿈입니다. 이제는 봉사의 재미에 맛 들려서 빠져 나올 수도 없어요.(웃음)” 누구나 멋있는 삶을 꿈꾼다. 고난의 유년 시절을 보냈던 황씨가 선택한 멋있는 삶의 방법은 기부였다. 자신과 같은 유년시절을 보내는 젊은이들이 없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는 멋있게 늙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결코 원대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것이다. “멋있게 늙는 것이요? 하하. 두 가지 같아요. 자식에게 위대해 보이는 것. 그리고 남에게 욕을 먹지 않는 것. 그것이 멋있게 늙는 것 아닐까요?”
- 2014-08-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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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병을 고친 수라간 건강음식⑩-연산군] 중년남성 정력 강화에 으뜸 '복분자'
- 열매를 먹으면 요강이 뒤집힐 만큼 소변 줄기가 세어진다 해서 이름 붙여진 복분자(覆盆子). 한방에서는 남성의 정력을 강화시키고 양기를 보하는 약재로도 쓰이고 있다. 복분자는 남성에게는 테스토스테론을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을 증가시켜 남녀의 양기와 음기 보호에 탁월하다. 이뿐만 아니라 기운을 도와 몸을 가볍게 하고 머리가 희어지는 것을 방지하며 눈을 밝게 해 적당량 섭취하면 중장년층의 생활에 활기를 더할 수 있다. 복분자는 원액으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차처럼 우려서 마시거나 복분자주로 담가서 섭취한다. 태생적으로 기운이 강한 사람은 자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고, 당뇨환자의 경우 소화흡수가 빨라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소변을 농축시키는 작용이 있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적게 나오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고, 소변이 잦은 사람이 먹으면 이뇨 작용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는 복분자에 대해 ‘성질은 평(平)하며 맛은 달고 시며 독이 없다.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하고 정(精)이 고갈된 것과 여자가 임신되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다. 또한 간을 보호하고 신장을 기능을 보해주는 작용을 해 야뇨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연산군이 잦은 소변으로 쑥뜸 등을 처방받아 증상을 치료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러한 경우 복분자를 술이나 음식, 차로 먹는 것도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연산군의 증상에 대해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의 진단을 들어봤다. ◇ “소변이 자주 마렵다? 양기(陽氣)가 부족하고 하초(下焦) 기능이 떨어진 것” - 내의원 진단 장 원장은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은 참으로 불편한 증상이다. 혹시라도 밤에 볼일을 자주 보게 되면,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므로 피로가 쌓여 더욱 큰 문제다”며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은 방광이나 기타 요로계의 괄약근 등이 약해져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하초(下焦)의 기능성이 약해져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랫배가 차가우면서 소변 줄기가 시원찮고 수시로 조금씩 자주 보게 되는 경우는 이른바 양기(陽氣)가 부족해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산군의 경우에도 아랫배를 따뜻하게 덥혀 주고 뜸을 떠서 온기를 불어넣어 주니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기록을 볼 때, 양기가 매우 부족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왕들 중에서 사치와 방탕 패륜 등으로 왕위를 빼앗긴 유일한 왕이었던 것을 보면, 비뇨생식 계통의 양기를 무척 많이 소모했으리라 짐작 된다”고 설명했다. ◇ “안토시아닌과 비타민C가 풍부해 노화방지에 좋은 복분자“- 수라간 음식처방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양향자 이사장은 “복분자는 카로틴,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염화시아닌배당체 성분이 풍부해, 노화방지는 물론 항암효과까지 인정받고 있는 식품이다. 특히 신장의 기를 보호해주고 정액 생성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햇볕에 그을린 피부를 진정시켜주고, 항산화 효소 작용으로 체내 곳곳의 노화를 예방하며 비타민 C 성분은 피부 개선 및 피로회복에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액을 활용하여 각종 요리에 첨가하거나 희석해 먹는다면 맛도 좋고 몸도 건강해지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며 복분자를 활용한 음식으로는 출출할 때 간식으로 알맞은 ‘복분자 핫케이크’와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 대접하면 좋은 ‘복분자 구절판’을 권했다. ◇ 건강 레시피 ①복분자 구절판 재료: 복분자 가루 1작은술, 밀가루 1/2컵, 당근 1/2개, 오이 1/2개, 햄 50g, 표고버섯 50g, 석이버섯 20g, 쇠고기 100g, 달걀 1개, 식용유 1컵, 소금 1/2작은술 겨자장 재료: 겨자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간장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1. 밀가루에 복분자 가루와 소금, 물을 섞어 걸쭉한 상태로 반죽한다. 2. 팬에 기름을 두르고 1의 반죽으로 지름 6cm 정도의 전병을 얇게 부친다. 3. 당근은 길이 5cm로 채썰고, 오이도 돌려깎기 한 다음 같은 길이로 채썬다. 4. 햄과 표고는 5cm 길이로 채를 썬다. 5. 석이버섯은 곱게 채를 썬다. 6. 고기도 표고와 같은 크기로 채를 썬다. 7. 달걀을 흰자와 노른자로 분리하여 황백지단을 부친다. 8. 팬에 기름을 두르고 오이, 당근, 석이, 햄, 표고, 고기 순으로 익힌다. 9. 겨자를 따뜻한 물에 개어 끓는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킨 뒤 식초·설탕·간장·소금으로 양념한다. 10. 그릇에 모든 재료의 색깔을 고려하여 가지런히 돌려 담고 가운데 전병을 담아 겨자장을 곁들인다. ②복분자 팬케이크 재료: 복분자 가루 50g, 핫케이크가루 250g, 계란 1개, 우유 150mL, 버터 약간, 설탕 2큰술, 물 2큰술 1. 볼에 계란을 깨뜨려 넣어 거품기로 잘 섞어준다. 2. 1의 볼에 우유를 부어 잘 섞은 후 핫케이크 가루와 복분자 가루를 넣어 덩어리 없도록 잘 풀어준다. 3. 팬에 버터를 약간만 넣어 녹인 후 반죽을 한 국자 넣어 고르고 둥글게 펴서 구워준다. 4. 약불에 앞뒷면 1~2분 정도 굽는다. 5. 꿀 또는 설탕 시럽을 핫케이크가 뜨거울 때 끼얹어 완성한다. 6. 버터 한 조각을 뜨거운 핫케이크 위에 올려주거나 과일 등으로 장식한다. 『왕의 병을 고친 수라간 건강음식』(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세계음식문화연구원장 양향자 지음/아카데미북)
- 2014-06-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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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골프 추천 여행지]“여름철엔 천년 숲속 힐링골프 14힐스CC가 제맛”
- 글 안성찬 대기자 연평균 기온 15도. 여름 오전 12도, 낮 22도. 아침, 저녁 쌀쌀하고. 낮엔 시원하고. “어라, 홀인원이네~” 골퍼에게 이 말보다 흥분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오랜 벗들과 1000원짜리 내기를 골프를 해보라. 홀마다 얘깃거리가 생기고, 티격태격하며 플레이를 하다보면 어느새 18번 홀이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라 했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논어에 나오는 얘기다. 그런데 골프의 즐거움을 한 가지 더 보태자면 휴가철에 외국투어를 떠나는 것이다. 특히 ‘힐링 골프’면 더할 나위가 없다. # 어디로 떠날까 여름철에 시원한 곳을 찾아보자. 일본 기후현의 에나에 위치한 14힐스 컨트리클럽이 딱이다. 아침, 저녁에는 한여름에도 찬 기운이 돈다. 낮에는 22~24도로 플레이하기에 그만이다. 왜 그럴까. 일본의 중앙알프스 남단의 에나산은 산악지형으로 2000m가 넘는 산맥을 이루고 있다. 골프장이 들어선 곳은 그 아래 800m 지점. 골프코스는 꿈결처럼 아늑하다. 산들이 홀들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특히 쭉쭉 뻗은 편백 나무들이 천년의 숲을 이루고 있어 잔디만 밟아도 ‘힐링’을 해주는 것 같다. # 어디서 잘까 클럽하우스에 골프텔이 있다. 호텔이 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어 풍광이 뛰어나다. 특히 편백나무의 군락지 사이로 홀들이 조성돼 아주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다. 특히 날벌레가 없다. 여름에도 쌀쌀한 기온을 감안해 해가 넘어가는 쪽으로 방이 나 있다. 이 때문에 저녁을 마치고 돌아오면 온기가 살아 숨 쉰다. # 뭘 먹지 일본의 먹거리는 예술이다. 청정지역에서 재배되는 쌀과 채소, 그리고 특산물 소고기가 맛의 진가를 발휘한다. 각종 채소와 함께 넣어 살짝 데쳐먹는 스기야끼가 저녁 입맛을 돌게 한다. 음식의 맛 또한 골퍼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덜 달고, 덜 짜게 했다. 여름철에는 클럽하우스 야외 옥상에서 바비큐 파티가 벌어진다. 일본 술을 곁들인 19번홀 요리는 14힐스에서의 또 다른 행복을 한 아름 안겨줄 것이다. # 코스가 어떻길래 재미있다. 즐거움을 준다.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렵다. 하루를 쳐보면 스코어카드에 적히는 숫자에 실망한다. 다음날에는 버디도 두, 세개 나온다. 홀들이 반기는 것이다. 홀의 배치나 홀의 난이도를 생각 하면서 볼을 치라고 홀 앞에 해저드를 배치했고, 때로 버디나 이글을 하라고 홀을 짧게 해놓은 곳도 있다. 어쨌거나 18홀 모두 색다른 맛이 나도록 디자인했다. 오픈한지 23년이나 됐는데도 그린과 페어웨이 잔디관리가 잘 돼 있다. 잔디는 우리나라 금잔디다. 잔디 잎이 적당히 솟아올라 있어 우드나 유틸리티 샷을 하기가 딱 좋다. 그린은 언쥬레이션이 살짝 있고, 조금 빠르며 컨디션이 쾌적하다. 전반적인 홀의 분위기는 국내 뉴코리아나 이스트밸리, 남서울CC를 많이 닮았다. # 어떻게 가지 인천공항에서 떠난다. 나고야공항에 도착해서 14힐스CC의 송영차를 타고 1시간 50분 달리다 보면 에나 산자락이 나타나고 바로 골프장으로 들어선다. 3박4일 81홀 도는데 7월 15일까지 89만원이다. 7월 16일 이후는 109만원이다. 항공료는 포함됐고, 중식비만 별도다. 캐디는 원하면 써도 된다. 다만, 비용이 든다. 나고야의 코코파 리조트 이용권 회원은 10만원이 특별 할인된다. 문의 02-722-6777 골프대기자│안성찬 일간스포츠, 문화일보, 스포츠투데이 체육부 골프전문기자 이투데이 부국장겸 스포츠문화부장 뉴스웨이 골프대기자, 골프문화칼럼니스트
- 2014-06-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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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도시 서울] “명품 완도김, 서울장터에서 사세요”
- 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의 정책적 온기가 지방에까지 스며들고 있다. 지방 고유의 축제와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서울시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윈윈하며 시너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마다치 않고 있는 것. 과거 일부 지자체와의 갈등을 뒤로하고 새로운 문화·예술·축제 공연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전남 완도군과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2014 완도 국제해조류박람회’ 성공 개최 등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양측은 국제해조류박람회 성공 개최 지원, 관광지(축제) 집중 홍보 및 서울시민 할인, 농수산물(전복·다시마 등) 직거래장터 운영, 농어촌 체험 및 귀농·귀촌 희망자 지원 협력, 서울·완도 도서관 프로그램 상호 교류에 힘쓰기로 했다. 서울시는 완도 국제해조류박람회 지원을 위해 서울시 홈페이지, 미디어보드, SNS 등 홍보매체를 활용해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또 단체 관람객 유치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완도군은 다음달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 보라매공원, 북서울 꿈의 숲에서 열리는 ‘농부의 시장’과 서울광장, 청계광장 등 ‘나눔 가득 서울장터’에 전복·김·미역 등 완도 농수산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등축제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진주시와의 관계도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립각은 온데간데없고, 상생협력의 기운이 싹트고 있는 것. 서울시와 진주시는 양 도시에서 열리는 등축제의 공동발전을 위해 협력관계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 축제발전협력서를 작성했다. 특이한 점은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많은 양보를 했다는 것. 서울시는 우선 서울등축제의 명칭을 진주남강유등축제와 이미지가 겹치지 않도록 변경키로 했다. 또한 서울등축제의 주제와 내용 역시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구분되도록 했다. 아울러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제시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서울시와 진주시는 협력서 발표를 계기로 각기 주최하는 등축제 발전을 위해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기로 했다. 또 원활한 협력을 위해 실무협의체를 구성, 운영키로 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통 큰 결단이 녹아든 협력서의 효력은 올해 열리는 축제부터 적용된다.
- 2014-03-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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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족의 일그러진 일상, 그들에게 필요한 것…
- 경기도립극단(단장 고선웅)은 크고작은 정신질환에 시달리던 가족이 건강을 회복하는 내용을 다룬 음악극 ‘걱정된다, 이 가족’을 선보인다. 극단이 정신장애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해 경기도정신건강증진센터와 함께 기획한 이번 공연은 가족 간의 소통과 가족애를 주제로 담고 있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로 멀어진 가족관계에서도 온전히 내편인 가족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무대위에서 펼쳐진다. 극중 등장인물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사사건건 잔소리를 해대는 작은 할아버지, 도박에 빠진 아빠, 돈만 생기면 성형하는 고모, 술에 절어사는 백수 삼촌,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중학생 소녀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을 통해 노인 부양 문제, 취업난, 알콜의존증, 성형중독, 도박중독, 스마트폰중독, 사랑결핍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과 중독증상을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소통과 이해, 사랑이 필요한 오늘날의 가족을 노래와 춤으로 풀어낸다. 극단 관계자는 “가족간 소통의 부재와 이해의 어려움에 대한 화해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공연으로 가족이란 이름하에 묵인해왔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공연은 다음달 4일 오후 4시 오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리며, 오는 6월27일까지 도내 25개 시·군을 순회하며 상연된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문화에술의전당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관람료는 무료. 문의 (031)230-3304 경기일보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 2014-03-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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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혜택에 분양가 할인까지…미분양 각양각색 마케팅 '눈길'
- 미분양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완화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미분양 아파트로 관심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국토교통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5개월 엲속 감소해 5만8576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6년 5월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한달 새 1185가구 줄어든 2만566가구로 9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2008년 3월 2만12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건설사들이 갖가지 혜택을 앞세워 미분양 아파트 털어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택거래량이 상승 하는 등의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미분양 아파트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조건 및 혜택이 좋아 부담이 적기 때문에 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마포구 현석동에 현석 제2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조합이 시행하고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이 분양 중이다. 지상 최고 35층, 8개동, 총 773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59~114㎡ 237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이 단지는 현재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과 에어컨 무상 설치 등 특별 추가 혜택을 실시하고 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980만원이다. 요진건설산업이 일산 동구 백석동 일대에 '일산 요진 와이시티'를 분양 중이다. 지상 최고 59층 주상복합 아파트 6개동 2404가구, 오피스텔 348실(추후 분양예정) 규모로 이 가운데 아파트는 전용 59~244㎡로 이뤄졌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139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는 계약조건을 변경해 계약금 10% 중 5%의 융자를 지원하여 소비자의 부담을 최대한 낮췄다. GS건설·SK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4구역에 분양 중인 'DMC가재울4구역'은 모든 계약자에게 발코니 무료 확장, 시스템에어컨 무상 설치를 진행 중이다. 또 계약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 분납제,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제공해 계약금만 내면 입주까지 추가 비용도 들지 않아 분양가 세이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분양가는 3.3㎡당 1500만 원대로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4억8000여만원으로 시작한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김포 풍무 2지구에 '김포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을 분양 중이다. 총 5000여가구 가운데 1차 공급 물량인 전용 59∼111㎡ 2712가구가 23개동에 들어선다. 이 아파트는 수요자들의 초기자금부담 완화를 위해 1차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중도금 60% 무이자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존 계약자 역시 분양가 5%인 계약금만 내면 중도금(60%)은 전액 무이자로 융자받을 수 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00만원대다. 동원개발은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삼송 동원로얄듀크'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최고 21층, 10개동, 전용 84~116㎡ 총 598가구로 이뤄졌다. 신규계약자에게 입주후 3년간 대출 이자 지원과 드레스룸ㆍ붙박이장ㆍ중문 무료 설치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대이다. 이밖에 현대산업개발이 일산 덕이지구에 공급중인 '일산 아이파크'는 최초 분양가의 30% 할인을 단행해 3.3㎡당 980만원으로 풀옵션(시스템에어콘, 빌트인 냉장고, 발코니확장, 샷시)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 2014-03-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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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 부조회화 창시자’ 박철 개인전
- ‘한지 부조회화’의 창시자, 박철 화백의 개인전 ‘지(紙)에 수복(壽福)을 담다’展이 광주에 있는 영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그가 ‘한지 부조회화’ 장르를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당시 작가는 안동대 출강을 오가며 안동댐 건설로 인해 수몰될 위기에 처한 인근 시골 마을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곳에 버려진 고가의 각종 문짝들, 부서진 와당, 허물어진 기와조각들과 말안장, 멍석, 여물통, 독과 단지 등을 보며 작가는 작품의 주 소재로서 확신을 가해 그만의 기조방식, ‘한지 부조회화’ 장르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1990년대부터 바이올린과 멍석, 맷방석 등의 형태를 그대로 캐스팅해 한 화폭 속에 조화시키는 일명 ‘앙상블’ 시리즈가 등장한다. 한국의 전통적 고유미를 지닌 맷방석이나 멍석 등과 바이올린의 날렵한 곡선이 절묘한 어울림을 자아내며 서로 다른 문화권의 상징물들이 한지(韓紙)라는 공통 분모 속에서 새로운 조형미를 마음껏 펼쳐낸다. 자칫 매우 어색할 수 있는 대비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옛 것과 새 것, 혹은 한국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 표면에서 그대로 느껴지는 요철은 작품에 쓰이는 재료들을 석고나 시멘트로 눌러 형태의 음각을 만든 뒤, 완전히 굳어진 형태 위에 한지와 고서적의 낱장들, 그리고 빈랑, 오배자, 정향, 도토리, 밤, 쑥, 소목, 홍화, 황백과 같은 천연 염료를 조색 후, 약 10~30여 회 짓이기고 두들긴 후에서야 비로소 작품의 완성본이 탄생된다. 작가는 이렇듯 자연(自然)에 의한 극히 우연(偶然)한 효과와 오랜 시간에 의해 변화된 느낌 즉 고연(古然)을 표현하고자 하고 있다. 이는 모든 물질은 시간에 의해 필히 소멸된다는 필연(必然)의 법칙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인고의 정성을 통해 화면 위에 펼쳐내는 절묘한 앙상블 속에는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온기가 느껴지는 심심(深心)과 수복(壽福)이 담겨져 있는 작품 22여 점이 선보인다. 전시는 영은미술관 제 1전시실에서 오는 5월 4일까지. 문의 (031)761-0137 경기일보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 2014-03-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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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밖너머 싱그런 봄, ‘나만의 정원’에 심어볼까?
- ‘똑똑’ 봄이 왔습니다. 겨우내 굳게 닫혔던 창들이 활짝 열렸습니다. 앙상하게 마른 가지에도 새순이 올라오고, 찬바람도 슬슬 온기를 품었습니다. 이제 곧 봄이 가장 먼저 닿는 제주에서는 매화꽃, 유채꽃, 동백꽃의 개화 소식이 들리겠죠. 반가운 봄을 맞이하는 뜻에서 썰렁했던 집부터 싱그럽고 산뜻하게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참에 파릇한 생명력을 품은 ‘나만의 정원’ 하나 마련해보시죠. ◇ 어려운 분갈이 ‘NO, NO’ … ‘수경 재배’로 손쉽게 식물을 가꾸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다. 자기 밥 챙겨먹기도 바쁜 현대인에게 꼬박꼬박 물주는 시기를 챙기는 것도 버겁다. 많이 줘도 문제, 조금 줘도 문제라 재배가 꺼려진다면 ‘수경재배’가 답이다. 물을 주는 주기가 따로 없어 매일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물론, 자체적인 가습효과까지 있어 일석이조다. 또 관상용으로 제격이라 거실에 두면 쾌적하고 산뜻한 인테리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아직 꽃이 피지 않고 망울져 있는 상태의 알뿌리 식물을 구입해 흙을 깨끗이 털어 뿌리가 물에 잠기게 두면 완성이다. 알뿌리 식물 중 튤립, 히아신스는 물에 담가놓기만 해도 잘 자랄 뿐만 아니라 꽃 색깔도 화려해 작은 크기임에도 공간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키우기 쉬운 것으로 싱고니움, 워터코인, 물배추, 부레옥잠, 행운목, 개운죽, 아이비, 시피루스가 수경재배에 제격이다. 수경재배는 보기만 좋은 ‘관상용’은 아니다. 채소도 키울 수 있다. 미나리, 양파 등 알뿌리식물의 뿌리 부분을 잘라 물에 담가 키우는 기초도 있지만 투명한 유리용기 안에 흙을 채우고 재배하는 ‘테라륨(terrarium)’도 있다. 토질을 뜻하는 ‘테라(Terra)’와 어항을 뜻하는 ‘아리움(arium)’의 합성어다. 흙에서 증발한 물이 유리벽에 맺혀 있다 비가 오듯 흙으로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식물을 키워내는 방식이다. 식물의 광합성과 증산작용의 순환법칙을 이용한 것으로 인위적으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된다. 추가로 물을 줘야할 경우 스프레이로 분사하면 된다. 용기 선택도 어렵지 않다. 테라륨 전용 유리용기도 있지만 빈티지한 느낌의 유리용기를 사용하면 멋스러운 연출도 가능하다. 팁으로 바닥에 숯을 깔면 물을 정화시켜 용기 내 부패를 막는다. ◇ ‘정원’ 어렵지 않아요 … 내 집 ‘비밀의 화원’ 정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대게 수 천 수 만개의 형형색색의 꽃으로 덥힌 거대한 정원을 생각하기 쉽다. 1천400개의 분수로 이뤄진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이나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의 정원. 이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작은 공간에 나만의 개성 있는 정원을 만들 수 있다. 미니 정원을 시작하기 위해 굳이 화분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 물 빠짐이 가능한 용기라면 어떤 것이든지 가능하다. 스티로폼 상자나 나무박스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면 좋다. 꽃의 화려함을 부각하기 위해 화기의 색은 은은한 색을 선택해야 한다. 봄은 햇빛이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햇빛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곳에 두면 좋다. 가정마다 실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물주는 간격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화분 표면의 흙이 마를 때, 대략 3일에 한 번씩은 정원에 신경 써주면 오랫동안 화사하게 즐길 수 있다. 실내 가드닝의 경우 소독돼 있는 인조 토양을 구입해 쓰는 것이 위생적이고 편리하다. 빛의 양은 식물의 발아가 일어나기까지는 그다지 많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씨를 뿌려 재배할 경우 초반에는 실내에서 키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싹이 자라면 베란다나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옮겨주어야 한다. ◇ 음식 대신 꽃을 담은 ‘디쉬가든’ 식물 자체도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인테리어 소품과 함께 하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최근 작은 공간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이른 바 ‘손바닥 정원’이 인기다. 배수구가 없는 화분, 예를 들어 접시나 커피 잔, 깨진 장독 뚜껑, 기왓장 등에 식물을 키우는 ‘디쉬가든’이 대표적인 예. 물 빠지는 곳이 없으므로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다육 식물은 디쉬가든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디쉬가든은 다양한 모양의 접시류나 찻잔, 컵 등 각종 생활소품에 흙을 채워 식물을 심어 가꾸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접시를 이용할 필요는 없으며 납작한 수반이나 항아리 뚜껑 을 이용해도 좋다. 화분의 간결함에 식물의 파릇파릇한 느낌을 강조해 자연의 풍경을 축소해 연출하는 것이 멋스럽기 때문에 색상과 패턴이 강렬하고 요란한 것은 적합하지 않다. 디쉬가든에는 다육식물이나 선인장과 같이 습기에 강하고 뿌리가 짧게 자라는 식물이 적합하다. 배수층이 낮기 때문이다. 꽃이 피는 식물을 심고 싶다면 용기 밑에 굵은 돌 같은 배수층을 깔고 심으면 된다. 디쉬가든은 기존 화기에 비해 크기가 작고 깊이가 얕기 때문에 토양은 피트모스처럼 입자가 곱고 물을 오래 머금는 것이 좋다. 토양 표면은 이끼로 덮어 마무리 하자. 수분 손실도 방지하고 이끼 색상으로 물주기 적당한 시기를 알 수 있다. 건조할수록 이끼 색상이 점점 밝아지기 때문이다. 경기일보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 2014-03-20 0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