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었다. 안마의자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고, 의사들은 과대광고라며 손가락질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안마의자 제조사들은 기업화됐고, 제조방식은 과학적이 됐다. 더불어 광고도 세련되게 변화했다. 이제 예전의 안마의자가 아니다. 안마의자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기술도 발전해 국산이 외국산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시작한 것도 이젠 흘러간 뉴스가 됐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안마의자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956년 일본에서 출시된 마사지 체어를 꼽는다. 현대 안마의자의 조상인 셈이다. 파나소닉이나 이나다훼미리와 같은 일본 기업들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선 국산 제품이 강세를 보인다. 바디프랜드와 휴테크가 2010년을 전후로 시장에 선보여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 이어 LG가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뒤쫓는 형국이다. 물론 외국산 제품은 전통적인 강호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제조사들이 등장하면서 시장 규모도 훌쩍 커졌다. 업계에선 2007년 200억 규모였던 시장이 지난해에는 약 3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 성장세에 자극받아 쿠쿠전자나 동양매직 등도 본격적인 ‘참전’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과거의 안마의자에 대한 색안경을 벗어던진 지 오래다. 이미 바디프랜드 등 일부 회사에선 정형외과 전문의가 개발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고, 전문의들 사이에선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큰 부정적 측면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잘 쓰면 의학적 효용 적지 않아
안마의자의 기술 수준은 비약적으로 향상돼 이젠 웬만한 마사지는 부럽지 않을 수준이 됐다. 팔과 다리는 공기 주머니 압력을 통해 자극하고, 허리는 뜨겁게 풀어준다. 밤에는 조용한 심야모드가 작동해 옆방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
안마의자의 의학적 효과를 정형외과 전문의 윤홍기 원장(연세에이스정형외과병원)은 이렇게 설명한다.
“의학적 측면에서는 안마라는 것이 근육이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근육긴장으로 인한 통증이 있는 부위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통증이 단순히 근육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더 많으므로, 신경 압박에 의한 방사통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근육 통증은 효과가 전혀 없을 수 있습니다. 최근 안마의자들이 자랑하는 온열치료 역시 정형외과에서도 비슷한 치료를 하고 있으므로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물론 무턱대고 안마의자를 맹신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되레 증상을 악화시키는 도구로 전락하는 것도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팔꿈치나 손목관절처럼 신경이 피부와 가까이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신경을 자극하여 주관 증후군이나 손목터널 증후군 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해요. 특히 수면안마는 신중히 해야 합니다. 수면 시에는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저하되어 있으므로 과한 압박에도 통증을 덜 느껴 역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위약금 폭탄’ 주의해야
안마의자의 폭발적인 보급에는 판매방식 변화도 한몫했다. 국산화를 통해 가격도 낮아졌지만, 장기렌탈 제도가 도입돼 구매 부담을 더욱 낮췄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렌탈 기간을 39개월로 정해 놓았고, 월 부담비용은 15만원 내외다. 39개월간 렌탈 비용을 완납하면 그 이후는 내 것이 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 렌탈 기간을 39개월로 정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안마의자의 기기비용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감안했을 때 나온 기간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렌탈 제도 도입 시 마사지숍에 가는 비용으로 집에서 안마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뜻으로 금액을 정한 것이 업계 관례처럼 정착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안마의자의 경우 자주 기기가 교체되거나 유행을 타는 품목은 아니므로 장기 렌탈이 할부보다 유리하지만, 계약 기간 내에 해지할 경우 남은 렌탈료에 대한 위약금이 발생하고, 그 위약금이 ‘폭탄’ 수준인 경우도 많아 계약 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평상시에는 17시간, 썸머 타임에는 18시간 한국보다 시차가 늦었다. 한국에는 큰딸만 남아 있어 필자는 자연히 큰 아이에게만 신경을 썼다. 작은 아이에게는 시간을 따져가며 수시로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국제 전화뿐이었다. 어느 날부터 착하기만 하던 작은 아이에게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9월에 학기가 시작된다. 작은 아이는 중학교 1학기를 마치고 이민 갔다. 정상적이라면 7학년에 다시 들어가야 했지만 8학년으로 들어갔다. 교회 목사님의 도움으로 공립학교에도 무사히 들어가 다행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입학한 그 날도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지내는지, 견딜 만한지, 영어는 알아듣겠는지, 한국 아이는 몇 명이나 되는지 궁금한 것이 한둘이아니었다. 필자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사춘기를 맞이할 14세 작은딸이 엄마와 멀리 떨어져 있어 마음이 여간 짠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학교 앞에 집이 있었고 학교는 아침 8시 반에 시작해서 오후 3시면 끝난다고 했다. 미국은 아이들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이 부모에게는 아주 큰 일이었다. 한국 아이는 남녀 합해서 5명 정도이고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은 그냥 멍청히 참고 앉아서 끝날 시간만을 기다린다고 했다. 작은아이는 “무슨 말인지 들리지 않아 종일 지겹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을 흐리더니 울먹거렸다. 이내 남편에게 전화했다. 아이가 이상하다고 했더니 남편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 며칠 전부터 친구 집에서 자주 자고 오고 말도 잘 안 한다고 했다. 그 집 엄마가 엄청 잘해준다며 또 가도 되냐고 했단다.
방학이 오기가 무섭게 비행기 예약을 서둘렀다. 작은아이를 직접 보고 얘기를 해야만 할 것 같았다. 빨리 만나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좁아터진 비행기가 어찌나 답답한지 숨통이 막혀왔다. 오랜 시간 비행 끝에 몸은 피곤했지만 그렇게 그립던 아이를 만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머리는 노랗게 물들여 풀어헤치고 엄마를 반가워는 했으나 어딘가 어색했다. 바라보는 묘한 눈빛이 엄마를 노려보는 것만 같았다. 불과 얼마 만에 이상하게 변해 버린 사춘기 아이의 모습이었다.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함이랄까. 자기 멋대로 촌스럽게 멋을 부린 어설픈 미국 중학생이었다. 필자는 집으로 향하는 내내 뒷자리에 앉은 아이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잔뜩 긴장했다.
자초지종을 듣고 아이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다른 문화 속에서 하나하나 성숙해가는 여성의 모습들을 이해는 했지만 감정이 이성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작은아이도 엄마에게 짜증 부리며 대들었다. 어찌 화가 나는지 조용히 앉아 반성하라고 했더니, 눈을 부릅뜨고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대꾸를 해왔다. 필자는 솟구치는 화가 조절되지 않았고 습관처럼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 그때, 작은 아이 가는 손목이 필자 손을 불끈 잡더니 자기 몸에 손대지 말라고 소리쳤다. 만약에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폴리스(경찰)를 부르겠다고 했다. 순간 기가 막혀 그 자리에 펄썩 주저앉았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지만 그대로 주저 앉을 밖에 없어 힘을 모아 더 세게 몰아나갔다.
“그래 전화해라! 지금 연락해! 엄마 잡아가라고 해!”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가져다주었다. “대신, 전화하는 그 순간부터 너와 엄마는 남남이 되는 거야. 알았지!”라며 더 세게 몰아붙였다. 마음대로 하라고 목청 높이며 더 소리를 크게 질렀다. 아이도 겁에 질렸는지, 엄마의 기에 눌렸는지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그때다 싶어 아이에게 무릎 꿇고 앉으라고 명령했다. 아이가 마지못해 다리를 반쯤 굽히더니 막 울어대기 시작했다. 뭔가 서러움에 가득 찬 어깨 짓이었다. 바라보던 엄마가 안타까움에 와락 아이를 끌어안았다. 아이는 어미의 가슴에 안겨 더 큰 목소리로 펑펑 울어댔다.
친구네 집은 엄마가 항상 집에 있고 먹을 것도 많은데 자기는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힘들다고 했다. 아버지는 자기 마음을 다 몰라준다고 하면서 가슴을 후벼 파는 눈물로 엄마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앞이 캄캄하고 어지러움이 몰려왔다. 이 아이를 또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랐다. 아빠가 늘 곁에 있으니 그저 하루 세끼 밥 잘 챙겨주고 영어공부하는 것만 돌봐주면 되려니 생각했었다. 그때부터 머릿속에 고민과 갈등이 시작되었다. 큰아이가 한숨을 푹 쉬면서 “엄마! 더는 나한테는 신경 그만 쓰고 미국으로 들어와요. 나는 이제 됐으니까”라고 말하면서 엄마를 위로했다.
나름대로 큰 사업을 했던 남편은 다행히도 낯선 이민생활에 잘 적응을 해 나갔다. 그러나 빈손으로 무작정 시도한 모험이었기에 헤쳐나가야 할 과정은 험난하고 어두운 터널의 연속이었다.
한 달에 통틀어 1350달러 수입으로는 집세 900달러 내고 나면 생활하기가 빠듯하다며 잡(일거리)하나를 더 해야겠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흐트러져 남은 일들 수습하기도 바쁜 덕에 어찌 방법이 없었다. 그 잘난 주급 300달러를 받으면서 그나마 교회 사람들하고 조그마한 계를 들었다고 했다.
어찌어찌 힘들게 마련해 거금 3000달러를 보내줬다. 밤에 가서 미국 사무실 청소하는 일로 1500달러를 받은 것이다. 집에서 가까운 공립학교를 들어간 작은 딸은 오후 3시면 돌아온다고 했다. 뭐라 할 말이 없었고 그저 작은 아이 걱정에 무조건 애한테만 신경 쓰라고 당부했다.
방학이 돌아오자 필자와 큰딸의 합류로 가족은 또 빛나는 하나가 되었다. 필자는 낮에는 세탁소에 일하러 간 남편을 기다리고 어스름 오후가 되면 작은딸의 귀가를 기다리느라 미국 정서가 가득 담긴 예쁜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행복한 가정주부가 되었다.
온 가족은 돌아오기가 무섭게 미리 차려놓은 따뜻한 엄마표 저녁 식사를 배불리 먹었다. 그러나 쉬어야 할 저녁 6시가 되면 가족 모두는 함께 청소를 가야 했다. 덜컹거리는 중고차가 가족을 안내했다. 거리는 총천연색 영어 간판으로 번쩍거렸다. 우리는 행복, 낭만 가득 실린 호기심들이 두리번댔다.
도착하자마자 큰딸은 각자의 업무를 지시했다. 남편은 굉음을 내는 커다란 청소기를 끌고 카펫을 이리 저리로 따라다니며 카펫 청소를 했다. 작은 아이는 가는 손목을 흔들어대며 야릇한 손놀림으로 먼지떨이 및 책상 정리를 했다. 엄마는 부엌 청소와 화장실 청소를 했다. 그리고 카이스트 장학생 큰아이는 신발을 휙 벗어 던지고 맨발의 용사가 되어 바지 양쪽 호주머니에 커다란 까만 봉지를 끼우고 다니며 사무실 곳곳에 가득 찬 휴지통을 비우는 작업을 했다. 청소하는 사람들은 흥얼거리며 각자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불평보다는 콧노래를 불러대는 아이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눈물이 핑 돌았다.
물티슈로 화장실 바닥을 닦았다.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에, 고개를 들며 닦고 또 닦고 하는 사이 아이들이 몰려왔다. 화장실 청소가 힘들다며 빨리 끝내고 와서 엄마를 도왔다. 얼마나 대견하고 든든한지 할 말이 없었지만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함께 끝냈다. 아이들은 빨리 끝내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초스피드로 해댔다. 잘못하면 이 일도 잘리고 들어간 돈도 날아간다고 했다. 작은딸이 능숙한 솜씨가 번쩍번쩍 광을 냈다.
생전 처음 하는 청소를 깔끔하게 무사히 끝냈다. 남편과 작은 아이는 한 바퀴를 돌며 점검했다. 평상시에는 두 사람이 4시간에 걸쳐 하던 일이 2시간으로 줄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일찍 끝난 덕분에 아이들은 오랜만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자고 했다. 홀가분하고 신이 난 중고차는 쌩쌩 달려갔다. 깨끗하고 시원한 에어컨 속에 금발 머리 사람들과 함께 밤참을 하는 시간이었다.
꿀맛이 따로 없었다. 생각지도 못한 고생 끝에 먹는 맛이라 그랬을까. 온 가족은 입을 크게 벌려가며 입안으로 햄버거 넣었다. 입안에 넣는 햄버거 크기만큼이나 행복한 미소가 흘러 나왔다.
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다시 한국행 채비를 차려야 했다. 돌아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큰아이는 말은 안 했으나 어린 동생을 두고 가는 마음에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어려움도 함께하며 즐거웠던 가족이 또 헤어져야 했다. 힘없는 엄마의 마음도 발길이 무거웠다. 낯선 땅에 남겨진 가족에게 저녁 4시간이 가슴에 아려왔다. 큰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뒤돌아보지 않고 공항 출구로 향해 헤어지곤 했다. 엄마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훗날을 기약하기에 우리 가족은 끈질긴 인내와 함께 무언의 인사로 서로를 포옹하고 있었다.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구청에서 1998년 컴퓨터교실이 처음 만들어졌지만 필자는 신청을 미적거렸다. 컴퓨터나 인터넷이 지금같이 ‘대단한 물건’이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통장인데 어쩌겠는가. 참여할 수밖에. 그리고 ‘한글 문서의 달인’으로 대변신하고 싶은 맘도 있었다.
그러나 문외한이 뭔가를 배우는 데는 엄청난 고통이 수반하는 법. 그놈의 클릭을 수없이 반복하느라 어깨, 손목이 뻐근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래도 필자는 원래 ‘의지녀’로 전 세계에 명성이 자자했던 터라 포기하지 않고 1년을 버텼다. ‘어깨, 손목은 원래 필자의 것이 아니다’란 생각으로.
그렇게 정말 힘들게 1년을 배우고 나니 실로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필자가 관심 있는 단어를 능숙하게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능숙한 검색이 가능해지자 필자가 눈을 돌린 건 바로 이벤트 응모. 평소 ‘도전 정신’으로 무장돼 있던 필자에게 ‘몇 번에 한 번은 기대도 안 해도 당첨 소식이 올 수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쉬운 이벤트 공모도 많다’는 이벤트의 법칙은 대단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벤트’나 ‘공모’란 단어만 인터넷에 뜨면 찾아 들어가 ‘응모’ 글자를 마구 눌러댔다. 그리고 성공률도 꽤 높았다.
그다음 필자가 꽂힌 것은 온라인의 기업 정보였다.
온라인에는 실로 엄청난 양의 기업 정보가 뜬다. 특히 생활용품·식품·전자제품 생산 업체나 백화점, 방송사, 건설사는 소비자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관련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한다. 그래서 필자는 바로 이런 기업이 띄운 다양한 정보에 대해 모니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다양한 업체의 제품에 대해 ‘생활 속 비범한 의견’을 내면 물건을 공짜로 받거나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해볼 수 있다. 이런 혜택은 가정 살림에 크게 도움이 됐다.
기업에 대한 모니터 활동을 통해 그냥 애들만 키우던 아줌마가 뭔가 이 세상에 이바지하는 느낌이 들어 자부심과 보람도 생겼다.
네이버 블로그는 누적 방문객 수가 368만 명 이상이 된다. 이젠 소통의 통로로 단연 SNS가 뜨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블로그는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폴라, 카카오까지 다양하게 활용해 대화하고 있다.
컴퓨터를 열어 마우스로 클릭만 할 줄 알고, 한글이나 영어 자판을 독수리타법으로라도 누를 수 있다면 온라인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블로그 등 가입도 쉽게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도 얻고, 소통도 하고, 경제적인 도움까지 받다 보니 필자는 갱년기가 뭔지, 우울증이 뭔지 모르고 19년을 살았다. 다른 중·노년도 가능한 일이다.
해마다 골프 시즌이 시작되면 반복되는 골프광고를 접한다. 공을 곧게 더 멀리 날아가게 해준다는 새로운 재료로 제작된 드라이버, 높게 날아가서 비거리가 길며 페어웨이에서는 많이 구르고 그린에서는 백스핀을 잘 만들어준다는 첨단 과학을 접목한 공,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트레이닝 도구와 훈련 방법 등등 귀를 솔깃하게 하는 골프의 비법들과 마주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단장한 골프용품을 사용한다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주말골퍼들의 수준 향상은 골프 클럽이나 공 같은 용품에 달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무리 질 높은 레슨을 받거나 비싸고 우수한 품질의 용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골퍼 자신이 골프에서 요구하는 신체적 운동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언제나 같은 문제로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골프에서 요구하는 신체적 운동 능력이라고 해서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나 프로골퍼들과 같은 운동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시니어로서 기능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의 가동 범위와 근육의 유연성,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으면 된다.
골프 기능은 기능적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향상되며 또한 기능적 운동 능력은 신체적 운동 능력을 기본으로 해서 증진된다는 점을 이해하면 어렵지 않게 골프 수행 능력, 즉 부상하지 않고 스코어를 낮출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시니어 골퍼가 효율적인 스윙을 하지 못하는 원인은 오래된 습관에 따른 부상, 노화에 따른 관절들의 가동성과 근력의 유연성 약화에 따른 운동기능이 한창때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골프 스윙은 여러 관절들의 상호 조화와 보완 작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효율적인 스윙을 하는 데 동원되는 관절들은 크게 발, 발목, 무릎, 엉덩이, 요추, 흉추, 경추, 어깨, 상완골, 팔꿈치, 손목 등이다. 어드레스하였을 때는 모든 관절들이 움직이지 않고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클럽을 표적의 반대 방향으로 가져가며 백스윙을 시작하면 각 관절들은 두드러지게 다른 작용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른손잡이일 때 오른발은 그대로 지면을 누르지만 발목과 무릎은 회전하기 시작한다.
백스윙이 시작되면 손목도 움직이며 어깨관절에서 상완골도 작동하지만 우리 몸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척추에서 경추와 요추는 그대로 두고 흉추만 오른쪽으로 돌려 몸통의 코일을 만든다.
또한 몸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몸의 중심을 오른발 뒤꿈치로 유지하며 왼발 뒷꿈치를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백스윙을 마쳤을 때 왼팔꿈치는 변화하지 않지만 오른팔꿈치는 90도 정도 굽힌다. 하지만 이어지는 다운스윙에서 임팩트하는 순간까지 관절들의 움직이는 과정에서 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이 백스윙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 엉덩이 굽혔다 펴기(Pelvic Tilt Test)
1)어드레스 자세를 취한다.
2)엉덩이를 뒤로 빼며 배를 내밀어 등을 활처럼 휘게 한다.
3)엉덩이 꼬리뼈를 당기고 배꼽을 척추에 닿는 느낌으로 등을 둥굴게 한다.
◇ 팔들고 스쿼트 하기(Overhead Squat Test)
1)두 손을 머리 위로 펼쳐 들고 똑바로 선다.
2)어드레스하듯이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무릎을 굽히며 앉는다.
3)무릎을 굽혀 앉았을 때 발바닥이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다.
4)무릎은 발 앞꿈치보다 10센티미터 정도 나올 수 있다.
◇ 브릿지 발 들어 뻗기 (Bridge With leg Extension)
1)두 발 뒷꿈치가 엉덩이에 닿도록 눕는다.
2)두 팔을 지면에 수직이 되도록 들어올린다.
3)등을 지면에 대고 무릎에서 등까지 대각선이 되도록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4)한쪽 다리를 몸통과 같은 방향으로 뻗어 발 끝에서 어깨까지 대각선이 되도록 한다.
◇ 엎드려 몸통 돌리기 (Spider Test)
1)두발을 모으고 엎드린 후 손바닥을 지면에 닿도록 옆으로 뻗는다.
2)척추가 좌우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된 느낌으로 한쪽 다리를 뒤로 빗겨 지면에 닿을 때까지 몸통을 돌린다.
예시된 동작을 실행해보면 골프 스윙을 하는 데 자신의 어느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어느 부분은 원할하게 수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효율적인 골프 스윙은 관절의 가동 범위가 제한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때다. 예시된 동작들은 효율적인 골프 스윙을 하기 위한 관절들의 움직임과 근육의 유연성을 알아보는 운동이다.
만약 이 동작들을 수행하는것이 어렵거나 통증이 수반되면 바로 멈추어야 한다. 처음부터 운동 범위를 넓게 가져가기보다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실시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동작들을 연습해보면 관절의 가동 범위와 탄력적인 근육들의 움직임을 되찾을 수 있다.
겨울이 깊어지면서 다시 낙상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낙상과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자료 중 하나는 낙상사고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고관절 골절이 환자의 사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순천향대학교 정형외과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환자의 경우 고관절 수술을 받은 후 1년 내 사망률이 10.7퍼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관절 수술로 나타나는 거동의 불편함이나 생활반경의 축소가 건강과 직결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낙상의 위험성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윤홍기 원장(연세에이스정형외과)의 도움을 받아 낙상의 위험성을 알아본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일러스트 홍수미 suming72@gmail.com
낙상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몸을 다치는 것으로 특히 시니어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특히 낙상은 연령에 따라 다치는 부위가 다른데, 갑작스런 상황에 대한 신체반응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윤홍기 원장은 “낙상사고의 상당수는 손목과 발목, 허리, 엉덩이뼈, 고관절 골절을 유발합니다. 비교적 젊은 50대 이하에서는 넘어지는 몸을 바로잡으려다가 손목을 다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60대부터는 몸의 반응속도가 늦어 허리를 다치는 비율이 높아지고, 70대부터는 엉덩이뼈나 대퇴골 골절이 많아집니다. 심한 경우에는 두개골을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흔히 낙상하면 야외에서 미끄러 넘어지는 것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실내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더 많다. 질병관리본부 2009년 통계에 따르면 주거시설에서 일어나는 사고가 61.5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도로가 20퍼센트로 그 뒤를 이었다. 시장이나 상점과 같은 상업시설에서도 18.5퍼센트의 사고가 발생했다.
실외보다 집안에서 더 많이 발생
실내에서 이런 사고가 유독 많은 이유로 윤 원장은 ‘어둠’을 꼽았다.
“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를 경험해 보면, 집안에서 일어나는 낙상사고 중 상당수는 어둠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흔히 보는 사례는 새벽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났다가, 이불에 발이 걸리거나, 화장실 바닥에 미끄러지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연세가 많은 분들에게는 ‘야간등’을 따로 설치하도록 권하거나, 요강을 사용하도록 추천하기도 합니다.”
안과질환도 원인으로 꼽힌다. 그중 백내장이나 녹내장이 대표적이다. 알코올중독도 원인 중 하나.
하지만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50대 이후 여성 호르몬이 저하되면서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의 발병 빈도가 높아지고, 관절염이나 빈혈,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이 가장 위험
낙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골절 중 가장 위험한 것으로 현장의 의료진은 고관절 골절을 꼽는다. 65세 이상 노인의 고관절 골절의 90퍼센트 이상은 낙상에 의해 발생하고,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의 상당수는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낙상사고가 손목 골절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리나 엉덩이뼈 골절도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고정을 한 후 안정을 취하는 정도로 치료가 끝나지만 고관절 골절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시니어일수록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은 높아지는데, 고관절 골절의 경우 상당수는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하게 됩니다. 이 경우 비용도 비용대로 부담이지만, 환자의 삶의 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최근의 인공관절은 기술의 발전으로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수준까지 향상되었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사람의 그것을 대체했다고 하긴 어렵다.
윤 원장은 “고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의 수술 후 사망률 연구에서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였던 환자군은 치매나 만성 신장질환을 앓았던 환자군이었습니다. 이는 생활반경이 좁아졌을 때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결과입니다. 때문에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돌봐줄 가족이 없는 경우엔 낙상을 더욱 조심하셔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평소 꾸준히 근력 키우는 운동해야
낙상의 위험성 중 하나는 후유증이다. 생활반경이 좁아지고, 거동이 불편해지면, 생활의 활력이 없어지고, 근력이 떨어져 다른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또 다른 낙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평소에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윤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환경 개선입니다. 집안 내 생활반경에 발에 걸릴 만한 것을 정리하는 습관이 중요하고, 조명은 가급적 밝은 것을 추천합니다. 높은 곳에 있는 떨어질 만한 물건을 치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평소에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유지하여 낙상을 예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날씨가 쌀쌀해진 요즘 외부에서의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도 있다.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미끄럽지 않은 등산화 같은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이동하는 동안에는 집중이 분산되는 휴대전화 통화는 삼갈 것을 권한다.
낙상 방지를 위한 안전용품의 활용도 권장하는 방법 중 하나다. 안전한 보행을 위한 실버카(유모차)의 사용이나, 보행기의 활동도 추천하고, 욕실에선 좌변기용 안전보조대를 통해 앉고 일어설 때 의지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욕실의 안전매트 사용은 이제 기본이 됐다.
마지막으로 윤 원장은 만약 낙상사고를 당하게 되는 경우 방심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실제로 대퇴골 골절을 당한 여성분이 며칠 동안이나 ‘이러다 낫겠지’하며 내원을 미루다 병을 키워 온 사례도 본 적이 있습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타박상과 골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겨울은 모든 골퍼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절이다. 코스에서 직접 플레이를 하지는 못하지만 그 기간을 잘 이용한다면 아무리 주말골퍼고 시니어 골퍼라고 할지라도 지금의 수준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원한다면 겨울철에 자신만의 골프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세워보자. 다른 스포츠 종목과 마찬가지로 골프 트레이닝 프로그램도 시즌 오프, 시즌 전, 시즌 중으로 구분해서 계획을 세운다. 겨울철은 시즌 오프, 봄은 시즌 전, 그리고 늦가을까지는 시즌 중으로 구분해서 시즌 오프인 겨울에는 자신에게 맞는 스윙과 샷을 위한 분석과 교정을 중심으로, 시준 전에는 파워를 보강할 수 있는 체력 훈련을, 시즌 중에는 체력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이다.
◇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스윙을 찾으려면
시즌 오프인 겨울철에 자신의 스윙을 분석하여 골프 스윙으로 인한 상해를 예방하고 원하는 샷을 구사하려면 스윙의 기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스윙을 찾아야 한다. 최적의 스윙이란 조건반사적인 스윙을 뜻한다. 이 스윙은 관절의 가동범위 내에서 근육의 상호 작용을 이해하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여 연습할 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수행해온 동작은 의식하지 않아도 같은 동작을 쉽게 반복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윙할 때 사용되는 근육들은 모두 수의근들이다. 대뇌의 의지로 특정한 근육들을 수축하고 이완시켜서 특정한 동작을 하는 것이다. 스윙할 때 근육의 수축과 이완은 백스윙을 마쳤을 때와 피니시 위치에서 느낄 수 있다.
백스윙할 때는 오른쪽 어깨를 감싸고 있는 근육들이 수축하고 있지만 반대로 왼쪽어깨를 감싸고 있는 근육들은 이완되며, 피니시에서는 왼쪽 어깨 쪽이 수축되고 오른쪽 어깨 쪽은 이완된다. 바로 이 수축과 이완에서 파워가 나온다. 눈을 감고 스윙을 해보면 눈을 뜨고 스윙했을 때보다 더 큰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스윙을 할 때 어깨 근육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클럽을 쥐는 손이나 팔, 게다가 몸통 전체의 근육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또 상체를 지탱하기 위해 하체, 다리 근육들 까지도 동원되어 파워를 발생시킨다.
또한 최적의 스윙은 척추에 연결된 어깨, 어깨에 연결된 팔, 팔에 연결된 손목의 움직이는 순서가 일관될 때다. 특히 스스로 조절해야 하는 백스윙할 때 움직이는 순서를 어떻게 하느냐는 스윙을 연쇄반응처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어서 더욱 중요하다.
최근의 스윙추세와 스윙분석에 관련된 연구 결과들은 이전과는 다른 백스윙의 순서를 강조하고 있다. 원피스로 테이크 어웨이한 후에 팔을 들며 몸통을 함께 돌리며 백스윙을 하기 보다는 두 팔로 클럽을 먼저 테이크 어웨이 한 후에 오른 손목, 팔꿈치, 어깨를 돌리며 백스윙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원피스로 테이크 어웨이한 후에 백스윙을 하면 클럽헤드를 몸 앞에 두지 못하고등 뒤로 가져가므로 다운스윙 할 때 표적선에 대해서 클럽헤드가 아웃사이드에서 인사이드로 움직이는 원인이 되어 표적을 향한 클럽페이스에 따라 슬라이스 또는 풀샷이 되고 만다. 그러나 두 팔로 클럽을 먼저 테이크 어웨이한 후에 오른 손목, 팔꿈치, 어깨를 돌리며 백스윙을 하면 클럽헤드를 몸앞에 두고 스윙할 수 있어 다운스윙할 때 인사이드에서 인사이드로 클럽헤드를 가져가므로 표적을 향한 일관된 샷을 하기 쉬워진다.
◇ 스윙을 교정할 때는
자신의 신체 조건에 적합하고 효율적인 스윙 방법은 날아가는 공이 증명해주는 것이므로 방향과 거리가 일치된 샷을 구사하지 못한다면 스윙 방법을 교정해야 한다. 골퍼라면 누구나 골프를 익히는 과정에서 스윙 교정을 시도해 보지만 성공가능성은 높지 않다. 간단하지만 클럽을 쥐는 방법을 바꿔보거나 단순한 퍼팅 동작 또는 그린 주변에서의 치핑, 피칭 방법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경험은 골퍼들 모두 체험해보았을 것이다. 교정하려고 집중하면 할수록 더 많은 실수를 하고, 새로 시도하는 방법과 이미 구사하던 방법 사이에서 야기되는 심리적 혼란으로 더욱 큰 어려움과 부딪치기 때문이다.
인지 심리학자(Cognitive Psychologist)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느 분야의 일인자가 되려면 피아니스트는 적어도 8000시간, 골퍼는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습관화되었던 예전 방법을 교정하고 새로운 방법을 습관화하여 일관되게 구사하려면 2000시간의 반복훈련이 소요된다고 한다.
반복된 연습으로 스윙 교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 새로운 스윙 방법을 익혔다고 해도 긴장된 상황에서 플레이하다 보면 다시 예전의 스윙 방법대로 플레이하고 만다. 새로 시도하는 방법과 습관화된 방법 사이에는 심리적 갈등현상이 존재하므로 이미 습관화된 스윙방법은 아무리 바꾸려 해도 두뇌에서 바꾸어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동과학적 입장에서 제시한 행동수정 이론은 다행스럽게도 스윙 교정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학습과 발달 면에서 짧은 시간과 심리적 장애 현상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습관을 익히는 과정을 가속시키는 방법을 스윙 교정 방법에 적용한 것을 소개한다.
△ 1 단계: 스윙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기술한다.
샷의 결과에 따른 스윙방법을 진단하여 문제점을 글과 말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스윙 플래인이 너무 플랫하거나 업라이트하여 공을 임팩트하는 순간이 일관되지 못하다면 신체적 조건에 적합한 스윙 플래인의 형태와 위치를 찾는다.
△ 2 단계: 스윙의 문제점을 자각한다.
이미 습관화된 스윙을 의도적으로 반복하며 플랫한 스윙 플래인이 만들어지는 원인을 느끼도록 한다. 플랫하거나 업라이트한 스윙 플래인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신체적 감각을 글로 표현한다.
△ 3 단계: 스윙의 문제점을 상기한다.
교정하려는 스윙을 잘못된 스윙이라고 하지 말고 예전에 하던 스윙으로 부른다. 예전의 스윙방법을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표현한다.
△ 4 단계: 새로운 스윙 방법을 자각한다.
새롭게 익히려는 스윙 방법을 천천히 구분하여 스윙한다. 새로운 스윙 방법으로 느껴지는 신체적 감각을 표현한다.
△ 5 단계: 새로운 스윙 방법을 상기한다.
새로운 스윙방법과 스윙 플래인을 마음속으로 상기하며 스윙한다.
△ 6 단계: 새로운 스윙 방법과 예전 스윙 방법의 차이점을 기술한다.
예전 스윙 방법과 새로운 스윙 방법의 차이점이 느껴지는 신체부위를 구체적으로 적는다. 백스윙을 마쳤을 때 손의 높이가 피니시했을 때 손의 높이를 비교하고 샷의 결과도 비교한다.
△ 7 단계: 예전 스윙으로, 새로운 스윙으로 5번씩 스윙하며 비교한다.
예전 스윙방법과 새로운 스윙 방법으로 한 번씩 샷을 한다. 예전의 스윙 방법과 새로운 스윙 방법으로 한 샷의 결과를 비교한다. 임팩트 때 느껴지는 차이점과 구질의 차이점도 비교한다.
△ 8 단계: 여러 클럽을 사용하며 새로운 스윙 방법으로 연습한다.
익히려는 새로운 스윙 방법을 강화하는 단계로 구분된 동작을 통합해서 스윙한다. 사용하는 클럽에 적합한 일관된 스윙 플래인을 익힌다.
△ 9 단계: 새로운 스윙 방법대로 코스에서 플레이한다.
샷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스윙 방법대로 코스에서 플레이한다. 샷을 시도할 때마다 교정한 스윙방법의 구체적 내용을 말로 표현한다.
△ 10 단계: 새로운 스윙 방법을 재진단하고 다시 익힌다.
위에 예시한 9단계의 연습을 적어도 4주동안 반복해서 실시한다. 연습장에서는 거울을 통해서, 코스에서는 비디오를 통해서 예전의 스윙 방법과 새로운 스윙 방법의 차이를 확인한다. 동작 교정이 올바르게 진행되었으면 1 단계로 돌아가서 반복한다. 만약 교정되지 않았다면 티칭 프로에게 조언을 구한다.
>>>글 박영민 전 고려대 교수
국내 골프칼럼니스트 1세대. 고려대와 한국체육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1980년대 초부터 방송 해설은 물론 일간지, 스포츠지 등에 많은 칼럼을 연재했다. ‘골프의 이론과 실제’, ‘골프’(체육고등학교 교재) 등 저서도 다수.
건강팔찌가 한때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음이온이나 원적외선이 나와 건강에 도움을 주는 팔찌다. 그러나 요즘은 그 건강팔찌보다 더 건강에 도움이 되는 팔찌가 있다. 바로 스마트밴드다. 스마트밴드는 손목에 팔찌를 차고 건강을 체크하는 기계다. 손목에 차고 다니면 그것이 우리의 움직임을 기록한다. 스마트폰은 항상 손에 있는 것 같지만 가끔은 가방에 넣어 두거나 잠깐 놓고 어디 다녀올 수도 있는데 손목에 있는 팔찌는 매순간 손목에 있으면서 움직임 하나하나를 기록한다.
◇ 재미있는 경쟁은 내 몸을 춤추게 한다
스마트밴드의 기능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만보기처럼 걸음 수를 측정하는 기능이 있다. 예전에는 운동하면 ‘무조건 열심히 하자’라고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조금이라도 꾸준히 하자’로 바뀌고 있다. 조금씩이지만 자주 하는 게 더 중요한데 스마트밴드는 오늘 하루 내가 얼마나 걸었는지, 어제보다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 알려준다.
눈에 보이는 기록은 운동에서 훌륭한 자극제 역할을 한다. ‘하루 만보 걷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스마트밴드에 만보가 되었을 때 알람이 울리도록 맞춰 놓자. 알람이 울리지 않을 때는 더 많이 걸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지만, 알람이 울리면 생각보다 큰 뿌듯함이 생긴다. 보통 어제의 나와 경쟁하며 스마트밴드를 사용하지만 익숙해지면 만보를 걷는 기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친구끼리 같은 스마트밴드를 사용해서 하루 얼마를 걸었는지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스마트밴드에서 친구를 등록해 놓으면 상대방이얼마나 걸었는지 내 스마트밴드에 표시가 된다.
같은 스마트밴드로 친구의 걷는 숫자를 표시한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혼자 운동할 때는 지루하고 귀찮으면 포기도 했었다. 그러나 친구와 스마트밴드를 연결해 놓으니 친구가 걷는 걸음 수가 수치로 나와 경쟁심이 생기더라. 귀찮아서 취소했던 아침운동 대신에 저녁 산책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한다. 운동에 경쟁의 요소를 넣으니 더 열심히 운동할 수 있도록 강력한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다.
◇ 스마트밴드로 손목 위의 전쟁이 시작됐다
스마트팔찌는 다른 말로 웨어러블(Wearable) 기기라고 한다. 웨어러블 기기는 옷이나 시계, 안경처럼 자유롭게 몸에 착용하고 다닐 수 있는 기기를 말한다. 말 그대로 들고 다니는 기계가 아닌 몸에 착용하는 기계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IT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이다. 그래서 전자제품 회사에서 손 안의 전쟁이 끝나고 손목에 차는 전쟁이 시작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스마트팔찌의 제품도 다양해졌다. 저렴한 것부터 고가의 제품까지 가격대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스마트팔찌와 스마트시계가 있는데 이름만 알고 있어도 아는 척할 수 있다. ‘핏빗’이라는 팔찌도 있고, 샤오미가 만든 ‘미밴드’라는 팔찌도 있다. 애플에서 만든 ‘애플워치’도 건강을 체크해 준다.
기능과 모양이 달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보통 이런 기계가 나오면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 아무래도 비싸면 아무리 좋은 것도 사용하지 않게 되는데 위의 제품 중에는 몇십만 원짜리 제품도 있고 2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이제는 스마트하게 운동하고 건강도 체크하자.
◇ 도구의 목적은 습관화
스마트밴드에는 다양한 기능이 있다. 전화가 오면 진동이 느껴지고 깊은 잠을 잤는지 체크까지 된다. 걸음 수뿐만 아니라 계단을 몇 계단 올랐는지까지 표시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능이 있어도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의지를 불태워 도구의 힘을 빌리지만, 결국 움직임이 습관처럼 몸에 배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멋진 스마트밴드를 손목에 차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더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관심을 갖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쌀쌀해진 겨울에 움직임을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글 유장휴 (디지털습관경영연구소 소장/전략명함 코디네이터)
시계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시계는 자연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해가 뜨고 지고 달이 차고 기울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생기는 자연의 순행에서 인간은 시간이라는 개념과 함께 이를 물리적으로 표시하는 시계라는 도구를 발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글 장세훈(張世訓) 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
학계에서는 기원전 3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해시계를 시계의 기원으로 보고 있으며, 영국의 전설적인 거석기념물인 스톤헨지 또한 실제 용도는 해시계였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한편 고대 그리스인들은 날씨가 흐리거나 야간에도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클렙시드라라는 물시계를 발명했고, 1434년 장영실이 세종대왕의 명을 받아 완성한 자격루 또한 물시계의 작동 원리를 응용 발전시킨 것이었다. 이밖에도 모래로 시간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모래시계와 기름의 연소량을 시간 계측에 활용한 램프시계도 중세시대에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시계의 역사는 이토록 오래되었지만, 근대적인 개념의 기계식 시계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17세기 중반부터다. 물리학 및 관측천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기계식 시계의 이론적 토대인 진자의 등시성 원리를 16세기 말에 발견한 것을 기점으로, 네덜란드 태생의 물리학자 크리스티안 호이겐스는 이를 최초로 시계에 적용해 시계 제작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그가 1675년 개발한 진자시계는 후대의 과학자들과 시계 제작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그들의 손을 거치며 점차 다양한 종류의 시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탁상시계와 휴대가 간편한 회중시계가 유럽의 귀족과 부유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현상은 한편으로는 시계가 인류의 생활 깊숙이 뿌리내렸음을 의미했다. 물론 그 시절만 하더라도 휴대용 시계는 일반 서민들은 쉽게 볼 수조차 없는 사치품이었다. 유명 시계 제작자들은 주로 왕가나 귀족들을 위해서만 소량씩 주문제작방식으로 시계를 제작했고, 긴 체인을 연결해 양복 포켓 안에서 수시로 꺼내 볼 수 있는 회중시계는 특권층의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면서 귀금속 케이스로 제작한 시계들이 각광을 받았다.
한편 회중시계는 기술적으로도 당대 시계제작자들의 도전정신을 자극했다. 크기가 큰 추시계류와 달리 회중시계는 부품들의 사이즈부터 매우 작고 더욱 정밀한 가공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론 단위까지 정확하게 측정, 절삭할 수 있는 기계들이 앙트완 르쿨트르 등 몇몇 선구적인 인물들에 의해 19세기 초반에 개발되었다.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스위스 태생의 시계 제작자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18세기에 등장한 가장 중요한 시계 제작자이자 시계 역사상 어쩌면 가장 영향력 있는 발명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최초의 셀프와인딩(로터의 회전에 의해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형태의) 시계였던 퍼페추엘(1780년)을 비롯해, 훗날 브레게의 상징이 된 정교한 패턴의 기요셰 다이얼(1786년)과 파랗게 열처리를 한 브레게 핸즈(1783년), 충격 흡수장치인 파라슈트(1790년), 브레게 헤어스프링으로 불리는 탄성과 내부식성이 탁월한 밸런스 스프링(1795년), 그리고 지지대 역할을 하는 케이지 안에 끊임없이 밸런스 휠을 회전시켜 중력을 상쇄하는 혁신적인 설계의 투르비용(1801년)에 이르기까지 현대 기계식 시계 제조의 기틀이 되는 여러 중요한 발명들이 브레게 한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브레게는 회중시계 시대를 앞당긴 인물이면서 훗날 손목시계의 등장까지 예견한 진정한 의미의 천재였다.
20세기로 접어들면서 시계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가 가시화된다. 바로 회중시계에서 손목시계로의 세대교체가 그것이다. 최초의 손목시계에 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1904년 루이 까르띠에가 친구인 조종사 산토스 뒤몽을 위해 제작한 까르띠에의 ‘산토스’를 최초의 현대적인 손목시계로 꼽는다. 케이스 모서리를 둥글린 사각에 가까운 케이스, 두툼한 러그, 착용감을 고려한 아담한 사이즈는 산토스를 당시의 어떠한 시계와도 차별화시켰다. 까르띠에는 또한 제1차 세계대전에 투입된 프랑스의 전투 장갑차에서 착안한 아이코닉한 사각시계 ‘탱크’를 1917년 탄생시켜 일찍이 손목시계 제조사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IWC, 론진, 호이어(태그호이어의 전신) 등 여러 제조사들이 손목시계 제조에 발 빠르게 합류했다. 특히 롤렉스는 세계 최초의 방수 케이스인 오이스터(1926년)를 비롯해,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퍼페추얼(1931년), 자정 무렵 날짜창이 자동으로 변경되는 시계 데이트저스트(1945년), 최초의 다이버 시계 서브마리너(1953년) 등 몇몇 선구적인 발명으로 손목시계 시대를 앞당긴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 브랜드로 거듭나게 된다.
손목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시계로 인기를 모으면서 대중적으로 더욱 많이 알려지게 됐다. 종전 직후인 1950년대에는 이미 스위스 시계업계가 주류로 군림했다. 1960년대 말까지 스위스 시계 산업은 전례 없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고 시계는 더 이상 사회 고위층만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도 향유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세이코를 필두로 한 쿼츠시계의 광풍에 밀려 스위스 시계 산업은 1990년대 초까지 기나긴 암흑기에 접어들게 된다. 기계식 시계와 달리 수정자와 배터리로 작동하는 쿼츠시계는 적은 제조비용으로 훨씬 더 많은 시계를 생산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특유의 정확함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쿼츠시계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이 기계식 시계를 찾기 시작했고 2000년대 접어들면서 기계식은 쿼츠와 사이좋게 시장을 양분할 만큼 다시 예전의 선호도를 되찾는다. 각종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의 주축이 된 요즘 수백 년 방식 그대로 제작되는 기계식 시계가 다시 높은 인기를 누리는 현상은 어찌 보면 난센스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기계식 시계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쿼츠시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계식 시계만의 예스러운 감성과 장인정신, 그리고 예술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좋은 시계란 무엇인가? 명품 시계에도 트렌드가 존재하는가?
좋은 시계의 기준이란 어찌 보면 상대적이고 자의적인 개념이다. 기술적으로나 미적으로 그리 훌륭하지 않은 시계일지라도 한 개인의 관점에선 충분히 최고의 시계로 비칠 수 있다. 또한 소중한 추억이 담긴 시계라면 가격대를 떠나서 그 자체로 특별한 가치를 갖게 마련이다. 특정 시계에 ‘명품’이라는 수식을 붙이는 것 또한 조심스러울 때가 많다. 그럼에도 현실에는 주저 없이 명품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시계들이 분명 존재한다. 단지 고가라서, 다이아몬드로 화려하게 장식을 해서, 누구나 알 만한 유명 브랜드라서 꼭 명품이 아니라, 정제된 디자인과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클래식한 다이얼, 우수한 설계의 무브먼트와 같은 요소들이 명품 시계를 규정하게 한다.
세상 돌아가는 순리가 그렇듯 명품 시계 시장에도 소위 말하는 트렌드라는 게 있다. 가령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사이즈가 크고 대담한 디자인의 시계들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만 해도 신생 브랜드였던 위블로, 벨앤로스 등이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시계 업계에 완전히 자리를 잡는가 하면, 전통적으로 빅사이즈 시계를 브랜드의 개성처럼 강조해온 IWC, 파네라이 같은 제조사들도 엄청난 혜택을 입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명품 시계 업계의 트렌드는 과거로의 회귀로 규정지을 수 있다. 빅사이즈 트렌드에 대한 반발로 시계 사이즈를 다시 줄이기 시작한 제조사들이 늘어났으며, 지나치게 화려하고 스포티한 디자인 대신 단순하면서 고전적인 디자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예 수십 년 전의 헤리티지 모델을 현대적으로 복각하는 것도 업계의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블랙, 화이트 다이얼 일색인 고급 시계 업계에 최근 들어서는 블루, 그레이, 브라운, 옐로 등 다양한 컬러가 도입되고 있으며, 단순히 색만 입히는 차원이 아니라 기요셰, 그랑푸 에나멜링, 핸드 페인팅 등 다양한 전통 다이얼 제작 기법까지 적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바쉐론 콘스탄틴, 파텍 필립, 까르띠에, 반클리프 아펠, 예거 르쿨트르, 율리스 나르당, 샤넬 같은 제조사들은 자체적으로 양성한 전문 에나멜러와 인그레이빙 장인, 주얼리 세팅 장인들을 활용해 다이얼에 예술성을 가미하는 ‘메티에 다르(Metiers d'Art)’ 시계들로 고급 시계 제조의 또 다른 예술적인 경향을 선도하고 있다.
시계와 사회성
시계를 순수하게 취미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이도 적지 않다.
소위 명품으로 분류되는 고급 시계 소비자들 중에는 해당 시계에 담긴 진정한 가치나 스토리텔링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해당 브랜드가 사회적으로 환기하는 아우라와 이름값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고급 시계가 사회 통념상 일반 소비재가 아닌 사치재로 통하기 때문에, 종종 신문의 사회면이나 방송에서는 부정부패한 방식으로 돈을 축적한 이들이 가진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혹은 불법 로비를 위해 고급 시계를 구입하고 선물했다는 식의 가십성 기사도 종종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시계가 어찌 수천, 수억 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일 수 있는지에 관해 묻기에 앞서 우리는 해당 시계가 지닌 본연의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계 칼럼니스트로서 스위스 주요 시계 브랜드들의 시계가 제작되는 매뉴팩처(공장)를 방문할 기회가 있는데, 매뉴팩처 투어를 거치는 동안 가장 먼저 드는 생각 중 하나는 이토록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쳐 제작된 시계가 비싸지 않을 이유를 발견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고급 시계에 지불하는 금액 속에는 해당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전통, 제조 노하우가 담겨 있는 데다, 기계식 시계의 경우 수백 개의 작은 부품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설계되어 조립되고 나아가 각각의 부품들을 사람 손으로 일일이 다듬고 장식을 하기 때문에 주변의 흔한 대량생산형 저가 시계들과는 확연히 다른 프로세스로 완성됨을 알 수 있다. 오랜 경력과 출중한 실력을 가진 시계제작자를 가리켜 ‘마스터(장인)’라고 칭하는 것도 고급 시계 제조의 배경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계는 분명 재화만 있다면 사고팔 수 있는 물건이지만, 때로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시계들도 있다. 하이엔드 시계 제조사들 중에는 시계를 단지 판매 목적이 아닌 브랜드가 지닌 기술력과 추구하는 가치를 최대치로 구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험적인 시계를 제작하는 곳도 있다. 까르띠에가 2009년에 선보인 유니크 피스 ‘아이디 원(ID One)’과 2012년에 발표한 ‘아이디 투(ID Two)’가 그 대표적인 예로서, 시계 제조 방식에 새로운 혁신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는 더욱 완벽에 가까운 시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까르띠에처럼 시계 제조 기술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예가 있는가 하면, 바쉐론 콘스탄틴이나 반클리프 아펠처럼 최상의 예술적인 시계를 완성하기 위해 전통 공예 장인이 최소 2주에서 길게는 몇 달간에 걸친 수작업으로 완성한 유니크 피스들도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 시계애호가 및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열렬한 지지를 받는 MB&F, 그뤼벨 포시, 로랑 페리에 등의 독립 시계브랜드들과 필립 듀포, 카리 보틸라이넨과 같은 존경받는 독립 시계 제작자들의 시계도 매우 한정된 수량만 제작되기 때문에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시계로 손꼽힌다. 이러한 귀한 시계들은 차후 소더비나 크리스티 등 세계 시계 경매에 출품돼 애초의 금액대를 훨씬 상회하는 경매가에 낙찰돼 화제가 되기도 한다.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흔히 볼 수 없어 희소하고 기술력과 예술적 표현의 한계에 도전한 마스터피스급 작품들은 반드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마련이다. 고급 기계식 시계가 세계 주요 경매에 단골손님이 된 것도 하나의 완성도 높은 시계는 예술품과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러한 귀한 시계를 향유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부류일까? 물론 기본적으로 부(富)도 따라야겠지만, 단지 부유해서만은 가질 수 없는 탁월한 감식안과 시계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열정, 그리고 좋은 시계를 가치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애티튜드(자세)를 지닌 자야말로 진정한 주인이 아닐까 싶다.
>> 장세훈 타임포럼 시계 칼럼니스트
타임포럼 주 필진으로서 시계 각 분야의 뉴스 및 심층 리뷰와 칼럼을 담당하고 있으며, 매년 바젤월드, SIHH, 워치스 앤 원더스 등 주요 시계 박람회를 취재해 기사화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시계 전문지 스페셜을 번역 보완 출간한 를 감수 및 추가 저술했으며, 주요 시계 제조사와 대표작을 선별한 e-북 를 저술했다.
>> 타임포럼 소개
2006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시계에 관한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10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직접 시계 구입 후기와 착용 소감, 다양한 질문과 답변 등을 주고받음으로써 시계에 관한 국내에서 가장 독보적이고 방대한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timeforum.co.kr
미래 의료기술의 트렌드를 뜻하는 유헬스. 언제 어디서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환자를 돌보는 원격진료 시스템인 유헬스가 우리나라에선 스마트폰 위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유헬스 시스템의 키워드는 바로 스마트폰. 10년 후 웰빙과 결합한 환자 중심의 의료시스템을 살짝 들여다본다.
글 임도현 프리랜서 veritas11@empas.com
고령환자 치료하는 숲속의 웰빙 병원
지방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재직하다 몇 해 전 정년을 맞은 60대 중반의 K씨. 사람들로 북적이는 7, 8월을 피해 9월 초 가까운 스마트 웰니스 펜션을 찾아 삼림욕을 즐긴다. 이 펜션은 숲속에 차려진 병원과 같은 곳으로 기본적인 건강진단과 함께 주치의로부터 받은 처방을 약국이나 병원에 가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다.
웰니스 펜션은 시간에 쫓기는 도시인들과 퇴직한 시니어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며 2025년의 새로운 건강 풍속도로 자리 잡았다. 웰니스 펜션을 이용하기 위한 준비물은 딱 하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K님, 휴가는 마음에 드시나요? 본인의 치아를 인공 배양해 이식수술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어디 불편하지는 않으신가요? 그리고 K님의 간수치가 다소 높은 편인데요. 하지만 음주나 자극적인 음식만 피하신다면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아버님과 할아버님 모두 간질환으로 돌아가신 데다 현재 K님의 간 또한 선천적으로 허약한 상태이니 각별한 관리 부탁드리고요. 그리고 혈당이나 심전도 모두 정상이고 다른 장기 역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마음 푹 놓으시고 즐거운 휴가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좀 더 세부적인 검사를 위해 스마트 캡슐 복용하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지난번처럼 스마트폰을 끄시면 전송이 되지 않으니 꼭 켜놓으셔야 해요. 그럼 편안한 휴식 맞으세요.”
스마트폰의 화상 홀로그램을 통해 담당 주치의로부터 건강을 체크받은 K씨는 치아를 만지며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K씨는 10여 년 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 몇 년이 지나 잇몸 통증이 생기면서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의 작은 치아 조각을 떼어내 치아를 배양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K씨는 임플란트를 모두 제거하고 인공 배양된 자신의 치아를 심어 젊었을 적 튼튼한 치아를 다시 찾게 됐다.
유헬스 시대 가려진 명암, 개인정보 유출
“흠, 또 이걸 먹어야 하나.”
한숨을 내쉬며 K씨는 주머니 속 약통에서 작은 알약을 꺼내 입속에 넣는다. 주치의가 K씨에게 당부한 스마트 캡슐은 인체 속에 들어가 환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작은 알약이다. 알약 속에는 미세한 센서가 들어 있어 여러 생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심장이나 소화기관, 뇌 신경조직 등의 특정 기관을 반응시켜 상태를 면밀히 체크함으로써 굳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정밀검진을 할 수 있다. 스마트 캡슐이 얻어낸 생체 데이터는 환자의 스마트폰과 연동돼 주치의에게 자동으로 전송되며, 체내로 들어간 캡슐은 두 시간 동안의 검사를 마치면 대장에서 용변과 함께 분해된다.
K씨는 대대로 간질환을 앓은 가족력이 있다. 그 때문에 주치의는 K씨의 간에서 미세한 반응이 포착될 때마다 K씨에게 수시로 경고 메시지를 전송한다. 하지만 K씨는 왠지 자신의 몸 상태가 스마트폰을 통해 외부로 전송되는 것이 찜찜하기만 하다. 몇 해 전 수만 명의 건강 데이터가 이동통신회사와 생명보험회사로 유출된 사건이 발생해 세상이 떠들썩했기 때문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이 미래 유헬스 시스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IT를 활용한 의료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생체정보가 유출되는 부작용과 그 위험성은 미래 고령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다.
스마트폰을 몸속에 넣고 다니는 치매환자들
방을 나온 K씨는 길게 심호흡을 하며 숲길을 산책한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산책로엔 비슷한 또래의 은퇴자들이 많이 나와 있다. 개중에는 전동 실버카에 의지하며 걷고 있는 고령환자, 손목에 노란 띠를 감은 치매환자도 눈에 띈다.
“뚜뚜뚜뚜, 낙상사고 위험구역에 들어오셨습니다. 정신을 집중하시고 안전한 길로 돌아가십시오.”
몸속에 내장된 바이오폰의 센서가 환자의 산책로 이탈과 몸의 가속도 변화를 감지해 낙상사고의 위험성을 알려준다. 치매환자의 몸속 센서에서 흘러나오는 경고 멘트는 환자 본인에게 주의를 주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치매환자의 동태를 유심히 지켜봐달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때 치매환자의 표정을 유심히 지켜본 K씨가 뭔가 이상한 조짐을 느낀다.
“흥분수치가 감지되었습니다. 안전한 곳을 찾아 의료진을 기다리십시오.”
바이오폰의 센서가 이번에는 신경계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해 이상 징후를 알려준다. 남을 때리거나 욕을 할 때 생기는 신경계의 흥분수치는 치매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징후다. 바이오폰의 센서는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스스로 주치의와 가족, 요양원 그리고 환자가 속한 지역사회에 알려주는 것이다.
몸 안의 센서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그 자체가 스마트폰이라는 점이다. 몸속에 내장된 바이오폰의 등장은 IT와 의료기술이 성공적으로 융합한 첫 케이스이자 과학기술의 새 지평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몸속에 인공물질을 삽입하는 것은 꽤나 껄끄러운 일이다. 더욱이 인공장기가 아닌 송·수신 장치를 몸속에 넣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환자의 상태를 24시간 전송해야 하니 사생활 침해는 물론,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의 자유로움은 그만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인구의 20%가 수호천사를 원한다
그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바이오폰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벼운 낙상이나 골절만으로도 생명에 치명적인 해를 입을 수 있거나, 환자 스스로 자신을 제어할 수 없는 노령 환자가 바로 그들이다. 2013년 미국 인구의 14.7%에 해당하는 노령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0% 이상이 다소 사생활을 침해받더라도 자신의 건강을 돌봐주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치매 등 노인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겐 바이오폰을 몸속에 내장해서라도 의사를 대신해 내 몸을 지켜줄 든든한 ‘파수꾼’이 필요한 것이다.
바이오폰의 등장으로 구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노인병이 있다. 바로 폐렴이다. 영국의 의사들 사이에선 ‘병상에 누운 노인들이 저승사자를 봤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폐렴은 노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 5위를 차지하는 매우 무서운 병이다. 폐렴에 걸리면 혈액 내 산소 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져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이때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재빨리 조치를 취하면 생존 가능성은 높아진다.
바이오폰은 환자로부터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가장 먼저 환자에게 산소마스크 착용을 당부한다. 동시에 가까운 119 구급대에 폐렴 의심환자 발생 소식을 알리고 긴급출동을 요청한다. 환자가 할 일은 의사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70세를 앞둔 K씨는 몸속에 바이오폰을 넣고 다니기엔 아직 젊다고 생각한다. 물론 간이 걱정되긴 하지만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고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며 환자 취급을 받는 것이 영 불편하기만 하다. 하지만 죽어가는 뇌세포를 살릴 수 있는 단서는 2025년에도 찾아내지 못했으니 남들과 마찬가지로 K씨 역시 언젠가 바이오폰의 도움을 받으며 여생을 살게 될 것이다.
2015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은 12.9%로 10년 후엔 20% 이상으로 늘어나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다. 언젠가 뇌세포 재생 기술이 개발돼 치매를 치료할 수 있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시니어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은 작은 스마트폰이다. 시니어들의 수호천사이자 건강 파수꾼인 스마트폰의 미래는 이미 당신의 손 안에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