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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을 때 잘해!”
- 히말라야 등반 사전 교육에서 전문가에게 들은 내용으로 몸이 추워지기 전에 따뜻하게 옷을 입으라는 내용이 와닿았다. 몸이 추위에 체온이 내려가고 나면 따뜻한 옷을 챙겨 입어도 회복에 오래 걸린다는 얘기이다. 특히 도보여행 도중 덥다고 옷을 벗으면 금방 땀이 식으면서 추위를 느끼게 되고 다시 체온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식사에서도 비슷한
- 2018-12-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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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의 맛 붕어빵
- 집으로 오는 길 아파트 정문 한옆에 붕어빵 굽는 리어카가 생겼다. 붕어빵은 따끈한 게 겨울이 제철이라서 여태껏 없던 노점상이 자리 잡았나 보다. 사람들도 제법 몰려서 순서를 기다리는 걸 보니 아마 장사도 짭짤하게 잘 되는 모양이다. 나 또한 어쩌다 보니 천원 몇 장 들고 집을 오가면서 붕어빵을 사먹고 있다. 누가 보면 예전부터 붕어빵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보
- 2018-12-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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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정끝별 시인 추천 '삶에 위로가 되는' 도서
- 정끝별 시인이 추천하는 '삶이 힘에 부칠 때,위로가 되는 시집' 혼자 가는 먼 집(허수경 저) 최근 독일에서 유명을 달리한 친구 허수경을 기리는 마음으로 골랐다. 그가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고단한 시기에 나온 시집으로, 제목 자체에 삶과 늙음과 죽음이 담겨 있다. 시인의 흔들리는 내면을 담은 시편들이 홀로 힘겨운 삶을 사는 이에게 위로를
- 2018-12-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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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위험인물이다!
- 이혼하게 되면 그동안 부부동반으로 만났던 부인들은 물론 남자들과의 사이도 멀어진다. 지방에 따라, 집안 분위기에 따라 다르지만, 아예 친분을 끊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이해를 못 했다. 원망도 했다. 그런데 이제 나이 들어 친구들 얘기를 들어 보니 이해가 될 만했다. 필자는 위험인물이라는 것이다. 착한 자기네 남편이 혹시 물들까 봐 걱정한다고 했다. 이혼
- 2018-12-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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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수 영혼, 서울 한복판에 별을 짓다 노래하는 예술가 최은진
- 바깥에서 유리문 가까이 고개를 낮춰 눈을 들이밀었을 때 그녀의 얼굴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깜짝 놀라 몸이 뒤로 밀렸다. 점심시간.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손맛 좋기로 소문난 동네 맛집으로 고민 없이 향했다. 가을볕 맞으며 맛난 된장찌개 삭삭 긁어 나눠 먹고는 그녀의 별로 들어가 향 깊은 커피를 마주하고 앉았다. 음악소리가 나뭇결을 타고 전해지는 문화살롱 ‘아
- 2018-12-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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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리던 날의 불화
- 영화의 한 장면이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 챈 부인. 별다른 표현 없이 서먹하게 마주앉아 있다. 눈 쌓인 스키장이 배경이다. 카페의 활기와는 대조적으로 부부는 어색하게 서로의 시선을 피하고 있다. 몇 마디 무의미한 대화 뒤에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남자의 만류에도 여자는 나가버린다. 남은 술을 다 마신 남자가 쓸쓸한 모습으로 주차된 자신의 차로 다가간
- 2018-12-1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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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현 듯 일본 여행, 집에 도착할 때까지 여행은 끝난 게 아니다
- 삼총사와 자유여행 도전! 11월 마지막 주에 삼총사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떠났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도 하지만 비행시간이 두 시간 남짓으로 여행 가기엔 적당한 곳이다. 특히 두 친구는 꾸준히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어서 웬만한 의사소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고 좋았다. 이번에 우리는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자유여행을 떠나보려고 했다. 그래도 비행
- 2018-12-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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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위에 쓴 편지
- 어머니와 회초리 “지워, 다시 써”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잘못이 고쳐지지 않자 등짝에 회초리가 날아든다. 아무리 새 공책이라도 같은 곳을 3~4회 지우기를 반복하면 찢어지기 마련이다. 눈물이 공책에 떨어지니 지울 수도 없었다. 타고난 미운 글씨체는 회초리도 못 고쳤다. 미운 글씨체는 나를 쫓아다니며 망신을 줬다. 평생을 살면서 어머니에게 세
- 2018-12-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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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고는 트렌드에 사무친 시니어의 문화 콘텐츠
- ‘그리움’의 다른 말 ‘復古’ 이경숙 동년기자 조국을 떠난 지 한참 된 사람도 정말 바꾸기 힘든 것이 있다. 울적할 때, 특히 몸이 좋지 않을 때면 그 증세가 더 심해진다고 한다. 어려서 함께 먹었던 소박한 음식에 대한 그리움이다. 식구는 많고 양식은 빈약하던 시절, 밥상에서는 밥만 먹었던 것이 아니었나보다. 둥근 상에 올망졸망 모여 앉아 모자란 음식
- 2018-11-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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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김천시 구성면 산골에 사는 여섯 여자 귀농인들
- 깊고 외진 산골에 마녀들이 산다. 오순도순 친자매들처럼 정겹게 지낸다. 산골짝 여기저기, 멀거나 가까이에 떨어져서들 살지만 여차하면 만나고 모이고 뭉친다. 모임 전갈이 떨어지면 빗자루를 타고 나는 마녀처럼 모두들 득달같이 달려와 자리를 함께한다. ‘마녀들’이라지만 위험하거나 수상할 게 없는 아줌마들이다. ‘마음씨 예쁜 여자들’, 그걸 줄인 게 ‘마녀들’
- 2018-11-19 1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