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기억하는 첫 탱고는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1959)’에서 여자로 변장한 잭 레먼이 코미디언 조 E. 브라운과 함께 입에 물고 있는 꽃을 바꾸어 물어가며 춤추던 불후의 명곡 ‘라 쿰파르시타’이다. 그 후 카테리나 발렌테가 부르는 ‘불의 키스(Kiss of Fire/El Choclo)’에 매료되어 여러 장의 탱고 판을 사서 듣
약간의 침묵이 흐른다. 갑작스레 지휘자의 손끝이 하늘을 향한다. 그러자 실내의 모든 눈동자가 그 끝을 좇는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일시에 숨과 함께 소리를 내뱉는다. 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게,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야 한다. 그 사이에 그들의 시선은 정면의 손끝과 청중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갔다. 소리와 시선 사이엔 날카로운 긴장감만이 맴돌았다
불현듯 옛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좋았을 때가 생각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겠지만 아쉽게도 안타까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 않았어야 할 말들, 해야 했지만 하지 못한 행동들, 만나지 말아야 했을 사람들, 겪지 않아도 좋았을 경험들….
무심결에 실수하거나 다분히 고의로 악행을 저지르는 과거의 나와 머릿속에서 마주칠 때마다, 또는 내게 그렇게 하는 다른 누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시어머니와 장모, 어느 회사의 CEO. 미혼 여성은 미혼 여성대로, 기혼 여성은 기혼 여성대로, 대한민국 중년여성들은 각자 주어진 책임과 의무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자로서 가졌던 꿈과 정체성을 잃어가기도 한다.
“나와 함께 늙어가자. 가장 좋을 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인생의 후반, 그것을 위해
자료를 고르려 단골 서점에 들렀다가 교양서적 코너에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분석하고 설명한 책들이 너무 많아서다. 어떤 책은 남자는 머물고 싶은데 여자는 떠나고 싶다고 하고, 어떤 책은 남자는 화성에서 왔는데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고 한다. 남자는 착각하고 여자는 고민한다는 책도 있고, 놀랍게도 남자는 발레하는데 여자는 권투한다는 책마저
아들 결혼식날. 사람들의 덕담이 결혼식장을 가득 채웠다.
그중에 가장 많이 들은 말 - 신부 예쁘다. 신랑 잘 생겼다.
물론 이 말은 우리 아들 결혼식장에서만이 아니다.
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시작되었고, 신랑 아버지라는 이유로 건배사를 하게 되었다. 많은 손님들 앞에 잔을 들고 나서니 갑자기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하객들의 웅성거림이 멈추고 잔
모든 병은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 원인은 심각한 사고나 사소한 해프닝일 수도 있고, 최근의 일이거나 또는 꽤 오래전 벌어진 사건이 단초가 되기도 한다. 부산에서 만난 옥기찬(玉基燦·55)씨와 그를 치료한 부산대학교치과병원의 허중보(許仲普·40) 교수의 이야기는 조금 특별했다. 이제 중년의 삶을 시작하는 환자를 위해 다른 치료법을 선택한 의사의 이야기는
왕년의 챔피언 친구 강칠과 종구가 과거의 오해를 풀어나가는 데 필요한 한 마디 ‘미안해’. 까칠한 여배우 서정을 10년째 짝사랑해온 매니저 태영의 용기 있는 한 마디 ‘사랑해’.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의 딸 은유와 마주해야 했던 형사 명환이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으며 건넨 한 마디 ‘고마워’. 평범하지만 값진 세 마디를 통해 얻게 된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김창렬(金昌烈·66) 한국자생식물원장은 식물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유명인이다. 토종 야생식물을 재배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업화했고 토종식물만을 소재로 식물원을 설립해 강원도 평창군의 명소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 식물원이 3년째 문을 닫고 있다. 김 원장은 갑자기 전국일주 마라톤을 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 봤다.글 유충현 기자 l
원로가수 명국환(82)의 명함은 상당히 단순하다. 한문으로 원로가수 明國煥이라고 쓰여 있고 그 밑에 덩그러니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뒷면에는 데뷔연도와 히트곡 4곡이 적혀 있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무심함 속에 보이는 원로의 품격은 비로소 말을 해보니 알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2014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장에 눈썹이 짙은 노신사가