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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차 56세도 문제없다…73세 최윤수 프로의 행복한 라운딩
- 최윤수 프로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골프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골프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에서 손자뻘 선수와 플레이를 펼친 최윤수 프로가 이런 골프 매력을 다시 보여줬다. 지난 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제37회 신한동해오픈이 막을 올렸다. 최윤수는 버디 1개와 보기 9개를 묶어 8오버파 79타를 치며 공동 133위를 기록했다. 성적은 최하위권이었지만 그는 이번 대회 출전으로 2018년 KPGA 선수권에서 작성했던 코리안투어 최고령 출전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1948년생으로 올해 73세인 그는 서른에 프로가 된 뒤 코리안투어에서 11승을 올린 전설적인 선수다. 시니어 무대인 챔피언스투어에선 26승, 만 60세 이상이 참가하는 그랜드시니어 부문에선 19승을 기록하고 있다. 최윤수는 이번 대회에 주최자인 신한금융그룹의 초청을 받고 고심 끝에 출전했다. 그는 “KPGA선수권대회도 3년 전에 마감해 나가야 하나 망설였다”며 “어렵게 결정을 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17세 송민혁과 함께 플레이해 더 화제가 됐다. 송민혁과 최윤수의 나이차는 55년으로, 2018년 제61회 KPGA선수권대회 최윤수-정태양의 51년10개월을 넘는 역대 KPGA 투어 최다 나이차 동반 라운드 기록이다. 송민혁은 “대선배님과 함께 해 영광이었다”며 “선배님의 조언에 제 플레이 스타일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최윤수는 손자뻘 후배의 기량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잘 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체격도 그렇게 크지 않은데 공이 얼마나 멀리 가는지 나와 100m 이상 차이가 난 것 같다”며 “이런 선수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골프가 세계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고 감탄했다.
- 2021-09-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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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과 수축
- 여태 안 쓰던 레슨을 쓰기로 한 걸 보니 칼럼 소재가 떨어진 것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통한 일이 벌어지는 골프 세상에 얘깃거리가 쉬이 바닥나겠는가? 오로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가 한 타라도 줄이는 데 보탬이 되기로 마음 먹고 방향을 튼 것이다. 물론 편집자와 숙의 끝에 정했다. 그래도 레슨을 칼럼에 담기로 하면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사회관계망(SNS)에 레슨 콘텐츠가 넘친다는 사실 때문이다. 또 칼럼이라서 글로만 뜻을 전달해야 하는 한계도 있다. 그래도 늦깎이인 내가 뒤늦게 깨닫게 된 것을 독자와 함께 나눈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용기를 낸다. 자,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레슨 제1회를 시작한다. 독자는 ‘이완’(relaxation)과 ‘수축’(contraction)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물론 골프 스윙에서 말이다. 무슨 말인지 안다고? 이미 상급자 반열에 오른 골퍼임에 틀림없다. 모른다고? 나도 불과 얼마 전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걸. 지금도 아쉽다. 이완과 수축이 뭐냐고? 뜸들이지 말고 얘기하라고? ‘이완과 수축을 잘해야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다’는 말은 이런 것이다. 힘을 쓰기 전까지는 근육의 긴장을 최대한 풀고 있다가 힘을 쓸 때 긴장을 해야 힘을 제대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백스윙 때는 이완하고 다운스윙 때는 수축을 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고. 더 정확하게는 백스윙 때와 다운스윙 초기에는 이완을 하고 다운스윙 중간부터 수축을 하는 것이 맞다. 다운스윙 초기에도 이완을 해야 한다는 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다운스윙을 시작하자마자 수축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다운스윙을 시작하고 조금 지나고 나서 수축을 해야 한다. 다운스윙을 시작하고 얼마나 지나서 수축을 해야 하냐고? 두 손이 백스윙 톱에서 50~60대 정도 내려올 때까지는 여전히 이완을 했다가 그 다음부터 수축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이완과 수축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어도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골프 조언은 흔하다. 그립을 부드럽게 잡으라는 조언이 대표적이다. 그립을 꽉 잡으면 근육은 자연스럽게 수축한다. 백스윙을 천천히 하라는 조언도 마찬가지다. 백스윙을 빨리 하려다 보면 아무래도 그립을 꽉 잡게 된다. 어깨에도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고. 백스윙 톱에서 잠깐 멈췄다가 다운스윙하라는 조언도 이완과 수축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톱에서 잠깐이라도 멈추는 일은 급한 백스윙으론 어림 없다. 혹시 백스윙 때 살짝 수축(긴장)을 했어도 톱에서 멈추는 동안 다시 이완 되기도 하고. 여유 있는 템포로 스윙하라는 충고도 같은 뜻을 담고 있다. 스윙 템포는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시간이 얼마냐로 정해진다(이 말은 조금 어려우니 나중에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다). 여유 있는 템포는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데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백스윙 때뿐 아니라 다운스윙 초기에도 이완을 하게 된다. 들어본 지 오래지만 노래 구절 ‘에~델 바이스’를 떠올리며 스윙하라고 가르치던 옛 방식도 같은 의미다. ‘에~델’ 할 동안 백스윙을 하면서 긴장하지 않고 있다가 ‘바이스’ 하는 대목에서 힘을 주라는 것이다. 혹시 독자는 스윙을 할 때 확 잡아 빼서 후려치는 스윙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도 프로 골퍼가 되기 전에는 그랬다. 실은 프로 골퍼가 되고 나서도 그 버릇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정말 많이 고쳤다. 돌이켜보면 내 백스윙이 얼마나 빨랐는지 말도 못 할 정도였다. 그때는 오로지 공을 때릴 생각밖에 없었다. 백스윙을 하고 있는데 이미 마음은 다운스윙을 했던 것이다. 그러니 어디 이완이 됐겠는가? 그립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을 테고. 볼을 뒤로(목표 반대 방향으로) 치느냐는 핀잔을 들은 적도 있다. 물론 백스윙을 순식간에 하면서도 기가 막히게 치는 골퍼도 있다. 나와는 달리 그립을 부드럽게 쥐고 어깨도 긴장하지 않으면서 그런 스윙을 해내는 것일 테니 놀랍다. 대개 전문 교습가로부터 도움을 받아 엄청나게 훈련한 엘리트 골퍼나 가능한 일이다. 나로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손으로 꼽는 장타자 중에 이렇게 치는(순식간에 백스윙하는) 선수가 많다 보니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된다. TV 중계를 통해 독자 눈에도 익으니 겉으론 비슷한 동작인 줄 착각하게 된다. 그 스윙은 큰 차이가 있으니 감안해야 한다. 이완과 수축이라는 말을 나는 김민조 골프 트레이너가 연 세미나에서 처음 배웠다. 그는 힘을 쓰기 전까지 한없이 근육을 이완시켰다가 단숨에 수축해야 ‘폭발적’으로 힘을 쓸 수 있다고 알려줬다. 몸을 쓰는 원리에 대해서는 백지에 가까웠던 나는 그 세미나를 듣고 깨달은 것이 많았다. 그 뒤로는 연습을 하면서 늘 ‘이완’, ‘수축’을 뇌까리며 스윙을 한다. 실전에서도 스윙이 급해졌다고 느낄 때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이완’과 ‘수축’이다. 독자도 나를 따라 해보기를 권한다. 백스윙을 시작해서 다운스윙 초기까지 ‘이~완’이라고 속으로 말하는 것 말이다. 다운스윙 때는 ‘수축’이라고 안 하냐고? 머릿속으로만 한다. 직접 해보기 바란다. 힘을 쓸 때는 이를 악물기 때문에 입은 저절로 다물게 된다. 이렇게 하면 실력이 느냐고? 효과는 내가 장담한다. 김용준 한마디로 소개하면 ‘골프에 미친 놈’이다. 서른여섯 살에 골프채를 처음 잡았고, 독학으로 마흔네 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가 됐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KPGA 경기위원.
- 2021-08-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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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려놓으니 보였다” 퇴직 부부의 다시 쓴 이모작
- 퇴직이라는 위기의 기로에서 맞잡은 손을 더욱 단단히 그러쥔 부부가 있다. 예상치 못한 권고사직과 재취업 실패, 노후 자금 공백. 금슬 좋은 부부를 시험하기라도 하듯 중년에 들어 온갖 폭풍이 닥쳤지만, 두 사람은 갈라섬을 고민하는 대신 서로의 기둥이 되기로 했다. ‘사모님’ 소리를 듣던 아내는 결혼 후 처음으로 사회에 발을 내디뎠고, 전용 기사를 둔 대기업 임원 출신 남편은 ‘따릉이’를 타고 다니는 택배 노동자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인생에 가을이 찾아와 가을옷을 입은 것뿐”이라는 강찬영(60)·박경옥(57) 부부를 만났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가 반복되는 여름이다. 맑은 하늘에 마른 천둥이 내리치는가 하면, 소나기가 쏟아져 우산 없이 낭패를 보는 날이 잦다. 잠깐의 소나기는 손우산으로 피하면 그만이지만, 장마철 태풍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비 없이 찾아온 태풍은 집을 휩쓸고 봄내 가꾼 논밭을 가차 없이 망가뜨린다. 준비 없는 퇴직도 비슷하다. 수십 년 경력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차곡차곡 쌓은 커리어는 휴짓조각이 된다.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저자 박경옥 씨는 남편의 퇴직을 “한여름의 태풍 같았다”고 비유했다. 태풍이 찾아오기 전의 여름은 뜨거운 열정이 타오르는 청년의 모습처럼 한없이 청량하다. 강찬영 씨의 청년기도 빛났다. 이름만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해운회사에서 27년간 영업직으로 일했다. 퇴직 전 2년 동안 임원도 맡았다. 임원직에 앉아 있을 때, 임시직인 만큼 실적과 관계없이 계약이 끝나는 대로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가 공중분해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강 씨는 2013년, 53세의 이른 나이에 권고사직이라는 대책 없는 폭풍을 맞았다. 강 씨는 “학창 시절을 다 합친 것보다도 긴 시간 회사를 다녔으니 그야말로 ‘멘붕’이 왔다”며 “현실을 깨닫는 것부터 어려웠다”고 말했다. 퇴직 부부의 동상이몽 퇴직 후 퇴직금이 두둑하게 쌓여 있던 1년간은 평화로웠다. 벼르던 여행도 가고, 주말마다 부부끼리 산에 다니며 자유 시간을 만끽했다. 강 씨는 5개월 만에 비슷한 직무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외국 회사와의 계약을 따내야 하는 중소기업의 큰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계약이 무산되면서 1년여 만에 다시 회사를 나와야 했다. 두 번째 폭풍이었다. 대부분의 화이트칼라 퇴직자가 그러하듯, 강 씨 부부도 퇴직 후 얼마간은 동종 업계로의 재취업을 준비했다. 강 씨가 자기소개서를 쓰면, 박 씨가 오탈자와 문맥을 봐주며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돌아오는 연락은 없었다. “현역 때의 열기가 살아 있을 때니 재취업이 가능할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강 씨와 달리 박 씨의 속은 점점 타들어갔다. “세상 물정 모르고 눈을 낮추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한 번은 외국으로 굿을 다니는 무당의 통역사를 뽑는 공고에 대기업 시절 연봉을 적어 지원했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통역사에게 그만한 월급을 주려면 한 달에 굿을 얼마나 해야 하느냐’고 속으로 나무란 적도 있었다. 모아둔 노후 자금이 야금야금 줄어들고, 재취업의 동상이몽이 길어지는 와중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두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부딪혔다. 임원 시절 지시하던 습관이 집에서도 배어나오는 탓이었다. 강 씨가 지방에 일이 생겨 기차표를 끊어달라 하면 박 씨는 “여긴 회사가 아니니 당신이 직접 알아보라”며 반박하곤 했다. 늘어나는 집안일도 박 씨의 신경을 긁는 요인 중 하나였다. “남편이 집에 있으니 일이 더 많아졌어요. 젖은 옷은 탁탁 털어서 널어야 구김이 안 가는데, 그대로 널어 두 번 일하게 만들고. 세탁기도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다 되는 줄 알고.(웃음) 안 해봤으니 모르는 게 당연한 건데 화가 나더라고요.” 강 씨는 “답답한 마음은 이해되지만, 조금은 기다려주길 바랐다”며 “27년 동안 가족을 위해 일만 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고 내심 서운함을 드러냈다. “저 역시 연금이 나올 때까지 공백이 생기니 놀고만 있을 수는 없겠다 생각했어요. 아내와 동등한 입장에서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죠. 그래도 은퇴하면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어깨의 힘을 빼고 자세를 낮춰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싶었죠.” ‘인생 공부’로 되찾은 금슬 박 씨는 남편과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자 절에서 숙식하는 공양주 보살 일을 찾아보며 잠깐 떨어져 있을 생각까지 했다. 그런 그녀가 깨달음을 얻은 건 주말 농사를 하면서다. 어느 날 고랑의 잡초를 뽑던 그녀는 문득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자라나는 작물을 보며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남편에게 잘나가던 여름의 모습이 계속되기만 원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건 강 씨도 마찬가지였다. “인생의 여름이 지나갔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가을에 여름옷을 입고 있으면 춥잖아요. 계절이 흐르면 그에 맞춰 옷을 갈아입고 준비해야죠.” 마음가짐을 달리하니 부부 사이에도 변화가 생겼다. 두 번째 퇴직 후 1년쯤 지났을 무렵, 박 씨는 무료해하는 남편을 데리고 지역 도서관에 갔다. 남편이 일하는 동안 심심하면 도서관에 가서 인문학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나서다. “‘뭐라도 해라’는 심정이었죠.(웃음) 그런데 독서를 해보니 남편이 책 한 권을 꼼꼼하게 읽는다는 걸 알았어요. 특히 동양학 서적을 집중해서 보길래, 관심 있으면 공부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박 씨의 말에 용기를 얻은 강 씨는 2017년 원광디지털대학교 동양학과에 입학했다. 잠들어 있던 학구열에 불씨가 피어난 순간이었다. 서울시 50플러스센터 공유사무실을 빌려 작정하고 공부에 돌입했다. 박 씨는 “남편과 잠시나마 떨어질 수 있었던 팁”이라며 웃었다. 혼자만의 공간이 생긴 덕분이었을까, 첫 학기를 제외하고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졸업했다. 함께하는 취미가 생기니 소통도 늘었다. ‘베갯잇 대화’ 시간도 생겨났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공부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 소재가 무궁무진하더라고요. 덕분에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요. 퇴직 후 남편이 스크린 골프장에 가는 걸로 자주 싸웠는데, 알고 보니 언제 찾아올지 모를 비즈니스 자리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게 됐죠.” 골머리를 썩이던 집안일 문제도 해결했다. 두 사람이 생각해낸 부부 갈등의 해답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 뒤집어보기다. “아내가 곰국을 끓이면 남편이 긴장한다고 하잖아요. 삼시세끼 곰국만 먹게 될까봐요. 그런 자조적인 농담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아내가 없으면 곰국에 면을 삶아 넣거나 사골 향 나는 김치찌개를 끓여 먹으면 되죠. 집안일은 함께하는 거니까요. 이제 저도 설거지, 신발 정리 정도는 직접 해요.(웃음)” 함께 일하니 보람은 두 배 강 씨가 공부에 매진하는 동안 박 씨는 50플러스센터에서 건강 관리, 감정 조절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남편의 재취업을 독촉하는 대신 생활 전선에 함께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스터디 모임에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능기부 강의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는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남편의 은퇴로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남편을 바꿀 수 없으면 나를 바꿔라’고 하시더라고요. 순간 제가 이기적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돈 버는 일은 으레 남편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이참에 남편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적은 돈이라도 제 힘으로 벌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았죠.” 경력 단절도 아닌 ‘무경력’ 전업주부가 일자리를 얻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박 씨는 “능력이 부족할수록 탐색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며 “관련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틈날 때마다 여성인력개발센터, 50플러스센터 등을 방문해 인맥을 늘렸다. 그 무렵 강 씨는 주말 농사에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택배업을 시작했다. 오후 3시부터 8시간 정도 택배 분류를 반복하는 고강도 노동이다. 그는 “아내가 일을 하면서 고연봉 직업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눈을 낮출 수 있었다”며 “제안해준 지인의 덕도 크다”고 말했다. 지인은 그가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부부는 이를 두고 ‘낯선 사람 효과’라 설명한다. “잘나가던 모습을 봐온 학교 동창이나 직장 동료는 이런 제안을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지인의 눈에는 그저 백수였던 거죠.(웃음) 이래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사람의 과거가 아닌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니까요. 아내가 책을 내고 강단에 설 수 있었던 것도 기관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이죠.” 박 씨가 가사노동의 굴레에서 해방될 때 강 씨는 땀 흘려 일하는 육체노동의 보람을 배웠다. 배턴 터치하듯 뒤바뀐 인생이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은퇴 전에는 술자리가 많아 과체중이었어요. 지금은 하루에 5~8시간 움직이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건강해졌죠. 관리자로 모든 일을 책임지는 대신 맡은 일만 성실히 하면 되니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아내와 사이도 좋아지더라고요. 그야말로 ‘수신제가’죠.(웃음)” 어느덧 퇴직 생활 9년째, 이제 두 사람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노후를 꿈꾼다. 황혼의 위기를 ‘주경야독’으로 이겨낸 그들은 “나이가 들어도 내면 수양을 지속해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비슷한 고민을 겪은 동년배 부부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정하고 내려놓으면 다른 길이 보여요. 우리는 서로 다른 우주에서 온 행성 같은 존재라는 것, 그렇기에 부딪히는 대신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요. 그런 마음으로 살다 보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답니다.” 폭풍을 견디면 시원한 가을이 온다. 추수의 시간이다. 두 사람에게 가을은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처럼 조금 일찍 찾아왔지만, 그들은 더 많은 곡식을 거두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대신 더 빨리 나눌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래서인지 사진 찍는 순간 렌즈 안에 들어온 두 사람의 해사한 미소가 청명한 가을 하늘과 닮아 보였다. 부부가 함께 보는 하늘이 멋지게 저물어가기를 바라며 셔터를 눌렀다.
- 2021-08-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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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 나온다?’ 골프에 재미 더해 주는 은어
- 56세 김골프(가명) 씨는 6년 차 골퍼인 친구 소개로 골프 세계에 입문했다. 필드에 나선 첫날, ‘오잘공’, ‘구찌’ 등 낯선 단어가 귀에 들렸다. 은어인 듯했지만 다들 웃고 떠드는 분위기에 의미를 묻기도 민망했다. 게다가 정확한 골프 용어도 아니어서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아보기도 애매했다. 골프는 정식 용어만큼 다양한 은어들이 있다. 기본 용어도 외래어가 많아 자연스레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은어까지 눈치껏 이해해야 한다면 막막해진다. 뜻을 오해해서 잘못 사용하면 황당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의미를 알면 골프 재미도 늘어난다. 이에 브라보가 막 골프에 입문한 ‘골린이’ 시니어를 위해 알아두면 좋은 은어를 소개한다. 먼저 연습장에서 연습만 하다가 필드에 처음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머리 올린다’, 정해진 타수의 2배를 쳤을 때 ‘양파’, 날아간 공이 도로를 맞고 더 좋은 위치로 갔을 때 ‘도로 공사 협찬’ 등이 있다. ‘버디’없이 ‘보기’만 줄줄이 기록한 스코어카드를 작성했을 때 나오는 탄식이 ‘땅만 팠다’다. 아무런 소득 없이 디봇만 냈다는 뜻이다. 아마추어들에게는 ‘변태’라는 말도 통용된다. 행동은 하지 못하고 보기만 한다는 설명이다. 러프만 전전하면 동반자들이 ‘그린피 다 내지마’라고 한다. 페어웨이를 '보호'했으니 그린피라도 할인 받으라는 비아냥이다. 또 홀을 대부분 파로 마치면 파를 많이 먹어 ‘토할 것 같다’는 표현을 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기도 한다. 오바마는 ‘오케이(OK)를 바라지 말고 마크를 하라’는 표현이다. 일본어로 입, ‘구찌’는 말로 멘탈이 약한 상대방을 흔들어 놓는 경우에 쓰인다. 첫 홀인 1번홀에서 한 명이라도 파를 하면 동반자들의 스코어를 모두 파로 써주는 ‘일파만파’, 4개 홀 연속 파를 잡았을 때 ‘아우디파’, 5개 홀 연속 파는 ‘올림픽파’, 더블파를 기록하면 ‘양파’다. ‘오잘공’은 오늘 제일 잘 친 공의 줄임말이다. 비슷한 의미로 손님이 제일 잘 친 공 ‘손잘공’, 어쩌다 잘 친 공 ‘어잘공’, 지금까지 제일 잘친 공 ‘지잘공’ 등이 있다. 실제 필드는 지형, 날씨, 습도 등 다양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연습장과 상황이 다르다. 또 같이 온 동료의 샷에 위축되거나 집중력이 흐려지기도 한다. 이처럼 ‘닭장 프로’는 연습장에서는 프로처럼 잘 치지만, 필드에 나오기만 하면 외부 환경에 의해 스코어 관리가 되지 않는 골퍼를 칭한다. 골프장 캐디들이 쓰는 은어도 있다. ‘피아노맨’은 라운드 내내 동반한 여성 골퍼와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성 골퍼를 지칭했는데, 최근엔 의미가 달라졌다. 캐디에게 스킨십을 시도하거나 심지어 음담패설을 일삼는 ‘진상 골퍼’를 통칭한다. ‘섰다맨’은 말 그대로 가만히 선 채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골퍼를 말한다. 뭐든 캐디가 해 주기를 기다리는 골퍼다. ‘거북이맨’은 진행이 느린 골퍼를 일컫는다. 세 차례 이상 스윙 연습을 하거나 자기 차례가 된 뒤에야 부랴부랴 장갑을 끼고 공과 티를 찾는다. 누가 봐도 죽은(아웃오브바운즈) 공을 계속 찾고 있는 유형도 여기에 속한다. 이 외에도 공이 앞으로 가는 대신 왼쪽으로 또는 오른쪽으로 가는 ‘와이파이’ 유형이 있다. 남은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어 클럽을 계속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캐디들에게는 까다로운 골퍼다. ‘오늘은 딱피야’라는 말도 캐디들 대화에 자주 등장한다. 딱 정해진 캐디피만 받은 걸 말한다. 골프는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과도한 은어 사용은 때때로 독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때와 장소를 가려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농담으로 사용한다면 분위기도 완화하고, 즐거운 라운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2021-08-1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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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골퍼 느는데, 골프 산업에 짝퉁 ‘경고등’
-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골프가 ‘짝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도 오히려 골프 인구가 늘자, 골프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판국이다. 이에 ‘짝퉁’ 골프용품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니어 골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국 501개 골프장 이용객은 4673만 명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4170만 명)보다 503만 명(1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2019년보다 9.8%(46만명) 증가한 515만명으로 추정된다. 탁 트인 필드에서 한정된 인원으로 즐길 수 있어 코로나19 이후 골프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자 골프용품 수요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및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상품 중 아동·스포츠 용품 매출이 35.1%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외여행에 대한 제약이 지속되면서 유명 브랜드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골프 관련 상품도 판매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골프용품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국산 짝퉁 제품도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다. 미국 매체 USA투데이는 17일 “일부 업자들이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중국산 가짜 용품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6월 있었던 세 차례 단속에서 중국 둥관시에서만 1만 개가 넘는 짝퉁 클럽이 압수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세관에서 적발한 골프용품 가품 건수는 PXG만 3657건에 달했다. 타이틀리스트, 마크앤로나, 캘러웨이, 스카티 카메론, 혼마 등 다른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까지 고려하면 1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청탁용 짝퉁 골프채를 받아 감봉 3개월에 그친 판사 사례도 보도된 바 있다. 수천만 원대에 달하는 골프채가 알고 보니 감정평가액 50만 원에 그치는 짝퉁 물건이었던 것이다. 골프클럽 말고도 골프공, 골프웨어나 클럽의 일부 부품이 짝퉁인 경우도 많다. 온라인 적발 건수는 줄고 있지만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가품이 적발되는 건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해 가품 적발 금액은 PXG만 20억 원이다. 이는 진품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6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타이틀리스트와 PXG 등의 유명 골프용품 브랜드들은 전담팀을 꾸려 짝퉁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가품 판매자들은 ‘병행제품’, ‘특별품’ 같은 단어를 기재해 시니어 구매자들을 속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나 쿠팡 등의 오픈마켓, 네이버 밴드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도 가품 판매자의 주된 판매처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정품과 가품은 재질에서부터 차이가 크다”며 “입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가품은 정품 대비 50~60% 싼 가격에 판매되며 SNS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은 가품일 확률이 아주 높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 2021-08-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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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심 더하고 남 탓 줄이고’ 황혼 부부 행동 가이드
- 30년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스트레스가 켜켜이 쌓인 남편, 함께 보내는 시간이 영 답답한 아내. 깊어지는 황혼의 동상이몽,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이를 회복하는 데 그리 대단한 방법은 필요하지 않다. 배우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어려움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신혼의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다. 아래 사례가 자신의 이야기 같아 ‘뜨끔’했다면, 부부 사이를 개선하는 생활 속 크고 작은 행동 가이드를 실천해보자. 시작이 반이다! CASE 1 은퇴 증후군 VS 갱년기 김은퇴 35년 일한 대기업에서 퇴직했다. 한동안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자유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왔다. 고생 끝에 얻은 명예와 남부럽지 않은 연봉, 화려한 인간관계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듯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내는 “당신 뒷바라지하느라 내 인생이 끝났다”며 언성을 높이고 잔소리를 한다. 잘나가던 시절이 꿈만 같고 매일이 우울하다. 이홍조 어느 날부터 몸이 자주 홧홧하더니 관절통, 근육통, 불면증까지 전에 없던 증상이 밤마다 괴롭힌다. 한평생 반복된 가사노동에 체력은 점점 떨어져가는데, 남편은 은퇴하고도 하루 종일 누워 일어날 줄을 모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동안의 인생이 부질없게 느껴지고, 억울함과 분함, 회한이 사무친다. 밤만 되면 20~30년 전 서운했던 일까지 하나하나 생각나 일일이 따지고 싶은 기분까지 든다. 행복 솔루션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활동을 하던 시절 직장은 밥벌이 수단 그 이상의 개념이었다. 성공의 상징이며, 정체성을 드러내는 지표였다. 또 오늘날과 달리 ‘워라밸’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당시에는 가족에 소홀할지언정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고 풍족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가정 평화를 위한 최선이라고 여겼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30~35년간 직장에 헌신하다 은퇴한 이들은 가정과 직장 모두로부터 버려졌다는 생각에 상실감을 느낀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자존감 회복이다. 먼저 아내는 앞선 상황을 이해하고 남편의 장점을 일깨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재취업을 독촉하는 대신 승진한 날, 큰 프로젝트를 성사한 순간,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자식 대학 보낸 때 등 생애 성취 경험을 되짚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물어보며 의욕을 북돋아준다. 회상의 시간을 가지다 보면 아내 또한 그동안의 삶이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남편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정에 최선을 다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또 남편 역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한 회사의 책임자가 아닌 배우자와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을 고민해보고, 가정에서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한편 남편은 아내가 ‘갱년기’라는 인생의 터널을 지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가시 돋친 말과 행동이 진심이 아닌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외면하기보다 이야기를 들어준다. “왜 또 그래”, “당신 그거 병이야. 병원 가” 등의 반응은 전쟁의 총성을 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표현하는 게 어색하다면 갱년기 증상에 좋은 음식, 영양제 등을 챙겨주며 ‘당신의 상태를 이해한다’는 마음을 슬쩍 내비쳐본다. 나이 들수록 배우자의 건강을 챙기는 것만큼 소중한 애정 표현은 없다. CASE 2 여가 시간의 동상이몽 강바다 회사 다닐 때부터 쉬는 날마다 낚시를 즐기는 것이 인생의 몇 안 되는 낙이었다. 은퇴 후에는 막연한 불안과 우울함이 찾아올 때마다 종종 바다를 찾는다. 낚싯대를 잡고 머리를 식히다 보면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내가 혼자 즐기는 취미 생활에 불평을 토로한다. 운동은 취미가 없는데, 자꾸만 함께할 것을 강요해 잦은 언쟁이 벌어진다. 최운동 은퇴 전 해외 주재원이었던 남편은 집을 비우는 날이 잦았다. 그러다 간혹 시간이 나면 집에서 누워 있거나 홀랑 낚시를 하러 바다로 떠나버렸다. 용기 내 함께 운동할 것을 제안하면 “일 때문에 바빠 그렇다. 퇴직하면 같이 놀러 다니자”며 다음을 기약했다. 하지만 은퇴하니 이제는 “취미가 다르지 않느냐”는 핑계를 대며 함께하는 시간을 피한다. 행복 솔루션 20~30년 함께 산 부부라도 관심사가 다르면 공통의 취미를 갖기 어렵다. 은퇴 전부터 각자의 여가 시간을 보낸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이가 더 소원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부부끼리 ‘따로 또 같이’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 먼저 지난 일주일간 부부가 함께한 시간, 활동, 대화 내용 등을 적어본다. 그 다음 이를 반성의 지표로 삼아 ‘주 3회 저녁 식사 후 산책하기’, ‘주 1회 같이 문화생활 하기’ 등 실천하기 쉬운 부부 생활 강령을 만들어본다. 요일별로 정해도 좋다. 이를테면 월·수·금은 ‘부부 동반의 날’, 화·목·토는 ‘혼자만의 날’을 보내기로 약속한다. 다소 숙제처럼 느껴져도 긴 시간 쌓인 마음의 벽을 서서히 허물고 함께하는 시간을 길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 다음 서로의 취미에 발을 들인다. 반드시 같은 ‘활동’을 하지 않아도 좋다.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데 방점을 둔다. 이를테면 남편이 낚시를 할 때 옆에서 자수를 하거나, 아내가 공원에서 조깅을 하는 동안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다. 상대는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존중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본인은 배우자에 대해 알지 못했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같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찾고 싶다면, 서로의 관심사를 탐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이때 배우자의 관심사를 다 안다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데이터가 연애 시절에 멈춰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상대방을 알아가던 풋풋한 그때처럼 “당신이 요즘 재미있어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 “당신, 예전에 ○○하는 것 좋아했던 것 같은데 맞아?” 등 호기심 어린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CASE 3 다시 불붙은 경제권 전쟁 박지출 은퇴 전 가정의 경제권은 아내가 책임졌다. 월급은 타는 족족 아내에게 가져다주고, 30년 넘도록 용돈을 받아 썼다. 상호 합의 하에 이뤄진 결정이기에 큰 불만은 없었지만, 과자 한 봉지를 사더라도 아내 눈치를 보느라 답답할 때가 많았다. 노년기만큼은 주도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은퇴 후에는 소일거리를 찾아 직접 번 돈으로 골프용품을 사고 소소한 취미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 아내가 간섭하려 든다. 오경제 남편이 피땀 흘려 벌어온 돈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결혼 생활 내내 꼬박꼬박 가계부를 정리하며 재산을 불리는 데 힘썼다. 덕분에 노후 자금에 보탬이 될 건물을 사고, 투자로도 수익을 얻었다. 그래도 자식 결혼 전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남편이 은퇴 후 소일거리를 시작한 뒤부터 벌이를 공개하지 않고 고가의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변한 남편의 태도가 당황스럽다. 행복 솔루션 경제권은 신혼, 황혼을 막론하고 부부 사이 다툼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결혼 생활을 갓 시작한 신혼부부는 경제권 쟁탈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언쟁이 오고 간다면, 황혼 부부의 갈등은 그동안 참아온 불만이 특정 계기로 폭발하면서 시작된다. 특히 가정에서 성 역할이 비교적 뚜렷한 베이비붐 세대 부부는 주로 남편이 돈을 벌고 아내가 경제권을 관리해, 돈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내 쪽으로 힘이 편중되며 갈등이 빚어진다. 이에 많은 남편이 은퇴를 기점으로 재정 독립을 선언하고, 아내는 달라진 남편의 태도를 비협조적으로 느낀다. 비슷한 상황으로 갈등을 겪는 부부가 있다면 두 사람의 합의를 거쳐 경제권을 교체해보는 것이 좋다. 남편은 가계부 작성, 대금 납부 등 재정 관리를 오롯이 책임지고, 아내는 정해진 용돈으로 한 달간 생활하는 것이다. 역할을 바꾸면 각자가 진 부담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배우자의 고충을 깨닫고 서로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매달 ‘가계 대화의 날’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가계 대화의 날에는 가계 자산과 부채, 현금 흐름 등을 공유하고 재테크 계획을 논의한다. 모래시계를 활용하면 발언권을 보다 공평하게 가질 수 있다. 날짜는 매월 말이나 초가 적당하다. 지난 한 달간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며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되 배우자의 잘못을 질책하지 않는다. 도움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원장
- 2021-08-1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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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령사회 눈 앞, 노인 체육시설 따로 없다?
- 우리나라의 고령자 비율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노인의 건강을 위한 정부 대책이 미흡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전체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가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20만6000명으로 노인 인구 비율은 15.5%에서 16.4%로 높아졌다. 국민 6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고령화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0년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출생자들이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진입하는 시기다. 2020년 기준 56~64세 인구는 695만명이다. 향후 10년간 현재의 고령 인구(820만6000명)에 맞먹는 인구가 새로 고령층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노인 체육 시설, 방치 수준 고령화는 경제 문제, 세대 갈등과 같은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다. 고령화 문제의 핵심은 신체기능이 약화된 노인들이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데 있다. 연금과 노인 부양, 의료비 보전 등 노인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재정압박이 늘어나 국가 재정도 악화된다. 따라서 정부는 노인의 체력과 건강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은 얼마나 대비하고 있을까?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2(노인체육의 진흥)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노인체육 진흥에 필요한 시책과 노인 건강유지, 증진을 위한 체육활동 프로그램을 운영 또는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실정은 노인 체육시설의 설치와 운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전문체육시설과 생활체육시설, 직장체육시설과도 구분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말 기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공공체육시설은 3만185개소지만 노인 체육을 위한 시설은 별도로 구분돼 있지 않고 있다. 그나마 노인이 주로 이용하는 게이트볼장 1742개소, 그라운드골프장과 파크골프장이 147개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전체에서 6.25%에 불과한 실정이다. 통계청 ‘2020 고령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5년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70세 이상 노인 중 체육시설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비율이 32.2%로 연령별 세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체육 정책 현황 및 문제점과 개선방향 모색’ 논문에 따르면 노인체육을 직접 규율하는 조항이 국민체육진흥법에 신설돼 있다. 하지만 노인체육을 협소한 틀로 규정한 데다가 정책을 구체적으로 규율하기에도 미비한 상황이다. 또 노인체육 정책을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단체들이 협력하고 협업하기보다는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정책을 집행해 기존 정책을 반복하는 형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들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있다. 운영되고 있는 시설 역시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지만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한 노인, 의료비 수십조 절감 노인이 체육활동을 적게 하면 할수록 나라는 더 큰 손해를 본다. 운동하는 노인이 적을수록 노인 의료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20년 건강보험주요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86조9545억 원이다. 이 중 65세 이상 인구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37조4737억 원으로 2019년 35조8247억 원보다 4.6% 증가했다. 매년 65세 이상 건강보험 진료비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체 진료비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40.8%로 처음 40% 선을 넘은 이후 2019년 41.4%, 2020년 43.1%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노인 의료비 증가는 고령화와 맞물려 개인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큰 문제다. 건강보험제도에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의료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따라서 노인 의료비 억제를 위해 ‘건강한 고령화’, ‘건강 노화’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나이가 드는 건 막을 수 없지만 질병을 막아 아프지 않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국민건강보험의 노인의료비 지출추계와 장기재정 전망’ 논문에 따르면 지금처럼 노인 의료비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7% 수준인 노인 의료비는 2060년 GDP 대비 5.2∼5.67%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건강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60년 GDP의 4.5∼4.97%로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십조 원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건강 노화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의료이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만495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운동자의 입원이용 경험률은 15.4%로 전체 평균 12.7%보다 높았다. 운동자의 입원이용 경험률은 9.9%에 불과했다. 입원일수도 비운동자가 3.09일로 평균 1.78일의 1.7배에 달했다. 이처럼 운동이 의료비 부담을 줄인다는 사실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노인 건강 위해 팔 걷어붙인 선진국들 선진국들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들이 규칙적으로 신체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에 따라 신체 건강은 물론 심리적·사회적 건강을 유지하고, 자연스러운 활동 환경을 조성해 노인성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비용 부담을 감소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영국 스포츠 잉글랜드(SPORT ENGLAND)는 노인 정신건강과 치매, 외로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액티브 에이징(Active Aging) 기금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국립노인운동촉진재단(MBVO)을 중심으로 노인 체력검사를 권유하고 있으며, 호주도 시니어 전용 웰 에이징 프로그램(Active Over 50)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6일 우리나라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시설은 실태조사나 통계조차 없어 노인 복지에 대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지난 5월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요양‧평생교육‧노후설계와 같은 고령사회 정책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 고령사회 정책이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양 의원은 “우리나라도 2025년이 되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기 때문에 현재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초고령사회 전담 대처 기관을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서 고령화 정책이 신속히 펼쳐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노인 전용 체육시설과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대도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노인은 신체구조와 건강상태가 젊은 사람과 다르기 때문에 노인 맞춤형 체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추세가 점차 가속화하고 있음에도 노인을 위한 대책은 미비하기만 하다. 우리 모두의 미래가 '노인'임에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노인 건강을 위한 체육시설과 프로그램을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갖출수록 노인도 더 건강해진다. 노인이 건강해야 국가 재정도 건강해진다. 노인을 위한 나라가 결국 젊은이를 위한 나라가 되는 셈이다. 이런 단순한 사실을 왜 위정자들은 모르는 것일까.
- 2021-08-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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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꿈 이뤄준 체조·골프 스포츠 스타…여서정·잰더 쇼플리
-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열기가 뜨겁다. 이 같은 분위기를 더 뜨겁게 만든 메달로 효도한 스포츠 선수들의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를 위해 도마와 골프장 필드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여서정(19·수원시청)과 1996 애틀랜타올림픽 도마 은메달리스트 여홍철(50) 경희대 교수가 주인공이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동메달은 선수 개인에게 첫 올림픽 메달이자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어서 더욱 값졌다. 부녀는 실수하는 모습마저 닮았다. 여서정은 결선 2차 시기에서 난도 5.4의 비교적 쉬운 기술을 시도했으나 착지 과정에서 탄력을 이기지 못하고 세 발짝 물러나는 실수를 했다. 이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홍철이 2차 시기에서 착지할 때 뒤로 밀렸던 장면과 똑같았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여홍철·여서정 부녀는 한국 첫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서정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여서정 가족이 11년 전 출연한 방송도 화제가 되고 있다. 2010년 9월 28일 KBS 교양프로그램 ‘여유만만’에 출연한 여홍철과 여서정의 발언이 재조명됐기 때문이다. 당시 여홍철 교수는 “2020년 올림픽에서 딸이 메달리스트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조를 시작한지 3개월 차였던 9살의 여서정은 “6, 7세부터 체조선수가 꿈이었다”며 “훌륭한 국가대표가 돼서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년 미뤄졌지만 대회 이름은 ‘2020 도쿄올림픽’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부녀는 결과적으로 그 꿈을 이룬 셈이다. 남자 골프 금메달리스트인 잰더 쇼플리(28·미국)의 올림픽 출전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잰더는 그의 아버지이자, 유일한 골프 스승인 스테판 쇼플리가 못다 이룬 꿈을 위해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일계 미국인인 스테판은 젊은 시절 독일 대표 육상선수로 올림픽 출전을 준비했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을 2년 앞 두고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출전이 좌절됐다. 스무살 때 훈련하러 가던 길 음주운전 차량과 추돌 사고가 나면서 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잰더가 목에 건 메달은 80여 년 전 할아버지인 리처드 쇼플리가 꿨던 꿈이기도 했다. 리처드 역시 국가대표급 육상선수로 1936년 베를린올림픽을 준비했으나 부상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대만 출신이자 일본에서 생활한 어머니 덕분에 일본 문화에 익숙한 잰더에게 이번 메달은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잰더 쇼플리는 “아버지는 나의 성공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셨다. 어머니의 고향도 여기여서 내겐 많은 것들이 (메달 획득의)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1일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 4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했다. 이로서 미국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골프 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 2021-08-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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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해결책 양산, 자외선 차단 3배 땀 17% 줄인다
- “에이, 남자가 무슨 양산을 써.” 예전부터 양산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한 중년 여성들의 애용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중년 여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양산’, 이제는 남녀노소 불문한 여름철 필수용품이다. 특히 요즘처럼 폭염과 함께 높은 자외선 지수까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엔 양산만한 효자 아이템이 없다. 양산, 모자보다 자외선 차단 3배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양산은 모자를 쓰는 것보다 3배 이상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지며 체감온도를 섭씨 3~7도까지 줄여준다. 환경성이 공개한 실험에서 기온을 섭씨 30도로, 습도를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양산을 쓰고 15분 동안 걸었더니 모자만 썼을 때보다 땀 발생량이 17% 줄었다. 양산은 자외선 차단률이 높아 탈모 증상 악화나 피부 노화도 예방할 수 있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를 손상시키고 모발을 약하게 만들어 탈모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두피 통풍을 막는 모자보다는 양산이 탈모인에게는 훨씬 좋다. 또 양산은 피부 노화 원인에서 80%나 차지하는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피부를 보호한다. 일본에서 진행된 ‘남성 양산 쓰기’ 운동 2019년 여름 일본에서 ‘양산 쓰는 남자 캠페인’을 진행됐다. 2018년 이례적인 폭염을 겪고 다시 다가온 여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일본 환경성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 69.8%가 양산을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14.3%에 머물렀다. 여성들이 자외선 차단을 위해 여름철에 양산을 쓰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남성 대부분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관리가 귀찮다는 이유로 양산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양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양산에 대한 남성들의 관습적인 저항감을 줄이고 양산이 실제로 더위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알기 쉽게 포스터 형태로 제작해 시내 곳곳에 비치했다. 올여름 폭염, 양산이 해결책 7월 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가 내려지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이에 우리나라 각 지자체도 주민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책이 바로 ‘양산’이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알려진 대구는 도심 곳곳에 무료 ‘양심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청과 8개 구·군, 행정복지센터, 동성로 관광안내소, 이상화고택, 김광석거리, 달성공원, 시티투어 버스, 도시철도3호선 5개역 등 160개소에 1만1700개 양산을 배치했다. 필요한 곳에서 빌려 쓰고, 스스로 반납하는 양심양산이다. 대구시는 폭염에 양산을 쓰면 온도를 섭씨 기준 7도 정도, 체감온도는 10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외선을 99%까지 차단해 피부암과 피부질환, 탈모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와 인천 동구. 삼척시, 평창군 등 여러 지자체들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양산 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지자체들은 양산 사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도움을 준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양산은 모두 1인용이고, 양산의 폭 때문에 1~2m 정도 거리두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영애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양산을 쓰면 최소 1.5m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민 모두가 멋진 양산을 하나씩 장만하거나 양심양산을 애용해 폭염과 코로나19에서 한 발 벗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떤 양산이 좋을까? 양산은 모양과 색상이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바깥쪽은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 안쪽은 바닥에 반사되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양산이 좋다. 안쪽 면이 검은색인 양산이 체감온도를 낮추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검은색이 바닥에서 반사돼 올라오는 복사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검은색이 없다면 차선으로 최대한 어두운 색상 계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색상 뿐 아니라 소재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코팅을 하지 않았거나 망사처럼 비치는 천을 사용한 양산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면이나 마, 실크 같은 소재를 이중으로 처리한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자외선 뿐만 아니라 열까지 차단하는 ‘암막 양산(차광 양산)’도 나온다. 암막 양산은 양산 안쪽에 PU 코팅 처리를 해 빛과 자외선을 모두 차단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율이 99% 이상으로 매우 높다. 양산 대신 우산을 써도 괜찮을까? 한국 안전품질표시기준을 보면 양산은 85% 이상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산은 자외선 차단 규정이 없다. 우산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야외 활동용으로 만들어지는 골프용 우산은 자외선 차단율이 90% 이상으로 명시돼 있어, 양산 대신 사용해도 괜찮다. 그런데 양산을 우산 대신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양산이 물에 젖으면 자외선 차단 코팅이 손상돼 양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젊은 세대에서 양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 데이터랩(Data Lab)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7일까지 패션잡화 부문 검색어 1위는 양산이 차지했다. ‘양산’을 검색한 사람 중 대부분은 20~30대였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타인의 시선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특성이 강하다. ‘중년 여성의 상징’이었던 양산의 과거 ‘이미지’보다는 당장 자외선을 차단하는 양산의 ‘기능’을 MZ세대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도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으로 양산 사용을 꺼리는 남성 시니어들이 있다면 MZ세대의 실리추구 자세를 참고하길 권한다. 올해 폭염이 평년보다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시니어들에게 올 여름은 쉽지 않은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시니어들이 양산과 같은 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무더위에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기대한다.
- 2021-07-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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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 로맨스와 부부의 세계, 브라보 마이 라이프 8월호 발간
- 해가 지고 어스름해질 때와 이때의 어스름한 빛을 ‘황혼’이라 한다. 삶을 마무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어스름한 단계에 무슨 사랑이 있겠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부의 인생에서 황혼은 죽음만을 준비하는 차분한 시간이 아니다.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시간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8월호는 커버스토리에서 ‘황혼 부부’에 관한 은은한 편견을 벗겨내는 그들만의 로맨스와 부부관계를 소개한다. 서로에게 다가가는 중년 부부 소통법, ‘관심 더하고 남 탓 줄이고’ 황혼 부부 행동 가이드, 부부가 함께하는 은퇴 설계, “내려놓으니 보였다” 퇴직 부부의 다시 쓴 이모작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황혼에 이른 부부가 함께 나아갈 지표도 제시했다. 김찬숙 고문의 ‘매일 나누고 베풀며 어른이 되어가는 삶’을 표지와 기사로 만날 수 있다. 서울대 총동창회 고문이자 서울대치과대학 총동창회 고문이기도 한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성실하게 채워온 진정한 멋을 느낄 수 있다. 주어진 삶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고, 이제 ‘아이들이 본받고 싶어 하는 할머니’로 거듭나고 있는 김찬숙 고문을 만나 답답했던 인생 고민의 답을 구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구해줘 부동산에서는 ‘경매로 노후 자산 만들기’를 이야기한다. 연일 집값이 고점을 찍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경매가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경매 열풍의 이유를 알아보고 경매 시 주의사항도 확인할 수 있다. 고령이 된 창업주들에게 최대 관심사는 바로 가업 승계다. 사전에 가업 승계를 위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상속세로 인해 2세대 경영자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생활 속 법률 상식에서 소개한 ‘가업 승계를 위한 솔루션’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준비가 가능하다. 코로나19로 답답했던 마음을 잠시나마 달랠 수 있는 이야기도 준비했다. 공항이란 장소는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그 설렘을 잊고 지낸 지 어느덧 2년째. 국립항공박물관에서 비행기와 하늘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나며 하늘 위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는 것은 어떨까?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이다. 경탄할 만한 조선 원림을 구경할 수 있는 담양 소쇄원을 추천한다. 옛 선비들은 수상한 세상에 질려 일쑤 산야로 스며들었다. 소쇄옹(瀟灑翁) 양산보(梁山甫, 1503~1557)도 그랬다. 잘 나가던 스승 조광조가 훈구파에 몰려 유배되자 그는 세상에 염증을 느껴 산골짝으로 들어가 줄곧 산중 원림 ‘소쇄원’을 가꾸며 살았다. 아름다워 정들기 쉬운 소쇄원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8월호는 ▲중년의 사랑을 보듬어주는 ‘브라보 마이 러브’ ▲김용준 프로의 골프 레슨 ‘이완’과 ‘수축’ ▲요즘 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는 신문물 설명서 ‘앱, 크루와 함께하는 요즘 러닝’ ▲5060 마음에 핀 청춘의 꽃, 팬덤 문화로 활짝 피다 ▲메타버스, 시니어 플랫폼으로 가능할까? 같이 알짜배기 콘텐츠로 시니어 독자들을 찾아간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8월호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
- 2021-07-28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