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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브라보! 2020년 2월 축제 일정
- 추웠던 겨울도 서서히 마무리 되는 2월! 새콤달콤 딸기와 싱싱한 대게가 제철을 맞아 이를 주제로 한 지역 축제들이 열리고요~ 2월 8일 정월대보름 맞이 행사와 이른 봄을 만날 수 있는 매화축제까지… 다양한 축제와 행사 즐기시고 올 겨울도 알차게 마무리해보세요! # 2020 삼척 정월대보름제 일정 2월 7~9일 장소 엑스포광장 및 오십천둔치 일원 정월대보름을 맞아 1973년 음력 정월보름날부터 시작된 행사다. 삼척 고유의 기줄다리기를 비롯해 천신, 지신, 해신에게 소재 초복과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제례행사와 전통 민속놀이 등이 펼쳐진다. # 휴애리 매화축제 일정 2월 7일~3월 8일 장소 제주 휴애리 매화정원 봄의 전령사인 매화를 한껏 만낄할 수 있는 휴애리의 계절축제다. 행사 기간 동물먹이주기체험, 승마체험, 거위쇼 관람과 더불어 다양한 전통놀이 체험과 상설 체험 프로그램을, 갤러리팡 사진전 등을 즐길 수 있다. # 논산딸기축제 일정 2월 19~23일 장소 논산천둔치 관내 딸기밥 제철 딸기를 직접 수확하고, 딸기케이크 만들기, 딸기잼 만들기, 딸기 드론 만들기, 딸기 공예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체험해볼 수 있다. 논산시민과 함께하는 밴드공연, 난타공연, 불꽃놀이 등도 함께 개최한다. # 영덕대게축제 일정 2월 20~23일 장소 영덕 강구항 일원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대게 축제로, 올해는 ‘왕이 사랑한 영덕대게의 꿈!’을 테마로 열린다. 영덕대게를 비롯한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뿐만 아니라, 풍물퍼레이드를 비롯한 콘서트와 버스킹도 감상할 수 있다. #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 일정 2월 27일~3월 1일 장소 울진 후포항 왕돌초 광장 일원 울진군의 특산물인 대게를 알리고,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지역 대표 행사다. 대게를 활용한 다양한 시식, 체험 행사와 더불어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콘서트와 문화공연도 즐기며 풍족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2020 포항 구룡포대게축제 일정 2월 28일~3월 1일 장소 포항 구룡포 아라광장 일원 전국 최대 대게 생산지인 포항 구룡포에서, 많은 생산량을 기반으로 저렴한 가격의 구룡포대게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한 축제다. 대게낚시, 대게퓨전요리 이벤트, 대게깜짝경매 등을 진행한다.
- 2020-01-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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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에서 즐기는 상큼한 새해
- 새해를 맞아 호텔마다 다양한 프리미엄 패키지와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건 제철 딸기를 콘셉트로 한 다이닝 메뉴. 상큼한 딸기 요리와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 한 해 중 이 시기를 기다리는 마니아들도 있단다. 더불어 윈터 패키지와 새해 호캉스(호텔+바캉스) 패키지 등 다채로운 프로모션으로 연초에는 호텔에서 누리는 즐거움이 더욱 풍성하다. ‘베리베리베리 프로모션’ & ‘윈터케이션 패키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는 딸기 디저트 뷔페 ‘베리베리베리 프로모션’을 3월 29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과 공휴일에 선보인다. 딸기 농장 콘셉트로 꾸며진 라운지에서 더불어 맛 좋은 전남 담양군 딸기로 만든 티라미수, 마카롱, 케이크 등을 즐길 수 있다(성인 6만5000원, 어린이 4만5000원, 부가세 포함). 겨울 동안은 안락한 객실과 아이스링크, 눈썰매장을 모두 이용하는 ‘윈터케이션 패키지’도 운영한다. 풀(pool)에 몸을 담그고 남산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남산풀룸 1박과 함께, 오아시스 아이스링크 입장 및 스케이트 대여 2인,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 조식 2인, 피트니스 및 실내 수영장 무료 이용권 등이 포함된다(2월 23일까지, 44만 원부터, 부가세 별도). ‘스위트 인 럭셔리 패키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은 새해를 맞아 고품격 서비스를 누리며 가족과 함께 호캉스를 보낼 수 있는 ‘스위트 인 럭셔리 패키지’를 1월 31일까지 판매한다. 이용객은 환영 선물과 함께 컨티넨탈 조식, 이브닝 칵테일, 간단한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해피아워 등을 포함한 클럽 라운지 혜택을 받는다(가격은 44만 원부터, 부가세 별도). ‘스트로베리 고메 부티크’ & ‘스트로베리 애비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1월 3일부터 4월 26일까지 세계 3대 진미를 활용한 코스 요리와 딸기 뷔페를 함께 즐기는 ‘스트로베리 고메 부티크’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같은 기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는 딸기로 재해석한 40여 가지 세계 각국의 디저트를 선보이는 ‘스트로베리 애비뉴’를 진행한다(파르나스 6만9000원, 코엑스 5만9000원, 부가세 포함). ‘살롱 드 딸기시즌 5’ & ‘헬로우 2020 겨울 패키지’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의 ‘더 라운지’에서는 ‘살롱 드 딸기’ 뷔페를 5월까지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최고급 딸기를 엄선해 론칭 이래 가장 풍성한 디저트를 마련했다. 딸기 롤케이크, 딸기 파나코타 등 30여 가지 메뉴로 구성된다. 레트로 감성을 담은 포토존 설치 및 빈티지 바비 인형 등을 비치해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주중 5만5000원, 주말 5만9000원, 부가세 포함). 2월 말까지는 신년 맞이 ‘헬로우 2020 겨울 패키지’를 선보인다. 한강과 도심 풍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디럭스 객실 1박을 비롯해, 특수 제작한 최고급 다이어리와 핸드크림 세트, 서초 아이스링크 이용권을 제공한다. 패키지 이용객에겐 초대형 실내 수영장과 테라피풀, 최신 운동시설 등이 마련된 마크퀴스 피트니스 클럽 입장도 무료다(26만5000원부터, 부가세 별도). ‘올 어바웃 스트로베리’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41층에 위치한 로비 라운지 바의 시그니처 프로모션 ‘올 어바웃 스트로베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3월 31일까지 금·토·일요일과 공휴일에 다채로운 딸기 디저트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달콤한 디저트와 더불어 참치 타다키, 모둠 올리브, 타다키 등 풍성한 메뉴와 음료도 함께 제공한다(4만9000원, 부가세 포함). ‘웰컴 2020 패키지’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제주의 경관을 담은 객실 1박과 레스토랑 하노루의 프리미엄 떡국 등을 포함한 ‘웰컴 2020 패키지’를 준비했다. 오션뷰 및 스위트룸 이용객에게는 99바의 와인 하프보틀 1병과 간단한 스낵도 서비스한다. 1월 24~26일, 설 연휴 기간에는 전문 작가가 촬영하는 가족사진 촬영 이벤트도 진행한다(19만8000원부터, 부가세 별도).
- 2020-01-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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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즐길 만한 전시ㆍ공연ㆍ영화ㆍ도서
- ◇ Exhibition #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시간 이미지 장치 일정 5월 31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비디오 아트의 30여 년을 재조명한다. ‘시간 이미지 장치’를 부제로 하는 이번 기획전은 국내 비디오 작가 60여 명의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시간성, 행위, 과정의 개념을 실험한 1970년대 작품에서 시작해, 1980~90년대의 장치적인 비디오 조각과 싱글채널 비디오까지 아우르며 한국 비디오 아트의 전개 양상을 입체적으로 해석했다. ‘한국 초기 비디오 아트와 실험 미술’, ‘탈장르 실험과 테크놀로지’ 등 크게 7개의 주제로 나뉜다. 기술과 영상 문화, 과학과 예술, 장치와 서사 등 이미지와 개념의 문맥을 오가며 진화해온 한국 비디오 아트의 역사를 다각도로 살펴볼 기회다. # 매그넘 인 파리 일정 2월 9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프랑스 파리를 주제로 한 사진전으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등 20세기 사진의 신화로 불리는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 소속 작가 40명의 작품 400여 점이 공개됐다. 2014년 오텔 드 빌(파리 시청)에서 처음 개최됐던 이번 전시는 2017년 일본 교토문화박물관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앞서 열린 파리와 교토 전시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던 엘리어트 어윗의 사진 40여 점으로 구성된 특별 섹션 ‘Paris’와, 파리의 패션 세계를 담은 작품 41점을 추가로 만날 수 있다. 파리의 풍경이 담긴 옛 지도와 희귀도서, 앤틱가구 등으로 꾸며진 ‘파리 살롱’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풍성하다. # 알폰스 무하: Alphonse Mucha 일정 3월 1일까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체코를 대표하는 화가 알폰스 무하의 판화, 유화, 드로잉 등 오리지널 작품 230여 점을 작가의 삶과 여정에 따라 총 5부로 나눠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체코 출신의 테니스 선수 이반 렌들의 개인 소장품을 주축으로 기획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일명 ‘무하 스타일’이라 알려진 넝쿨 같은 여인의 머리카락, 독특한 서체 등 매혹적인 아르누보 스타일의 포스터에서 작가가 고국으로 돌아가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작품까지 총망라한다. 도슨트 운영과 더불어 체코문화원과 함께하는 미술사 강연 및 시즌 이벤트, 키즈 아틀리에 등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 고향 gohyang: home 일정 3월 8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서울시립미술관 비서구권 전시 시리즈의 세 번째 프로젝트로, 복잡한 사회·역사적 배경을 가진 중동 지역의 현대 미술을 살펴본다. 중동에서 발생한 다양한 미술적 활동을 통해 고향을 잃거나 빼앗긴, 또는 고향이 없거나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민족’이라는 관념적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기억의 구조’, ‘감각으로서의 우리’ 등 총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이미지, 사운드 설치, 드로잉,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아우른다. 전시기간에는 할리드 쇼만 컬렉션의 영상 작품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시네마테크 컬렉션으로 구성된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 Stage # 뮤지컬 '레베카' 일정 3월 15일까지 장소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로버트 요한슨 출연 엄기준, 신성록, 옥주현 등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등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계 콤비 미하엘 쿤체(대본·작사)와 실베스터 르베이(작곡)의 대표작. 영국 대표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소설 ‘레베카’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 ‘레베카’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원작 소설과 영화를 뛰어넘는 감동적인 로맨스,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 강렬한 음악으로 전 세계 1900만 관객을 마음을 사로잡으며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라이선스 공연의 상징이 된 회전하는 발코니 신은 관객이 꼽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다. # 마당놀이그 '춘풍이 온다' 일정 1월 26일까지 장소 국립극장 달오름 연출 손진책 출연 김준수, 서정금, 김미진 등 판소리계 소설 ‘이춘풍전’을 바탕으로 한 마당놀이극이다. 34명의 배우와 20명의 연주자가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기생의 유혹에 넘어가 가산을 탕진한 한량 춘풍을 그의 어머니와 몸종이 혼쭐내고 가정을 되살린다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마당놀이 특유의 세태를 꼬집는 풍자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 2020 신년음악회 일정 1월 4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휘 정명훈 출연 서울시립교향악단, 클라라 주미 강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은 경자년을 맞아 새해 첫 주 토요일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이끈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며 의미를 더한다. 실력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협연으로,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을 비롯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아온 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 Movie # 피아니스트의 전설 개봉 1월 1일 장르 드라마·판타지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팀 로스, 프루이트 테일러 빈스 등 ‘시네마 천국’, ‘베스트 오퍼’에 이은 주세페 토르나토레와 감독과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 감독이 함께한 ‘예술과 사랑’ 3부작 마지막 편이다. 2002년 12월 개봉 이후, 22년 만에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첫 정식 개봉을 확정했다. 이탈리아 작가 알렉산드로 바리코의 소설 ‘노베첸토’가 원작. 평생 바다 위에서 살며 한 번도 땅을 밟아본 적 없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라는 설정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여기에 아름다운 영상과 황홀한 선율이 조화를 이루며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개봉 1월 16일 장르 드라마 감독 셀린 시아마 출연 아델 하에넬, 노에미 메를랑 등 제72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2관왕에 이어 토론토, 뉴욕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다.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여인과 그녀의 결혼식 초상화 의뢰를 받은 화가 마리안느의 미묘한 관계를 그린다. # 몽마르트 파파 개봉 1월 9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민병우 출연 민형식, 이운숙, 민병우 아버지의 인생 2막을 담은 아들의 다큐멘터리. 미술교사로 평생을 산 아버지는 은퇴 후 ‘몽마르트 거리 화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프랑스로 떠난다. 파리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도전기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 Book # 55년생 우리 엄마 현자씨 (키만소리 저·책들의정원) 엄마는 해외로 떠난 딸을 그리워하며 자신도 영어공부를 해서 혼자 해외여행을 가겠노라 다짐했다. 그렇게 엄마, 아내, 며느리로서의 의무를 거부한 그녀는 ‘현자 씨’라 불러 달라며 가족들에게 선포한다. 환갑을 훌쩍 넘겼지만 ‘내 나이가 어때서’를 외치며 ‘나다운 나’로 살고 있는 현자 씨의 홀로서기 에피소드를 웹툰과 에세이로 담았다. 자신의 이름 석 자로 인생 2막을 살며 못다 한 꿈을 이뤄가는 당당한 꽃중년의 모습을 그린다. #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신정근 저ㆍ21세기북스) 베스트셀러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에 이은 신정근 교수의 신작. ‘중용’의 원문 중 신중년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60개의 명문장을 엄선해 인생의 무게 중심을 잡는 법을 일러준다. # 내가 죽은 뒤에 네가 해야 할 일들 (수지 홉킨스 저ㆍ에프) 자신이 죽은 뒤 남겨질 딸에게 전하는 엄마의 사랑과 조언을 담은 그림 에세이다. 엄마가 떠나고 딸이 홀로 할 일들을 날짜별, 단계별로 보여주고, 행복한 삶을 위한 처방전도 제시한다. # 굿모닝 미드나이트 (릴리 브룩스돌턴 저ㆍ시공사) 북극에 고립된 78세 천문학자와 지구로 귀환 중인 우주비행사가 생의 마지막 순간 느낀 지난날의 사랑과 회한을 그린 소설. 극한 상황 속 인간의 고독과 복잡한 내면을 아름답게 묘사했다. # 어반 우즈맨 (맥스 베인브리지 저ㆍ목요일) 우드 카빙으로 숟가락, 주걱, 도마 등 일상에서 쓰이는 물건을 손수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목재 구하기부터 도구 사용법, 관리법 등 초보자를 위한 목공 매뉴얼이 자세히 실려 있다.
- 2020-01-0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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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투자 인사이트] 흔들리는 주류주 "멀리 봐라"
-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앞두고 주류 관련 종목의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올 한해 주류업계에는 신제품 출시와 레트로 마케팅를 비롯해 일본 불매운동까지 다양한 이슈가 있었다. 하이트진로는 올 3월과 4월에 각각 ‘테라’와 ‘이즈백’을 출시해 주류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반면 롯데칠성은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역사적 밸류에이션 밴드 하단을 찍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주류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부터 큰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이즈백을 주축으로 한 돌풍을 내년에도 이어갈지, 롯데칠성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수그러들면서 회복세로 돌아설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하이트진로, 최근 주가 조정은 ‘저가 매수’ 기회 하이트진로는 신제품(테라·진로) 매출의 호조에 힘입어 맥주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케팅 비용이 일부 투입되겠지만 점유율 확장을 위한 과정일 뿐 내년엔 본격적인 증익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테라의 올해 매출액은 2분기 369억 원, 3분기 721억 원, 4분기 810억 원(추정)으로 확대되면서 맥주시장의 통상적인 계절성을 무시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주판매량도 이즈백의 호조로 20% 이상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하이트진로의 4분기 전사 매출은 별도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 연결기준으로 전년 대비 13% 성장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의 이 같은 실적 상승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확장 효과와 맥주 매출 성장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주 역시 이즈백 효과에 참이슬까지 수요가 동반 창출되는 만큼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판매 호조로 핵심 상권에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점유율이 현재 50%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하이트진로의 내년 맥주와 소주의 연결 매출액은 각각 12%, 6%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주류시장 내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전사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열린 상황”이라며 “이를 통해 전사 어닝파워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최근 주가 조정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은 하이트진로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고 목표주가 4만 원을 유지했다. 유안타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3000원을 제시했다. 지난 30일 하이트진로는 전 거래일 2만8750원에서 250원(0.87%) 오른 2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칠성, 주류 여전히 부진하나 음료부문 기대 반면 롯데칠성은 올 4분기까지 일본 불매 여파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올 4분기 맥주와 소주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200억 원, 150억 원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내년 주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비용증가로 인한 감익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롯데칠성의 내년 주류 적자가 전년 대비 200억 원가량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마진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는 음료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생수 매출액이 전년 대비 13% 증가하면서 전사 마진 개선을 견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음료부문 증가세는 내년에도 지속돼 전년 대비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탄산음료시장이 식생활 서구화의 진전으로 성장 중이며 그중에서도 브랜드력 강화와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점유율이 오르고 있다. 주스부문 실적이 개선됐고 커피음료에서도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롯데칠성의 주가는 소주의 부진만을 반영했지 음료의 호전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유휴자산인 서초동부지의 가지만 봐도 현재 시가 총액의 2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또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칠성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 밴드 하단에 위치해 부담이 없다”며 “하지만 이익 가시성이 낮아지는 국면인 만큼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롯데철성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7만 원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1만 원을 유지했다. 지난 30일 롯데칠성은 전 거래일 13만9000원에서 1000원(0.72%) 오른 14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 2019-12-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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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반복을 표현한 '강박 X 강박'전
- 서울시립미술관은 2020년 3월 8일까지 이색적인 타이틀인 '강박 제곱' 전을 연다. 굳이 제목을 강박 제곱으로 한 것은 강박이 보이지 않는 우리의 내적인 강제에 의한 것이고 그것은 일상에서 반복으로 나타난다는 의미다. 이것은 비단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사회적 구조 문제 속에서도 살피려는 것이다. 현대인의 강박 중 하나는 늘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 욕망 등으로 이어진다. 1. 뉴 미네랄 콜렉티브 팀(에밀리아 스카눌리터와 타냐 부스)의 '공허한 지구(Hollow Earth)' 에밀리아 스카눌리터는 1987년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세계적인 작가이고 무명 때 인천 레지던시에서 2년간 살았다. 삼겹살도 좋아한다. 타냐 부스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두 작가가 만난 곳은 비옥한 토양과 녹지로 뒤덮인 노르웨이의 트롬쇠이다. 두 작가는 지질학과 환경에 관심이 많아 현대 강대국들의 채굴 산업, 국제 정치, 인간과 자연의 상호관계 등에 대한 느낌을 영상으로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2. 우정수 작가의 강박은 불안과 공포에서 출발한다. 고대나 중세의 공포가 ‘죽음’에서 왔다면 현대의 공포는 ‘가난’ 정확히 말하면 ‘미래의 가난’에서 온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가난에 대한 불안, 부에 대한 강박이 있다. 작가는 최근에 ‘뉴트로’도 현대인이 가진 강박의 일종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표현했다. 작품은 ‘서사’ ‘젊은 화가들’ ‘물 위의 남자’ ‘데우스 엑스 마키나’ 등이 있다. 3. 오메르 파스트 작가는 다큐멘터리, 극,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들어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주인공은 주로 전쟁이나 테러에 같은 충격적인 사건 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덧붙여지고 윤색되어가는 기억과 과거의 환영이 뒤엉킨 복합적인 이야기가 반복, 변형, 순환된다. '5,000피트가 최적이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미국 프레데터(predator-마국 군 최첨단 무인정찰기 겸 공격기) 드론 조종사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와 재연의 형식을 번갈아 가면서 드론 조종사의 경험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어나는 범죄 이야기를 엮어간다. 기억은 결코 완전히 복원되지 않고 매번 재구성되며 반복되는 과정에서 그 차이는 틈을 만든다는 점을 제시한 작품이다. 4. 차재민 작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지배와 폭력이 도시개발, 노동, 국가 권력과 정책 등으로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특히 소외된 사람이나 물건들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을 예술로 풀어낸 것이다. 영상 작품 '사운드 가든' 가로수가 된 훈련목이 뿌리째 뽑혀 옮겨지는 모습은 자신의 상처를 말하면서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상담의 과정과 닮았다. 둘 다 상처가 있고 새로운 삶에 적응하며 상처를 치유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회복을 꿈꾸고 있다. 이 반복되는 영상 이미지는 상처에서 벗어나 회복을 희망하는 인간의 강박과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 채 상처를 안고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5 정연두 'DMZ 극장 시리즈' 작가가 DMZ에 관심을 가진 것을 어느 날 외국에 사는 친구가 남북문제로 나라가 어지러우면 자기 집으로 피난 오라는 전화를 받고 나서부터다. 이 작품은 파주의 ‘도라 극장(도라산 전망대)’이다. 도라산이라는 이름은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이 고려에 투항한 뒤 태조 왕건의 딸 낙랑공주 왕 씨와 결혼한다.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는 경순왕을 위해 낙랑공주는 산 중턱에 암자를 짓고 그 산에 도읍을 의미하는 ‘도’자와 신라의 ‘라’자를 합쳐 ‘도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장소는 분단의 현실과 통일이라는 이 시대의 강박을 담고 있다. 6. 김용관 '신파(New Wave) 60분 애니메이션' 과학을 근거로 한 미래의 상상이 SF(사이언스 픽션 science fiction)이고 예술을 근거로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 아트 픽션(art fiction)이다. 시간과 공간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미래에서 현재의 인간과 미래의 인간이 종횡무진 누비며 경험하는 가운데 작가의 미래 예술에 대한 집요한 상상이 나타나 있다. 또한, 미래 어느 시점에는 과거, 현재, 미래 모든 시공간의 이미지들이 데이터화돼 ’새로운 예술’이 불가능해진다. 신파는 매 순간 새로운 예술을 찾는 현대 예술과 현대 예술가들의 강박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품이다 7 .이재이 '한때 미래였던' 미국 텍사스의 로이스시티와 코르시카나 고속도로변에 버려진 퓨투로 주택 (futuro house 타원형 비행접시 모양의 이동 주택)은 1960년대 후반 완벽한 형태의 미래지향적 주택이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에 기대했던 미래이지만, 그냥 지나가 버린 미래이다.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주개발에 대한 기대로 지어진 퓨투로 주택이다. 미래에 대한 강박이 만든 폐허의 현장에 찰나를 상징하는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다. 8. 김인배 '건드리지 않은 면 untouched side' 작가는 잘린 연근으로 통 연근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압출법 단열재’인 10cm의 ‘아이소 핑크’를 사용한 것이다. 반복을 나타내고 하나하나 쌓는 단면은 그 앞에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 반복에는 굴곡의 차이가 있듯이 모든 반복에는 차이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쌓다 보면 그 안은 건드릴 수 없는 면이 되는 것이다 9. 에밀리아 스카눌리터 'T1/2' 이 작품은 올해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핀추크아트센터에서 주관하는 ‘퓨처 제너레이션 아트 프라이즈(Future Generation Art Prize) 2019 대상’을 수상했다. 시립미술관에서는 상 타기 전에 섭외하였기 때문에 이것은 상 받은 후 첫 전시다. 이것은 반감기 즉 방사성 물질의 양이 방사성 붕괴 때문에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 기호이다. 이 작품은 5년간에 걸친 작업과 리서치 전문가와의 협업으로 인어의 시선을 통해 지구에 거듭 상처를 내는 인간과 그들의 세계를 초인류적인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있다 10. 리메인더 라운지 (remainder lounge) 전시 참여 작가들이 작품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떠오른 이미지, 영감을 받은 책, 각종 리서치 자료들, 제작하는 동안 파생된 글, 사진, 드로잉 등 작품과 직, 간접으로 관계가 있으면서 작품으로 실현되지 못한 나머지들을 펼쳐 놓았다 김용관 작가의 여러 버전 글, 정연두 작가의 앨범, 이재이 작가의 퓨투로 하우스 도면, 이재이 작가의 영어책 등이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는 어떤 것이 있나 한 번 뒤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아! 나는 ‘나의 강박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면서 강박에 빠지고 말았다.
- 2019-12-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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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 투자 인사이트] 몸값 키우는 '미디어콘텐츠주'
- 미디어콘텐츠기업들이 몸값을 키우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시장이 확대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찾는 수요가 늘자 해당 기업들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제이콘텐트리와 스튜디오드래곤에 관심을 갖는다. 이들 미디어콘텐츠기업이 넷플리스와 손을 잡으며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도 이들 기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내년 유망주로 떠오른다. ◇제이콘텐트리, 내년 연매출 13% 성장 기대 제이콘텐트리는 올해 13편의 드라마를 제작했지만 내년 하반기 수목드라마 슬롯이 편성되면 연간 18편을 만들 게 된다. 유진투자증권이 분석한 리포트를 살펴보면 올해 13편의 드라마 제작에 따른 방송사업부문 매출은 2236억원이다. 구작 판매 매출 등을 감안하면 편당 약 15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내년 5편의 드라마 추가 제작에 따른 매출액 증가분은 7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이콘텐트리는 넷플릭스와 내년부터 3년간 20편 이상의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해 방송부문의 이익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이콘텐트리는 내년 기준으로 전체 제작 드라마 중 30% 이상을 넷플릭스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3년의 계약기간 동안 일부 드라마 제작비를 일정 비율 보전받을 수 있어 이익 안정성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이콘텐트리가 보유한 제작사가 총 4개로 늘었고, 제작사 2~3곳에 대해서도 지분 30~50%를 확보했기 때문에 내년부터 급증하는 제작물량을 충분히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5년간 연평균 매출 13%, 영업이익 26%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제이콘텐트리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만9000원을 제시했다. 또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5만1000원의 목표주가를 내놨다. 제이콘텐트리의 지난 26일 주가는 종기기준 3만6600원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세계 최대 미디어시장 공략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11월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동제작, 연 7편 이상 콘텐츠 공급계약 등의 내용이 담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계약이 스튜디오드래곤에게 유리한 조건이라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점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최소 3년간 대형 글로벌 콘텐츠 유통채널에 작품을 선보인다. 또 넷플릭스가 지원하는 비용으로 더 좋은 작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의 협력은 스튜디오드래곤의 내년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내년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세계 최대 미디어시장을 공략한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드라마 ‘라이브’의 리메이크 작품에는 원작 제작자가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 현지에서 작가 섭외와 작품 기획을 진행 중이고 내년 3월 내 작품 채택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아니라 국내 제작진이 참여하기 때문에 미국시장 내 제작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미국의 편당 드라마 제작비 규모가 국내 대비 월등히 크기 때문에 단순 외주제작을 통한 경상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9만1000원의 목표주가를 내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 원을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 26일 주가는 종가기준 7만8400원이다.
- 2019-12-2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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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어로 금융 지식을 알려주는 윤현숙 씨의 제2의 인생
- 우리나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유튜브 방송이 있다. 바로 수어를 통해 금융 지식을 알려주는 ‘윤쌤의 쉬운 금융 수어’이다. 신한은행에서 27년 동안 일하고 퇴직한 윤현숙 씨가 제2의 인생을 열며 운영을 시작. 과연 이 독특한 콘텐츠는 어떤 연유로 출발하게 된 걸까? 이런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걸까? 목소리에서부터 훈훈한 온기가 전해지는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현숙 씨는 1972년생으로 1991년 3월에 조흥은행에 입사했다. 그 후 조흥은행은 신한은행과 통합해 상호를 신한은행으로 변경했고, 그녀는 27년 동안 신한은행 지점 VIP실에서 일하며 차장직까지 올랐다. 그리고 2018년에 희망퇴직을 했다.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썩 건강하지는 않았어요. 특히 두통이 심했죠. 그게 심해지더니 아무 증상 없이 갑자기 정신을 훅 잃어버리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엎드려 있다가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나 일하는 날이 많았죠. ‘오늘은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될 때도 있었는데, 다행히 회사에서 명퇴 기회를 주셔서 선택하게 됐죠.” VIP실이라고 하면 흔히 편한 업무를 하는 곳으로 생각하지만, 그녀는 나름의 지독한 전쟁을 치렀던 셈이다. “사직서는 컴퓨터로 작성해서 제출하면 됐어요. 다 쓰고 나니 ‘누르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내용의 팝업이 뜨더라고요. 바로 제출을 눌렀죠.(웃음)” 그녀는 퇴직하자마자 바로 수어 학원에 등록했다. 수어(手語)를 배워 청각·언어장애인들을 돕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2014년에 일했던 지점에는 장애인 고객이 많이 왔어요. 그들을 보다 보니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군요. 필담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보고, 자신의 업무를 다 처리하지 못하고 가는 안타까운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죠. 그때마다 내가 수어를 할 줄 알면 해결해줄 수 있을 텐데 싶었죠.” 수어는 당연히 인사부터 배웠다. 처음이라 실수도 많고 아직 서투르다. 하지만 태어나서 경험하는 가장 즐거운 일이다. 그렇게 수어를 배우는 그녀가 유튜브와 만나게 된 것은 노사발전재단 금융센터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 과정을 수강하면서부터였다. “수어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방법으로 뭐가 있을까 싶었죠. 그러다가 나에겐 금융 지식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튜브에 많은 금융 정보가 있지만 수어로 알려주는 동영상은 없었어요. 내가 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죠.” 은행에서 27년 동안 VIP 고객을 상대한 만큼 그녀의 금융 지식은 프로페셔널하다. 은퇴설계전문가, AFPK, 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변액보험·손해보험·제3보험·생명보험 대리점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보이스 피싱이나 금융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청각·언어장애인들은 금융 정보를 잘 알 수가 없다.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어서 금융 정보를 얻기 힘들고, 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케어할 대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사실 일을 그만둔 다음에는 다시는 금융 일을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가진 지식이 도움이 된다면 전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금융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얻어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사기를 안 당하면 좋겠어요.” 아름다운 손끝으로 나눌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제2인생을 발견한 윤현숙 씨. 그녀는 알기 쉬운 금융 수어가 세상을 이롭게 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잘해서 하게 되는 일은 없다”는 말에 용기 얻어 자신의 지식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마음으로 1인 크리에이터를 시작한 윤현숙 씨에게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달라진 것이 있는지 물어봤다. “우선 해야 할 일이 있으니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죠. 그리고 퇴직한 사람들을 만나면 다들 여행 얘기만 하는데, 여행은 남편이 퇴직하면 같이 가기로 했어요. 그동안은 봉사할 수 있는 수어 실력을 탄탄하게 쌓을 생각이에요.” 단순한 제스처 혹은 손짓이라는 의미가 강한 수화(手話)보다 언어적 역할에 더 큰 방점을 두고 있는 수어는 2016년 수화언어법이 통과되며 언어로 인정됐다. 이후 방송뿐만 아니라 관공서의 연수, 세미나 등은 물론 동네 주민센터에서 회의를 할 때도 수어 통역사 배치가 필요해졌다. 윤현숙 씨는 수어 통역을 할 때 단순히 기계적으로 언어만 번역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청각·언어장애인들의 문화는 독특해요. 그분들에게 좀 더 쉽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사회, 문화, 경제, 정치 등에 해박해야 해요. 이 모든 걸 꿰뚫고 있어야 그분들을 잘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녀는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신중하게 생각하고 정말 많이 고민해보라”고 조언했다. 수어 통역사가 애초의 바람이었다면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어찌 보면 과감한 도전이었다. 그녀는 유튜브 동영상 제작 방법을 가르쳐준 선생님이 “잘해서 하는 것은 없다, 계속 깨지면서 하는 거다”라고 한 말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서툴러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다짐한 순간이었다. “앞으로는 금융을 비롯해 재무설계 상담도 하고 싶어요. 자산가들의 금융이 아니라 파산 직전에 처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드리면서 그분들의 마음까지 보듬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2019-12-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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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놀이에 신난 두 남자
- 넘어져 부서져도 눈 덮인 산을 그리워했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참아가며 설상 경사로를 질주했다. 수줍은 미소로 시작한 두 사람의 인터뷰는 시간이 갈수록 반전에 반전을 더했다. 사람은 이렇게도 살 수 있다! 겨울 놀이에 인생을 던진 두 남자를 만났다. 이들은 1994년 처음 만났다. 도봉산에 있는 한국등산학교에서. 전영래(55) 씨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고, 임세훈(51세) 씨는 그곳에서 강사로 일하는 선배를 만나러 갔었다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얼굴을 자주 보면서 살게 될지 몰랐다. 그러고 보니 체격도 비슷하고 뭔가 풍기는 느낌도 다르지 않다. 한국등산학교 강사 직함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 정작 본업은 따로 있다. 임세훈 씨는 음향 엔지니어, 전영래 씨는 건설업자다. 겨울 놀이에 빠져 산다는 이 두 남자의 시작은 모두 산(山)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암벽 등반한 임세훈 씨 “아버지가 군인이셨어요. 어머니께서 장교 부인들과 어울리셨는데 절에 자주 갔습니다. 저도 따라다녔어요. 대부분 절은 산에 있잖아요. 암벽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게 됐습니다. 기웃거리면서 ‘저게 뭐하는 것이냐’며 사람들에게 자꾸 물어보니까 알고 싶으면 직접 해보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암벽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이 되니까 선배들이 산에 간다면서 스키를 메고 가더라고요. 겨울 산행을 하려면 스키를 배워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알프스스키장에 가서 처음으로 스키를 접하게 됐습니다.” 요즘은 적설량이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에 제법 눈이 많이 내렸다. “중학교 때만 해도 산에 가면 보통 허리까지 눈이 왔어요. 눈을 그냥 등산화로 헤치고 밟아가며 산을 오르내렸습니다. 그걸 ‘러셀’이라고 하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뭔가 편안한 방법이 없을까 궁리했어요. 눈이 많이 내리는 유럽 지역의 사람들은 스키를 타고 다니더라고요. 러셀로 오르면 4~6시간 걸려 올라가는 산을 스키로는 2시간이나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어요. 시간도 단축되고 체력 소모도 없어요. 그때부터 산악스키에 빠져든 거죠.” 스키를 계속 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있었다. 눈 쌓인 겨울 산을 보는 게 좋았다. “아무나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에요.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서 다 다르죠. 그 경치를 보고 싶어서 자꾸 올라갔습니다. 등산과 스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유럽 스키의 벽을 깨고 겨울을 찾아다니다 임세훈 씨는 스키를 좋아하는 것 이외에도 패러글라이딩도 하고 빙벽에도 오른다. 어린 시절 태권도 선수를 꿈꾸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곧바로 입대.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자마자 특전사로 차출됐다. 군에서 패러글라이딩 팀에 있었고 스키도 좀 타봤다. 7년 넘게 부사관으로 있다가 1991년 3월에 전역했다. 그가 찾아 들어간 곳은 역시나 스키장이었다. 스키장 패트롤(안전요원)로 들어가 일도 하고 원 없이 스키 슬로프를 질주했다. “스키 시즌이 끝날 무렵 스키 강사와 패트롤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어요. 지금도 종종 이런 논란이 일어나는데 강사와 패트롤 중 누가 더 스키를 잘 타냐는 거였어요. 그때 마침 자리에 한국스키협회 이사장님이 계셨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선을 그어주셨습니다. ‘너희 시합해봐.’” 매력적인 경품도 걸렸다. 10명에게 스위스 스키장 연수를 보내준다고 했다. 스키장이 폐장할 때쯤 슬로프를 정리하고 스키대회처럼 기문을 설치하고 각각 10명씩 20명이 맞붙었다. 협회 이사장이 연수를 보내주기로 약속한 10명에는 강사 4명과 패트롤 6명. 그중에는 임세훈 씨도 있었다. “스위스에 있는 체르마트 스키장으로 갔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죠.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한국에서 그래도 스키 좀 탄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연수 첫날 체르마트 스키장의 A급 패트롤과 최정상 슬로프인 블랙 다이아몬드 2급에서 같이 스키를 타고 내려왔는데 따라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중 가장 늦게 내려온 사람과 20분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저희 실력이 수준 이하라고 생각했는지 점점 슬로프 경사도가 낮아졌어요. 강사도 패트롤 A급에서 C급으로 내려갔습니다. 4일째 되는 날에는 아예 슬로프 근처에도 못 가고 평지에서 자세만 배웠습니다.” 8일간의 연수를 마친 뒤 임세훈 씨는 함께 갔던 협회 이사장과 친구들에게 돈을 빌렸다. 그렇게 돈을 끌어모아도 1000프랑(유로 가입 전 프랑스 화폐 단위)이 안 됐다. 한국에서 송금받을 방법도 알아냈다. 스위스 스키학교에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갈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고요. 형편없더라고요. 제 실력이요. 한국스키협회 추천을 받아서 일단 스위스 국립스키학교에 등록했어요.” 입교 허락이 떨어지기는 했는데 그다음부터가 문제였다. 돈도 없고 영어도 안 되니 학교 측에서 걱정했다. “한국어로 된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사전을 스위스 현지에서 샀습니다. 스스로 교재를 번역해서라도 이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죠. 어차피 내용의 80%는 전문용어이니까요. 제가 영어를 못하니까 강사들이 배려를 많이 해줬습니다. 학교에서는 아르바이트를 알선해주고 브랜드 협찬도 연결해주셨어요. 2년 공부하고 스위스에서 스키 레벨3을 땄습니다. 개인 강습을 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학업을 마친 후 스키 전문 브랜드의 데몬스트레이터(최고 스키 지도자) 팀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스키도 열심히 탔고, 동양인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월급 받으면서 세계의 유명 스키장을 돌아다녔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그렇게 지내다가 겨울에는 국내에 들어와서 스키도 타고 제가 하던 음향 일도 했습니다. 겨울만 찾아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스키의 재미에 빠져 살았다. 브랜드 홍보차 유럽의 한 스키장에서 모굴스키를 타다가 앞서 타던 사람이 넘어진 것을 보고 피하려다 엉덩이뼈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미칠 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우물 안 개구리는 자존심 때문에 싫었습니다. 돌아와서는 스키와 등산을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재작년에는 남극에도 다녀왔습니다. 스키는 노는 날 탔죠.(웃음)” 2014년, 한국은 남극 대륙 본토인 테라노바 만에 두 번째 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를 건설했다. 임세훈 씨는 이곳에서 연구하는 박사들의 생존을 책임지는 안전요원으로 파견된 것. 크레바스를 건너는 방법을 알려주고 블리자드가 부는 극한 상황을 해결하는 등 더 원활하게 연구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돌아왔다. “사실상 백수입니다. 그래도 군에서 연금도 나오고요. 남극 안전요원으로 활동도 했고, 동호회 형식의 스키 교실, 등산학교 등에서 강연도 합니다. 봉사에 가깝지만 교통비 정도는 주십니다. 풍요롭지는 않아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에게 스키와 등산은 생활이자 직업입니다.” 신장 투석하면서 해외로 스키 타러 다닌 전영래 씨 “매년 스키장 시즌권 판매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샀어요. 구입하고 나면 누구랑 갈까 생각해요. 혼자 가면 재미없잖아요. 마음 맞는 사람하고 가야 하니까 함께 스키 탈 친구들 목록을 정리합니다. 젊었을 때는 스키 시즌 내내 스키장에서 살았습니다.” 중학교 때 산악인이던 삼촌을 따라서 이 산 저 산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과 친해졌다. 암벽등반을 하는 삼촌의 모습을 보면서 산에 대한 열망이 강해져 고등학교 때 산악부에 들어가 활동했다. 그것도 성에 안 차서 결국 교복을 입고 성인들 틈 사이에서 산행하면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산에서 학교에 다녔어요. 성북동 살았는데 우이동에 선배가 하는 산장이 있었어요. 책가방 거기다 가져다 놓고 등반하고 자고 아침에 학교 가고 또 등반하고. 그러다 산악스키에 빠지게 됐어요. 형들이랑 있으면 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눈이 많은 유럽 지역의 사람들은 걸음마를 할 때부터 스키를 탄다고요. 그리고 스키를 타야 산을 오르내리는 게 쉽고 빠르다고 했어요. 1985년도에 스키를 시작했습니다. 산을 제대로 타려면 스키도 타야 했어요.” 지금처럼 스키장이 많을 때가 아니라 선배들이 차를 몰고 스키장에 갈 때 따라갔다. 스키 타는 시간보다 선배들 밥 챙기는 시간이 더 길었다고. 그런데 정작 산악스키의 매력 포인트는 알고 있어도 산악스키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해외여행 자율화 이전이라 정보도 풍부하지 않았다. 혹여 누군가 외국에 나가서 배워오면 그게 정확한 정보라고 믿을 때였다.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조금씩 알게 된 정도였다. 스키장 가려고 사표 낸 건설사 직원 “직장생활할 때는 퇴근과 동시에 스키장으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회사가 방배동 쪽이어서 용인 양지에 있는 스키장을 이용했죠. 다리 근육 강화를 위해 4~5년 동안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쇼트트랙을 했어요. 이상화 선수를 배출한 은석초등학교의 빙상부원이었습니다. 성북동에서 목동, 방배동으로 출근했다가 양지로 이어지는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생활에 피로를 느껴 사표 던지고 나왔습니다.(웃음)” 1997년 직장을 그만둔 그는 회사의 대표가 되면 편하게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보다 자신의 일정에 맞춰서 등반하고 스키장가는 일에 더 몰두했다. 정말 원 없이 갔다. 4일, 5일 정도는 스키장에서 혼자 지낸 적도 있다. “아침에 스케이트장, 저녁에 스키장. 몇 년 하다 보니까 슬로프를 타는 게 재미가 없더라고요. 산악스키처럼 좀 색다르게 즐기고 싶었습니다. 2003년에 강원도지사배 강원 산악스키대회가 열렸어요. 그때 출전했습니다. 산악스키대회 장면을 영상으로만 접하다가 실제로 참가하려니 많이 떨렸습니다. 산악용 스키가 원래는 따로 있어요. 가지고 있는 게 없어서 엄홍길 선배에게 빌렸습니다. 스키장의 곤돌라가 돌기 전인 새벽 5시쯤에 대회를 시작해서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끝냈어요. 그런데 몇몇 사람들이 아주 신기하게 보더군요.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게 아니라 올라가니까요.” 이렇게 신나게 살던 전영래 씨의 인생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2005년 고산에 다녀온 뒤로 신장이 망가졌다. 7년 동안을 자가 투석해야 했다. 성격상 집에서 쉴 수 없었던 전영래 씨는 투석에 필요한 장비와 약을 가지고 다니면서 악착같이 스키를 탔다. “제가 좀 외향적이에요.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어요. 몸이 안 좋아도 삿포로나 나가노에 가는 사람들이 있으면 함께 갔어요. 그리고 제가 가지고 다니는 약이 꽤 무거운데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각자 짐에 나누어 넣고 다녔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투석하고 열심히 스키 타고, 돌아와서 남들 한잔씩 할 때, 자기 전에도 투석하고 그랬어요.” 스키 타고 등반하는 일을 멈추지 않은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현실을 잊고 싶어서. 신장을 이식받은 후에는 그동안 가지 못했던 유럽의 스키장을 다닌다고 했다. “2012년에 투석기를 꽂고 운전까지 해가면서 새벽에 스키장에 가고 있는데 일산 백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저와 조직이 일치하는 뇌사자가 있으니 수술받으려면 빨리 병원으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오후에 가면 안 되겠냐’고 하자 아내가 옆에서 듣고는 ‘이 사람이 미쳤나!’ 그러더라고요. 바로 차를 돌려서 병원으로 갔죠. 투석할 때는 어디든 3시간 이내로 다녀야 했습니다. 아무래도 환자니까 장시간 비행도 쉽지 않죠. 신장 이식하고 6개월 후에 바로 프랑스의 샤모니몽블랑으로 날아갔습니다.” 매년 못 가면 한 번, 기본 두 번은 해외 스키장으로 나간다. 산 다니고 스키 타는 사람들의 건배사에 ‘백두산’이라는 게 있다고 했다. “100세까지 두 발로 산에 가자. 저도 그런 마음입니다. 민폐 끼치지 않을 때까지 스키도 타고 산에 오르고 싶습니다.” 겨울 스포츠 즐기는 Tip 1 시즌권은 8월부터 준비한다. 홈페이지를 꾸준히 확인하기 싫으면 애플리케이션 알람 신청을 해놓으면 된다. 2 부상 없이 스키를 안전하게 오래 타고 싶으면 다운힐(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기술)은 최소한 정식 자격을 갖춘 곳에서 강습을 받아야 한다. 3 레벨에 맞는 강사에게 강습받기를 권한다.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이 최고급 지식을 가르치는 데몬스트레이터에게 교육을 받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그들은 스키의 가장 기초적인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스키스쿨에서 최소한 3회 이상 교육을 받으면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 4 시니어에게 산악스키를 권한다. 산릉선을 스키를 신고 돌면서 경치도 보고 운동도 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스키를 타고 올라갔다가, 스키로 내려오기 어려우면 짊어지고 내려와도 된다. 산악스키용 부츠는 등산화와 비슷해 신고 내려올 수 있다. 완만한 경사를 임도 따라서 산행하듯이 스키를 신고 걸으면 된다. 크게 힘들지 않다. •크레바스 빙하가 갈라져서 생긴 좁고 깊은 틈. •블리자드 쌓인 눈이 강풍에 휘날려 일어나는 눈보라. •러셀 등산에서 선두가 깊은 눈을 헤치고 나아가며 길을 뚫는 방법.
- 2019-12-2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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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세상과 단절되어 사는 은둔형 외톨이
- 일본어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는 ‘집에 틀어박힘’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사회 문제 관련 기관에서는 이미 국제 학술어로 정착된 ‘히키코모리’와 우리말로 풀어쓴 ‘은둔형 외톨이’라는 두 용어를 같이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히키코모리’에 관한 우려가 우리나라에서도 확산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30여 년 전부터 큰 사회 문제로 등장해 이에 대한 정부와 학계의 관심도 큽니다. 일본에서 ‘히키코모리’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것은 30여 년 전입니다. 일본 총무청은 1990년에 ‘청소년백서’를 발표해 청소년의 장기 등교거부와 ‘히키코모리’ 문제를 보고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히키코모리’를 청소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3월에 일본 내각부(內閣府)가 발표한 보고는 40~64세의 중고년(中高年) ‘히키코모리’가 추정치로 약 61만 명에 달한다고 했습니다. 2016년에 발표한 15~39세의 청소년 ‘히키코모리’ 추정수 약 54만 명을 합치면 115만 명이나 돼 국민을 놀라게 했습니다. ‘히키코모리’가 문제인 나라들 ‘히키코모리’ 문제를 20여 년 연구해온 일본 쓰쿠바(筑波)대학교 사이토 타마키(齊藤環) 교수는 정부 당국의 추정수의 약 2배인 200만 명 이상이 ‘히키코모리’ 해당자이며 이 중 반 이상이 중고년일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히키코모리’에 관한 여러 권의 책도 낸 사이토 교수에 의하면, 일본 다음으로 ‘히키코모리’가 인구비례로 한국에 많고 중국, 타이완, 홍콩 등 유교문화국으로 경제발전을 어느 정도 달성한 국가들에 ‘히키코모리’ 문제가 크다고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도 가족과 동거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에 이 문제가 많다고 말한 사이토 교수는, 서구문화의 나라에서 이 문제가 비교적 적은 것은 성인이 되면 독립해 생활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히키코모리’가 비교적 많은데 일본,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네 나라의 공통점은 청년이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인구의 70%를 넘는다는 데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이런 이유로 일본에는 ‘히키코모리’ 수가 선진국 중 가장 많은 반면 홈리스(homeless) 수는 가장 적어 정부 통계에서도 5000명 미만이고, 개인주의가 우선하는 영국에는 26만 명, 미국에는 100만 명 이상의 홈리스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히키코모리’ 문제는 가족주의 대 개인주의 구도에서 관찰해야 하며 젊은이의 거처가 ‘집 안이냐 노상(路上)이냐’의 차이에서 문제 해결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홈리스는 생활환경이 나빠 평균수명이 50세 정도인 데 비해 ‘히키코모리’는 주거환경이 좋아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을 것이라고, 사이토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올해 일본에서 ‘히키코모리’ 문제가 특히 화제에 오른 것은 지난봄에 나흘 간격으로 ‘히키코모리’와 관련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76세의 전직 농수산성 차관이 44세의 ‘히키코모리’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은 평화스럽던 가정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매스컴의 대대적인 취재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 교양 있는 아버지가 ‘히키코모리’ 아들이 근처 초등학교 운동회의 확성기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불평하면서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나흘 전 ‘히키코모리’의 ‘묻지마’ 살인사건을 연상해 타인에게 일어날지도 모를 불행을 예방하기 위해 이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의 동정을 샀습니다. “내가 죽이지 않으면 이 아이도 그와 같은 끔찍한 사건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강박감에서 자기 아들을 죽였다는 이 사건 이후 많은 사람이 전직 정부 고관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 오사카(大阪) 시장이며 인권변호사인 하시모토 토루(橋下徹) 씨도 트위터에 “나도 같은 입장이 되면 그와 같은 선택을 했을지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나흘 전에 일어난 일은 51세의 ‘히키코모리’가 등교하는 초등학생이 탄 스쿨버스를 습격해 두 사람을 죽이고 10여 명의 다른 아이와 보호자에게 부상을 입히고 자신은 자살한 사건이었습니다. ‘히키코모리’ 반 이상이 중고년 이처럼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가 이제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미 중고년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의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8050’이라는 유행어도 생겼습니다. 즉 “80대의 노부모가 50대의 ‘히키코모리’ 자식을 돌봐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히키코모리’의 일반적 정의는 ‘집에만 틀어박혀 외부와의 연락을 6개월 이상 단절하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휴대전화, 텔레비전 등이 발달한 오늘날, 이 낡은 생각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사이토 교수는 말합니다.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壽) 씨는 잡지 ‘분게이 주(文藝春秋)’에 쓴 글에서 일부 ‘히키코모리’ 관련 범죄가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매년 3500명 이상 사망하는 교통사고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말하며, ‘히키코모리’는 결코 범죄예비군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히키코모리’ 중 인터넷을 통해 언론활동을 하거나, 소설이나 음악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가정에 있으면서도 사회활동을 하는 것은 ‘8050’ 문제에 약간의 희망을 준다고도 했습니다. 지금 사이토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히키코모리’의 범죄사건이 아니라 머지않은 장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그들의 대량 고독사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2030년쯤 일본이 ‘히키코모리’ 장수사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지금 50대 중반의 ‘히키코모리’ 수만 명이 연금 수급자가 될 것인데, 수많은 사람이 연금 수급신청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의 ‘히키코모리’ 지원 대책이 더 확충되어야 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통계청 추산이라면서 우리나라의 ‘히키코모리’ 인구수가 약 31만 명이라고 쓴 글을 본 적은 있습니다. 이웃 나라의 심각한 ‘히키코모리’ 실상과 이에 대처하는 정부와 사회의 대응을 ‘타산의석(他山의石)’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황경춘 칼럼니스트 일본 주오(中央)대학교 법과 중퇴, AP통신 서울지국 특파원, 지국장 역임 현재 자유칼럼그룹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 2019-12-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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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는 꿈에도 없었는데, 운명이란 게 있는 듯해요”
- 1955년생, 베이비붐 세대로서 1978년에 데뷔해 올해로 예순다섯 살. 그러나 이치현의 모습에서 그 세월을 느끼는 건 불가능하다. 1980년대를 휘어잡던 순간의 ‘이치현과 벗님들’ 리더 이치현이 세월을 뛰어넘어 그대로 내 앞에 있는 것만 같았다. 여전한 젊음과 변치 않은 감미로운 목소리,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더 성숙하고 테크니컬해진 그의 라이브를 보면 시간을 거꾸로 먹는 것 같은 인상을 줄 정도다. 심지어 신곡을 준비하면서 내년부터는 ‘전투를 치르듯’ 전국 라이브 투어를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그를 만나 그의 음악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로 올해로 벌써 41년째 롱런 중인 이치현과 벗님들은 흔히 ‘한국의 비지스’라 불린다. ‘당신만이’, ‘사랑의 슬픔’, ‘다 가기 전에’, ‘집시여인’ 등의 히트곡들은 이국적이면서도 세련된 밴드 사운드의 진가를 보여주는 곡들이며 여전히 애청되고 애창되는, 시대를 초월한 명곡들이다. 이치현과 벗님들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치현에게는 여전한 젊음과 특유의 우수가 있었다. 그 말을 듣자 그는 쾌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수에 젖었다기보다 ‘이 일이 내가 맞는 건가,(웃음)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며 생각이 많아서 그런 표정이 나오는 거죠.” 반쯤은 농담처럼 한 말이지만, 그는 사실 가수가 될 꿈이 없었다고 한다. 그가 만든 명곡들과 그의 감미로운 음색을 생각하면 의외의 얘기였다. 어쩌다 가수가 된 기타리스트 “내가 음악을 시작한 것은 순전히 산타나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었죠. 그런데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연주자가 활동하기가 어렵잖아요? 더구나 유명하지도 않았으니 누구에게 곡을 줄 수도 없었고. 그럼 어쩔 수 없이 내가 불러야지.(웃음)” 산타나는 1960년대부터 활동한 라틴 록 기타리스트의 전설이다. 사실 잘 살펴보면 이치현이 그에게 영향을 받은 흔적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탁월한 기타리스트로서 여전한 실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 대표 히트곡 ‘집시여인’, 그리고 그의 최근 라이브에서 들려주는 노래들이 라틴 스타일로 더욱 세련되게 편곡됐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라틴 록과 밴드 사운드에 기반을 뒀지만 그가 한 가지 장르만 했던 것은 아니다. 팝 발라드에서부터 신스 팝, 로큰롤까지 다양한 음악적 접근을 해왔다. 그룹사운드를 하면 한 장르를 계속 파야 하지만, 그보다는 음악적 변화를 시대에 따라 맞춰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음악 그만둘까’ 싶었던 순간들 그렇게 대중가요 가수이지만 밴드 사운드에 기반하고 있는 그가 끊임없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밴드를 뚝심 있게 이끌어간다는 것은 외국처럼 장수하는 밴드가 없다는 점을 봐서도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위기는 자기 자신과의 갈등에서 와요. 경제적인 위기는 능숙해요. 워낙 바닥을 치며 올라갔고 무명생활도 오래해서.(웃음) 가장 힘든 게 ‘내 스타일의 음악을 계속해야 하나? 그만둘까?’ 하면서 내 음악에 한계를 느낄 때죠.” 그가 자신의 음악에 한계를 느끼는 것은 시대적인 문제와도 결부된다. 라이브 밴드를 추구하는 음악인들이 설 자리가 많이 사라졌고 가요계의 주류도 밴드 사운드를 유지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변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얼마 전 7080세대에게 논란이 됐던 KBS의 ‘콘서트 7080’ 폐지 건이 그렇다. 그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콘서트 7080’이 폐지된 데는 물론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죠. 7080시절 음악했던 사람들을 막상 찾아보면 지금 음악을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많거든. 새 앨범을 내지 않고 ‘추억팔기’만을 하는 가수들이 출연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시청률이 떨어지게 됐고요. 음악은 추억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어야 하고 뮤지션은 신곡 활동도 꾸준히 병행해야 하잖아요.” 지나친 쏠림 현상 안타까워 요즘 사회나 기업체들을 보면 7080세대가 주류가 됐다. 이치현과 같은 시대의 가수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스트롯’의 성공으로 트로트가 7080세대의 음악적 대세가 되어가는 중이다. 그 물결이 너무 거세다 보니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라이브 밴드가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현실에 그는 더욱 힘들어하고 있었다.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근본적인 차원, 음악적 현실에 대한 고통이었다. “시대의 변화이겠지만, 요즘 가수들은 거의 탤런트가 돼야 해요. 사람들에게 어필해야 하고. 난 그러고 싶진 않거든요. 내 음악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꾸준히 하고 싶은 거니까요. 그래서 억지로 비즈니스를 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러다 보니 이 모양이지.(웃음)” 변화된 음악 현실에 방황도 깊어졌다. 그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간 계속 방황했다. “작년 가을과 겨울 사이 미국을 네 번 왔다 갔다 했어요. 한국에 있기 싫어서 미국에서 공연하려고요. 환경이 안 변하면 내가 못 살겠기에. 곡은 안 써지니 밤마다 괴롭고…. 내가 해야 할 음악의 장르를 못 잡는 거예요. 안 그랬거든요.” 소극장 투어로 팬 저변을 넓히다 그래도 그는 마침내 결론을 냈다. ‘좋은 경치를 봤다고 좋은 곡이 나오는 건 아니다’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내년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2016년에 내놓은 정규 앨범 14집 이후 오랜만에 싱글 앨범을 제대로 준비해 선보일 계획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섰다. 바로 소극장 공연 투어다. “한 해가 끝날 때 되면 ‘올해 잘 보냈나?’ 싶죠. 나이가 드니 비보도 많이 듣게 되고, 시간도 확 가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버킷리스트는 아니더라도 머릿속에 있는 걸 실행하자고 결심했어요. 그게 내년 3월부터 시작할 전국 소극장 공연이죠. 깨질 때도 있고 힘든 상황도 있겠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부딪쳐볼 거예요.” 그는 이미 1984년부터 5~6년간 무려 1000회가 넘는 소극장 공연을 가진 바 있다. 즉, 소극장 무대의 맛과 즐거움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사실 그래서 작년에는 그런 소극장 무대를 다시 한 번 부활시킨 적도 있다. “관객들이 예전에는 학생들이었는데 이젠 다들 어른이 되어 주차장이 없어서 힘들어했는데(웃음) 공연은 꽉 차서 끝났어요. 그분들이 말하길 불편해도 시간이 지나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소극장에서 얼굴 표정을 다 읽고 땀 흘리고 그러는 걸 보면서 함께 공연하는 거니까요.” 음악은 밥 먹고 숨 쉬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본 그의 성정에 대해 생각해보면 짐작 가능하겠지만, 그는 앞으로 나와서 ‘나대는’ 성격이 전혀 아니다. 자신의 성향과 다르게 행동하는 걸 너무 싫어하는 쪽이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성향이 남아 있기에, 그의 젊은 시절은 지금보다 더했을 수밖에 없다. “가수는 꿈에도 없었는데, 운명이란 게 있는 듯해요. 제게 음악은 밥 먹고 숨 쉬는 것처럼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었어요. 원래 남 앞에 못 서는 성격인데도 한 거니까요. 그래서 1984년에 4집 앨범 녹음하며 방송을 접고 대학로에 들어갔죠.” 그의 소극장 공연은 대박이 났다. 그리고 가수로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가 인간적으로 변화하게 된 계기였다. “물론 여대생들 앞에서 1000회를 공연한다는 게, 그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그런데 그때 성격이 변했어요. 대화하는 법을 억지로 힘들게 익힌 거예요. 지금도 저는 제가 봐도 어색해요. 그래서 방송 녹화한 게 있으면 가족들하고 안 보죠. 나 혼자만 보면서 반성할 게 뭐 있나, 왜 저랬을까 합니다. 그게 본 성격인 거 같아요.” 무대와 객석은 구분되는 게 품격 그는 프로답게 자신이 대중음악인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자각하고 있다. 그것은 그가 인터뷰 내내 계속해서 ‘음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한 것과도 관련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느리긴 해도 끊임없이 자신을 대중과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 노정이 어쩌면 이치현이 지속적으로 발전한 근원이었을지도 모른다. “저는 좀 까다로워서 무대 같지 않으면 안 올라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후배들이 도와달라고 하면 라이브 카페 같은 데서 공연하기도 했죠. 당연히 환경이 열악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좋아하고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잘되는 걸 보니 거기서 매력이 느껴지더라고요. 대중과 마주하되 자신의 격만 안 떨어뜨리면 되겠다 생각한 거죠. 물론 무대와 객석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그게 품격이니까요.” 칠순이 다가오는 나이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고민하며 밤잠을 설치는 그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역시 팬들이다. 그의 팬클럽은 회원 수 1500여 명이 가입한 ‘늘벗회’다. 1980년대부터 꾸준히 그를 지지해준, 역사가 깊은 탄탄한 팬들로 그의 공연에 항상 힘이 되어주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즐거움이자 위안 아닐까. 다시 태어나면 건축가가 될 것 음악이 운명이라는 말처럼, 그의 딸 둘도 음악과 관련 있는 일을 하고 있다. 딸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한지 목소리가 바뀌었다. “첫째 딸은 플루트를 해요. 스위스에서 유학하고 와서 올해 동창하고 결혼했죠. 결혼 안 시키려 했어요. 들어간 돈이 얼만데.(웃음) 사실 재밌게 살고 있어요. 둘째도 원래는 음악하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해서 음악심리학으로 바꿨어요. 작은애는 지 편한 대로 자유롭게 살길 바랍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신과 가족들 모두가 음악과 관련이 있지만, 정작 다시 태어나면 음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음악은 본인과의 싸움이 너무 심해요. 다시 태어나면 건축가가 되고 싶어요.” 건축가라니,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그는 중학교에서 미술 관련 상을 휩쓴 기대주였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 예고에 진학하지 못해 미술인으로서의 꿈은 접혔다. 하지만 아직 미련이 남아서 지금도 외국에 나가면 건물의 건축 재료를 살펴보고 두들겨본다고 한다. “음악은 사람을 너무 좁게 만들어요. 물론 음악의 세계는 굉장히 넓죠. 그러나 음악인으로서의 삶은 좁아요. 음악 대신 빌딩 하나 지어보고 싶고 그렇죠.(웃음)” 아름다운 황혼의 시간을 기다린다 이치현의 가족들 중 음악과 관련이 없는 사람은 그의 아내다. 교육학과를 나온 아내는 도서관에서 살며 자녀들 교육에 평생 매달렸다. 요즘 그는 부쩍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아내에게 못해준 게 너무 많아요. 젊었을 때는 같이 못 놀아줬고 ‘여보, 여보’ 하며 살갑게 다가가는 성격도 못 되고…. 우리나라 부부들이 나이를 먹으면 각자 놀잖아요? 그런데 유럽에 가보면 서로 목도리를 해주며 손잡고 다니면서 카페에 앉아 다정하게 대화하는 흰머리의 노부부가 많아요. 그래서 저도 칠십부터는 같이 손잡고 다니면서 외롭지 않게 해줘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음악은 같은 감성을 함께 느끼는 것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진 그는 감성과 추억으로 버무리고 채워질 소극장 라이브를 준비하면서 벌써부터 신이 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는 거듭 아내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에 아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을 그리는 듯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우선 그가 도달해야 할 음악적 성공의 지지자로 응원해야 할 것 같다. 자신의 할 일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가 아내와 함께 만들게 될 아름다운 황혼을 기대한다. 그 희망이 오늘 이치현을 또 설레게 할 것이다.
- 2019-12-19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