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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잉여’가 아니다-갈 곳 없는 노인들]②인천 자유공원, '쉼터'에서 내쫓긴 노인들
- 1호선 지하철의 끝 인천역 근처의 차이나타운. 그 가파른 언덕에 있는 차이나타운을 지나 언덕의 정상까지 도달하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숨이 넘어갈 듯 말 듯 하던 찰나. 그 차이나타운의 최정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공원 ‘자유공원’이 있다. 쓰레기 하나 떨어져있지 않은 깔끔한 공원. 주로 신중년과 노인이 많이 찾는 공원인 탓인지 조작이 어려운 공원 디지털 안내판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채 꺼져있다. 이것 빼곤 벤치와 기타 시설물들 중 고장이 난 것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공원이다.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해 추위가 기승하던 3월 중순. 매일 콧바람을 쐬러 자유공원을 찾는다는 95세의 여성은 “오늘은 추워서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나 노인의 말과는 달리 꽤나 많은 중년남녀가 자유공원을 찾았다. 그 여성이 매일 이곳을 찾는다고 했으니 아마 이곳을 찾는 평균 인파는 더 많은 것 같다. 챙이 긴 모자를 쓰고 팔을 위아래로 크게 흔들며 운동하는 여인. 굵은 컬의 파마머리를 한 중년여성과 빛바랜 헌팅캡 모자를 눌러쓴 중년남성은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잡고 데이트를 즐긴다. 장기판과 바둑판에 삼삼오오모여 훈수를 두는 남성과 이를 제지하는 바둑 플레이어들도 있다. 중년과 노인들이 많은 공원이었지만 깨끗하고 잘 정비된 공원이라 그런지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도 눈에 띄었다. 서울 종로의 탑골공원과는 달리 남녀노소가 뒤섞인 공원이었다. 반면 곳곳에 술에 취해 술기운을 폴폴 풍기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고량주 나발을 불며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도 보였다.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신변의 위협을 느꼈는지 그 취객을 축으로 ‘비잉’ 둘러서 돌아간다. 이러한 광경을 본 29세 김 모씨는 “집에 계신는 것이 적적해 나온 것은 이해하지만 술 마시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에는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손사래를 쳤다. 중년들도 할 말은 있다. 68세 정 모씨는 “솔직히 젊은이들이 보면 싫어 할 것 같다. 칙칙하다고. 젊은이 눈치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동네에는 갈 곳이 없다. 이곳에는 바둑을 두는 사람도 있고 말벗도 있어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꽃샘추위로 옷깃을 두껍게 여몄던 3월 중순 임에도 추위를 무릎 쓰고 이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였다. 7~8년전 까지 만해도 오히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곳이 이곳 자유공원이었다. 그렇다면 신중년과 노인의 발걸음이 자유공원으로 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여성합창단에 내준 노인 쉼터 다소 쌀쌀하고 흐린 날씨에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들도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이곳은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였다. 인천광역시 중구의 한 투어 코디네이터는 “7~8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자유공원에서 중년이나 노인들은 현재만큼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중년과 노인들의 발길이 잦아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쉼터 건물을 여성합창단이 사용하면서 자유 공원으로 나오는 중년과 노인이 많아졌다”고 대답했다. 현재 공원 한 쪽에서 하고 있는 장기와 바둑 같은 게임들은 과거 2층 건물인 쉼터에 모여서 이뤄졌다고 한다. 많은 노인들이 찾아와 여가 생활을 즐겼다는 것이다. 코디네이터의 말에 근거해 지역 주민에게도 물어본 결과 여성 합창단이 사용하기 이전 노인들의 쉼터로써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인천 중구에 문의했지만 여성합창단이 사용하기 이전 어떤 건물로 이용됐는지 파악한 중구의 부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노인 복지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현재 노인의 쉼터에서 여성합창단에게 자리를 내준 건물은 공원 관리 사무소로 구실을 하고 있다. 중구 여성합창단은 지난해 본거지를 인천 중구 신흥동 3가의 중구문화회관으로 옮겼다. 그곳이 더욱 크고 좋다는 이유에서다. 중년과 노인들의 쉼터는 그대로 사라진 채 말이다. 중구 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현재 자유 공원 주위에 특별한 노인 쉼터는 없다”며 "노인들을 위한 쉼터의 설립 계획은 특별히 없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여성합창단과 같이 중구를 홍보할 수 있는 단체를 위한 투자는 커지고 있는 반면 노인들을 위한 안식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년과 노인에 젊은이도 적절히 배합된 공간. 어떻게 보면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공간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세대 간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데이트를 즐기거나 운동을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로 이곳저곳에 말을 건낼 공간을 찾아 눈치를 보는 노인들이 보인다. 자유공원에서 만난 중년과 노인이 이 시대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 2014-04-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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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타운 현주소④]해외 실버타운은?…선진국 시행착오 교훈 삼아야
- 그렇다면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의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실버타운이 가장 발달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900년경 300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70년 동안 미국의 총인구가 약 3배 증가할 사이 노인인구는 7배가 늘어날 정도로 노령화 속도가 빨랐고 실버타운을 비롯한 실버산업도 함께 발전했다. ◇민간주도로 은퇴자 도시 형성된 미국 미국의 실버타운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은 이미 1960년대부터 비영리단체나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건설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는 전국적으로 약 3000여개의 CCRC가 조성돼 있으며 80%는 민간기업이 운영이 운영한다. 주로 기후가 온화하고 경치가 좋은 버지니아, 플로리다 등 남동부 지역과 서부 캘리포니아에 집중돼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교의 선시티(Sun City)로 약 1090만평(여의도 120배)의 대지에 2만6000가구(4만2000명)가 주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미국의 대표적 은퇴자 도시다. 55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다. 골프, 테니스, 수영, 컴퓨터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과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목수출신 건설업자 델웹은 2차대전 후 미국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은퇴자 마을조성을 구상했다. 그는 피닉스 인근 목화밭을 개발해 은퇴자를 위한 거주시설을 공개했고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거주자와 면적이 꾸준히 커져 하나의 도시가 됐다. 선시티의 성공으로 미국 전역에서 CCRC와 은퇴자 도시가 형성됐다. ◇유료 노인홈 사태 이후 규제 나선 일본 고령화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일본도 1963년 일본 노인복지법을 제정하면서 노인주거시설인 노인홈을 규정했다. 일본의 노인홈에는 노인복지법 규제를 받는 양호노인홈, 특별양호 노인홈, 경비노인홈이 있고 노인복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유료 노인홈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특별양호 노인홈으로 전국에 6200여개가 있다. 수용인원은 44만명 정도로 같은 수만큼의 노인들이 입소를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 입소하려면 보통 2~3년은 기다려야 한다. 65세 이상으로 신체상, 정신상 현저한 장애로 인해 상시 개호(간호)가 필요한 노인만 입소 가능하다. 특별요양 노인홈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은 복지시설로 월 100만원 정도(6만~15만엔)의 저렴한 비용으로 입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노령화로 간병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폭발하자 재정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민간 업자의 진출을 적극 장려했다. 민간업자가 운영하는 유료 노인홈을 노인복지시설에서 제외해 완전히 민간사업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1980년대에 운영업체의 부실운영 등이 불거진 ‘유료 노인홈 사태’를 겪으면서 유료 노인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설치단계부터 행정지도를 받아야 하고 운영회사가 파산하더라도 시설을 폐지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유료 노인홈 설치 운영 지도 지침‘을 1994년 제정해 규제를 시작했다. ◇정부와 민간이 적절히 조화된 독일의 실버타운 미국과 일본이 상대적으로 민간주도의 실버타운이 강한 반면, 독일은 정부와 민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노인의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독일의 실버타운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알텐본하임, 가사를 보조해주는 알텐하임, 요양원인 알텐플레게하임으로 구분된다. 모두 유료지만 입소 노인들은 자신의 연금과 보험금으로 그 비용을 지불하고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사회부조로 채워준다. 가장 큰 특징은 사회복지법인만이 운영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적으로 행정적 통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는 실버타운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핀란드의 경우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실버타운을 만들었다. 지난 2000년 친구 사이인 은퇴 할머니 넷이 모여 노인공동체 설립을 추진했고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협동조합의 출자금으로 2006년 58가구가 수용 가능한 7층짜리 아파트가 완공됐다. 이 아파트의 이름은 로푸키리(‘마지막 전력질주’라는 뜻)로 붙여졌다. 입주 노인들이 직접 아파트 설계와 디자인을 계획했다. 이들은 공동의 생활 규칙을 만들고 식사·청소·빨래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서로 분담, 협동해 해결한다. 서로 심리적으로 의지하면서 핀란드에서는 불황으로 노인 자살률이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로푸키리에서 자살한 노인은 한명도 없었다고 전해진다. 장경영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선진국은 실버타운을 포함한 모든 고령화 이슈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개선해왔다”며 “한국은 선진국의 선례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우면서 보완해 나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 2014-03-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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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노인회, 복지장관 방문…"빨리 기초연금 지급하라"
- 대한노인회는 18일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하루빨리 기초연금을 (노인들이)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달라"고 촉구했다. 대한노인회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노인회 소속 20여명은 18일 오후 3시께 세종청사 복지부를 전격 방문, 장관실에서 문형표 장관과 약 30분 동안 면담하며 이런 주장과 요구를 강한 어조로 전달했다. 노인회는 "정부 재정 부담, 자녀의 부담 등을 고려해 모든 노인이 아닌 70%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했는데도 정치권은 정쟁에만 휩싸여 기초연금법을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3월말까지 여야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다"며 "만약 기초연금이 끝내 7월부터 정상 지급되지 않으면, 국회와 정치권에 대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투표에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문 장관은 "기초연금 문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정부도 기초연금법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노인회는 조만간 국회도 방문,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기초연금법 통과를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기초연금법 관련 여야 협상이 끝내 결렬되자, "7월에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은 사실상 이행이 어려워졌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기초연금이 실제로 지급되기까지는 시행령·시행규칙 마련, 전산시스템 구축, 신청접수·조사·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 모든 행정처리에 최소 4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7월에 시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65세 이상 노인 소득 하위 70%에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10만~2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기초연금안을 발표하고 11월 25일 관련 기초연금법안을 제출했으나, 정부안의 '국민연금 연계 차등 지급 방식'을 놓고 여야 간 견해차가 극명해 3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 2014-03-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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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만공사, 추억극장 미림 후원 노인들 ‘시네마 천국’
-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지역 어르신들의 영화관람 지원 등 건강한 여가생활 돕기에 나섰다. 인천항만공사는 사회적 책임 이행 사업 일환으로 문화 소외계층인 지역사회 노인들의 문화복지를 위해 설립된 실버전용 극장 ‘추억극장 미림’을 후원한다고 17일 밝혔다. 추억극장 미림은 55세 이상 어르신이 ‘미워도 다시 한 번’, ‘여자의 일생’, ‘내일을 향해 쏴라’, ‘벤허’ 같은 추억의 명화를 2천 원(동반자 2천 원·일반 7천 원)에 볼 수 있는 시니어 전용극장이다. 과거 동인천의 대표적 영화개봉관으로 시민의 추억에 자리하고 있는 미림극장은 새로운 영화시장의 트렌드에 밀려 지난 2009년 폐관됐다가 인천시사회적기업협의회가 지난해 10월 지역특화사업(사업단 형태)으로 ‘추억극장 미림’을 출범시킨 이후 3개월 동안 1만 5312명이 찾는 등 실버 문화의 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IPA는 운영자와 고객이 모두 연배가 지긋한 어르신으로, 극장의 운영과 관람 후원을 통해 인천지역 노인의 건강한 여가생활을 지원하고, 국가공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지를 알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일보 김창수기자 cskim@kyeonggi.com
- 2014-03-1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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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기획-나이들수록 소통에 힘써라]⑤<끝>소통 전도사, 소통의 휴머니즘을 말하다…박춘희 송파구청장
- 송파구는 지난해 성과 관리 명예의 전당 헌액, 아시아 도시경관상 등 4개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이는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임기가 시작된 이후 받은 7개째의 국제상이었다. 그 외에도 박 구청장은 일자리 창출과 현장 문제 해결 성과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박 구청장은 문제에 대해 소통의 방법론으로 다가갔던 것이 해법이었다고 항상 말한다. 그 말처럼 서울의 구청장들 중 대표적인 소통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박 구청장에게 본인이 갖고 있는 소통 철학과 그 방법론을 물어봤다. 평소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시는 구청장님께서는 스스로 소통의 노하우를 터득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통 철학을 갖게 되신 동기나 배경은 무엇인가요? -먼저 소통이 중요한 이유를 알아야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소통이 대두되는 이유는 사회 전반이 이제 창조성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창조성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카리스마 리더십이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거든요. 행정도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려면, 개개인의 지혜와 능력을 소통을 통해서 집단지성으로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결국 현 시대에는 소통이 없다면 성과도 기대하기 힘들고, 발전도 있을 수 없는 시대인거죠. 저 같은 경우는 평범한 늦깎이 변호사로 살다가 갑자기 구청장이 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또 소통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소통을 잘 했던 건 아니지만, 시행착오도 거치고 소통을 통해 문제해결도 하면서 스스로 소통의 힘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소통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공부했던 것들을 구청장의 직무에 적용도 해보고 그러면서 소통의 소중한 경험들을 스스로도 각인시키고, 또 남들과도 나눠야 되겠다는 생각에 책도 쓰게 됐습니다. 10여 회에 걸친 를 진행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민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하시는 동안 느낀 점은 무엇인지요? -사실 주민과의 대화는 임기 초부터 꾸준하게 해 오던 일입니다. 참석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분들도 많고요. 솔직히 듣기 좋은 소리만 나오는 자리는 아닙니다. 그래도 그 자리에 기꺼이 나가는 이유는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서입니다.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고, 그중에 정말 구정에 도움이 될 만한 말씀이 있거든요. 그럼 가져다가 제도적으로 검토해서 구정에 접목시키고, 또 아이디어성 사업으로 재탄생시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그 자리에서 나오는 건의사항이나 민원, 이런 것들이 보면 대부분 행정적으로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걸 가지고 무조건 언제까지 좀 해달라고 하면 설득하는 과정이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또 고질적인 악성 민원인들 같은 경우는 일부러 골탕 먹이려고 의도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그런 민원들은 당장 해결하기 힘들다는 걸 민원인들 스스로가 더 잘 압니다. 그런데도 그 문제를 얘기하는 건 구청장이 좀 그 사안을 잘 들어주고, 관심을 표명해 달라, 이런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 주신 사례에서처럼 소통의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없을 리가 없습니다. 소통의 난관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소통 방법은 어떻게 세워두고 있으신지요? - 주민들이나 직원들과 대화할 때, 그냥 얘기해보라고 하면 다들 얘기를 안 하거든요. 그러면 돌아가면서 다 얘기해보라고 하고 저는 잠자코 가만히 있습니다. 그렇게 한 두 명 순서가 돌면 그때부터는 다들 얘기가 술술 나오더라고요. 작년에 사회복지직 공무원들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됐잖아요. 그래서 그 문제가 터지자마자 우리 직원들을 모아서 간담회를 했습니다. 흔히 아는 그런 딱딱한 간담회는 아니었고요, 간부들은 모두 빠지고 허심탄회하게 할 이야기들을 할 수 있도록 해줬거든요. 그랬더니 평소 얌전히 근무 잘하던 직원들도 눈물 콧물 다 쏟으면서 어려웠던 얘기들을 하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자리를 마무리하기 힘들 정도로…. 이런 게 바로 소통을 휴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처럼 일단 멈춰야 됩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멈추고, 하고 싶은 행동도 잠시 뒤로 밀어두고, 일단 멈춰서 상대방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거죠. 만약 ‘나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어디 한 번 말해봐라’라는 고압적인 자세로 소통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오만한 사람에게 자신의 속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찾아가는 소통’으로 현장을 자주 살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 주민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많은 사례들이 보이는데요, 어르신 주민들과의 소통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취임 이듬해, 그러니까 임기 첫 신년인사회 때는 원래는 지역 인사들이나 명망가들을 많이 모아놓고 인사를 하고, 구정을 소개하고, 지지를 부탁하고 그런 자리거든요. 그런데 제가 과감하게 방향을 바꿔서 평소에 돌보지 못했던 경로당이나 독거노인들을 많이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동 별로 행사를 그렇게 진행하니까, 그분들은 평소에 구청장과 마주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이 적은 편이지 않습니까. 많이들 좋아해 주십니다. 또 제가 부모님처럼 섬기겠다고 공언하고, 실제로도 수시로 노인요양원 같은 곳에 가서 봉사도 하고, 발도 닦아드리고, 독거노인 분들도 찾아가서 식사도 대접하고 그렇게 살뜰하게 챙겨드리니까 많이 반겨 주십니다. 또 임기 중에 어르신 전용 복합문화센터인 송파실벗뜨락을 개관했습니다. 여기서는 어르신 일자리, 취미생활, 여가생활, 건강 유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거든요. 특히 기존의 노인복지관과는 다르게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을 특화시켜서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소통을 잘하기 위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통을 시도할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되면, 이건 답을 알고 푸는 문제나 다름없거든요. 진정한 소통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타인입니다. 이렇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그 소통은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죠. 특히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가 정답이라고 우기게 되면 내 생각과 다른 모든 생각은 틀린 생각, 오답이 됩니다. 물론, 실생활에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를 싫어하잖아요. 하지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겁니다. 누구든 틀릴 수 있는 것이죠. 긍정적인 소통의 힘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걸 늘 명심해야 합니다. 소통의 방법을 필요로 하지만 그걸 잘 하지 못하시는 시니어분들께 드릴 수 있는 조언이나 팁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 많은 분들이 소통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는데요. '내가 가진 지식이나 정보를 남에게 전달하는 것', 또는 '남을 설득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건 소통에 정말 반대되는 생각이거든요. 오히려 소통은 나의 특정한 부분을 오픈하고, 그것을 비워냄으로서 타인과 공유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스스로가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정직한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죠. 제가 처음 구청장이 됐을 때, 몇몇 분들이 우려했던 것이 행정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건 공천과정에서도 제기됐던 문제였고요.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행정 경험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구청에는 수십 년 간 행정을 꾸려온 행정 베테랑들이 많이 있다. 소통을 통해서 이 분들의 지혜와 경험을 모으고,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잘 조율해서 구정을 이끈다면 경험이 부족한 부분은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도 항상 주민들의 목소리, 또 직원들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2014-03-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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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지역 노인 75% 자녀와 따로 산다
- 경남 김해지역 노인 4명 가운데 3명은 자녀와 따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종하 인제대 교수가 최근 김해에 사는 60세 이상 노년층 189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 및 의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1.9%가 ‘혼자 산다’, 43.6%가 ‘부부끼리 산다’라고 각각 대답했다. 전체의 75.5%가 자녀와 함께 살지 않는 것이다. 노인들은 일상생활의 걱정거리로 건강 악화(42.9%), 경제적 곤란(26.6%), 외로움(13%), 사회적 무관심(4.9%) 등을 꼽았다. 특히 건강문제를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과 연계한 체계적인 건강관리 시스템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원 교수는13일 설명했다. 노인복지 정책과 관련해 이들은 일자리 알선(26.1%), 연금 증액(26.1%), 다양한문화활동 기회 제공(16.3%), 의료혜택 확대(15.8%)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 주고 실질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노인 일자리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들은 또 TV시청·신문 구독(23.4%), 종교활동(16.5%), 경로당 이용(13.4%), 손자녀 돌보기(11.7%) 등으로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해 다양한 여가활동의 공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들의 지출은 생활비(30.6%), 의료비(29.9%), 용돈(20.1%) 등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수입원은 근로 소득(21.5%), 연금(21.2%), 자녀 지원(20.6%), 부동산 소득(10.7%), 퇴직금(9.3%) 등이었다. 원 교수는 “장기적으로 노인복지문제를 전화 한 통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원스톱 콜센터제를 도입, 노년층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14-03-1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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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기초연금 7월 지급 어려워졌다"
- 여야가 국회에서 기초연금의 대상과 방법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지루한 공방만 펼치는 사이에 결국 정부가 당초 약속한 ‘7월 첫 지급’ 계획이 무산됐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오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기초연금 방안이 확정되지않아 7월에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은 사실상 이행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기초연금이 실제로 지급되기까지는 시행령·시행규칙 마련, 전산시스템 구축, 신청접수·조사·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하고, 이 모든행정철차에 최소 4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물리적으로 7월 시행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이에 대해 “어르신들께 하루 빨리 기초연금을 드려야 하는데, 오늘까지 (여야 협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각계 인사가 참여한 국민행복연금위원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9월 25일 ‘65세이상 노인 하위 70%에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10만~2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기초연금안을 발표했다. 이 제도를 뒷받침할 기초연금법안도 같은 해 11월 25일 국회에 제출됐으나 정부안의 ‘국민연금 연계 차등 지급 방식’을 놓고 여야간 입장 차이가 극명해 3개월여가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합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방안이 확정되고 법이 통과돼야 하위법령 제정 등 시행준비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일단 늦었지만 안이 확정되는대로 기초연금이 최대한 빨리 지급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14-03-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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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상공동체복지관 노인 교육문화프로그램 가동
- 강원 원주의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관장 허기복 목사)는 10일 '2014년도 교육문화프로그램' 개강식을 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복지관은 올해 한글교실을 비롯해 휴대전화, 컴퓨터, 생활경제, 요가교실 등 프로그램을 70~80대 어르신들 위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한글교실은 정년퇴임 한 국어교사와 야학교사, 아동 한글교사가 강사로 참여하며 초급, 중급, 고급 3개 반을 개설하고 자음과 모음 익히기, 내 이름 쓰기, 가족이름 쓰기, 일기 및 편지 쓰기 등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휴대전화교실과 컴퓨터교실은 KT의 IT 서포터스에서 강사를 지원하고 지역 내 대학생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생활경제교실은 소비자시민모임과 (사)강원원주 풍경소리에서 강사를 지원하며 올바른 소비와 전·월세 거래, 마음 부자 특강 등 실생활과 밀착된 유용한 정보 전달과 장보기 체험 등의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요가교실은 실버요가 분야의 베테랑 지도자가 강사로 참여하며, 노년기 신체에 적합한 요가동작을 건강체조와 접목해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허기복 목사는 "지역사회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건강한 여가활동과 양질의 교육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향후 노인대학을 운영해 배움의 열정이 있는 어르신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2014-03-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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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리 찾기1부-대한민국 시니어들의 자화상] ②비참한 노인(NO人) 늙은 게 죄인가
-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동반자살해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월 26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위치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어머니인 박 아무개 씨(60)와 큰딸 김 아무개 씨(35), 그리고 둘째딸(32)이 집안에 누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비극은 아버지 김 씨가 12년 전 암 투병을 하다 사망했다. 그가 남긴 것은 사업 실패로 인한 상당한 빚과 투병생활로 인해 밀린 병원비뿐이었다. 가정은 어머니 박 씨 홀로 책임졌다. 그는 식당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충당했다. 상황은 어려웠지만 그동안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8만 원인 집에 9년째 살면서 공과금도 꼬박꼬박 납부했다. 박 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도 아니어서 정부의 지원금도 받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빙판 길에 미끄러져 팔을 크게 다친 박 씨는 다니던 일도 그만둬야 했다. 그의 큰딸은 7년 전부터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둘째 딸은 생활비와 병원비를 신용카드로 막다가 결국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악재가 겹치면서 세 모녀는 한 달가량 수입이 모두 끊기고 말았다. 생계가 막막해진 세 모녀는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가 방치하고 놓치고 있던 사회적 약자, 바로 경제적 궁핍과 일자리를 잃은 박 씨는 상실감, 퍽퍽함에 계속해서 병들어갔고 구멍 뚫린 사회적 안전망의 허점으로 그들의 삶의 무게는 감당할수 없는 상태가 됐다. 아직도 수많은 노인들이 이들처럼 지독한 가난과 고독감에 싸우면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 허리가 휠 정도로 불편한 몸으로 남의 밭일을 하는 농촌 노인이나 지하철 택배로 생계를 유지하는 도시 노인 등 가난한 노년은 죽을 때까지 ‘밥벌이의 구차함’에서 놓여나지 못한다. 사설 요양병원에서 학대 받는 치매노인, 골방에서 혼자 숨을 거두는 고독사 등 비극적 현장도 소리 없이 늘고 있다. 노인복지관 근방에 살고 있는 어르신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빈약하지만 여러 가지 혜택을 누릴 기회가 있다. 복지관이 먼 곳에 있으면 밥 한 끼 해결하기 위하여 차를 타고 가야하는 사람은 차비가 없으면 굶는다. 지하철이 무료라 하지만 지하철역까지는 역시 버스를 타야 한다. 노인정이라는 곳도 돈 있는 사람들 사랑방 정도일 뿐이니 그곳 출입도 어렵다. 텃세가 심해서 주눅 들고 만다. 가난과 외로움에 병들어가다 학교 동문, 고향 친구, 직장 선후배, 군대 동기들이 있을 것인데 매일 같이 공원이나 놀이터에는 할일이 없는 노인들이 이웃들과 어울려 잡담이나 세상사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들은 진정한 친구도 이웃도 아닌 그냥 말 상대다. 여지없이 꽃샘추위의 영하의 날씨를 보인 날의 보라매공원. 이날도 노인들은 또래 노인들을 만나기 위해 차가운 바닥에 자릴 잡고 앉았다. 돗자리와 이불까지 들고 나온 노인은 “집에 혼자 있으면 뭐혀. 추워도 이게 낫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외로움과 고독의 내리막이 가파르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경제적 어려움 때문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는 막막함, 조직에서 떨어져 나가 어떤 기여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은 이들의 일상을 한층 황폐하게 만든다. 게다가 노후의 삶을 어떻게 가꿔갈지에 대해 별다른 학습이나 고민도 없이 황혼을 맞이했고 부딪치는 상황마다 실패와 상실의 연속이다. 이런 어려움의 강도는 현역 시절 높은 직위에 있던 사람일수록 더하다. 어딜 가도 자신을 알아보고 향유하고 대접해주는 환경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스스로 일상을 챙기는 일에 너무도 미숙한 탓이다. 74세 아파도 씨는 하루에도 열 두 번씩 “내가 죽어야지,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부쩍 잠이 줄어들면서부터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혼잣말을 한다. 그가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은 부인과 자식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서다. 그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 날이 많다”며 외로움을 호소한다. 아파도 씨는 자식들 눈치 보여 집에 있을 수 없고, 잘 차려입고 밖에 나왔으나 갈 곳은 마땅치 않고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아 맥도날드 햄버거 가게에 죽치고 앉아 있다. “죽을 때만 기다리는 거지, 뭐. 옛날에야 나이 많다고 대접받았지.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밖에 더 돼?"하고 내뱉는 아파도 씨의 말에 마음 한쪽이 아릿해졌다. 자조와 푸념 섞인 말들이 그의 의지에서 비롯된 건 아닐듯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회와 가정에서 마땅히 설 곳을 찾지 못하고 외면당하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은퇴하게 되면 주된 생활영역이 직장에서 가정과 지역사회로 옮겨진다. 기존의 인간관계가 직장 동료들과 같은 공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은퇴 후에는 가족 친구와 같은 사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인생후반기로 갈수록 활동 반경이 줄어드는 만큼 인간관계에서 가족은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집에 들어앉게 되면 평소에 알던 사람들과의 관계마저 소원해지고 차츰 만나는 회수가 줄어들어 결국은 외톨이로 마음의 자리가 상실해간다. 나도 모르게 노인이 돼 있다 은퇴나 퇴직을 한 50대 후반 부터는 어느 곳에서도 활동할 기회가 줄어든다. 그로 인하여 용돈도 궁하여, 친구 모임도 줄어들고 가정에서도 비생산적 소비자로 놀고먹는다는 미안함 때문에 대화도 뜸하고 소외되어 외로워진다. 혜화동 짚풀박물관 부근에서 만난 69세 이희수 씨는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하루가 멀다고 하고 사방팔방에서 ‘기초연금’이네 하며 ‘노인문제’를 다룬다. 그렇다 보니 아무런 죄도 없으면서 어느 사이 69세 ‘노인이 돼 있다’라는 사실은 마치 내가 이 사회에 무슨 죄를 지은 것처럼 몸둘 바를 모르게 만든다. 마음은 더 약해져 사소한 일에도 눈물을 흘리고 서러워진다. 이제는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자존감 상실과 압박감에 존재의 의미를 못 느낄 지경에 이른다.” 억울한 심정이라 분하고 서글픔이 한계에 이르지만 나이 탓으로 돌리고 억지로 참게 된다. 그러면 속병은 더 깊어진다. “내 현실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자식도 아내도 모른다. 하기야 한 번 뿐인 인생에 아직 노인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대기업 정년퇴직 후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김정일(62) 씨는 “말로는 어른을 공경하고 우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럴만한 환경이 아니다. 세상이 너무 급속히 변하고 경제가 어려우므로 젊은이들은 변화를 따라잡기에 바빠 노인을 돌볼 형편이 못되고, 노인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젊은이들을 의지 하다 보니 시대에 뒤쳐지는 사람, 소비만 하고 할 일 없이 놀기만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노인은 없어도 괜찮고 있으면 불편한 존재가 된 것”이라 단호하게 설파한다. 그렇다면 어르신들 스스로 자기를 사랑하고 개발하여 나름대로 생을 즐기며 가꿔야하는데 그렇게 할 수도 없다. 한 평생 일만 했고, 가족만을 위해 희생만 할 줄 알았지 자기 계발과 봉사나 취미 활동을 해보지 않아서 그렇게 할 줄도 모르고 용기도 없다. 이희수(69) 씨는 “매스컴을 통하여 노년에 취미 생활이나 여가 활용에 적극적인 분들이 소개되지만, 이는 대부분 50~60대로, 의식주 걱정이 없고 여유 있는 극히 소수인의 삶일 뿐. 대부분의 노인들은 지루하게 소외감과 불안 속에서 우울하게 산다. 노인 자살자 대부분 이 70대 이상인 것을 보면 이 연령대가 얼마나 견디기 힘든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70대 이상에 대하여 각별히 관심 가져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 및 은행에서 일하다 퇴직한 최명숙(65)씨는 “노인인구는 급격히 늘어난다는데 정부의 대책이라고는 기초노령연금이 고작이다. 이것도 이런저런 문제에 걸려 지체되고 있다. 지금 70대 이상 어르신들은 우리나라를 오늘에 이르도록 평생 수고했고, 어려운 중에도 자녀교육에 힘써 국가 발전에 기여할 일꾼들을 많이 키워낸 그야말로 ‘국가 유공자‘들이다. 그러다보니 노후 대책은 전혀 세우지 못한 슬픈(?)세대”라고 안타깝게 토로했다. 돈 많은 어르신만 대접받는 사회? 노인 복지가 국가적 화두가 됐지만, 노인들은 정작 대한민국에서 장수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는 자조가 팽배하다. ‘돈 많은 어르신’ 이외에 모두 가볍게 취급받는 ‘경로(輕老) 사회’라는 비아냥을 누가 반박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가운데 ‘노인들의 4苦’ 즉 신체적 질병, 정신적 고독, 경제적 빈곤, 사회적 고립 등에 시름이 더 깊어져가고 있다. 특히 노인 자살은 질환, 경제적 궁핍, 고독, 상실감, 가정불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진 않았지만, 노년의 시간을 행복하게 누리지 못하고 그저 잔명(殘命)으로 힘겹게 버티는 이들이 많다. 학대받고 버림받는 노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복지시설에 가고 싶어도 자식들 때문에 자격이 안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배우자나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은 노인들이 최근 3년간 26.5%이상 증가했다. 노인복지를 외치는 이 시점에도 노인들에 대한 학대와 경시 풍조 팽배는 음성적으로 때로는 양성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에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킨 고교생의 막말 동영상과 대구 패륜남의 등장은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봉사활동을 하라고 보냈더니 귀가 잘 안 들린다고 노인에게 욕설과 반말을 하고, 할머니가 파는 수박을 발로 차는 행동들들. 노인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걸리적거리는 장애물마냥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인식이다. 이런 도리를 언급하기 이전에 노인들은 누군가의 어머니이고 아버지, 배우자 등 가족의 한 일원일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웃이기도 할 것이다. 비단 노인에 대한 폭행이 생면부지의 타인에게서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가정폭력의 일환으로서 가까운 사람이 가하는 노인폭행이 문제이다. 노인 학대와 폭행 뿐 아니라 노인 대상 사기는 날로 급증하고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진다. 홍보관 사기, 보이스피싱 사기, 대출 사기, 상조 사기, 효도관광 및 경로잔치 사기, 투자 사기, 공공기관 사칭 사기 등 끝 간 데 없는 노인 대상 사기 범죄들로 난무한 세상이 됐다. 노인을 섬기고 존경하는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가 사회의 고령화로 급격히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복과 전쟁, 그리고 근대화를 거치며 사회 발전을 이끌어온 노인 세대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장과 성과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더는 유능한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점차 존경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면서 65세 이상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황혼자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12명의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평소에 잘나가던 사람들일수록 외로움은 더욱 커져서 결국은 대인 기피증 환자들이 되어가는 것이다. 많은 노인들에게 물어보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외로움이라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전혀 이해가 될 수도 없는 이 외로움이 노인들에게는 죽음의 그림자처럼 조금씩 조금씩 찾아와서 잠식해 버린다. 젊은 노인이 고령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시대가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며 노년의 적막을 온 힘을 다해 견디는 모양새다. 그 분들의 노년이 역경의 세월을 헤쳐 온 만큼 존중받고 있는지, 앞 세대의 그것보다 더 길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노년에 과연 ‘살맛’을 누리게 될지, 그러기 위해 100세 시대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궁리해보면 어떨까.
- 2014-03-0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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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기자 리포트]보지 못했던 부분도 살피는 게 노후준비 핵심-정운관 시니어 기자
- ◆※ 자세한 내용은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 사이트와 모바일웹(m.bravo-mylife.co.kr)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1기 시니어 기자로 선정된 정운관님(56년생)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덕수상고를 나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한국산업은행 행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이후 한주통상과 자동차 부품회사인 세종공업 스로바키아 사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증권 등 자산관리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하십니다. 젊은 시절 은행원을 거쳐 건설회사, 종합무역상사 등 다양한 직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최근에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주로 노후설계 쪽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가락시장 역에서 하루 4시간씩 ‘노후진단 및 일자리 무료상담’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같은 은퇴설계 무료 활동이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과 인생의 애환을 나누고 그 분들의 살아온 과거와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신다고 합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기 좋아하고 늘 책과 가까이 하면서 세상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하시네요. 특히 한국 노인인력개발원과 고용사회고용진흥원과 인연을 맺고 전문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직업 상담 및 일자리 상담이 왜 필요하고 그분들을 위해 제가 하는 일이 왜 보람된 일인지를 늘 깨닫고 있다고 하십니다. ---------------------------------------------------------------------------------- 서울 지하철 가락시장역에서 무료상담을 시작한지도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든다. 오고 가는 많은 바쁜 사람들 가운데 그래도 200여명인 되는 분들과 인생의 애환을 나누고 그 분들의 살아온 과거와 살아갈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하고있는 이 일이 과거 직업세계에서 열심히 일할 때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게 한다. 일하고 있는 부스의 안내 간판에는 ‘노후진단 및 일자리 상담’ 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간판을 내 건 주최측은 ‘노후진단을 주로 하되 부수적으로 무료 직업 상담을 한다’ 는 의도로 이번 사업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래서 무료상담을 준비한 주최측에서도 노후진단 상담사 3명에 직업상담사 1명을 1개 팀으로 편성했고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손해보험협회 등 7개 기관은 지난 달 6일부터 서울지하철 8개 역사에서 ‘노후설계 및 일자리 상담센터’를 설치, 오가는 시민들의 노후준비를 진단하고 노후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상담센터를 찾는 시민들은 우선 10분 정도 걸리는 노후준비진단지를 작성하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노후준비진단지는 △사회적관계 △건강한 생활습관 △소득과 자산 △여가활동 등 네 영역에 걸쳐 50개 선택지 문항으로 구성됐다. 내담자는 진단을 통해 자신의 노후준비지표와 건강, 여가 등 4가지 영역별 준비유형과 간단한 노후준비방법을 알 수 있다. 건강이 염려되는 유형으로 진단되면 그에 따른 건강관리, 식습관과 건강검진 등을 안내받는 식이다. 노후설계 상담은 지난 12월부터 시작해 오는 2월 말까지 진행되는 한시적인 서비스로, 현재 서울 지하철 5호선 구간 8개역(가락시장, 가산디지털단지, 강동, 여의도, 영등포구청, 왕십리, 종로3가, 충정로)에 상담센터가 운영 중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예상은 첫날부터 어김 없이 빗나갔다. 지금까지 상담부스를 찾아와 상담신청을 한 사람들 약 300여명 가운데 노후진단이 궁금하다고 하신 분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여기서 일자리 알선해 주나요?”라고 물어 오신다. 원하시는 대로 일자리 상담을 해 드리고 나서 눈치를 보아 가면서 노후진단 서비스에 대해 설명할라치면 70%는 사절이다. 어떤 이는 ”나는 노후준비를 잘 해 놓았으니 필요 없다” 고 하시고 어떤 이는 “오늘 당장 먹고 살기 바쁜데 노후 준비는 무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도 쏟아져 나오는 베이비 부머들과 선진국 대비 절대로 부족한 노후 연금 수준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보건복지부에서 노후진단 매뉴얼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놓고 개개인이 직접 진단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주최측에서는 노후진단 활동을 통해 이 사업을 홍보도 하고, 가급적 많은 분들이 이 진단 사업에 참여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대한민국 노후진단 실태를 파악할 수 있게 끔 하는 목적으로 상담부스를 운영해 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 홍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겠지만 일부 관심 있는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언론은 물론 일반인들도 노후진단이나 노후 준비 같은 단어들을 생소하게 여기고 있다. 매일 매일 자질구레한 정치 이슈에만 모든 방송들이 매몰되어 있다고나 할까. 시청자들이 지방선거에서 누가 출마하고 누가 당선되는지가 자신의 노후 준비보다 10배 100배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끔가다 일부 언론에서 베이비부머가 어떻다 혹은 생계형 창업자 도산이 사회적 문제다 등 노후준비 없이 사회에서 퇴출당한 실버세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실버세대는 산업화 시대에 국가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 자신들이 소외되고 있고, 반면 100세 시대라는 마냥 즐겁지만 않은 장수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TV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전문 패널이라는 분들도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진정으로 그들이 보고 싶어서 본 것을 솔직하게 의견 표명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실이나 양심과는 관계 없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시청자들을 위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러한 방송을 하루, 한 달 혹은 1년을 보더라도 시청자들은 결국 자기가 몰랐던 것에 대한 정보 취득 및 이해력 향상에는 방송 시청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정관념만 강화되는 결과만 가져 올 수도 있다. 오늘날 정보화 시대에서 정부와 언론의 획기적인 지원이 없이는 창조 경제가 무엇이고 노후설계를 왜 해야 되는지를 모른 채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것이 대부분의 민초들이니, 부스에 나와 있는 상담사 몇 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만은 분명하다. 적어도 시니어들이 많이 시청하는 낮 시간이라도 노후 설계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넣어 많은 실버세대들이 무의식 중 에라도 ‘노후설계를 해야 하겠다’ 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사회 안전망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 시니어들 중 일부 선각자들은 자신의 노후에 대해 걱정하고, 걱정한 만큼 준비도 하고 그야말로 액티브한 노후 생활은 즐기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와 상담한 많은 분들은 보고 싶은 ‘일자리’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어디 경비 자리라도..."하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노년층이 경비를 하는 것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내가 왜 경비를 선호하는지, 경비를 해 수입이 생기면 어떻게 노후 생활을 할 것 인지까지 같이 고민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이다. 가락시장역에서 청소를 하시는 김선생 이라는 분이 있다. 상담을 시작한지 며칠도 되지 않아 내담자로 찾아와 노후진단을 하시고 간 특이한 분이다. 김선생은 아침 일찍 출근해 역사 내 곳곳을 청소하고 일과를 마치면 오후에는 매일 친구들과 남한산성을 등산하면서 “그날 하루 있었던 많은 일들을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고 함으로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생활을 한다”고 했다. 매일 등산하는 것 이상의 특별한 건강관리는 그 분에게 더 이상 필요한 것 같지도 않다. 김선생은 많은 수입이 아니었지만 젏은 시절부터 각종 연금을 부어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개인연금까지 수령하기 때문에 적어도 부부 둘이 생활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랑하셨다. 진단결과도 양호했지만 이후에도 부스 앞을 지나갈 때면 상담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밝은 미소를 보여 주시는 김선생이 어쩌면 필자가 생각하는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는 진정한 액티브 시니어라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이런 김선생처럼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고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살펴 모든 사람들이 노후 설계를 하고, 설계된 대로의 안락한 생활을 하며 노후 생활을 즐기는 사회가 진정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 사회가 아닐까.
- 2014-02-28 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