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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싱글-PART4]다르고 달달한 싱글들의 모임, <봄빛클럽> 난타 소모임
- 싱글 남녀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8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 모여 난타 연습과 스포츠 댄스를 배운다. 강남시니어플라자 대표 싱글 모임인 회원 중 8명. 11월 말에 있을 플라자 내 교육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난타 공연을 할 예정이다. 싱글들의 모임이라 그럴까? 생기가 넘친다. 왠지 모를 자연스러움에 나이까지 잊게 만든다. 그렇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탐색을 하고 있는지, 정말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 말이다. 격 있는 싱글들이 모인 김에 솔직하게 물어보기로 했다. 당신들의 속내, 지금 연애가 하고 싶습니까? 난타와 댄스스포츠를 가르치는 이복자씨 속사정 난타 소모임의 반장격인 이복자씨를 제일 먼저 만나 살아온 얘기를 들어봤다. 초등교사로 은퇴한 이복자씨는 부유한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한국무용을 공부했고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면서도 무용학교 입시 안무가로 젊은 시절 제법 잘나갔다. 스포츠 댄서로서도 한 획을 그었다고 자부하는 이복자씨. 그랬던 그녀는 재작년 황혼이혼을 했다. 작년 9월부터는 싱글의 몸으로 봄빛클럽 회원이 됐다. 지금은 나름의 재능을 살려 회원들에게 난타와 댄스스포츠를 가르친다. 이복자 황혼이혼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남편의 술버릇 때문이었죠. 젊을 때는 교사라서 못하고, 아들 결혼식에 빈자리를 만들기 싫었습니다. 결국 이혼했어요. 아들이 결혼하고 나서 호주로 떠났는데 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혼자 있다 보니 외로웠어요. 자존심상 주위에 혼자된 사실을 알리고 싶지도 않고요. 그러다가 봄빛클럽을 알게 됐습니다. 법적으로 혼자라는 것을 증명하고 상담도 받은 뒤 회원이 되면 싱글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어요. 건전하고 나 또한 싱글이니까 마음놓고 얘기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봄빛클럽 안에 최근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말 그대로 탐색 중이다. 그녀에게는 분명한 것 하나가 있다. 이복자 남자 경제력은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과 연금으로도 두 명 충분히 살 수 있거든요. 마음이 맞고 편한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사실 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그분에게 당신이 편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뭐 어때요? 여자라도 마음에 들면 말하는 게 맞죠. 말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웃음)? 하나, 둘 회원들이 모이고 왁자하게 웃음꽃이 폈다 난타 모임은 발표회를 위해 급조된 모임이다. 이곳에 모인 회원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매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사진 촬영을 위해 테이블 주위에 회원들이 오순도순 모였다. 봄빛클럽 단장이었던 이활주씨와 난타를 가르치는 이복자씨, 이영조·최연서·현정원·김순섬씨. 그리고 이복자씨의 댄스스포츠 파트너인 박노용씨도 나오지 않은 회원을 대신에 자리를 채웠다. 이날 모인 사람 중 유일하게 가정이 있는 남자다. 본격적으로 싱글 남녀와 대화를 열다 싱글이신데 젊었을 때와 지금 이성을 만나는 느낌은 어떻게 다른가요? 이영조젊을 때는 좀 화끈하잖아요. 그런데 나이든 사람들의 만남은 하루하루 만나면서 즐거운 상태를 유지하는 거죠. 서로가 함께 있으면서 취미를 공유하고 같이 모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봐요. 이복자 모여서 떠들면서 스트레스도 날리고 외로움도 해소하는 거죠. 최연서 젊었을 때의 연애는 쓰나미 같은 것이고, 지금의 연애는 밀물 같아요. 이 나이에는 쓰나미처럼 사랑할 수 없어요. Q.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최연서 우리 생각은 시시때때로 바뀌어야 맞잖아요? 다른 사람 보면 또 바뀌고 그래야죠. 우린 싱글이니까요. 어떻게 사람이 같은 사람만 좋아할 수가 있어요(웃음)? 이복자 취미활동을 하다 보면 마음이 맞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러다가 개인적으로 만남을 갖는 사람들도 생기지 않을까요? Q. 주로 어디서 만나시나요? 이영조사람이 그리울 때 저는 주로 저희 집으로 오라고 합니다. 집에 볼 만한 영화도 많고, 노래방 기계도 있어요. 그런데 전부 다 모여 먹고 마시다 보면 같이 영화 보고, 노래 부를 사람이 없더라고요. 다음에 영화 볼 때는 몇 사람만 와서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때 갑자기 최연서씨가 이영조씨와 이복자씨가 함께 영화 을 봤다는 얘기를 꺼낸다. 야한 장면이 나오는데 둘이 괜찮았냐며 소녀처럼 묻는다. 이복자 문제는 그런 거를 같이 봐도 아무 감각이 없었다는 거 아냐? 이제 완전히 고목이 됐나봐. 지금 연서씨가 얘기하니까 그런 게 있었나보다 하지. 이제는 그런 장면을 봐도 감정이 막 생기고 그런 게 없더라고요. Q.댄스스포츠 같은 거 하다 보면 찌릿한 느낌 없나요? 최연서 그럴 만한 사람을 만나면 그렇겠죠. 그런데 친구 사이로 생각하는데다가 배우는 데 집중해서 그런지 잘 몰라요, 그런 거. 이복자 지금은 댄스스포츠를 배우고들 있으니까 배우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라도 더 배워서 안 잃어버리려고 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잘하나 못하나 그거에만 신경을 쓰지 남녀라는 느낌이 없어요. 이영조 지금 자꾸 내용을 그런 쪽으로 몰고 가는 거 아닌가요? 수줍어서인지 즐거워서인지 다들 박장대소한다. 격조 있는 싱글들이 만났으니 뭔가 있을 거 같다고 느꼈다. 이활주 우리가 만나봐야 한 달에 번개까지 해서 한두 번 만나요. 좀 얘기하다가 식사하고 노래방 가고, 끝나면 집에 가기 바쁘니까 따로 시간 내서 한잔 더, 혹은 차라도 한잔 이런 걸 못 해요. 지금 그것을 파악하는 중이지요. 그래도 처음보다는 서로를 많이 알게 됐어요. Q.솔직히 말해보셔요, 다들 연애는 하고 싶으세요? 최연서 좋은 친구는 만들고 싶죠. 김순섬 마음 통하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Q. 얘기가 잘 통할 때 연애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신가요? 이영조 희망사항이죠. 문제는 생각하는 이성이 없는 건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서 이곳에서 혹시 남녀가 불이 붙으면 이 모임에 나올까요(웃음)? 관둡니다. 그건 분명해요. 이복자 자기들끼리 만나야 하니까. 이영조 맞아요. 남들과 어울리지 않고 둘이 만나니까 안 나오더라고요. Q. 혹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헤어졌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김순섬 다시 들어오지는 않겠지. 자존심이 있는데 헤어졌다고 들어오나? 이활주 사실 예를 들어 “나 누구하고 만난다”고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자존심이고 뭐고 없어요. 시치미 떼고 다시 오면 오는 거죠.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모임 회원 중 많게는 몇 사람 혹은 한두 사람은 서로 신상 탐색을 위해 밖에서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이 모임은 싱글 모임인데 다른 모임과 차이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이복자 제 친구들 중에는 싱글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하고 모임을 하다가도 시간이 되면 바삐 집으로 가요. 남편 밥 챙겨주러요. 집안일이 그렇게 딱 걸리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같은 싱글들은 집에 빨리 가야 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여기는 싱글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까 위화감은 없어요. Q. 싱글 모임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요? 김순섬 다른 내 친구들은 싱글이 아니니까 내가 만나고 싶을 때 못 만나요. 그런데 여기는 내가 전화하면 만날 수 있어요. 요즘 다른 친구들한테 자랑해요. 너희들 없어도 요새 나는 잘 놀고 있다고요(웃음). Q. 같이 갔던 장소 중에 좋았거나 기억에 남는 곳이 있었나요? 현정원 춘천 갔을 때도 재밌었고, 대하도 먹으러 갔었어요. 11월에는 충남 태안에 천리포수목원으로 2박 3일 계획하고 있어요. 봄빛클럽에서 희망하는 사람들만 갑니다. 솔직하지 못한 싱글 남녀들의 머뭇거림에 이날 객원 멤버로 참여한 무용실 원장 박노용씨가 한마디한다. 박노용 너무 생각이 깊어요. 만나는 거 자체는 흥미롭고 좋은데 열지 못하는 거죠. 가정이 있는 제가 느끼기에도 몇 가지 장단점이 느껴집니다. 자유로운 모습을 보니 한편으로 좋아 보이기도 하네요. 각자에게 주는 감정이 참 세밀합니다. 그런데 젊음이 떠나서 그런가 들이대는 게 부족해요(웃음). 이활주 그 말이 맞을 거예요. 다른 사람 눈치를 보게 돼요. 가족의 눈 등 일단 다른 사람들의 눈이요. 좋아하는 상대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알아가면서 좋은 감정을 만들 수도 있으련만. 최연서 자신에게도 신중해야 하고 남들도 생각해야 하고 젊었을 때랑은 다를 수밖에 없죠. 이복자 나이 들어보니 감정은 뒷전이고 이성적으로 이것저것 가리게 되니까 빨리 뭐가 안 이뤄지는 거죠. 박노용 남녀 간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따뜻한 친구는 얻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싱글 모임이 좋은 거 같아요. 최연서 누군가 말하기를, 이성 친구는 딱 보고 1분 내로 결정하라더군요. 단 지성과 양심 중에 양심 쪽을 택하라고 하더군요. 나이 많은 사람과 젊은 사람은 만남이 달라요. 시니어 싱글 남녀. 이들도 결국은 진짜 사랑을 만나고 싶고, 지금까지의 삶을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젊은 사람들처럼 사랑을 표현하고 내세울 수 없다. 삶에 대한 책임감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보다 클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마음이 시니어들이 사랑을 생각하는 방식이 아닐까.
- 2016-11-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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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기의 스캔들(The Duchess) - 18세기 영국 상류사회 실화
- ‘The Duchess’는 공작부인을 뜻한다. 이 영화의 원제는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휘트브래드상’을 수상한 아만다 포멘이 쓴 베스트셀러 소설 이다. 18세기 영국 실화라고 해서 더 화제가 되었다. 감독은 영국의 사울 딥이다. 주연에는 공작부인 조지아나 역에 키이라 나이틀리, 데본셔 공작 역에 랄프 파인즈가 나온다. 무대는 18세기 영국의 상류사회다. 17세의 소녀 조지아나는 최고의 부와 권력을 가진 대본셔 공작과 결혼하면서 공작부인이 되고 미모와 지성, 패션으로 사교계의 여왕이 된다. 뭇 남성들은 화려한 그녀를 흠모한다. 그러나 남편 데본셔 공작은 끊임없이 바람을 피우며 조지아나의 속을 썩인다. 하녀와의 외도로 낳은 딸을 데려다 키우기도 한다. 심지어 조지아나가 믿고 있던 친구 베스와 외도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딸에 이어 아들까지 낳았지만 희망이 안 보였다. 남편의 사랑에 굶주린 조지아나는 젊고 야망 있는 젊은이 찰스 그레이와 사랑에 빠진다. 결국 그의 아이까지 낳는다. 세기의 스캔들 감이다. 그러나 대본셔 공작은 이혼하지 않고 조지아나에게 돌아오라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찰스의 앞날을 망가뜨리고 아이들과도 떼어놓겠다고 말한다. 결국 체면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조지아나는 사랑을 택하지만 아이들이 보내온 편지에 마음이 돌아선다. 그리고 남편과 같이 살다가 죽었다. 찰스 그레이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원했던 대로 영국의 수상이 된다. 조지아나는 실존 인물이다. 비운의 황태자비 다이애나의 4대 선조가 조지아나란다.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다른 남자와 스캔들을 만든 두 사람의 운명이 묘하게 비슷하다. 이 영화가 볼 만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18세기 영국의 상류사회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가발을 쓰고 스카프를 목에 둘렀다. 27벌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키이라 나이틀리는 귀부인의 강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상류사회의 파티도 재미있다. 이들의 파티는 배우자 외에 다른 이성과 춤을 출 수 있는 기회다. 그래서 모두들 즐거워하고 재미있어 한다. 조지아나 같은 아름다운 공작부인과 춤을 추거나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이슈가 된다. 그녀에게 자기 아이까지 잉태시켰던 찰스 그레이는 사랑에 모든 것을 거는 듯했지만 결국은 야망을 택한다. 주 촬영지는 데본셔 공작의 전원저택인 체스워드(Chatsworth House)로,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한 을 찍었던 장소라고 한다. 현재 데본셔 가의 후손들이 살고 있고 300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저택 전체가 개방되어 있단다. 하루에 6000명의 관광객들이 출입할 수 있고 집 안에서 보유하고 있는 렘브란트 작품 등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런던에 가면 유명 관광지보다 이런 곳을 찾아 이 영화를 떠올리며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 2016-11-0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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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Interview] 음악극 <올드위키드 송>의 배우 이호성 "인간은 모두 외로운 존재, 고독을 친구처럼"
- 천재 피아니스트와 괴짜 음악교수의 소통과 우정을 그린 음악극이다. 과장된 유쾌함 속에 비극의 역사를 묻고 살아가는 주인공 마슈칸 교수 역을 맡은 배우 이호성을 만나봤다.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 "욕심이죠. 좋은 작품을 해보고 싶은 욕망은 모든 배우에게 다 해당할 거예요. 특히 이 작품이 2인극이라는 데 더 매력을 느꼈어요. 모노드라마나 2인극의 경우, 무대에서 더 많은 연기와 주장을 하고, 나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스케줄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버거운 점이 있지만, 그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한편으로는 그 고통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왜 소화를 못 할까?’ 고민하면서 그 생각을 화두 삼아서 인물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갈피를 잡기도 하거든요. 힘들어도 그런 짜릿한 맛이 있어요." 가장 염려스러운 부분 2인극이기 때문에 외워야 할 대사 분량이 많아서 부담스럽긴 하죠. 내가 실수를 해서 상대역을 하는 젊은 배우가 당황하면 결국 무대를 제대로 형성화하지 못하잖아요. 파트너나, 연출, 관객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지금은 욕심을 많이 줄였어요. 대사를 정확히 외워서 적어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죠. 사실 제가 박치고, 목소리가 저음인데 우리 음악극에서 불러야 하는 노래가 굉장히 고음이거든요. 고음을 내는 두려움이나 호흡이 부족하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것, 젊은 배우 못지않게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 오기를 부리지 않으면 살아 있다는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울 것 같아요. 주인공과 닮은 점이 있다면 먼저 똑같이 홀아비라는 거죠(웃음). 그리고 고독하다는 것. 사람의 살결도 그립지만 나와 접촉하거나 부딪히는 사람의 마음을 그리워한다는 게 닮은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들 하잖아요. 연애해라 그래도 외로울 것이다, 연애하지 마라 그래도 외로울 것이다. 결국 이렇든 저렇든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관객도 공감할 부분이 있을 거예요. 작품 속 사제관계에 대해 두 인물 다 보편적인 캐릭터는 아니죠. 젊은 괴짜 학생과 늙은 괴짜 교수가 부딪히고 언쟁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대화도 하며 서로를 이해해요. 알고 보면 두 사람 모두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죠. 상처나 외로움 때문에 자기방어를 하기 위해 거만한 척 소리를 내는 것이지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는 관계입니다. 고독을 다스리는 방법 사람들과 모여 웃고 떠들 때는 즐겁지만, 막상 자리에서 나와 헤어지고 나면 다들 홀로 집에 가잖아요. 죽음도 마찬가지고요.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라도 함께 세상을 떠날 수 있나요. 인간은 누구나 다 외롭고 고독한 존재예요. 그러니 오히려 즐기는 게 낫다는 거죠. 그렇다고 항상 고독한 건 아니잖아요. 사람을 만나면 이성 동성을 떠나 그이를 사랑하고요. 그렇게 따로 또 같이 고독을 친구처럼 여기며 아가야겠죠. >>배우 이호성 뮤지컬 , 연극 , 외 다수, 영화 , 드라마 , 등 출연.1988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1993 제30회 동아연극상 남우주연상 등 수상. >>음악극 일정 9월 21~10월 23일 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연출 김지호 출연 이호성, 안석환, 이현욱, 강영석
- 2016-09-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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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더스 어드벤쳐(The Adventurer: The Curse of the Midas Box)'
- 가족용 어드벤처 판타지 영화이다. 영국, 스페인, 벨기에가 무대로 나오고 조나단 뉴먼 감독이 만들었다. 주연에 아뉴린 바나드(머라이어 역), 마이클 쉰(채리티 역), 레나 헤디(모니카 역), 샘 닐(루거 역)이 나온다 무엇이든지 손에 닿기만 하면 금이 된다는 신화처럼, 무엇이든 상자 안에 담기만 하면 황금으로 만든다는 전설의 마이더스 박스를 찾아 모험한다는 줄거리이다. 원제는 '마이더스 상자의 저주'라고 번역된다. 이 상자가 악당의 손에 들어가면 단순히 그 악당만 부자가 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무제한으로 금을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에 경제학적으로 금의 희소가치가 떨어지면 전 세계 금융 질서가 무너져 대 혼란이 온다. 각국 은행이 보유한 금이 무용지물이 되어 금 본위 경제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다. 금을 보유한 것에 바탕을 두고 화폐를 찍어내야 화폐 가치가 유지되는데 금 보유 없이 화폐를 찍어 내면 화폐 가치를 잃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상자는 공신력 아래 엄격히 통제 되어야 한다. 희소 광물인 금은 희소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용도도 많다. 광물에서 채취해야 하지만, 만들어낸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그것도 화수분처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면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복인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은 금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금은 희소 광물이다. 금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없으니 이렇게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악당 루거는 박스를 열 열쇠를 차지하기 위해 머라이어의 부모와 동생을 납치한다. 부모님의 오랜 친구 채리티 대위가 부모와 동생이 있는 곳에 가려면 배를 타고 섬에 있는 호화 호텔에 잠입하여 박스를 찾아내야 한다며 머라이어가 가라고 한다. 머라이어는 섬에 도달하자마자 호텔 짐꾼으로 취업한다. 호텔은 온천이 여러 가지 질병에 효험이 있다 하여 손님들로 북적인다. 일손이 부족한 것이다. 머라이어는 호텔 짐꾼으로 일하면서 호텔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한다. 머리이어의 제복을 만들어준 여자 모니카에게 협조를 요청하지만, 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다며 거절한다. 그러나 결국 머라이어의 요청을 들어 준다. 부모를 찾겠다는 절실함도 읽었지만, 머라이어에게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이성간에 끌리는 힘이 있어 그 사람이 좋으면 조건 없이 같은 편이 된다. 그렇게 시작한 모험은 머라이어가 가진 부적으로 문이 열리고 비밀 통로 등이 나타난다. 비밀의 방을 뒤지다 보니 호텔 전 주인이 살해당했다는 사실도 알아낸다. 지하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동생 펠릭스도 찾아낸다. 드디어 마이더스의 상자도 발견한다. 악당 루거는 머라이어를 추적하고 아버지 친구 채리티가 나타나 이들을 구해 낸다. 호텔에 오래 전부터 잠입해 있던 왕실 비밀요원들도 합세하여 드디어 악당 루거 일행을 처단한다. 마이더스 상자는 왕실에 바친다. 장차 원하면 왕실 비밀요원 자리는 추천해준다고 한다. 머라이어를 도왔던 여자 모니카는 아버지를 잃었지만 머라이어가 같이 살자고 권한다. 사랑으로 결실을 맺는 것이다. 마이더스 상자를 찾았으니 머라이어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장면은 없다.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돈은 오히려 충분하기보다는 알맞게 관리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마이더스 상자를 들춘 순간 재앙이 시작된다. 요즘 추세로 볼 때 이 영화는 유치하다. 스토리 전개가 뻔하다. 거대한 기계실, 비밀의 방, 마이더스의 상자 등이 등장하지만, 다른 데서 그 이상의 자극적인 소재를 많이 접하다 보니 그 정도는 만화 수준이다. 그러나 가족이 같이 보는 영화로는 그런대로 볼 만하다. 가족애가 있다. 상상이 있고 모험이 있다. 그리고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금의 가치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도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다.
- 2016-09-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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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사람] <백년을 살아보니> 저자 97세 김형석 교수, “두 친구가 가고 없는 세상, 텅 빈 것 같다”
- 드물디드문 ‘90대 철학 교수’이자 글로써 1960~1970년대 한국 사회를 흔들었던 김형석(金亨錫)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즘 활발한 강연과 집필 활동을 통해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에 100세를 바라보며 만든 책 (덴스토리 펴냄)를 출간한 김 교수는 오랜 세월 동안 겪은 다양한 경험과 깨달음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담담하게 펼쳐놨다. 결코 흔치 않은 100년 동안의 시간을 경험한 노교수의 삶과 지혜를 살펴보자. 한 시절 젊은이들은 1960년대 등과 같은 그의 수필을 읽으면서 밤을 지새웠다. 김 교수의 수필을 읽던 청년들이 어느덧 50, 60대가 됐지만 지금도 그는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며 세상과 만나고 있다. 연세대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의 이야기다. 시대를 뛰어넘고 있는 김 교수는 최근 출판가에서 가장 ‘묵직한’ 저자다. 90살을 넘어 100살에 가까워진 김 교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활발한 외부 활동으로 그 이름을 다시금 각인시키더니 와 의 두 저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름으로써 스스로 현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작가임을 증명했다. 그런 그가 그동안 강연했던 내용을 묶어 사랑과 희망이 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 를 내놨다. 90대에 다시 맞이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즐거움 “를 작년에 내놨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내놨던 와 를 개정하여 다시 출간했죠. 는 워낙 오래된 책이라 처음에는 출간이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출판사 사장이 직접 찾아와서, 자기 할아버지가 그 책을 꺼내 주면서 꼭 내라고 했다는 거예요.” 김 교수는 사람들이 예수를 객관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교회가 감싸니 예수가 어떤 화두를 가진 사람인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수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찾아보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만든 책이 바로 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시대를 앞선 책이기도 했다. “과거에 책이 나왔을 때는 호응이 없었는데, 지금 읽히기 시작하니 교회 안 사람이나 밖에 있는 사람이나 호응이 있고 반응이 좋아요. 젊었을 때 써서 지금보다 문장도 좋고. 내가 봐도 훌륭해(웃음).” 김 교수는 백 살이 가까운 지금도 200자 원고지에 친필로 글을 쓴다. 타자기는 안 쓰고 스마트폰도 안 쓴다.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 조금 무리했다고 말했다. “이라는 계간지에 1년에 200자 원고지 400장을 쓰는 게 있어요. 그런데 3개월 후에 쓰는 걸 반복하는 것보다는 원고를 미리 써놓는 게 좋겠다 싶어 한꺼번에 쓴 거죠. 그게 좀 무리가 됐어요. 그래서 금년에는 안 써요(웃음). 할 때 하자 싶어서 한 일인데, 그렇게 무리했던 게 나은 거 같아요.” 가족이 떠나니 집이 비고 친구가 떠나니 세상이 비었다 “우리 어머니가 100세에 돌아가셨습니다. 죽음을 담담한 운명으로 받아들이셨어요. 그분은 더 오래 사는 게 걱정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직계 중에 먼저 돌아가신 사람이 없는데 자신이 그보다 늦게 갈까 봐 그랬던 거예요.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기 한 달쯤 전에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내가 먼저 갈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나는 가면 되고, 네 처가 가게 되면 집이 빌 텐데 집이 비면 어떡하지?’라고 말씀하시데요. 어머니가 가시고 아내도 가고 그러니 정말 집이 빈 거예요. 외국 여행하고 돌아올 때 오고 싶지 않고 공항에 내려도 ‘빈 집에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있고 아침에 잠에서 깨면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됐죠. 어머니와 아내가 집이었어요.” 를 보면 김 교수의 절친한 친구인 김태길 교수와 안병욱 교수의 이야기가 나온다. 무엇보다 그의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두 친구, 서울대의 김태길 교수, 숭실대 안병욱 교수였다.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렸던 이들은 반세기 동안 사랑이 있는 경쟁을 벌인 ‘축복받은 관계’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인촌 김성수 선생 다음으로 자신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준 사람은 바로 이 두 친구였다고 그는 고백한다. 80대 중반쯤의 어느 날, 안 교수가 “더 늙기 전에 셋이서 1년에 네 번쯤 만나자”고 제안한다. 김태길 교수의 대답은 거절이었다. 이유는 “우리 셋이 다 80대 중반인데, 누군가 한 사람씩 먼저 떠나가야 할 테고, 그러면 다 보내고 남은 사람은 얼마나 힘들겠느냐”는 것이었다. 결국 이들은 멀리서 마음을 같이하면서 지냈고 김태길 교수는 2009년, 안병욱 교수는 2013년에 세상을 떠났다. 김 교수는 두 친구의 죽음을 겪으며 “집 식구가 떠나니까 집이 텅 빈 거 같은데 친구가 떠나니 세상이 빈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께서 떠나고 5년쯤 지나고 나니 친구들이 가기 시작하는데 둘이 비슷한 때 가더라고. 세상이 비는 거 같았어요. 남들은 잘 몰라요, 나는 그걸 왜 느끼느냐 하면 친구다운 친구를 가졌기 때문이었죠. 독일의 괴테가 임종할 때 의식이 흐려져서 환상 비슷한 걸 보게 되는데 바람에 종이가 날아가는 걸 보더니 저거 쉴러의 편지인데 날아가는 거 아니냐며 걱정했다고 해요, 야스퍼스는 막스 베버가 세상을 떠나자 한 1년 동안 아무것도 못했다고 하고.” 그는 자신도 ‘이젠 인생 마감을 어떻게 할까를 더 많이 생각한다’며 “죽음을 생각하지만 두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뭔가 남길 수 있는 사람은 감사한 거죠. 내가 있어서 행복한 사람이 있었고, 내가 있어서 인생을 아름답게 산 사람도 있었고, 내가 있어서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 나눈 사람이 있었다면 그게 저한텐 남는 것이지요.” 행복은 인격에서부터 시작 나이 들어서 행복을 맛본다는 건 쉽지 않다. 김 교수는 나이 들어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철학자 가운데 가장 원로 철학자가 아리스토텔레스거든요. 그가 윤리학을 가장 처음 쓴 사람인데 윤리학에서 하는 말이 ‘행복은 누구나 원한다. 그리고 인격이 최고의 행복이다’라는 말이에요. 내 인격이 행복을 만들어서 줄 수 있고 다른 사람이 행복을 내게 주고 행복이란 그렇게 나눠서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행복을 만드는 인격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죠. 윤리학자가 문제를 제기하고 결론을 내놓은 셈이에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이 들면서 행복도 커지는 거죠. 나이 들면서 행복해지는 게 인생인 겁니다.” 인격이 최고의 행복이라면, 그 인격이란 무엇일까? 김 교수는 철학자들이나 윤리학자들은 인격을 두 가지로 나눠서 본다고 설명했다. “인격이란 나에게 있어서 성실하게 사는 것, 그리고 이웃에 대해선 사랑을 가지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성실과 사랑이에요. 성실한 사람은 항상 노력하고 성장하는 사람입니다. 성실한 사람은 자기를 알기 때문에 겸손합니다. 성실한 사람에게는 진실이 있고, 성실보다 더 귀한 인격은 자신에게 있어선 없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문제의식을 가짐으로써 철학자가 된다 김 교수의 친구 안병욱 교수는 가장 성실하게 산 사람을 공자로 봤다고 한다. 공자는 성실했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았다는 것이다. 석가나 예수는 공자가 한계로 느낀 걸 종교로 해결하고자 했다. 그래서 예수는 성실에 경건이 더해진 철학을 만들었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성실만 갖고 있으면 종교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수에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치면 달그림자가 안 뜹니다. 그런데 조용해지면 달그림자, 별 그림자를 볼 수 있죠. 경건하다는 건 이성이 작용을 멈췄을 때 모든 걸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호수가 조용해졌을 때 별 그림자가 뜨는 것 같은 상태죠. 그때 종교가 오게 됩니다.” 김 교수는 철학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철학이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아마 이렇게 보면 좋을 거예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중고등학교 교사로 있는 제자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가 나 보고 4년 동안 대학을 다니고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학교에서 배운 건 다 잊어버렸다고 했습니다. 나도 그런 현상을 잘 알죠. 인상은 남아 있는데 기억을 못하는 것. 알지만 이상하죠? 난 대학 다닐 때 강의 들었던 것, 읽었던 책을 다 기억하는데. 나는 기억력이 좋은 게 아니라 문제의식이 있었던 겁니다. 강의 듣는 것, 책을 읽는 것 다 문제의식이 그릇이 되어 거기에 담았습니다. 그러니 잊을 수 없게 된 겁니다. 철학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일류 대학을 나와서도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졸업하면 평범해집니다. 반면 일류 대학이 아니더라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면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철학적 사유를 가진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평생 동안, 나에게는 두 별이 있었다 김 교수의 아우라는 긍정적이다. 불안한 요인이 섞여 있지 않다. 아흔을 넘어 백세로 가는 이에게 그러한 긍정의 힘은 놀랍고 희귀한 사례다. 그에게도 하지 않으면 후회될 게 있을까? “93세 때 밤에 자다가 ‘지금까지 살아온 동안을 정리하면 뭐가 될까?’ 싶었어요. 그래서 일어나서 메모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잤어요. 메모는 세 문장이었습니다. ‘나에게는 두 별이 있었다. 진리를 찾아가는 그리움과 겨레를 위한 마음이었다. 그 짐은 무거웠으나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했다.’ 철학자로서의 나는 진리를 추구했고 사회적으로는 겨레들이 좀 더 잘 살았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우리 시대는 일제강점기, 공산 치하를 겪어야 했으니. 못해서 아쉽겠다는 건 그 두 가지를 위해서 좀 더 일했으면 좋았겠다는 겁니다. 가끔씩 인터뷰를 하면 기자들이 ‘젊었을 때 낭만이 있었느냐, 연애는 했느냐, 연애 결혼했느냐 중매 결혼했느냐 같은 걸 묻는데 속으론 ‘그건 왜 물어봐. 관심 밖이야’라고 말하곤 해요(웃음).” 김 교수는 자신이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와 우리를 위해 마음 써줬는데 고마운 사람이다.’ “를 쓰고 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거 같아서 홀가분해요. 아쉽냐고요? 그런 건 생각 안 나요. 이 책 한 권만 쓰고 끝나는 게 아니라 또 쓸 거니까.” 지혜가 묻어나오는 그의 저서에는 ‘성실’을 표현해내는 인격이 반짝인다. 그래서 김 교수의 책은 그리울 수밖에 없다. >> 김형석 교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민주화 운동기를 거쳤고,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연을 듣고 성장했으며 윤동주 시인과 같은 반에서 공부했다. 또 김수환 추기경은 후배로, 인촌 김성수 선생은 멘토로 많은 가르침을 준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60세에 뇌출혈로 쓰러져 20년간 투병 한 아내를 떠나보낸 후 연희동 주택에서 10여 년째 홀로 살고 있다. 4녀 2남의 자녀들에게도 “나를 위해 마음 쓰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며 고독을 견디기 위해 글을 썼고, 책을 읽고, 강연을 하는 삶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 2016-08-3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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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부자 PART2] "내 친구에게, 나는 어떤 친구?" <디어 마이 프렌즈> 캐릭터로 본 친구유형
- 시니어의 삶과 우정을 주제로 한 tvN 드라마 . 고두심, 김혜자, 나문희, 박원숙, 신구, 윤여정, 주현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우리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인물 간 갈등이나 사건을 통해 그들만의 우정을 진솔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 드라마 속 주인공과 에피소드를 통해 친구유형에 대해 알아봤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김동철 ㈜김동철 심리케어 대표원장·표현심리 박사 tvN 제공 ◇ 시니어 친구유형 김동철 원장은 왼쪽 페이지의 드라마 속 캐릭터 성격을 참고해 각각의 인물을 동물, 색깔, 도형(모양)으로 표현했다. 나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어떤 유형인지 알아보자. △오충남(윤여정) 정이 많고 오지랖도 넓어 손해 보는 스타일. 결혼, 연애 경험 없는 골드미스. 학력 콤플렉스가 있어 젊은 지성인들과 어울리려 한다. Dr. Say: 코끼리/노랑/뒤집힌 하트 독신자들을 보면 자신은 자아성찰이 잘됐기 때문에 혼자 살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아 솔로인 경우가 많다. 커다란 코끼리처럼 아무도 덤비지는 못하지만 알고 보면 여린 존재. 애정이 필요하지만 결핍된 상황(뒤집힌 하트). 노랑은 콤플렉스의 상징. △이성재(주현) 여자에게 다정다감한 현직 변호사. 학벌, 경제력을 갖췄지만, 아내와 사별 후 뭐든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루라도 더 재미있게 사는 게 목표. Dr. Say: 버팔로/검정/사각형 재미있게 살려고 해도 관계는 사건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평안할 수 없다. 편안한 사람일수록 주변에서 갈등을 안고 찾아올 확률이 높다. 중후한 멋의 검정과 버팔로, 안정을 유지하려는 사각형. △조희자(김혜자) 순수하고 얌전하지만 때론 집착이 심하다. 남편이 죽고 홀로서기를 다짐하지만, 막상 혼자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자살 시도 경험이 있고, 망상성치매를 앓고 있다. Dr. Say: 나이 든 강아지/연분홍/타원형 늙은 강아지처럼 보호와 손길이 필요하다. 타원형이라는 것은 완벽하지 않다는 뜻. 삼각형이나 별 같은 반대 성향 또는 빨강, 파랑처럼 색이 확실한 친구를 두는 게 좋다. △장난희(고두심) 생활력이 강하고, 화끈한 성격. 10년 전 남편이 죽고 ‘무조건 즐기자’가 인생 모토다. 사람들을 모으고 즐겁게 해주려고 하는 총무스타일. Dr. Say: 치타/빨강/별모양 치타처럼 거침없다. ‘무조건 즐긴다’ 스타일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만, 많은 사건에 휘말릴 위험이 커 절제가 필요하다. 리더·총무 역할을 잘하는 열정적인(빨강) 별 성향. △이영원(박원숙) 화내거나 짜증 내는 법이 없는 쿨한 성격. 남자와 스캔들이 많은 화려한 배우로 살며 하는 사업마다 승승장구.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고독하다. Dr. Say: 카멜레온/보라/스프링 다양한 매력의 카멜레온. 자기를 꾸미기 위해 무언가를 발산하지만 알고 보면 경계심도 많고 외롭다. 빨강도 파랑도 아니지만 분명히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보라색. 누구와도 잘 어울리며 유기적인 스프링 같은 사람. △문정아(나문희) 검소하고, 매사 긍정적이며 쾌활하다.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남편이 있지만, 구두쇠에 고지식한 남편에게 억눌려 산다. 늘 자유를 꿈꾼다. Dr. Say: 수달/초록/마름모 남편에게 억눌려 도전의식이 강해진 타입. 그녀에겐 현재가 청년기와 다름없다. 에너지가 충만하고 노련한 수달과. 에너지를 뜻하는 초록, 쾌활한 느낌의 마름모가 어울린다. △김석균(신구) 꼰대 중의 꼰대, 남녀차별이 심하고, 짠돌이에 불 같은 성격. 중졸 콤플렉스가 있어 학벌과 관련해 자기 방어를 심하게 하는 편. 거칠고 화도 잘 내지만, 속정은 깊다. Dr. Say: 말/군청/높은 원기둥 겉으론 험해도 아이가 자면 몰래 이불 덮어줄 사람. 삐죽삐죽한 도형이 어울릴 것 같지만, 마음은 동그라미. 가끔 야생마처럼 뒷발질도 하지만, 일 잘하고 묵묵한 말 유형. ◇ 가장 좋은 친구 유형: 장난희 나이가 들면 ‘소진 증후군’을 겪게 된다. 예전에 많은 것을 가졌고, 활동도 많이 했는데 늙으니 다 소진했다고 느끼며 우울해 하는 증상이다. 활발한 사람 곁에 있으면 활발해지고, 우울한 사람 곁에 있으면 우울해지는데, 노년기일수록 후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장난희처럼 사람을 이끌고 활달한 친구를 만나는 것이 유익하다. 즐겁게 살려는 목표의식이 뚜렷해 곁에 두면 긍정적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 궁합이 잘 맞는 친구 사이 △문정아 & 김석균 고집이 세고 까칠한 배우자와 헤어졌다면, 부드러운 성격의 이성 친구를 만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전 배우자와 비슷한 유형을 만나 더 잘해주게 된다. 이미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훨씬 유연한 관계가 형성된다. △이성재 & 이영원 가능하다면 사회적 지위나 지적 수준, 경제력이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좋다. 인물 중에서 그런 조건이 가장 잘 맞는 것은 이성재와 이영원이다. ◇ 에피소드를 통해 본 갈등 사례&솔루션 △이성재 vs 김석균 중졸 콤플렉스를 가진 석균은 잘 나가는 변호사 성재에게 묘한 질투를 느낀다. 베풀고도 욕먹는 성재와 계속 자존감이 떨어지는 석균. Solution: 콤플렉스로 인해 생긴 갈등은 과거에 형성돼 현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좋은 대학을 나온 성재와 중졸인 석균의 경쟁은 나중에 자녀들 사이의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 두 사람은 자녀의 학벌이나 직업을 두고도 콤플렉스로 괴로워할 수 있다. 성재보다 석균의 자녀가 우월하다면 콤플렉스는 해결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석균을 모임의 리더로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석균처럼 갖은 고생을 한 사람들은 잔재주가 많다. 그런 강점을 부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성재가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해주면 석균의 자존감은 올라간다. △장난희 vs 이영원 절친한 친구 사이였지만, 난희의 남편 외도 문제에 영원이 오해를 받아 사이가 틀어진다. 20년도 더 지난 일로 다투는 두 사람 때문에 친구들도 난감하다. Solution: 사실 두 사람은 속으로는 오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했던 말이나 행동에 대해 책임 지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 ‘책임 강박증’이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증상이 심해진다. 오해라는 것을 알지만, 그 상황을 인정해버리면 지금까지 자기가 살아온 인생이나 소신 등이 모두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먼저 화해하지 않는 것. 제삼자가 중간에서 해결해 줘야 하는데, 이때 누군가에 편에 서거나 잘못을 따지면 오히려 싸움이 커질 수 있다. “얘는 이거를 잘했어”라는 식으로 서로 칭찬을 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자.
- 2016-08-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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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거 땜에 친구와 의 상한다} 콘서트 의견 차이로 관계 청산
- ‘부모 팔아 친구 산다’는 말이 있다, 친구가 중요하다는 말로, 노력을 해야 친구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과연 어디까지를 친구라고 해야 하나. 50대가 되어 만나야 진짜 친구다. 필저와 그는 50대에 만났다. 그래서 친구로 잘 지내고 싶었다. 서로 도움이 되어야 친구가 된다. 말이 통해야 친구다. 그러러면 친구와 내가 열심히 노력만큼 얻어진다. 술집에 가서 술 먹었다고 친구가 아니다. 초등학교 동창도 친구는 아니다. 서로 사는 방식이 다른 한 사람은 고향에서 소와 더 친구가 됐고 다른 한 사람은 도시에서 살았다면 가는 길이 다르다. 그렇다면 그냥 고향사람인 것이다. 친구는 매우 매력적인 주제다. 만인의 관심사일 뿐 아이라 노년의 적합한 주제다. 필자 또래들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을 가끔 들은 적이 있다 왜 유유상종이라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주로 전에는 늘 자기들을 존경하던 사람들에게서 이제 멸시를 당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쾌락의 사슬에서 풀려나게 된 것을 기뻐했고, 주위사람들에게 멸시를 받지 않는다. 그런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성격 탓이지 나이 탓이 아니다. 늙어서도 절제할 줄 알고 까다롭거나 퉁명스럽지 않은 사람은 노년을 잘 참고 견딘다. 무례하고 퉁명스러운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인생이 괴롭다. 이모작센터에서 강사콘서트에 대해 그와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콘서트에 관한 논의다. 큰 행사를 조율하다 보니 서로 의견차이로 목소리가 높아졌다. 필자 이야기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그의 태도가 얄미운 것으로 비쳐졌다. 책상을 치게 되었고, 바로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화를 냈다. 서로 미안하다며 지나갔다. 전철을 같이 타고 가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말하게 되었다. 몇 번 상처가 있는 터. ‘그래 알았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런데 그가 막 전철에서 내리는 찰나 “그렇게 하면 안 돼.” 훈계조로 다짐을 강요했다. 필자가 말할 틈이 없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이젠 다시는 안 만난다.” 그는 한마디를 더 던졌다. 전철 문은 쿵 닫혔다. 마치 짱돌로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분한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이런 그의 말하는 태도가 마음을 편치 않게 했다. 이번을 기회로 터져 버린 것이다. 어떤 이성의 힘도 절제할 수 없었다. 그 다음부터 그를 만나고 싶은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와는 동갑이고, 고향이 같으며, 비슷한 처지에서 자랐다. 아무리 후한 점수로 감하려고 해도 되질 않았다. 연락도 안하고 지낸다. 연락을 해볼까 마음먹다가도 다시 그런 일이 반복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 두렵다. 충고를 하는 것도 충고를 받는 것도 진정한 우정의 특징이다. 충고를 할 때는 거리낌은 없되 거칠지 말아야 하며, 충고를 받을 때는 참을성은 있되 대들지 말아야 한다. 그 친구는 괜찮은 사람이다. 가끔 지인을 통해 넌지시 안부를 물어본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인가.
- 2016-07-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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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이렇게 참는다]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한다
- 결혼한 지 3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사소한 문제로 부딪힌다. 부부 간에 항상 마음이 일치가 되기는 쉽지 않다. 살아온 환경, 습관, 성격, 남녀 간의 사고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까. 어떻게 조화시켜 원만한 가정을 만들어 갈까 고민해도 매번 크고 작은 소란이 계속된다. 부부 간의 의견다툼이 심해진 것이 최근에 이혼율이 높아진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로가 자기 입장만 옳다고 주장해서는 해답이 없다.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줄거리는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는데 서로 마음이 맞아 지구라는 행성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에 그들은 서로가 다른 행성에서 왔다는 사실을 잊게 되면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때때로 충돌하게 된다는 것이다. 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를 원하고 다른 사람이 관여하는 것을 싫어한다. 반면 여자는 문제가 생기면 같이 이야기 하는 중에 푼다. 여자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단지 들어 주길 원하지만 남자는 성급하게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여 다툼이 생긴다. 남자는 이성적이고, 여자는 감성적이다. 아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고, 정리를 하지 않으면 정신이 어지럽다며 시간이 허락될 때마다 주변을 청소하고 정돈하며, 약속을 하면 시간보다 30분 이상 먼저 가서 기다리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고, 금전관계에 철저하다. 이중에 금전 문제에서만 일치하고 다른 면에서는 차이가 난다. 그러니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저녁에 늦게 자는 것이나, 주변 정돈을 못하는 것이며, 한꺼번에 여러 일을 벌려 놓고 허둥대는 것과, 약속시간에 꼭 맞추어 가는 것, 빨리 식사하는 것 등에 대해 잔소리를 듣는다. 그만 인정하고 살라고 사정해도 에누리가 없다. 아내에게 빚지고 있는 면이 많다. 결혼하여 지금까지 30년 이상 시집살이를 하고 있고, IMF 이후 조기 퇴직하여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고정수입이 없어 아이들 교육과 가정살림을 책임지게 하고 있다. 그 와중에 막내는 첼로 공부한다고 유학까지 가 있으니 통 면목이 없다.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는 아내는 필자에게 평강공주이다. 역사상 유명한 공주는 선화공주, 요석공주, 평강공주이다. 그중 평강공주를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바보 온달을 인물로 만들었으니까. 필자는 기꺼이 바보 온달이 되고 싶다. 그래서 자기 소개할 때마다 바보 온달임을 알리고 있다. 얼마 전에 친구들과 문화여행 차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동상이 있는 아차산성에 갔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다. 아차산성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때까지 평생 평강공주만을 바라보며 한 눈 팔지 않고 살았던 바보 같은 남자 온달과 신분의 차이를 무시하고 가능성만을 보고 결혼하여 온달의 죽음 소식을 듣고 버선 걸음으로 달려 온 평강공주의 사랑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요즘 『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를 아내와 같이 읽고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며 사는 것을 배운다.
- 2016-07-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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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거 땜에 친구와 의 상한다] 친구의 남자친구
- 우리 말에 부모 팔아 친구 산다고도 한다. 친구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는 말도 있다. 또 학력은 친구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더구나 요즘은 자라는 아이들이 사람보다 기계를 더 가까이 한다. 젊은 엄마들이 아이들이 사람을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올까봐 신생아 때부터 빠르면 임신 중에도 태아의 친구를 만들어 주는 태교를 하거나 플랜을 만드는 것을 불 수 있다. 주말에 또래의 아이가 있는 엄마들이 모여 아이를 위한 노래를 함께 듣는다. 아이가 이해 할런지 아닌지 모르나 좋은 이야기를 듣고 책을 읽는다. 확실히 시대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육아다. 부모의 영향을 떠나 스스로가 만드는 세상인 첫 친구는 언제 만들어질까? 인격이 부모로부터 분열되어 하나의 개체로 성장하려는 사춘기가 아닌가 한다. 중2 정도에서부터 고 1동안에 친구와 순애보적인 관계를 가지려는 심리현상이 나타나고 친구만들기에 부모라도 파는 성의가 있다. 친한 친구가 있었다 하루 종일 학교생활에서도 기회만 되면 소곤소곤 둘 만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밀스런 이야기가 아님에도 누가 들을 까봐 조심하는 모양으로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방과 후 귀가 할 때면 서로 먼저 바래다 준다며 그 친구의 집과 우리집을 오가다가 해가 지고 거뭇거뭇 땅거미가 피어날 때라야 두 집 의 가운데 지점에서 헤여지곤했다. 필자가 고 3이었을 때다 반의 다른 아이, 친구와 이웃에 사는 아이로부터 친구가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필자에게는 우리 둘만의 세계 외에 그 친구가 다른 세상을 가졌다는 것으로도 정신 못 차릴 만한 충격이었다. 더구나 필자에게 비밀로 했다? 이건 필자를 지옥구덩이에 빠트리는 배신이다. 하루 밤을 그 사건을 씹고 또 씹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다. 밤새워 생각하여도 생각은 그냥 체바퀴를 돌 뿐 어떤 결말이 나거나 필자 행동이 결정되지를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하나씩 더 그 친구에 대한 분노의 이름들만 쌓여갔다. 그 새벽에는 그 애가 내가 친구의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없는 정서부족으로 판단한 것도 분했다. 이성친구를 갖는 행동에 대하여 몰이해 할 만큼 용기없는 사람으로 판단한 것도 용서할 수 없다 기나 긴 대화로 서로의 속사람을 뒤집어 보이면서 나의 풍부한 이해심, 독서로 얻은 더 넓은 인간의 이해와 이성간의 낭만, 멋진 인생을 추구하려는 용기도 있다. 누구보다 특별한 관계를 응원할 사람이니 필자에게만 남자친구관계를 이야기 하고 의논도 하고 낭만의 순간들을 나누어야 하는 것이 도리일 것만 같았다. 마침 겨울이었다 일요일 아침 일찍 친구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함께 포항행 열차를 탔다. 포항의 해변에는 겨울의 썰렁함과 사람이 없어 파도가 외롬을 호소하는 듯 우렁찼다. 모래밭에는 아직도 여름 피서객들이 버려둔 쓰레기가 뒹굴었다. 쓰레기는 파도와 바람이 실어다 부린 것인지도 모른다. 바다의 푸르름, 바다냄새 넓은 가슴, 파도소리들이 이미 두 사람의 영혼에 들어왔다 친구의 남자친구는 너무도 쉽게 필자의 열열한 환영과 응원을 받았
- 2016-07-0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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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종 드 히미코(La maison de Himiko)-일본 실버타운 이야기
- ‘메종 드 히미코(La maison de Himiko)’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를 만들었던 이누도 잇신 감독과 각본가 와타나베 아야 콤비의 작품이다. 일본의 원빈으로 불리는 하루히코 역의 오다기리 죠와 어딘지 촌스런 분위기의 여배우 시바사키 코우가 사오리 역으로 주연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실버타운의 이름인데 영영사전을 찾아보니 “Originally, La maison de mon rêve was only intended to be distributed among a close circle of friends.”라고 나온다. 폐쇄된 서클의 친구들에게 바친다는 정도로 해석이 된다. 사오리는 아버지 히미코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떠나 경제적으로 혼자 어렵게 살아간다. 술집에 바니걸로도 취직을 하려 했으나 용모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퇴짜 맞는다. 여자로서 그리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얘기이다. 어느날 훈남 하루히코가 찾아 온다. 아버지 히미코가 암에 걸려 곧 죽을 거라는 소식을 전해준다. 술집에 나가느니 실버타운에서 청소나 잡일을 하면 유산도 받을 수 있을 거라 해서 마음이 흔들린다. 하루히코에게도 끌리지만, 아버지의 젊은 동성연인이라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게이 아버지를 원망하며 아버지의 존재 자체도 부정했으나 일단 실버타운에 가서 일을 해 본다. 남자들 만의 여러 군상들이 모였는데 모두 게이 동성애자들이다. 사람들에게 눈총 받고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여성스러운 이들은 모두 착한 사람들이다. 조금씩 마주보다 보니 그들도 사람이었다. 하루히코와의 사랑도 싹트지만, 역시 게이인 하루히코는 사오리에게 더 이상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영화의 콘텐츠로는 동성애자들이 나오고 젊은 남자가 아버지의 애인이라는 등 거북스럽지만, 동성 성애 장면은 한 장면도 안 나온다. 남녀 간의 키스 정도만 나올 뿐이다. 장면 상으로는 외설스러운 부분이 없는 영화이다. 지난 6월 초 서울광장에서 ‘퀴어 축제’라고 동성애자들의 시위가 있었다. 뉴스로는 5만 명가량이 모였다는데 동성애자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동성애지이지만 굳이 시위까지는 안 나온 사람들이 더 많다는 얘기이다. 일본이 우리보다 성이 문란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자유롭다.” 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동성애 부문에서도 우리보다는 개방적인 모양이다. 필자가 남성으로 태어나서 여성에게 이성으로서 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다행이고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히코가 사오리와 키스까지는 했으나 그 다음 진도를 못 나가는 것을 보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로 태어났으나 여자들처럼 옷을 입고 화장을 해야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많다면 그런 사람들끼리 모여 살면 되는데 소수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것이다. 다음 세상에는 여자로 태어나겠다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실버타운 사람들이 단체로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왕년에 은행지점장이었던 사람은 부하직원이었던 사람을 우연히 마주친다. 부하직원이었던 사람은 이 옛 상사가 여성스럽게 옷을 입은 것을 보고 게이라며 마구 놀려대며 비난한다. 다른 직원들에게도 다 알리겠다며 조롱한다. 혼자만 알고 이해해주면 될 일을 이렇게 발설하는 사람도 인성이 덜 된 사람이다. 영화는 그들에게 다가가 보면 그들도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들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화해해 나가라는 교훈을 남긴다.
- 2016-06-29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