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을 깨우는 기분 좋은 음악과 소리
-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 비몽사몽간에 리모컨을 집어 들고 TV부터 켜지는 않는가? 하지만 몸이 늘어지면서 오히려 더 피로함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젠 TV 시청 대신 다른 아침 습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이른 아침은 황금 같은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고요한 시간을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귀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그저 흘려보내고만 있다면, 조용히 눈을 감고 아침을 여는 기분 좋은 음악과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사운드 힐링, 고요함 속에서 눈뜨기 현대인들은 각종 소음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 발전에 따른 강렬하고 화려한 자극들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어 있다. 이럴 때 잠시라도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알파파가 증가돼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고 집중력이 강화된다. 또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돼 우울증, 식욕 부진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자연의 소리가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영국 브라이튼앤서섹스 의과대학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소리를 들려준 후 뇌의 변화와 과제 수행 능력을 관찰한 결과, 인공적인 소리보다 자연의 소리를 들었을 때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변화를 보인 것이다. 특히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긍정적 효과가 높았는데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단 몇 분 들었는데도 몸에 변화가 나타났다.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감소시켜준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고요한 아침, 자연의 소리와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명상에 잠겨보고, 차분히 하루를 계획해보자. 이렇게 아침 시간을 활용한다면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청각 명상은 청력이 약해지는 것을 늦춰주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더 효과적이다. 편한 자세로 앉아 범종이나 시계 등이 내는 규칙적인 소리나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불필요한 생각을 멈추는 게 청각 명상법이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는 유튜브(YouTube)에서 ‘자연 소리’, ‘ASMR’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쉽게 찾아 들을 수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오디오클립’도 오디오북, 팟캐스트, 자연 ASMR 등 다양한 소리 콘텐츠를 제공한다. 앱을 설치하면 더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루의 컨디션을 결정하는 아침, 이제는 좋은 소리와 함께 깨어나보자. 아침이 기다려지는 음악 서비스도 있다. 매주 목요일 아침, 새로운 음악과 이야기를 배달해주는 ‘오디티 스테이션’. 음악 편지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대중가요와 팝송부터 밴드 음악, 클래식, 최신 대중가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한다. 음악 편지를 받고 싶다면 ‘오디티 스테이션’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이메일만 작성하면 된다. 홈페이지에서는 지난 음악 편지도 보고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추천 채널 월간 소리 풍경 우리 고유의 소리를 찾아 전국 각지를 여행하는 사운드 매거진이다. 소리와 함께 직접 촬영한 사진과 글을 통해 보고 듣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강릉 오죽헌의 대나무 숲 바람소리, 봄나물 뜯는 소리, 시원한 계곡물 소리 등 듣는 것만으로도 이른 아침 숲속에서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느낌이 든다. 현재 구독자가 8000명에 달하며, 매주 월요일 그달의 주제에 맞는 자연의 소리, 우리 고유의 소리를 들려준다. [뮤직테라피] 소리에 음악을 입히다 스튜디오 톤즈(STUDIO TONES)가 운영하는 채널로 말 그대로 소리에 음악을 입힌 색다른 음악을 연재한다. 세수하는 소리, 밥 짓는 소리, 비·바람·파도 소리 등 일상과 자연의 소리에 멜로디를 입혀 매주 목요일에 한 곡씩 연재한다. 편안하고 감성적인 선율에 매료되어 6000명에 달하는 사람이 구독 중이다. 자연(1, 2편), 일상(1, 2편), 아이, 반려동물, 비, 시간 등 총 8개 시리즈로 나뉜 100여 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매일 아침 듣고 싶은 소리가 있는가 하면 정말 피하고 싶은 소리도 있다. 바로 알람 소리다.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리라 매번 다짐하지만, 알람이 울릴 때면 이불 속으로 더 파고들곤 한다.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게 유난히 힘든 사람들을 위해 색다른 알람 앱을 소개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스마트 알람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중요하다. 알람 앱 ‘좋은 아침입니다’는 알람 기능은 물론 수면 패턴까지 분석해준다. 잠자고 있는 동안에도 매트리스의 진동을 감지해 깨어 있는 시간과 선잠, 깊은 잠 등을 기록한다. 자고 일어나면 수면 리포트로 잘 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수면 목표도 설정할 수 있고, 축적된 정보는 한 주 단위로 통계가 나온다. ‘알람 범위’ 설정 기능도 있어 최적의 시간에 기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상 시간을 오전 6시에 맞춘 후 알람 범위를 10분으로 설정하면 5시 50분에서 6시 사이에 알람이 울린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모닥불 타는 소리 등도 들려준다. 잘 잤니? 매일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뮤직 알람 매일 같은 알람 소리가 싫증나거나, 이미 익숙해져버린 알람 음악 때문에 기상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앱이 있다. 바로 알람 앱 ‘잘잤니?’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동그란 판을 LP판처럼 돌려서 알람이 울릴 시간과 요일을 설정하면 매일 다른 알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지난 알람 음악은 화면을 왼쪽으로 넘겨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다시 들을 수도 있다. 잠에서 깨며 다양한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 2019-04-18 13:50
-
- 아침, 내 식(食)대로 먹는 게 최고야!
- 최근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한 방송을 통해 공개한 아침 식단이 화제가 됐다. 호박죽과 색색의 채소 한 줌, 찐 감자와 반숙 달걀 등 익숙한 식재료로 차려진 한 상이었다. 각종 TV 건강 프로그램과 SNS 등의 영향으로 독특한 식이요법이 주목받는 요즘, 김 교수의 소박한 식단은 더욱 특별하게 비쳤다. 그의 식단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와 더불어 세간에 떠도는 아침 식사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풀어보자. 도움말 김순미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100세 김형석 교수의 아침 식단 •호박죽 또는 야채수프 •다양한 색깔의 채소 •찐 감자 또는 빵 •반숙 달걀 100세의 나이에도 집필과 강연을 이어오며 그야말로 ‘건강백세’의 표본이 된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그의 아침 식단은 건강에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YES’. 그러나 ‘김형석’이라는 주어가 바뀌면 답은 ‘NO’가 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섭취하는 식재료의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순미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오랜 세월 이 식단을 유지해 100세까지 장수하셨다면, 그것이 김형석 교수에겐 최적의 식단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몸엔 세포 수보다 훨씬 많은 장내 세균이 존재하는데, 이는 생명의 질과 수명에 영향을 끼친다. 장내 세균은 유전형질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어떤 음식을 먹는지에 따라서도 변화한다.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으로 꾸린 식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건강한 김형석 교수의 모습을 보면, 그의 아침 식단은 안성맞춤인 셈이다. 김순미 교수는 일반 시니어가 즐겨도 손색없을 정도로 영양 균형도 잘 맞는 음식들이라고 덧붙였다. “영양학에서 균형 잡힌 식단의 기준이 되는 6가지 식품군은 곡류군, 어육류군(고기·생선·달걀·콩 등), 채소군, 과일군, 우유군, 지방군입니다. 이 중 과일과 우유는 굳이 아침에 먹지 않아도 되고, 지방군은 조리 과정에서 사용하길 권합니다. 위의 식단에서 호박죽, 야채수프를 만들 때 우유가 쓰였다면, 영양 밸런스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양한 색깔의 채소로 각종 피토케미컬(phytochemical, 식물성 화학물질) 섭취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년기엔 소화기능이 떨어지는데 죽, 수프, 찐 감자 등 위장에 부담 없는 조리법도 좋습니다.” ◇ 77세 가미노가와 교수의 아침 식단 김형석 교수의 식단에서 부족한 것은 없을까? 김순미 교수는 식품면역학계의 권위자인 가미노가와 슈이치 전 동경대학교 교수의 식단을 예로 들었다. •벌꿀 한 스푼을 넣은 요구르트 150g •빵 한 조각 혹은 밥 한 그릇 •볶은 검정콩 10개 •삶은 달걀 1개 •아몬드 3개 등의 견과류 •호박씨 30개 •소시지나 햄(때때로) •채소주스 200㎖(당근 반 개를 기본으로 제철 채소와 과일을 간 것) “김형석 교수에겐 더할 나위 없는 식단이지만, 굳이 첨가할 것을 찾자면 가미노가와 교수의 식단을 기준으로 얘기해볼 수 있습니다. 그는 저서 ‘장이 편해야 인생이 편하다’에서 위의 식단을 ‘면역에 가장 좋은 아침 식단’으로 소개했습니다. 이를 참고했을 때, 김형석 교수의 식단에는 견과류와 과일, 벌꿀 등을 곁들인 요구르트가 추가됐으면 합니다. 다만, 한 번에 식사량이 많으면 위에 부담이 되니, 간식으로 섭취하시길 권합니다.” ◇ 아침식사, 이것이 궁금해! (답변 김순미 교수) 아침 꼭 먹어야 할까? 아침 식사에 대한 논란은 아마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저마다 처한 환경과 체질 등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회식 등 늦은 저녁을 먹은 다음 날 소화가 덜 된 상태라면 아침 식사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경우가 아니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굳이 아침을 거를 필요는 없다. 나이가 들면 당뇨 환자가 아니더라도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공복이 길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꼭 먹는 것이 좋다.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시니어가 해도 괜찮을까? 아침을 굶고 간헐적 단식을 하면 체중 감량에는 효과가 있다. 공복이 길수록 몸의 비상연료인 체지방을 더 많이 태우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건 ‘체중 감량’과 ‘건강’을 동일시하는 현상이다. 시니어가 간헐적 단식을 하면 저혈당 위험뿐만 아니라 체지방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과량의 유리지방산이 혈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약간 과체중인 이들의 건강 수명이 더 길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체중 감량이 시급하지 않다면 간헐적 단식은 피하는 게 좋다. 비타민과 영양제로 아침을 대체해도 될까? 어떤 연구도 보충제 형태의 영양제를 먹었을 때 시니어가 염려하는 질병(특히 암)에 효능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영양소가 효과를 발휘하는 건 음식물로 섭취한 경우에 한해서다. 따라서 매일 꾸준한 아침 식사를 통해 골고루 필요한 영양분을 채우는 것이 좋다. 또 영양제 과량 복용 시의 부작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명심하자. 토마토, 바나나, 고구마가 공복에 좋지 않다던데? 최근 온라인상에서 ‘아침에 안 좋은 음식’, ‘공복에 피할 음식’ 등의 정보가 퍼졌다. 아침에 즐기는 토마토, 바나나, 고구마 등이 꼽혔는데, 위장질환이나 가슴 통증 등이 부작용으로 언급돼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일말의 가능성으로 영양은 차치한 채 공복에 좋지 않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여태껏 아침에 먹고도 탈이 안 났다면 애써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아침에 좋다는 음식이라도 자신에게 안 맞으면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인터넷 정보에 현혹되기보다는 나에게 좋은 음식, 즉 먹고 이상이 없고 속이 편한 음식을 찾아야 한다. 아침에 육식은 피해야 할까? 시니어의 경우 육식을 심하게 기피하면 자칫 근감소증으로 일상 수행 능력이 떨어지거나 면역력 감소, 혈당 조절 장애, 삼킴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매일 일정량의 단백질(어육류군)을 섭취해야 하는데, 이때 가급적 붉은 살코기는 피하고, 지방이 적은 부위를 택한다. 직화나 팬에 굽는 것보다 삶아서 쌈을 곁들여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한 육식 섭취 요령이다. 코코넛오일? 크릴오일? ‘우리’ 들기름! 코코넛오일, 크릴오일 등이 건강에 특효라는 기사가 쏟아졌었다. 이렇듯 국내에서 생소한 식재료를 칭송(?)하는 정보 대부분이 외신을 번역한 것인데, 우리 식생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주목받는 땅콩버터 역시 고지방 식사에 적응된 서양인에게는 알맞지만, 한국인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근래 일어나는 대사질환들은 서양 식단의 영향이 크다. 평생 접해보지도 못한 음식을 애써 찾아 먹기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건강 식재료를 애용하길 권한다. 크릴오일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는 우리 들기름 섭취로도 충분히 챙길 수 있다. 아침에 버터커피? ‘건강식품강박증’에서 벗어나자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이 유행하며 ‘버터커피’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블랙커피에 무염버터와 코코넛오일을 넣어 마시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지속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좋다는 권고였다. 그러나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은 영양이나 건강보다는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커피 한 잔조차 건강과 효능을 따지며 마시려는 사람은 건강식품강박증(orthorexia)을 경계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커피마저 이렇듯 신경 쓰며 마시는 게 이로울지는 고민해볼 문제다.
- 2019-04-11 10:49
-
- 해외파견으로 ‘슈퍼시니어 인생’ 열어볼까요?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김창용, 이하 ‘NIPA’)은 국내 퇴직 전문인력 해외파견 프로그램인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의 2019년 상반기 지원자를 4월 19일까지 모집한다.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 해외파견 사업’은 한국 정부 파견 해외봉사단 사업인 ‘월드프렌즈 코리아(WFK)’의 하나이다. 국내 퇴직 전문 인력을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 정부와 공공기관에 파견하고 기술·경영 자문을 통해 개도국의 경제·산업 발전과 양국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10년 시작한 이 사업은 첫 해 18개국 38명 파견했으며 2018년에는 30개국 130명 파견, 총 45개국 809명의 자문관이 파견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정보통신, 산업기술, 에너지자원, 무역투자, 지역발전 등 총 5개 분야 65개 직위를 베트남, 라오스, 에콰도르, 세네갈 등 20여 개국으로 1년간 파견할 예정이다. 지원 자격은 개도국 봉사정신이 투철한 관련분야 전문가로서 해당 분야 10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보유한 만 50세 이상의 퇴직(예정)자이다. 영어 강의, 자문 및 보고서 작성 등이 가능하거나 현지에서 통용되는 공용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파견자에게는 주거비를 포함한 현지 생활비, 활동 지원비, 출·귀국 준비금, 항공료 및 보험료 등을 지원한다. 2018년에는 상반기 50개 수요에 177명이 지원했으며, 하반기에는 64개 수요에 225명이 지원하여 3.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은 월드프렌즈 NIPA 자문단 공식 홈페이지(senior.nipa.kr)에서 온라인 신청을 통해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지원서 마감에 앞서 4월 8일 오후 3시에는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남) 300호)에서 모집 설명회를 개최한다. 선발절차는 서류심사-면접심사-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선발된 자문관은 국내에서 사전교육을 수료 후 올해 7월부터 수원국으로 파견될 예정이다. NIPA 글로벌ICT사업본부 김태열 본부장은 “사회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를 앞둔 현재, 퇴직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회 활동을 희망하는 중장년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풍부한 전문성과 투철한 봉사정신을 두루 갖춘 퇴직인력이 개도국 발전에 기여하면서 제2인생을 맞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2019-04-08 08:43
-
- 상담사 자격증, 첫 번째 상담 대상자는 바로 ‘나’
-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심리·상담사’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신용회복위원회 삶의 연륜과 지혜를 바탕으로 ‘상담사’를 꿈꾸는 이가 있을 것이다. 물론 인생 경험이 상담일에 도움이 되겠지만, 평소 친구나 주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과는 다르게 전문적인 이론과 프로그램 등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마냥 쉽게 도전할 분야는 아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감정과 태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자기 성숙과 성찰이 뒷받침돼야 한다. PART1. 국가기술/전문자격 심리·상담사가 되려면 관련 학과의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거나 전문 자격증 취득은 필수다. 실제 취업 시장에서는 박사 학위 소지자를 우선시하고, 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국가공인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리·상담 분야의 국가기술 자격으로는 소비자전문상담사 1·2급, 임상심리사 1·2급, 직업상담사 1·2급으로 나뉘고, 국가전문 자격은 청소년상담사 1·2·3급 등이 있다. 관련 종사자들은 “대체로 이론 습득 기간 외에도 최소 1년 이상의 실습 수련이나 실무 경험이 요구돼 몇 년의 시간 투자는 각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18년 통계를 살펴보면 ‘직업상담사’의 50대 이상 합격자 수가 가장 높았다. 소비자전문상담사의 경우 50대 이상 합격자 수가 현저히 적고 전 연령대 대비 비율도 낮게 나타났다. 전 연령대 대비 합격자 비율로 보면 ‘임상심리사’가 다소 높은 편. 그러나 합격자 자체만으로 보았을 때 직업상담사의 수가 5배 가까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중적인 관심도는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관심과 합격자 수가 많은 만큼 시험 합격률도 높을까? 지난해 50대 이상 직업상담사 자격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1·2급 필기의 경우 절반 이상의 합격자가 나왔다. 실기는 그에 못 미치지만 3명 중 1명 이상은 합격 소식을 들은 셈이다. 즉 시험이 쉽지는 않겠지만, 포기할 정도의 수준도 아니라는 얘기다. 심리·상담 분야의 목표 의식이 뚜렷하고 도전정신이 강한 이들이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만하겠다. PART2. 국가공인 민간자격 상담 분야 국가공인 민간자격으로는 ‘신용상담사’(신용회복위원회)가 대표적이다. 신용상담사는 채무와 신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신용 회복과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 최근에는 꼭 신용상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복지사나 지역 다문화가족센터 종사자 등이 사회취약계층 상담을 위해 취득을 희망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전체 신용상담사 자격 취득자 현황에서 50대 이상의 비율이 45.9%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50대의 경우 전체 취득자 중 33.3%로 가장 비율이 높다. 신용회복위원회 신용상담사 자격관리팀 홍덕진 팀장은 “신용상담사 자격증 취득에 관심을 보이는 중장년층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꼭 은행 등 금융 관련업에 종사하셨던 분들이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신용상담사 자격증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회사 서민금융창구 등 일반적인 신용상담 기관을 비롯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보건복지 정보개발원 등의 교육·훈련원과 사회복지시설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PART3. 민간자격 심리·상담 분야는 국가자격증을 기본으로 하고, 심리치료나 상담 검사지 등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기 위해 민간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분야 종사자들은 “관련 전공 박사 출신이나 국가기술자격 소지자가 이미 많기 때문에 민간 자격만으로는 취업의 문턱을 넘기가 어렵다”고 조언한다. 민간자격증을 취득했던 A 씨는 “돈만 내면 손쉽게 자격증을 주는 곳도 많다”며 “상담 현장에서는 다양한 검사지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이 부분이 숙달되지 않으면 관련 강의를 듣거나 또 다른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상담사로서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라면 협회나 관련 기관 등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상담가 활동을 원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동년배 상담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하반기를 염두에 두고 신청자 모집을 계획 중이다. 추후 자세한 일정은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 또는 서울시일자리포털 교육훈련 정보란 등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 2019-04-05 11:20
-
- 봄에 떠나 봄! 여행주간에 떠나요!
- 올봄 여행주간(4.27~5.12)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지자체와 여행 업계와 함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주간’이란 여름에만 유독 붐비는 여행 수요를 다른 계절로 분산하고 국내 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여행주간 누리집(travelweek.visitkorea.or.kr)에서는 테마별, 지역별 여행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세대별, 취향별 맞춤 여행지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열린관광지에서 다시 만난 봄’은 6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총 20명으로 식사나 입장료 등 여행경비가 제공된다. 단, 출발지까지 왕복교통비는 참가자가 부담한다. 오는 4월 30일 강원도 강릉시와 동해시 일대를 여행하며 2018년 열린관광지 12곳 중 하나인 망상해수욕장에도 방문한다. ‘열린관광지’란 장애물 없는 관광 환경을 만들기 위해 2015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하는 사업이다. 매년 여행지를 선정해 장애인과 거동이 불편한 시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망상해수욕장의 경우 열린관광지 사업을 통해 단차 없는 통행로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화장실, 기저귀 교환대를 마련했다. ‘열린관광지에서 다시 만난 봄’ 참가를 원하는 시니어는 4월 10일부터 21일까지 여행주간 누리집의 퀴즈이벤트를 통해 응모하면 된다. 이 외에 시니어가 참여할만한 프로그램으로는 ‘취향저격 마을여행단’이 있다. 국내 1호 로케이션 매니저(Location Manager, 현지촬영 감독)가 20개 마을을 엄선해 여행주간 누리집에 소개해 놓았는데 이 중 5곳을 선정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4월 29일은 60대 가족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지인 강원도 고성의 왕곡 마을을 여행한다. 반드시 여행의 대표자가 60대이어야 하며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5월 7일에는 40~50대 여행자들과 제천 산야초마을에서 건강한 먹거리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예정이다. 취향저격 마을여행단에 참가하고 싶다면 4월 2일부터 15일까지 여행주간 누리집에서 사연과 함께 신청하면 된다. 당첨자에 한하여 1인당 만원의 참가비를 내면 된다. 취향저격 마을로 선정된 곳 중 충북 제천 산야초마을, 경기 양평 소나기마을, 강원 삼척 나릿골감성마을, 경북 경주 교촌마을은 40~50대를 위한 여행지로, 강원 고성 왕곡마을, 인천 동구 배다리 마을, 충북 청주 수암골벽화마을, 전북 진안 원연장꽃잔디 마을을 60대를 위한 여행지로 선정해 선정 이유와 여행 정보를 소개해 놓았다.
- 2019-04-03 18:06
-
- 영월 한반도면 산골에 귀촌한 사진기자 고명진 씨
- ‘어라! 나 어느새 이렇게 나이 들었어? 이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도다!’ 우리는 흔히 그렇게 영탄한다.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흘러 흩어진 세월을 아쉬워한다. 그러고서도 정작 무한정한 시간을 움켜쥔 것처럼 하루하루를 허비한다. 시간이야말로 고귀한 재산이라는 걸 까먹는다. 이 양반을 보시라. 시간 누수 없이 은퇴 이후를 산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시간을 야무지게 쓴다. 귀촌이 그걸 가능케 했다. 삼십육계 뺑소니를 치는 시간에 아랑곳없이, 한결 만족할 만한 시골살이를 누리고 있으니. 영월미디어기자박물관 고명진(69) 관장. 그는 사진기자 출신이다. 이곳 영월의 시골로 귀촌한 건 8년 전. 애초엔 단양에 발을 들였었다. 농사를 짓고 자연사진이나 찍으며 한가하게 살자는 생각이었다지. 그러나 여의치 않아 길을 바꿨다. 스치듯 잠깐 단양에 머물다 영월로 이주, 계획에 없었던 미디어기자박물관이라는 색다른 박물관을 만들었다. 귀촌은 왜 했을까? 이보다 더 좋은 건 다시없다고 널리 소문난 ‘지존’, 바로 돈 때문이었단다. 서울에서 잘나가던 사진기자였던 그는 60줄에 접어든 자신의 정경을 바라보며 윽! 하고 놀랐던 것 같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였다. 정신만 빼고는 없는 게 없는 서울, 재화를 중심에 두고 강호의 협객들이 밤낮없이 각축하는 서울. 이 격렬하고도 머리 아픈 도시에서 무사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럴싸한 재산이나 노후자금이라는 게 필요하다. 그에겐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은퇴한 그가 굴릴 수 있는 자금이라야 연금으로 나오는 월 108만 원이 전부였다지. “제가 재혼으로 맞이한 아내와 함께 귀촌을 했어요. 전처와는 사별을 했는데, 암 투병을 오래하다 떠났지요. 긴 투병 와중에 전 재산이 날아갑디다. 남은 건 연금뿐. 그 소소한 돈, 월 108만 원으로 서울에서 버틸 자신이 도대체 서질 않더라고. 그럼 어쩌나? 고민 좀 하다가 돈 덜 드는 시골로 내려가자, 귀촌해서 그저 밥 먹는 정도에 만족하며 자연사진이나 찍자, 그런 결론을 내렸어요.” 가진 것 없이도 깡이나 무욕으로 버티며 사는 귀재가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우리네 필부에겐 어림없다. 쥔 게 없는 사람에게 서울은 무정하고 비정하고 매정하다. 삶도 사회도 역사도 일쑤 진흙탕처럼 뒤엉킨 모순과 부조리를 축으로 윤회한다는 걸 고 관장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일 게다. 한평생 사진기자로 살며 이 요상한 세상의 명암과 요철을 깊숙이 들여다봤을 테니까. 남모를 소명감도 가슴에 품었을 테지. 정세의 격랑 속에서 그가 포착했던 ‘기록사진’들은 시대의 증빙으로 남아 있다. 6·10민주항쟁 때 한국일보 기자였던 그가 찍은 ‘최루탄을 쏘지 마라!’라는 타이틀의 사진은 사람들의 심장을 흔들었다. 미국 AP통신사는 이 통절한 컷을 ‘20세기 최고 사진 100선’에 선정했고. 돈 한 푼 안 들인 ‘사진박물관’ 나는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 아마도 고 관장의 슬로건은 그런 것이었을 터. 결국 천분이자 천직이었던 사진과의 인연은 은퇴 뒤에도 이어져 사진박물관을 꾸리게 되었다. 박물관엔 그가 현역 때 썼거나 기증받은 온갖 사진 장비와 희귀한 자료가 잔뜩 전시돼 있다. 원래 사진박물관을 차릴 생각 같은 건 하지도 않았다지. 귀촌을 했으니 뭔가 사진과 관련한 일로 여생을 보내야겠는데 그게 뭐지? 그렇게 다분히 막연한 궁리를 하던 차에 그의 명민한 아내가 쓰윽 귀띔을 하더란다. 오우, 저 빈 건물에 사진박물관을 만들어보소서! “영월엔 다양한 사립 박물관들이 있어요. 근데 말이죠, 동네 구경삼아 돌아다니다 우연히 빈 박물관 하나를 보게 됐어요. 원래 폐교였던 건물에 설립한 책박물관이 있었는데 그게 폐관됐던 거라. 그걸 본 집식구가 대뜸 아이디어를 낸 거죠.” “그 즉시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거예요?” “아내의 반짝이는 권유를 듣고 바로 착수했어요. 마치 귀신에 홀린 기분으로. 군청으로 달려가 기자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제안서를 제출하라 합디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됐고, 결국엔 성사가 됐어요. 순항을 거듭했다 할까, 매우 좋은 조건으로 협약한 뒤 무난한 운영을 해왔어요.” “매우 좋은 조건이란?” “군에서 건물을 통째로 무상임대해줬거든요. 살림할 사택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학예사도 배치해줬고. 아무튼, 자리 잡기까지 부지런히 공을 들였어요. 명심한 게 뭐냐면, 박물관이되 원래 이 터가 학교자리였다는 걸 잊지 말자는 거였어요. 시골에서 학교란 마을 문화공동체의 중심이니까. 해서, 박물관을 거점으로 많은 마을 사업을 전개했어요. 음악회 같은 문화행사도 적극 유치해 주민들과 함께 즐겼고.” “관의 지원 승인 자체가 쉽지도 않지만, 사업 진행 과정에도 괴로운 일들이 많다고들 해요. 오라 가라, 이래라저래라, 요구가 많아서. 그래서 어떤 이들은 절대 관공서와 손잡지 말고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하라 합니다.” “우여곡절을 피할 길은 없죠. 그러나 저처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내 돈 한 푼 안 들이고 일을 벌일 수 있다는 건 절호의 기회이지 않겠어요?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문화사업이나 마을사업을 열렬히 하되 절대 돈벌이 목적으로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건 실패의 첩경이니까. 반드시 욕먹고 망가지니까. 나랏돈을 공정하게 집행하는 게 상책이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무슨 예산 집행의 결재 라인엔 아예 서질 않는 게 좋아요. 그저 밥 먹을 정도의 형편만 만들어지면 이게 복이거니, 하고 만족해야 하는 겁니다.” 흔히들 관청을 공감의 파트너라기보다 요령으로 구워삶을 대상으로 여긴다. 슬기와 소신에 찬 처세가 아니고선 기분 좋게 넘기 어려운 철벽일 수 있다. 고 관장은 아마도 민첩한 머리와 저돌적인 근성의 소유자. 설령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단돈 1원도 부당하게 취하지 않겠다는 결기 역시 그의 것. 진정 그렇다면, 이 난잡한 세속에서 사례가 드물 이 인물은 이미 청정(淸正)거사. 어쩌면 그는 자신이 가진 가장 긍정적인 자질과 양심과 패기를 전량 두레박으로 퍼 올려 귀촌의 나날들에다 쏟아 붓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생판 모를 타관에 내려왔으나, 고 관장은 내 집 마당인 양 양양히 활개 쳤던 것 같다. 많은 일들을 펼치거나 만들거나 띄워 올려 흐뭇한 성과를 거두었다. 어떤 일들? 그는 영월에 오자마자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주민들 가족사진을 찍어주었다. 결혼식이나 고희연을 찾아다니며 셔터를 눌렀다. 마을 농산물 마케팅 사진도 척척 찍었다. 물론 무료봉사로. 사회적 협동조합 ‘영월 라디오스타 박물관’도 만들었다. 요즘은 귀농·귀촌 교육장에 가서 강의도 한다. 은퇴 귀촌을 바라는 이들에게 득이 될 얘길 들어볼까? “요즘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느낌이 듭디다. 특히 우리 또래들, 너무 일찍 퇴사하고서 삶의 낙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 오늘은 지하철 몇 호선을 탈까, 겨우 그런 생각이나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더 그래요.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처갓집 돈까지 까먹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그러지들 말고 귀촌이건 귀어이건 귀산을 하시라 권하고 싶어요. 잴 것 없이, 따질 것 없이 과감하게.” “흔히들 도시 탈출을 꿈꾸지만 도시생활의 관성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죠. 게다가 실패하거나 괴로워질 가능성이 있는 게 귀촌·귀농이라는 소식도 자주 들려오니 두려워질 수밖에.” “시골에서 불편한 건 딱 한 가지예요. 의료시설이 열악하다는 거. 그 외엔 도시보다 나쁠 게 없다는 거. 뭐가 문제될꼬. 게다가 시골엔 할 일이 참 많아요. 캐리어와 재능을 가진 도시인들이 시골에 내려와 피폐해진 시골문화를 북돋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요.” “원주민들과의 융화 문제도 난제라고들 하죠. 뭐 도시에서라고 심통 사나운 삐딱이들이 없으랴마는.” “아, 텃세 문제엔 귀촌자의 잘못이 더 많아요. 시골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을 재까닥 인정해버리지 못한 잘못!” “숲속의 자연 생태에도 폭력이 있고 상극이 있죠.” “단적으로 말해볼까요? 마을에 정말 고약한 사람이 하나 있다 가정합시다. 그럼 그 인간이 죽으면 조용할까? 아니죠. 비슷한 사람이 또 나타납니다. 그게 시골문화예요. 제가 이곳에서 근본을 지키며 살고 있지만 다들 저를 좋아하는 건 아녜요. 열 중 셋은 딴죽을 걸어요. 그게 이상할 게 없는 현상이라 보면 끝! 귀촌자들이 몰려들어야 합니다. 그들의 선의가 시골문화를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부디 좋아하는 일을 즐기시라 시골에도 우뚝한 철부(哲夫)가 있다. 보수적이고 토속적인 마을의 불문율을 존중하며 맘 통하는 토박이들과 어울리는 건 쓸쓸한 일상을 보완해준다. 귀촌인들과의 친선도모도 촌 생활의 불편과 권태를 면제해준다. 고 관장은 귀촌 직후 영월군 농업기술센터 희망농업대학에 입학함으로써 유치원 과정에 입문했다. 이게 무슨 얘기? 귀촌·귀농 초기엔 유치원생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후 초등 6년까지를 마쳐야만 비로소 시골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고 관장의 논평이 그렇다. 귀촌 8년째인 이즈음에서야 그는 비로소 안전한 정착에 이르렀다는 거다. “바람직한 건 농업대학에 들어가는 겁니다. 시골을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귀촌인 그룹을 형성할 수 있으니까. 저의 농업대학 동기 34명 중에 90%가 귀촌·귀농을 한 사람들이에요. 이들이 현재 영월군의 문화를 이끌고 있어요. 다들 한가락씩 했던 사람들이지만, 대부분 도시에서 사업하다 망해 시골로 내려들 왔어요. 실패 경험, 그 자체가 큰 배움이겠지. 인생을 크게 배운 사람은 좋은 노후를 누릴 수 있을 것이고.” 그의 눈은 영리한 노루처럼 반짝인다. 목청은 탕탕 우렁차 시원한 맛을 준다. 그의 뇌에 세팅된 최상의 가치는 ‘생동하는 노년’에 있지 않나 싶다.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있는 나이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으니 이제 성난 수말처럼 내달리자는 것. 그런 그가 늘 홍보하는 소리가 있다. “사람이여, 부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죽는 날까지 즐기시라!” 그거야말로 신바람 나는 인생이며, 그렇게 사는 표본이 바로 자신이라는 투로 의기양양하다. 그렇다고 고난이 없었으랴. 황소의 뿔을 잡아 패대기치는 것과 같은 분투가 없었으랴. 비바람이야 피할 길 없더라도 내 방향대로, 내 지향대로 살고 있다는 긍지의 표명. 그의 언동엔 그런 게 비친다. “6학년 5반쯤 되면 남은 인생을 덤으로 여기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에요. 과욕 부릴 때가 아니라는 거. 생활비 크게 들 것 없는 시골에 내려와, 그저 먹고 잘 수 있는 여건 정도만 만들고,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한다면 그보다 나은 삶이 다시 있을까? 돈벌이는 아예 남의 일로 치부해버리고, 돈을 벌 경우엔 번 만큼의 가치 있는 일을 당당하게 해내고, 일로써 마을 공동체에 이바지하는, 그렇게 일과 놀이가 함께 붙은 삶이라면, 늘 타인을 고려하는 인생이라면 아무런 결함이 없을 거 아니겠어요?” 나만 좋으면 무슨 소용? 그는 그리 외치고 싶은 게다. 이웃에게 귀 기울이기, 선의의 관심 갖기, 그런 걸 박애(博愛)라 하나? 이 문제에 관해서는 부처님도 예수님도 공자 할배님도 뜻이 같을 게다.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데, 그가 한마디한다. “인생관을 들어보려오? ‘오늘 이 순간을 재미있게 살자!’ 그런데 요샌 바뀌었구만. ‘마누라를 위해 살자!’로. 하하핫!” 고명진 관장이 들려주는 귀촌준비 Tip •귀촌해서 돈 벌 생각하지 말자. 도시의 비즈니스 마인드와 시골의 그것은 사뭇 다르다. 특히 돈벌이를 위한 시니어 귀농은 100% 실패한다. 저비용 고효율의 시골생활을 모색하자. •자신이 평생 해왔던 일과 기능을 썩히지 말자. 일테면, 전기기술자였다면 마을을 돌며 고장 난 가전제품을 수리해주면 된다. 봉사란 행복의 원천이지 않던가. •마을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자. 비판을 하더라도 참여하고서 비판하자. 그런 태도가 마을의 건강한 토양을 만든다. •인터넷은 시골생활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무한한 정보를 제공한다. 인터넷을 모르면 귀촌하지 말라. 페이스북으로 온 세계와 소통하는 세상이지 않은가. 박원식 소설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와 동대학원 졸업.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오랫동안 자연과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대상을 좋아할수록 아득해지는 미스터리가 늘 그를 궁리하게 만든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안목을 얻는 일의 요원함을 실감한다. 그가 즐기는 것은 산촌의 적막, 암자의 풍경소리, 낯선 여행지의 선술집, 우연한 만남 등이다. ‘천년 산행’, ‘암자에서 듣다’, ‘산골로 간 예술가’ 등의 저서가 있다.
- 2019-04-03 09:56
-
- 시니어 일자리, 알면 보인다
- 시니어 일자리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현실이 녹록지 않아서다. 경제적 어려움과 4차 산업혁명으로 일하는 시간과 일자리가 줄어드는 현상도 한몫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재취업이나 창업을 원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 경쟁률도 치열하다. 채용 공고가 나면 마치 쓰나미 현상을 방불케 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건강 나이까지 늘어 요즘 은퇴한 시니어는 60~65세라 해도 신체적으로 청년 못지않게 건강하다. 2015년 유엔(UN)이 발표한 새로운 '생애주기별 연령지표'에 따르면, 18~65세까지가 청년, 66~79세는 중년, 80~99세는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노인이다. 문제는 정년퇴직 후 아무 일도 안 하면서 보내야 할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수명이 늘어 은퇴한 후에도 30~4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자녀 교육비, 자녀 결혼 자금 등으로 정작 본인의 노후 생활비는 챙겨두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최소한의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일거리를 찾으려 해보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힘들다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 일자리와 관련한 정보를 알게 되면 구직활동에 도움이 된다. 아는 것만큼 보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령사회에 대비한 시니어의 일자리 창출에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으로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시니어 인턴십 지원제도'가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스탭스'를 비롯해 관련 업체에서 인턴십 근무자를 쓸 기업들과 계약을 하고 참여할 시니어를 교육시켜 기업에서 근무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시니어 인턴십 근로자를 채용하는 기업에게는 6개월 동안 일정액을 지원한다. 일자리를 찾는 시니어와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양쪽에 도움이 되는 제도다. 물론 6개월이라는 제한된 기간이 있으나 인턴십 과정을 통해 제2의 일자리로 연결되기도 한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훌륭한 인재를 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인턴십 일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상담을 해보길 권한다.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자리’라는 별을 따는 방법 중 하나다.
- 2019-04-01 11:01
-
- 분야 넓어지는 일본의 실버산업
- 세계 각국에서 고령화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형성된 실버산업 시장의 초창기에는 의료기술이나 생필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패션이나 IT기술 같은, 중장년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분야의 기업들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 선배’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 시니어도 스마트 바람 스마트폰이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고령자들도 스마트해지고 있다. 2월 5일 주식회사 메디플러스연구소가 발표한, 일본 국민 14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를 봐도 이러한 변화를 알 수 있다. 이 조사에서 건강관리용 앱(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60대 이상 응답 남성의 15.5%, 여성 16.1%가 사용 중이라고 답했고, 50대의 경우 남성은 12.7%, 여성은 11.9%에 달했다. 이는 30~40대 응답자에 비해 높은 수치다. 지난해 10월 소니생명보험주식회사가 진행한 ‘시니어의 생활 의식 조사’에서는 50세 이상 응답자의 33.1%가 다시 무언가 배우고 싶다고 답했고, 관심 분야로 어학, 역사, ‘인터넷과 컴퓨터’가 순위에 올랐다.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질문에선 메시지와 통화, 웹서핑 순서로 답변이 나왔다. 패션업계 ‘고령자’ 모셔라 편광렌즈로 유명한 일본 선글라스 브랜드 ‘탈렉스’는 지난해 말 자사 설립 80주년을 기념해 노인을 위한 선글라스 한정판 제품군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출시 과정에서 자체 조사를 통해 고령자들의 선글라스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는데, 대부분 2~3개 정도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애용하거나 늘 착용하고 다니는 제품은 없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노인들의 선글라스 착용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며 의지를 내비친 탈렉스는 “선글라스는 고령자의 눈 건강을 지키는 ‘빛의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면서 “고령자의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 눈 보호를 위한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한 노후 위한 서비스 늘어 고령자들의 웹 접촉이 번번해지면서 시니어를 위한 사이버보안 교육용 교재도 등장했다. 세계적인 보안회사 ‘카스퍼스키랩’의 일본 지사는 시즈오카(静岡)대학교와 함께 50세 이상 노인 중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보안교육 자료 ‘인터넷에서 수상한 것을 확인해보자’를 개발해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회사 측은 고령의 인터넷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개인정보유출이나 금전을 노린 보이스피싱 사이트 등의 피해 사례가 늘면서 자료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는 비영리 목적이라면 누구나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 길 잃은 치매 환자나 어린이, 반려동물의 위치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일본 내 유명 지도 제작사인 쇼분샤 출판사는 회원제 QR코드 서비스 ‘어서와요 QR’을 출시했다. 치매 환자의 지팡이 같은 소지품에 붙여진 QR코드를 발견자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위치가 전송되는 방식이다. 이때 발견자에게 전화번호나 이름 등 신상정보가 전해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 2019-03-27 08:51
-
- '인생의 변곡점을 제주에서'
- 평범한 직장인 출신의 1963년생 정재경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은퇴자로서 제주에서 살아보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2015년 제주도에 내려가 한 달 살기 숙소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자연하우스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은퇴자, 환갑을 앞둔 나이, 제주, 낯선 땅 경작하기, 한 달 살기 등 요즘 시니어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키워드를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나도 한때는 제주도에 관심이 많았다. 육지에서 떨어져 있는 섬이라는 묘한 신비감도 있어 신혼여행도 제주도로 갔다. 남한에서 가장 높다는 한라산도 있지만 수많은 오름, 올레길, 바닷가 등 이국적인 분위기가 낭만적인 은퇴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곳이다. 아주 내려가 살지는 못하는 형편 때문에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요즘 인기 여행 품목이 됐다. 지인 중에도 제주도에서 한 달 살고 온 사람이 있다. 몇 년 전 롱 스테이라는 말을 들어보기는 했으나 그때는 동남아, 뉴질랜드 등 그 대상 지역이 외국이었다. 인건비가 싼 동남아에서 살면 서울 생활비 정도로 여러 도우미를 거느리며 왕처럼 살 수 있다고 했다. 또 뉴질랜드로 가면 천혜의 자연 덕분에 매일 골프를 치며 꿈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서울에서 할 일이 많아 한 달씩 자리를 비우기는 무리다. 모임도 많고 멀쩡한 내 집을 한 달씩 비워둔다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한 달 살기 정도의 롱 스테이는 내게 맞는 조건이다. 그러나 아직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혼자 가면 너무 외로울 것 같고 15일 이상 집을 비워본 경우가 없어서다. 이 책은 이런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저자가 먼저 겪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 책 말고도 제주도에 대한 여러 서적을 소개했다. 이어도, 강정마을, 제주도 특산물 등 제주도와 관련한 정보도 들어 있다. 정착 과정에 체크할 사항 등도 꼼꼼히 기록되어 있다.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은퇴 후 타지에 정착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 같다. 제주도는 그동안 땅값이 너무 올랐다.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2015년 신공항 발표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것이다. 은퇴 후 노후보장 대책으로 제주도에 투자하기에는 이제 늦었다. 관심을 갖고 몇 년 지켜본 바로는 바람도 많고 *눈비 오는 날도 많아 기상 상황이 좋지 않다. 신혼여행 때 본 날씨 좋은 제주도의 풍광을 기대하면 안 된다. 어쩌면 방구석에 쳐 박혀 좋은 날씨를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적당한 나이, 가격이 오르기 전의 땅 구입 등 절묘한 타이밍에 제주도에서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나는 저자를 따라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변곡점이라는 심오한 시간 흐름도 깨닫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버렸다. 한강 변의 궁전 같은 별장을 가진 친구가 있다. 부럽기는 했지만, 그 별장을 편법으로 사고 유지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는 것을 봤다. 그 친구보다 가끔 놀러갈 수 있는 내 처지가 더 나아 보인다. 인생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 2019-03-21 11:11
-
- 자격증 두드림① 인터뷰-퇴직 후 강사로 인생 2막 연 정노희 씨
- 은퇴 후 전문 지도사나 강사 활동을 희망하는 시니어가 많다. 회사에 취직해 매일 출퇴근하는 것보다 시간 대비 수익이 좋은 편이고, 누군가를 가르치며 얻는 보람과 즐거움도 크기 때문이다. 이렇듯 매력적인 요소가 많지만, 그에 상응하는 전문성과 독창적인 강의 커리큘럼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바탕으로 자격증 취득 후 강사로서 제2인생을 맞이하고 있는 정노희(61) 씨를 만나봤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던 정노희 씨. 퇴직 후 남편의 권유로 국가기술 자격인 직업상담사(2급) 자격증을 딴 이후 올해 1월 노인두뇌훈련지도사(1급)까지, 모두 12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야말로 자격증 고수인 그녀가 가장 오래 걸려 딴 자격증은 처음 도전했던 직업상담사였다고. 국가기술 자격증인 만큼 학습량도 많고 실습 경력을 쌓아야 하기 때문일 터다. 이후 직업상담사(2급), 진로상담사(2급) 등도 섭렵했지만, 손재주가 좋았던 정 씨는 창작예술 쪽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와 관련한 자격증을 알아보던 중 다양한 종목을 두루 인정받을 수 있는 ‘토탈공예지도사’에 도전하기로 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덕분에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기세를 몰아 창의활동지도사(2급), 아동요리지도사(1급), 생태놀이지도사(2급), 노인여가운동지도사(2급) 등을 2년이 채 되지 않아 모두 땄다. “제가 하는 강의는 실습 위주의 창의 활동을 통해 교감하는 방식이에요. 이론을 가르치거나 전수하는 분야보다는 그게 전공도 발휘하고 적성에 맞으리라 여겼죠. 자격증 많아 봐야 소용없다고 하지만,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곁가지를 뻗어 나간다면 도움이 된다고 봐요. 실제 커리큘럼을 짤 때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요. 누군가의 추천이나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자기 적성과 강점을 찾고, 거기에 알맞은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좋겠죠.” 강의를 위한 전문성과 자신감 채워야 민간 자격증의 장점은 단기간에 손쉽게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다른 이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줘야 하는 교육·지도사 분야의 경우 전문성은 필수인데, 속성으로 자격증만 취득해 누군가를 강의한다는 건 역부족이다. 때문에 어떤 자격증을 준비하든 취득만을 목적으로 할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문성을 갖추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정 씨처럼 관련 분야의 전공을 이수했거나, 직장 생활과 사회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경우라면 좀 더 유리하다. “온라인에서도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많지만 깊게 배우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빈약한 실력으로 누군가를 가르치기 어렵다는 건 아마 스스로가 잘 알 거예요. 막상 강의에 나서더라도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고요. 시간을 투자해 역량을 기르고, 공부하고 실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에 부딪혀봐야 다른 이에게도 제대로 된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자격증을 땄더라도 강의 실력이 없다면 실전에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정 씨는 조언한다. “사람 앞에 나서는 걸 두려워한다면 아무리 자격증이 많아도 활동하기 어렵습니다. 강사 양성 과정이나 실무 프로그램 등을 이수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강사로서 역량을 강화하려고 6개월 동안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에서 현장 실무 과정에 참여했어요. 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내일행복학교에서 강사양성 심화교육도 수료했고요. 그 외에도 재능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지런히 실습 경험을 쌓다 보면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자신을 프로로 인정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 앞에서도 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 씨는 강사 관련 교육을 수료한 이들과 의기투합해 선배시민문화를 위한 늘샘아카데미 협동조합을 추진 중이다. 이렇듯 강사의 꿈을 안고 만난 인연은 서로 정보를 교류하며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유익한 활동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돈보다는 경험과 보람을 쌓고 싶어 강사로서 인생2막 포문을 연 정 씨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비롯한 데이케어센터, 구청 등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강사로 이름을 알린 지는 3년 남짓이라 아직 수익이 높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있어 강사로 지원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어요. 나중에 강사진을 보니 각 분야 베테랑들이더군요. 인정할 수밖에 없었죠. 그 후 저는 더 많은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학생 대상 교육기관에서는 시니어 강사 채용이 드문 편이에요. 사실 시니어 강사 입장에서도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 동년배를 교육하는 걸 선호하고요.(웃음) 제가 60대인데도 노인복지센터 같은 데 가면 젊은 사람 왔다 하시고 딸처럼 대해주시니 더 마음이 편안합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경험을 쌓다 보면 수익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겠죠. 물론 돈보다는 배움을 나누는 보람에 더 집중할 계획입니다.”
- 2019-03-20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