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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잇감이 되는 노인이 갖고 있는 돈
- 미국의 예금 금리가 올랐고 우리나라도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최저 금리다. 금리를 낮추어 경기 부양을 시도했지만 경제가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망해야 할 기업은 망해야 한다. 낮은 생산성과 적자 기업을 낮은 금리로 겨우 기업 목숨을 부지하다가 결국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더 크게 망했다. 낮은 금리로 빚을 내어 부동산을 사고 빚을 내어 창업에 뛰어들다보니 가계부채는 1.000조를 훌쩍 넘어섰다. 앞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줄도산이 우려되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간다. 금리 인하의 역습으로 근로 소득 없이 알량한 퇴직금에서 나오는 이자 소득만으로 생활하는 노인의 삶은 더욱 팍팍하게 만들고 있다. 1억 원의 즉시연금 이자가 반 토막이 되어 30만 원 대에서 17만 원 대로 주저앉았다. 은행 이자를 받아도 세금 15.4%를 제하면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일본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라고 겁을 주고 우리나라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으라고 한다. 이제는 저축의 시대가 아니고 투자의 시대라고 한다. 투자의 위험은 스스로 감수해야 하고 그 위험을 직시하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경제 공부를 하라고 하지만 노인들에게 이제 와서 경제 공부를 하라는 것은 소수의 노인에게만 해당될 뿐 대부분 노인으로서는 감당 못할 소리다. 부동산이나 증권투자도 위험부담이 높아서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노인은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를 증가하기 보다는 낮은 이자만큼 허리띠를 더 졸라 맬 뿐이다. 낮은 금리가 소비를 진작시킬 것이라는 이론은 노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금리가 낮다보니 불빛을 찾는 불나방 모양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더 준다는 곳을 찾아 다닌다. 그러다보니 자식들이나 친척들이 사업을 해서 더 많은 이자를 주겠다고 빌려가서는 뒤는 내 몰라라하는 똥배짱에 속절없이 당한다. 어찌 동방예의지국에 영수증 없이 돈을 빌려준 자식과 송사를 벌린단 말인가. 부동산 임대 수입이 최고라며 상가 구입을 꼬드겨 막상구입하면 임차인을 못 찾아 빈 상가에 관리비만 물어주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노인의 돈을 요리하기 쉬운 먹잇감으로 보고 밤낮으로 하이에나처럼 덤빈다. 새로운 유망산업이라고 투자만 하면 놀고 이익금을 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피 같은 돈을 날리고 눈물짓는 노인들의 사연을 들을 때 마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가난한 노인들이 가난하게 된 원인 중에 자기 돈을 허망하게 날린 사람이 많다. 은행금리가 낮아지면 노인의 돈은 갈 길을 잃고 방황하다 허망하게 날린다.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강하고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의 노인 빈곤 국가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 율은 45.1%로 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3.5%보다 3배 이상 높고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라고 한다. 자식들을 위하고 조국 근대화를 위해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고 열심히 살아온 노인세대가 왜 가난에 시달리는지 근원을 파악해야 함에도 그 근원은 외면하고 현 실태만 파악해서 극빈자로 취급해주고 일정액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정부는 할일 다 했다고 손을 놓는다.노인들이 갖고 있는 돈을 보호해 주지 않으면 이들은 금방 극빈자 대열에 합류한다. 극빈자가 된 후 쌀을 주네 지원금을 주네 하지 말고 극빈자로 떨어지는 원인을 파악하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인이 갖고 있는 돈을 보호해 주기위해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비과세 예금 한도를 대폭 높여야 한다. 가난하게 사는 노인을 전수 조사하여 왜 가난의 나락에 떨어졌는가를 파악하고 이를 교훈삼아 후배세대들이 똑 같은 수순을 밟지 않도록 계도해야 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우선이고 노인이 가난하게 된 원인을 알아야 탁상 대책이 아닌 실질적 구체적 대책이 마련된다. 젊어서 열심히 일한 노인이 왜 지하실 단칸방에서 가난과 질병과 고독과 싸워야 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빈곤층의 노인을 지원하는 제도는 있지만 빈곤층으로 떨어지기 전의 예방책이 없음을 개탄한다.
- 2017-01-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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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한 은퇴] 더 나은 인생 위한 문화력지수를 키우자
- 뉴욕이나 도쿄 등 선진국 대도시에 가면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다.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과 술은 물론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문화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 필요하겠지만 각 나라 방문 비용을 생각하면 엄청나게 싼 값으로 먼 나라의 문화를 맛보고 즐길 수 있다. 이때 제시할 수 있는 단어가 ‘문화력(文化力·Cultural power)’이다. 인터넷 백과사전에서는 문화력을 국가와 국민이 갖는 매력이면서 한 국가의 브랜드 파워로 풀이하고 있다. ‘경제력(經濟力·Economic power)’이 경제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처럼 문화력도 문화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문화력은 그 도시를 찾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또는 문화적 매력 정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한 도시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의 정도를 문화력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다. 만약 ‘문화력지수(Cultural power index)’를 만들어 주요 도시들을 비교한다면 우리나라의 서울은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음식과 술의 종류가 다양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뮤지컬, 연극 등도 수시로 무대에 오른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각설이처럼 몇 년에 한 번씩 찾아와서 오리지널 공연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요즘엔 일부 대형 영화관에서 해외 유명 오페라 또는 콘서트를 녹화해서 방영하거나 생중계하기도 한다. 이태원이나 홍대 앞 거리에는 각 나라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요르단,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다 비슷해 보이는 음식 같아도 조금씩 다르다. 중남미는 물론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아프리카 음식점도 있다. 필자는 운 좋게도 뮤지컬 , 오페라 를 워싱턴과 뉴욕 그리고 서울에서 여러 번 봤다. 그래서 가끔 무대와 의상, 주연배우 등을 비교해보기도 한다. 프랑스 3대 뮤지컬인 , , 도 외국과 서울에서 번갈아 가며 관람했다. 는 하도 많이 봐서 주인공 이름은 물론 대사를 듣지 않아도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대강 알 수 있다. 무슨 큰 자랑처럼 필자의 경험담을 늘어놓는 이유는 문화력지수가 높은 서울을 잘 활용해 개인별 문화력지수를 키우자고 제안하기 위해서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대구 같은 대도시만 활용해도 문화적 욕구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 가끔 1박 2일 코스로 서울을 방문해 다양한 문화 체험과 함께 음식점 등을 순례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최근에는 주말마다 광화문 근처 호텔 방들이 만석이라고 한다. 지방에 사는 가족들이 촛불 집회 참가 겸 서울 나들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영화 에서 주인공 태식(원빈 분)이 하는 말이다.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필자는 “오늘 놀고 쓰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라고 해석하고 싶다. 열심히 일해서 모았든, 투자와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했든,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든 늙어 죽을 때까지 쓸 돈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가장 먼저 고민할 일은 ‘돈을 어떻게 쓰다가 죽을 것인가?’ 아닐까?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내일 또 내일 하며 미루다 보면 어느새 다리에 힘이 빠져 돌아다닐 기력마저 없어진 뒤일 수도 있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 하는 게 아니라 가슴 떨릴 때 해야 한다.” 이 말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돈을 쓸 때도 다 때가 있다. 나이 들면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물론 자녀나 친인척들에게 주거나 사회에 기부하겠다면 말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요즘엔 강의하러 가면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라고 자주 청중들을 부추긴다. 버킷리스트의 사전적 의미는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달성하고 싶은 목표 리스트’다. 대단한 일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별거 아니다. 이렇게 한번 짜보자. ‘올해에는 오페라를 두 개 보고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영화를 보자.’ 오페라나 영화를 보러 갈 때 괜찮은 음식점에 들러 식사까지 할 수 있다면금상첨화. 이처럼 평소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목록으로 정리해서 실천해보자. 오페라와 영화에는 취미가 없고 여행을 더 선호한다면 목록을 바꾸면 된다. 문화력지수가 꼭 오페라와 영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역사 유적지를 탐방할 수도 있고 박물관이나 유배지를 찾아 나설 수도 있다. 섬이나 폐사지(廢寺地), 전적지(戰跡地), 이름난 고택(古宅), 습지(濕地), 유명 사찰, 교회(성당) 등도 좋은 선택지다. 술과 음식을 좋아한다면 지역 양조장이나 맛있는 음식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근교의 산들을 섭렵하는 것도 좋은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다. 서울만 해도 가까운 산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먹거리, 볼거리도 많다.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은 오페라 이름 하나, 산 이름 하나, 음식점과 양조장 이름 하나를 지울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버킷리스트는 문화력지수를 키우기 위한 일종의 계획서 역할을 해준다. 되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전국 지도를 놓고 여기저기 갈 만한 곳들을 기웃거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페라와 뮤지컬도 익숙한 작품에서부터 좀 낯선 작품들까지 죽 적어보라. 다 못 보고 죽을 만큼의 목록이 나올 수도 있지만 욕심 많다고 누구에게 야단맞을 일도 아니지 않는가. 할 수 있는 것까지 하고,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다가 쉬고 싶으면 쉬는 것이 인생이다.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은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보겠다는 다짐도 좋지만 중간에 다른 게 더 재밌어지면 지우고 새로운 리스트를 만들면 된다. 중요한 것은 유인(誘引)과 동력(動力)이다. 이것에 시동이 걸려야 하고 싶은 일과 목표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고 노력한다. 은퇴 후 나이 탓이나 하면서 넋 놓고 앉아 있다가는 뒷방 노인네 취급받기 십상이다. 당장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계획대로 움직여보자. 적절한 스트레스와 긴장감은 ‘필요악(必要惡·Necessary evil)’이라는 말이 있다. 버킷리스트는 필요악을 넘어 ‘필요선(必要善·Necessary virtue)’이다.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우산이다. 우산처럼 버킷(양동이)도 기왕이면 여러 개가 더 좋지 않을까. >>최성환(崔聖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은행 과장, 조선일보 경제전문기자, 고려대 국제전문대학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은퇴연구소장 등 역임.
- 2017-01-3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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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공감] 연극 <씻금>
- ‘굿’은 슬픔과 맞닿아 있다. 죽음 혹은 아픔이 전제하고, 한(恨)이 깔려 있으며 원한풀이로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작년 말 30스튜디오(서울 종로구 창경궁로)의 개관 작품으로 선보인 은 진도의 씻김굿을 연극무대로 옮긴 것이다. 개인의 슬픔을 넘어 한국의 역사, 풀리지 않는 현실 속 한국의 이야기가 한판 굿으로 관객과 어우러졌다. ‘순례의 삶에 한국 근·현대사를 담다 무대는 진도 바다 바위 언덕. 동네 아낙이 바위 주위를 돌며 섭(홍합) 채취를 하고 있고, 높은 바위에 앉은 남자는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주인공 순례는 어기적거리며 무대를 돌아다닌다. 들어오는 관객과 무대 위 남자와 여자의 행동에도 간섭하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객석의 불이 꺼지고 본격적인 극이 시작되면 무대를 돌아다니던 순례는 바위 위 남자와 대화를 나누더니 “나, 간다” 한마디 남기고 바다에 몸을 던진다. 수난의 시대를 온몸으로 이겨내며 살아온 순례의 죽음으로 산 자와 죽은 자가 통하는 세계를 열어 영혼을 달래는 ‘씻금’의 시간이 마련된다. 영혼이 된 순례는 굿을 통해 뭍으로 올라오고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남도 민요와 함께 풀어낸다. 육자배기, 흥그레타령, 닭노래, 진도아리랑 등 진도 지역에서 내려오는 노랫가락을 통해 우리의 아픈 이야기 또한 발견하게 된다. 순례의 삶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거울이다. 순례는 시어머니가 낳은 어린 시동생들 보살피느라 정작 내 아이는 입히지도 먹이지도 공부시키지도 못한 것이 아쉽다. 그나마 제대로 키운 장남은 IMF로 잘 다니던 한국은행에서 실직하고 증권에 손을 댔다가 망해 결국 자살을 택했다. 순례의 가정사와 함께 진도 앞바다에서 생을 달리한 넋들도 등장한다. 정신대를 피해 나이 많고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갔던 여자의 영혼, 빚을 이겨내지 못해 바닷물에 빠진 연인이 등장해 씻김을 받는다. 구천을 떠돌아 거지꼴이 된 순례의 장남도 돌아와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로 깨끗하게 치유받고 저승 갈 채비를 서두른다. 마지막으로 뭍으로 올라오지 못한 세월호의 영령들까지 달래기에 이른다. 수난의 역사이자 지금의 시대는 ‘씻김’과 ‘길닦음’이라는 제의를 통해 삶과 죽음, 개인과 역사, 극 전체와 관객이 서로 화해하고 보듬으며 화합한다. ‘관객과 배우가 함께 어우러지다 이 연극은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더욱 빛나는 작품이 된다. 마치 굿판을 구경하듯, 길거리 공연을 보거나 시위에 참가한 듯 어깨를 들썩이고 함께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관객의 참여를 돕기 위해 무대 뒤 스크린을 적극 활용한다. 배우들이 부르는 남도소리 전곡을 스크린에 띄우고 관객이 따라 부르는 시간도 갖는다. 공연 전부터 순례로 등장하는 배우 김미숙이 무대를 걸어 다니면서 관객에게 툭툭 말을 건네는 것 또한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이뤄간다는 의미다. 특히 연극이 끝나고 나면 실제 굿이 끝나고 음식을 나눠 먹듯 배우들은 막걸리와 떡, 고기 등을 무대에 내온다. 관객과 배우가 함께 어우러져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는다. 그 어떤 연극보다 더 쉽게 배우에게 다가가 사진 찍기를 권하고 덕담을 나누는 연극이 바로 이다. 또한 배우들이 정성스레 만든 ‘넋발(씻김굿에 쓰이는 종이 도구로 망자의 혼을 표현한 것)’을 관객에게 기념으로 나눠준다. 연극을 보고 나왔다는 느낌보다는 함께 공연을 하고 나온 느낌으로 극장을 나서게 된다. 굿극 은 2010년 국립남도국악원의 제안으로 진도 씻김굿을 무대 형식으로 제작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이때 연극학자인 서연호가 굿을 연극화했다 해서 ‘굿극’이라는 개념이 부여됐다. 공연의 맥은 잠시 끊겼다가 작년 말 대본 집필과 연출을 맡았던 이윤택이 국립국악원의 양해를 얻어 자신의 극단인 연희단거리패에서 제작하게 돼 다시 관객들 곁으로 돌아왔다. ‘진도 마지막 당골, 고(故) 채정례의 삶 녹아들다 씻김굿이란 서남해안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넋 굿이다. 살아생전의 좋지 못했던 기억과 마음 깊은 곳의 앙금을 깨끗이 씻어내 망자가 수월하게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돕는다. 굿극 은 진도씻김굿의 마지막 당골(세습무당)인 채정례(1925~2013)와 악사 함인천 부부의 실제 삶을 줄거리로 삼았다. 살아생전 채정례 선생은 씻김굿의 전체 무가와 장단을 당시 남도국악원의 모든 단원에게 전수해 후세에 남겼다. 굿에 사용되는 종이 무구(巫具)인 지전(紙錢)과 고깔, 넋 등의 제작 과정 또한 단원들에게 지도했다고. 국립남도국악원은 제작 초기 진도의 큰 당골인 채정례를 주목했다. 실제 진도에서 부부가 짝을 이루어 세습무계의 전통을 이으면서 원형을 고수한 원로는 채정례 당골과 남편인 함인천이 유일했다. 큰무당이 가지는 위대한 포용력과 함께 여러 당골들 사이에서도 그녀는 오랜 연륜과 탁월한 기예로 존경받아왔다. 씻김굿은 죽은 이를 위한 천도의례이지만, 채정례 당골의 씻김굿 현장은 죽은 이를 위한 자리인 동시에 산 자들의 슬픔까지 걷어내는 자리였다.
- 2017-01-3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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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사랑] 그날의 하늘은 오늘 본 하늘과 같았다
- 2017년 정유년 열 번째 아침이 밝았다. 우와~ 오늘따라 유난히 쨍한 햇빛이 가슴에 와 박힌다. 하도 눈이 부셔 윙크하듯 눈이 저절로 찡긋해지고, 촬영할 때 라이트를 가득 받은 사람처럼 온몸이 자연에 발가벗겨진다. 거실과 안방의 먼지들도 모든 죄를 천지에 드러내듯 하나하나가 작은 차돌만큼 크게 보인다.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지고 용서를 바라는 마음처럼 겸손해지는 날이다. 날 선 추위는 곁에서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듯하다. 이런 대단한 햇빛을 본 게 과연 언제였던가. 그날도 그랬지. 친구 소개로 예쁜 여학생 만나 학교에서 늘 붙어 다니고 서로의 강의시간표도 달달 외웠지. 강의가 비는 시간이면 친구들의 볼멘소리 뒤로 하고 둘만 아는 장소로 뛰어가 나중에 오는 사람이 나타날 골목길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기다렸지. 개나리와 진달래 필 때는 고궁을 거닐었지. 여름방학이면 일을 해야 하는 필자 때문에 뚝섬 모래사장에서 만나 흐르는 강물을 보는 게 고작이었지만 마냥 즐겁기만 했지. 차비까지 탈탈 털어 국화빵 사 먹으며 한 없이 걷고 또 걷는데도 발이 안 아팠지. 우리가 만날 때는 왜 그리도 비가 자주 내렸을까. 변변한 우산도 구하기 힘들었던 시절, 비닐우산은 우리를 급속도로 밀착시켜 비 오는 날씨를 은근히 고마워했지. 그 시절엔 눈도 왜 그리 많이 왔는지 함박눈 내리는 날이면 우산을 털어가며 걸었고 넘어질까 걱정되어 더 밀착하고 걸었지. 그렇게 봄에서 겨울까지 일 년을 꿈같이 보냈지. 다음 해, 봄도 오기 전 영장이 나와 입대를 하고 훈련받는 동안 우리 소대에서 가장 많은 편지를 받았지. 자대배치 받은 부대에 면회도 자주 오고 즐거운 기대감에 병영생활이 희망찼었지.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한 다음 바쁘다며 편지와 면회가 뜸해지더니 상병 계급장 달던 날 오전에 절교 편지를 받았지. 그날 본 하늘이 오늘 본 하늘과 같았지.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렸지만, 10여 통의 편지를 보내도 끝내 소식은 오지 않았지. 소개해준 친구를 통해 같은 은행원 상사와 만난다는 소식을 들었지. 제대하고 만났을 때 결혼을 약속했다는 말을 듣고 축하해주며 끝냈지.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오늘 눈부신 햇빛이 그 시절을 끄집어낸다. 첫사랑은 다시 할 수 없지만 우리가 만났던 장소들이 하나하나 모두 생각나는 걸 보니 ‘첫’이라는 단어만큼 여전히 두근거리고 아름다운 추억임이 분명하다.
- 2017-01-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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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창간 2주년 기념 ‘액티브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설문 #2
- 5070 시니어 매거진 는 최근 우리 사회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주목받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고, 액티브 시니어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 등을 알아보기 위해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50대와 60대 32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본인 소득이 있고, 자신을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를 ‘액티브 시니어’로 정의했다. 여기에 액티브 시니어 중에서 연평균 가구소득이 1억원 이상, 즉 월 소득이 830만원 이상인 액티브 시니어들을 따로 구분했다. 이들을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라고 이름 붙이고 별도의 통계자료를 산출했다. 설문에 참여한 총 403명의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사고방식이나 구매패턴 그리고 여가생활을 즐기는 방법에서 50~60대 전체나 일반 액티브 시니어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활자 매체 활용에 익숙 이번 전체 조사에서 고소득 시니어층인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가 대조군과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났다. 즉 정보를 어떤 태도로 대하며, 어떤 방식으로 접하고 또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관한 조사였다. 만약 성공에 관한 교과서로 불리는 스티븐 코비의 이 국내에서 다시 쓰인다면 이 부분을 참고해야 하지 않을까. 쉽게 예상할 수 있듯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모든 미디어를 접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일간지는 말할 것도 없고 주간지, IPTV, 인터넷 등 모든 분야에서 이용률이 높았다. 심지어 라디오 청취도 적극적이었다. 다만 뒤처진 분야를 꼽자면 바로 TV와 케이블TV였다. 이러한 조사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보편적으로 ‘바보상자’라고 이야기하는 TV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거부감이 있지만, 활자 매체와는 익숙한 세대. 그러면서 첨단 미디어에도 반드시 적응하고 마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성공의 잣대를 돈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해도, 조사결과를 분석해 보면 성공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도 거뜬히 소화 다른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영화 역시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84.8%가 최근 1년간 극장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반면, 50~60대는 56.2%에 그쳤다. 라디오 청취에 대해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49.7%가 응답해 27.4%가 응답한 성인 평균과 차이를 보였다. 인터넷 활용도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가 높았다. 50~60대는 64.0%에 그쳤지만,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88.0%에 달했다. 이 부분은 다른 조사에서도 반영이 됐는데, ‘인터넷은 내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라고 답한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43.9%로 역시 50~60대 평균(23.2%)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인터넷과 따로 떼어 말할 수 없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활용도 마찬가지. 이들의 SNS 활용은 48.7%로 절반 정도는 SNS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일반 50~60대는 23.2%만이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어떤 SNS의 활용도가 높을까? 조사결과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가 가장 좋아하는 SNS로 네이버 밴드(68.1%)가 꼽혔다. 카카오스토리(59.6%), 페이스북(36.9%), 블로그(13.5%), 인스타그램(7.6%)은 그 뒤를 이었다. 네이버 밴드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네이버 밴드의 기반인 폐쇄적 동호회 활동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내가 아는 지인들로 한정지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더 편안해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젊은층이 선호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활용도 눈에 띈다. 이는 해외 기반의 SNS에 거부감이 없고, 인적 관계를 국내에 한정짓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50~60대의 페이스북 이용률은 20.4%, 인스타그램의 이용률은 1.8%에 불과했다. 여가생활도 경제력 따라 차이 커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경제력과 직결되는 여가생활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소위 아직까지는 귀족 스포츠로 분류되는 골프가 대표적.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 중 10명 중 4명은(38.7%) 최근 1년 중 골프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이와 유사한 41.4%가 최근 1년간 골프웨어를 구입했다고 답했다. 연간 평균 라운딩 횟수는 16.49회였다. 또 해외 골프에 대한 경험 역시 15.6%로 적지 않았다. 뮤지컬이나 미술 전시회와 같은 문화생활에서의 차이는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최근 1년간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21.8%가 뮤지컬을 관람한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전체 50~60대 중에서는 2.9%만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숫자의 의미를 다시 계산하면 3299명 전체 50~60대 중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를 제외하면 뮤지컬을 경험한 시니어는 단 몇 명에 불과하다는 뜻이 된다. 엄청난 차이다. 시내 뮤지컬 극장에서 50~60대 시니어를 만난다면 그는 가구소득 1억 이상의 고소득자라고 단정지어도 거의 틀림이 없다고 간주할 수 있다. 다른 문화 분야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비슷하게 나타난다. 독서량도 차이가 난다.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의 절반 이상(50.9%)이 최근 1년간 도서 구입 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50~60대는 18.2%만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1년 평균 구입 권수 역시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8.9권이라고 했지만, 50~60대는 5.2권에 불과했다. 독서량 역시 차이가 나서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최근 1년간 10.5권을 읽었다고 답했지만, 50~60대는 6.3권을 읽었다고 답했다. 1인당 평균 여행 경비를 묻는 질문에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평균 343만원을 사용한다고 말한 반면, 50~60대 전체는 평균 201만원이라 답해 상대적으로 빠듯한 경비로 해외여행을 하고 있었다. 백화점에선 ‘귀한 손님’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 성향 역시 남달랐다. 물건을 구입할 때 인터넷의 정보를 많이 참고했고(40.8%), 모르는 정보가 있으면 검색해본다고 했다(52.5%). 또 신문이나 TV에서 본 제품을 검색해본다는 의견(42.3%)도 모든 대조군에 비해 가장 많았다. 즉 물건 구매를 하기 전에 충분히 정보를 확인하고 꼼꼼하게 검토한다는 의미다. 제품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확인하지만 구매는 직접 한다. 장소는 바로 백화점. 최근 3개월 이내 백화점에서의 구매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의 76.2%가 그렇다고 답했다. 50~60대 전체(35.2%)는 물론, 액티브 시니어(37.6%)보다도 두 배 이상 높았다. 월 1회 이상 백화점을 이용한다는 응답 역시 확연하게 높았다(52.9%). 50~60대 전체는 15.7%에 불과했다. 이런 구매 패턴은 곧 실적으로 나타나서, 백화점 주요 고객을 지칭하는 VIP 혹은 MVG에 해당하는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는 20.2%에 달했다. 백화점별, 지점별로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갤러리아 백화점 VIP는 연간 2000만원 이상 구매실적이 있어야 하고, 롯데백화점 MVG의 경우는 1500만원 이상(본점·잠실점 2000만원)이 되어야 한다. 이런 대우는 은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은행 VIP 고객인가를 묻는 질문에 프리미엄 액티브 시니어의 55.7%가 그렇다고 답했고, PB센터는 44.2%가 이용한다고 답했다.
- 2017-01-0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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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창간 2주년 기념 ‘액티브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설문 #1
- 5070 시니어 매거진 는 최근 우리 사회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주목받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고, 액티브 시니어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 등을 알아보기 위해 대대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50대와 60대 32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본인 소득이 있고, 자신을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를 ‘액티브 시니어’로 정의했다. 조사에 참여한 액티브 시니어는 총 707명이었다. 한국리서치는 조사결과 분석 과정에서 더 다양한 결과 도출을 위해,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분석을 함께 진행했다. 10명 중 6명 “나는 행복한 사람” 답해 대한민국 액티브 시니어 그들은 누구인가. 한국리서치와 본지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자신감’과 ‘행복’.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 이뤄낸 인생의 결과물들에 만족하고, 그 과정에서 쏟아부운 본인의 노력을 인정하는 삶. 또 인생의 결과물을 소중하게 여기며,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시기의 사람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 ‘사는 것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50~60대 전체는 절반이 안 되는 43.5%만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액티브 시니어들은 이를 훨씬 넘는 59.5%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라이프스타일을 묻는 질문에는 48.4%가 미래를 걱정하기에 앞서 현재의 삶을 즐긴다고 답했는데, 50~60대의 경우 성인 평균(40.2%)보다도 못 미치는 35.6%에 불과했다. 인생의 도전이나 변화,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응답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보통의 50~60대는 새로움의 추구에 소극적(38.7%)인 반면, 전체 성인 평균은 이보다 다소 높게(45.0%) 나타났다. 하지만 액티브 시니어는 변화 추구에 적극적인 태도(58.8%)를 보였다. 이렇게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는 배경에는 나를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유와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가생활에 많은 돈을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액티브 시니어의 36.8%가 그렇다고 답했다. 50~60대 평균이 22.2%에 불과한 것에 비해 대조적이다. 나에 대한 투자가 아깝지 않다고 말하는 것도 비슷하다. 50~60대(30.5%)에 비해 40.2%는 나에게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은 취미활동을 위한 동호회 활동으로 이어지는데, 실제로 ‘이러한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가?’라는 질문에 43.0%가 그렇다고 답했다. 역시 평균적인 50~60대(33.3%)에 비해 높았다. 비싸더라도 건강한 먹거리 선호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근 대형마트나 할인매장 등 유통업계에서 유기농 제품이나 건강제품 매장의 비중을 높이려는 움직임은 괜한 수고가 아니었음이 증명됐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비싸더라도 유기농·친환경 제품을 사 먹고(26.9%), 몸에 안 좋은 음식은 먹지 않으며(39.0%), 건강을 위해 음식 성분을 따지며 가려먹는다(42.3%)고 답했다. 모든 항목에서 50~60대보다 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은 성인 전체 평균과도 비교된다. 가격보다 또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은 다른 항목에서도 나타난다. 가격이 비싸도 유명상표 제품을 선택한다는 액티브 시니어는 32.9%로 50~60대 평균(23.1%)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비싸더라도 분위기 있는 음식점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마찬가지. 50~60대는 20.4%만이 그렇다고 했지만, 액티브 시니어의 응답률은 31.3%로 높았다. 최근 커피 업계가 커피값이 비싸도 내가 원하는 맛과 향의 커피를 골라 마시겠다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고가의 스페셜티 커피를 속속 출시하는 것과 일맥상통한 움직임이다. 즐겨 찾는 건강식품은 영양제와 인삼‧홍삼 설문결과 액티브 시니어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내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응답한 액티브 시니어는 무려 77.2%에 달했다. 거의 대부분 병원 문턱을 높게 여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문항도 마찬가지. 60.7%의 액티브 시니어가 내 몸을 위해 기능성 식품을 먹고 있었지만, 성인 전체에서 먹고 있는 사람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45.4%). 먹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는데, 비타민·영양제를 언급한 액티브 시니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41.7%). 그 뒤를 인삼·홍삼제품(22.0%)과 생즙(5.4%), 한약·보약(5.1%)이 이었다. 한약·보약에 대한 응답이 낮은 것은 놀라웠다. 과거 한약과 보약이 호황을 누렸던 건강식품 시장을 각종 영양제들이 빠르게 대체해나가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게 했다. 건강에 대한 투자와 함께 외모에 대한 투자에서도 그 차이는 나타난다. 액티브 시니어의 40.5%가 다이어트 중이라고 답했고, 59.5%가 젊게 보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형에 대한 거부감도 이제는 옛말이 돼서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해도 좋다고 말한 액티브 시니어는 37.9%에 달했다. ‘윤리적 소비’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 나를 위한 투자에 관심이 많고 나만을 위해 돈을 소비한다면, 이기적인 집단으로 봐야 할까? 결론부터 밝히자면 그렇지 않다. 액티브 시니어는 인생의 ‘전반전’을 살아오면서 형성한 부를 사회와 건전하게 나눌 수 있는 방법에도 관심이 많았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잘사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가?’라는 질문에 절반 가까운 49.5%가 그렇다고 답했다. 19세 이상 전체 평균은 35.6%에 불과했다. ‘자원봉사나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단연 액티브 시니어의 응답률이 높았다. 36.7%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50~60대 평균은 28.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회참여에 대한 관심은 제품 구매로도 이어졌다. 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는 응답 역시 액티브 시니어가 41.2%로 50~60대 평균(35.8%) 또는 성인 전체 평균(36.2%)에 비해 높았다. 결국 최근 사회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착한 소비’나 ‘윤리적 소비’를 이끌고 있는 세대 역시 액티브 시니어 세대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의 투자처는 역시 부동산 액티브 시니어는 남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다양한 분야의 상품들 중에 액티브 시니어의 화제에 오른 분야는 부동산(34.9%)과 금융서비스(30.4%), 화장품(29.1%)이 꼽혔다. 이런 관심은 액티브 시니어의 은퇴 준비나 자산관리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의 경우는 앞에서 언급한 외모에 대한 투자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부동산이나 금융에 대한 높은 관심은 투자 방식이나 규모에서도 나타난다. 액티브 시니어 중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는 비율은 약 10.4%로 성인 평균(7.7%)에 비해 높았고, 평균 투자금액은 훨씬 더 차이가 났다. 액티브 시니어는 평균 투자금액으로 약 3400만원이라고 답한 반면, 성인 평균 투자금액은 2600만원 선이었다. 신문에서 투자 관련 기사를 꼼꼼하게 읽는다는 비율도 30.3%로 19.0%가 응답한 50~60대 평균과는 차이가 있다. 투자와 관련해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스스로에 대한 평가다. ‘자신이 돈을 운용하는 데 뛰어나다’라고 평가한 액티브 시니어는 총 27.4%로 50~60대 평균 16.0%와 큰 차이가 있었다. 투자처에 대한 응답으로는 은행(75.3%)을 가장 선호했고, 이어 연금·보험(40.1%), 부동산(18.6%), 주식(9.0%)이 뒤를 이었다. ‘여유자금이 생긴다면 어디다 투자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부동산의 순위가 상승했다. 물론 안정적인 은행(45.7%)을 가장 선호했지만, 그다음으로 꼽힌 투자처는 부동산(33.5%)이었다. 그리고 연금·보험(8.3%)과 주식(4.4%)이 그 뒤를 이었지만 부동산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결국 안정적 자산 형성과 투자 자금이라는 인식의 차이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울타리로서 그동안은 안정적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해왔지만, 더 여유가 생기면 부동산에 투자할 용의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에 대한 관심 역시 적지 않았는데, 자동차 보험(63.8%)과 손해보험(64.2%), 생명보험(76.6%) 모두 19세 이상 성인 그리고 50~60대 전체 평균에 비해 높은 가입률을 나타냈다.
- 2017-01-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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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으로 살까? PART2] 시니어타운 부부 “커뮤니티가 건강한 삶을 만들어요”
- 시니어타운 하면 우리가 흔히 갖는 선입견이 있다. 바로 ‘돈이 많이 든다’, ‘나이든 사람들만 있어서 지루하다’는 것이다. 1947년생 윤규성 전 조흥은행 상무와 그의 아내인 1950년생 장진 도자기 작가는 삼성노블카운티에 입주해 살고 있다. 시니어타운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을 갖고 있던 이들 부부가 시니어타운으로 들어가 살면서 느낀 감정은 ‘매우 만족한다’였다. 무엇이 이들의 생각을 바꾸게 한 걸까? 금융계에 청춘을 바쳤던 윤규성 전 조흥은행 상무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시니어타운에 대해 무조건 긍정적인 생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 그가 시니어타운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하게 된 궁극적 이유는 무엇일까? “집사람 친구가 먼저 와서 좋다, 한번 와보라고 추천했어요. 움직이기 전에 정서적인 면, 생활 반경, 재정상태 확인 등을 했죠. 아내가 좋다는데 못할 게 무어냐 싶어 결정하게 됐어요. 그런 후에 직접 와보니 생각을 바꾸게 만들더군요.” 삼성노블카운티가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자연 속에 있으면서 내부에 스포츠센터, 문화센터 등이 부족함 없이 다 갖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비로소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거죠. 뭐든 배우고 싶은 걸 맘대로 배울 수 있고 운동도 맘대로 할 수 있고. 이런 곳이 대한민국에 또 있을까 싶어요.” 다양한 친구를 사귀기 좋은 곳 윤규성씨는 인터뷰 내내 굉장히 만족한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의 호의적인 반응에는 시설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부분에서의 만족감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동안의 만남이 직장 친구, 학교 친구 등 폭이 좁았어요. 여기 오니 다양한 전문직에 종사해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한 분야에서 뚜렷한 획을 그은 사람, 일가를 이뤄 성공한 분, 300억 기부자 등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들이죠. 대학교수, 공직자, 변호사, 기업인 등등. 그렇다 보니 새로운 관계 속에서 대화의 폭이 넓어질 수밖에 없어요.” 봉사활동의 기회도 발견할 수 있었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는데 여기 오니 그런 기회가 많았어요. 파파합창단이 있는데, 외부 발렌티어가 와서 지도와 지휘를 합니다. 그리고 소년원, 노인대학 등에 위문을 가고 있죠.” 그는 시니어타운에서의 행복한 삶이란 바쁘고 화려한 삶이 아니라 사소한 자유를 맘껏 누리는 조용한 삶이라고 설명했다. 운동, 취미,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여건들 이들 부부는 서초동에서 10년, 방배동에서 30년을 살았다. 그가 오랫동안 누린 주거문화와 시니어타운의 문화는 전혀 다르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생활 속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각종 기반 프로그램과 시설 그리고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봉사 기회도 많고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나이를 먹을수록 운동과 취미활동이 매우 중요한데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어요. 시설과 시간, 여건 모두가 제공되는 셈입니다.” 그는 삼성노블카운티에 입주하면서 골프를 끊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로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일본 사람들이 골프를 다 끊고 있다고 해요. 운동한 만큼 효과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죠.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곳으로 이사 온 뒤 배드민턴을 배웠습니다. 외부 전문가들이 가르쳐주고 파트너가 돼주고 있어요.” 윤규성씨는 시니어타운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들을 잘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본인이 그러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너무 많다, 양로원이다. 그렇게들 말하죠. 그런데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그 사람들을 보며 나의 10년 후 20년 후를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그래서 저는 60대 후반쯤, 좀 더 젊을 때 입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여유 아내 장진씨는 덜 늙어가도록 꼼꼼하게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오페라 강좌 등 문화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선 생각나는 장점으로 들었다. 부부는 아침을 먹고 나면 각자의 생활에 집중한다. 특히 도자기 작가인 장씨는 곤지암 작업실로 가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이곳에서는 부부가 각자 원하는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시간도 제공되는 것이다. 윤씨의 말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이 사람(장진씨)이 나가면 내가 알아서 점심도 사먹고 극장도 가고 그러면서 지내요. 하루가 자유로워요. 영통역 근처에도 오가고. 이런 자유를 만끽하는 것도 즐거움이죠. 서로의 독립적인 면을 인정하며 살아야죠. 보금자리는 하나여도 각자의 생활을 누리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장씨는 자신이 하고 싶을 때 작품전을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젊었을 때 열심히 살았으므로 이제는 건강을 챙기며 여유롭게 살고 싶은 게 그녀의 목표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은 함께 운동도 열심히 한다. “아침 6시부터 8시까지는 항상 운동을 합니다. 아내는 필라테스를 해요. 점심을 먹은 후에는 문화 강좌를 듣고 저녁식사 후에는 같이 걸어요. 하루에 세 시간 정도는 기본적으로 운동을 하는 셈이죠.” “이곳으로 부인을 데려온 남편들은 참 착한 사람들이에요” 인터뷰를 하는데 부부의 얼굴이 둘 다 굉장히 밝다. 그들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궁금해졌다. “건강이죠. 그리고 행복은 현실 속에서 자기 마음으로 만들어야지, 여건으로 만들려고 하면 안 돼요. 올라가면 또 언덕이 있을 테니까.” 부부가 서로 의리를 지키며 사는 것은 쉽지 않다.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물었다. 우선 장씨의 대답. “신뢰, 믿음.” 그리고 윤씨의 대답. “난 없어(웃음). 흘러가는 대로 살아요.” 대답처럼, 윤씨의 기질은 꾸미는 것을 싫어해 자연 그대로를 추구하며 사는 듯 보였다. 그는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털어놨다. “아내가 젊었을 때 가족 때문에 빼앗겼던 시간을 더 늦기 전에 되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 아이들 챙기는 것은 물론 가족들 수발 다 들며 살았죠. 그만큼 자기완성의 길이 멀어졌어요. 이제 자손들과 헤어지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거예요.” 윤씨의 말에 장씨는 “(시니어타운에) 부인을 데려온 남편들은 참 착한 사람들이에요”라는 말로 맞장구를 쳤다. “더 늦기 전에 빨리 오세요” 시니어타운 추천에 대해 장씨는 윤씨와 비슷한 말을 한다. “실제로 살아보니 들어와서 사는 게 생활비가 더 절약돼요. 그래서 며느리 둘에게 육십 지나면 여기 와서 살라고 추천했죠. 그랬더니 첫째 며느리가 자기가 봐도 그렇게 보인다고 대답하더라고요.” 입주를 고민했을 때와 입주 후의 자식들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다들 좋아해요. 상의해서 오게 된 건 아닌데 걔네들은 마음이 편안해졌겠죠. 부담을 덜었으니까.” 마지막으로 보완했으면 하는 점은 없냐고 물었다. 우선 장씨의 대답. “셔틀버스가 있는데 지금보다 운행을 좀 더 자주 하면 좋겠어요.” 윤씨는 사업적인 부분과 연결시켜 신선한 제안을 했다. “해외 시니어타운과 체인이 이뤄지면 좋겠어요. 태국, 하와이, 일본에 가면 노블카운티와 자매 계약을 맺은 곳이 있어 갈 수 있으면 좋겠고, 그 나라에서도 올 수 있는 그런 연결망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그 나라의 문화센터를 이용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익힐 수도 있겠죠.” 윤씨와 장씨는 시니어타운 입주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오래 망설이지 말라고 한다. “더 늦기 전에 빨리 오세요. 건강할 때 와야 합니다. 건강할 때 와야 여기 있는 서비스들을 마음껏 즐기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서 오면 그 좋은 시설들, 문화 관련 프로그램, 운동센터 등이 무용지물이에요. 이 좋은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건강해야 합니다.”
- 2017-01-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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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으로 살까? PART1] 별거 부부 VS 별난 부부
- 따로 산 지 11년 됐다. 남편은 경기도 파주에, 아내는 서울 이태원에 산다. 딱히 언제 만나자고 약속하지 않지만 만남의 장소는 남편이 사는 파주 집이다. 그곳에 아내가 오면 남편은 그냥 왔나보다 한다. 서재에서 책을 읽고 커피를 내려 함께 마신다. 언제 떨어져 살았냐는 듯 이 부부의 행동은 무척이나 다정다감하고 여유롭다. 도대체 별거는 왜 하십니까? 별거 11년 차 이안수(60)·강민지(57) 부부의 이유 있는 별난 별거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생에 나라를 구해 얻은 축복이 우리의 별거생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부가 떨어져 산다’고 말하면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부부 금실을 지적하거나 부부 위기 심지어 가정문제로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중년 부부의 별거생활은 지극히 일상적인 선택에서 시작됐다. 아내 강민지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원래는 서울에서 같이 살았죠. 11년 전에 파주 헤이리 마을로 집을 지어 오면서부터 따로 살게 됐어요. 아이들이 다 따라올 수가 없었어요. 이사 당시 둘째 딸이 고2라 하숙을 시켰더니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집을 얻었습니다. 막내아들이 파주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또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로 왔죠. 중대 연극과 다니던 큰딸 캠퍼스가 안성에서 서울로 이동하면서 또 서울에 근거지가 필요했어요. 따로 살려고 했던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제 직장도 서울이라서 자연스럽게 파주에서 떨어져 나간 거예요. 파주에 있는 집은 모티프원이라는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 다 같이 살기 위해 세 자녀의 방도 따로 마련했었다. 그나마 막내아들이 파주에서 3년 생활한 것 말고 두 딸은 파주 집에서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다. 현재 큰딸은 서울에서 아내 강민지씨와 생활하고 둘째 딸은 프랑스에, 아들은 군생활 중이다. 남편 이안수씨는 이곳에 산다. 모티프원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을 정리하고 집안을 돌본다. 이 외에도 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혹은 상담이 필요한 사람의 진솔한 대화상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별거 부부, 이들이 사는법 파주 사는 남편 이안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나는 정말 혼자 있을 동안에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자아성찰도 해야지,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과 대화도 해야 합니다. 하루에 상담이 몇 건인지 몰라요. 수없이 많아요. 별의별 전화가 다 와요. 갑자기 그렇게들 연락을 해요. 찾아오거나 전화를 하거나 심지어 외국에서도 전화가 와요. 제가 모르는 사람에게서도 연락이 오죠. 제 책을 읽었거나, 블로그에 쓴 글을 봤거나, 누구한데 소개를 받았거나, 어떤 식으로든 나를 아는 불특정 다수가 연락을 해옵니다. 자식과 소통의 문제, 부부간 문제 등 그 내용도 다양해요. 솔직히 아내가 집에 와도 둘이 얼굴 괴고 앉아서 볼 시간이 없어요. 아내한테는 한 시간도 안 내줘요.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글도 써야 하고 말입니다. 서울 사는 아내 강민지 “오기 싫으면 안 와요” 쉬는 날이면 우선은 파주에 오려고 마음먹었었죠. 그런데 그냥 지금은 오기 싫으면 안 와요(웃음). 피곤해요. 가끔 너무 안 가서 미안하기도 해요. 남편은 쉬는 날이 언제인지도 잘 모르면서 매일 물어봐요. 몇 시에 오냐고, 오늘 저녁 몇 시에 퇴근하냐고요. 사실 지금 다니는 직장이 퇴근이 칼 같아요. 퇴근시간 이후에는 영화를 본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해요. 추위에 상관없이 달리기를 하는데 다니는 병원 안에 체육관 시설이 있거든요. 지금 서울에서 큰딸이랑 둘이 사는데 딸아이와도 시간을 보내야죠. 수다도 좀 떨어야 아이가 요즘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있잖아요. 딸아이랑 맥주 먹는 시간을 갖기도 해요. ‘그립다’기보다는 ‘예의’를 지키면서 사는 거죠 쉰다섯까지는 그리워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그립다는 생각보다는 보필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워서가 아니고(웃음).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때가 되면 잘 해드려야죠. 와서 예쁘게 삼시세끼를 차려드리고 싶기는 한데 요즘은 잘 안 해드려요. 사실 남편은 먹는 것에 크게 신경을 안 써요. “따뜻한 밥 먹어야 해.” 이러지 않아서 내가 느슨해지는 것 같아요. 진짜 삼시세끼를 갖다 바쳐야 하는 남자도 있잖아요. 음식 투정 하면 여자 요리가 많이 늘 수밖에 없어요. 정말 여자한테 잘해주는 남자예요. 진짜 편해요. 신혼 때도 회사 사람들이 집에 와서 저녁 먹고 그러잖아요. 저 힘들다고 밖에서 다 해결하고 왔어요. 사실 김치도 안 담가요(웃음). 담그는 방법은 알지만 큰언니가 해주거든요. 반찬도요. 제주 사는 동생은 귤도 보내줘요. 아내의 진짜 속마음 “파주 집, 남편 보고 싶어 와요!” 내가 여기 오는 진짜 이유는 서방님이 보고 싶어서 오는 거예요. 동네 보고 싶어서 오는 게 아니라고요. 내가 바라보고 얘기해달라고 하니까 남편이 안 좋아해요(웃음). 커피를 타줘도 쳐다보지를 않아요. 계속 컴퓨터만 보고 있어요. 여자들 마음을 모른다니까! 여자 심리를 저렇게 모를까? 평생 모를 거 같아요. 우리 동네 손잡고 함께 산책하는 것이 소원이에요. 산책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예전에 해모(키우던 반려견 이름)가 있을 때는 나를 해모 대하듯이 해달라고 했어요. 해모보다 내가 서열이 밑이었다니까요. 해모는 낑낑거리면 바로 나가서 산책도 시켜주더라고요. 남편 생각, 떨어져 있는 시간에 그리움을 키운다 중년의 삶에 있어서 적절한 별거는 축복입니다. 부부가 적절하게 떨어져 있는 시간은 그리움을 키우는 시간이라고 봐요. 물론 아이들한테 사랑을 듬뿍 줘야 하는 시간, 공동으로 협업해야 하는 시간은 같이 있어야죠. 한 공간을 점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위로가 되는 거예요. 뭐 얼굴 마주치고 그렇게 가는 것은 중년부부 스타일은 아니라는 거죠. 노상 손잡고 그러는 거는 젊을 때나 하는 거죠. 60,70에 손잡고 산책하는 부부라면 아마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이 아닐까요(웃음)? 별거 가장 이안수가 말하는 별난 부부 유지법 부부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황금률 아내에게 “당신이 담근 김치만 먹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더운밥만 해다오”라고도 절대 말 안한다. 황금률, 즉 자기가 예우받고 싶은 대로 예우하라는 것. 불변의 진리다. 부부간에도 자기 삶을 스스로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자기가 한 것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문제다. 아내가 영화를 보든, 윈드서핑을 하든, 등산을 하든, 락 클라이밍을 하든 그건 각자 삶의 영역이다. 나도 여행을 하고 독립적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아내가 언제 오는지 모른다. 심지어 안 와도 된다. 오는 날인데도 혹시 안 왔다면 그냥 안 오는 날이었다고 여기면 된다. 예우받고 싶다면 서로 존중해야 한다. 부부, 각자 잘하는 역할에 집중하자 아내는 아이들한테 현명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내가 결정을 잘 못 내리는 우유부단한 상황에 있으면 칼같이 끊어주는 용기 또한 있다. 큰 책임이 따르는 문제에서 아내는 많은 결정을 대신했다.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지겠다, 남한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당사자로서 같이 풀어가겠다는 뜻이다. 아내의 장점이다. 한마디로, 김치를 못 담는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자기가 잘하는 역할을 하면 된다. 나는 가정의 대소사를 챙긴다. 집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아내는 시장을 보거나 관공서, 은행 일을 본다. 아내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본 적이 없다. 창의적인 성장을 도모하자 부부가 지루해지고 싫증이 나는 것은 창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30년, 50년 동안 사는데 매일이 같으면 어떨까? 한 사람과 하룻밤 긴 얘기 해보면 다 드러난다. 내일은 새로운 게 뭐가 있으랴 생각하기 쉬운데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부부도 마찬가지다. 욕정에 끌리는 것은 단시간이다. 그 단계가 지나면 의무로 살아야 하는데 의무감만으로는 관계를 지탱할 수 없다. 내버려두면 딴짓하게 된다. 요사이 너무 바빠 독서를 많이 못하지만 아내는 나한테 누군가가 보낸 책, 사놓은 책을 먼저 읽고 인상 깊었던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서 메시지로 보내거나 느낌을 정리해서 준다. 아내에게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해본 적은 없지만 아내가 어떠한 그릇으로 커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언젠가 아내가 긴 머리를 확 깎고 나타났다. 상의 한 번 안 했다.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30년 동안 쪽 찐 머리로 살았던 아내다. 그 정도면 됐다 싶었다. 함께 빚은 배우자는 바로 ‘나’ 노년의 부부가 서로를 탓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젊었을 때부터 서로 함께 살아가면서 만들어가고 빚은 얼굴이 노년의 자기 얼굴이다. 부부는 결과나 목표에 집중하기보다는 함께한 과정, 즉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 따로 또 같이 사는 것은 우리의 축복이다. 같이 붙어사는 사람은 좀 떨어져 살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 2017-01-0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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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댓연금] 60대의 연금술
- 어느 60대 여성들의 대화 어느 화창한 주말 오후! 어린이 놀이터를 빙 둘러싸고 있는 벤치에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두 분이 앉아 있다.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할머니의 존재를 잊은 듯 신나게 노느라 여념이 없었고, 할머니 두 분은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잠시 손주들의 존재를 잊은 듯했다. 우연히 그 옆에서 할머니들과 아이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어정쩡하게 서 있던 필자는 어느 순간 벤치 쪽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시선을 고정했다. 남 이야기를 엿들은 것 같아 조금 민망하지만 직업병 탓으로 돌리며 그 내용을 여기에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할머니 한 분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곗돈을 탄 모양이었다. 그 곗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중이었다. “요즘은 은행에 넣어둬도 이자가 얼마 붙지 않아 재미도 없는데, 곗돈을 어디에 쓸 거유?” “연금에 가입해 매달 연금으로 받으려고 해요.” “연금으로 받으면 몇 푼 되지도 않을 텐데, 차라리 여행을 다녀오거나 며느리에게 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얼마 되지 않는 돈이라도 매달 받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 그리고 이제 우리 노후는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시대잖우.” 이 말을 들은 여성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과 감정의 줄타기 게임 위의 대화는 오늘날 60대의 고민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돈이 좀 생기면 고민도 생긴다. 자식을 위해 써야 할지, 아니면 이기적으로 보이더라도 자신을 위해 써야 할지, 자신을 위해 쓴다면 어떻게 쓰는 게 과연 좋을지 판단이 잘 안 선다. 노후를 위해 연금에 가입하는 게 좋을까? 이성은 연금에 가입하라고 권하는데, 감정은 자식을 위해 쓰라고 부추긴다. 이성과 감정의 줄타기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감정의 힘에 굴복하고 만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 나오는 여성처럼 꿋꿋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도 있다. 그 결과는 어떨까? 감정적으로 내린 판단보다는 이성적 판단이 지혜로운 판단이었음을 곧 알게 된다. 2001년, 미국의 저명한 두 교수가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 중 2150년까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두고 내기를 걸었다. 미국 앨라배마 버밍햄대학교 오스태드 교수는 메트포르민과 라파마이신 등이 인간의 수명을 상당히 늘려줄 것이라며 생존 쪽에 내기를 걸었고, 시카고대학교의 올생스키 교수는 유전적 프로그램이 걸림돌로 작용해 아무리 오래 살아도 115세밖에 못 살 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01년에 각각 150달러씩 내어 300달러를 펀드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2016년까지 연평균 9.5%의 높은 수익률을 보여 300달러가 1275달러로 늘어났다. 2016년 이들은 각각 300달러씩 또 내어 600달러를 이 펀드에 추가로 넣었다. 이 펀드가 2150년까지 연평균 9.5%의 수익률을 실현하면 2150년에는 약 2억 달러가 된다. 이 돈은 내기에서 이긴 사람의 유족이 다 가져가기로 했다. 지금의 60대가 150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없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수명이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연금을 선택한 이성의 판단은 옳은 것이다. 60대 연금술의 핵심과 전략 60대 연금술의 핵심은 어떤 연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에 있다. 가진 돈을 모두 연금으로 전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바로 여기에 60대 연금술의 전략이 있다. 모든 자산을 연금화한 뒤 매달 받는 연금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발생하면 대응할 수 없다. 연금은 마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계속 나오겠지만, 당장의 큰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빚을 얻게 된다면 그 빚을 다 갚을 때까지는 쪼들린 생활을 해야 함을 물론 최악의 경우에는 하류노인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후지타 다카노리의 저서 는 연금으로 일상적인 생활은 그럭저럭 유지하더라도 여윳돈이 없는 상황에서 질병 등 추가로 돈 들어갈 일이 생기면 곧바로 하류노인으로 전락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현금이 흘러넘치는데도 경제 주체들이 돈을 움켜쥐고 풀지 않아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마치 경제가 함정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유동성 함정’이라 한다. 은퇴자의 경우도 연금이 쉼 없이 나오는데도 일시적 지출에 대응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를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이라고 하자. 은퇴자는 이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결국 60대 연금술의 핵심은 연금화와 유동성의 적절한 조화라 할 수 있다. 정상연금이냐? 연기연금이냐? 60대가 연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은 국민연금의 수령시기를 법에서 정한 시점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뒤로 미룰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다. 2017년에 만 60세가 되는 1957년생은 만 62세가 되어야 국민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국민연금은 정상 수령 연령부터 받는 것이 기본이지만 최대 5년간 앞당겨 받을 수도, 늦춰 받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앞당겨 받는 것을 조기연금, 늦춰 받는 것을 연기연금이라고 한다. 조기연금을 신청하면 정상연금보다 일찍 수령하므로 1년당 6%씩 수령액이 낮아지며, 연기연금을 신청하면 1년당 7.2%씩 수령액이 늘어난다. 1957년생이 62세에 연금을 신청할 경우 연간 1200만원(월 100만원)을 받는다고 해보자. 이 사람이 연금 수령을 5년 늦게 신청할 경우와 5년 빨리 신청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5년 늦게 신청할 경우에는 1년당 7.2%씩 급여액이 올라가므로 첫해 연금액은 36% 증가한다. 반면에 5년 빨리 신청할 경우에는 1년당 6%씩 급여액이 삭감되므로 첫해 연금액이 정상연금액보다 30% 줄어들게 된다. 첫해 받게 되는 월 연금액은 조기연금 70만원, 정상연금 100만원, 연기연금 136만원이다. 이렇게 보면 언뜻 연기연금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연기연금에 비해 조기연금은 10년 먼저, 정상연금은 5년 먼저 받기 때문이다. 어떤 수령 방법이 가장 유리한지는 누적연금액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누적연금액 곡선의 기울기가 가장 가파른 것은 연기연금이고, 그다음이 정상연금이다. 이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을 초과하지만,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에게는 추월당함을 의미한다. 정상연금 월 100만원과 이 연금액이 매년 물가상승률(2% 가정)만큼 증가한다고 했을 때 76세가 되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보다 많아지고, 80세가 되면 10년 늦게 시작한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을 추월하며, 84세가 되면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정상연금의 누적연금마저 넘어서게 된다( 참조). 이는 84세 말까지 생존해 있을 경우 연기연금의 누적연금액이 가장 많음을 뜻한다. 2015년 완전생명표에 따르면, 62세 여성의 기대여명이 25.1세이므로 여성은 평균적으로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가장 많은 연금을 받는 방법이며, 남성의 기대여명은 20.6세이므로 연기연금을 우선으로 생각하되 상황에 따라 정상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많은 연금을 받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상황이란 가족력이나 본인의 건강상태 등을 말한다. 이 상황을 감안해 기대여명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낮으면 정상적으로 62세에 연금을 신청해야 가장 많은 연금액을 받는다.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 피하기 이제 60대 연금술의 전략이라 할 수 있는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 피하기에 대해 살펴보자.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나오는 종신연금의 적정비율은 은퇴 자산의 규모, 국민연금 수령액, 주택연금 가입금액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은퇴파산 확률이 가장 낮은 종신연금의 비중은 24~42%라고 한다. 종신연금의 비율이 24% 이하로 떨어지면 장수리스크와 변동성리스크 때문에, 42%를 넘게 되면 구매력리스크와 이벤트리스크 때문에 은퇴파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참조). 모든 자산을 종신연금으로 전환해버리면 은퇴파산 확률이 90%로 올라가는데, 이는 일반 국민들이 이용하는 사적연금의 경우 연금액이 일정 금액으로 고정되어 있어 인플레이션에 취약하고, 이 상황에서 질병이나 사고 등 큰 금액의 지출이 생기는 일이 발생하면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종신연금의 비중을 3분의 1 정도로 유지하고, 나머지 자산은 인플레이션 헤지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은퇴 후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서는 투자형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저축 투자형 소비’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은퇴 자산을 운용하는 새로운 패턴을 말한다. 과거의 은퇴자들이 저축한 돈에서 매달 생활비를 빼 쓰는 방식을 취했다면, 단카이 세대는 저축한 돈의 일부를 투자로 운용하는 것이다. 단카이 세대는 투자를 위험한 행위로만 생각하지 않고, 돈에게 일을 시켜 새로운 돈을 벌어들이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즘 일본의 50~60대 남성들의 일상 대화 속에 건강 이야기 못지않게 ‘돈이 되는 금융상품’이 회자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어른 문화 연구소’의 소장인 사카모토 세쓰오는 저서 에서 아베노믹스가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일부 기관 투자가나 해외 펀드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많은 개인 투자가들이 참가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개인 투자가의 중심적 존재가 바로 단카이 세대였다”고 말한다. 투자를 통해 돈이 제대로 일을 수행하면 괜찮은데, 반드시 그러리라는 보장이 없는 게 투자의 세계다. 이런 경우에 대비하고 아울러 유동성을 확보하기에 좋은 것이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주택 소유자 또는 배우자)의 고령자가 소유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매월 연금 방식으로 노후생활 자금을 지급받는 국가 보증의 금융상품(역모기지론)을 말한다. 주택연금을 받으려면 우선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고, 이를 제휴 금융기관에 내면 그 금융기관에서 주택연금을 지급해준다. 주택연금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연금지급방식이다. 주택연금의 지급방식은 월 지급금을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방식과 고객이 선택한 일정 기간 동안만 월 지급금을 지급받는 확정기간방식으로 나뉜다. 종신방식은 다시 인출한도 설정 없이 월 지급금을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지급방식과 수시인출한도(대출한도의 50% 이내) 설정 후 나머지 부분을 월 지급금으로 종신토록 지급받는 종신혼합방식으로 구분된다. 수시인출한도를 잘 활용하면 ‘은퇴자의 유동성 함정’을 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주택연금을 신청할 때 무조건 종신지급방식을 고집할 게 아니라 국민연금 수령액,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 수령액을 먼저 계산한 뒤 부족한 월 생활비만큼을 종신연금으로 수령하고 나머지는 수시인출한도를 설정해 유동성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종신토록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조달받으면서 갑자기 도래할 수 있는 예상외 지출 건에도 대응할 수 있어 은퇴파산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손성동(孫盛東)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 2016-12-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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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한 은퇴] L·E·D(Learn, Exercise, Do), 배우고 익혀서 행하면 기쁘지 아니한가?
- 필자는 은퇴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몇몇 신조어(新造語)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면 5F(Finance, Field, Fun, Friend, Fitness), 5자(놀자, 쓰자, 주자, 웃자, 걷자), 연타남(연금 타는 남자)과 연타녀(연금 타는 여자) 등이다. 그중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것 중 하나가 LED다. LED는 원래 ‘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라고 불리는 반도체 소자를 말한다. LED를 사용하는 LED TV와 LED 전구는 매우 밝을 뿐 아니라 수명이 길면서도 유지비용은 적게 든다고 한다. 이에 필자가 저금리·고령화시대의 어둠을 밝혀줄 뿐 아니라 수명이 길면서도 비용과 노력은 적게 들어가는 3가지 은퇴 설계 전략을 기왕이면 ‘L·E·D’로 시작하는 영어 단어에 맞춰본 것이다. 먼저 ‘L’은 ‘롱 워크(Long work·오래 일하기)’로부터 가져왔다. 고령화시대인 만큼 어떻게 해서든 오래 일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그에 따라 근로기간도 늘어나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은퇴가 빨라지면서 주된 직장에서 물러나는 나이가 평균 53~54세에 불과하다. 2016년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작되었지만 은퇴 연령이 크게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자녀들에게만 ‘스펙’을 키우라고 요구할 게 아니다. 중·장년들도 현역으로 있을 때 스스로 자기계발을 통해 인생 이모작, 삼모작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E’는 남보다 빨리 시작하자는 ‘얼리 스타트(Early start·빠른 준비)’를 의미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속담처럼 가능한 한 일찍 돈을 벌기 시작하고 돈을 버는 순간부터 은퇴 설계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일찍 시작하고 늦게까지 소득을 올리는 맞불작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제 직장을 잡았으니 좀 즐기고 놀아야지 하다가는 나이 들어서 은퇴 설계 전문가로부터 “노후 설계·은퇴 설계가 안 나오는데요” 하는 말을 듣게 된다. 유능한 의사도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은퇴 중환자(重患者)’가 되지 않으려면 1년이라도 빨리,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게 노후 준비와 은퇴 설계의 핵심이다. ‘D’는 ‘더블 인컴(Double income·맞벌이)’으로 부부가 맞벌이 전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외벌이로는 은퇴 설계가 불가능해진 현실이기 때문이다. 기대수명이 70세였던 시절에는 남편 혼자 30년 벌어 부부의 여생 20년(남편의 60세 은퇴 후 부부가 평균 10년씩 더 산다고 가정)을 설계하면 그만이었다. 30년으로 20년을 설계하는 것이므로 산술적으로도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30년 벌어서 적어도 60년(부부 두 사람이 각각 30년)을 먹고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맞벌이 비율은 43%로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낮다. 미국이 65%, 독일이 61%, 프랑스가 60% 등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57%에 달한다. 가부장적 관습, 육아 및 교육, 가사 분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맞벌이 비율이 급속하게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개인들도 꾸준히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과제다. L·E·D는 결국 “인생 이모작을 미리 준비하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한 집에 두 마리는 있어야 한다”는 지침이다. 사실 이 3가지 중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어렵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현실을 피할 수 없는 게 우리네 인생 아닌가. 이렇게 LED를 설명하면 30~40대의 직장인과 자영업자들은 크게 공감을 하면서 어떻게든 헤쳐 나갈 궁리를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현재 50대 이상, 특히 60~70대에게는 LED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챙겨보라는 말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이 나이에 나도 일할 자리가 없는데 배우자까지 일을 찾으라고? 거 돼도 않는 말, 실상과 맞지도 않는 말 하지도 마쇼!” 필자도 50대 이상 나이 드신 분들에게 LED를 권장할 마음은 없다. LED는 오히려 그분들의 자녀 세대들에게 적용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새로운 LED를 소개하고자 한다. 두 번째 LED의 ‘L’은 ‘배우자(Learn)’,‘E’는 ‘연습하자(Exercise)’, ‘D’는 ‘하자(Do)’를 의미한다. ‘배우자’라는 말은 얼마 전 기고에서도 주장한 것처럼 나이 들수록 필요한 두 배우자 중 하나다. 다른 한 배우자는 남편과 아내를 뜻한다는 것을 이미 눈치채셨을 것이다. 은퇴한 후 30~40년을 별달리 하는 일 없이 보낼 수는 없다. 은퇴 후의 배움은 소득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뭔가 할 일(Field)’을 찾기 위해서 하는 행위에 가깝다. 취미활동도 배워야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또 실내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배우는 것도 좋지만 밖에 나가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배우는 것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훨씬 더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댄스, 악기 등과 같이 서로 만나 함께 배우고 취미생활을 하면 덤으로 다양한 친구들까지 사귈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다. 배운 뒤에는 부지런히 익히고 연습(Exercise)해야 한다. 피아노 또는 사진 촬영, 커피 만드는 법을 배운다고 예를 들어보자. 무엇에 빠지면 시간도 잘 가고 재미도 있다. 그러다가 자신감이 생기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배운 것을 실행해보기도 하고 동호회는 물론 봉사활동 등에도 적극 나설 수 있다. 배우고 익힌 다음 실제 활동(Do)에 나서는 것이다. 좀 서툴다고 탓하는 사람은 없다. 공자님께서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易說好)’, 즉 ‘배우고 익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우고 익힌 것을 실행한다면 더 기쁘지 않을까? 그래서 필자는 ‘學習而時行之 不易說好’, 즉 ‘배우고 익혀서 때때로 행하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로 바꿔 말하고 있다. 한 선배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할까 말까 고민이 되면 하고, 갈까 말까 고민이 되면 가야 한다. 나이 들면 무엇이든 하는 게 좋다. 다만 더 먹을까 말까 고민이 될 때는 그만 먹는 게 좋다.” 은퇴학자로 유명한 미국의 칼 필레머 교수가 쓴 책 에는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걱정이 아니라 우산”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그렇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막연한 걱정이 아니라 전략과 준비, 학습과 실행, 즉 ‘L·E·D(Long work, Early start, Double income)’와 ‘L·E·D(Learn, Exercise, Do)’ 같은 여러 개의 꼭 있어야 할 우산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최성환(崔聖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은행 과장, 조선일보 경제전문기자, 고려대 국제전문대학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은퇴연구소장 등 역임.
- 2016-12-30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