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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그리드 버그만의 사랑
- "키스할 때는 코를 어디에 둬야 하죠? 코를 어디에 둘까 늘 생각했어요." 여 주인공 마리아는 사랑하는 연인 로버트에게 이렇게 묻는다.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였다. 이 한마디로 잉그리드 버그만은 단번에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었다. 또 이 장면은 최고의 키스신이 되었다. 마초이면서 멋진 남자 헤밍웨이가 한 일이었다. 그의 소설
- 2018-01-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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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천사들
-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지난날의 은혜에 감사한다. 필자 마음에는 고마운 천사가 있다. 날개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필자에게 왔다. 쌍둥이 손녀·손자가 태어난 뒤 천사를 처음 만났다. 며느리가 산후조리 중, 태어난 지 며칠 안 된 손녀가 고열과 설사에 시달리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 신종플루 때문에 노약자와 영유아가 공포에 떨던 때였다. 동네 병원을 거쳐 대
- 2018-01-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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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책이 가득했던 명희네 집
- 초등학교 시절, 필자의 부모는 할머니 집에 필자와 남동생만 남겨둔 채 동생들을 데리고 직장 근처로 이사 가 살았다. 필자는 7형제의 맏딸이다. 우리까지 데려가면 박봉에 굶어 죽을 것 같아서 떼어놓고 간 것이다. 부모와 어린 동생들이 떠난 후 마음 붙일 곳이 없었다. 다행히 친구 명희가 있어 학교 공부가 끝나면 그 집에 가서 놀았다. 서로 시간이 어긋날 때
- 2018-01-0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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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김제 시골에 사는 이경주·지관 부부
- 차갑고 흐린 겨울 한낮. 집 앞 황토 구릉지 쪽에서 불어온 맵찬 바람이 나무들의 몸을 흔든다. 이미 누드로 늘어선 초목들은 더 벗을 것도 떨굴 것도 없다. 그저 조용히 삭풍을 견딘다. 좌정처럼 묵연하다. 봄이 오기까지, 화려한 꽃들을 피우기까지 나무들이 어떻게 침잠하는지를 알게 하는 겨울 정원. 봄이면 화들짝 깨어날 테지. 봄부터 가을까지 온갖 꽃들이 제전
- 2018-01-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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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앤’을 소개해주신 야학선생님
- 인아야 앞으로는 나를 '코델리어'하고 불러줘. 알았지." "알았어 엄마. 내가 엄마의 다이애나가 되어 줄게" 몇 달 전 나와 우리 딸의 대화 내용이다. 우리는 둘 다 빨강머리 앤을 좋아하고 있다. 나는 소설세대이고 딸애는 만화세대이다. 일본작가가 그린 빨강머리 앤의 그림들은 소녀들의 취향에 딱 맞기에 나와 우리 딸을 그 그림 속에 퐁당 빠트렸다. 소설
- 2018-01-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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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함께 살아야 하는 이유
- 토요일 아침에 회원들과 테니스 시합을 하면서 운동은 물론 덕담과 웃음이 오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여성회원들이 가벼운 먹을거리도 갖고 오니까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석이조 (一石二鳥)가 아니라 일석 오조 정도는 된다. 이런 날 아침에 우리를 슬프게 하는 문자 한통이 날아들었다. 예전에 함께 운동하던 K씨가 자신의 아내가 이침에 사망했다는 비보다. K씨
- 2018-01-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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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금주
- 가족·친구들과 어울려 ‘송년주’ 한잔 나누기 딱 좋은 시기다. 헌데 나에게 지난 여름부터 금주령이 내렸다. 송년은 커녕 친구들로부터 외면당할 처지에 이르렀다. 친구들과 가끔 소주잔을 기울이는 나에게 ‘송년금주’는 어려운 숙제가 되었다. 술 배운 후 처음 맞는 이 난국을 이겨내고 금주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금주 금단증상은 얼마나 심할까 생각이 깊어갔다.
- 2017-12-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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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로에이징 패션
- 새해가 되면 나이 드는 걸 무턱대고 슬퍼하기만 해야 할까. 무조건 서러워하고 쓸쓸해하기보다는 흘러가는 세월의 흐름을 노련한 서퍼처럼 즐길 수는 없을까. 당당하고 지혜롭게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 바로 웰에이징(Wellaging)이다. 몇 해 전 영국의 한 TV 채널에서 ‘멋진 패셔니스타(Fabulous Fashionistas)’란 다큐멘터리를 방영
- 2017-12-2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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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붙잡혀간 사람들
- 임진왜란이 치욕의 역사였다면, 정유재란은 왜군이 충남 이북에 발도 못 붙인 구국승전의 역사다. 그 전적지는 진주, 남원, 직산 등 삼남지방 곳곳에 있지만 옛 자취는 찾기 어렵다. 뚜렷한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은 왜군이 남해안을 중심으로 농성하던 성터들이다. 주로 경남 중동부 해안에 밀집한 왜성 터들도 오랜 세월 허물어지고 지워져 갈수록 희미해져간다. 왜성이라
- 2017-12-2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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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단감염을 피하려면
- 한 대학병원에서 안타까운 신생아 집단사고가 났다. 그 원인을 찾느라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병원의 부주의에 따른 ‘집단감염’이 유력한 사고원인의 하나로 의심된다. 예전처럼 ‘인재’라는 뻔한 결론이 사고대책의 전부가 될 터이다. 요즘은 한파가 몰아치면서 감기가 크게 퍼졌다. 어린 학생들은 학교 다니기 어려워졌다. 인구가 밀집한 도회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 2017-12-26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