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산 사이 도로를 줄기차게 달려도 산 첩첩. 깊고 후미진 산간이다. 도로를 버리고 접어든 비좁은 산길 끝자락 산 중턱, 후련하게 탁 트인 거기에 나무선(57) 씨의 거처가 있다. 풍경의 절반은 산, 절반은 하늘. 또는 절반은 청풍, 절반은 구름. 절집 자리처럼 개활하니 명당이렷다.
나무선 씨는 서점을 운영한다. 외진 산골짝 서점을 누가 찾아들
카랑카랑한 목소리에서부터 이 사람은 싫고 좋은 게 분명할 것이며 그 점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으리라는 인상을 준다. TV 밖 현실 속에서 만난 배우 박정수의 첫인상은 어떤 단호함 혹은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이가 주는 강인함이었다. 얼마 전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를 끝낸 그녀는 마침 인터뷰를 한 날 미국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학생
두 발로 만나는 우리 땅 이야기 1·2 (신정일 저ㆍ박하)
‘길 위의 시인’, ‘현대판 김정호’ 등으로 불리는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이 전국 방방곡곡을 직접 걸으며 완성한 도보답사기다. 시리즈의 제1권 ‘서울’ 편에는 한반도 5000년 역사 속에서 주요한 위치를 점해온 서울의 역사를 살펴보고 해설사와 함께 곳곳을 답사하는 형태로 구성
세상에 알 수 없는 오묘한 것이 남녀관계이다. 인류가 지구 상에서 종말을 고하지 않고 살아남아 종족을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남녀가 커플을 이루어야만 한다. 신이 우리가 모르는 어떤 강력한 자석을 남자와 여자의 머리에 심어 놓았음이 분명하다. 문제는 인간이 이 자석의 작동원리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누구나 똑같은 자석을 하나씩 품고 있지만, 왜 특정한 자석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우리 속담의 하나로 새겨 볼 만하다. 선무당은 '서툴고 미숙하여 굿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당'을 뜻한다. 의술에 서투른 사람이 치료해 준다고 하다가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게 되니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의미를 지닌다. 스스로 생각하기엔 다 잘 아는 것 같아도 실제 능력이 모자라 제구실을 할 수 없음을 모른다. 함부로 나서다가 오히려
7월의 태양은 뜨겁다. 극장을 찾아 대학로에 간 날은 더구나 장마 다음날이라 습기가 만져질 듯한 후덥지근함에 불쾌지수가 끌어 올랐다. 그래도 어쩐지 마음은 상쾌했다. 이날 보러 간 연극 ‘운빨로맨스’는 네이버 평점 10.0에 빛나는 김달님 작가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이후 류쥰열, 황정음 주연의 MBC 드라마를 거쳐 로맨틱연극으로 재탄생했다. 기대가
때로 선거나 시험은 도전 그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받기도 한다. 얼마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아홉 번의 출마 만에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이 그랬다. 범인들은 함부로 흉내 내기 힘든, 지치지 않는 도전은 과정만으로도 가치를 갖는다. 숫자의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니다. 이제 5년 차 변호사가 된 한 사내가 있다. 경력만 보면 막 커리어를 쌓아가는 푸릇한
외출하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당신 어제 혹 좋은 꿈을 꾸지 않았느냐”고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말한다. 복권에 당첨이라도 된 얼굴이다. “아니 아무 꿈도 꾸지 않았는데 무슨 좋은 일 있어?” 하고 물어보았다. 자꾸 말을 빙빙 돌리기만 하고 통 말할 생각을 안 한다. 표정으로 봐서는 좋은 일이 분명한데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말하라 독촉하면 재
국내 의료제도에서 호스피스 분야는 완화의료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말기암 등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를 목적으로 하기보다 삶을 고통 없이 존엄을 지키며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인적 구성도 의료인인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합류해 큰 틀을 이룬다. 병원에 따라 성직자나 완화의료도우미가 함께하기도 한다. 그런데
국립암센터 부속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박노숙(朴魯淑·58) 씨는 이제 병원 내에서는 모르는 이가 별로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인물이 됐다. 호스피스 병동이 없었던 개원 초기인 2003년부터 자원봉사로 참여해왔기 때문이다. 그녀 스스로 “국립암센터와 함께해왔다”고 말할 정도.
“젊을 때부터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 운전봉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