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의 여파로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하지만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감염병에는 예방법이 있다. 적절한 시기에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면역력을 높이면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중앙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와 함께 감염병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감염병, 너무도 포괄적인 개념인데 쉽게 설명한다면?
우리 인체에도 많은 바이러스가 살고 있고,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와도 큰 해를 끼치지 못한다. 면역 체계가 작동해서 병이 발병하기 전에 퇴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면역이 약해져 있거나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감염증상을 보이게 된다.
여기서 잠깐, 쉽게 이야기하기 위해 바이러스라는 예를 들었던 것이고 사실은 더 큰 개념에서 생각해야 한다. 세균, 스피로헤타, 리케차, 진균, 기생충 등 다양한 병원체로 인해 감염병이 발병한다.
전파 양상은 어떠한가?
전파되는 경로는 다양하다. 메르스처럼 접촉이나 비말감염으로 전파되는 경우도 있고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과 같이 성교나 수혈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말라리아, 뇌염,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은 모기를 매개체로 전파된다. 병원체를 보유한 동물이나 사람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는 건강한 신체의 피를 빨면서 병원체를 체내에 침투시키게 된다. 인플루엔자(독감)는 병원체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 호흡과 함께 인체에 침투한다.
신중년이 특히 주의해야 할 감염병은?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기에는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세 가지 감염병이 있다.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독감)다. 문제는 예방접종을 하는 등의 관리가 안 되면 신체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이다. 가볍게 생각했던 독감이 원인이 돼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시기에는 항상 주의해야 한다.
폐렴, 대상포진, 인플루엔자의 원인과 예방법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6위인 폐렴은 주로 ‘폐렴사슬알균’으로 인해 감염된다. 이 균은 급성 중이염, 패혈증, 뇌수막염 등을 흔히 일으키고, 중증 감염의 경우 환자의 사망률도 매우 높다. 그러나 폐렴사슬알균 백신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65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1회 접종하는 것이 좋다. 65세 이전의 접종자는 65세 이후에 5년 경과 후 추가로 접종하면 된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감염된 수두바이러스가 몸 안 신경 속에 숨어 있다가 성인이 된 후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어 수두처럼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하지만 중년 이후가 되면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극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며, 드물게 시각 손실이나 난청 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기도 한다. 60세 이상에게 1회 접종을 권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는 누구나 앓는 호흡기 감염증이지만, 암환자나 만성질환이 있는 노약자는 폐렴을 부르는 원인이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위험성이 더욱 높다. 매년 가을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면역력 증가를 위한 해법은?
면역력 증가를 위해서는 먼저 면역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인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라고 말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강도의 차이가 있는 만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이 가장 수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걷기 운동을 빼먹지 않고 하는 것이 좋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 손쉬운 방법임에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또 면역력 증대를 위해 제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육류와 채소류를 적절히 혼합해 먹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8월 제철음식으로는 토마토, 블루베리, 전복, 참나물, 고구마 등이 있다.
풍토병이라는 말이 없어지는 추세다. 그렇다면 해외여행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해외여행을 할 때 일반적으로 필요한 감염병 예방백신은 A형 간염, 장티푸스, 수막알균, 수두, 홍역-풍진-볼거리, 광견병, 황열, 폴리오 등이 있다. 이들 예방 백신은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에 맞춰 병원에서 적절한 상담을 통해 사전에 접종이 가능하다.
실제로 중앙대병원을 포함해 대다수 종합병원은 여행의학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게 좋다. 통상 여행 출발 4~6주 전 병원의 여행의학클리닉을 미리 방문, 전문의사와의 상담과 건강검진을 하게 되는데, 건강검진은 단기 여행인 경우 기본적인 검사가 시행되고, 장기 체류인 경우 정밀종합건강검진을 할 수 있다.
건강검진의 결과, 여행 목적지, 여행 기간에 따라서 예방 접종, 각종 질환 및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 및 안내서, 여행자 상비약 처방, 영문 진단서(필요한 경우)등을 발급 받고, 귀국 후 발열 등 건강 이상 발생 시 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갈 때, 어떤 예방접종이 필요한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지역을 여행할 때 도시를 벗어나거나 장기 체류할 경우 장티푸스 예방 백신 접종을 하고 여행 전 말라리아 약을 복용해야한다. 이들 지역에서 동물과 접촉이 많을 것이 예상되는 경우나 한 달 이상 장기간의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홍역이나 수두에 면역이 없는 경우에도 이에 대한 접종 또는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 사하라 사막 이남의 중부 아프리카 지역이나 중동의 시골지역을 여행 또는 장기 체류하는 경우나 게스트하우스, 유스호스텔 같이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숙소를 이용하는 경우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이들 예방 백신은 접종을 하고 3~4주쯤 지나야 병에 대항하는 항체가 최고치에 도달하기 때문에 해외여행 전 서둘러 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 감염병 예방 건강수칙
1. 해외여행 전에 반드시 여행의학 전문가를 찾아 풍토병에 대한 상담 및 예방접종과 예방약(말라리아, 장티푸스, A형 간염, 파상풍 등) 처방을 받는다.
2. 여행 중 곤충기피제를 사용하고 긴소매 복장 등으로 벌레나 모기에물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설사약과 해열제 등 여행용 상비약품을 준비한다.
4. 끓인 물이나 상품화한 물을 먹는다.
5. 현지 음식은 익힌 음식으로 잘 골라 먹어야 한다
6. 맨발 등 상처나 노출에 주의한다.
7. 강, 호수 등에서 수영이나 목욕을 하지 않는다.
8. 성관계 등 오염된 체액에 접촉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 감염내과 전문의 정진원
현 중앙대 의대 교수, 2012~2013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교환교수 근무
대한내과학회 정회원, 대한감염학회 정회원, 대한화학요법학회 정회원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 정회원
새벽 1시 잠을 자야 하는데, 바로 옆에 누워 있는 코골이 환자 때문에 도통 잠을 잘 수가 없다. 85dB, 자동차 경적이나 비행기 착륙소음과 동일한 세기로 마구 울어댄다. 그러다가 갑자기 멈추더니 숨을 안 쉰다. 걱정이 돼서 얼굴 한 번 쳐다보니 ‘드르렁~’ 살아 있다고 소리친다. 왠지 심란해지는 새벽이다.
글 박근빈 기자 ray@etoday.co.kr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 교수
중년에 접어들면 신체의 근력이 떨어지면서 기도 역시 탄력이 떨어져 좁아진다. 이때 공기가 지나가면서 주변에 진동을 일으켜 코골이를 발생시킨다. 이것이 심해져 기도가 아예 막히면 수면 무호흡으로 증상이 발전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철 교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신체의 산소가 부족해져 교감신경을 자극해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뇌졸중, 치매, 뇌출혈, 심근경색, 당뇨병 등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돌연사의 위험까지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은 급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을 25배 증가시키는 등 매우 위험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나 자녀의 독립, 직장 은퇴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그리움, 괴로움, 외로움 등을 느끼게 되고 이는 수면장애로 이어져 심할 경우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불안정한 수면은 노화를 앞당긴다
잠을 자다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끊기면 본인도 모르게 깨게 되고 수면 안정도가 떨어진다. 이때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가 짧아진다고 한다. 노화시계로 불리는 텔로미어는 그리스어 ‘텔로스’(끝)와 ‘메로스’(부분)의 합성어로 세포 속 염색체 양 끝에 존재하며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젊은 사람의 경우 약 1만 개의 긴 텔로미어를 갖고 있지만,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며 텔로미어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세포는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수면장애는 텔로미어의 감소를 불러 급노화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다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1시간에 5번 이상 생길 때를 말한다. 최근 성인 38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발견했는데, 수면무호흡이 1시간에 15번 이상 나타나는 중증환자는 잠을 잘 자는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의 길이가 50% 이하로 매우 짧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수면무호흡증 연구 결과이지만, 수면무호흡증에만 한정지으면 안 된다. 모든 불안정한 수면은 노화를 촉진한다”고 밝혔다.
‘드르렁~드르렁~’ 황혼이혼의 원인
코골이를 비롯한 수면장애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부부는 결혼생활의 불만족도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생활과 자녀양육의 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삶을 정리할 시기가 시작되는 55세 이상 부부들은 젊은 부부들보다 수면장애와 부부생활의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지칠 대로 지쳐 황혼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신철 교수는 “4년간 추적 관찰 한 결과, 55세 이상에서 결혼에 만족하는 부부는 29%만이 수면문제가 있었지만, 결혼에 불만족스러운 부부에서는 50%에서 수면문제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신중년 부부들은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이것이 스트레스로 이어져 수면장애가 생기게 된다”며 “증가 추세인 황혼이혼은 수면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가족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질병
앞서 말했듯 수면장애는 본인은 물론 부부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사실 당사자는 잘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족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옆에서 자고 있던 부인이나 남편의 죄책감은 클 수밖에 없다. 사망에 이르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신철 교수는 “수면무호흡이나 분절수면 등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등 수면 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조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보통 수면 장애는 본인 스스로 그 여부를 인지하고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면 장애 이력이 의심되거나 관찰된다면 환자를 즉시 병원으로 데리고 가 상담을 받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숙면을 위한 TIP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굽히는 자세가 좋다.
▲등불을 켜지 않는다.
▲적당한 두께의 이불을 덮는다.
▲7cm정도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배가 너무 부르지 않게 한다.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들이고 되도록 낮잠을 자지 않는다.
▲잠들기 전에 자극적인 활동, 담배나 약물을 피한다.
▲오후나 저녁부터는 커피, 콜라, 차, 초콜릿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기 전 배가 고플 경우, 우유나 간단한 간식은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좋지만 잠들기 3시간 전에는 하지 않는다.
제2 서해안고속도로 사장 류영창(柳塋昌·60)씨는 공학자(서울대 토목공학 박사)이자 과학자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물박사’다. 류 사장은 공무원 시절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수자원개발과장을 비롯해 수자원정책과장, 공보관, 기술안전국장, 한강홍수통제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오랫동안 물과 관련된 업무를 했다. 그런 류 사장이 물 관련이 아닌 건강(의학)정보 책(생활건강 사용설명서)을 발간한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 관련 강연과 칼럼쓰기에도 여념이 없다. 과연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국토부 국장 시절 국책 사업을 기획할 때 고혈압이 왔어요. 의사를 찾아 아무리 생활요법을 가르쳐달라고 해도 혈압약 먹으란 얘기만 하더라고요. 병원문 나서면서 오기로 약 안 먹고 고혈압 고치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3년 만에 약 한 알 안 먹고 다 고쳤습니다. 그러고 나서 의사들에게 맞아죽을 각오로 책 한 권을 썼습니다. 건강과 의료 패러다임도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시작한 건강·의학 공부
그는 자신의 집안을 ‘뇌졸중 집안’이라고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어머니는 물론 이모, 외삼촌까지 전부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특히 어머니는 신경성 위장병을 비롯해 고혈압으로 사실상 50여년간 병원 신세를 지다가 세상을 등졌다. 결국 친가에도 뇌졸중이 발병한다. 류 사장의 아버지였다. 그는 1992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16년 동안 반신불수로 고생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다음엔 내 차례가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인 2008년 그도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 것. 그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몸이 허약했어요. 특히 심장이 약했어요. 조금만 뛰면 숨이 차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면 코피를 쏟는 약골이었지요. 성인이 돼서는 집안 어른들이 대부분 뇌졸중으로 돌아가시고 나자 ‘머지않아 내 차례가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병원에 가니 무조건 약을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민간요법을 알려 달라고 간청했더니 ‘나도 (혈압약) 먹어요’라며 버럭 화까지 내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무조건 스스로 이겨내겠다고 결심했지요. 그때부터 시간 쪼개가며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약 위주의 치료방식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게 됐어요. 깨달음이 커지면서 점점 다양한 측면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하게 된 셈이지요.”
의학·건강 상식을 깨다
그의 집무실에는 건강 관련 서적이 가득하다. 물론 시간을 쪼개가며 건강·의학공부를 지속하기 위함이다. 특이한 점은 그 책들마다 포스트잇 메모가 빼곡하다는 것. 그는 틀린 이론이나 틀린 이론을 지적한 연구자들의 중요 문구에 대해 4색 볼펜으로 중요도를 가려내 메모한다고 했다. 특히 파란색 볼펜으로 밑줄 쳤거나 메모한 텍스트는 반드시 이론을 수정해야 하는 틀린 이론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언론 기고 칼럼이나 생활건강 사용설명서 개정판에 반영하기 위함이다. 현재 의료계와 날을 세우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일단 의료업계에서 말하는 ‘성인병’이라는 용어부터 고쳐 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성인병이라는 명칭은 1957년 일본의 후생성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로, 암이나 뇌졸중, 심장병 등이 40~60세 정도의 나이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요즘엔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이나 어린이들도 이런 질병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성인병이 아닌 ‘생활습관병’이라는 명칭이 더 적절하고 정확한 표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일본에선 1997년부터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으로 고쳐 사용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성인병과 생활습관병은 차이가 크지요. 성인병은 나이 들면 어쩔 수 없이 병이 난다는 것이고, 생활습관병은 습관을 잘 고치면 병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병원에 가면 대부분 무조건 약을 복용하라고 처방하고, 환자도 약을 처방해 주지 않으면 이상하게 생각하지요. 그러나 양약(洋藥)은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오래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겨 다른 장기(臟器)에 병을 유발해요. 어떤 약은 몇 년 후에 부작용이 발견되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진단은 의사에게, 치료는 자연치유로
류 사장이 서양의학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외상(外傷)을 비롯해 응급 처치, 증세의 판단 등은 서양의학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그는 말한다. 다만 치료에 있어서는 몸의 면역력을 높여 스스로를 치료하는 자연치유력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소한 병원에 가기 전에 본인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예컨대 당뇨병을 앓는 미국 환자들은 스스로 당뇨병에 대해 약의 부작용 자연요법 등을 스스로 공부하고 병원을 찾는다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대사례가 많다. 의사들이 주는 대로 처방약을 그대로 받아 먹는 등 의사들의 지시를 신처럼 복종한다는 것. 심지어 일부 의
사들은 약의 부작용 등은 알려주지 않고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환자를 주눅들게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테면 혈압약은 성기능장애라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데도 이에 대한 소상한 설명 없이 처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공급자(의료계) 위주의 시장이 바뀌어야 함은 물론이고, 의사들의 권위주의적인 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말 못하던 공무원, 제2의 황수관 박사로
“제가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어요. 이 동네 사람들이 대개 말을 잘 못하거든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요새 건강 강의를 많이 하다 보니 말주변도 많이 늘었어요. (의사들과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이제 꼭 해야 할 말은 하려고 합니다. 지금껏 국가나 사회로부터 혜택을 많이 받았으니 이제 봉사를 해야 하는 시기인 거 같아요. 사람 살리는 일에 매진해야지요.”
그는 자신이 국가나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학창시절부터 모두 국·공립학교를 다녔고 30년 국토부 공무원으로 나라의 녹을 받았다. 때문에 이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며 눈빛을 빛냈다. 건강 관련 강연을 다니며 건강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맥락에서다. 그래서 강연료를 미리 얘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봉사한다는 기분으로 강연에 임한다는 의미다.
# 대기업에 다니다가 창업한 A씨(56세)는 지난 몇 년간 사업을 확장하다가 오랜만의 여유를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간암 말기란 판정을 받은 것이다. A씨는 그 동안 사업에 몰입한 나머지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못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여름 휴가철이 본격 시작됐다. 그 동안 바쁜 직장일과 학업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해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본인을 위한 건강검진을 위해 하루 정도의 시간을 내보는 건 어떨까.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받는 형식적인 건강검진이 아니라, 정말로 본인이 필요로 하는 건강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특히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본인에게 맞는 정밀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은 휴가 시즌을 맞아 오는 8월 30일까지 휴가철 고객감사 검진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위해 H+ 양지병원은 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스마트검진과 맞춤형 특화 종합검진 등 고객들의 상황에 맞는 특화된 전문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H+ 양지병원이 제공하는 검진은 최첨단 의료시설을 구비했으면서도 주요 대학병원보다 평균 30% 가량 저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H+ 양지병원은 건강보험공단 검진대상자에 한해 초음파와 위내시경(수면)을 합친 전문 건강검진을 종전 대비 30% 저렴한 10만원에 제공한다.
H+ 양지병원의 스마트 검진은 신체측정과 소변검사, 혈압, 혈액검사와 복부 및 갑상선 초음파, 위내시경 심전도, 흉부 X-ray 등이 포함돼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검사가 가능하다. 또 맞춤형 특화 종합 건강검진은 미소검진, 효도검진, 소화기 검진, 뇌건강 검진, 장수검진 등 프리미엄 건강검진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스마트 검진에 대장내시경, 동맥경화, 부인과 초음파, 뇌MRA, 유방초음파, 심장CT, 헬리코박터균 등 전문항목이 추가된 검진이다.
H+ 양지병원은 이번 휴가철 고객감사 검진 이벤트에 명예홍보대사인 탤런트 이원종씨가 검진센터와 병실을 라운딩하며 환자들에게 조기 검진 캠페인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H+ 양지병원 유태호 가정의학과장은 “무더위는 노약자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자칫 건강을 잃을 수 있는 시기여서 유난히 더위를 탄다거나 항상 피곤을 느끼는 직장인, 학생들에게 휴가와 방학은 건강관리에 신경 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건강 검진은 중년기 이후에 받는다는 고정 관념이 있지만 직장인과 학생들은 빈혈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질환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어 휴가나 방학을 이용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H+ 양지병원은 800평 규모에 원스톱 당일진료처방이 가능하고 위-대장 조기암, 위-대장 용종 등 수술 없이 당일 치료 가능한 치료내시경으로 입퇴원의 번거로움 없이 당일진료 및 당일처방이 가능한 중견종합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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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만30세이상 성인 10명 가운데 3명은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로, 금연이나 운동 등을 통한 관리가 꼭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16일 세계 ‘고혈압의 날(17일)’을 앞두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만30세이상 남녀의 고혈압 유병률은 31.5%로 2010년(28.9%)과 2011년(30.8%)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다.
이 조사에서 고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며 피를 뿜을 때 혈압이 140mmHg이상이거나심장이 원래 상태로 돌아왔을 때(확장기) 혈압이 90mmHg이상인 경우로 정의됐다.
같은 해 고혈압 진료비도 주요 만성질환 가운데 가장 많은 2조2천811억원에 이르렀다.
이 처럼 고혈합 환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이에 비해 환자들의 혈압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본인이 고혈압 상태임에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가 66%에 불과하고, 환자 10명 가운데 6명(60.7%) 정도만 약물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에 따라 환자 중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조절되고 있는 비율도 42.5%에 그쳤다.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95%)은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1차성(본태성)’으로 분류되는데, 이 경우 짜게 먹는 습관이나 비만·운동부족· 스트레스·흡연·과도한 음주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5%는 신장질환이나 내분비 혈관질환, 임신, 신경질환 등 다른 질환의 결과로 혈압이 높은 ‘2차성’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등 치명적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정 혈압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08년 8개 관련 학회와 함께 마련한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9대 생활 수칙’은 적정 혈압과 건강 유지를 위해 △ 금연 △ 음주 자제(하루 한 두잔) △ 싱겁게 먹기, 채소·생선 섭취 △ 매일 30분이상 운동 △ 적정 체중·허리둘레 유지 △ 스트레스 줄이기 △ 정기적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측정 △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치료 △ 뇌졸중·심근경색증 응급증상 숙지 등을 권하고 있다.
심장병 위험인자가 없는 사람의 관상동맥에 칼슘이 끼인 정도에 따라 심장병 사망 위험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19일(현지시각) 메디컬 뉴스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생의학연구소(LA BioMed)의 매슈 버도프 박사는 고혈압이나 심장병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이라도 관상동맥의 칼슘 침착을 나타내는 칼슘지수(calcium score)가 높으면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흡연·심장병·가족력 등의 심장병 위험인자가 없거나 아주 조금 있는 성인 55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관상동맥의 칼슘지수를 측정하고 20년 동안 추적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 결과 관상동맥 칼슘지수가 1~99인 사람은 제로(0)인 사람보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50%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칼슘지수가 100~399인 사람은 심장병 사망위험이 80%, 400 이상인 사람은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도프 박사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당장 심장병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관상동맥에 칼슘이 침착되면 심장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슘이 없는 것이 정상인 관상동맥에 칼슘이 침착되면 플라크가 형성돼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심장병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연례회의를 통해 알려졌다.
“한식 위주의 식사로 건강하게 100세를 맞이합시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바른 식생활 전도사'로 나섰다.
농식품부는 16일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이 장관과 농협,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소비자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바른 밥상, 밝은 100세 캠페인’ 발대식 행사를 가졌다.
‘바른 밥상, 밝은 100세’ 캠페인은 잘못된 식생활로 건강을 잃어가는 국민들에게 우리 농산물 중심의 바른 식생활로 100세까지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는 국민 캠페인이다.
이 장관은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이고, 4명 중 1명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심지어 소아비만이나 소아당뇨 등 어린이 만성 질환도 늘고 있다”며 “적지 않은 국민들이 건강을 잃는 것은 잘못된 식습관의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잘못된 생활습관을 조금만 고쳐도 각종 병에 걸리는 확률을 줄일 수 있다”며 “우리 농산물 위주의 한식 식사로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자”고 제안했다.
밥 중심의 한식 식사가 비만 예방과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강제헌 교수팀이 비만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남녀 295명을 대상으로 4주간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게 하는 저열량 식사요법을 실시한 결과 이들의 간기능과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체지방률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농식품부는 발대식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댐이 일단 무너지면 아무리 복구를 잘해도 매몰 자체를 막을 순 없습니다. 뇌졸중도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치료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몸의 신체기관 중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곳으로 꼽히는 뇌, 한국 성인 3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뇌졸중은 뇌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질병이다.
뇌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뇌혈관이 막혀(뇌경색)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돼 뇌 손상이 발생, 3시간 이내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치료를 하더라도 뇌 손상 정도에 따라 부분 마비나 의식장애,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극심한 두통을 가져올 수 있다.
오세양 인하대병원 심뇌혈관센터 교수(37)는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흡연·음주를 삼가고 채소, 과일 위주의 저염식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오 교수는 꾸준한 건강관리만큼 중요한 예방법으로 CT·MRI 등 뇌 영상검사를 강조했다.
뇌 영상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면 뇌혈관이나 목 혈관의 파열·협착 징후를 미리 발견할 수 있다.
오 교수도 7년 전 30대 초반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한 이후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느끼고 주기적으로 뇌 영상검사를 받고 있다.
조기에 발견되면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급성기 뇌졸중에 이르기 전에 약물 치료를 실시, 빠른 회복 및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만약 수술이 필요한 상황일 경우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별 심뇌혈관센터를 갖춘 인하대병원이 24시간 응급체계를 갖추고 대기 중이다.
오 교수를 포함한 전문 의료팀은 일반적인 ‘개두수술’ 외에도 머리를 열지 않아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른 ‘혈관내수술’로 맞춤형 진료를 펼치고 있다.
혈관내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국내에서 손꼽을 정도로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로부터 인증 의료기관으로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오 교수는 “뇌졸중은 위급한 질환인 만큼 환자 상태를 신속하게 파악, 혈관내수술 등 적합한 치료방법을 택하고 있다”며 “예방 및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고, 뇌졸중이 의심될 경우 전문 의료진을 찾아 상담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휴: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대한견·주관절학회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전 인구의 7% 정도가 어깨질환을 갖고 있다. 성인의 경우 60% 이상에서 어깨통증을 한번 이상 경험할 만큼 어깨질환은 흔하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어깨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정확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고 병을 키운다는 데 있다.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어깨질환은 ‘동결견(유착성관절낭염)’을 뜻한다. 오십견은 어깨관절을 감싸는 관절막에 퇴행성 변화가 찾아오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염증을 유발해 어깨가 점점 굳어가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염증이다. 어깨 전반에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가 굳기 때문에 움직임도 불편해진다. 질환 진행 정도에 따라 수면 중 강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동결견이라는 말처럼 증상이 나타나면 마치 어깨가 얼어 있는 것처럼 어깨를 조금만 움직여도 자지러지게 아픈 상태가 지속된다. 단순 동결견으로 진단된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줄고 운동범위도 좋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어깨에 상당한 운동 제한이 남게 된다.
오십견은 꼭 퇴행성 변화에 따라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깨관절에 부상을 입거나 운동 부족으로 어깨관절이 굳어 오십견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자가 진단 후 치료를 받지 않거나 부적절한 민간요법에 의지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연세바른병원 이상원 대표원장은 “조기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경우 간단한 물리치료와 약물요법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 “어깨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상식이다. 담배 연기 속에는 4800종의 독성물질과 69종의 발암물질이 있으며, 발암물질 대부분은 천연 담뱃잎에 있는 성분이 아니라 연소 과정에서 새로 생성된 물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암이나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최대 1.98배가 높고, 2012년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5만8155명으로 연간 총 사망자의 21.8%가 된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담배규제협약(FCTC)을 체결해 모든 나라들이 담배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 정부에서도 담배값 인상, 금연구역 설정, 금연 홍보, 흡연예방 교육, 금연클리닉 등의 여러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흡연율이 눈에 뛰게 감소했다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여전히 성인 남성흡연율은 40% 이상으로 OECD평균보다 10%를 훨씬 상회한다.이는 정부의 금연정책이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난 1월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회는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흡연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안을 의결했고, 3월 중에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우리나라 여건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책임지고 있는 보험자가 흡연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담배회사에게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건강보험제도의 건전한 운영을 바라는 국민의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흡연으로 발생한 질병치료에 매년 건강보험재정에서 1조7000억 가량 지출되고 있다. 그 동안 흡연과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지출된 건강보험재정은 담배회사가 발생시킨 불필요한 재정누수라고 할 수 있다. 흡연은 자율적인 선택의 결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니코틴의 중독성을 조장한 담배회사의 책임이 크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이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을 목적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흡연피해 구제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책무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건강보험공단의 흡연피해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흡연단체도 흡연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건강보험공단의 개인정보 사용에 문제가 있다며 공격에 가세하고 나섰다. 건강보험공단이 추진하는 담배회사 상대 흡연피해보상 소송이 시작하기도 전에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는 장면들이다.
담배소송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논하는 것은 지엽적인 문제로 본말을 전도시키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소송비용은 보험료로 지출되겠지만 법정 공방의 과정에서 흡연의 폐해와 이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 고취는 그 어떤 고비용의 금연운동보다 큰 파괴력을 갖을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편의점 업계 2위 CVS가 연간 매출액의 16%(약 2조2000억원) 감소를 감수하면서도 고객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 담배 판매 중단을 선언했는데 우리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담배소송은 담배회사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내는 목적 외에 흡연으로 건강 손상을 입고 있는 국민을 담배의 해악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행해야 할 시대적 책무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담배의 온갖 유해한 첨가물들도 소송을 통해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국민적 관심은 구체적 행동으로 표출돼야 한다. 미국의 담배회사들도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화해’라는 이름으로 200조원이 넘는 돈을 내놓으며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따라서 중앙 정부기관과 국회가 소극적이라면, 국민들이 건강보험공단의 흡연피해 손해배상 청구를 지지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을 지지하는 국민청원운동을 전개해서라도 이번 소송을 진행시켜야 한다. 반드시 담배회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