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집 앞에는 공원이 있었다. 11월의 찬바람에 느티나무 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벗어던져야 할 지난날의 안락했던 생활의 옷처럼 그렇게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공원 안에는 낡은 의자가 몇 개 놓여 있었고,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 위에 소주병이 몇 개 던져져 있었다. 낭만을 말하기에는 현실감의 무게가 너무 큰 풍경이었다. 누군가 먹고 버린 소주병이
오탁번의 시는 쉽고 통쾌하고 재미있다. 술술 읽혀 가슴을 탕 치니 시 안에 삶의 타성을 뒤흔드는 우레가 있다. 능청스러우나 깐깐하게 세사의 치부를 찍어 올리는 갈고리도 들어 있다. 은근슬쩍 염염한 성적 이미지들은 골계미를 뿜어 독자를 빨아들인다. 시와 시인의 삶은 정작 딴판으로 다를 수 있다. 오탁번은 여기에서 예외다. 그의 시와 삶은 별 편차 없이 닮았다
설이 다가온다. 이때쯤이면 제주 출신 나이 든 사람들은 고향의 빙떡이 생각난다. 빙떡은 제주의 메밀전병이다. 강원도, 경상북도 등지의 메밀전병과 또 다른 맛의 전병이다.
메밀전병은 지역마다 소가 다르다. 강원도에서는 갓김치를 넣으며 배추김치와 돼지고기도 넣는다. 경북에서는 표고버섯과 실파를 소로 넣는다. 충북에서는 당근과 쇠고기, 우엉 등을 넣는다
그 섬에 서면 느리게 출렁이는 시간을 본다. 느릿한 바람 속에서 태고와 현재가 넘실거리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가을이면 풍성한 갈대와 억새꽃이 군락을 이루어 눈부신 곳 ,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무인도 비내섬에서 알싸한 겨울을 맛보는 건 자신에게 때 묻지 않은 겨울을 선물하는 시간이다.
억새꽃 피어나던 섬으로 떠나는 겨울여행
희망찬 새해 새날이 밝았건만, 들뜨는 마음과 달리 몸은 온기를 찾아 문에서 멀어집니다. 창밖은 여전히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느 순간이든 눈보라가 휘몰아칠 수 있는 겨울의 한복판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계절에 ‘꽃 타령’이라니, 제정신이냐고 힐난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이런 시기에야 비로소
생활이란 우리가 자주 착각하는 것처럼 멍에가 아니라 사방으로 열린 활공장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지향에 있다. 오체투지처럼 궁구하는 삶이 있으며, 경주마처럼 각축하는 삶이 있고, 바람의 사주를 받아 가뿐히 떠도는 삶이 있다. 연극인 최영환(49)은 아마도 바람과 동맹을 맺은 계열에 속할 것이다. 그는 한결 자유로운 삶을 원해 귀촌했다.
누군들
11월의 첫 날 충북 보은군 속리산 국립공원내에 있는 세조길을 걷기 위해 속리산으로 향했다.
몇몇이 함께 몇 번 와본 적이 있던 곳이어서 이번엔 혼자 걷기로 했다.
단풍이 절정임에도 평일 오전이어서 단체 관광객들 몇 팀만 보였다. 단체팀을 운 좋게 피하면 속리산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등산 복장이 아닌데도 호기롭게 입장했다.
충북 보은군 장안면 개안길 10-2에 위치한 ‘보은 우당 고택’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흘러내리는 삼가천의 물줄기 가운데 있는 국가민속문화제 제 134호로 지정된 99칸의 한국 전통 가옥이다.
서원계곡 끝자락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지나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안담으로 둘러친 사랑채가 있다. 오른쪽에 다시 안담을 가진 안채가, 그리고 두 본채 사이를
한국관광공사 캠핑정보 사이트 ‘고캠핑’(www.gocamping.or.kr) 기준 전국 캠핑장 수는 2300여 곳에 이른다. 과거 강가나 계곡 주변에서 텐트를 치고 즐기던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요즘은 펜션이나 휴양림, 카라반 등 다양한 편의시설에 체험활동이나 액티비티 등을 운영하는 캠핑장도 늘어났다. 산, 바다, 도심 등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휴식, 취미,
10월 하늘은 맑고 높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짙푸릅니다. 하늘과 강 어느 편이 더 파란지 내기라도 하듯 날로 그 푸름이 짙어가는 가을날, 강변에는 연보랏빛 꽃들이 가득 피어나 단연 지나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일순 저 멀리서 모터보트 한 대가 정적을 깨고 달려와 하늘과 강, 연보랏빛 꽃 무더기 사이를 무심히 지나쳐갑니다. 작은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