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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이 되도록 몰랐던 나의 여행 성향, 파악하는 3가지 방법
- 어떻게 놀아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동행이 있다면 더욱 고민이 필요하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여행관이 맞지 않으면 ‘갈 때는 같이, 올 때는 따로’가 된다는 괴담(?)도 들린다.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나와 동행의 성향·취향을 계획에 적절히 반영한 뒤 실행해보자. 여행 말미에는 ‘잘 놀았다!’는 말이 절로 나올지 모른다. 결국 여행의 목적은 ‘환기’다. 나를 위협하는 그림자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 김영하 작가는 저서 ‘여행의 이유’에서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왕 어딘가 향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미리 짜인 틀에 맞게 움직여야 하는 패키지여행보다 내 취향과 상황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자유여행은 어떨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막막할 때 참고할 만한 몇 가지가 있다. 너, 내 동료가 되라! 여행 궁합 보기 가족여행에서 하지 말아야 할 십계명이 화제다. ‘부모님 버전’은 ‘아직 멀었냐, 음식이 달다, 음식이 짜다, 겨우 이거 보러 왔냐, 조식 이게 다냐, 돈 아깝다, 이 돈이면 집에서 해 먹는 게 낫다, 이거 무슨 맛으로 먹냐, 이거 한국 돈으로 얼마냐, 물이 제일 맛있다’가 포함됐다. ‘자녀 버전’은 ‘똑같은 거 물어본다고 짜증 내기, 1시간 이상 외출 준비하기, 하루 종일 휴대전화 하기, 30분 이상 맛집 줄서기, 음식 사진 다 찍은 다음 먹기, 못 알아듣는 줄임말 쓰기, 사진 다시 찍어줘, 조금만 더 가면 돼, 다시는 같이 여행 안 올 거야, 엄마는 몰라도 돼’가 꼽혔다. 평소 잘 통하는 사이여도 여행지에서 생각지 못한 문제로 부딪힐 수 있다. 따라서 여행 전 서로의 성향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합의점을 찾으며 맞춰갈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동행이 없다고 해도 본인의 스타일을 파악해두면 도움이 된다. Plus Check 여행 성향 체크리스트 겉핥기는 그만, 맞춤 테마 찾기 # 책방에서 얻는 감성: 한정된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명소를 둘러보며 ‘도장 깨기’(유명한 도장을 찾아가 그곳의 실력자들을 꺾는 것처럼, 특정 분야에서 어려운 장벽이나 기록 따위를 넘는 일) 하듯 다녀본 경험이 있는가? 몇 개국 몇 도시를 다녀왔는지 세어보는 재미도 있지만, 낯선 공간과 마음을 나누며 고유의 기억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나에게 맞는 테마를 잡아보길 권한다. 아직 목적지와 테마를 선정하지 못했다 해도 괜찮다. 여행 관련 서적을 소개하는 책방을 방문해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뮤지컬 주인공의 대사 한 줄에 감명받아 해당 장소를 뒤따르는 이야기, 현지인들의 생생한 삶을 포착할 수 있는 마트와 슈퍼마켓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맛있는 상품을 발견하는 이야기, 유명 화가에 대한 단서를 수집하러 무작정 떠난 이야기 등 저마다의 가치를 찾는 과정을 엿보다 보면 어느새 묻어뒀던 로망이 스멀스멀 피어나는 걸 느낄 테다. 고른 책을 한 손에 들고 여행 다니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다. Plus Check 가볼 만한 여행 책방(자세한 영업시간은 홈페이지 확인) 책방 여행마을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17길 57 지층. 월·목 정기 휴무. 여행 관련 독립출판물과 여행 에세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책방지기는 왕초보 여행 짜기, 맥주 마시며 여행 수다, 부루마블로 여행하기 등 관련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책을 만들고 싶은 이에게 한컴으로 책 만들기 수업, 꾸준히 글쓰기 모임을 통해 독립출판물 제작을 돕기도 한다. 캠핑 장비로 분위기를 낸 공간이 돋보인다. 책크인 :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29 2층. 영업일은 매달 상이. 매달 열흘간 여행을 떠날 정도로 진심인 책방지기는 여행사도 운영하고 있다. 여행지에서 만난 인상적인 카페 혹은 근사한 맛의 커피를 만나면 원두를 구매하고 돌아와 ‘이달의 원두’로 사용한다. 매달 세계 곳곳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셈이다. 와인도 판매한다. 공간인흑석 : 서울시 동작구 흑석로5길 94, 1층. 예약제 북카페. 시즌별·나라별로 새로 출간된 여행책을 전시 중이다. 러시아, 중국, 몽골, 스웨덴, 독일 등 해외 서적도 보유하고 있다. 2~4층은 게스트하우스 및 임대주택, 옥상에는 셀프 사진관이 마련돼 있다. 스페인책방 : 서울시 중구 퇴계로36길 29 기남빌딩 302호. 일요일 정기 휴무. 스페인 사진집과 여행 에세이를 꾸준히 펴내던 독립출판 제작자들이 연 책방. 스페인어 문화권의 문화와 예술을 소개한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과 원서도 있다. 명확한 테마가 있는 장소라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거나 다녀온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 AI가 안내하는 코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가기 위해 일정을 짜려면 긴 시간이 걸린다. AI는 우리의 여행 코스를 구성해줄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원하는 방향과 인원수, 기간 등을 입력하거나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명소를 추천받을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오류가 조금씩 있고 면밀하지 않기 때문에 참고만 하거나, ‘AI의 말대로’ 떠나는 여행을 시도해보는 데 의의를 두자. Plus Check 참고 홈페이지 어렵게만 느껴진다고? 작은 목표 세우기 장소 위주로 계획을 짜기보다 나만의 목표를 정해 챌린지를 시도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Plus Check 예시에 따른 추천 과제 인간관계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은 사람 : ‘여행 기간 타인에게 하루에 세 번 이상 연락하지 않기’, ‘일상과 관련 없는 현지인 친구 한 명 사귀기’, ‘한 시간씩 바닷가에서 멍때리기’ 루틴을 잃어 건강을 되찾고 싶은 사람 : ‘하루에 만 보 이상 걷기’, ‘서핑·승마·스쿠버다이빙 등 레포츠 한 종목 배우기’, ‘간편식 끊기’, ‘7시간 이상 수면하기’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은 사람 : ‘동네 반경 5km 안에서 생활해보기’, ‘전자기기 없이 살기’,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기’, ‘최소한의 돈으로 살기’ 흔한 기념품보다 색다른 물건을 수집하고 싶은 사람 : ‘그 나라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향수 구매하기’(뿌릴 때마다 해당 장소를 떠올릴 수 있다), ‘여행지의 언어로 된 좋아하는 책 찾아보기’
- 2024-06-1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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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해외 자유여행 도전, 미리 알아야 할 5가지 원칙
- 국내에서 자유여행을 성공적으로 만끽했다면, 이제 해외로 향할 차례다. 저마다 마음속에 품어본 곳들이 있을 테다. 화보로만 봤던 광활한 대자연, 영화 속 주인공이 거닐던 이국적인 거리, 죽기 전 꼭 먹어야 한다는 세계 3대 디저트…. 로망으로만 간직했던 모든 것을 ‘자유’의 날개를 달고 펼쳐보자. 이제 막 해외 자유여행의 첫발을 내딛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전 팁을 담아봤다. 도움말 김시일 여행퍼즐 대표(‘세계여행을 꿈꾸는 5070 초보 자유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저자) 비교적 이동 거리가 짧은 국내에 비해 해외의 경우 항공편 시간 등을 고려하면 지역을 먼저 정하는 것이 순조롭다. 어느 곳을 가느냐에 따라 일정 및 경비 등 여행의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행사 패키지나 단체 관광 등 어떤 형태로든 해외 경험이 있다면 국가나 도시를 선택하는 폭을 더 넓혀도 된다.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먼 곳을 자유여행지로 택하는 건 안전하지 않다. 적어도 제주도라도 다녀온 뒤 가까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권을 경험해야 항공편 이용에 어려움이 없다. 이후 괌이나 사이판 등 영어권 국가도 한 곳 정도 다녀오면 해외여행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이쯤 되면 전 세계 어디든 마음 동하는 곳으로 자유여행을 계획해봐도 괜찮다. 여행 중수라면? 먼 곳부터 도전! 막연히 해외 자유여행을 꿈꾸면서도, 막상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도전을 미루는 이가 적지 않다. 여행지는 그야말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은 곳이 달라진다. 때문에 딱 꼬집어 중장년이라고 해서 어디가 좋다는 건 없다. 다만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여행지 선정 시 고려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평소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인지 살펴야 한다. 가령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산이 있는 지역으로 가야 하고, 전시회나 박물관 등을 즐긴다면 관련 명소가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둘째, 평소 싫어하는 환경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일이다. 추위에 약하다거나, 벌레가 많고 습한 것을 유독 못 견디는 등 피하고 싶은 환경을 확인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일단 여러 후보지 중 몇 곳을 추리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후보지가 너무 많고, 게다가 대륙도 다양하다면 이런 고민을 해보면 좋다.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이 들어도 갈 수 있는 곳일까?’라고 자문해보는 것이다. 가령 가까운 일본의 경우 도전이 어렵지 않은 만큼 10년, 20년 후에도 여행하는 게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언제라도 갈 만한 곳이라면 조금 미뤄도 괜찮다. 도전 의식을 갖고 일생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을 하루라도 빨리 다녀오는 게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방법이다. 5070세대가 주 고객인 소규모 맞춤 여행사 여행퍼즐의 김시일 대표는 “가보고 싶은 나라가 없는 중장년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아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 고객 중에 여행 경험이 좀 있는 분들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무조건 멀리 가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은 나중엔 체력 문제로 가기 어려워지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 들수록 비행시간에 영향을 받는다. 더 늦기 전에 먼 나라부터 자유여행으로 도전해보고, 더 연로해졌을 때 가까운 나라에서 휴양하듯 보내고 오시면 좋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상품’에서 여행 일정 힌트 얻기 어느 곳으로 갈지 결정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일정을 짜야 한다. 아무리 자유여행이라지만, 낯선 나라의 일정과 동선을 자율적으로 짜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때는 패키지 상품을 예시로 삼아보면 좋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여행사 대리점에 가서 여행 전단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또는 홈쇼핑이나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도 된다. 그렇게 둘러보면 그 지역 일정에 대한 대략적인 규모나 항공편, 경유지, 주요 명소 등에 대한 갈피가 잡힌다. 가령 북유럽의 경우 10일 이상 상품이 많은데, 이는 여행사들이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최적의 여행 기간을 꼽은 것이다.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일정을 잡는 요령이 필요하다. 패키지 상품 내 상세 일정을 보면 항공편이나 공항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다. 항공편 예약 시 주의 사항은 출·도착 공항을 잘 확인해야 한다는 것. 대체로 나라마다 도시마다 여러 개의 공항이 있다. 때문에 일정 순서나 장소 등을 고려해 공항의 위치도 잘 살펴보고 예약해야 한다. 경유지 항공편을 예약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때도 내가 원하는 일정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을 참고하면 어떤 공항과 항공사를 이용할지 가늠할 수 있다. 김시일 대표는 “항공권을 예매할 때는 수화물 포함 여부도 잘 확인해야 한다.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 위탁 수화물에 대해 비용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항공 금액과 수화물 비용까지 합쳐서 비교해야 정확하다. 항공권을 언제 사야 가장 싼지 물어보는 분이 많다. 물론 비성수기에, 최소 3개월 전에, 평일에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그러나 꼭 그렇게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일단 항공권을 예매한 뒤에는 더 이상 알아보지 마시길 권한다. 계속해서 더 싼 항공권이 있는지 살펴보고 후회하는 건 시간 낭비다. 미련을 버리고 이후 일정에 집중하는 게 마음 편하다”고 조언했다. 구글 지도 북마크와 스트리트뷰 활용하기 어디를 갈지 정한 뒤에는 관광지, 맛집 등 여행 스폿을 정리해야 한다. 해외여행 때 구글 지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대부분 잘 알 것이다. 일단 해당 여행지에서 가보고 싶거나 관심 있는 곳들을 모두 표시해본다. 구글 지도에서 특정 지역을 선택하면 상세 정보란에 북마크 모양의 ‘저장’ 아이콘이 나온다. 여길 누르면 ‘가고 싶은 장소’, ‘여행 계획’, ‘별표 표시된 장소’ 등 카테고리를 지정해 해당 장소를 저장할 수 있다.(새로운 카테고리 생성도 가능) 편의에 따라 카테고리를 분류해 여행 스폿들을 저장해둔다. 이후 지도에 표시된 것을 보면 여행 동선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참고로 스폿 사이 거리가 너무 멀거나, 공항·숙소 등과 동떨어진 곳은 제외하며 정리해나가면 효율적이다.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찾다 보면 아무래도 시각적 자료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화보나 영상 등에 담긴 이국적이고 광활한 모습에 매료되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 갔을 때 사진에서 본 모습과 달라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여행사나 매체에서 노출하는 사진은 그 지역의 아름다움이나 경이로움을 극대화하여 담거나 보정 과정을 거친다. 또 내가 가려는 계절과 당시의 풍경이 맞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내가 가려는 때에 맞춰 그곳의 꾸밈없는 모습을 파악하려면 구글 지도의 ‘스트리트뷰’를 활용하면 된다. 거리뷰, 로드뷰로 알고 있는 실제 거리 모습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특정 스폿을 선택하고 ‘레이어-더보기-스트리트뷰’를 차례로 누르면 된다. 추가된 창에서 ‘날짜 더보기’로 들어가면 특정 시기로도 살펴볼 수 있다. 가려는 날짜와 겹치는 시기를 골라 내가 상상한 모습이 실현 가능할지 가늠해보는 것이다. 때로는 화보보다 더 기막힌 풍경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으니 여러 스폿을 갈무리해야 할 때 참고만 하자. 김시일 대표는 “현지에서 스트리트뷰를 실행했을 때는 필요한 정보 확인 후 다시 기본 지도로 되돌려놓아야 한다. 위성사진이나 실시간 교통 정보 등 다른 기능을 활성화하면 데이터 사용량도 늘고, 휴대폰도 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인터넷이 안 되는 오지로 여행 간다면 미리 오프라인 구글 지도를 다운받으면 된다. 오프라인 지도의 경우 만료 기한이 있으니 여행 직전 내려받거나, 장기간 여행일 경우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비상 상황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측불허의 상황, 이 또한 즐겨야 ‘자유’ 패키지여행과 달리 자유여행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예측불허 상황에 대한 염려다. 그런데 여행에는 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버스가 연착된다거나, 도로공사로 인해 노선이 바뀌었다거나, 영업 중인 줄 알았던 식당이 문을 닫았거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지만,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그나마 예방법이 있다면, 일정을 너무 빡빡하고 자세하게 짜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변수가 생겨도 꼬이지 않고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건 ‘언제나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의연한 마음가짐이다. 김 대표는 “때론 가려던 식당이 문을 닫아 다른 곳을 갔다가 의외의 맛집을 발견하는 것처럼, 변수가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을 극복해나가면 더 많은 추억과 노하우가 생긴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또한 자유여행의 매력이다. 그래서 자유여행에 실패란 없다”며 “이런저런 난관을 잘 헤쳐나가되, 한 가지 참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건강 문제다. 일정이 있더라도 몸이 안 좋으면 욕심을 내려놓고 무조건 쉬어야 한다. 만약 컨디션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면 돈 아낄 생각 말고 곧장 귀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병 있는 중장년, 영문 처방전 함께 챙기기 각자 상비약을 챙기겠지만 만성질환 등 지병이 있는 경우라면 챙길 약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기내용 짐에는 비행 및 경유 시간을 고려한 양의 약만 챙겨야 한다. 나머지는 위탁 수화물에 넣어야 하는데, 이때 영문 처방전도 함께 준비하면 좋다. 지나치게 약물이 많으면 자칫 마약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고, 현지에서 약을 분실하는 등 약이 더 필요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행자보험도 꼭 들어둬야 도난 사건뿐 아니라 현지 병원 치료로 발생하는 금액에 대해서도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사마다 가격이나 보장 범위가 다르니 개인의 컨디션에 맞는 보험을 잘 선별해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 2024-06-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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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부터 어떻게?” 자유여행 초보, 중년을 위한 이정표
- ‘3박 4일 대중교통을 이용한 국내 여행 코스 짜기.’ 이런 미션이 주어졌을 때 막막한 심정이 든다면, 아직 자유여행 초보 단계다. 어디에 누구랑 갈지, 뭘 먹고 즐길지 등 고민할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의 밑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면, 다음 7개 질문을 가이드 삼아 따라가 보자. 이후 국내 자유여행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면 초보 딱지를 떼는 건 시간문제다. 도움말 이주영 여행작가(한국여행작가협회 홍보이사, '셀프트래블 타이완'ㆍ ‘나홀로 여행 컨설팅북’ 저자) [Q1] 얼마나 다녀올까? 자유여행 초보자들은 종종 여행 기간을 간과하곤 한다. 무작정 가고 싶은 지역과 볼거리 등을 늘어놓고 고민하다 보면, 결국엔 일정이 맞지 않아 계획이 어그러지곤 한다. 어디로 갈지 결정하기에 앞서 중요한 건 얼마나 갈 수 있느냐다. 여행 기간에 따라 지역뿐만 아니라 동행인, 교통, 숙박, 즐길거리 등도 영향을 받는다. 먼저 얼마 동안 다녀올지 정하고, 차차 다른 요소들을 결정하는 게 순조롭다. 기간에 제한이 없더라도 초보자가 긴 일정을 소화하긴 어렵다. 동행자 포함 자유여행이라면 적정 기간은 2박 3일이다. 특히 동행자와의 첫 여행이라면 그 이상 일정은 추천하지 않는다. 자유여행이라도 동행자가 있으면 본인 뜻대로만 일정을 꾸리진 못한다. 그러면서 종종 여행지에서 다툼이나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단 한번 다녀와 본 뒤, 서로 여행 궁합이 잘 맞는다면 서서히 기간을 늘려가는 게 좋다. Tip_나 홀로 여행이라면 3박 4일이 효과적이다. 혼자 떠났을 땐 그만큼 여유롭게 자유여행의 참맛을 느껴야 한다. 2박 3일의 경우 ‘출발 당일-떠나기 전날-떠나는 날’로 이어진다. 가는 걱정, 떠나는 아쉬움 없이 오롯이 온전한 여행을 단 하루라도 즐기려면 3박 4일은 돼야 한다. 그렇다고 일정을 너무 길게 갖는 것도 권하지 않는다. 중장년의 경우 홀로 떠난 기간이 길면 자칫 외로움이나 우울감을 호소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Q2] 누구와 갈까? 함께 떠날 사람(들)이 누구인가에 따라 자유여행의 콘셉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여행과 어린 손주를 데리고 가는 여행은 같을 수 없다. 배우자와 단둘이 가는 여행과 부부 동반 단체 여행은 또 다르다. 동성인지 이성인지, 몇 명인지 등에 따라 숙소 구성이나 교통편 등도 고려해야 한다. 여행 지역을 고르고 누구와 갈지 정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동행자가 정해졌을 때 함께 갈 곳을 결정한다. 그밖의 요소들도 서로의 취향과 편의를 고려해 의견을 모아야 한다. 같은 지역이라도 누구와 가는지에 따라 여행의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Tip_자유여행 초보자끼리 떠나는 경우라면 3인 구성이 안정적이다. 단둘이면 각자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셋이라면 둘 이상의 의견이 같을 때 다수결로 선택하기 용이하고, 중재자 역할이 있으면 더 균형이 잘 맞는다. 4인까지도 괜찮지만, 5인 이상 구성인 경우는 숙소나 교통, 음식점 예약 등이 더 불편해 권하지 않는다. [Q3] 어디로 갈까? 어디든 끌리는 지역이 있다면 그곳이 최적이다. 고향이나 추억이 있는 장소도 좋고, TV나 영화에 등장한 명소도 좋다. 초보자라면 관광 및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도시가 수월한 편이지만, 소도시를 차분히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이때 여행 기간이 2박 3일, 3박 4일 정도라면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는 일정은 피해야 한다. 자칫 이동하는 데만 모든 일정을 할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않다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급적 한 지역에서 머무는 게 여유롭고 안정적이다. Tip_특별히 시의성에 맞춘 지역을 살펴보고 싶다면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를 찾아보자. 국내 여행 정보가 워낙 방대해 오히려 헤맬 수도 있는데, 이때 메인 화면을 중심으로 보면 좋다. 메인에는 주로 그 시기에 가보면 좋을 지역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노출된다. 여러 곳을 도장 깨기 하듯 여행하고 싶다면 매년 리뉴얼되는 ‘한국관광 100선’ 지도를 내려받아 보자. 지도와 주요 관광지가 표시되어 여러 지역의 동선을 짤 때도 활용도가 높다. [Q4] 어떻게 갈까? 여행지가 정해졌다면 다음은 교통편이다. 고속버스와 고속열차 중 선택 가능한 지역이라면 초보자에겐 후자를 추천한다. KTX, SRT의 경우 출발지와 도착지 구분이 어렵지 않고 현장뿐만 아니라 앱과 사이트에서도 예약된다. 고속버스는 익숙한 경로가 아니라면 서울 내에서도 터미널을 헷갈리거나, 지역 내에서도 도착지가 여러 군데인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몇몇 지역 터미널은 온라인 예약이 불가하고 현장 구매만 이뤄지기도 한다. 운전이 가능하다면 초보자에겐 자가용이 더 수월하다. 일일이 대중교통 경로를 알아보거나 짐을 들고 다니는 수고는 물론 교통수단의 제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장거리 여행이라면 일부는 항공이나 고속열차·버스로 이동하고 현지 렌터카나 공유차량 서비스를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Tip_아무래도 대중교통이 어렵고 불편하다면 택시 투어를 추천한다. 시간 단위로 원하는 코스를 택시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가령 6시간 동안 미리 정해둔 명소, 맛집, 숙소 등을 이동한다거나, 택시 투어에서 추천하는 지역을 둘러보는 식이다. 대체로 지역 기차역이나 관광안내소 등에서 택시 투어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는 여행 택시 예약 앱인 ‘로이쿠’를 이용하면 택시 예약 및 추천 코스 확인이 가능하다. 금액대는 지역 및 기사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일반 택시보다 조금 더 든다고 보면 된다. 여럿이 이동한다면 비용을 나눠 내면 되니 가격 부담이 줄어 효율적이다. [Q5] 무엇을 할까? 내가 가는 지역에 해당 기간에 즐길 행사나 축제 등이 있는지 찾거나 관광 명소 등을 정리하는 단계다. 때로는 이러한 요소에 이끌려 여행 일정이나 지역이 자연스럽게 정해지는 경우도 있다. 가령 ‘머드축제’에 가보고 싶어 7~8월에 보령에 가는 식이다. 이처럼 특별히 즐길거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면 지역을 중심으로 찾아나가면 된다. 앞서 언급한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나 각 시·군·구 홈페이지 등을 살펴보거나, 여행사 상품·서적 등을 참고해봐도 좋다. 여행 초보자들이 기억할 건 ‘욕심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저것 즐길 생각에 너무 일정을 촘촘하게 짜면 동선이 어지럽기도 하고,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Tip_간편하게는 포털 검색창에 ‘지역명+문화관광’을 치면 각 지역 관광 안내 홈페이지가 나온다. 지역별 사이트마다 구성과 내용은 다르지만, 정확도 높은 여행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유용하다. 만약 온라인 콘텐츠 검색이나 활용이 어려운 중장년이라면 시·군·구 문화체육관광 부서 또는 지역 관광공사를 통해 지역 관광 팸플릿이나 홍보 책자를 우편으로 신청해 받아보면 된다. 발송 후 받아보기까지 얼마간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니, 촉박한 일정이라면 관련 홈페이지 내 e-북이나 PDF 파일 등을 내려받도록 하자. [Q6] 어디에서 잘까? 여행 시 예약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숙박이다. 경비 면에서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무턱대고 숙소를 먼저 예약하는 이가 상당수다. 그러나 숙소야말로 최후에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일단 숙소를 정했는데 알고 보니 관광지 등 볼거리와 동선이 안 맞거나, 주변 교통편이 난해하면 ‘아차’ 싶을 수 있다. 더욱이 앱이나 플랫폼을 이용해 특가로 예약한 경우 취소가 어렵거나 환불 수수료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가급적 숙소는 일정이 정리된 이후 최적의 동선을 확인해보고 예약하는 것이 안전하다. Tip_숙소를 예약할 때 주로 앱 등에서 리뷰를 참고한다. 이때 리뷰 페이지 상단 게시물이 ‘별점순’으로 나열된 경우가 많다. 해당 탭을 눌러 ‘최신순’으로 정렬해 리뷰를 확인하길 권한다. 별점이 높은 게시물은 홍보성이거나 해당 여행객의 취향에 잘 맞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과거에 비해 관리가 소홀하거나 서비스가 달라지는 곳도 적지 않다. 최신순으로 리뷰를 보면 현재의 상태 파악은 물론 부정적 의견도 고루 살펴볼 수 있어 숙소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Q7] 어떤 걸 먹을까? 앞선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해둔 상태라면 맛집을 정하는 건 비교적 수월하다. 동선 내에서 취향과 입맛에 맞는 곳을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유명 음식점이라도 나에겐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우연히 간 식당에서 기가 막힌 요리를 발견할 수도 있다. 너무 맛집에 연연해 고민하기보다는 어떤 음식이든 새로운 곳에서 경험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좋다. 패키지여행이라면 쉽지 않지만, 자유여행에서는 맛집에 대한 선택권이 다양하다. 때론 젊은이들이 줄 서는 식당도 들러보고, 전에 먹지 않았던 디저트도 맛보면서 자유여행의 매력도를 한층 끌어올려 보면 어떨까. Tip_특정 지역이나 명소 인근의 맛집을 찾을 때 포털사이트에서 ‘지역명 또는 명소+맛집’을 검색하면 된다는 건 익히 알 것이다. 이 또한 괜찮은 방법이지만, 여행 일정을 짤 때는 같은 단어라도 지도 앱에서 검색해보길 권한다. 그러면 지도 화면과 함께 맛집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해당 화면에서 예약이나 리뷰 확인도 가능해 더 유용하게 쓰인다. 가끔 현지에서 가려던 음식점이 폐업했거나 대기가 지나치게 길어 당황스러운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때도 지도 앱을 켜서 ‘지도중심’ 탭을 이용하면 현재 위치 기준 주변 맛집을 거리순으로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 2024-06-0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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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설렘 ‘중년의 자유여행’… 떠나기 위해 알아야 할 7가지
- 숙박·식사·항공·관광·체험에 이르는 여행의 전 과정을 정해주는 패키지여행은 분명 편리한 면이 있다. 자유여행은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기에 준비할 것도 고민할 것도 많다. ‘자유여행은 청년, 패키지여행은 중장년’이 공식처럼 여겨진 이유다. 하지만 최근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구글 지도를 켜고 배낭을 멘 채 가본 적 없는 도시로 떠나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중장년은 어떤 여행 방법을 가장 선호할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의 ‘선호하는 여행 행태에 대한 조사’(2023)에 따르면 50대 이상은 국내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도시 지역보다는 자연 지역을, 3박 4일 이상의 장기 여행보다는 단기 여행을 선택했다. 휴식 여행보다는 보러 다니는 여행을 원했으며, 입맛에 익숙한 음식도 좋지만 해외라면 현지 음식도 먹어보고 싶어 했다. 국내의 경우는 자유로운 일정을 중요시 했고, 해외는 다양한 체험을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자유여행에 대한 선호도다. 그동안 패키지여행은 중장년이 선호하는 여행 방식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조사를 보면 모든 연령대에서 자유여행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패키지여행 선호도도 높아지지만, 비율로 보면 자유여행이 패키지여행보다 인기가 있었다. 여행 작가이자 여행 강사로 활동하는 이종원 상상콘텐츠연구소 소장은 “저가 패키지는 옵션이 많아 선택하다 보면 결국 비용이 늘어나거나 원치 않는 쇼핑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쇼핑 투어’가 이슈가 되면서 많은 분들이 합리적인 여행을 원하게 됐고, 자유여행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털사이트 카페 등 여행 커뮤니티에 각종 정보가 많아 자유여행 설계도 비교적 쉬워졌다”며 “동남아는 물론이고 유럽, 남미 등에도 배낭을 메고 자유여행 하는 60대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여행 업계는 소비력 있고 인구수도 많아지는 중장년층의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자유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항공사, 항공편, 호텔 등의 조건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내맘대로’ 상품을 선보였다.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은 중장년 맞춤형 조합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가이드맨은 자유여행과 패키지의 장점을 조합한 단독자유여행패키지만을 취급한다. 여행을 많이 다녀보지 않아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면, 이런 여행사의 자유여행 혹은 세미자유여행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설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여행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편한 패키지여행을 뒤로하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자유여행은 그 자체로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처음이 어렵지 하다 보면 어느새 자유롭게 여러 도시를 누비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이종원 소장은 “기본적으로 여행에 대한 만족도는 내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상대적으로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많은 중장년에게 자유여행은 패키지여행보다 더 나은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익숙지 않은 지역으로의 여행은 설레기도 하지만 우여곡절도 겪게 된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는 점이 여행의 매력이다. 중장년의 자유여행은 조금 느리고 약간 불편할 수 있지만, 여행지에서 생기는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떠나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유여행은 시간이 많은 중장년에게 추천할 만하지만 그만큼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 여행이기도 하다. 따라서 4060이 자유여행을 떠나기 위해 첫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모아봤다. ◇자유여행 떠나기 위해 알아야 할 7가지 1. 혼자보다는 여럿이 떠나자 4060 여행자라면 혼자보다는 여럿이 여행을 즐기는 편이 좋다. 가족도 좋고 가까운 지인도 좋다. 다만 여럿이 떠나는 자유여행을 계획할 때는 역할 분담하기를 추천한다. 교통편, 숙소, 식사 등을 나누어 찾는 것이다. 그래야 자유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모두가 공감하며 여행을 떠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따지기보다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해줄 수 있다. 2. ‘시간’을 적극 활용하라 은퇴 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시간’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자. 어느 여행지든 주말이 더욱 붐비기 마련이다. 자연을 좋아한다면 평일에 ‘자연휴양림’ 위주로 전국 투어를 해볼 수 있다.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휴양림도 평일을 이용하면 문제없다. 해외 항공권 역시 저렴한 티켓을 노려볼 수 있다. ‘얼리버드 예약’처럼 출발 한참 전에 나오는 할인 티켓은 경쟁도 치열하고 아무래도 젊은이들과의 속도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간이 많아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건 은퇴 후의 특권이다. 보통 출발일 2주 전쯤 판매하는 ‘땡처리 항공권’이나 항공사 자사몰에서 판매하는 ‘미판매분 티켓’을 노려보자. 3. 자유여행에도 ‘투어’ 상품은 필수! 원데이 투어나 시티투어 상품을 활용하면 체험의 묘미를 살릴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지자체를 통해 시티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보통 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출발해 하루를 보내는 상품으로, 2박 3일 국내 여행이라면 하루 정도는 시티투어를 활용해 시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해외여행 역시 원데이 투어 상품을 적절히 섞어보자. 원데이 투어 상품은 패키지 상품으로 가기 어려운 곳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외국인들도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다. 본인이 머무는 호텔에서 출발해 일정을 마친 뒤 다시 데려다준다는 점에서 편리함도 있다. 원데이 투어는 추가 옵션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4. 구글 지도와 친해지자 자유여행을 계획할 때 구글 지도 앱은 필수다. 야놀자, 호텔스컴바인 등 여러 숙소 예약 플랫폼을 통해 묵고 싶은 곳을 10개 정도 고른 뒤 구글 지도에서 다시 검색해보자. 지도에서는 각 플랫폼별 숙소가 한 번에 나오므로 업체들이 예약 경쟁을 하기 때문에, 개별 플랫폼에서 찾는 것보다 더 저렴한 경우가 있다. 또 다양한 사람들의 실사용 리뷰를 볼 수 있다. 숙소의 질을 확인하고 싶다면 ‘화장실 사진’을 유심히 보는 게 좋다. 아무리 좋은 필터를 사용해도 화장실은 속일 수 없기 때문. 해외여행이라면 구글 지도가 내비게이션 역할도 해주고 스트리트뷰 기능으로 목적지를 미리 볼 수도 있다. 따라서 구글 지도를 수시로 들여다보며 여러 기능에 익숙해지는 게 좋다. 5. 앱을 적극 활용하자 스마트폰에 여행 준비에 도움이 되는 앱을 깔아 수시로 들여다보자. 호텔·체험권·픽업·여행자 보험 등 여행 정보는 KLOOK(클룩), 와그, 마이리얼트립, KKday 등의 여행 플랫폼에서 둘러볼 수 있다. 항공 티켓은 skyscanner, playwings, 와이페이모어, 땡처리닷컴, 인터파크 투어, 항공사별 자사앱 등을 활용하자. 먹거리는 트립어드바이저, 다이닝코드 등에서 후기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6. 여행 정보는 커뮤니티에서 자유여행 코스를 구성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다녀왔는지 미리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포털사이트에서 ‘가고 싶은 지역 + 네이버 카페’라고 검색한 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카페에 가입해 둘러보자. 숙소, 볼거리, 식사, 쇼핑까지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더불어 다른 사람들이 여행하는 데 어느 정도 예산을 사용했는지도 참고할 수 있다. 7. 체력 안배하기 어느 여행지를 가든 체력 안배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여행을 많이 안 다녀봤다면 특히 나의 ‘여행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5박 6일 여행이라면 3일은 체험형 여행 코스를 구성하되 2일은 쉴 수 있도록 안배해야 한다. 남미, 실크로드 등 체력이 필수인 여행지라면 1년 정도 시간을 두고 필요한 정보를 얻으며 체력을 기르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 떠나도록 한다. 도움말 이종원 상상콘텐츠연구소 소장(한국여행작가협회 작가) ◇이종원 소장의 여행 꿀팁 - No Tip, No Option! 자유여행이든 패키지든 여행사를 통해 준비할 때는 ‘노 팁, 노 옵션’ 상품을 선택하자. 처음 계약 과정에서 고른 것 외에는 추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 숙소를 너무 외딴 곳으로 정하지 말자. 도심에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정해야 저녁 시간에 걸어서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 미리 숙소를 예약하지 못했다면 모텔·호텔이 모여 있는 곳을 탐색해보자. 숙소가 많은 곳은 가격 경쟁이 붙기 때문에 쾌적한 숙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얻을 확률이 높다. - 관광지에서는 맛집을 찾기 어렵다. 국내라면 군청, 시청, 경찰서 등의 주변에 맛집이 숨어 있다. - 대중교통으로 국내를 여행한다면 내일로 패스를 활용해보자. 11만 원이면 7일간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 해외여행을 준비한다면, 공항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여행자보험과 환전이다. 보험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환전은 주거래 은행이 가장 저렴하다. 꼭 필요한 현금만 준비하고 트래블로그나 트래블월렛을 사용하자. 수수료 없이 신용카드처럼 사용하거나 현금을 찾는 데 이용할 수 있다. - 장거리 여행이라면 이동 시간도 활용해보자. 특히 10시간 이상 가야 하는 해외라면 비행기 안에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 ‘세계 테마기행’ 등의 방송 중 가고자 하는 여행지 편을 봐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외국어를 몰라도 해외여행에 전혀 지장 없다. ‘구글 렌즈’와 ‘파파고’ 앱을 미리 설치한 뒤 떠나자. 관광지의 안내판은 구글 렌즈로 찍으면 자동 번역되고, 주문할 때는 파파고 앱을 이용하면 자동 음성 번역이 가능하다. - 오지 여행은 전문 여행사를 통해 준비하자. 실크로드, 히말라야 등은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남미는 한 달 정도 시간을 들여 둘러보는 것이 좋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는 50대 이상 여행객을 대상으로 남미, 아프리카, 몽골 등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작은별 여행사’와 같은 전문 여행사 이용을 추천한다.
- 2024-06-0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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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파 총출동 ‘햄릿’… 여름과 찾아온 6월 문화소식
- ●Exhibition ◇고인물전(古人物展) 일정 6월 30일까지 장소 화정박물관 화정박물관이 소장한 초상화나 옛사람을 소재로 한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다. 회화, 공예품 등 약 90점을 볼 수 있으며,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 ‘Portrait’(초상화)에는 한국과 중국의 초상화가 전시됐으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본다. 조선시대 문신 이정영 초상과 프랑스 화가 프라이가 그려 1899년 영국 잡지 ‘베니티 페어'에 실린 고종황제의 캐리커처 등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은 ‘Ideal Life’(이상적 삶)로 ‘서원아집도’, ‘동파입극도’ 등을 통해 속세를 떠나 지조와 절개를 지키며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알아본다. 세 번째 ‘Extraordinary Life’(특별한 삶)에서는 ‘여동빈’, ‘포화대상’ 등 신선이 된 인물이나 신비한 능력을 가진 승려 이야기를 다룬 그림을 볼 수 있다. 마지막 ‘Into the Real Life’(실생활 속으로)에서는 ‘어촌도’, ‘어제경직도’ 등 당시의 생활상을 묘사한 작품, 그리고 ‘삼국지’와 같이 당대 인기를 누렸던 대중문화 작품을 알아본다. 화정박물관 측은 “종교와 문화, 사상 등 인간의 관심사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어떻게 표현됐는지 살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필립 파레노 : 보이스 일정 7월 7일까지 장소 리움미술관 전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대규모 전시회다. 1990년대 초기작부터 대형 신작까지 파레노의 대표작 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신작 ‘막’(膜)으로 야외 데크에 설치된 높이 13.6m의 타워 구조물이다. 42개의 센서는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등 외부 환경 정보를 수집해 새로운 언어 ‘∂A’(델타 에이)를 만든다. 이 언어는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를 학습한 AI를 통해 전시장 곳곳에서 들린다. 전시 기획자인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파레노 개인전은 ‘보는 전시’가 아니라 하나의 공연과 같다. 작품이 계속 진화하고 변화하는 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Book ◇변방에서 중심으로(문재인·김영사)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2년 만에 첫 회고록을 펴냈다. 책은 문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대부분을 보좌했던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이 질문을 던지고 그가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도보다리 회동,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남·북·미 판문점 회동 등 재임 당시의 외교사적 사건을 문 전 대통령의 시각으로 서술했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비롯해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등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관련된 주요 결정의 뒷배경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한다. 더불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파트너였던 지도자들(김정은, 트럼프, 아베)와의 물밑 협상 과정과 그들에 대한 평가 또한 최초로 공개한다. 외교·안보 성과뿐 아니라 아쉬움과 한계, 성공과 실패 요인, 정책에 대한 공과 판단을 솔직하게 기록했다. 책은 ‘미국의 손을 잡고’, ‘균형 외교’, ‘평화 올림픽의 꿈을 이루다’, ‘그리고 판문점’, ‘결단의 번개 회담’ 등 총 13장으로 이뤄졌다. 출판사 김영사는 “현재 국제 및 남북 정세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희망과 조언을 담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와 조건에서 ‘대한민국에 외교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줄 것이다”고 밝혔다.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이서원·나무사이) 30년 동안 3만 명을 상담해온 저자는 50대에는 자신이 가장 편하고 좋아하는 옷을 입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38가지 통찰을 제시한다. ◇AI 사피엔스 :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최재붕·쌤앤파커스) ‘포노 사피엔스’ 저자가 말하는 AI 시대 이야기로, 산업·분야별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특히 ‘팬더스트리’(팬덤+인더스트리)의 부상을 예측했다. ◇전국 맛집 가이드북(한국여행작가협회·상상출판) 한국여행작가협회 소속 작가 20명이 전국 팔도를 여행하며 직접 맛보고 엄선한 맛집 300곳의 정보가 담겼다. 맛있는 여행을 계획해보자. ●Stage ◇햄릿 일정 6월 9일 ~ 9월 1일 장소 홍익대학교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손진책 출연 전무송, 이호재, 박정자, 손숙, 정동환, 길용우, 김성녀, 길해연, 강필석, 이승주, 루나 등 연극 ‘햄릿’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로,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해랑 선생의 연출로 1951년 첫선을 보인 뒤 관객과 꾸준히 만나고 있다. 신시컴퍼니의 ‘햄릿’은 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16년 초연됐으며, 2022년 재연을 거쳤다. 2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공연에서도 연극계 원로 배우와 젊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60년 경력의 최고령 전무송을 비롯해 24명의 배우가 출연하며, 연기 경력만 900년에 달한다. 손진책 연출은 “햄릿의 통시성은 그대로 가져오되 더 감각적이고 격조 있는 현대의 햄릿을 선보이려 한다”며 “경륜 있는 배우들이 주축을 이루는 만큼 그들의 존재감과 연기력이 빛나는 무대를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메노포즈 일정 6월 13일 ~ 8월 25일 장소 한전아트센터 연출 이윤표 출연 문희경, 유보영, 조혜련, 서지오, 이아현, 김현숙, 류수화, 주아, 민채원, 신봉선 중년 여성의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낸 뮤지컬 ‘메노포즈’가 2018년 공연 이후 6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메노포즈(Menopause)란 폐경을 뜻하는데, 근래에는 월경을 완성했다는 의미에서 ‘완경’으로 해석되는 추세다. 우연히 백화점 란제리 세일 코너에서 만난 네 명의 여성은 옥신각신하다 완경이라는 공통된 고민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문직 여성, 한물간 연예인 등 살아온 삶은 다르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고통을 함께 나눈다. 그 과정을 통해 중년 여성에게 ‘완경기는 완성된 여자로서 또 다른 시작’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프랑켄슈타인 일정 6월 5일 ~ 8월 25일 장소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연출 왕용범 출연 유준상, 신성록, 규현, 전동석, 박은태, 카이, 이해준, 고은성 등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1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다.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의 이야기다. 철학과 의학의 천재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에는 유준상, 신성록, 규현, 전동석이 캐스팅됐다. 박은태, 카이, 이해준, 고은성은 빅터의 조수 앙리 뒤프레와 괴물 역을 맡는다.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는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한국 공연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공연의 완성도와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 2024-06-0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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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피로감 씻어내는 쉼표, 달라진 템플스테이를 만나다
- 번뇌와 피로가 쌓였을 땐 하루쯤 쉬어가도 좋다. 특별히 고요한 쉼터를 찾는다면 ‘템플스테이’ 만 한 것이 없다. 사찰로 가는 첫 번째 문인 일주문(一柱門)에 들어서는 찰나, 속세를 뒤로하고 불계와 만나게 된다. 굴레와 속박의 시계는 잠시 멈추고, 오롯이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 흐른다. 비움을 실천하는 불계의 하루를 지나 다시 일주문을 나서면 어제와는 또 다른 속세가 펼쳐질 것이다. 2002년 시작된 템플스테이는 2022년 기준 누적 참여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그 인기가 높아졌다. 고즈넉한 자연 속에서 내면의 성찰을 꾀할 수 있어 정적인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일상의 고민을 해소하고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찾아오는 중장년도 적지 않다. 불교 신자만 가능하다는 오해도 있는데, 템플스테이는 종교와 무관하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다만 스님들과 함께하는 만큼 몇 가지 유의사항이 따른다. 음주 및 흡연이 금지되고, 채식 공양을 하며, 식사 시간에 말을 하지 않는 것 등이다. 사찰 내에서는 손을 엇갈리게 잡는 차수(叉手) 자세로 다니거나, 대웅전 등 법당에 드나들기 전 잠시 서서 합장 반배를 하는 등 예의도 갖추면 좋다. 이렇듯 일상에서 행하던 것들을 삼가거나 낯선 것을 익히는 과정 등을 통해 잠시나마 자기 수련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 또한 템플스테이에서만 누릴 수 있는 귀한 경험이다. 템플스테이, 어디로 가서 무얼 할까?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방문할 사찰을 정해야 한다. 2024년 4월 기준 전국에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158곳이다. 매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템플스테이 공식 운영 사찰을 선정하고 있다. 평균 숙박 요금은 7만 원대로, 독방부터 2~4인방, 단체방 등 규모는 사찰별로 상이하다. 만약 오롯이 홀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방 구성도 사전에 점검해보면 좋다.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크게 3가지 유형(당일형·체험형·휴식형)으로 나뉜다. 템플스테이가 처음인 경우 108배 등을 경험하고 싶다면 체험형을 권한다. 그밖에 발우공양, 연등 만들기 등도 즐길 수 있다. 계절 또는 참가자 특성에 따라 사찰마다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주변 자연환경을 이용한 숲 체험이나 갯벌 탐사, 야생 녹차 만들기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자율적으로 고요하게 쉬어가고 싶다면 휴식형이 알맞다. 말 그대로 휴식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일과 중 예불과 공양, 사찰 안내 및 예절 교육 이외 시간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숙박이 여의치 않은 이들을 위한 당일형 프로그램도 맛보기로 해볼 만하다. 사찰마다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유형과 세부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 정보 확인은 필수다. 이때 일일이 사찰별로 알아볼 것 없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운영하는 템플스테이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지도 형태로 지역별 템플스테이 사찰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사찰별 운영 프로그램 확인 및 템플스테이 예약도 해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면, 템플스테이를 간접 경험해볼 수 있는 VR 및 영상, 웹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둘러보며 가볼 만한 사찰을 찾아봐도 좋다. 홀연히 떠나 ‘인연처’를 만나는 기쁨 온라인을 통한 템플스테이 정보 검색 및 예약이 어려운 중장년이라면 오프라인 ‘템플스테이 홍보관’을 찾아가 보자. 서울 종로구 조계사 건너편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전국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 소개 및 참가 예약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템플스테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스님과의 차담, 합장주 만들기, 연꽃등 만들기 등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상시로 운영한다.(전화 문의 및 예약 가능) 템플스테이 홍보관 부관장으로 방문객들을 만나온 선주스님은 “템플스테이 참여자 대다수가 ‘절에 오니 마음이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현대인의 삶은 빡빡하고 여유가 부족하다. 반면 속세를 벗어난 사찰이라는 공간은 여백이 많다. 그로부터 얻는 여유와 비움이 쉼을 주는 것 같다. 그런 오랜 고요함 속에서 삶을 관조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보관 방문객 중에는 사찰 추천을 부탁하는 이가 종종 있다. 선주스님은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곳도 많지만, 우연히 발견했거나 나에게 어떤 끌림이 주는 곳을 찾아가도 좋다. 그러면 그게 곧 나의 ‘인연처’가 된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사람이 없으면 없는 대로 그곳만의 멋과 즐거움이 존재한다. 특별히 준비할 건 없다. 어떠한 상황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넉넉한 마음만 가져가면 된다. 계획을 세우고 기대를 갖기보다는 홀연히 떠나보길 권한다. 그리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템플스테이 홍보관 ㆍ위치 :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 56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 1층 ㆍ운영 : 월~금요일 09:00~19:00 토·일요일 및 공휴일 09:00~18:00 도심에서 즐기는 템플스테이 ‘화계사’를 가다 ‘가장 바쁜 곳(서울)에서의 진정한 휴식’, ‘도심 속 힐링’. ‘화계사 템플스테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참여자들이 남긴 글이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화계사는 도심 속에서 템플스테이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접근성이 용이한 서울시민뿐 아니라 지방 및 해외 방문객에게도 인기가 높아 매달 예약 인원이 금세 마감된다. 수유역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다 보면 화계중학교 옆 언덕배기에 화계사 일주문이 나타난다. 일주문을 기준으로 속세와 법계가 나뉜다는데, 이곳은 실제 풍경도 그러하다. 문 바깥으로는 도심이, 안쪽으로는 자연이 펼쳐진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오른쪽에 ‘화계사 템플스테이’ 건물이 보인다. 참여자들은 이쪽에서 방 배정과 간단한 프로그램 안내를 받는다. 화계사에서는 체험형 프로그램 ‘나를 위한 행복여행’과 휴식형 프로그램 ‘오직 쉴 뿐!’을 운영한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휴식형이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뒤 지도 법사인 혜량스님과 함께 도량을 산책한다. 이후 일정은 공양인데, 템플스테이에서의 저녁 식사는 다소 이른 오후 4시에 시작된다. 잘 차려진 사찰음식을 먹을 만큼 덜어 남김없이 먹는 것이 원칙이다. 묵언 수행도 이뤄진다. 식사 후에는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하는 것으로 공양이 끝난다. 이른 저녁 식사로 출출할 참여자들을 위해 숙소 건물에는 주전부리가 놓여 있다. 마지막 일정인 저녁 예불을 마치면 오후 9시에 소등하고 취침하는 것으로 첫날이 마무리된다. 한 중년 남성 참여자(49)는 “직장에서 중견 역할을 하다 보니 고민도 많고 피로감도 크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홀로 휴식을 즐기고 싶어 템플스테이를 찾았다”며 “무조건 내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한 번쯤 이렇게 쉬어가기도 하고,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을 바라보기도 해야 한다. 그런 기회를 템플스테이를 통해 얻었다. 동년배인 아내에게도 권하고 싶다. 체험형 프로그램은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겠다”며 소감을 들려줬다. 이튿날에는 보통 새벽 예불과 아침 공양, 스님과의 차담 등이 이뤄진다. 특히 스님과의 차담은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 은은하게 우린 차 한잔 곁들이며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혜안을 얻기도 하고,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내기도 한다. 혜량스님은 “차담을 해보면 연륜 있는 분일수록 불교의 철학과 교리에 대한 흡수가 빠르다. 그동안 산전수전 겪어왔을 중장년들은 인간관계의 고충,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을 털어놓는다”며 “이곳에서 도심을 바라보면, 조금 전까지도 내가 씨름하던 속세가 멀찍이 느껴지고 어떤 풍경처럼 다가온다. 이렇듯 나라는 존재 또한 분리하고 대상화해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죽을 듯 괴로웠던 문제들도 무언가의 일부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거나 손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등 삶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 협조 및 사진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화계사 템플스테이
- 2024-05-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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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어진 노후, 순탄한 인생 위한 중년의 관계 방정식
- 방정식은 미지수(χ) 값에 의해 참 또는 거짓이 된다. 예측하기 어려운 미지수라도 방정식 내 상수와 숫자, 사칙연산 등을 잘 따져보면 결국 답이 나온다. 이러한 방정식을 인생에 대입해보자. 나라는 상수와 주변인, 그들과의 연관성에 따라 ‘관계’라는 미지수 값이 매겨진다. 그렇게 적합한 미지수를 잘 찾으면, 참다운 인생이라는 등호도 성립된다. 생애주기에서 중년의 관계 방정식은 어쩌면 가장 어렵고 복잡할 수 있다. 그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알아둘 만한 몇 가지 조언을 담아봤다. [1] 평생 현역 시대라는 ‘관계 전제 조건’ 은퇴 후에는 비즈니스로 형성됐던 인맥이 자연스레 축소된다. 과거라면 섭섭한 마음은 들지언정 살아가는 데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넘어 150세 시대까지 예견되는 요즘,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은 계속돼야 한다. 평생 현역 시대를 사는 중장년에게 경제적 관계가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감정적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이며, 가급적 기존의 비즈니스 관계를 잘 유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굳이 이러한 조언이 없더라도, 스스로 그 필요성을 체감하는 중장년이 적지 않을 것이다. 김동철 심리학 박사는 “최근 중장년들을 보면 가급적 직장 생활을 오래 하려 애쓰고, 은퇴 후에도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 이때 본업이 내가 좋아하는 쪽이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관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제2의 직업으로 전향한다 해도 또 다른 비즈니스 관계 형성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평생 현역 시대를 살아내려면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공적인 관계 확장은 꼭 필요하다. 다만 순수하게 나의 관심과 흥미에 따른 사적인 관계도 형성해둬야 한다. 노후에는 일과 즐거움을 두 축으로 균형감 있게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말했다. [2] 때때로 탈피하는 ‘관계의 알고리즘’ 중장년이 애용하는 유튜브에는 ‘알고리즘’이라는 기능이 있다. 이는 원하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편리하게 작용하지만, 자칫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만 독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부작용이 바로 ‘확증편향’이다.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취하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성향을 말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인간관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오십의 기술'을 펴낸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은 “우리는 흔히 편한 친구를 반복적으로 만난다. 나이 들수록 친구 관계는 줄어들고 압축적으로 변한다. 그렇게 나의 사고방식 또한 자주 만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덩어리처럼 압착된다. ‘내가 맞구나’라며 안전하다는 착각 속에 확증편향이 생겨나는 것이다. 또 늘 비슷한 사람들과 치우친 생각만 이야기하다 보면 아무래도 지겨울 수밖에 없다. 긴 노후에는 삶의 영역, 특히 대인관계가 다채롭고 다양해야 한다. 안정적인 관계가 때로는 지루함을 준다. 때때로 제한된 관계의 알고리즘에서 탈피해보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존 관계의 알고리즘을 벗어날 수 있을까? 크게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낯선 곳에 나를 던져보는 방법이 있다. 이를테면 늘 만나던 친구가 아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다거나, 정치적 성향이 반대인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면 새로운 알고리즘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새로운 인생도 열리게 된다. 사실 아주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위험한 면도 있다.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계속 새로운 관계에 도전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 최대 수명 대비한 ‘최소 사회망’ 나는 앞으로 얼마나 살게 될까? 예측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수명의 최댓값이 날로 증가하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독거노인 수도 이에 비례하는 양상을 보인다. 결혼을 했더라도 이혼이나 졸혼, 사별 등으로 언젠가는 혼자가 된다. 즉 수명이 길어질수록 얼마나 홀로 살게 될지도 미지수인 셈이다. 이렇게 독거 신세가 됐을 때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성향을 보인다. 족쇄라도 풀린 듯 대인관계를 더 왕성하게 펼쳐나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고립된 상태로 외톨이를 자처하는 이도 있다. 김동철 박사는 “본래 기질이나 성향이 대인관계에 소극적이고 불편해하는 분들이 있다. 노후 관계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나서는 게 쉽지 않은 것이다. 타고난 성향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억지로 관계를 맺으려 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땐 직접적인 일대일 관계가 아닌, 상대적으로 관계망이 느슨한 모임의 일원이 되어볼 수 있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강연이나 공연을 보러 가는 등 다수 속에 섞이는 경험을 해나가면 도움이 된다. 특별히 누군가와 인맥을 쌓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이런 방식의 간접적인 사회 관계망이라도 형성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자칫 고립이 일어나고, 노인성 우울증이나 고독사 등의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염려했다. [4] 더할수록 즐거운 ‘친구들의 집합소’ 이호선 센터장의 조언대로 기나긴 노후를 함께할 친구가 기왕이면 여럿 있는 게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기존에 친구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모임이나 동창회 등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관계의 알고리즘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새로운 공동체 관계망을 찾아봐도 좋다. 더욱이 요즘에는 블로그나 카페, SNS 등을 이용하는 중장년이 늘어 관심사나 취향에 따라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게 어렵지 않다. 독서, 여행 같은 취미 동호회도 많고, 소셜 다이닝이나 자원봉사 등 사회 관계망을 이어주는 공동체 모임도 상당하다. 이 센터장은 “꼭 참여하길 추천하고 싶은 건 학습 공동체다. 오십 이후에 노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가 사라진다. 반면 배움은 늘 우리를 새롭게 한다. 때문에 학습 공동체는 가장 건전하고도 발전적인 모임 형태라 할 수 있다. 지식만 습득하는 게 아니라 거기서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형성된다. 시험과 과제를 거치면서 서로 성취를 확인하고, 나와 공동의 목표를 바라보는 이들과 토론해가며 상호 돌봄 과정도 경험하게 된다. 학습은 과정만으로도 성숙을 이루고, 학습 공동체는 성숙을 통한 자아실현을 가능케 한다. 노후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고 싶다면 학습 공동체에 참여해보길 바란다”고 권했다. 도움말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 학과장) 참고 '오십의 기술'(이호선 저, 카시오페아)
- 2024-05-0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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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지영, “이제 복길이를 사랑하게 되었죠”
- 어쩌면 누군가는 ‘복길이’ 이미지에 가둬 바라봤을지도 모른다. 그 이미지를 벗기 위해 김지영은 부단히 노력했다. 어느덧 데뷔 30년 차 배우가 됐는데, 이제는 자신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감사하게 받아들인다. 또한 연기학과 교수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으며, 삶을 관망하는 여유도 생겼다. 유명인과 일반 대중의 관계는 ‘인기’로 증명되는 터. 그는 “인기란 야속한 것 같다. 뜨겁기도 하고 차갑기도 하다”면서 양면성을 언급했다. 현재는 큰 인기를 바라지 않는다. 아들한테 인기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희귀병을 앓아 부모님 속을 썩였다고 생각하는 딸이기에 자식을 향한 애정이 더욱 특별하다. ‘전원일기’와 가족의 탄생 MBC ‘전원일기’와 복길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복길이 이미지 때문에 다른 역할을 못 맡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디션도 많이 보고, 사이코패스 악역, 유흥업계 인물 등 갖은 역할에 도전해봤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복길이로 인해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죠. 나이 들고 보니 배우로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라도 있으면 성공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매우 고마운 작품이죠. 그리고 좋은 선배님들과 호흡하면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웠어요. ‘전원일기’는 결국 저의 학교였다고 생각해요. SBS ‘토마토’에서 악역 연기를 펼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때가 전성기였을까요? MBC에서 ‘그대 그리고 나’(1997년)로 신인상을 수상한 후라 자신감이 올라와 있었죠. 악역 제안이 들어왔을 때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겠단 생각에 출연했고, 촬영도 재밌게 했죠. 광고도 그때 제일 많이 찍었어요. 그렇다고 그때를 전성기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매번 진심을 다해 연기해서 작품 할 때가 늘 전성기라고 느껴요. 남성진 씨와는 동료에서 남편이 된 케이스인데, 관계의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셨나요? ‘전원일기’를 8년간 촬영하면서 정말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냈죠. 이후 남편의 고백으로 사귀었는데 연애 기간은 불과 6개월이었어요. 그중 5개월은 제가 중국에서 촬영했죠. 연애다운 연애를 한 적이 없는데 바로 결혼하려니 조금 무섭고 도망가고 싶더라고요. 우정과 사랑을 구분 못 한 것이 아닌가 싶었죠. 그런데 세월이 지날수록 결혼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사람, 내 가족이 된다는 게 이런 거구나 느끼면서 사이가 깊어졌고, 고마워하고 있어요. 부부간 소통은 어떻게 하세요? 저희 부부는 성격이 극과 극이라서 지금도 종종 싸워요. 남편이 화가 많고, 버럭하는 스타일이에요. 불 같은 성격이죠. 그래서 말다툼으로 번지는데, 다행히도 저희 둘 다 금세 잊어 버리곤 해요. 어느 순간부터는 의견 차가 커도 남편한테 ‘고쳐줬으면 좋겠어’, ‘맞춰줘’ 등의 요구를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남편의 말에는 짜증이 섞여 있지만, 내용은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요. 그래서 서로 이성적으로 대화가 될 때 의견을 나누고 조율하려고 해요. 특히 아이 문제로 대화할 때는 아이의 생각을 가장 먼저 수렴하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정을 내리죠. 얘기를 나눠보니 아드님에 대한 사랑이 크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이가 자랑스러워하고 존경할 수 있는 엄마가 되는 게 제 꿈인 것 같아요. ‘그렇게 살면 네 삶이 너무 없지 않아?’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그게 제 삶이라고 생각해요. 일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아이 옆에 많이 있어 주려고 노력했어요. 평소에는 편지나 메모를 남겨서 마음을 표현했고, 촬영이 없는 날에는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기도 했죠. 그런데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같이 있는 시간이 줄었어요. 나중에 성인이 되고 여자 친구가 생기면 나와 놀아줄 시간이 있을까 싶어요.(웃음) 과거 방송에서 보니 아드님도 배우가 되고 싶어 하던데요. 3대 배우 가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더니,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요. 부모님, 조부모님한테 먹칠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더라고요. 그 부담감은 당연한 것 같아요. 저도 시부모님이 배우이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남편은 평생 그 부담을 안고 살았죠. 우리 아이는 그 부담이 배로 커진 거잖아요.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연기가 정말 하고 싶으면 해라. 너의 색깔을 찾으면 된다’고 조언해주고 있습니다. 시어머니인 배우 김용림 씨와의 고부 관계가 특히 주목받는데요. 굉장히 순탄한 고부 관계라고 생각해요. 같은 분야에 있으니까 잘 이해해주세요. 제가 종갓집 며느리인데 촬영 때문에 제사를 못 지낼 때도 있고, 촬영이 늦어져 새벽 5시에 집에 들어갈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어머니께서 이해를 넘어 ‘얼마나 힘드니’라고 위로해주시죠. 그런데 여느 관계와 마찬가지로 서로에게 서운한 마음이 생길 때도 있어요. 어머니께서 섭섭했던 부분을 말씀하시면, 저도 속상한 점을 얘기하기도 하죠. 어느덧 어머니와 함께한 세월이 20년 이나 되다 보니,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어떠신지 알겠더라고요. 전화 목소리에 서운함이 묻어 있는 것 같으면, 바로 달려갑니다.(웃음) 삶과 인연을 소중하게 부모님에게는 어떤 딸이었나요? 어릴 때부터 희귀병으로 몸이 약했으니까 늘 집안의 걱정거리였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부모님의 사랑을 더 느낄 수 있었어요.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께서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몸도 안 좋은 애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셨겠죠. 그런 마음을 아니까 창피하지 않은 자식이 되고 싶어서 더욱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사실 어느 순간, 너무 우리 애만 챙기느라 부모님에게 신경을 못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후회가 남지 않게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합니다. 희귀병 투병으로 삶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겠어요. 등에 혈관이 엉겨 붙는 혈종이 있었는데, 태어날 때부터 그랬어요. 가족들이 저를 살려보겠다고 별걸 다 해봤는데,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죠. ‘성인이 되기 전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유서를 써놓기도 했어요. 말로 전하지 못한 얘기들을 남겨놓기도 했죠. 그러다가 고등학생 때 수술 후 완치돼 지금까지 살 수 있었습니다. 다시 주어진 삶이 감사하고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어찌 보면 배우 활동이 체력이 강해진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제 50대가 되었는데, 중년 배우의 삶은 어떤가요? 20대 때는 작품을 한 번에 2~3개씩 하면서 바쁘게 보냈어요. 결혼 후인 30대, 40대 때 삶도 안정되고, 연기를 진심으로 생각하게 됐죠. 5년 전쯤부터 선배로서 안주하고 싶지 않고,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려고 했죠. 선배님 또는 감독님이 부르면 예술 영화도 카메오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어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예술대학교 연기예술과 학과장을 맡은 지도 7년이 됐네요. 저는 선생님이라기보다 선배라고 생각해요. 먼저 연기한 사람으로서 습득한 기술을 알려주려고 하죠. 오히려 제가 열정을 수혈받고 있어요. 사실 연기 활동을 하면서, 아이도 돌보면서, 학교 일도 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더라고요. 그런데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학생들과의 연계성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김지영에게 ‘관계’란 무엇일까요? 저는 소심하기도 하고, 관계에 예민한 편이에요. 지인들에게 마음 표현도 잘 못 했는데, 이제 용기 내서 먼저 다가가려고 해요. 모든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죠. 그런데 중요한 건 관계의 주체가 자신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좋은 관계도 성립되고, 많은 상처를 받지 않을 테니까요. 또 너무 애쓰지 않아야 재밌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요? Bravo Question 나에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감사한 마음 아닐까요. 저부터 시작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그 마음을 간과하느냐, 신경 쓰고 있냐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한데, 그 마음을 품고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게 힘이 큰 사람도 아니고, 능력이 출중한 스타일도 아니에요. 그런 마음이 하나하나 쌓여서 저 자신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고, 제가 하고 싶은 일도 하나하나 이루어온 거죠.
- 2024-05-0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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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움의 달 3월, 중장년 대상 교육 시작 “새로운 것 배워볼까?”
- “배움을 그만둔 사람은 20세든 80세든 늙은 것이다. 계속 배우는 사람은 언제나 젊다.” 포드의 창립자 헨리 포드가 남긴 말이다. 반갑게도 우리가 배움을 통해 젊어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지역마다, 기관마다 중장년 대상 교육이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배움의 달 3월,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참여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다시 가는 학교 ‘캠퍼스형 교육’ 과거 중장년 대상 교육기관이 적었을 때는 지역 동사무소나 노인복지센터 등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근래에는 캠퍼스 형태의 교육기관들이 생겨나면서 더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캠퍼스’라는 명칭이 주는 낭만과 로망은 덤이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민대학’에서는 3월 초부터 수강생을 모집해 4월부터 1학기를 시작한다. 3월에 1학기를 시작하는 일반 대학이나 평생교육원의 수강신청을 놓친 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서울시민대학은 중부권 캠퍼스(종로구), 동남권 캠퍼스(강동구), 모두의학교 캠퍼스(금천구) 등 세 곳을 운영한다. 체계적이고 폭 넓은 교육 콘텐츠를 통해 서울시민의 미래 역량 개발과 평생학습을 지원하며 지난 한 해 동안 1만6693명의 참여자가 배움의 즐거움을 경험했다. 2023년 서울시민대학 정규강좌 학습자 중 대다수(92%)가 40대 이상 중장년·노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학습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94% 이상)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개발된 ‘인생디자인학교’ 모델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킬 살롱’과 ‘프로젝트 실험실’ 과정에 참여할 중장년을 모집한다. 생애 맞춤형 경제 진단 및 핵심 경제역량 개발을 위한 ‘중장년 맞춤형 경제교실’도 선보일 계획이다. 공원·궁궐·박물관·미술관 등을 활용한 중장년 맞춤 문화‧여가 교육 프로그램도 상시로 제공한다. 교육을 통해 일자리 탐색 및 재취업 기회를 노린다면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경력설계 및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은평구), 중부캠퍼스(마포구), 남부캠퍼스(구로구), 북부캠퍼스(도봉구)에서 매월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신중년 채용 트렌드 이해와 구직 서류 작성법, 유망 직종 자격증 활용 가이드, 스마트폰을 활용한 구직 방법 등 재취업에 도움 되는 알찬 강좌들이 마련돼 있다. 아울러 올해 3월 4일부터는 ‘디지털 직무역량개발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교육은 4월 또는 5월에 진행되며, 수강료는 2만~3만 원대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선착순으로 모집을 마감하니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모집 일정을 잘 기억해두고 서둘러 신청하자. 시공간 제약 없는 ‘온라인 교육’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 교육 활성화다. 주로 오프라인 강좌에 머물던 중장년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 단시간에 이뤄진 것이다. 이에 발맞춰 중장년들도 빠르게 비대면 교육 프로세스에 적응해나갔다. 학위 취득을 위해 온라인 교육 기반의 한국방송통신대학교나 사이버대학에 입학하기도 하지만, 유튜브나 온라인 지식 채널 등을 통한 학습도 활발해진 편이다. 온라인 강좌 서비스 플랫폼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케이무크’(K-MOOC, Korea Massive Open Online Course)다.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어디서나, 원하는 국내 유수 대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학습자가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기존의 온라인 교육과 달리 교수자와 학습자, 또는 학습자 간 질의응답, 토론, 과제 제출 등 양방향 학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수강인원 제한이 없고, 모든 강좌가 무료라는 장점도 있다. 인문·사회·예체능 강좌를 비롯해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매치업’(Match業)과 취업역량 강화 강좌, 해외 강좌 등 수백 개의 콘텐츠가 제공된다. 평가인정 학습 과정으로 승인받은 일부 강좌는 이수 후 학점은행제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국가평생학습포털 ‘늘배움’에서도 온라인 학습이 가능하다. 공공·유관기관 및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개발한 동영상 평생학습 콘텐츠로, 사이트에 올라온 강좌 수만 3000개가 넘는다. 이 중에서 학습목적별(취업·창업, 외국어, 자격증, 인문·교양, 건강·의료 등), 학습분류별(학력보완, 직업능력, 문화예술, 시민참여 등) 검색을 통해 원하는 교육을 찾아보면 된다. 늘배움 온라인 교육에 대한 학습 결과를 평생학습계좌제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학습 이력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고용 정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찾아도 좋다. 해당 홈페이지에서는 서울시민대학 프로그램 신청도 가능하다. 프로그램 수료 후에는 서울 시장명의의 수료증도 발급된다. ‘e학습여행’ 메뉴에서는 외국어, 자격증, 창업 등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일자리에 관심 있다면, 중장년 특화 온라인 과정을 눈여겨볼 만하다.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서울런 4050’의 일환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고품질의 인기 온라인 강좌를 매우 저렴하게 임차하여 제공한다. 일단 할인된 가격으로 강좌를 결제한 후 강좌를 수료하면(진도율 70% 이상) 자부담 금액을 100% 환급받을 수 있다. 중장년 특화 온라인 과정은 올해 2월 19일 시작해, 연말인 12월 15일까지 수강 신청이 가능하다. 창업, IT 개발, 영상 제작, 마케팅 기법 등 직업전환 및 역량강화 교육부터 유튜버·쇼핑몰 등을 통한 부가수익 창출 강의까지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 2024-03-0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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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중년의 로맨스 “동거 OK, 데이트 비용 더치페이”
- 통계청(2022)에 따르면 국내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50세, 여자 47세다. 평균 수명 150세 시대를 바라보는 요즘, 40~50대에 이혼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지 않는다면 100년 세월을 독수공방해야 할 노릇이다. 다시 한번 설레는 로맨스를 꿈꾸는 그들. 최근의 통계를 통해 중년의 결혼과 연애에 대한 인식을 알아봤다. Chapter 1 중년의 재혼(결혼)에 대하여 통계청 조사에서 국내 재혼자의 평균 연령은 남성 51세, 여성 46.8세로, 약 95%가 이혼 후 재혼한 경우였다. 이 중에서 초혼자 없이 남녀 모두 이혼 후 재혼한 경우는 57.7%로 절반을 웃돌았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재혼 성공 커플 통계에 따르면 첫 만남 후 결혼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14.8개월로 1년 남짓이었다. Chapter 2 중년의 연애에 대하여 마크로밀 엠브레인 리포트에 따르면 4050세대의 약 70%는 결혼은 하지 않더라도 ‘연애’는 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 이들은 최근 유행하는 소개팅 앱을 통한 만남에도 상당수(40.0%) 호의적인 편이었다. 소개팅 상대에 대해서는 성격, 나이, 직업 등을 우선시하여 살폈다. 연인과는 국내 여행과 취미 활동을 원했으며, 스킨십과 성관계에 대한 욕구도 적지 않았다. 자료 출처 통계청 ‘인구동향조사’, ‘신혼부부통계’, ‘사회조사보고서’(2022), 마크로밀 엠브레인 ‘연애관 및 데이트 관련 인식 조사’(2022), 듀오 ‘재혼통계보고서’(2023)
- 2024-03-05 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