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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 60세’ 의무화 5년…중장년 인력관리 어려움 여전해
- 정년 60세가 의무화된 지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기업 10곳 중 9곳은 여전히 중장년 인력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 65세 연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 대ㆍ중소기업 300개 회사를 대상으로 ‘중장년 인력관리에 대한 기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9.3%가 정년 60세 의무화로 중장년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어려움이 없다’라는 응답은 10.7%에 그쳤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장년 인력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이 가장 많이 꼽은 어려움은 ‘높은 인건비’(47.8%)였다. 이어 △신규채용 부담(26.1%) △저성과자 증가(24.3%) △건강ㆍ안전관리(23.9%) △인사적체(22.1%)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017년 모든 기업에 정년 60세가 의무화된 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정년 의무화에 따른 비용을 노사가 적정하게 분담하도록 제도적으로 설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응답 기업의 59%는 정년 60세 의무화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가장 많이 취한 조치는 ‘임금피크제 도입’(66.1%)이었다. 그 뒤를 △근로시간 단축ㆍ조정(21.4%) △조기퇴직 도입(17.5%) △인사제도 개편(16.3%) △직무훈련 및 인식전환 교육(15.2%) 등이 이었다. 젊은 세대 직원과 비교해 중장년 인력의 업무 능력이나 생산성이 어느 정도인지 묻는 설문에는 ‘비슷하다’라는 응답이 전체 조사기업의 56.3%로 가장 많았고, ‘낮다’라는 응답이 25.3%였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중장년 인력이 생산성 대비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의 2020년 기준 ‘근속ㆍ연령별 임금수준’을 보면 근속 1~3년 차 25~29세의 연간임금은 평균 3236만 원, 3~5년 차 30~34세는 4006만 원이다. 25년 이상 근속한 55~59세 근로자의 임금은 평균 8010만 원에 달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정년 60세 의무화 이후 청년층 고용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이는 주요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과도하게 높은 임금의 연공성 때문”이라며 “노사가 협치해 과도한 임금의 연공성과 연공서열식 인사체계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년연장으로 인한 청년고용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나아가 저출산 고령화가 악화하더라도 고용연장 논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고령인구 급증과 저출산 등에 따른 노동인력 감소에 따라 제기되고 있는 ‘정년 65세 연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기업의 71.7%가 65세 정년연장에 대해 ‘부정적이다’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65세 정년연장이 도입되면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의 32.3%는 ‘기존인력 고용유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응답했고, ‘신규채용 규모 자체가 줄어들 것’(17.0%), ‘신규채용 규모를 늘리는 데 걸림돌이 될 것’(12.7%)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현재 기업의 43.7%는 정년 60세 이후에도 고용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속 고용 방식으로는 ‘계약직 등으로 재고용’이라는 응답이 95.4%로 대다수였고, ‘계열사ㆍ협력사 전적ㆍ이동’과 ‘정년연장’은 각 8.4%, 5.3%에 불과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정년 60세 의무화 여파가 해소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화 속도만을 보고 고용연장을 추진하면 MZ세대의 취업난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 직무전환 활성화 등 임금과 직무의 유연성을 높여 고용시장을 선진화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21-09-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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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고용연장 공론화 물밑작업, 청년ㆍ노사 갈등 극복할까
- 그동안 여러 반발로 인해 공론화가 무산됐던 ‘고용연장’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정년 이후에도 재고용 등의 방식으로 사실상 정년을 늘리는 고용연장 공론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월부터 고용연장 문제의 공론화를 위해 관련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고령사회연구팀을 신설했다. 고령사회연구팀은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에 대비해 고령자 고용 정책 현황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는다. 고령사회연구팀은 첫 사업으로 ‘고령자 고용촉진 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를 선정했다. 2월부터 시작된 해당 연구는 고령자 고용정책 수립 지원을 목표로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특히 고용연장 공론화를 위한 준비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연구팀 사업계획서에는 ‘고용연장의 원활한 사회적 논의를 위한 주요 전제조건과 환경 분석’, ‘고용연장의 주요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현장 중심의 연구 결과 도출’ 등이 과제로 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진행한 선행연구 분석 목록에도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고령자 ‘계속 고용’ 사례가 포함됐다. 정부는 이전에도 고용연장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했다. 그런데 고용연장은 기업의 이해관계와 청년실업 문제에 따라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고용연장도 이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했을 때도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목소리가 커 공론화가 무산됐다. 이러한 파장을 의식한 정부는 고용연장이 의무적인 정년을 제시하는 ‘정년연장’과 달리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노동계와 중장년층의 표심을 의식해 고용연장 공론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생산인구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고용연장 카드도 대안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동시에 생산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메울 수단으로 고용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발표가 연말에 예정된 것을 고려하면 고용연장에 대한 공론화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과 노사 간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용정보원의 연구와 공론화 귀추가 주목된다.
- 2021-08-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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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부한 경험과 지혜 나눠주기
- 현재 우리 사회는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청년들 못지않게 일자리를 간절히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시니어다. 특히 일선에서 막 은퇴한 퇴직자들의 거취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각 가정마다 은퇴한 가장들이 갈 곳이 없어 서성인다. 아직은 더 일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어도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 ‘인턴’에서 40년간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은퇴한 벤(로버트 드 니로 역)은 이렇게 말한다. “은퇴 후 초반엔 무단결근하는 느낌이었죠. 여행도 다녀보고 가능한 한 몸을 계속 움직이는 것, 아침에 일어나서 집 밖 어디든 갔어요. 비가 오든 해가 쨍쨍하든 7시 15분이면 스타벅스로 가요.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제가 뭔가의 구성원이 된 것 같아요.” 직장생활을 평생토록 해온 그가 사회 구성원에서 배제된 듯한 상실감을 견디는 일은 고통이다. 아들네 가족을 만나거나 골프를 치거나 화초를 가꾸거나 북경어를 배워본다. 하지만 늘 어딘가 허전하고 빈 구석이 느껴진다. 그는 그곳을 채우고 싶다고 말한다. 마침 사회환원사업으로 은퇴한 어르신을 시니어 인턴으로 고용하는 프로그램이 생겨 벤이 선발된다. 이런 보여주기식 마케팅이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펼쳐지지만 대부분 시니어 인턴을 마치 선심 쓰듯 고용해서 저임금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채용되기를 희망하는 시니어가 무수히 많다. 시니어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은 소중한 자산이다. 그리고 그 기술과 지혜가 활용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이득이다. 영화 ‘인턴’에 나오는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역)은 핫한 스타트업의 30대 CEO다. 경험 많은 70세의 인턴 벤은 30대의 젊은 리더에게 부족한 경험이나 포용력을 연륜으로 보완한다. 이미 습득된 능력으로 주변을 살피고 문제를 해결하며 조직원과도 여유롭게 소통한다. 30대 CEO는 아직 젊고 서툰 보스이지만 잘 따르면서 묵묵히 지켜본다. 때론 진정한 멘토가 되기도 한다. 이제 시니어 인턴을 단순한 노동력으로만 국한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삶의 경험이 부족한 줄스 오스틴이 힘겨워할 때 연륜이 풍부한 벤은 곁에서 위로하며 지혜를 나누어준다. 마치 친정엄마나 허물없는 선배에게서 듣는 한마디 위안처럼 큰 힘이 되어준다. 가끔 나이나 경륜을 내세우며 꼰대 같은 모습을 보이거나 작위적인 훈수를 두는 시니어도 있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주장을 하거나 자기만의 판단이 정답인 양 밀어붙이는 사람도 더러 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 차이는 늘 존재해왔다. 그러나 시니어 인턴이라면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간과하면 안 된다. 영화 ‘인턴’에서 70세의 벤은 중후하면서 거의 완벽한 시니어 인턴이다. 너무 멋지고 젠틀해서 살짝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품위 있게 늙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 2019-02-1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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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고’ 숨은 고수를 찾습니다!
- 저마다 살아온 인생 속에서 ‘고수’라 불릴 만한 영역은 존재한다. 스스로 고수라 자부할 만한 재능이 있다면 좀 더 생산적인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재야에 숨은 고수들을 널리 알리고, 고수들의 손길이 필요한 소비자를 매칭해주는 O2O플랫폼 ‘숨고’를 소개한다. 도움말 숨고(soomgo) 최근 ‘재능거래’, ‘재능마켓’ 등으로 불리며 전문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늘어났다. ‘숨은 고수’를 뜻하는 ‘숨고’는 이러한 전문가들을 ‘고수’라 칭하며 900여 분야의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900가지라는 숫자에 놀라겠지만, ‘반려견 산책’, ‘주례’, ‘게임레슨’ 등 그만큼 소소한 영역까지 폭넓게 아우르기에 가능한 일이다. 중장년 고수들 환영합니다! 은퇴 후 경제활동을 위해 그동안의 경력이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이때 회사에 입사하지 않고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 등으로 활동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고객유치를 위한 홍보비용이나 중개수수료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 ‘숨고’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수에게 수수료 차감 없는 수입을 보장한다. 게다가 온라인과 앱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홍보하면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까지 가능해 부담 없이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고수들을 선정하는 기준도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 타 플랫폼과 다르게 소비자에게 고수들에 대한 선택과 평가를 맡기는 시스템. 덕분에 누구나 자기 노력에 따라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수는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오랜 경력을 지닌 중장년층. 각종 외국어 과외, 번역, 인테리어, 청소, 컨설팅, 출판 등 대부분 주요 서비스에서 시니어 고수가 주목받고 있다. ‘숨고’ 박성현 마케팅 담당자는 “카카오톡이나 유튜브 정도 사용하는 시니어라면 충분히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은퇴 후 경제적 부담 때문에 마음속으로만 고민했던 일에 도전하거나 창업 전 소규모 비즈니스를 시험해보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고수들의 공통점 ‘경험×노력’ ‘숨고’를 통해 고수로 활약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주거 청소의 고수 김해수(60) 씨. 과거 30여 년 동안 인테리어 관련 중소·중견 기업의 관리직으로 일한 경험과 유난히 꼼꼼한 성격 덕분에 퇴직 후 제2직업으로 ‘주거 청소’ 분야로 전향할 수 있었다. 청소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내 집 아닌 고객의 집을 청소해 만족감을 주는 건 또 다른 얘기였다. 즉, 고수라 자부했어도 타인에게까지 인정을 받기란 쉽지 않은 일. 김 씨는 “청소는 손기술이 전부라 생각하지만, 공부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관련 분야 다른 고수들의 기술을 관찰하거나 새로 나온 세제나 약품 등을 조사하고, 자신만의 청소법을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는 주거 공간 외에 빌딩이나 공장 등으로 영역을 넓혀 진정한 ‘청소 고수’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오랜 세월 주부생활로 갈고닦은 살림 노하우를 살려 ‘정리수납’ 고수로 활동 중인 류현숙(57) 씨. 주거 청소와 더불어 중장년 여성들의 참여가 많은 분야다. 류 씨 역시 평범한 주부였지만, 건강만 유지된다면 노후 자금 마련도 가능하리라는 생각에 ‘숨고’에 자신의 재능을 알렸다. 정리수납 전문 자격증도 취득한 그는 “자격증보다 중요한 건 경험치”라며 “정리수납 서비스를 대행하는 업체를 통해 활동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프리랜서로서 개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리수납 일은 거의 하루 종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어린 자녀를 둔 사람은 힘들 수 있다. 자녀가 독립한 중장년 주부들이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LG전자 연수원장과 LG플레이 총무팀장 등을 지내며 인사 관리와 교육 관련 일을 해온 권규청(58) 씨는 직장에서의 이력을 바탕으로 ‘취업 컨설팅’ 분야의 고수가 됐다. 취업난을 겪는 청년 세대에게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었고,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심리 상담이나 멘탈코칭 등 관련 공부를 해나갔다. 그는 “취업 컨설팅 관련해서는 젊은 코치들도 많지만 조직생활 경험이 적어 부서별, 업무별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자들도 사회생활 노하우가 풍부한 시니어 고수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숨고’ 담당자는 “청년 고수들과 비교해 오랜 경력을 자랑하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잘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 고수를 신뢰하는 편”이라며 “꼭 직장 경험이 아니더라도 오랜 취미나 특기를 살려 고수로서 제2의 커리어를 찾길 바란다”고 시니어 고수들의 활약을 독려했다. 숨겨두기 아까운 재능이 있다면, ‘숨고’의 고수가 되어 필요한 이들에게 한 수 발휘해보는 것 어떨까?
- 2019-01-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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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 제사 변천사
- 어렸을 적 제사는 꽤 부산했다. 필자 집이 장손으로 친척들이 다 모였었기 때문이다. 제사는 하필이면 한밤중에 지냈으므로 그냥 안 자고 기다리거나 자다가 깨우면 일어나서 제사에 참여해야 했다. 대부분 잠들었다가 한 밤중에 일어났다. 온수도 없을 때였으므로 찬 물에 세수하는 것이 싫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쇠고기 산적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쇠고기 산적은 먹기만 하면 한 보름은 위에서 신물이 올라와 고생해야 했다. 고기도 안 먹다가 먹으면 몸에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어머님이 먼저 돌아가셨을 때는 아들 역할을 자청하던 목사 주관으로 추도식 방식으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상을 가득 채우던 음식도 없이 간단히 추도식을 한다는 것이 보기에 안 좋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업을 하는 둘째는 전통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그래서 한 동안 제사를 종교별로 1부 추도식, 2부 전통식으로 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다시 전통식으로 돌아 왔다.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우리 형제들이 주관하여 집안 제사를 모시게 되었다. 고조부까지 제사를 지냈으므로 설과 추석까지 하면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제사가 꽤 자주 있었다. 어머니 혼자 제사 음식을 준비하다가 점차 나이가 들자 며느리들이 도와달라고 했다. 그러나 첫째 형님은 돌아가시고 나서 형수님이 혼자 오려고 하지 않았다. 무릎 수술까지 해서 거동도 불편하니 도움도 되지 않았다. 둘째 며느리는 아이들 교육 차 늘 캐나다에 가 있고 셋째인 내 아내는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적어도 일박을 해야 하는 제사 음식 준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넷째 며느리에게까지 차례가 간 것이다. 어머님이 8순이 되자 더 이상 힘들어서 집에서 제사를 모시기 곤란하다고 했다. 장자 역할을 하는 둘째가 모셔가야 하는데 시내 절에서 제사를 치르자는 제안을 했다. 남부터미널 근처의 절인데 회비만 내면 절에서 제사를 집행해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각 형제마다 종교가 달라 불교식 염불에 맞춰 제사를 지내는 것이 불편했다. 둘째 형님은 사업 상 조상을 잘 모셔야 한다며 굳이 고조부 제사까지 모셔야 한다고 고집했다. 그렇게 몇 년을 하다 보니 2세들이 평일 제사에는 직장 퇴근이 늦어 참석이 어려웠다. 청년 취업난시대에 제사지낸다고 일찍 퇴근하다가 밉보이면 안 되니 오지 말라고까지 했다. 어머니도 무릎이 안 좋아서 더 이상 참석이 어렵다고 했다. 우리 형제들만 모이다 보니 제사의 원뜻인 돌아가신 분을 추념하고 그 때문에 모인 산 사람들의 친목을 도모하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집에서 제사를 지내게 되면 제사를 지내는 중간에 서로 대화도 한다. 그러나 절에서는 2시간 동안 제사를 주관하는 스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숨소리마저 조심해야 한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기도 어려운 불경을 따라 읽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이럴 바에는 절에서 지내는 제사를 재고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차라리 제사를 우리 형제들 집에서 돌아가며 단출하게 직계 부모만 지내자고 했다. 형식적인 제사상을 차리지 말고 참석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상을 차리자는 것이다. 그리고 2세들이 모일 수 있게 주말을 택해서 모이자고 했다. 어버이날이나 생일도 그렇게 한다. 당일이 평일이면 모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세대는 우리가 죽고 나서도 2세들에게 제사를 강요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산소도 없고 유골을 산이나 강물에 뿌리기도 한다. 시대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기일에 꽃다발 들고 유골함 모신 곳에라도 와주면 고마울 정도이다.
- 2016-07-1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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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그룹 "인문학 전파로 한국의 메디치 가문 되겠다"
- 신세계그룹이 인문학 전파를 위해 매년 2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사람에 대한 이해를 통해 고객의 행복한 삶을 디자인한다는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신세계는 25일 한국의 메디치 가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메디치는 지난 15세기부터 300여년간 문학과 문화 예술을 후원해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탈리아 피렌체의 상인 가문이다. 마키아벨리, 단테 등 사상가와 인문학자를 발굴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화가를 후원해 인류 역사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신세계는 메디치 가문과 같이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유통기업으로서 인문학을 통해 전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은 평소 문학, 역사, 철학을 일컫는 ‘문사철’과 음악과 예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유통에 감성을 불어넣는 동력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룹의 최고가치인 ‘고객 제일’의 밑바탕에도 인문학이 깔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부회장은 “단순히 고객을 친절하게, 편하게 모시는 게 고객 제일이 아니다”라면서 “기업의 핵심이 곧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4년 전 경영 전면에 나설 때부터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후원 활동을 확대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은 2010년부터 6개 점포의 문화홀에서 연간 100여번의 고객 초청 콘서트를 열고 있다. 2011년부터는 연 2회 신세계 클래식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같은 해 예술의전당에 야외공연장 ‘신세계스퀘어’를 세웠다. 최근에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하고 연 1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신세계의 인문학 전파 프로젝트는 3단계로 진행된다. ▲인문학 소양을 갖춘 미래의 예비 리더 양성 ▲전국민 대상 인문학 지식 나눔 ▲우수 인문학 콘텐츠 발굴 및 전파 등이다. 먼저 올해를 인문학 전파의 원년으로 삼고 청년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대학생들이 취업난 속에 스펙 쌓기에만 파묻히다 보니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문학 지식과 지혜를 누리고 심도 있는 인문학 학습 기회를 주는 ‘지식 향연’을 열 예정이다. 첫 번째 지식 향연에는 정 부회장이 직접 참여한다. 다음 달 8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2000여명의 대학생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할 계획이다. 이어 건축가 승효상, 문명탐험가 송동훈, 팝피아니스트 윤한, 국악소녀 송소희 등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5~6월에는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10개 대학에서 1만 2000여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지식 향연을 진행한다.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 이동진 영화평론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석을 원하는 대학생은 공식 홈페이지(www.ssghero.com) 또는 페이스북(www.facebook.com/hellossghero)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인문학 소양을 갖춘 ‘청년 영웅’을 뽑아 이탈리아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이들은 향후 신세계 입사 지원 시 가점과 함께 장학금도 받게 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문학 청년 영웅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소외계층에게 지식과 지혜를 나눠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14-03-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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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20대 일자리 전년比 2.6%↓…60세이상은 13.8%↑
- 지난해 전체 연령대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20대만 일자리 수가 감소해 청년층의 취업난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임금근로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60세 이상 일자리의 증가율은 13.8%로 2011년에 비해 12만3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15~19세 11.9%(1만7000개), 50대 7.8%(20만3000개) 순으로 일자리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30대는 0.5%(2만2000개) 증가하는데 그쳤고, 20대는 전 연령층에서 유일하게 2.6% 줄어들었다. 연령대별 일자리 비중은 30대가 470만1000개(29.5%)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40대 421만6000개(26.5%), 20대 302만5000개(19.0%), 50대 279만9000명(17.6%) 순이었다. 지난해 총 임금근로 일자리 수는 1591만3000개로 전년(1550만5000개)에 비해 40만8000개(2.6%) 늘었다. 이 중 2011년 말과 2012년 말에 같은 일에 종사한 임금근로자는 1100만9000명(69.2%)으로 2011년보다 48만명(4.6%) 증가했다. 작년 새로 생기거나 입사·퇴직 등으로 대체된 일자리는 490만4000개(30.8%)로, 전년 보다 7만2000개(1.4%) 감소했다. 근속기간별로는 1년 미만이 493만9000명(31.0%)으로 가장 많았다. 1∼3년 미만은 408만8000명(25.7%), 5∼10년 미만은 235만8000명(14.8%) 등 순이었다. 1년 전에 비해 근속기간 1∼3년 미만이 36만명(9.6%)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1년 미만은 10만7000명(2.1%) 감소했다. 임금근로자가 일하는 곳은 회사 법인이 912만300개로 전체의 57.3%를 차지했고, 개인기업체와 정부가 각각 238만개(15%), 209만5000개(13.2%) 였다. 2011년에 비해 비법인단체의 일자리는 9.7% 늘어난 반면, 개인기업체는 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임금근로자의 15.9%(252만8000명)은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공공부문 일자리는 1338만5000개(84.1%)였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전년보다 0.8% 늘고 비공공부문 일자리는 3.0% 증가했다. 공공부문 중에서는 정부 부문이 전년보다 1.9%(3만8000개) 늘었고 산하기관 일자리는 3.9%(1만8000개)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992만2000개로 전체 일자리의 62.3%를 차지했고, 여자는 599만2000개로 37.7%였다. 2011년에 비해 여자의 일자리가 25만9000개(4.5%) 늘어나 남자(14만9000개, 1.5%)보다 더 증가폭이 컸다.
- 2013-12-31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