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 땅을 적시는 단비가 내린 다음날 아침, 서울시가 주최하고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가 주관하는 서울 詩 기행을 나섰다. 미세먼지도 말끔히 걷히고 길가의 초여름 나무들은 상큼하고 싱그러워 내 삼십대를 떠올리면서 정동골로 향했다.
정동은 근대사가 곳곳에 살아 쉼 쉬는 곳이요 덕수궁 돌담길은 내 데이트 코스이기도 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덕수궁의 동문인 대한
지난 5월 20일, 서울시 낭송협회 '시음'의 창립총회가 양평의 황순원문학관에서 열렸다. , 등 그의 소설을 읽고 좋아하게 된 소설가 황순원은 평생 잡문을 쓰지 않기로 유명했으며 순수 소설만 썼다고 한다. 시음의 창립총회가 필자가 존경하는 그분의 문학관에서 열리는 것은 아주 뜻깊은 일이었다. 꼭 가보고 싶던 곳이었기에 장소를 알았을 때 무척 기뻤다.
헝가리는 부다페스트를 기점으로 도나우 강 근교 지역(약 45km)을 묶어 도나우 벤트(Danube Bend)라 부른다. 도나우 벤트 중 ‘센텐드레’는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다. 1000년의 역사가 흐르는 고도로 사적과 문화유산이 많고 17~18세기의 화려한 건축물들이 도시를 빛낸다. 특히 도시 전체에는 예술미가 넘쳐난다. 1920년대, 독립적인 삶
우연히 ‘보보담’이란 잡지를 알게 되었다. 프로스펙스나 몽벨 등 아웃도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로 잘 알려진 LS네트웍스에서 발행하는 사외보로, 한국의 인문풍경과 정서를 담은 격조 높은 계간지라고 들었다.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무료로 보내준다는 말에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했더니 2017년 봄 호가 손 안에 들어왔다.
일반적인 사보와는 달리 매 호마다,
사라져가는 서울의 풍경, 우리가 보존해야 할 서울의 사대문 안의 마지막 달동네가 몇 군데 있다. 우리의 역사문화지구로 과거의 시간을 떠올려볼 수 있는 곳을 찾아가보려고 한다. 이름하여 ‘Remember seoul’이다. 허름하고 빛바랜 동네이지만 시간을 거슬러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북정마을, 김광섭 시인이 노래한 ‘성북동 비둘기’에 나오는 바로 그 마을
봄의 끝,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이다
그 들판엔 뜨거운 한여름의 태양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언덕으로 오르는 길 옆 냇가에는 여름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고 몸부림치듯 엉킨 덩굴들이 옥천의 들길에서는 자유로워 보인다.
나무 그늘에는 더위를 피해 동네 사람들이 쉬고 있었고, 언덕 아래엔 초여름의 강태공들이 텐트를 치고 하세월 유유자적한 모습이
시대를 상징하는 목소리가 있다. 포크음악의 전설 세시봉의 막내인 김세환의 목소리가 바로 그렇다. 1970년대를 수놓았던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노랫말과 귀공자 같은 외모와 함께 어우러져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화려하게 부활한 세시봉의 멤버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변하지 않은 모습으로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손관승(58) 전 iMBC 대표를 만났다. 전 MBC 베를린 특파원, 전 iMBC 대표이사, 교수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온 그는 여러 개의 호칭을 갖고 있다. 스스로 부여한 현업(業)은 스토리 노마드, 즉 이야기 유목민이다. 강의와 강연, 기고와 저술을 하는 삶이다. 전반전은 수치와 가치를 추구한 2치의 삶이었다
한낮에도 그저 적요한 읍내 도로변에 찻집이 있다. ‘카페, 버스정류장’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버스정류장’이란 떠나거나 돌아오는 장소. 잠시 머물러 낯선 곳으로 데려다줄 버스를 기다리거나, 마침내 귀환하는 정인을 포옹으로 맞이하는 곳. 일테면, 인생이라는 나그네길 막간에 배치된 대합실이다. 우리는 모두 세월의 잔등에 업히어 속절없이 갈피없이 흔들리며 먼 길
모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속초에 갔습니다. 소금내음 물씬한 속초앞 바다에는 다양한 물고기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물고기 중에 참 못생긴 놈이 가끔 눈에 띱니다. 아귀, 삼식이, 곰치 그리고 뚝지가 그렇습니다. 정말 희한하다 싶을 정도로 못생겼습니다. 그 중에도 뚝지는 정말 못생겼습니다. 그래서인지 옛날에는 이런 물고기는 잡았다가도 재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