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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노화 돕는 디지털 솔루션 ‘디파이’
- 일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늙어가고 있는지 측정하고 평가할 수는 없을까? 노화를 최대한 천천히 진행되도록 하거나, 예방하거나, 가능하다면 역으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노화 데이터를 수집해 신체 나이와 노쇠 정도를 측정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파이’는 이 고민에서 출발했다. 디파이(DeFi)라고 하면 블록체인에서 언급되는 탈중앙화 금융이 떠오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디파이(DYPHI)는 건강한 노화를 돕는 디지털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노인의학 연구에 기반해 우리 신체가 얼마나 노화했는지, 노쇠 정도에 맞춘 운동과 영양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예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어간다. 신체 나이 알려주는 ‘안단테핏’ 디파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안단테핏’(AndanteFit)은 임상 검증된 자동 신체기능평가 솔루션이다. 노인 신체기능검사(SPPB)를 수행하고 연구를 기반으로 도출해낸 노쇠 지수(신체 나이)를 보여준다. SPPB 검사는 보행 속도, 특정 자세를 잘 유지할 수 있는지, 앉았다 일어서기를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해 점수화하는 검사다. 1980년대 후반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처음 만들어 전 세계로 보급됐다. 그동안 SPPB 검사는 사람이 눈으로 보고 초시계로 측정하는 방식이었다. 안단테핏은 기계가 자동으로 측정해주며, 검사 시간은 3분으로 줄였다. 윤성준 디파이 대표는 “신체 기능이 떨어져 움직이지 못하면 근육이 빠지면서 근감소증이 생기고, 침대에 누워만 있다 보면 사회적 교류도 끊어진다. 잘 먹지 못하니 영양 상태도 나빠진다. 이 모든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신체 기능은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체 기능이 곧 노쇠의 정도를 알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디파이는 안단테핏으로 진행한 신체 기능과 노쇠 지수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신체 나이도 제공한다. 신체 나이는 복지관, 치매안심센터, 요양 시설, 데이케어센터(주야간 보호센터)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 개념을 도입하니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시설 담당자도, 설명을 듣는 노인도 이해가 쉬워졌다. 노화 정도가 좋아진다는 것이 직관적으로 보여 돌봄을 받는 고령자의 효능감도 높아진다. 안단테핏을 이용한 노쇠 평가는 서울 강서구 치매안심센터 등 서울 권역 치매안심센터, 인천광역치매센터 등 인천 권역 치매안심센터와 서울·인천 복지관 등에서 시행 중이다. 근감소증 디지털 치료기기 ‘싸코핏’ 2021년 근감소증이 국내에서 질병으로 분류되고, 예방적 통합돌봄 서비스에 노쇠 평가가 핵심으로 도입되면서 신체기능평가 수요가 늘어났다. 안단테핏으로 누구나 신체 기능을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면, 현재는 근감소증 진단 후 처방되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만들고 있다. 팔십 평생 운동을 안 했던 노인을 운동하도록 유도하는 건 쉽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같은 나이여도 신체 기능 상태가 천차만별이다. 개인 상태에 맞춘 운동 설계와 유도가 중요한 이유다. 디파이는 근감소증 디지털 치료기기 ‘싸코핏’(SarcoFit)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근감소증 약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운동 및 영양 중재(처치)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싸코핏은 △신체 기능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운동 중재와 △순응도를 높이는 디지털 인지행동 치료로 구성된다. 싸코핏이 디지털 치료기기 품목 허가를 마치면, 운동·영양·인지·사회적 교류의 다면적 중재에 기반해 지역사회에 노쇠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마이 비바체’를 선보일 계획이다. 윤성준 대표는 “노년기에 병원에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면, 나의 생활권인 지역사회에서 노쇠 관리 평가는 더욱 중요하다. 집에 살면서도 나의 신체 기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떨어질 것 같다면 미리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시간이 많이 흐르면 회복하기 어렵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회복을 넘어 오히려 더 건강해지는, 이른바 역노화도 가능하다. ‘노쇠를 관리한다’는 개념을 만들어가는 디파이는 지역 곳곳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반면 개호보험 인정자 비율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일본 후쿠이현(福井)과 일본의 요양·재활·방문 돌봄 시스템을 선도하고 있는 홋도리하비리시스템즈(ほっとリハビリシステムズ)의 초청을 받았다. 일찍이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일본에서도 노쇠 예방을 위해 안단테핏에 관심을 보인 것. 윤 대표는 “단순히 만성질환 수가 적으니까 건강하다는 개념보다, 질환이 있더라도 얼마나 나의 신체 기능, 영양, 사회관계를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고령자는 노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의 노쇠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 50대 얼리 시니어 단계부터 디파이가 만들어놓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건강하게 잘 늙어갈 수 있다는 답을 주고 싶다”며 디파이의 비전을 제시했다.
- 2023-03-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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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돌봄, 지역사회가 열쇠다⑥] 지역 특성 이용 고령친화 실천하는 칠레
- 칠레의 65세 이상 인구는 1990년 인구의 6.2%를 차지했으나, 2017년 11.1%로 그 비율이 급증했다. 현재 칠레 인구의 220만 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2035년에는 399만 3821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UN에서는 2041년 65세 이상 인구가 21%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칠레의 고령친화도시 이니셔티브는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산티아고 시를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고령친화 도시로 지정하며 시작됐다. 그 이후 발파라이소(Valparaíso), 코킴보(Coquimbo), 콘셉시온(Concepción)을 포함한 칠레의 다른 도시가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다. 칠레의 고령친화도시 사업은 급속한 고령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함이며,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더 살기 좋고 이들이 환영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칠레 역시 노인들이 접근 가능하고, 안전하며, 그들을 포용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네에 넓은 보도, 접근이 쉬운 대중교통, 휴식을 위한 벤치 등을 마련하거나 지역사회 행사, 문화 활동 및 세대 간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의 사회적 참여를 촉진하는 식이다. 광합성 배우며 ‘선배시민’ 역할 깨우쳐 WHO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칠레 카우틴(Cautín) 주의 소도시 론코체(Loncoche)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인구의 20% 이상이 60세 이상인 이 지역은 2016년 6월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지역 특성에 기반해 ‘노인통합센터’가 개설된 점이 특징이다. 론코체의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주민은 40%에 달한다. 이들을 태우고 도심지를 오가는 셔틀버스는 하루에 한 번 운행하는데, 도심의 쇼핑몰에서 장을 본 노인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고안하다 탄생했다. 이곳 센터에서는 커피를 마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하고,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의 모든 활동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젊은 세대 사이의 노인, 노화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해소하기 위한 지역 차원에서의 농업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됐다. 선배 세대인 고령자는 그들의 농업에 대한 경험과 광합성, 식물 생장과 관련한 과학 지식을 후배 세대에게 나누고, 농작물을 심고 관리하는 실무를 담당했다. 프로젝트는 후배 세대들로 하여금 ‘노인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인지하는 효과를 얻었다. 고령인구 활용한 新모델 개발 실험 나서 발파라이소 시는 65세 이상 시민이 20.6%에 달하는 지역이다. AARP의 보고서는 ‘칠레 내에서 노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도시’로 소개하고 있다. 이곳의 발파라이소 대학교(Universidad de Valparaíso)에서는 2006년 ‘게로폴리스’(Gerópolis) 프로젝트로 노인과 함께 살기 위한 사회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을 일찍이 수행했다. 고령자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살린 것이다. 프로젝트에서는 도시의 내외부 유관 분야의 관계자를 모아 ‘에이징 인 플레이스’(AIP)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시니어 건강 증진에 힘쓰는 ‘시니어 요원’들을 양성하거나 노인 대상 모바일 건강 플랫폼을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외에 노인을 위한 공간이나 장치를 설계하는 도시 계획 또한 시행하고 있다. ‘서비시니어’(ServiSenior)는 2015년 발파라이소 시에서 설립된 대학 이니셔티브다. 50세 이상 성인이 노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이 프로그램은 노인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 및 서비스를 고안하고, 이를 패키지로 만들어 사기업에 판매한다. 또한 고령자 고용을 고려하는 기업을 직접 방문해 회사가 고령의 구직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ARP는 서비시니어 프로그램에 대해 ‘아직 사업 규모는 작으나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국으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2023-03-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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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유행하는 건강기능식품, ‘진짜 효능’ 알고 먹자
-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보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과대광고, 잘못된 정보에 속거나 몸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을 무턱대고 구매하기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기능식품, 현명하게 소비하기 위해 알아야 할 ‘약 이야기’를 담았다. Q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하는 일반식품은 무엇일까? A 크릴오일은 식용 유지를 캡슐 형태로 제조해 어유나 기타가공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방을 녹이는 오일’, ‘혈관 청소부’ 같은 표현으로 마치 혈행 관리, 면역 기능, 항산화 등에 지대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이다. 최근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타트체리 제품도 마찬가지. 수면 유도, 통증 완화, 염증 제거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광고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허위·과대 광고다. 유사한 형태인 클렌즈주스도 영양학적으로 과채주스와 차별성이 없고 과학적으로 다이어트와 디톡스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앞면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표기돼 있으므로 제품 정보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Q 영양·기능 정보 속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도움을 줌’은 어떤 차이가 있나? A 건강기능식품의 영양·기능 정보를 보면 ‘에 필요’, ‘에 도움을 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에 필요’는 영양소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함이고, ‘에 도움을 줌’과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특정 생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둘에는 차이가 있다. ‘에 도움을 줌’은 식약처가 1등급 생리활성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것이다. 해당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확실하다는 증거다.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1등급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약해 2등급으로 분류된 기능성 원료에 표기된다. 등급은 원료나 성분의 종류에 매겨지기 때문에 제품이 1등급, 2등급이라는 뜻은 아니다. 같은 원료, 성분이라면 같은 등급으로 표시된다. Q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 부작용은 없나? A 현재 식약처가 다이어트 보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정한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공액리놀레산(CLA, 녹차 추출물·키토산)이다.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는 L-카르니틴 타르트레이트, 보이차 추출물, 레몬밤 추출물 혼합분말, 와일드망고 종자 추출물, 그린커피빈 추출물, 풋사과 추출물 애플페논,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성분은 가르시니아다.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지방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지방 전환 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가르시니아를 섭취한다고 해서 먹은 탄수화물이 사라지는 건 아닌 데다,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 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과 간이 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같은 연구 결과 가르시니아 복용 후 급성간염, 간부전 등의 간 손상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급성심근염·심장빈맥이 나타난 경우도 있다. Q 탈모에 효과 있다는 영양제, 먹을지 말지 고민이라면? A 탈모의 경우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고 남성형, 여성형, 휴지기, 원형 등 종류가 많기 때문에 영양제를 먹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유튜브 채널 ‘근알의’를 운영하는 김연휘 닥터에비던스 대표는 “최근 비오틴, 맥주 효모 등이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떠돌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호르몬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영양제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잘못된 정보로 치료를 지체하기보다 병원을 방문해 본인의 상태를 진단하는 편이 좋다. Q 기한 지난 약,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 A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표기된 기한이 지나면 효능·효과를 믿을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 모양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성분이 변질됐을 가능성이 있다. 기한이 지났다면 폐기하는 것이 좋지만, 무턱대고 하수구나 변기에 흘려버리거나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면 환경을 오염시킨다. 오래된 약은 근처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다만 제품 그대로가 아니라 알약은 알약끼리 한 통에 모아서, 액상은 큰 병에 모아서 갖다주는 것을 권장한다.
- 2023-03-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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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 온라인 창업, 네이버와 카카오 무엇이 다를까?
- 최근 들어 무인점포, 무점포, 무자본 등 자금이나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창업이 유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온라인 스토어가 존재한다. 오프라인 점포 창업과 비교해 상권 분석이나 매장 관리 등에 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소자본(또는 무자본)으로 스토어를 개설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물론 이러한 장점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혜택이 아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특징에 불과하다. 때문에 인력이나 자본 등에 품이 덜어지는 만큼 아이템 발굴 및 홍보 등에 더욱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 온라인 스토어의 종류와 특징 이해하기 오프라인 창업에서 상권이나 지역 조건을 살피듯, 온라인 스토어 또한 어느 플랫폼을 통해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초보자라면 쇼핑몰의 레이아웃이 갖춰져 있는 ‘임대형 쇼핑몰’을 이용하는 것이 수월하다. 이 경우 별도의 웹 개발자 없이도 온라인 스토어 사이트를 쉽게 구축할 수 있고, 기본적인 판매, 결제 기능 등이 연동돼 편리하다. 대표적으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카오 톡스토어’ 등이 있다. 이와는 대조되는 개념인 ‘독립형 쇼핑몰’의 경우 직접 쇼핑몰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전문 업체에 의뢰하거나, (기술을 겸비한) 담당 직원을 채용해 작업하면 된다. 임대형 쇼핑몰의 경우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레이아웃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디자인이나 툴을 개발하고 탑재하는 데 제한이 따를 수 있다. 독립형 쇼핑몰은 이러한 한계가 없지만, 그만큼 비용과 시간 면에서는 더 든다고 보면 된다. 추가적인 단점은 홈페이지의 에러 처리나 업그레이드, 운영 등에도 지속적으로 비용이 더해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형태로는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을 예로 들 수 있다. 흔히 하는 ‘쿠팡’, ‘11번가’ 등 오픈마켓은 개인 업체에 온라인 판매 공간을 열어 줌으로써,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중간 유통 이윤을 생략해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대신 오픈마켓 차원에서는 입점 수수료와 상품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플랫폼 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상품의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위한 판매 전략이 중요하다. 이와 비교해볼 수 있는 형태는 ‘종합쇼핑몰’이 있다. 흔히 홈쇼핑으로 알려진 ‘CJ오쇼핑’, ‘GS샵’ 등이 그 예다. 이러한 종합쇼핑몰의 경우 백화점 등과 연계하는 등 제품 품질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초기 창업자에게는 도전이 어렵고, 차후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수요 증가 시 노려볼 만하다. 진입이 어려운 만큼 일단 등록되면 어느 정도 판매와 홍보를 보장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vs 카카오톡 스토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쇼핑몰과 블로그의 장점을 결합한 블로그형 쇼핑몰이라 볼 수 있다. 네이버페이 결제 수수료를 제외한 별도 운영비가 없어 소자본으로도 진행 가능하다. 일반 쇼핑몰과 달리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개인 판매자 자격으로도 판매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블로그 운영 툴과 크게 다르지 않아 기존에 블로거로 활동했거나 네이버 포털에 익숙하다면 스토어 제작도 수월한 편. 스토어 개설, 입점 및 상품 등록, 독립적 판매 수수료는 무료이며, 네이버쇼핑(오픈마켓)과의 연동 시 2%의 매출 연동 수수료가 발생한다(VAT 별도). 스마트스토어와 자주 비교되는 카카오톡 스토어의 경우 사업자등록을 해야만 입점 가능하다. 무료로 스토어를 개설할 수 있고, 상품관리, 배송, 고객 불만 및 정산 관리 등 판매활동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일반 상품 주문 시 기본 수수료 3%가 발생하며, ‘쇼핑하기’ 또는 ‘다음쇼핑’에 노출 시 추가 수수료 3%가 붙는다(VAT 별도). 카카오톡 스토어의 최대 장점은 모바일 ‘카카오톡’ 사용자가 많은 만큼, 모바일 시스템에 최적화돼 있고, 이를 통한 홍보 및 고객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카카오페이로 결제 가능하고, 1:1톡으로 상담을 하거나, 알림톡으로 구매 정보를 전송하는 등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편리한 이점을 지닌다. ◇ 통신판매업 신고 및 SNS 쇼퍼블 콘텐츠 활용하기 통신판매란 무점포 판매의 한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파는 일을 말한다. 독립형 쇼핑몰을 비롯해 임대형 쇼핑몰, 오픈마켓 입점몰 등 온라인 스토어라면 통신판매업 신고를 해둘 필요가 있다. 이는 온라인 스토어 운영허가를 위한 행정절차라고 보면 된다.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영업정지 15일 이상 및 최고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가된다. 또, 공정거래 위원회로부터 시정 조치 또는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에 처해질 수도 있다. 신청 당시 수수료는 없지만, 연 1회 등록면허세 4만500원(서울시 기준, 금액은 지역별 상이)을 내야 한다. 관할 시·군·구청에 방문 접수 하거나 민원24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 가능하다. 이때 구비서류로 ‘구매안전서비스이용확인증’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는 스마트스토어 등 플랫폼 내에서 받아볼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스토어 개설 후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는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온라인 스토어 구축 및 통신판매업 신고까지 마쳤다면 SNS를 활용한 홍보 및 마케팅에 나서보자. 최근 온라인 스토어 마케팅에 화두로 떠오른 신조어는 ‘쇼퍼블 콘텐츠’(Shoppable Content)다. 소비자가 특정 콘텐츠를 본 뒤 구매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하는 형태를 뜻한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은 ‘인스타그램’이다. 특정 상품에 해시태그를 활용해 구매 링크로 연결되는 등의 방식이로 이뤄진다. 페이스북도 유사한 방식으로 쇼퍼블 콘텐츠를 보여준다. 유튜브나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도 영상툴 하단에 링크 클릭으로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영상 채널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실시간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형태의 판매도 자주 이뤄진다. 이는 마치 개인 홈쇼핑 채널처럼 활용 가능하다. 제품에 대한 기능이나 매력을 영상 콘텐츠로 한층 부각해 보여주는 것도 온라인 스토어의 마케팅 방법 중 하나다. 아울러 플랫폼 내 채팅창 등을 통해 소비자와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SNS 활용과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중장년이라면 이러한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해보길 권한다. 참고: ‘나 혼자 다 해먹는 온라인스토어 창업&마케팅’(시대인)
- 2023-03-0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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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이 약 부르는 건강의 적신호 ‘연쇄 처방’
- 증상만을 쫓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처방의 원인과 결과가 꼬리를 물면서 약이 약을 불러오는 상태, 연쇄 처방이다. 만성질환이 많은 고령자가 주로 마주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약을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먹고 있는 약,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 김 씨(76세, 여)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A의사에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이후 온몸이 붓기 시작하더니 발목에 통증을 느껴 B의사를 방문했는데, 혈압이 높은 것도 확인되어 혈압 약과 이뇨제를 처방받았다. 그러더니 요산 수치가 높아져 C의사에게 통풍 진단을 받고 통풍 약제 치료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간 수치가 올랐다. 여러 약을 먹다 보니 속도 쓰리다. 위보호제에 간장약까지 어느새 복용하는 약 개수는 7개가 넘어가는데, 자꾸 다른 곳이 아프다. 그저 나이 먹어 몸이 고장 났나 싶다가도,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약 봉투를 보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많은 약’ 불러오는 ‘연쇄 처방’ 이 과정은 고령자가 흔히 겪는 연쇄 처방(Prescription Cascade)의 예시다. 처방된 약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했으나, 부작용인 것을 모른 채 부작용으로 인한 증상을 해결하고자 다른 약을 추가로 처방받는 상황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좋아 어떤 증상이 발생했을 때 여러 병원을 다니며 약을 처방받기 쉬운 환경인 데다, 몸이 아플 때 약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아 연쇄 처방이 이뤄지곤 한다. 게다가 고령자는 만성질환이 여러 개인 경우가 많아 복용하는 약이 많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타 병원에서 처방한 약제를 알려면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을 이용해 확인해야 하는데, 환자의 주민번호를 입력하고 개인정보 이용에 대해 환자의 동의를 구해야 해 절차상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쇄 처방은 또다시 ‘다제약물 복용’(Polypharmacy)을 불러온다. 다제약물 복용은 하루 5종류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다제약물 복용만으로도 병원 입원율은 2배 이상, 낙상·치매 발생 및 사망률 위험도가 1.3~1.5배 정도 높아진다”면서 “다제약물 복용도 질병처럼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용 약 개수가 10개를 넘어간다면 부작용 발생이 거의 100%에 가깝다. 서울아산병원의 약물조화클리닉을 방문한 한 환자는 처방받은 약으로만 30종류가 넘는 약을 먹고 있었다. 여러 병원을 다니다가 중복 처방받는 경우도 많다. 성분이나 효능이 유사한 약들이 처방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위산 억제제와 같은 위장관 보호제가 있다. 또는 각기 다른 증상을 조절하는 항콜린 성분 약제가 누적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가려움증, 기침, 요실금 등 각기 다른 증상으로 처방을 받았지만, 해당 질병 치료에 항콜린 성분 약제가 많이 사용돼 각기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을 경우 용량이 과도해지는 식이다. 백 교수는 환자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의 환자분들은 약에 대한 선호도와 신념이 강해 복용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 설득 끝에 약제를 중단하더라도 다시 처방을 받거나 의료진과 마찰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환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몇 가지인지 늘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급격하게 몸이 안 좋아지거나 해서 약이 추가된 경우 의사·약사를 통해 먹고 있는 약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 역시 연쇄 처방을 막으려면 “새로운 증상을 무조건 약을 통해 해결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먼저 적용해보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약을 추가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며 “명확하지 않은 증상에 대해서는 비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끊어내는 다제약물 관리사업 건강보험공단은 다제약물 복용을 해결하고자 대한약사회와 함께 2018년부터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시범으로 실시했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 중 한 가지 이상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기적으로 10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일수록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부작용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해당 사업은 주로 고령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병원모형, 지역사회모형, 의원모형, 장기요양시설모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병원과 지역사회모형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모형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뤄진다. 진료 전 약사와의 면담을 통해 먹고 있는 약물 종류와 복용 상태를 점검하고, 노년내과 의사가 진료하면서 노쇠 정도, 기능 상태 등을 고려해 약사의 약물 평가 의견을 검토한다. 의견을 종합해 처방 약물을 검토할 때는 연쇄 처방 고리 끊기, 노인주의약물(PIM) 중단, 중복 약물 확인이 이뤄진다. 또한 약과 약, 약과 질병, 약과 증상 사이 상호작용을 고려해 처방을 조정한다. 백 교수는 “다제약물 관리는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진료 행위지만 생각보다 여러 의사, 약사, 환자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 변화, 진료 수가 체계 개선, 다제약물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리내 서울아산병원 약물조화클리닉 약사는 “우리나라는 상당히 약을 좋아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상당수 환자가 본인의 상태에 대한 이해 없이 약을 접하거나, 방문 의료기관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다제약물 문제가 복잡해지기도 한다. 정작 본인은 왜 약을 먹는지 알지 못하고 습관처럼 복용하는 환자도 있다”면서 “약을 복용하는 것은 기존 질환을 잘 조절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약의 개수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본인의 신체 기능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본인의 약 이용 습관과 의료기관 이용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약사들은 약물을 점검할 때 전문가와 꼭 상담하기를 권했다. 다제약물 복용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유튜브 ‘리틀약사TV’를 운영하는 이성근 약사는 “어지러움증 같은 부작용은 특정 약물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약물 때문인지 알기가 어렵다. 생명과 직결되는 약을 제외하고는 약을 먹지 않았을 때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면서 조절해볼 수도 있겠다”면서도 스스로 약물 조절을 판단하기보다는 “단골 약국을 만들어 약사와 약물에 대한 상의를 해보고, 담당의사와 또 한 번 상의해 약을 줄이는 등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약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약물을 점검하고 싶다면 거주하는 지역의 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건강지원센터로 연락해 다제약물 관리사업 방문 가능 기관과 이용 방법을 문의하면 된다. 근처 대형병원에 노년내과, 가정의학과 등 노인 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진료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이미리내 약사는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환자 본인의 약물치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복약 순응도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 약물 개수가 줄어들면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결국 환자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실제로 변비 해소, 식욕 개선, 멍한 느낌(인지능력) 호전, 기력 저하 개선 등 고령자가 많이 겪는 증상들이 해소되는 결과를 보였다. 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의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연구하고 있다. 기준 마련 및 관련 법을 검토하고 급여화 적절성 평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를 제도화하면 다제약물 복용자의 건강 수준이 높아지고 진료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기대다.
- 2023-03-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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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키운 녹색갈증, 올봄 반려식물로 채우자
-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는 저서 ‘바이오필리아’ (Biophilia)를 통해 ‘녹색갈증’에 대해 언급했다. 녹색갈증이란 자연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구 또는 본능을 일컫는다. 그에 의하면 자연을 가까이할 때 인간은 행복과 평안을 느끼지만, 반대의 경우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생긴다. 삭막한 도시, 각박한 일상 속 사람들이 반려식물을 찾는 이유도 그러하다. 도움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김광진 농업연구관·이형석 농업연구사, 박신애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 식물매개치료 전공교수 녹색식물을 향한 갈증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더해졌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추이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해 2021년 정점을 찍었다. 김광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관은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야외 활동이 제약되며, 실내에서도 자연을 느끼고 식물을 가꾸려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실내 재배기나 원예 장비들이 다양하게 개발됐고, 반려식물병원·식물호텔 등 관련 서비스가 생겨나 반려식물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올해 2월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초로 ‘반려식물’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다.(경기도 반려식물 활성화 및 산업 지원 조례안) 방성환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 이후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반려식물에 대한 국민적 수요와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관련 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조례안의 취지를 밝혔다. ◇ 노후 일상에 생기 더하는 반려식물 조례안에 따르면 반려식물이란 ‘가정 및 회사 등 실내외에서 쉽게 기를 수 있고, 식용을 주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인간과 짝이 되어 교감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고자 기르는 식물’을 의미한다. 생겨난 지 오래되지 않은 용어라 구체적인 정의는 전문가나 기관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정서적 교감’이 핵심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올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반려식물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반려식물을 기르는 목적이 ‘정서적 교감 및 안정을 위해서’라고 답한 이가 과반수였다.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이러한 목적성은 점차 증가한다.(△30대 52.1% △40대 54.4% △50대 56.2% △60대 이상 57.9%) 응답자들은 반려식물을 기르며 나타난 심리적 효과로 ‘정서적 안정’(76.9%)을 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행복감 증가’(73.1%), ‘우울감 감소’(68.4%), ‘희망이 생김’(56.4%) 등 긍정적 효과를 드러냈다. 한국정원디자인학회지에 실린 ‘반려식물이 도시에 거주하는 여성 독거노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2020) 조사에서는 사례자의 94.6%는 ‘반려식물이 정서적 건강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78.8%는 ‘반려식물과 대화하기’를 통해 적극적으로 교감하고 있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22 반려식물 보급사업 결과 보고’에서도 참여자의 94.1%가 반려식물을 키우며 생활에 활력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에 참여한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매일 아침 일어나 식물 먼저 쳐다보고 잎사귀를 닦아주며 아기처럼 매일매일 자라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반려식물 덕에 외롭지 않고 가꾸는 재미가 있다”, “혼자 살면서 웃을 일이 별로 없는데 꽃이 피는 순간 기쁨을 느낀다” 등 반려식물을 통해 긍정적으로 달라진 삶을 이야기했다. ◇다양한 질환에 접목되는 식물매개치료 과거에는 단순 취미나 실내 공기 정화 등을 위해 화분을 샀다면, 이제는 내면의 긍정적 효과까지 생각해 반려식물을 들이는 모습이다. 정서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자칫 원예를 정적인 활동으로 여기기도 한다. 동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있는 식물의 특성도 이러한 오해를 부추긴다. 그러나 정성껏 화분을 길러본 이들이라면 알 테다. 인간이 대신 손발이 되어 더 바삐 움직여야만 식물이 잘 자랄 수 있음을 말이다. 때맞춰 물을 주고, 양지로 화분을 옮기고, 이따금 가지치기와 분갈이도 하는 등 지속적인 신체 활동이 뒤따른다. 화초가 많거나 화분이 크다면 더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 이렇듯 심신에 모두 이롭게 작용하는 덕분에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반려식물이 쓰일 때도 있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원예치료(치유)라고 한다. 박신애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 식물매개치료 전공교수는 “식물을 매개로 한 치료는 무해(無害)하고 부작용이 없는 게 장점”이라며 “최근에는 뇌졸중, 우울증, 갱년기 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 원예치료를 접목한다.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과 원예치료를 결합한 형태의 처방도 이뤄진다. 병원 내 원예치료사를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저서 ‘몸과 마음을 살리는 녹색의 힘, 식물 치유’를 통해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원 가꾸기에 참여한 노인들의 경우, 인지 능력과 연관된 수치(BDNF, 뇌유래신경영양인자)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반면 그렇지 않은 노인들은 되레 수치가 감소했다. 또 자녀의 독립과 갱년기 등으로 우울증 발병률이 높은 50~60세 여성에게 식물매개치료의 신체적·심리적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났다. 이들은 치료를 통해 자기 정체성이 향상됐고, 우울감과 불안감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극심한 우울증을 앓던 60대 여성은 원예 활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단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질환 개선을 목적으로 반려식물을 키워봐야겠다 싶을 수 있다. 박 교수는 “개인이 반려식물을 기르는 것만으로는 질환 개선 면에서 극적인 효과를 보긴 어렵다. 치료 목적이라면 전문 복지원예사(구 원예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단번에 효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오랜 시간 반려식물과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건강해지며 질환을 예방·개선할 수 있다. 이제는 식물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헬스케어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아침을 깨우며 커피를 마시듯 녹색 생기를 충전하고, 잠들기 전 식물과 교감하며 하루를 돌아보는 등 매일매일 수시로 힐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반려식물 주목적은 교감, 건강은 덤 반려식물은 직·간접적으로 우리 몸을 이롭게 하지만, 건강 증진만을 목적으로 하면 그저 수단에 그치기 십상이다. 결국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서적 교감. 최근에는 건강 증진을 위해 기르는 식물을 ‘헬스케어식물’로 분류하고 있다. 같은 종의 식물이 될 수도 있고 장기적인 효과는 비슷할 수 있으나, 목적은 건강(헬스케어식물)과 교감(반려식물)으로 분명히 나뉜다. 이형석 농업연구사는 “헬스케어식물이란 재배 과정에서 느끼는 환경 변화를 통해 소비자의 신체적·심리적 건강 유지와 증진을 도모하는 식물체를 말한다. 2021년부터 개념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건강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종에 따라서는 섭취함으로써 그 효과가 더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의문이 들 수 있겠다. 먹는 작물은 반려식물이 될 수 없을까? (건강에 이로운) 공기정화식물은 반려식물로 두면 안 되나? 이 연구사는 “생각의 순서를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며 “가령 공기정화식물을 반려식물로 삼아도 되느냐보다 반려식물로 삼은 식물 중에 공기 정화 효과를 지닌 것도 있다는 식이다. 교감이 우선이지만 그 식물이 지닌 본연의 기능이나 특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 효능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부차적인 것이다. 다만 반려식물은 인문학적인 요소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고 말했다. 따라서 반려식물을 고를 때는 객관적인 효과보다는 주관적인 효과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식물의 어떤 반응에 내가 교감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좋다. 이 연구사는 “어떤 식물이 공기 정화에 효과적이냐고 물어보면 몇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같은 방식으로 반려식물을 추천하긴 어렵다. 개인마다 느끼는 교감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생육 과정이 잘 보일 때 교감이 잘 형성된다고 하는데, 이 또한 천차만별이다. 키가 빨리 자라는 걸 기준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잎이 많이 나고 무성해지는 것에 반응하는 이도 있고, 매일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통해 교감하려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누구나 좋아하고 유행하는 식물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특별히 여길 식물이 적합하다”고 했다. 반려식물과 더 오래 함께하려면 애지중지 교감하며 키운 반려식물이 시들거나 죽는다면 마음이 좋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다시 식물 들이는 일을 주저하게 만든다. 박신애 교수는 “식물 키우기를 꺼려하는 분들을 보면 대개 물주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꾸준히 잊지 않고 잘 주기도 어렵지만, 식물마다 필요한 물의 양이나 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 농가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ICT(정보통신기술)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식물 재배기나 관련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 기술의 힘을 빌려 반려식물을 키우더라도 교감을 통한 긍정적 효과는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오히려 실패보다는 성공의 경험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농업연구사는 “주변에 식물을 권하면 ‘내가 키우면 다 죽더라’며 고사하는 이가 많다. 혼자서 감(感)에 의존해 키우는 경우에 그러하다. 식물이 좋아하는 빛과 물의 양을 때맞춰 제공하는 제품도 있고, 사진으로 병충해 상태를 진단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받으면 누구나 건강하게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다. 관리도 마찬가지지만 교감에 대해서도 크게 부담을 느낄 필요 없다. 식물은 꼭 적극적인 관심을 준다고 해서 잘 자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적절한 생육 환경을 만들어주고 때때로 애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 2023-03-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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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인 단상] “서로 살면서 안 힘들게 하면 좋을 텐데”
- #1 얼마 전 중학교 동창 모임 때 일입니다. 한 친구가 “설 연휴 동안 알츠하이머 관련 영화 5편이나 봤다”며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장인의 ‘결정’을 요즘에서야 이해하게 됐어. 나도 같은 상황이 오면 그런 결정을 할 생각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친구의 장인은 치매에 걸리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분입니다. 친구는 “가족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을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친구는 아내와 두 자녀를 둔 좋은 남편, 아빠입니다. 그는 “내가 혹시 어떻게 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등에 대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야기해뒀어”라고도 했습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의 나이는 이제 이순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라.” “120세 시대야, 이제 절반 살았어.” 나무람과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가슴은 먹먹했습니다. 지난 3년여 사이 세상을 떠난 장인·장모에 대한 기억 때문입니다. #2 장모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7년 전쯤입니다. 의심(누가 무언가를 훔쳐갔다는)에서 시작해 횡설수설, 길을 잃는 일이 잦았습니다. 치매는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됐습니다. 그런 장모를 오롯이 돌본 사람은 장인입니다. 아내와 처제가 열심히 간병했지만, 장모 곁을 한결같이 지킨 사람은 장인입니다. 그런 장인이 3년여 전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2년여 뒤 장모도 장인의 뒤를 따라가셨습니다. 생전의 장인이 “나, 자네와 함께 살 수 없겠나?” 하고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는 누가 돌보게요”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때 장인의 실망한 얼굴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치매는 앓는 당사자의 고통이 크지만, 보살피는 가족의 고통 또한 작지 않습니다. 장인이 겪은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장인이 내민 ‘손’을 제가 뿌리친 것입니다. 장인의 죽음에 저의 책임이 없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3 알츠하이머는 소리 없이(혹은 ‘귀’를 막아서) 찾아옵니다. 65세 이상 인구만 보면, 10명 중 1명에게요. 기억력, 대화·계산 능력, 얼굴 인식 등의 인지 기능이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전조증상(경도인지장애)이 있는데, 그런 증상이 발현되더라도 “나이 들면 다 그래”, “말이 헛나왔네” 등 이유로 대부분 무시해버린다고 합니다. 대한치매학회가 지난해 성인 남녀 100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절반 이상이 경도인지장애가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진단을 위한 검사 필요성에 10명 중 1명만 공감했습니다.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질병 인식 수준은 매우 낮은 편입니다. 전 세계 5000만 명 이상(2050년이 되면 그 수는 1억 6000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이 앓고 있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인구가 수억 명에 달하는데도 말입니다. #4 알츠하이머는 쉽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질병입니다.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치료도 어렵습니다. 알츠하이머 병명이 확인된 1906년 이래 지금까지 치매 관련 연구논문은 수만 편 발표됐지만 개발된 치료제는 몇 안 되고, 그중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행스런 것은 최근 디지털 치료기기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30여 년간 알츠하이머를 연구한 美 UCLA대학의 데일 브레드슨 박사는 저서 ‘알츠하이머의 종말’에서 이 질환의 원인을 염증, 뇌 영양 부족, 독성물질 노출 등으로 규정하고, 이를 제거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식생활 습관 등을 개선하면 병을 완화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의심된다면 바로 진단받아야 합니다. 그에 따른 예방적 조치, 치료도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불완전한 뇌의 상태를 바로잡을 의학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뇌 운동과 함께 식단(염증과 독소를 몰아내고, 뇌에 필요한 영양분 공급)과 생활습관(12시간 이상 공복, 저녁식사 3시간 후 잠자리에 들고 8시간 이상 취침, 하루 1시간 이상 운동 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가족의 관심과 도움도 필요합니다. #5 요즘 TV를 보다가 배우, 개그맨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일이 잦습니다. 직장 후배나 친구의 이름을 기억에서 끄집어내는 일이 힘겨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늙어서 그래”라고 한마디 던집니다. 아마 요즘 아내가 가장 많이 언급하는 말일 것입니다. “치매는 아닐 거야”라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지만, 걱정이 작지 않습니다. 얼마 전 TV에서 알츠하이머 영화 ‘카시오페아’를 방영했습니다. 영화에서 젊은 치매 환자로 열연한 서현진 씨가 잠깐 기억이 돌아왔을 때 극중 아버지 안성기 씨에게 한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알츠하이머에 걸리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서로 살면서 안 힘들게 하면 좋을 텐데.”
- 2023-03-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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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종양은 왜 ‘뇌암’이라 불리지 않을까?
- 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지난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뇌종양 환자는 1785명으로 전체 신규 암 환자 24만7952명의 0.7%를 차지했다. 대한뇌종양학회는 현재 국내에서 뇌종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2만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병률은 일반에 알려진 두려움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뇌에 생기는 악성종양, 즉 뇌종양을 뇌암으로 부르지 않는 이유는 뇌종양의 일반적인 암과 다른 특성 때문이다. 먼저 뇌종양은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뇌가 다른 기관과 혈관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뇌의 혈관에는 ‘뇌혈관장벽(BBB, Blood Brain Barrier)’이라는 촘촘한 경계선이 있어 뇌 안에서 종양이 발생하더라도 혈관을 타고 다른 기관으로 전이가 잘되지 않는다. 또 뇌종양은 보통 병기로 구분하는 다른 암과 달리 등급으로 분류한다. 종양 세포의 분열 속도 등으로 고려해 등급을 나눈다. 보통 1등급은 양성, 2등급은 경계성, 3~4등급은 악성이다. 다만 뇌종양은 1·2등급이라도 경우에 따라 임상적 악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윤완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종양은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또 다른 미지의 질환인 ‘종양’이 발생하는 병으로 일반인의 경우 이름이 주는 두려움과 어려움을 모두 가지기 쉽다”면서도 “비록 뇌종양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거나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병이긴 하지만 최근 수십 년간 의학과 기술의 발달로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고 새로운 치료법이 계속 보고되고 있는 만큼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 뇌종양은 양성과 악성을 모두 포함한다. 양성종양에는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등이 있고, 악성종양은 신경교종, 전이성 뇌종양, 림프종 등이 포함된다. 또 발생 부위에 따라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구분하는데 뇌 조직이나 뇌막 등에서 발생하면 원발성 뇌종양, 신체의 다른 암으로부터 혈관을 타고 전이된 경우를 전이성 또는 이차성 뇌종양으로 부른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원발성 뇌종양의 경우 뇌수막종이 약 35%로 가장 많고 신경교종 25%, 뇌하수체선종 20%, 신경초종 10%, 기타 종양 10%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뇌 손상, 방사선, 유전, 연령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이 악성 신경교종의 발생위험을 1.22배 증가시킨다는 국내 연구도 있다. 증상은 발생 위치나 크기, 종류, 커지는 속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 성격 변화, 편측 마비, 언어장애, 발기부전, 시력 저하, 어지럼증, 청력감소, 경련 등이다. 노인의 경우 치매와 같은 기억력 저하나 행동 이상 등 인지기능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증상만으로 뇌종양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두통이 생기는 이유는 뇌종양 때문에 뇌 부피가 늘어나 뇌 내 압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뇌종양 환자의 약 70%에서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또는 새벽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뇌신경에 종양이 있으면 후각·시각·청각 장애와 어지럼증, 안면마비, 연하장애, 음성변화 등이 생길 수 있다. 뇌하수체에 발생하면 부피가 커지면서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장애를 동반한다. 소뇌와 뇌간에 발생하면 균형감각을 잃고 술 취한 사람처럼 걷는 운동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뇌의 좌측 측두엽에 발생하면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망상이나 경련을 보일 수 있다. 두정엽에 발생하면 편측으로 운동 또는 감각 마비가 발생하고 단어의 발음에 부조화를 보인다. 또 공간 지각력이 떨어지고 좌우를 혼동하거나 계산능력이 떨어지며 글을 쓰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두엽 부위에 생기면 성격이 변하거나 기억력 장애, 언어장애와 인지기능이 낮아지기도 한다. 윤완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평소 두통이나 시력저하, 기억력 장애 같은 증상을 노화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세라고 소홀히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노인의 경우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 변화는 환자 본인 스스로 판단할 수 없고 주위에 명확하게 표현되기 전까지는 가족들도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의사 대화하며 진행하는 각성 수술도 진행 뇌종양의 치료는 종양의 종류, 위치, 증상에 따라 결정된다. 노인의 경우 연령이나 기저질환 여부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뇌수막종, 신경초종, 뇌하수체선종 같은 양성종양은 수술이 원칙이다. 다만 수술이 어렵거나 거부감을 가진 환자는 방사선치료를 진행한다.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으면 수술 없이 경과 관찰을 하기도 한다. 악성종양은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외과적 절제술이 원칙이지만 기저질환이 심각한 노인의 경우 수술이 항상 우선되지는 않는다. 뇌종양 수술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뇌종양 수술의 상당수는 뇌내시경수술(Endoscopic neurosurgery)로 진행된다. 뇌의 가장 밑바닥 부위인 뇌 기저부에 발생하는 뇌수막종, 뇌하수체종양, 두개인두종 등이 주요 적용 대상이다. 뇌내시경수술은 뇌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환자의 수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수술 후 출혈과 통증이 적어 입원 기간을 단축시킨다. 환자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뇌의 바깥쪽에서 종양 부위로 접근해 뇌 손상과 수술 후 상처 없이 종양을 제거한다. 경우에 따라 눈썹 주름선을 따라 2~3㎝만 절개하고 뇌종양을 떼어내기도 한다. 환자와 의사가 대화를 하면서 진행하는 각성 수술도 있다. 각성 수술은 종양과 정상 뇌와의 경계가 모호한 종양을 잘라낼 때, 정상적인 뇌 기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많은 종양을 떼어내 종양과 뇌 기능의 밸런스를 맞출 때 시행된다. 윤완수 교수는 “각성 수술이 필요한 이유는 위치에 따른 뇌 기능이 100%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며 “개인별로 뇌의 발달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뇌의 각 영역의 기능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동일하지는 않다. 특히 인지 및 언어기능과 같은 상위 뇌 기능은 개인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 2023-02-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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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선 이미 명소 기획력이 다르다
- 생뚱스레 허허벌판에 홀로 있는 음식점이라거나, 거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 곳에서 뜻밖의 공간을 만난 경험이 있는가? CICA(시카)미술관은 의외의 장소성으로 오히려 도드라진다. 거대한 산업단지 안에 외톨박이 이방인처럼 고독하게 박혀 있으니까. 김포시 양촌읍 학운산업단지 한구석에 있다. 하필 왜 여기에 미술관을? 이런 궁금증, 쉽게 터져 나올 입지다. 그러나 실은 어엿하다. 황무지에 솟은 꽃나무 한 그루에 견주면 과할까? 풍습과 관행을 흔들어 깨우는 게 예술이다. 장소 불문, 제 갈 길 야무지게 가면 된다. 그런데 이 미술관은 겉으로 소탈하지만 안으로 짱짱하다. 건성으로 풀이거니 해도, 알고 보면 꽃이다. CICA미술관에서 맨 처음 만나는 건물 외벽엔 철판을 잘라 만든 조각 작품이 부착돼 있다. 산발한 머리칼이 불꽃처럼 너울거리는 앤디 워홀의 자화상을 그대로 조형한 철 조각이다. 미술관 설립자이자 조각가인 김종호의 작품이다. 앤디 워홀은 현대미술의 아이콘. 도발적인 주제와 발칙한 기법으로 미술의 새 물꼬를 텄다. 이 미술관은 현대미술의 동향과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집중적으로 펼친다. 지향이 그렇다. 앤디 워홀의 자화상을 조각한 작품을 초입에 배치한 이유를 알 만하다. 김종호가 이곳에 자리 잡은 건 30여 년 전이다. 조각 작업의 특성상 너른 공간이 필요해 서울을 벗어나 한적한 김포에 작업실을 마련했던 거다. 당시 이 지역의 풍광은 산업단지로 바뀐 지금과 사뭇 달랐다. 논밭이 지천이었고, 하늘과 맞닿은 지평선이 펼쳐져 감흥을 자아냈다. 화가의 작업실로 적격인 장소였다. 지평선 너머로 뜨고 지는 해와 달을 벗 삼아 작업에 매달렸을 테다. 이후 작업실을 개방하는 한편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다, 2015년에 미술관 등록을 하면서 CICA미술관을 출항시켰다. 건물을 볼까. 5개 동이 있다. 이채롭게도 모든 건축물이 나지막한 음성을 내는 버릇이 있는 사람처럼 소박하고 수굿하다. 티 내거나 뽐낸 기색이 없다. 치레와 꾸밈을 능사로 하는 여느 미술관 건축과 다른 형상이다. 전시실들이 있는 주 건물은 특히 눈길을 끈다. 김종호의 작업실을 증축한 건물인데 적당히 낡아 오히려 정겹다. 연푸른색을 입혔으나 시간의 횡포로 퇴색한 외벽이 야기하는 서정이라니. 처음엔 말짱했으리라. 말쑥했으리라. 그러나 비와 햇볕, 바람이 세월에 묻어 흐름에 따라 빈티지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저 낡아가는 빛깔과 내향적인 질감은 시간의 지문이다. 이 건물은 김종호가 디자인해 지었다. 손수 연장을 들고 짓거나 고치거나 다듬었다. 그러니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통째 그의 예술이라 할 만하다. 철 조각을 하는 작가라서 건축 오브제를 떡 주무르듯 다루는 솜씨는 이미 몸에 푹 익어 거침이 없었던 모양이다. 2년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생각을 모으거나 일을 즐기며 천천히 건물을 증축했다. 덕분에 어쩌면 건축적 악곡의 주조음에 해당할 수굿함과 낡음의 미학을 잘 빚어냈다. 수굿함이란 모난 세상과 격하게 접촉할망정 안으로 문을 열어 선선히 수용하는 긍정의 기운이다. 낡음이란 흉한 추락이 아니다. 밀고 당겨온 세월과의 갈등과 투쟁과 서사를 웅변하는 아름다운 훈장이다. 설핏 보자면 허름한 건물이지만 사실은 뜯어보고 눈여겨볼 게 많다. 허심과 무심으로 사람을 데려간다. 전시실 구조에 서린 날것과 즉흥의 이미지 이 미술관은 알아주거나 알아보는 눈이 많은 뮤지엄은 아니다. 내로라하는 공립미술관이나 일부 대형 사립미술관의 당찬 행진에 비하면 그저 소탈한 행보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전시회를 우후죽순 격으로 빈번하게 펼친다. 홈페이지를 보니 2022년에 연 전시회가 자그마치 120여 개에 이르는 게 아닌가? 2023년 1월 현재에도 4개의 전시회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그림을 보러 갔으나 전시회 내용이 빈약해 허탈하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사립미술관이 흔하다. 전시회 하나 기획해서 막을 올리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이 미술관의 기동성과 기획력은 민첩하고 강렬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명숙 관장의 얘기는 이렇다. “언제든 작품과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을 추구하고 있다. 전시 작가들의 작품은 실험적이고 감각적이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기 위해 작가 선정에 공을 들이는 것이다. 해외 작가들의 작품전도 매우 활발하다. 사실 우리 미술관은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CICA미술관은 잦은 전시회로 외연을 확장해왔다. 한편 공모전을 통한 전시 작가 선정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미술관이 지닌 대찬 자존감의 근거다. 인맥이나 섭외의 기술을 가동해 전람회를 가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한다. 적성과 철학에 맞지 않아서. 그런데 해외에 더 많이 알려졌다? 그럴 만한 근거가 있다. 이 미술관은 초기부터 국내 작가보다 해외 작가 전시회에 치중했다. 지구 위에 범람하는 현대미술의 현상과 사조를 관객에게 여실히 보여주기 위해서다. 회화, 영상, 사진, 설치작업, 디지털아트는 물론, 첨단과학과 접목된 인터랙티브 아트까지 선보였다. 매년 국제행사도 세 차례 펼친다. 뉴욕과 워싱턴DC, 그리고 CICA미술관에서. ‘CICA 뉴미디어아트 국제 컨퍼런스’라는 타이틀을 걸고 국내외 작가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선 미술전도 동시에 열린다. 한글과 영문으로 된 현대미술 관련 도서도 줄기차게 출간한다. 한마디로 콘텐츠의 작렬? 크지 않은 미술관의 작은 밥상 다리가 휘어지게 성찬을 차려내는 형국이다. 이 풍성하고 왕성한 활동력으로 해외에 이름을 알린 셈이다. 현재 이 미술관이 작동하는 네트워크엔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 5000여 명이 들어와 있다. 이래저래 심상찮다. 한 발짝 앞서간다. 전시실로 들어선다. 4개의 전시실에서 4개의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Portrait 2023’전은 초상(肖像)을 테마로 삼은 전시회다. 매년 동일한 테마로 펼쳐지는 기획전의 2023년분 행사다. ‘Youth #9’전은 17세부터 27세까지 국내외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로, 이 역시 매년 거듭된다. 미술관의 촉수가 신진 작가 발굴에도 뻗쳐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술관이라 하면 화이트 큐브를 연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곳 전시 공간의 구색은 썩 다르다. 외관이 낡음과 수굿함으로 정취를 자아낸다면, 내부의 분위기는 날것과 즉흥의 이미지가 물씬해 흥미롭다. 구조물들의 모습은 투박해서 오히려 편안하다. 천장과 벽과 자투리 틈새에 설치한 채광창에선 위트가 느껴지며, 전시실 상부를 강인한 한 획처럼 가로지른 철골은 자칫 허술해 보일 수 있는 구조물들에게 힘과 생동감을 공급한다. 모든 것은 김종호가 수공업 공정으로 만들었다. 세련미를 추구하는 추세에 맞추려 애쓰지 않았다. 뭐랄까, 마음 가는 대로 디자인했다. 제 장단대로 한바탕 놀았다. 그러니 보는 이도 흥이 날 수밖에. 김명숙 CICA미술관 관장 “왜들 유명 작가만을 좋아하지?” CICA미술관의 규모는 크지 않고 건축물들은 낡아 보인다. 그러나 이 미술관은 해외 작가들을 끌어들인 전시회를 수시로 펼쳐 현대미술의 세계적 동향을 알게 한다. 유명한 작가보다 젊은 작가 위주의 전시회를 추구하는 것도 이 미술관의 지향이자 개성이다. 김명숙 관장의 얘기는 이렇다. “우리는 사립미술관으로서는 비교 사례가 드물 정도로 많은 전시회를 펼쳤다. 이를 두고 조언하는 이들도 있다. 다수의 전시회보다 소수의 비중 높은 작가의 전시회를 하는 게 미술관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얘기였다. 그런데 과연 비중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비중을 누가 어떻게 측량하나? 그건 우리의 철학과 맞지 않는 얘기였다.” 이미 역량 있는 작가들의 전시회를 지속해왔다는 얘기로 들린다. “모든 전시회를 100%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작가들로 치렀다. 능력이 충분한 작가들의 전시회를 도모해왔다.” CICA미술관 보유 네트워크에 5000여 명의 해외 작가가 속해 있다지? 이 방대한 인적 구축이 어떻게 가능했나? “미술관의 아트디렉터 김리진이 개척한 인적 자산이다. 그는 미국에서 뉴미디어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 조소 작가로도 활동했다. 유능하고 진취적인 인재로 우리 미술관의 거의 모든 프로젝트를 전담해왔다. 관장인 나는 사실 공식 잡부에 불과하다.(웃음)” 김리진 아트디렉터는 김명숙 관장의 딸. 그리고 김명숙 관장은 CICA미술관 설립자 김종호 조각가의 부인으로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미술에 인생을 실은 가족 3인이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어느 보고서를 보면, 미술관에 온 관람객들이 작품 한 점을 감상하는 데 쓰는 시간이 평균 17초에 불과하더라. 한국의 경우는 어떻다고 보나? “아마 10초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쓰윽 스쳐가듯 대충 본다. 흔히 미술작품을 어려워한다. 그럴 거 없다. 너무 이해하려 애쓸 일이 아니다. 가령 옷을 살 때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감을 골라 사듯이, 본인 취향에 맞는 미술품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서서히 안목이 생기게 마련이다. 안목이 생긴 뒤엔 인문학이나 미술사 공부를 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하면 비로소 미술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미술품 투자가 대중화되고 있다. 미술 향유 풍토의 확산과 유관하다고 보나? “미술을 즐기기 위한 투자라면 무방하겠지만 완전한 투자 목적은 곤란한 거 아닐까. 투자를 하더라도 우선 안목부터 길러야 한다. 남들이 유명 작가라 하는 걸 그냥 따라가는 행태는 안타깝다.” 과학과 융합된 작품까지 등장하는 게 현대미술이다. 여간한 안목이 아니고선 즐기기가 사실 쉽지 않다. “미술에서 굳이 아름다움만을 찾을 일이 아니다. 현대미술이 보여주는 충격, 공포, 지루함까지를 새로운 감정 경험으로 수용하다 보면 즐길 수 있다. 영상작품 같은 건 좀 오래 봐야 감흥이 올 테고. 흔히 후기인상파의 그림을 애호하지만, 난 현대미술에서 훨씬 더한 재미를 느낀다. 거기엔 뭔가 한 방이 있다. 자극 요소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 2023-02-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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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줄이는 다운사이징, 노후 생활비 절약 효과 좋을까?
- 주택 축소는 노후 생활비 절감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공과금 아끼듯 노력 여하에 달린 일은 아니다. 올해처럼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숙고와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 주택 다운사이징을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전문가의 조언을 담아봤다. ◇ 노후 경제 측면 올해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연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3.25%→3.50%). 14년 만의 최고 수치다.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고된 가운데, 이번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하리라는 우려가 커졌다. 올해부터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 상향, 2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폐지,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10년으로 증가 등 세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여러 상황을 종합할 때 주택 축소는 노후 경제에 여전히 보탬이 될 수 있을까? 김동환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다운사이징은 노후 경제에 효과적일까? 주택 다운사이징은 부동산 경기 침체나 시세, 세법 등 정책 변화와 관련 없이 생애주기에 따라 노후에 경제적 측면에서 권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노후 소득은 정해져 있으니 가능하면 집을 포함한 모든 지출을 줄여야 한다. 특히 주거비 절감 차원에서 주택 다운사이징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수익형 부동산까지 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집이 크면 재산세, 집 담보 대출금, 유지비 등 관리의 어려움도 따른다. 집의 규모를 줄이거나 값이 저렴한 곳으로 이주한 후 차액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면 좋다. 그렇다면 올해 집을 팔고 다운사이징해도 무리 없을까? 아무래도 집값이 높을 때 매도하는 게 이득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처럼 집값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다운사이징을 미루는 편이 낫다. 급하지 않다면 한두 해 정도 여유를 갖고 타이밍을 살펴보길 권한다. 그렇다고 손해 보기 싫어서 더 가격이 올랐을 때 처분하려고 계속 미루다간 불필요한 기회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그 가격 이상은 받아야지’라는 소유효과(대상을 소유한 뒤 그 가치를 이전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는 경향)로 인한 것이다. 시세 환상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차익이 발생한다면 눈을 질끈 감고 결단해야 한다. 그게 다운사이징을 실행에 옮기는 좋은 방법이고, 부동산 중심의 재무 상태를 정상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머리 아닌 어깨에서라도 팔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다운사이징 없이 큰 집에 살 때 장단점은? 현재 소유한 큰 집에 그대로 살면서 주택연금을 받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주거 환경이 바뀜으로써 겪는 거부감이나 불편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노부부만 거주하는 경우 주거 관리 비용이나 세금 등 지출이 많아져 경제적으로는 단점이 더 크다. 특히 부동산 중심의 재정 상태라면 활용할 노후 자금이 적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기존 주택 처분 및 새집 마련은 어떻게 해야 할까? 큰 집을 매도한 후에는 가족 수에 알맞은 크기의 주택을 (전세가 아니라) 구입해서 거주하는 게 좋다. 다운사이징한 주택도 주택연금 등으로 활용하면 노후 경제에 보탬이 된다. 증여, 양도 등을 할 때는 증여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을 잘 확인해서 절세 방안을 꼭 찾아본다. 어렵다면 비용을 좀 내더라도 세무사나 부동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살던 집을 자녀에게 증여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 간다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세법 측면에서 본다면 부모의 큰 집을 매도해 (만일 1가구 1주택이라면 양도세 감면을 받고) 그 대금으로 자녀에게 알맞은 크기의 주택을 구입해 증여해주는 편이 경제적이다. 비교적 저렴한 소형 주택을 구입한다면 증여세도 그만큼 절약되기 때문이다. 굳이 집을 물려주고자 한다면 일시에 넘기기보단 장기간에 걸쳐 일부분씩 증여하는 것이 절세에 도움이 된다. ◇ 노후 웰빙 측면 주택 다운사이징은 노후 경제뿐 아니라 심신에도 영향을 끼친다. 큰 집을 청소하고 관리하려면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자녀 출가나 사별 등으로 생긴 빈 공간은 상실감이나 공허함을 유발한다.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의료비 때문에 생활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겨날 수도 있다. 다운사이징이 주는 구체적인 효과를 김동철 심리학 박사에게 물어봤다. 심리학적으로 알맞은 노후의 집 크기는? 나이가 들수록 공간 지각 능력이 떨어지며, 오래 살던 집인데도 두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심한 경우 공황장애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작은 공간이 주는 안락함도 있지만, 지나치게 협소해도 좋지 않다. 절약을 위해 너무 작은 집이나 원룸을 찾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웬만큼 동선이 생기는 구조가 낫다. 환경이 너무 단순하고 움직임이 덜하면 신체 및 인지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부 기준 방 2개가 있는 15~20평 정도면 알맞다. 다운사이징 때 가격이나 규모 외에 고려해야 할 점은? 물리적·사회적 접근성을 염두에 둔다. 가령 지방으로 가면 집값은 저렴해지지만 규모가 커지고 편의시설은 멀어진다. 공허함은 늘지만, 결핍을 채울 요소는 적어지는 셈이다. 사고나 위급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자녀의 집 또는 의료·복지시설 등과 너무 멀지 않은 게 좋다. 1인 가구라 할지라도 집은 부부의 경우와 비슷하게 맞춘다. 동선 확보와 더불어 지인을 초대하는 등 사회적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큰 집에 살면 많이 움직여 활동성에 좋지 않을까? 한겨울과 한여름에 냉·난방비 아끼려다 건강을 해치는 분이 적지 않다. 절약 정신이 몸에 밴 시니어들은 큰 집에 있더라도 냉·난방을 모두 가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방이나 거실 정도만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켠다. 그러면 특정 공간만 가게 돼 오히려 활동성이 줄어든다. 작은 규모라면 곳곳에 냉·난방을 가동하기에 집 안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나이 들면 큰 집을 청소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정리정돈을 소홀히 하면 자칫 위생상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고, 결국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출가한 자녀 방 때문에 큰 집을 고수하는데, 괜찮을까? 자녀의 방문이 잦거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바람직하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또는 1년에 서너 번 찾아오는 자녀를 위해 방을 비워두는 건 비효율적일뿐더러, 그 공간으로 인해 외로움·허전함 등을 느껴 자칫 빈둥지증후군이나 우울증을 호소할 수 있다. 큰 집에 자녀의 방이 남아 있다면, 부부의 공간으로 새로 꾸며 활용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도움말=김동환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장,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
- 2023-02-08 0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